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광명을 갔다가 구로구 마을버스까지 몇 개 잡는다는 계획을 세운 저는, 오전 10시 33분이 되어 장곡고등학교에 도착한 화영운수 11-3번을 타고 광명역을 향해 가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 개통된 88번 마을버스가 소하동 광명동굴입구 쪽에서 출발하는 관계로, 광명역에서 접근하는 것이 유리했던 겁니다. 11-3번은 광명역에 11시 10분 언저리로 도착할 것으로 보였고, 광명역에서 소하동쪽으로 올라가는 버스는 많이 있었기 때문에 88번과의 시간 역시 잘 맞아들어갈 것으로 예상되었죠.
[화영운수 11-3번][환승]
장곡고등학교 1033 - 진말초등학교 1038 - 시흥시청역 1044 - 시흥고등학교,태평아파트 1049 - 남왕부락 1056 - 목감사거리,농협 1058 - 고속철도 광명역 서편정류장 1110
시흥시청, 물왕저수지, 목감동을 거친 버스는 제 예상대로 오전 11시 10분쯤에 광명역에 도착하였습니다. 물왕저수지는 오늘도 변함없이 푸르렀습니다.
주차장을 가로질러 광명역A주차장 정류장으로 이동하니 오전 11시 14분. 최대한 빠른 길로 왔는데도 4분이나 걸리니, 역시 광명역의 스케일은 남다릅니다. 주차장 역시 넓어서 시간이 저만큼 걸린 것인데, 이렇게 넓은 장소에 차들도 생각보다 많이 주차되어 있었다는 점 또한 충격과 공포였구요.
이번에 탈 22번은 광명 버스 치고는 배차간격이 길기 때문에 10분 가까이 기다려서야 한 대 오더군요. 하지만 오전 11시 50분까지 광명동굴입구로 가면 되었고, 광명역에서는 10분 정도면 충분히 가는 장소였기 때문에 걱정은 되지 않았습니다. 이케아 뒷길을 통해 충현고등학교쪽으로 가는 길은 의외로 지하차도가 있었네요.
[화영운수 22번][환승]
광명역 A주차장 1123 - 롯데아울렛광명점 1124 - 충현고등학교 1126 - 소하2동주민센터,광명동굴입구 1128
광명동굴입구에 내리니 오전 11시 28분.
공원 한쪽에 버스정류장 표지판이 세워져 있어 88번을 타는 곳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고, 버스 시간까지 20분 가량의 시간이 남아서 광명동굴 입구쪽으로 걸어가보게 됩니다. 사실 광명동굴은 학온동쪽에서 들어가는 것이 정석이지만 동굴 개발 사업에 따라 차츰차츰 관람구역이 넓어져 소하동 쪽으로도 입구가 생기게 되었는데, 이번에는 소하동 쪽 입구로 오게 된 겁니다.
이곳의 광명동굴 입구는 11-2번만 오는 곳으로 알고 있었는데, 의외로 조그맣지만 차고지까지 갖춰져 있으니 화영운수가 나름 공을 들이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사실 광명동굴은 이 근방에서는 생각보다 유명한 관광지라 찾는 사람들이 꽤 있는 편인데, 대중교통을 이용한 방문에도 불편함이 없도록 노선을 짜서 운영한다면 그것만큼 버스회사에 있어 남는 장사는 또 없는 것이었기 때문이죠. 지금은 이곳 광명동굴 입구와는 아무 상관없는 다른 노선들에서 운행하는 차량들이 주차되어 있었지만, 이 공간을 앞으로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화영운수에게 달린 것이니 더더욱 그랬습니다. 아무튼 저는 광명동굴을 2012년, 그리고 2015년에 각각 한 번씩 총 두 번 가봤었지만, 그 때 모두 소하동 입구는 없었을 때였으므로 다음에는 소하동 입구를 통해 광명동굴을 가봐야겠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버스시간이 다 되어 아까 봐두었던 정류장으로 가보니 88번 마을버스 한 대가 대기하고 있었고, 버스 안에서 시간표도 살짝 박아냅니다. 비록 1호차 시간표만 적혀 있었지만, 2대로 운행하는 노선이므로 배차간격은 40분임을 알 수 있었죠.
