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가장 먼저 챙기게 되는 것이 무엇일까?
다름아닌 교통카드일 것이다.
현금보다 교통카드를 이용하여 버스를 타는 경우가 훨씬 많아진 지가 매우 오래되었을 정도로 교통카드는 대중교통 이용자들에게 있어 중요한 물건으로 자리잡혀 있다. 갖다 대기만 하면 요금 결제가 되므로 편리하지만 그만큼 이용 시 중요한 사항이 있는데, 이 글에서는 그것을 소개하고자 한다.
1. 버스에 올라 카드를 댔는데 "이미 처리되었습니다" 가 나온다.
가끔씩 버스를 타다보면, 요금을 내기 위해 카드를 단말기에 갖다 댔는데 "이미 처리되었습니다" 라는 소리가 나오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이전에 탔던 버스가 지금 타는 버스와 같은 차이면 발생한다(같은 노선번호가 아니다). 예를 들어, 이전에 탔던 버스 번호판이 "경기 78 아 1234" 였는데 이번에 타는 버스도 "경기 78 아 1234" 라면 이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탔던 차를 또 탈 수가 있어? 같은 노선번호 아니야?
라고 생각할 수가 있으나,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여러분들이 버스에서 내린 후에도 버스는 막탕 전까지 기점~종점 왕복운행을 해야 하고, 실제로 그러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볼일을 마치고 돌아갈 때, 탔었던 차량을 여러분들이 가는 방향으로 다시 만나게 될 확률이 0%일 수는 없다. 또한 시골은 도시와 다르게 버스 한 대로 여러 노선을 운행하는 체계이기에, 다른 노선을 타더라도( = 노선번호가 달라졌어도) 이미 처리되었다는 소리를 듣게 될 수도 있다.
이렇게 카드 단말기에서 "이미 처리되었습니다" 라는 소리가 나오는 경우, 소리만 나왔을 뿐 요금 지불은 되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운전기사에게 한번 더 찍게 해달라고 하여 요금을 내야 된다. 보통은 운전기사가 바로 단말기 조작을 하여 요금을 낼 수 있도록 해주지만 말이다. 어쨌든 결론은 나 카드 찍었으니까, 카드 단말기가 뭐라고 떠들든지 상관없다는 식으로 그냥 가는 것은 금물이다. 제대로 찍혔는지 확인을 해야 한다.
2. 여러 명의 요금을 한번에 낼 때(다인승 승차), 절대 급하면 안된다.
버스를 타다보면 분명 이런 일들이 있을 것이다.
동행하는 분이 돈이 없어 요금을 못 낸다든가, 카드가 없어졌다든가...
이런 경우 교통카드 하나로 여러 명의 요금을 내는, 다인승 승차가 가능하다.
이 "다인승 승차" 라는 단어는, 하나의 카드로 여러 명의 요금을 내면 카드 단말기에서 "다인승입니다" 라는 소리가 나오기 때문에 아주 낯설지만은 않을 것이다.
다인승 승차는 이용자에게 있어 유용한 제도라고 할 수 있는데, 카드에 잔액만 충분하다면 수십명의 요금도 이 교통카드 달랑 한장만 가지고도 한큐에 전부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아래의 기사를 보자.
경기도에서 가장 이용객이 많은 버스 정류장은 수원역 앞이라는 기사이다.
이 기사 본문 중, 2011년 교통카드 이용 조사기간이었던 날 가장 많은 버스요금을 낸 사람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는데, 한 카드로 26명의 요금을 냈다고 한다. 2011년의 경기도 시내버스 성인요금은 카드 기준 900원이므로, 23400원이 한 방에 나간 것이다(900 x 26을 해보면 정말 이 금액 나온다). 물론 이것도 다인승 승차 기능을 이용하여 요금을 낸 거라는 것은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편리한 다인승 승차를 위해서는 절대 급해서는 안된다. 운전기사가 일행 몇 명이 탈 건가(성인/청소년/어린이 각각의 명수를 알아야 되죠) 확인을 해야 되기도 하지만, 운전기사가 카드 단말기 설정을 해놓지 않은 상태에서는 무조건 한 사람의 요금만 나가기 때문이다. 이것은 사실 자연스러운 현상인데, 1명이 타도 인원수를 설정해 줘야 한다면 기사나 승객이나 지금보다 더욱 비효율적일 것이다. 버스는 다인승 승차보다는 나 혼자 타는 경우가 많은데다 각자 카드들도 거의 다 있으니까.
