장마가 한창이던 7월 초순.
집에만 있기 심심했던 본인은 간만에 사강과 제부도 시간표를 알아볼 겸 바람도 쐬기로 하고, 오후 2시 28분에 대부도 가는 123번을 타고 시승을 떠났습니다. 사강 쪽으로 가려면 사실 반월역이나 남양 쪽으로 가는 것이 정석이지만 반월역에서 330번을 타는 것은 너무 돌아가는 방법이었고, 남양 쪽으로 가자니 송산신도시에서 남양으로 내려가는 50-8번의 운행횟수가 꽤 처참했기 때문에(2018년 3월 30일 시승기 참고) 탄도, 그리고 전곡항을 경유하여 가기로 한 겁니다.
[태화상운 123번]
이마트트레이더스 1428 - 시화이마트 1438 - 동남,동보아파트 1443 - 오이도입구 1448 - 시화호 조력발전소 1456 - 방아머리 1504 - 북동삼거리 1509 - 대부동주민센터 1517 - 탄도1532
팬더 로얄시티가 걸린 탓에 버스는 우렁찬 엔진음 그리고 터보차저의 소리를 제게 들려주며 열심히 달리고 있었지만, 이번에는 그래도 낮시간이기 때문에 탄도까지 1시간 5분이라는 정상적인(?) 소요시간을 보여주었습니다. 탄도발 막차를 타게 되면 안산역~탄도를 50분만에 주파하므로 정말 시원시원한 맛은 있지만, 버스가 워낙 빠르게 가는 탓에 사고라도 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한편으로는 든다는 걸 생각하면 정말 한시름 놓는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휴;;;
[도보]
탄도1532 - 전곡항 1551
123번에서 내린 본인은 전곡항쪽으로 슬슬 걸음을 옮겨봅니다. 사실 여기서 사강쪽으로 가려면 1004-1번을 타는 것이 정석이지만 잘 다니지도 않는 차와 시간을 맞추려니 귀찮기도 했고, 오후 4시에 전곡항을 출발할 1002번이 전곡항에서 있었기 때문에 꼭 1004-1번을 타야만 할 이유도 없었죠.
걸음을 옮긴 지 얼마 되지 않아 정류장이 또 하나 나오는데, 여기는 사실상 1004-1번만을 위한 정류장이었습니다. 정류장을 보니 1004-1번의 시간이 변경되었다는 안내가 있어 사진으로도 박습니다. 그동안 하루 6번 운행하였으나 5번으로 감회한다는 내용이네요. 이 당시에는 그냥 그런가보다 했었지만 나중에 시간대를 잘 보니 기사아저씨가 덜 힘들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없어진 시간대는 수원역에서 오후 6시 10분에 출발하는 것이었는데, 해당 시간대의 차를 몇 번 이용했던 경험상 수원역의 교통체증이 심해지는 시간대라 항상 버스가 수원역 근처에서 10분 넘게 시간을 까먹기 일쑤였고, 그 때문에 저녁 식사를 위한 시간도 남지 않는 것을 봐왔기 때문입니다.
하도 많이 지나다녀봐서 익숙하기만 한 길을 슬슬 걸어 전곡항 버스정류장으로 가보니 오후 3시 51분이었고 1002번은 아직 오지 않아서 여유있게 정류장 근처도 구경하고 배 시간표도 보다가, 출발시간 맞춰 딱 들어온 1002번에 환승을 찍고 탔습니다.
[제부여객 1002번]
전곡항 1600 - 전곡산업단지 1603 - 제부도입구 1610 - 광평삼거리 1615 - 서신터미널 1619 - 육일2리,코스코밸리 1623 - 사강시장 1630
버스는 오후 4시에 저를 포함한 승객 4명을 태우고 전곡항을 출발하였고 전곡산업단지를 살짝 들른 뒤 제부여객차고지를 지나 제부도입구로 들어왔습니다. 이 길 역시 1002번으로 많이 지나가보긴 했지만, 전곡항에서 나가는 방향은 이번에 처음으로 타는 거라 느낌이 많이 다릅니다. 또한 전곡항에서 나가는 방향으로 타니 전곡산업단지를 잘 들르는 모습도 볼 수 있었고, 포털사이트 지도 및 어플에는 나오지 않지만 정류장이 존재하여 사람도 한 명 태워 나갑니다. 1004-1번 시간이 맞지 않아 좀더 비싼 돈을 주고 전곡항을 나가게 되었지만, 사실 파란버스든 빨간버스든 찬밥 더운밥 가릴 때도 아니었고, 그래도 좋은 구경을 해보게 되었다는 것에 만족하였습니다.
전곡항을 오후 4시에 출발한 버스는 제부도입구를 지나 사강에는 오후 4시 30분에 도착했으며(신흥사 앞은 안 들르기 때문에 400번이나 330번 등 기존 노선에 비해 좀더 빠르죠) 저는 사강터미널로 가서 시간표들을 조사한 후, 1004번을 타고 다시 제부도입구로 가게 되었습니다. 사강 노선들은 형도 첫차만 빼고 다 타본 본인인지라 시간표 바뀌는 것만 알면 그 이외에는 할 게 없었죠.