[자경마을버스 88번][환승]
충현역사공원 1150 출발 - 고속철도 광명역 동편정류장 1201 - 광명역자이타워 1203 - 삼천리열병합발전소 1205 - 메모리얼파크입구 1209 - 자경로입구 1210 - 기아교차로 1214 - 광명테크노파크 1215 - 소하도서관 1219 - 소하이마트 1220
버스는 11시 50분이 되자 저 혼자 태운 채 바로 출발했고 바로 고속철도 광명역 동편정류장을 찍고는 안양 쪽으로 갈 듯 하다가, 일직분기점을 끼고 좌회전을 틀었습니다. 열병합발전소와 고속도로 굴다리를 통과하니, 길은 왕복2차로였지만 농촌 풍경이 펼쳐집니다.
오랜 세월 동안 이곳 일직동 안쪽을 지나는 버스는 없었기 때문에 저도 이런 곳이 있었을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었습니다. 메모리얼 파크, 그리고 광명역 역세권 개발 등으로 인해 노선이 새로 생긴 것 같았는데 이제라도 이 길을 버스로도 가 볼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기분이 좋더군요. ㅋㅋ
메모리얼파크를 지나자 곧 기아자동차 소하리공장이 저 멀리 보였고, 버스는 기아사거리에서 우회전을 하여 바로 소하지구 쪽으로 달리다가 소하도서관을 찍고 이마트에서 운행을 마쳤습니다. 소하 2동에서 광명역부터 찍고 소하1동으로 가는 형태의 이 노선은 아무래도 수요를 끌어모으기에는 좀 부족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소하지구를 지나 더 가는 것도 아니고 애매하게 노선이 끝나는 것도 문제였지만, 석수역이나 하안동으로 이동하는 주민들이 많은 소하지구의 특성도 있고 소하지구에서 광명역으로 가는 것 또한 22번이 빠르기 때문에 여러모로 한계가 명확했기 때문입니다.
식사를 할 시간이 되어 주변을 돌아보다가 그냥 롯데리아에서 햄버거로 점심을 먹습니다. 이후 계획들을 고려하면 남아있는 시간이 생각보다 부족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환승할인을 계속 이어가야만 했던 이유도 있었기 때문이었죠.
식사를 마치고 이마트에서 위쪽으로 더 걸어가보니 12번이 오는 가리대사거리 버스정류장이 있었습니다. 거기서 버스를 기다리니 오후 12시 46분이 되자 12번이 나타났고 저는 서면초등학교에서 하차합니다.
[화영운수 12번][환승]
가리대사거리,소하3단지,소하상업지구 1246 - 도도리주유소 1249 - 서면초,안서중,광명경영회계고 1250
비록 12번은 다음 노선을 탈 수 있는 장소로 가기 위해 탄 버스일 뿐이었지만, 식사 때문에 환승할인 33분 시간제한이 끝나가던 찰나여서 12번의 존재는 정말 든든했습니다.
서면초등학교에 내린 저는 개운아파트로 가는 골목길로 슬슬 걸어들어갔고, 금방 정류장이 보이더군요.
네 그렇습니다.
광명 1번 마을버스를 타고 석수역으로 가기 위해 여기로 들어온 겁니다. 이 당시에는 어플 및 포털사이트 지도에서 이 노선이 개운아파트에서 노선이 끊어져 있는 걸로 나와 있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고 순환할 것이 뻔했기 때문에 여기서 타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도 되었죠. 또한 KTX 광명역과 관악역을 잇는 셔틀버스 노선이 1-1번 마을버스로 전환된 사건이 있다보니 1-1번 마을버스가 많이 알려져 있어 1번 마을버스는 가려진 감이 있지만, 사실은 이 1번 마을버스야말로 재미있는 노선이라는 걸 알고 있었던 저였기에 오늘 이렇게 타보게 되었습니다.
이 마을버스는 자주 오는 노선이었기 때문에 별로 기다리지 않고 바로 탈 수 있었습니다. 아까 12번에서 5회 환승이 끝났기 때문에 요금은 새로 찍히게 되었고, 이 덕분에 저의 존재는 여기 주민이라 해도 믿을 정도로 완벽하게 묻혀버리게 됩니다. 환승할인을 계속 이어갔던 덕택에 정말 아무 걱정 없이 차를 타게 되었고, 곧 개쩌는 골목길을 보게 되었죠.
도로가 좁았던 건 물론이고, 언덕까지 있더군요.
