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날씨였던 5월의 어느 날.
계절의 여왕인 5월인만큼 어디론가 바깥으로 나가보고 싶어지는 시기죠.
여러분들은 산과 강 중에 어느 걸 보고 싶으신가요?
저는 둘 다 보기 위해 양평을 향해 길을 떠났고, 당신은 욕심쟁이 우후훗~! 오전 10시 23분에 양수역에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1번출구로 나와보니 버스정류장에 사람들이 있더군요. 문호리를 가려는데 헤매다가 택시를 타게 된 할머니를 뒤로하고 저는 오전 10시 34분에 도착한 버스에 승차합니다. 할머니도 그냥 기다렸다면 버스를 탔을 테지만, 실제 목적지는 문호리가 아닐 가능성도 있고(실제로는 더 들어가야 하는....) 알려줘도 입만 아파지는 작태에 질려있는 저인지라 그냥 둘 수밖에는 없었죠. 다른 일은 하기 전에 이것저것 계산하고 재볼 거 다 재보면서, 이렇게 대중교통으로 어디론가 가는 건 그렇게 하지 않았다가 헤매는 꼴이니 좋게 볼 수가 없었던 겁니다. 물론 이것에 대해서도 여러 이야기들이 나올 수는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대중교통에 대한 미개한 인식이 깔려 있는 것도 부정할 수 없죠.
[금강고속 8-44번(문호리종점~문호6리,양수삼거리~양수역)][환승]
양수역 1034 - 양수삼거리 1037 - 산약골 1041 - 문호6리,수대울 1043 - 문호리종점 1045
어쨌든 버스는 양수역을 나와 문호리까지 쭉쭉 달려주었고 20분도 안 되어 문호리종점에 도착합니다. 양수리에서 문호리로 올라가는 길은 여전히 일품이더군요. ㅎㅎ
문호리종점에 내리니 오전 10시 45분이라 이제는 마음을 놓습니다. 오전 11시에 출발하는 중미산 경유 양평 노선을 타야 했는데, 문호리는 양수리에서도 안으로 들어가야 하다보니 중미산도 생각보다는 가보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중미산 경유 양평 노선은 전에도 탔던 적이 있지만, 이번에는 이걸 이용해서 한화콘도로 접근한다는 계획을 세웠기 때문에 어쨌든 타야만 했죠.
[금강고속 6-6번(양평터미널~양평시장,양평군청,오빈리,아신역,옥천농협,신복1,2리,중미산휴양림,신복4리,정배리종점,정배초교,도장2,1리,마진배~문호리종점)][환승]
문호리종점 1100 - 도장1리 1103 - 정배리종점1114 - 신복4리,양현마을 1121 - 복동삼거리 1126
화장실도 다녀오고 대기실에 앉아있다가 출발 5분전에 나와보니 카운티 한 대가 LED에 6-6을 띄우고 있었습니다. 여기도 행선판이 없어지고 LED로 노선 구분해야하는 시대가 찾아오니 강화군 시즌2 같은 느낌이더군요. -ㅅ-;;
아무튼 이 버스에 환승할인을 받고 승차했고, 이번에는 동영상을 남기게 됩니다. 타기 쉽지 않은 노선인데다 농다치고개는 일품이기 때문에 영상으로 남길 가치가 있었죠. 내려야 하는 정류장이 고개의 내리막이 딱 끝나는 지점이라 생각보다 벨 누를 타이밍을 잡기가 어려웠지만(그냥 아무때나 벨 누르고 땡이 아닙니다. 정류장은 맞지만, 기사아저씨도 정차하기 어려워할 게 틀림없는 장소였으니까요), 그동안 다닌 경험으로 커버를 치고 무사히 버스에서 내리는 데 성공합니다.
