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호선이 당고개역을 지나 남양주 진접읍까지 가게 된 2022년 3월 19일.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을 왔었던 저는, 석준형과 함께 오늘 개통된 진접선을 타볼 겸 남양주를 가기로 하고 3호선 전철에 승차하였습니다.
[전철][1250]
[3호선]
양재 1301 - 고속터미널 1308 - 충무로 1324
[4호선]
충무로 1328 - 동대문 1332 - 미아 1346 - 당고개 1359 하차, 1410 진접행 열차 승차 - 별내별가람 1416 - 오남 1423 - 진접 1426
충무로에서 4호선을 타니 당고개행 열차가 걸렸고, 그럼 그렇지 중간에서 만나게 된 석준형과 당고개역에 잠시 내렸다가 오후 2시 10분에 도착한 진접행 열차를 타게 됩니다. 진접선 개통 첫날이라 그런지 열차 안에는 이미 손님들이 많이 있었고, 당고개를 출발한 열차는 우리를 단 16분만에 종점인 진접역에 내려주었습니다. 진접선은 역간거리가 길다보니 다음 역에 도착하기까지 생각보다 시간이 꽤 걸렸지만, 오남역으로 가는 도중 만난 지상 교량에서 바라본 풍경은 기억에 남더군요. ㅎㅎ
남양주에서도 꽤 깊은 곳들 중 하나인 진접.
47번 국도 라인에 있는 지역이라 역시 같은 도로에 위치한 내각리나 퇴계원, 내촌과는 사탕으로 엮여들어갈 수밖에 없는 동네인데(오남으로 가는 방법도 있지만 돌아가는 경로죠), 정말 이쪽으로 가는 버스들을 보고 있노라면 어질어질할 지경이었다는 기억이 있었습니다. 이 지역의 시내버스들은 거의 다 진접~내각리~퇴계원~구리라는 공식과도 같은 운행경로를 가지고 있었고, 이게 싫어서 타게 되는 빨간버스들도 솔직히 KD운송그룹이니까 다녀주는 존재였으니까요. 그랬던 진접이 당고개에서 16분, 서울역에서는 53분이면 갈 수 있는 곳이 되었으니 이건 정말 혁명이나 다름없었죠. 서울역까지 50분 좀 넘게 걸리는데 이게 뭐가 좋냐는 사람들? 그냥 다른 말 할 것 없고, 진접선 없던 시절의 대중교통들만으로 서울역에서 진접까지 얼마나 걸리는지 실험도 해볼 겸 직접 가보면 됩니다. 과연 진접선과 비슷하거나 더 빠르게 주파가 가능할까요? 당고개역에서 105-1번을 탄다 해도 진접까지 30~35분 걸릴텐데, 그런데도 정말 진접선을 이길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ㅋㅋ
진접역에 와보니 여기도 사람들이 참 많았는데, 오늘이 개통일이다보니 매니아들도 왔다 가는 것이 보이더군요. 우리는 그럴 레벨은 이미 아니었기에, 화장실도 다녀오고 편의점에서 음료수도 까먹으며 천천히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윗독정리 가는 6-2번을 타야 했는데, 오후 3시를 넘어야 도착할 것이므로 시간이 남아돌았기 때문입니다. 6-2번은 이미 진접역으로 연장되었으나 이 당시에는 버스정보시스템에 아직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에 시간을 대략 예측하여 타는 수밖에는 없었지만, 우리가 이걸로 쩔쩔맬 리도 없고 시간표라는 존재도 있기에 전혀 걱정은 되지 않았죠. 이윽고 오후 3시 20분이 되자 드디어 6-2번이 등장하였고, 우리는 이 버스에 승차하게 됩니다.