또한 제 예상대로 버스는 이 일대를 한 바퀴 순환한 후 바로 석수역쪽으로 운행을 하고 있었습니다. 개쩌는 언덕길을 가는 버스가 광명에도 있다는 걸 확인하게 된 재미있는 순간이었죠. ㅎㅎ
[자경마을버스 1번]
개운아파트 1257 - 미도3차아파트 1259 - 광명동굴제3공영주차장 1304 - 소하2동주민센터,광명동굴입구 1306 - 기아자동차정문 1311 - 석수역 1315
기아자동차 정문을 찍고 석수역에 온 저는 오래간만에 소하지구도 구경할 겸 101번을 탔다가, 때마침 광명경찰서에서 21번이 금방 온다길래 21번으로 환승하여 화영운수 차고지로 이동하게 됩니다. 기왕 화영운수 차고지로 가는데 12번 같은 거 타느니 다른 재미있는 걸 타야 더 좋은 법이기도 했지만, (따복버스 77번이 생기기 전 기준으로) 광명사거리역 서쪽의 단독 구간도 해결지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화영운수 101번][환승]
석수역 1323 - 기아교차로 1330 - 소하초중고등학교 1336 - 소하1동주민센터 1339 - 하안사거리 1345 - 철산초등학교 1349 - 광명경찰서 1351
[화영운수 21번][환승]
광명경찰서 1353 - 광덕초등학교 1400 - 광명시청 1404 - 광명시장,광명사거리역 1406 - 광명사거리역 1409 - 장애인종합복지관 1413 - 광명6동삼거리 1417 - 광남중학교,광명교육지원청 1418 - 화영운수차고지 1420
광명사거리역을 찍은 버스는 그대로 직진하여 천왕역쪽으로 가다가 좌회전을 두 번 하여 너부대교를 넘게 됩니다. 이곳 역시 21번의 단독구간이었기 때문에, 화영운수 본사를 가야 하는데 겸사겸사 이걸 타게 된 것은 정말 잘한 선택인 것 같았습니다. 이 단독구간의 동네는 침체된 듯한 느낌도 들었지만요.
버스는 오후 2시 20분에 화영운수 본사에 도착했고 저는 내린 자리에서 바로 11-1번을 타고 중앙하이츠아파트까지 올라갑니다. 11-1번 역시 자주 오는 버스였기 때문에 5분도 안 기다리고 바로 버스를 타게 됩니다. ㅋㅋ
[화영운수 11-1번][환승]
화영운수차고지 1422 - 중앙하이츠아파트1427
화영운수 노선들 중 본사를 넘어 더 가는 버스는 11, 11-1, 12 이렇게 3개뿐인데, 이 중 11번은 안양으로 가는 버스고 나머지 두 노선은 중앙하이츠아파트까지 운행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화영운수 본사에서 중앙하이츠아파트까지는 몇 정류장 되지 않을 정도로 매우 가깝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굳이 버스를 타고 들어가려는 이유가 있었는데 화영운수 차고지에서부터 계속 오르막길이 이어지기 때문이었죠. 그래서인지 중앙하이츠아파트로 올라가는 내내 하차벨은 계속 울리고 있었고, 버스가 설 때마다 사람들이 계속 내렸으며 중앙하이츠아파트 종점에서도 사람들이 우르르 내렸습니다.
중앙하이츠아파트는 도로 끝 구석진 곳에 있었지만, 공원도 있겠다 축복받은 노선버스가 두 개나 있겠다 여기 주민들은 집으로 올라오는 도로가 오르막인 걸 빼면 사는 데 불편함이 크게 없을 것 같았습니다.
노선버스가 두 개밖에 없다시피했지만, 두 노선 모두 정말 자주 오니 이런 곳이라면 자동차 없어도 살만하겠다 싶더군요. 이제 저는 중앙하이츠아파트에서 슬슬 걸어내려오게 됩니다. 걸어내려오는 것이 덜 힘들기도 했지만, 굳이 버스를 또 타고 내려와야 할 이유도 딱히 없었습니다.
이제 저는 본격적으로 구로구 마을버스들을 타기 위해, 때마침 도착한 6637번에 승차하여 개봉역까지 가는 것은 아니고 대원주유소에 하차합니다. 사실 여긴 화영운수나 시흥교통 등의 다른 버스들을 타도 갈 수 있는 곳이었지만, 서울 시승은 서울버스로부터 시작하면 뽀대(...)가 나지 않을까 해서 일부러 서울버스를 탔죠.
[범일운수 6637번][환승]
광남사거리,광명교육지원청 1445 - 새마을시장 1448 - 한진아파트 1450 - 광명사거리역 1453 - 대원주유소 1455
대원주유소에 내린 저는 길을 건너 한진아파트 종점으로 걸어들어갑니다.