[도보]
복동삼거리 1126 - 신복3리마을회관 1136 - 한화콘도 1156
제가 내린 곳은 설악으로 가는 고갯길과 한화콘도로 들어가는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였으며, 저는 바로 한화콘도 가는 길로 들어가게 됩니다. 우한 폐렴 때문에 한화콘도 역시 찾는 사람이 많이 줄어 있는 상태였지만 그래도 간간이 자동차들이 보이더군요. 신복3리 마을회관 바로 근처에 목욕탕(...)도 있어서, 목욕이나 하다 갈까 싶기도 했습니다. -ㅅ- ㅋ
신복3리 마을회관을 지나 계속 들어가니 오르막길이 시작되었고, 한화콘도 표지판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콘도 부지여서 민가는 보이지 않았지만, 여기도 우한 폐렴만 아니었다면 지금처럼 썰렁한 분위기는 나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르막길이 끝나는 지점에 이르니 콘도 건물이 보이고 왼편에 버스정류장이 있었습니다. 지도를 보니 콘도 건물 안에 편의점이 있다고 나오길래 가볼까도 했지만, 그러지는 않고 그냥 정류장에서 시간을 보내니 버스가 오는데 전기버스인 현대 일렉시티가 걸립니다. 어플로 위치 확인을 했을 때 저상버스라고 나오던데, 그게 오류가 아니었다니... 헐 ㅋㅋ
금강고속이 전기버스인 일렉시티를 구입하여 운행에 투입시켰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양평~여주 노선에 다닐 거라 생각했던 차량을 여기서 만나니 다소 뜬금없더군요. 어쨌든 디시인사이드 교통갤러리에도 언급이 됐던 양평의 일렉시티를 이렇게 타게 됩니다. ㅋㅋ
[금강고속 6번(양평터미널~양평시장,양평군청,오빈리,아신역,옥천농협,신복1,2,3리~한화콘도)][1450]
한화콘도 1217 도착, 1220 출발 - 신복3리경로당앞 1222 - 복동삼거리 1224 - 신복1리,동촌 1227 - 옥천농협,체육공원 1229 - 옥천면사무소 1230 - 아신역 1234 - 오빈리,양평공업사 1239 - 양평군청,양평역 1247
한화콘도 버스종점에 들어온 그 일렉시티는 드넓은 공터 한쪽 구석에 서 있다가 출발시간인 오후 12시 20분이 되자 정류장으로 옵니다. 버스를 타니 누가 전기버스 아니랄까봐 기존 내연기관, 천연가스 차량들보다 빠른 가속력을 보여주며 도망치듯 한화콘도를 떠났습니다.
아까 걸어서 지나왔던 신복3리 회관에서 어르신 두어 분이 타는데, 역시 동네 주민은 못 당합니다. 아까 걸어올라갔을 때는 아무도 없더니 지금은 이렇게 버스 타러 나오는 게 말이죠. ㅋㅋ 어르신 승객들이 많다보니 전기버스의 매우 빠른 가속력은 독이 될 수 있었지만, 기사아저씨께서도 자연스럽게 운전을 하는 모습이라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죠. 분명 전기버스 이거 나중에 차량 화재 문제도 그렇고 너무 빠른 가속도도 분명 이야기 나올 것 같지만, 회사 자체 관리 및 교육으로 그나마 상쇄되는 듯하다. 단순히 도입된 지 얼마 안 되어서 문제가 없는 것일수도 있지만 말이다.
양평쪽으로 내려가던 버스는 옥천을 들러 손님들을 잔뜩 태웠고, 아신역을 거쳐 양평으로 들어옵니다. 옥천으로 오는 버스노선들 대부분이 아신역도 들러주는 탓에, 여기서 경의중앙선 전철을 타려는 사람들은 아신역을 이용하는 것이 주 패턴이 된 지가 오래더군요. ㅋㅋ 전철 시간이 맞지 않다면 버스를 양평역까지 더 타고 갈 수도 있다
읍내 어귀인 양근리사거리의 신호 간격이 정말 장난 아니게 길다는 걸(무려 6분이나 됩니다;;) 새로 알게된 저는 양평군청에서 하차합니다. 이번에는 양평시장 내의 가게들 중 하나를 골라 점심식사를 할 계산이었죠. 양평 하면 떠오르는 음식 중 하나가 해장국이었기에, 저는 적당한 해장국집 한 군데를 찾아 들어가 해장국과 제육볶음으로 식사를 하게 됩니다.
