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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기행문/2018년~2019년

2018년 6월 16일 - 오늘 개통된 서해선을 이용한 간단한 영종도 방문기

by 회관앞 느티나무 2022. 9. 10.

2018년 6월 16일.

이날은 정말 세상이 변한 듯한 날이었습니다.

저의 고향 동네에도 전철이 들어오게 되었던 겁니다. 이런 순간이 도대체 오기는 오는 건가 싶었는데 결국 눈앞에 실제로 펼쳐지게 되니 그 느낌은 정말 말로 다할 수가 없었죠. 드디어 단골 순댓국집을 전철 타고 가볼 수 있게 되는 건가?

 

그리하여 저는 서해선을 타보러 가기 위해 안산역에서 11번을 타고 원시역으로 이동한 뒤, 오후 12시 40분에 출발하는 서해선 전철을 타게 되었습니다.

 

 

▲ 원시역으로 들어오는 소사행 전철.

 

 

[전철]

[서해선] 원시 1237 도착, 1240 출발 - 원곡(시우) 1242 - 초지 1245 - 선부1248 - 달미 1250 - 시흥능곡 1253 - 시흥시청 1256 - 신현 1300 - 신천 1304 - 시흥대야 1307 - 소새울 1309 - 소사역 1312

 

여기서 제가 버스를 타고 원시역으로 갔던 이유.

원시역에서는 건너편 승강장으로의 횡단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건너편으로 가려면 또 요금을 내야 하므로, 차라리 원시역으로 와서 서해선 전철로 환승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깔끔했죠. ㅋㅋ

 

서해선은 경강선처럼 4량 1편성짜리 전철이었고 20분마다 한 번 다니며, 원시역에서 초지역까지는 5분, 초지역에서 시흥시청역까지는 11분 걸린다고 생각하면 되더군요. 앞으로 이용할 일이 많아질 서해선이기에 소요시간을 잘 체크해두었습니다. 이미 전에 봤었던 대로 지상구간은 시흥시청과 신현역 사이 일부분밖에 없었고, 역간 거리가 의외로 길다보니 전철이 한참 달리는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초지역 승차를 기준으로 신현역도 15분밖에 안 걸리고 소사역은 30분이면 충분하니 그야말로 혁명이 따로 없었네요. 31-5번(현 36번)이 출발하는 시간 맞춰 신현동사무소 앞까지 버스로 가면서 똥줄 탔던 걸 생각하면(안산역에서 포동입구를 가려면 61번을 타야 하는데, 사람 많은 시간대에는 거기까지 50분은 잡아야 되었다능료 -ㅅ-;;) 진짜 이건 대박이라고밖에 할 말이 없었습니다. 이 노선 생긴다고 한 게 20년은 넘었는데 이제서야 생기니 좀 아쉽기도 하고 짜증도 났지만(철도 정책만큼은 정말 정부가 수도권 서남부 차별을 하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여서 상당히 마음에 안 들었었다능료 -ㅅ-;;), 그래도 어쨌든 운행하게 된 것만큼은 기분이 정말 좋았죠.

 

이 전철을 타보니 예상대로 승객 패턴은 신천역에서 사람들이 많이 타서 소사역까지 쭉 가는 것이었는데, 반대편 초지역쪽도 물론 승객들은 있겠지만 소사역으로 가는 것에 비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닐 듯 싶더군요. 서해선은 소사역 이북 구간이 완전 개통되기 전까지는 소사역으로 가는 노선이라는 단 하나의 이유로 계속 버티게 될 것임을 바로 알 수가 있었고, 소사역에서 내려서 어디를 갈까 고민을 하다가 인천공항을 한번 들어가보기로 했는데 소사역에서 1호선으로 환승하려는 승객들이 너무 많다보니 이건 뭐 환승통로 올라가는 것도 정말 일이겠다 싶네요. 소사역은 급행이 서질 않으니 급행은 의미가 없는데다, 요즘은 예전과 달리 경인선 쪽으로 가는 열차가 줄어버려서 완행도 10분 이상 기다려야 한 대 겨우 오는 지경인데 말이죠. 어휴;;

 

10분 넘게 기다려 겨우 온 인천행 전철을 타고 송내역으로 간 저는 강인여객 302번을 타고 인천공항까지 갑니다. 송내역 인근에서는 인천공항으로 가는 유일한 노선이기도 해서 공항까지 가는 사람들이 많았고 계양구청을 지나니 이쪽에서도 손님들이 계속 타는데, 공항이 목적지가 아니라 계산역 등이 목적지인 사람들도 있었던 것을 보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천공항 같은 데를 가는 노선버스가 배차간격이 10~15분이기도 사실 쉬운 게 아닌데 역시 302번은 인천의 공항좌석버스들 중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노선들 중 하나다 싶네요.