대원주유소는 그동안 화영운수나 경원여객, 시흥교통 버스로 많이 지나가본 곳이었지만, 이런 곳에서도 마을버스들을 탈 수 있다니 정말 등잔 밑이 어두웠다는 생각도 하게 만들었습니다. 그것도 바로 근처로 다니는 버스들이었는데 말이죠.
[도보]
대원주유소 1455 - 한진아파트종점 1506~1507 - 거성아파트 1515
한진아파트로 굳이 걸어들어간 것은 구로03번을 타기 위한 것이 아닌, 거성아파트로 가기 위한 사전 작업(?)이었습니다. 따라서 구로03번은 제가 걸어들어간 구간 이외에는 정말 탈 이유가 없었기 때문에 사뿐하게 제껴주고, 저는 골목길을 통해 거성아파트로 진입을 시도하게 됩니다. 그래도 요즘은 스마트폰 지도가 있으니 세상이 참 좋아졌음도 느꼈죠.
거성아파트에 와보니 주소는 서울이었지만 제가 옛날에 살았던 집과 정말 비슷한 느낌이 났는데, 여기도 골목길 깊숙한 곳에 있었던 건 매한가지였고 밤이 되면 서울 치고는 많이 조용할 듯했습니다. 거성아파트가 언덕에 있다보니 생각보다 멀리 있는 동네들까지 볼 수 있었는데, 멀리 보이는 산은 남산이 아닐까도 생각될 지경이었고 생각보다 탁 트인 모습에 놀랄 수밖에 없었죠. 덕분에 사진으로도 남겨보게 됩니다.
그런데 어플 및 포털사이트 지도로는 버스가 아파트 안마당까지 들어온다고 되어 있던데, 이게 과연 맞을까 하는 의문이 들더군요. 아파트 안마당으로 버스가 들어가는 거야 동작구 마을버스에서 확인한 바가 있었고 버스가 돌릴 수 있을 공간 또한 충분했지만, 과연 차량들이 주차된 걸 뚫어가면서까지 회차를 하려고 할 지가 의문이었던 겁니다. 아무리 봐도 입구에서 돌릴 것 같아서 입구로 걸어가보니 때마침 버스가 도착하는데, 역시나 제 예상대로 입구에서 회차를 하더군요. 어플 및 지도에 표시된 경로 및 정류장을 믿었다면 눈 뜨고 버스를 놓쳤을 겁니다. -ㅅ- ㅋ
[수현운수 구로12번]
거성아파트 1520 - 개봉역 1528
환승으로 타기에는 좀 쫄리는 곳이지만 아까 6637번에서 환승이 끝나도록 계획을 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아무 문제 없이 묻혀들어갈 수가 있었고, 승객 승하차가 끝나자마자 바로 출발합니다.
입구를 지나 두 번째 삼거리에서 바로 좌회전을 튼 버스. 그대로 쭉 직진을 하여 개봉역 앞 큰길까지 가는 내내 쭉 급경사 내리막길을 내려가는데 오우~ 혁님~! ㅉㅓ러~!!
짧지만 굵은 구로12번 정말 대단합니다.
두 번 타야하는 단점이 있었지만, 이 정도면 정말 두 번 탈 재미가 충분히 있었고 저는 그렇게 개봉역에 오게 되었습니다. 이 마을버스는 개봉남부역에서 승객 승하차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화영운수 버스들이 왔다갔다하는 모습도 보게 됩니다.
[고척운수 구로05번][환승]
개봉역 1535 - 고척공구상가 1541 - 고척대우아파트 1545 - 고척2동주민센터 1548 - 고척고교,한일유앤아이,삼익아파트 1551 - 오류중학교 1555
저는 개봉역사를 가로질러 반대편으로 넘어왔고, 역 앞에서 오류중학교로 가는 구로05번을 탔습니다. 경인로로 나가긴 했지만 그것도 잠깐이었고, 바로 좌회전을 틀어 고척공구상가를 거쳐 고척대우아파트를 찍습니다. 개봉역이 물론 광명 쪽에서 오는 사람들도 많지만 고척동에서 오는 사람들도 많다는 걸 보여주는 듯, 개봉역에서 탔던 사람들 중 절반은 여기서 내리고 있었더군요. 그리고 고척2동 주민센터에서 좌회전 틀어 본격적인 골목길로 접어드는데 이쪽에선 전혀 생각지 못한 개쩌는 언덕길이 펼쳐집니다. 키아~
생각지도 못한 개쩌는 언덕길에 정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정말 겨울에는 어떻게 다니나 할 정도였기도 했고, 막상 오류중학교라 내리기는 했는데(사실 종점이라 내려야만 했지만요) 이걸 타는 오류중 학생들이 있을지는 의문이기도 했구요. 그래도 오류중학교 뒤편에서 출발하는 버스였고, 교문에서 버스 타는 곳까지 그렇게 먼 것도 아니어서 학생들이 어느정도 이용은 하겠다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사실 마을버스 타고 학교를 다녀봤던 경험으로 미뤄봐도, 학교에서 정류장까지 가는 데만 5분 넘게 걸리긴 했지만 그래도 마을버스를 타는 학생들이 생각보다 정말 많았긴 했으니까요.