[도보]
양평시장 1325 - 양평대교 1329 - 강상면사무소 1349 - 강상초교 1355
식사를 마친 저는 양평대교 너머 강상초등학교를 향해 걷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물을 사기 위해 읍내 로터리 앞에 CU편의점에 들어가 진열대를 보고 있으니 알바가 마스크를 올리라고 하여 기분이 팍 나빠지더군요. 아까 먹은 뜨거운 해장국과 매콤한 제육볶음 때문에 콧물이 나서 마스크 젖을까봐 콧물 닦으려고 잠시 내린 거였는데, 편의점 주변에 어슬렁대는 사람도 없고 안에 알바와 저 단 둘만 있었는데도 저딴 소리를 들었으니 말입니다. 독감으로도 사망자는 생겨왔고 짱깨들 때문에 미세먼지가 쩔었던 때도 있었건만 우리가 언제 마스크를 썼는지 여부로 서로 감시하고 있었는지 -ㅅ-;; 겉만 사회주의가 아닐 뿐, 속은 북한과 다름없이 돼 가고 있었죠.
에이 더러워서 그 편의점 다시는 안간다고 생각한 저는 양평대교를 건넙니다. 수청리에서 올라온 KD운송그룹 시내버스도 보고 나름 소득이 나쁘지 않더군요. ㅋㅋ
강상초등학교에 도착하니 오후 1시 55분입니다.
이제 10분 남짓 기다리면 버스가 오는 상황이었죠.
전에 석준형과 이걸로 이야기하면서 킥킥댔던 일이 떠올라 웃음이 나더군요. 이번에도 제가 찾아온 장소에 버스는 있었으니까요. ㅋㅋ 석준형: 우리가 가면 항상 버스가 있어. 왜? 버스 올 시간에만 가니까. ㅋㅋ
[금강고속 4-4번(양평터미널~양평시장,가축병원,강상우체국→강상우체국,신화2리,화양1리마을회관→강상우체국 이하 역순)][1450] ※ 양평터미널 1400 출발
강상초교 1408 - 신화1리,당골 1409 - 신화2리,옻나무골 1411 - 화양1리입구 1415 - 강상면사무소 1417 - 하나로의원,김란산부인과 1421
오후 2시 8분이 되자 드디어 신화리 노선이 등장합니다. 버스 안에는 너댓 명 정도의 승객들이 타고 있었는데, 왕복2차로 도로를 따라가니 나타난 신화2리에서 전부 내려버렸죠.
처음에는 왕복2차로 도로만 등장하길래 이것도 형제노선인 송학리마냥 전부 확장당한 건가 싶었지만, 계속 기다려보니 결국 등장합니다. 개쩌는 1차로 대어가 ㅋㅋ
결국 이건 화양1리쪽이 진짜였네요. 비록 탄 시점이 엄청나게 차이나긴 하지만, 송학리에 이어 신화리까지 결국 타게 되니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다시 양평시장에 내린 저는 바로 양평역으로 들어가지 않고, 강상/강하면 노선이 양평으로 들어오면서 역을 경유할 때(40-9 등으로 운행하는 특정 시간대) 들르는 강변도로를 따라 한 바퀴 걷고 양평역으로 들어갑니다.
사실 이 구간은 개군 방향으로 내려가는 군내버스들이 모두 들러주었으나, 양평군청 사거리가 로터리로 바뀐 이후로는 어떤 버스도 경유하지 않게 되었다는 역사 또한 있었습니다. 오늘은 햇빛이 따가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름다웠기도 했죠. ㅋㅋ
유유히 강변도로, 그리고 양평역 주변을 보다가 저는 시간 맞춰 제천방향 무궁화호 승강장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이제는 양동을 가기 위해서였는데, 양동은 몇 번 가본 적이 있는 장소이고 무궁화호로 접근한 적도 있었던 곳이지만 오늘처럼 양평역에서 열차를 타고 양동으로 가보는 것은 또 처음이네요.
[무궁화호(청량리→부전)][2600] ※ 청량리 1450 출발
양평 1521 - 용문 1528 - 양동 1539
오후 3시 21분에 정시 도착한 열차.