 

계양구청을 지나 좌회전을 한 버스는 계속 직진만을 하여 계산역, 아시아드경기장을 지나 드디어 북인천 IC에 진입하여 인천국제공항 고속도로를 달리게 되었습니다. 청라국제도시역은 도로 구조상 부천 방향만 설 수 있어 멀리서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고, 이번에도 영종대교 아랫층을 달리게 되었지만요(북인천IC에서 들어오면 무조건 아랫층 도로로 달리게 되어 있더군요).

 

이렇게 도착한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이번에는 인천국제공항 자기부상철도와 공항순환버스를 간단히 타보기로 하고, 자기부상철도 타는 곳으로 갑니다. 역시나 인천공항 여객터미널은 굉장히 넓기 때문에, 안내 표지를 따라 자기부상철도로 가는데만 10분 넘게 걸린 듯 하네요. -ㅅ-;;

 

 

▲ 어후 전철 한번 타러 가는데 거리가 정말 장난아니었습니다. -ㅅ-;;

 

▲ 자기부상철도 개찰구. 하지만 자기부상철도는 요금이 무료라서 개찰구가 별 의미는 없습니다. -ㅅ-;;

 

 

자기부상철도는 용유역까지 가는 것이었고 15분에 한 번 꼴로 다녔고 요금은 무료였습니다. 용유역까지 타러 가볼까도 했지만 하얏트호텔에서 공항순환버스를 탈 계산이었기 때문에 그렇게는 하지 않았는데, 이건 2021년 10월 현재까지 아쉬움이 남게 된 결정이었음을 이 때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ㅅ- ㅋ

 

우리나라의 유일한 자기부상열차인데다 인천공항은 대한민국에서 워낙 유명한 장소이기도 하고, 요금마저 무료였으니 열차를 이용하려는 사람들은 정말 많았습니다. 오후 3시가 되어 열차는 출발하고, 하얏트호텔이 있는 합동청사역까지는 2정류장이었기 때문에 간단한 동영상도 촬영해 보았죠.

 

 

▲ 열차에 올라 찍어본 자기부상철도. 앞뒤가 모두 뚫려있어 정면, 후면 모두 바깥 감상이 가능했습니다.

 

▲ 인천국제공항역~합동청사역 간 운행영상.

 

▲ 하얏트호텔 버스정류장. 공항순환버스도 승차 가능했습니다.

 

 

합동청사역에 내려보니 하얏트호텔이 바로 앞에 있었고 저는 여기서 여객터미널 동측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공항화물청사역과 물류단지 등을 꽁으로 먹고 여객터미널로 다시 돌아가려는 계획이었던 겁니다. 이윽고 버스가 와서 승차하는데, 이 녀석도 요금이 무료네요. 허허 ㅋㅋ

 

 

▲ 이 당시의 공항순환버스 노선도. 1터미널과 2터미널 간을 오가는 노선만 있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으며, 저는 이걸 보고 국제업무단지→공항화물청사역→화물터미널 다 찍고 여객터미널로 돌아간다는 계획을 세우게 되었습니다.

 

▲ (2장 모두) 공항순환버스 시간표. 2021년 10월 현재는 물론 변동이 있겠지만, 인천국제공항 홈페이지 → 교통,주차 →공항셔틀버스에서 노선 및 시간표 확인이 모두 가능한 점 참조하시면 되겠습니다.

 

▲ 모습을 드러낸 공항순환버스.

 

 

버스도 고급버스인데다 배차간격도 20분 안쪽이고 요금마저 무료라니 정말 엄청난 퍼주기(...)가 아닐까 싶어질 정도였습니다. 저야 엄청난 대박을 만난 거지만, 1터미널과 2터미널 왔다갔다하는 노선만 해도 벌써 왕복 30km 찍는건데;;; 그저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자금력이 대단하다는 말밖에 설명할 길이 없었습니다. 와...

 

아무튼 저는 화물터미널행 노선을 타게 되었고 버스는 하얏트호텔을 지나 공항좌석버스가 가는 길처럼 가다가 주차장을 지나더니 허허벌판 도로를 따라, 전혀 새로운 길로 가기 시작합니다. 그러더니 공항화물청사역 앞에서 멈춰서는데 승객들이 죄다 내리는 분위기네요 -ㅅ-;; 결국 저도 같이 따라 내려야만 했는데 버스는 여기가 종점인 듯, 거기서 더 가지 않고 아예 다른 방면으로 노선을 바꿔 대기하고 있더군요. 결국 이건 공항화물청사역에서 타야 하나 봅니다. -ㅅ-;; 그래도 버스가 전혀 없는 걸로 나와 있던 공항화물청사역에 사실은 노선버스가 있었다는 사실과 더불어 배차간격 등 다른 정보들도 알아냈으니 다음 번에 석준형과 같이 공략을 하기로 하고 마음을 비웠죠.