[경기운수 6-2번(윗독정리~진건고교,아랫독정리,(↔용정1리마을회관,용정산업단지입구,용정1리마을회관),와촌마을,와촌입구,연평3리마을회관,내각사거리,(↔대궐터,봉영사,대궐터),광동중고교,장현시장,진접농협,금곡리입구→진접역5번출구→진접초교→금곡리입구 이하 역순)][1450]
엠타워,단우타워,진접역 1520 도착, 1530 출발 - 반도유보라 1535 - 금곡리입구 1539 - 장현초교,장현전통시장 1542 - 장현리입구 1545 - 내각농협 1548 - 봉영사(회차) 1553 - 내각농협 1557 - 궁동마을 1605 - 연평2리,와촌입구 1608 - 연평3리,와촌마을 1611 - 용정1리회관 1614 - 용정산업단지입구(회차) 1617 - 하독정리입구 1621 - 진건고교 1622 - 윗독정리종점 1625
반도유보라아파트를 지나 금곡교를 건너니 장현리 그리고 내각리가 나오더군요. 지금 와서 보면 매니아들 하는 식으로 외부노선만 탔던 여행들이었지만, 장현리와 내각리 두 곳 모두 경기도를 막 돌아다녔던 2009년에 와본 적이 있었던지라 감회가 깊었죠. 당시에는 고속도로를 타는 일반시내버스였던 선진시내버스 11번(2022년 9월 현재, 직행좌석버스로 다니고 있는 그 11번 맞습니다)이 참 신기했었는데, 13년이라는 세월 동안에 정말 상전벽해 급의 변화들이 있었다는 걸 실감하게 되더군요.
대궐터를 지난 버스는 봉영사를 들어갔다 나와줍니다. 가보니 쩌는 길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 버스밖에 가는 게 없어서 궁금했던 곳인지라 기분은 좋았죠. ㅋㅋ
봉영사를 나온 버스는 다시 왔던 길을 돌아나왔다가 내각사거리에서 우회전을 합니다. 이렇게 내각리를 벗어나니 곧 허허벌판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아까 4호선을 타고 지나갔던 철교도 다시 보며 경치에 취하게 됩니다. ㅋㅋ
철교를 지나니 넓직한 도로를 만났지만 버스는 곧 와촌을 경유하기 위해 좌회전을 해버립니다. 와촌마을은 쩌는 것은 없었지만 사진으로도 남길 수밖에는 없었죠. 왜냐하면 오늘 우리가 이 6-2번을 굳이 타게 된 이유가 바로 이 와촌 때문이었는데, 왕숙지구 개발에 따라 버스가 더 이상 와촌을 경유하지 않을 예정이었던 겁니다. 그렇게 오지 한 군데가 장차 없어질 예정이니 마음이 그리 편하지는 않았습니다.
와촌을 나온 버스는 곧 용정산업단지를 경유하는데, 드디어 쩌는 1차로 길이 나오더군요. 여기도 출퇴근 시간때면 분주해질 곳 같았습니다. ㅋㅋ
용정산업단지를 나오면서 진건고등학교를 지나는데, 드디어 버스가 윗독정리를 향해 우회전 틀어 들어가줍니다. 이쪽은 이미 지도를 통해 알고 있던대로, 온통 공장들만 보이더군요. 공장들을 헤치며 좁은 길을 달린 버스는 오후 4시 25분이 되어 다리 바로 근처 넓직한 공터에서 회차합니다.
버스가 나가는 시간은 오후 4시 40분.
우리는 미리 약속이나 한 것처럼 윗독정리입구를 향해 슬슬 걸어나가는데, 석준형이 흑룡각이라는 중국집을 보고는 거기서 식사를 하자고 하더군요. 사실 저도 아까 버스가 윗독정리 쪽으로 우회전을 할 때 보게 되었다가 평타 이상은 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을 받은 곳이었는데, 그야말로 이심전심이었습니다. ㅋㅋ
석준형은 짬뽕을 너무나 좋아하니 짬뽕을, 저는 아까 결혼식장에서 피로연으로 먹은 게 있었기 때문에 짜장면을 시키는데, 과연 우리의 느낌대로 꽤 잘하는 집이어서 엄지 척!을 하게 됩니다. 윗독정리에서 걸어나오며 보았던 여러 공장들에서도 이 중국집 음식을 시켜먹을 게 너무나 분명했기에, 새 주인이 머리에 총맞지 않는 이상은 가게가 망할 일은 없겠더군요(공장 사무직쯤 되면, 중화요리 은근 많이 먹습니다). ㅎㅎ
[경기운수 23번][1450]
윗독정리입구 1721 - 하독정리입구 1723
맛있게 잘 먹고 나온 우리는 23번을 타게 되지만, 어플을 보았던 석준형이 마침 윗독정리에서 6-1번이 금방 나왔다는 걸 발견하고 바로 벨을 누른 것 때문에 딱 한 정류장만 버스를 타게 됩니다. 버스에서 내리니 정말 바로 6-1번이 나타나더군요.