행선지를 보니 하루 2번뿐인 부전행 열차더군요. 특별히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양동을 가기 위해 탄 열차가 매냐들이 근성열차 노래부르는 그 열차였다니 참 묘했습니다. 어쨌든 이거 타고 끝까지 가면 멋진 부산의 야경은 예약입니다. 청량리에서부터 타야 하는 것이 전부가 아닌 거죠. ㅋㅋ
그동안 무궁화호 객차 수가 많이 줄어 제가 탄 이 부전행 열차도 4칸짜리 열차가 들어오는데, 이걸 전기기관차가 끌다보니 가속도가 생각보다 정말 빠르더군요. 그동안 보던 느린 가속도의 무궁화호가 맞나 싶을 정도였는데, 전철과도 얼추 비슷할 정도였죠. 살다보니 참 별 걸 다 보게 되는데, 이번 열차는 용문역에도 정차했지만 양동은 20분이 채 안 되어 도착하였습니다. 이러니 양동 사람들이 버스보다 열차를 선호할 수밖엔 없죠. 솔직히 인정할 건 인정해야지 않겠습니까? 양동에서 열차를 타도 단 20분이면 양평, 1시간이면 청량리를 가는데, 매냐들이 말하는 그 "양평군 잡역" 인 일신이나 매곡, 삼산역 주변 주민들은 어떨지 말이죠. 그 동네들에서 원주나 양평, 서울 가는 교통수단으로 열차보다 빠르고 확실한 다른 것이 있나요? 있으면 좀 알려줘 보세요 당신들만 알고 있지 말고 ㅋㅋ 경의중앙선 열차 연장이 대안이라곤 해도, 용문에서 오가는 셔틀열차 각일테니 코레일이 시간표 짜는 데 머리 좀 아플 겁니다. 당장은 쉽게 다이어가 나오고 연계가 잘 된다 해도, 다른 열차들 다이어 변경하면서 틀어지는 일이 발생할 테니까요. ㅋㅋ
객차 수가 적어져서 더 혼잡해진 것 같은 열차를 나와 역 광장에 가니 조용한 모습 그대로더군요. 하지만 소소한 변화들도 있었는데, 편의점도 생기고 쌍학시장 조형물도 설치가 되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이제 수도권 전철만 여기 오면 참 좋을 텐데요.
저는 역 앞 슈퍼에 들어가 마실 것도 사고 시간표도 확인하며 시간을 보냅니다. 그랬더니 오후 4시 12분이 되자 단석3리 노선이 나타났죠. 예상했던 대로, 바로 직전 탕에 용문~양동 22-1번을 운행한 탓에 차가 조금 늦게 도착하더군요.
[금강고속 22-2번(양동역→활거리,단석2리,단석3리입구,단석3리마을회관,단석3리입구,단석2리→삼산3,2리,삼산2리마을회관,원삼산→양동역)][1450]
양동역 1613 출발 - 활거리 1616 - 단석2리,C아트 1618 - 단석3리입구 1620 - 단석3리회관(회차) 1623 - 단석3리입구 1627 - 단석2리,C아트 1629 - 삼산3리,농고앞 1632 - 송우마을 1633 - 삼산2리,솔치 1635 - 삼산2리마을회관 1638 - 삼산3리,도소리회관 1639 - 원삼산교앞 1644
정말 많은 고민을 하게 만들었던 이 단석3리 노선을 결국 타게 됩니다. 원래는 이걸 단석3리에서 탈 생각이었는데(그래야 여러모로 편하기도 하고), 그러려면 오전 9시까지 양동역을 가야하는 문제가 있었던 겁니다. 양동을 오전 9시까지 가려면 무조건 청량리에서 오전 7시 35분에 출발하는 기차를 타야만 했는데, 오전 9시까지 양동역을 와야만 탈 수 있는 노선이 이 단석리 말고도 하나 또 있다는 걸 고려하면 정말 머리가 아플 수밖에 없었죠. 여주~양동 노선들만 운행횟수가 안 줄었어도 하는 생각이 정말 많이 들었습니다.
이리하여 타게된 버스.