 

저는 다시 하얏트호텔 쪽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1터미널로 돌아온 후, 2터미널로 가는 버스를 탑니다. 사실 2터미널을 그동안 한번도 가본적이 없었기 때문이었죠. 그런데 2터미널까지 거리가 15km이고 소요시간도 15분이라는데, 아니 1터미널이나 2터미널이나 같은 인천공항일텐데 차로 15분이나 걸린다니 이게 뭔 소리다냐 하게 됩니다. -ㅅ-;;;

 

 

▲ 2터미널로 가는 순환버스. 인천국제공항 부지의 엄청난 넓이를 깨닫게 해 주었죠.

 

 

버스는 1터미널을 빠져나와서는 우회전을 하여 2터미널 쪽으로 가는 길을 이용하였습니다. 그래서 우측 차창으로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의 모습을 멀찍이서 볼 수 있었지만, 진짜 가도가도 끝이 없네요. 도로가 터미널을 우측에 끼고 빙 둘러가서 그런 거지만, 2터미널에 도착해서 보니 정말 15km라는 사실에 입을 떡 벌릴 수밖엔 없었습니다. 분명 같은 인천공항인데....???;;;;

 

▲ 1터미널과 2터미널을 잇는 순환버스의 운행경로 및 노선길이입니다. 정말 편도 15km 맞습니다...;;;

 

 

2터미널은 1터미널에 비해서는 조금 작은 것 같았지만 버스 정류장부터 터미널 안 매표소 및 점포 등등 모든 것들이 1터미널과 비슷한 구조로 되어 있었습니다. 게다가 어디까지나 1터미널에 비해 조금 작은 것 같다뿐이지 실제로는 엄청나게 넓은 것도 그대로였구요. 1터미널과 2터미널 간의 생각보다 어마어마한 거리 및 소요시간을 고려하면, 내가 탈 비행기가 둘 중 어느 터미널에 가야 있는지 미리 확인을 하고 이용하는 것이 필수이겠다 싶은 생각이 듭니다. 분명히 같은 인천공항인데 15km에 15분이나 걸린다니... 정말 이상한 소리 같았지만 실제로 나온 결과에 정말 여러 번 놀라게 됩니다.

 

2터미널 구경을 마친 본인은 인천대교를 통해 집으로 가기로 했는데 2터미널에서는 인천대교를 넘어가는 공항좌석버스가 하나도 없어서 다시 1터미널로 돌아가야 할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다시 공항순환버스를 타려고 하니 2터미널에서 1터미널로 가는 건 타는 장소가 다른지, 아까 내렸던 곳으로는 가봤자 아무 소용이 없더군요. -ㅅ-;;

 

 

▲ 삼목선착장 갈 때 이용하게 될(지도 모를) 307번. 이걸로 인천역에 가서 수인선을 타는 방법도 가능했지만, 정말 많이 돌아가는 노선이기 때문에 과감하게 포기합니다. -ㅅ- ㅋ

 

▲ 드디어 오게 된 영풍운수 202번. 안 그래도 긴 노선인데 이번 2터미널 연장으로 왕복 30km가 늘어나 버렸습니다. 구파발역 환승센터로 왕복 운행거리가 늘어나 버린 파주 30번은 아무것도 아닌 듯 -ㅅ-;;

 

 

결국은 202번을 타고, 아까 공항순환버스와 100% 똑같은 길로 1터미널로 돌아가게 된 본인은 또 3층에서 1층으로 내려가는 똥개 훈련(...)을 거쳐 303번을 타고 집에 가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이번에는 시간에 여유가 있었고 두 번째로 이렇게 해보니 나름 길이 눈에 익어서 덜 힘들었다는 것은 안비밀입니다. ㅎㅎ;;

 

 

▲ 저멀리 보이는 인천대교. 밤에 와야 더 멋지지만 오늘은 패스하기로 합니다. -ㅅ- ㅋ

 

 

오래간만에 인천공항을 방문한 시승기가 되어버렸지만, 드디어 고향 동네에도 전철 노선이 생겼다는 것이 정말 기분 좋았던 그런 시승이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서해선 때문에 안산, 시흥 버스들에도 조금씩 변화가 생길 텐데 그 과정에서 (현재 개통되어 있는) 서해선의 모든 역에서 내려보거나 타보는 그런 일들도 발생할 것 같군요(실제로 2021년 10월, 이미 달성한 상태입니다. 서해선의 모든 역에서 내려보거나 타보는 것이 말이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