[제부여객 1004번]
사강시장 1645 - 육일2리,코스코밸리 1650 - 신흥사 1652 - 서신터미널 1656 - 광평삼거리 1700 - 제부도입구1705
※ 사강터미널 시간표는 이 당시의 시간표라 2021년 10월 현재와는 다른 부분이 있어 올리지 않았습니다.
제부도입구에 가서 1004번 타는 버스정류장, 그리고 제부도 들어가는 마을버스 타는 곳까지 전부 찾아보니 시간표가 붙어 있기는 해서 촬영을 했습니다. 제부도 들어가는 마을버스 시간은 없었지만 썰물 때면 1시간에 1번 다닐 것이므로 크게 신경쓰지도 않았지만요.
여기서는 다른 거 할 것도 없다보니, 시간표들 확인하고 제부도 들어가는 버스 타는 장소 한번 갔다오니 오후 5시 8분입니다. 지금 사강 가면 1004-1번 시간이 맞을 거라는 생각이 문득 들어서 아까 탄도에서 찍었던 시간표를 다시 확인하는데 수원역을 오후 4시 50분에 출발한다고 적혀 있어서 바로 사강으로 가기로 합니다.
1004-1번이 사강에 도착하면 오후 5시 35분 정도가 될 것이었기 때문에 지금 여길 나가는 버스를 타야만 하는 상황. 330번도 이전과는 다르게 20분 간격이 되어 버리니 아무리 기다려도 버스가 참 안 오는 기분이 들었지만, 천만 다행히도 330번이 금방 나타나서 얼른 승차합니다. 사강까지는 지가 아무리 느려봤자 30분 정도면 가질 것이었기 때문에 바로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가 있었죠. 마침 어플로 1004-1번이 가는 것을 확인하니, 이 녀석도 오늘따라 느릿느릿한지 사강에 오면 오후 5시 45분 다 되게 생겨서 더더욱 그랬습니다.
[제부여객 330번]
제부도입구 1710 - 광평삼거리 1716 - 서신터미널 1720 - 신흥사 1724 - 육일2리,코스코밸리 1727 - 송산농협,사강정형외과 1734
예상한 대로 제가 탄 330번이 사강에 먼저 도착하였고, 1004-1번이 오려면 시간이 좀 남아서 아예 사강정형외과까지 가서 내렸습니다. 편의점에 들러 물도 마시고 시간을 보내다 길 건너편에서 대기하니 오후 5시 46분에 1004-1번이 오더군요. 어떻게 집으로 갈까 고민했는데 아싸 고도리입니다. ㅎㅎ
[제부여객 1004-1번]
송산농협,사강정형외과 1746 - 육일1리,육교동입구 1750 - 칠곡리 1752 - 전곡2리마을회관,운천동 1756 - (전곡삼거리마트 안감) - 전곡2리 1758 - 탄도 1803 - 전곡항 1807
이번에는 전곡삼거리 가기 직전에 어디 가냐는 질문이 기사아저씨에게서 먼저 들어오는데(윽;;), 오늘은 의외로 탄도 손님이 1명 있었고 전곡삼거리는 가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버스는 전곡2리 마을회관을 지나자마자 바로 우회전을 하여 램프를 타고 바로 전곡항 가는 큰길로 진입하였죠.
그럼 저는?
사실 저도 탄도에서 123번을 타야 했지만, 저는 그냥 전곡항 간다고 말씀을 드렸죠. 그동안 이거 탈 때마다 탄도에서 내리기만 했지, 전곡항에선 내려본 적이 그닥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전곡항이나 좀 보다가 집에 가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본의아니게 오늘은 탄도를 찍고 전곡항으로 끌려들어가게 되었는데 느낌이 좀 묘하더군요.
오후 6시 7분에 버스는 전곡항에 도착하여 회차를 하였고 저를 내려준 다음 바로 차고지로 가버립니다. 버스가 가버린 전곡항은 정말 조용했습니다. 분명 여기도 횟집이 있고 슈퍼도 있고 사람들은 찾아오기는 하는 것 같은데, 도대체 어디에들 있는 건지 모를 일이더군요. 아무튼 저는 저녁의 바닷공기를 마시며, 아까는 1002번 시간에 쫓겨서 하지 못했던 전곡항 구경도 해가며 느긋하게 탄도로 이동하게 됩니다. 때마침 해도 길겠다 1004-1번에서 환승이 끝났기 때문에 일부러 전곡항에서 내리는 선택을 했던 것인데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탄도에서는 7시 10분에 출발하는 123번을 타고 귀갓길에 오르는 것으로 간단하지만 간단하지 않았던(?) 시승을 마칩니다. 오늘은 123번 빼면 좌석버스만 탄 것 같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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