시장을 다녀왔는지 물건들을 잔뜩 들고 있던 어르신 한 명도 태워 바로 양동역을 떠납니다. 버스는 단석3리를 가기 위해 여주쪽으로 달리다가 단석3리입구에서 좌회전을 하는데, 곧 개쩌는 1차로 길이 저를 반깁니다. ㅋㅋ
여주버스가 갔을 때와 마찬가지로 단석3리 마을회관에서 회차하였고, 타는 사람도 내리는 사람도 없이 바로 마을을 빠져나오게 됩니다. 그 다음으로 들르는 곳은 삼산리였고, 양동으로 되돌아갈 듯 하다가 활거리에서 원주 쪽으로 가다가 솔치에서 안길로 들어가더군요. 원주 52번으로 들어갔었던 길은 아직 그대로 쩌는 1차로 길이었는데, 배내에서 어르신을 내려준 버스는 그때와는 다르게 좌회전을 합니다. 여기서부터는 처음 가보는 길인데, 삼산2리 마을회관을 지나 삼산3리에 이르니 개쩌는 1차로 길이 저를 반깁니다. 버스 안에 승객이라곤 이제 저밖에 없겠다, 이제 슬슬 어디 가냐는 질문이 들어올 타이밍이라 걱정은 되지만 정말 감탄이 나오더군요. ㅋㅋ
도소리마을을 지나 쩌는 1차로 길을 달리는데 과연 기사아저씨께서 어디 가냐고 묻습니다. 이에 원삼산 다리앞이라고 대답했더니 거기는 계정리 차 타면 빠른데 하고 반문하시는데, 여기가 워낙 버스가 안 다니다보니 지금 이걸로 가는 게 더 빨라서 타게 됐다고 말씀드리니 기사아저씨께서도 이해를 하시더군요.
그럴 수밖에 없죠. 이 차가 양동 갔다가 계정리로 올라갈 테니까. ㅋㅋ
기사아저씨와 기분좋게 인사를 주고받으며 버스에서 내린 저는 버스가 사라진 걸 확인하자마자 양동역 뒤편을 향해 슬슬 걷게 되었습니다. 햇빛이 참 따가웠지만, 이렇게 골치아팠던 단석3리, 삼산 노선도 끝이 나니 기분이 좋더군요.
양동역 뒤편은 양동중고등학교 말고는 아무것도 없어 썰렁한 모습이었는데, 때마침 청량리행 누리로가 들어와 승강장에 잔뜩 있던 손님들을 태우더군요. 저게 오후 4시 55분 열차이기 때문에 저는 그제서야 마음을 놓고 양동역을 횡단하여 저녁식사를 하게 됩니다. 양동에 돈가스집이 생겼었다고 하여 이 참에 한번 먹어보게 되었죠. ㅋㅋ
계정리 갔다온 버스 만나지 않게 가게에 틀어박혀 있다가 나온 저는 오후 5시 47분에 도착한 여주행 버스에 승차합니다. 그런데 이 차는 역전 버스정류장까지 들어오지도 않고(오는 게 정상입니다) 마트 앞에서 대충 돌리더니, 제가 타자마자 금방 출발을 하더군요. 오후 5시 50분에 출발해야 하는데, 뭐지 이 차는 -ㅅ-;;
[대원고속 988-2번(여주역~여주중교,하동,(→축협세종지점),터미널,여흥동,신륵사,천송1통,북내,덕산리,(덕산리마을회관,덕산리),용산말,석우1,2리,주암사거리,서원1,2리,단석3리입구,단석2리,활거리~양동역)][1450]
양동역 1747 도착 및 출발 - 활거리 1750 - 단석3리입구 1754 - 서원2리 1757 - 주암1리,주암사거리 1800 - 석우2리입구 1802 - 석우1리,마을회관앞 1804 - 용산말 1805 - 돌암이 1807 - 외룡리마을회관앞 1809 - 덕산리 1810 - 덕산리마을회관(회차)1812 - 덕산리 1814 - 외룡리 1815