오류중학교 담장을 끼고 골목길을 걸어나가니 구로01번이 다니는 길이 나왔고 학마을1단지아파트 앞길을 따라 걸어가보니 곧 구로01번 버스종점이 등장합니다. 금옥여고 바로 건너편이었는데, 남부순환로 등 큰 도로가 쭉쭉 뻗어있는 사거리가 엄청 가깝더군요. 토굴슈퍼 느낌도 살짝 듭니다. ㅋㅋ
[오봉운수 구로01번][환승]
학마을2단지아파트 1610 출발 - 개봉푸르지오아파트 1614 - 고척근린시장 1616 - 개봉역 1621
대로변으로 나가면 388, 652, 6614, 6640 등의 네임드 버스들을 탈 수 있었지만, 마을버스만 타도록 코스를 짜놨기 때문에 오늘은 그렇게 하지 않기로 하고 오후 4시 10분에 출발하는 구로 01번에 승차합니다. 환승이 찍히긴 했지만, 이런 데서 환승은 100번쯤 찍어도 아무런 상관이 없죠. 맨날 환승 받으면서 마을버스들을 전부 타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습니다.
오후 4시 10분에 출발한 버스는 곧 금옥여고를 뒤로하고 골목길의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합니다. 역시 이래야 마을버스죠. ㅋㅋ
정말 골목길 뽕을 쭉 빨고 개봉역에 내리니 오후 4시 21분.
노선이 길지 않다보니 금방금방 지나갑니다. 내리고 보니 구로02번이 대기하고 있어 얼른 승차했지요.
[오봉운수 구로02번][환승]
개봉역 1630 - 개봉사거리 1632 - 개봉1동주민센터 1633 - 개봉푸르지오정문 1635 - 개봉중학교 1638
개봉역을 출발한 버스.
아까 구로05번과 똑같이 경인로로 나가는 것은 똑같았지만 이번에는 좌회전을 하였고 경인로와는 금방 멀어지게 되었습니다. 오류IC 직전에서 개봉1동 주민센터쪽으로 우회전을 틀어 들어간 버스는 개봉푸르지오아파트 정문을 찍고 남부순환로를 가로질러 웬 골목길로 들어가더니 금방 종점이라며 멈춰서더군요. 이것도 노선이 짧아서인지 회전이 금방금방 됩니다. ㅎㅎ
여기에 내린 저는 잠시 고민에 빠져듭니다.
구로02번은 두 번 타야 되는 상황인데 다른 버스를 타러 나간다 해도 그 다음이 뭔가 매끄럽지가 못했던 겁니다. 그러다가 저는 구로02번을 한번 더 타기로 결론을 내리게 되었고, 10분 뒤 도착한 다음 버스에 승차하여 다시 개봉역까지 갑니다. 때마침 환승횟수도 딱 1번밖에 남지 않았던 상황이라 요금이 다시 찍혀도 상관없었죠.
[오봉운수 구로02번]
개봉중학교 1645 - 구388버스정류장 1648 - 큰굴다리1649 - 알뜰슈퍼 1650 - 개봉1동주민센터 1651 - 개봉사거리 1653
버스는 곧 왔던 길을 따라 나가다가 아까 왔던 길과 다르게 남부순환로를 따라가는데, 이게 남부순환로를 달리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바로 옆에 같이 나있는 도로를 따라 달리고 있었던 겁니다. 그러다가 굴다리를 지나가네요. 생각지도 못한 모습에 감탄을 하게 되는데, 이 노선은 개봉역쪽으로 가는 걸 타야 좀더 재미가 있었던 셈입니다.