그런 만큼, 다인승 승차를 위해서는 운전기사가 카드 단말기에 어린이 몇명, 청소년 몇명, 성인 몇명.... 등등 몇 명 타는지 승차 인원을 입력해줘야 하는데, 운전기사가 단말기를 조작할 시간을 줘야 한다는 말이다. 이것을 지키지 않으면, 1명의 요금만 나가게 되므로 승객은 카드를 다시 한번 찍어야 하며(나머지 요금도 내야 되니까), 운전기사도 카드 단말기 조작을 다시 해야 하는 등 서로 불편해지게 된다. 여러분들은 어느 쪽을 택할 것인가? 돈 내고도 욕을 먹을 것인가 아니면 조금 기다렸다가 깔끔하게 통과할 것인지 말이다.
3. 시외버스 승차 시, 시내버스 타듯 먼저 카드부터 대지 마라.
시외버스는 시내버스와 달리 이용거리에 따라 요금이 달라지는데(※), 대개 승차한 곳에서부터 10km까지는 기본요금이지만 10km 초과시 국도는 1km당 약 100원, 고속도로는 1km당 약 60원꼴로 추가요금이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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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초록색 일반버스(일부 제외), 광역급행버스, 경기순환버스와 같이, 거리비례인 노선도 목적지가 어디냐에 따라 요금이 달라지긴 한다. 하지만 이들은 거리에 따른 추가요금이 시외버스에 비해 현저히 낮고, 하차 태그 시 거리에 따른 추가요금을 내는 방식이기 때문에 논외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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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시외버스는 카드로 요금을 내는 것 자체만 가능할 뿐, 시내버스 타듯이 카드를 바로 대도 되는 것은 아니다. 운전기사가 요금을 입력해야만 결제가 되며, 그렇지 않고 그냥 카드를 대면 "행선지를 말씀하세요" 라는 소리만 나올 뿐 요금 지불은 되지 않는다. 따라서 시외버스를 카드로 탈 때 운전기사에게 행선지를 이야기하는 것은 기본이고, 다인승 승차와 마찬가지로 단말기 조작할 시간을 줘야 된다. 띡띡거리는 소리가 끝나면 그때 찍어도 되는 것.
4. 카드 단말기는 바보가 아니다.
타다가 보면 이런 사람 꼭 있다.
승차든 하차든 상관없이 카드를 단말기에 갖다 대었을 때 단말기가 "삑" 소리와 함께 정상적으로 인식했다는 뜻인 O 표시를 내보내고(정상적으로 태그가 되지 않으면 X 표시가 뜬다) 요금과 잔액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카드를 단말기에 또 여러 번 대는 사람 말이다.
승차 시에 그렇게 하면 "내릴 때 카드를 대주세요" 가, 하차 시에는 "이미 처리되었습니다" 라는 소리가 나오게 되는데, 만약 카드를 댔을 때 이 2가지 소리 중 하나가 나온다면 정상적으로 요금 지불과 승하차 처리가 다 된 것이다. 카드 단말기의 요금 처리 절차는 정확하기 때문에 한번만 제대로 인식되면 처리까지 바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물론 요금이 잘못 나오는 경우가 가끔가다 있긴 하지만, 이건 거리계산 등이 문제이지 처리절차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그러니 카드 찍었는데 다시 또 여러 번 갖다 댈 필요는 없다.
5. 미승인 카드입니다.
이것은 후불교통카드를 사용하면 발생할 수 있으며 선불교통카드에서는 발생하지 않는 문제이다. 후불교통카드는 신용카드 등과 연계되어 사용되는 경우가 많은데, 교통카드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요금이 결제되지 않게 된다. 카드 단말기는 이것을 "미승인 카드입니다" 라는 메시지로서 알리는 것.
각자 사용하는 신용카드 등이 다르기에 카드사 등에 문의해보아야 할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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