정말 어이없었지만 드디어 정말 골칫덩어리였던 내룡리도 해결하게 되었습니다. 여주~양동 노선 중 내룡리 경유는 정말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봐도 시간이 잘 안 맞아 타기 어려운 것은 물론, 어찌어찌 탄다고 해도 여주 또는 양동에서 열차 등 다른 연계교통과도 시간이 잘 맞질 않았던 겁니다. 원주 58번 막차를 타고 양동에 왔을 경우만 그나마 좀 대화가 되는 수준이라, 정말 이렇게까지 시간이 안 맞을 수 있을까 어이가 없을 지경이었는데 정말 후련한 마음으로 동영상을 남기게 되었죠. 주암사거리 이후 펼쳐지는 내룡리, 그리고 석우리와 덕산리 안길은 진짜 쩔더군요. ㅋㅋ
그런데 문제는 제가 탄 버스가 여주에 가까워지고 있는 만큼, 여주역을 오후 5시 40분에 출발한 용문행 버스도 제가 탄 버스와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는 겁니다. 원래대로라면 덕산리에서 내려야 했지만, 덕산리 마을회관 구간이 있기 때문에 정말 어쩔 수 없이 마을회관도 찍고 외룡리에 내려야 했습니다. 그런데 버스에서 내려 길을 건너려는 그 순간, 멀리 반대편에서 달려오는 차량을 본 저는 정말 깜짝 놀라고 맙니다. 제가 타야 하는 용문행 버스였던 것이죠. 으악;;;;
[대원고속 987-3번(여주역~여주중교,하동,(→축협세종지점),터미널,여흥동,신륵사,천송1통,가정1리,지내리입구,북내,덕산리,내룡리입구,주암사거리,일신3리,(↔일신역),무왕2,1리,(망미1리마을회관),석불역,월산4리,지평,용문성당~구용문터미널)][환승] ※ 여주역 1740 출발
외룡리 1815 - 상교리입구 1819 - 주암1리,주암사거리 1825 - 일신3리 1826
다행히 제가 탄 버스 뒤에 달려오는 차가 한 대도 없어서, 바로 버스를 세우며 길을 건너 승차하는 데 성공합니다. 원래는 덕산리 회관 찍고 내리면 2~3분정도 여유가 남는데, 이번에는 제가 탄 버스가 3분이나 조발했음에도 이렇게 된 걸 보면 용문행 버스가 참 빨리 왔더군요. 석준형과 직동리에서 21번을 겨우 잡아 탔었던 것보다 더한 위험한 순간을 무사히 넘긴 저는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니 금방 일신3리에 내려야 하는데, 이건 또 어찌해야 하나 정말 미치겠더군요. -ㅅ-;;;
하지만 할 수 있나요.
오늘 아니면 타기 어려운 친구를 타는 거니 얼굴에 철판 깔고 벨을 눌러야죠. 주암사거리를 지나니 곧 물맑은 양평 이정표가 나왔고, 정류장이 나오자마자 저는 도망치듯 버스에서 내렸습니다.
그런데 버스에서 내려 정류장을 보니 한쪽에 막걸리 병이 놓여 있었는데, 이게 빈병이 아니었습니다. 주변에 사람이라곤 길 건너 안쪽의 집에서 불 피우던 사람밖에 없는데, 빈병이 아니다? 이상한 느낌이 든 저는 정류장에서 약간 떨어져서 서 있었는데, 갑자기 정류장 뒤로 난 길에서 웬 할아버지가 나오더니 그 막걸리 병을 집어들고 벌컥벌컥 들이키는 겁니다.
여러모로 이상한 느낌에 저는 정류장 근처 건물 구석으로 숨어서 버스를 기다리게 되는데, 버스의 위치는 어플에 나오지 않더군요. 설마 그럴 일은 없겠지만 만약 이 버스가 안 오면 어쩌지? 정말로 버스가 안 온다면 다시 주암사거리로 나가야만 했는데, 양동으로 가는 차는 지금 당장 뛰어가야 겨우 탈랑말랑해서 GG를 칠 수밖에 없었고 여주 가는 차는 오후 7시 30분에나 양동역을 출발하기 때문에 좀 골치가 아파지는 상황입니다. 그래도 어찌됐든 이 곳에서 회차할 용문행 버스를 기다려 보기로 하고 계속 서 있으니, 다행히 버스가 어플에도 위치가 뜨는데 10분 정도 뒤면 온다고 나오더군요.