코믹했지만 의외의 모습을 보여준 구로02번을 타고, 개봉사거리에 하차한 저는 중앙차로 정류장에서 6640A번을 타고 천왕역을 향해 이동합니다. 개봉사거리에서 내리면 중앙차로가 바로 앞에 있으니 걷는 거리가 줄어들었던 겁니다. ㅋㅋ
[세풍운수 6640A번][환승]
개봉사거리 1702 - 오류동역 1706 - 오류2동주민센터 1713 - 천왕역 1714 - 구로우체국,이펜하우스3단지후문 1717 - 천왕이펜하우스5단지 1719
6640번은 구로15번을 위해 타게 된 버스였지만, 한때는 이게 제 고향동네인 시흥을 갔던 버스였다는 사실을 생각하니 뭔가 묘하더군요. 하지만 이 노선이 천왕역까지 단축이 되어버린 것에 대해 서울특별시나 시흥시에 원망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서울특별시 시내버스가 민영제에서 준공영제로 변환됨에 따른 변화도 무시할 수 없었고, 6640번 단축을 두고 서울시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었던 시흥시 또한 6640번 단축 통보를 받기 전을 보면, 서울시에게 뭔가 해준 것은 없으면서 불편만 야기시킨 점도 있으니까요. 차고지를 제공해주었다면 그래도 몰랐겠지만 그것도 아닌 주제에, 시흥시 구간으로 인한 운행거리 증가 때문에 서울에 속한 신정동 사람들이 배차가 길어 불편을 겪으니 서울시도 언제까지나 가만히 보고 있을 수만은 없었을 겁니다.
천왕역까지는 이전과 그대로였고 저는 이펜하우스5단지에서 하차하여 광명쪽으로 걸어갑니다. 그랬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구로15번의 종점인 서울남부교정시설이 나왔죠.
교정시설로 들어가는 길은 사실 여느 공공기관 들어가는 길과 다를 바는 없었지만, 그놈의 어감 탓인지 썩 좋은 느낌이 드는 장소는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구로15번 이 노선을 일부러 타러 오지 않는 한, 여기 교정시설 입구에서 내리거나 탈 일은 거의 없게 될 것이 뻔했기 때문에 버스도 기다릴 겸 주변을 살짝 구경하면서 사진으로도 남기게 되었습니다.
구로15번의 배차간격은 서울 마을버스 치고는 매우 길었지만, 아까 6640번을 타기 전부터 위치조회를 해가면서 승차 지점을 정했기 때문에 조금만 기다리면 버스가 오는 상황입니다. 이번에는 카드를 대면 환승이 찍힐 수밖에 없던 상황인지라, 버스종점은 걸어가서 구경하는 것으로 만족하고 교정시설 입구에서 타게 되었죠. 드디어 오후 5시 29분이 되자 버스가 제가 봤던 버스종점에서 나와 좌회전을 하여 제 앞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신오류운수 구로15번][환승]
서울남부교정시설입구1729 - 천왕이펜하우스5단지 1730 - 천왕역 1733 - 오류남초등학교후문 1739 - 오류동역 1742
버스는 520번과 마찬가지로 천왕이펜하우스 5단지를 경유하여 천왕역으로 진입하였고 여기에서 좌회전을 하였다가 바로 우회전을 하여 오류동역으로 진입하였습니다. 얼마 전 개통되었던 시흥시 대야동에서 오류동역으로 바로 이어지는 길을 이용해 오류동역으로 가는 것이었는데, 천왕역에서부터 차들이 많아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어플에서는 오류동역 방향은 오류동역 이전에 경로가 끊어지는 걸로 나와 있지만, 오류동역을 빼면 시체가 되어버릴 마을버스이니 당연히 그런 식으로 운행할 리가 없는 겁니다. ㅋㅋ
오류동역에 내린 저는 바로 전철을 타고 집에 가는 것이 아니라, 구로15번의 나머지 구간을 해결하기 위해 안쪽 길로 들어가보게 됩니다. 그랬더니 골목길과 함께 시장까지(;;;) 나왔는데, 이것도 오류동역에서 타고 나오는 게 조금 더 재미있겠더군요. 마을버스 하나 때문에 그동안 보지 못했던 오류동의 모습까지 보고 가니, 이게 일거양득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오류동역에서 인천행 전철을 탄 후, 소사역으로 가서 서해선을 타고 귀갓길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예전 동네 살 땐 많이 지나가봤던 곳들이다보니 예전 동네 살면서 1호선 타고 다니던 생각도 났지만, 서해선이 있으니 이 동네들도 정말 오가기가 편해졌다는 것 또한 다시 한 번 실감을 하게 되었네요.
오늘은 노선들을 도대체 몇 개를 탄 건지, 세기조차 귀찮은 그런 시승이었지만 어쨌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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