[경기운수 6-1번(윗독정리~진건고교,아랫독정리,(↔용정1리마을회관,용정산업단지입구,용정1리마을회관),와촌마을,신월2리마을회관,용정사거리~사릉역)][환승] ※ 윗독정리 1720 출발
하독정리입구 1724 - 용정산업단지입구(회차) 1730 - 연평3리,와촌마을 1734 - 신월2리 1739 - 용신초교 1744 - 용정사거리 1748
이 덕분에 우리는 용정산업단지, 그리고 와촌을 다시 지나게 되었고 사릉에도 가보게 되었습니다. 누가 남양주 아니랄까봐 와촌 이후로는 또 허허벌판이었지만 우리가 내릴 용정사거리에 가까워질수록 사릉 시가지가 점점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죠. 이쪽도 구 시가지였는데, 남양주도 고양과 마찬가지로 신규 택지지구와 구 시가지가 동시에 존재함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4호선을 타기 위해 별내별가람으로 가는 땡큐20번을 탑니다. 타는 장소가 약간 달랐지만 땡큐20번이 오려면 10분 좀 넘게 남아 있다보니 우리에게 장애물이 될 수는 없었습니다. 오히려 편의점에도 다녀오고 석준형의 개그에 서로 웃는 등, 남는 시간도 재미있게 보내는 우리였죠. ㅋㅋ
[태산운수 땡큐20번][환승]
용정사거리 1802 - 현암싸릿골 1805 - 한양대농장 1808 - 뱅이삼거리 1810 - 퇴계원농협 1812 - 별내역2번출구 1822 - 별내별가람역 1835
다시 사릉 시가지를 떠난 버스는 퇴계원으로 바로 이동하는데, 이쪽 길도 허허벌판입니다. 게다가 이번에는 마을버스 회사인 태산운수 노선이라 그런지 기사아저씨께서 난폭운전 바로 직전 수준으로 운전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퇴계원을 통과하면서 만나는 신호들, 그리고 별내역부터 교묘하게 투어를 시켜버리는 경로 때문에 별내별가람역까지는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걸리더군요. 우리는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얼른 역으로 뛰어드는데, 역이 깊은지 얕은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천만 다행히도 별내별가람역은 그리 깊지 않았고, 우리는 3분쯤 후 바로 도착한 사당행 열차를 탔다가 당고개역에 내리게 됩니다.
[전철][환승]
4호선
별내별가람역 1843 당고개 1849 도착
별내별가람역 이후로는 사당까지 가는 열차만 다니기 때문에, 사당보다 더 아래로 내려간다고 해도 일단 무조건 열차를 타고 당고개역까지 나오고 봐야 됩니다. 4호선이 1호선이나 5호선마냥 분기가 있는 노선도 아니고 편도 100km를 넘는 정말 긴 노선도 아니며 종착역의 하루 승차인원이 두 자리수에서 노는 것도 아니건만, 이렇게 중간에서 "환승을 해야만" 반대편 종점 쪽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은 참 어이가 없었죠. 노선길이나 수요 같은 특이 사항들이 없다면 정말 웬만해서는 전구간 열차도 운행하게 되거든요(하물며 그 수인분당선조차, 아니 시베리아 횡단철도조차 전구간 열차 있는데). 제가 블로그에다 4호선 오이도~진접 전구간 열차는 꽤 있을 거라는 글을 썼다가 철회하는 글을 다시 남겼을 때, 정말 얼마나 어이가 없었는지 아는 분들은 없을 겁니다. 어쨌든 서울교통공사의 "공식 운행 계획" 이니까 더는 반박하지 않았을 뿐이죠. -ㅅ- ㅋ
아무튼 여러분들은 한 노선에 열차를 운행하는 주체가 둘 이상일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들 중에서 가장 최악의 것들만을 모아서 보고 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ㅅ- ㅋ
우리는 당고개역에서 잠시 대기하다가 오이도행 열차로 바꿔 타고 다시 내려가게 되었고, 석준형과 헤어짐으로서 시승을 마치게 됩니다. 그나마 당고개에서 갈아타니 100% 앉아갈 수 있는 점은 다행이었습니다. 이런 게 바로 병 주고 약 주는 거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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