이윽고 출발시간인 오후 6시 40분을 5분 넘긴 오후 6시 45분이 되자, 22-10이라는 번호를 띄우고 있는 버스가 옵니다. 오우~ 혁님 ㅋㅋ
그런데 회차를 할 줄 알았던 버스가 좌회전을 하더니 안으로 들어가버립니다. 처음에는 회차를 위해 머리만 들이민 줄 알았는데, 아예 지평선 너머로 사라져버리더군요. 헐;;;
[금강고속 22-10번(용문터미널~구용문터미널,용문성당,지평,석불역,무왕1리,(↔무왕1리마을회관),무왕2리,(↔일신역),일신3리~일신4리(못저리))][환승]
일신3리 1848 - 구둔역(회차) 1852 - 일신역(회차) 1856 - 무왕2리,초왕골 1901 - 무왕1리 1902 - 무왕1리회관(회차) 1905 - 무왕1리 1907 - 망미2리,석불역 1910 - 월산4리,금의마을 1913 - 지평4리,학교앞 1916 - 마룡1리,그루고개 1922 - 구 용문터미널 1926
이 때문에 저는 3분 뒤인 오후 6시 48분에 다시 나타난 버스를 타게 되었습니다.
분명 제가 기다렸던 정류장에서 회차를 해야 하는데 안쪽으로 더 들어갔던 것이 이상하여 기사아저씨께 여쭤보니, 노선이 연장되어 일신3리 경로당 근처 축사 앞에서 회차를 한다고 하더군요. 헐...;;; 언제 이걸 또 타러 올 지 알 수 없으니 이것 참 냐잉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게다가 버스가 가는 걸 보니, 아무래도 용문역에서 오후 7시 28분에 있는 청량리행 무궁화호는 타지 못할 거라는 느낌까지 들었죠. -ㅅ-;;
어쨌든 이 차가 현재의 일신역은 물론 옛 구둔역 앞, 그리고 무왕1리 안길도 경유하기에 저는 지평까지 동영상으로 운행영상을 남기게 됩니다.
버스를 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보니 결국 승객은 저 혼자뿐이더군요. 구 용문터미널에는 오후 7시 26분에 도착하는데, 결국 예상대로 청량리행 무궁화호를 타지 못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스에서 내린 저는 용문역을 향해 허겁지겁 뛰어가게 됩니다. 비록 무궁화호는 타지 못하지만, 전철 또한 오후 7시 32분에 있었기에 그거라도 타야 했던 겁니다. 그나마 제가 탄 22-10은 용문터미널을 들르지 않았는데도 이 정도니, 정말 용문 여기 소요시간이 은근히 많이 늘었습니다. -ㅅ-;;
그나마 지평쪽으로 가는 노선들은 용문터미널을 들어갔다 나오지 않는다는 걸 다행으로 생각해야 할 판이었습니다. 정말 생존(?)을 위한 뜀박질 끝에 저는 출발 대기중이던 전철 안으로 들어가는 데 성공하게 되었고, 제가 탄 지 1분도 지나지 않아 전철이 출발합니다. 허휴 힘드네요 -ㅅ-;;
그나마 이번 열차는 팔당역에서만 한 번 대피를 하고 그 이외에는 계속 운행했던 덕분에 저는 아무 탈 없이 귀갓길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막판이 좀 힘들었지만, 생각보다 골치아픈 양동 노선도 이제 승훈교와 하늘숲추모원, 계정리(아침 첫차 빼고는 작두터골까지 차가 가질 않던 시절이라;;)만 남아있어 발걸음이 가벼웠죠. 양동을 오전 9시까지 가야 하는 걸 한 번은 줄였으니 그것만으로도 어디인가 싶더군요. 다음 날인 5월 6일에 다시 22-10번을 캡쳐해보니, 제가 탔던 날은 버스가 뭘 하다 왔는지 참 늦게 왔다는 걸 알 수 있었고 말입니다. 차만 안 늦었으면 무궁화호도 타는 건데, 역시 운빨이 없는 건 어디 안 가더군요. -ㅅ-;;;;
어쨌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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