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차례 때 사용하는 향로에 담을 새 모래도 채취할 겸 오래간만에 여주로 시승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이번 코스가 끝나면 여주에서 타기 힘든 노선들은 다 처리가 되기 때문에 다음에 여주를 오면 발걸음이 많이 가벼워지는 상태가 되었죠. 오전 11시 44분에 도착한 여주역에서 카드를 대니 2000원이 빠져나가는 것도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더군요. ㅋㅋ
스토리웨이에서 요깃거리와 음료수를 구입한 저는 오전 11시 50분에 출발하는 도전리행 버스에 승차합니다.
[대원고속 981번(여주역~여주중교,하동,(→축협세종지점),터미널,여흥동,(←개나리A,오학사거리,오학1통)(→신륵사,천송1통),북내,여강중고교,(운촌리회관,웃말,운촌리회관),중암1,2리,도전5,4,3리,도전분교,도전2리~도전1리)][환승]
여주역 1150 출발 - 세종여주병원 1156 - 축협세종지점 1200 - 여주터미널 1204 - 여흥동사무소 1207 - 신륵사 1213 - 천송1통입구 1215
물론 원주를 다시 갈 것은 아니고, 이번에는 신륵사를 지나 오후 12시 15분에 천송1통 입구에서 하차하게 됩니다. 천송1통 회관 앞에서 출발하는 노선(911-5)을 타야 했기 때문인데, 종점이 입구에서 먼 곳도 아니다보니 시간 때우는 게 일이더군요.
아까 여주역에서 사온 요깃거리를 먹으며 적당히 시간을 때운 저는 마을회관을 향해 안으로 슬슬 걸어들어갑니다. 그런데 의외로 마을 안으로 들어가는 길이 제법 쩝니다. ㅋㅋ
[대원고속 911-5번(여주역~여주중교,하동,여흥동,(←개나리A,오학사거리,보뜰말),신륵사,천송1통~천송1통마을회관)][현금, 1500]
천송1통마을회관(회차) 1243 - 신륵사 1246 - 개나리아파트 1254 - 여주터미널 1301 - 하동 1308
오후 12시 43분이 되자 버스는 나타났고, 이번에는 현금을 내고 버스를 타게 됩니다. 제가 걸어들어왔던 길 그대로 버스가 나가는데 버스로 지나가봐도 역시 쩔더구먼요. ㅎㅎ
버스는 오학을 들른 이후 시내로 돌아가는데, 다들 많이 지나다녀본 곳들이라 별 감흥없이 하동까지 버스를 타게 됩니다.
여주군 시절의 군내버스 기점이었다는 사실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채, 평범한 정류장으로 변해버린 하동 정류장. 산림조합 쪽에서 버스를 기다리니 오후 1시 35분이 되자 프리미엄아울렛 가는 버스가 나타납니다.
[대원고속 912번(하동~시청,터미널,여주대,세종그랑시아A,상거동마을회관~프리미엄아울렛)][1450]
하동 1335 도착 및 출발 - 여주터미널 1339 - 여주대학 1348 - 점봉3통입구 1350 - 세종그랑시아 1352 - 상거동 1355 - 프리미엄아울렛 1359
시내를 도는 데만 10분 잡아먹는 공식이 있는 여주시내버스지만, 이번 버스는 단 5분만에 터미널을 찍고 곧 시내를 빠져나오게 되었습니다. 제게도 이런 행운이? ㅋㅋ 점동 쪽으로 내려가던 버스는 부영아파트를 지나 우회전을 하여 아울렛까지 쭉 들어가게 됩니다. 상거동 이후 영동고속도로 옆길을 달려 길 끝까지 가니 아울렛이 나오더군요.
이제는 아울렛을 오후 2시 35분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나가기만 하면 됩니다. 40분 약간 안 되는 여유시간이 남아있었기에 저는 여기에서 점심을 해결하기로 하고 아울렛을 들어가보았죠. 아울렛은 주로 옷 파는 곳이라 먹을 것과는 그닥 상관이 없어보이지만, 이곳의 규모가 제법 컸기에 식당 하나쯤은 분명 어딘가에 있을 거라는 계산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ㅋㅋ
이미 예상한 결과였지만, 아울렛에 가보니 역시 우한 폐렴이 무색할 지경으로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았고 인파를 뚫고 가는 게 일이더군요. 식당을 찾아 밥을 먹고 나오니 버스 시간이 10분 약간 안 되게 남아있어서 아울렛을 전부 구경할 수는 없었지만, 규모만큼은 정말 컸다는 기억은 남게 되었습니다.
[대원고속 912-4번(하동~시청,터미널,점봉,(←웅곡),세종그랑시아A,상거동마을회관,(←이완장군묘)~프리미엄아울렛)][1450]
프리미엄아울렛 1438 도착 및 출발 - 이완장군묘(회차) 1446 - 상거동1448 - 세종그랑시아아파트 1450 - 웅곡(회차) 1454 - 점봉3통입구 1455 - 여주대학 1457 - 삼성아파트,여주고교 1458
밥을 먹고 나와 버스를 기다리니 오후 2시 38분이 되자 드디어 912-4번 행선판을 꽂은 버스가 등장하여 승차합니다. 이 버스 하나 때문에 아울렛을 들어왔던 것인데, 덕분에 은근히 골치아픈 이완장군묘와 웅곡을 일타쌍피로 해결하게 되었습니다. 두 곳 다 왕복2차로였지만, 들어가보는 게 어디인가요. 오우~혁님 ㅋㅋ
저는 이걸 타고 여주까지 가는 게 아니라, 여주고등학교에서 내려 강남아파트로 슬슬 걸어들어가게 되었죠. 강남아파트 노선도 노릴 수 있으니 정말 소득이 괜찮았습니다.
[도보]
삼성아파트,여주고교 1458 - 강남아파트 1504
37번 국도에서 생각보다 거리가 가깝다보니 단 5분만에 강남아파트 회차지가 나옵니다. 버스가 곧 도착할 때가 되어 대기를 하고 있으니 제가 걸어왔던 길을 따라 버스가 들어오는 것을 보게 되었죠.
[대원고속 917번(하동제일시장→시청,터미널,(→강남아파트),(→낙원주택),터미널,시청→하동)][환승] ※ 하동제일시장1500 출발
강남아파트(회차) 1511 - 호반아파트(회차) 1515 - 삼성아파트,여주고교 1516 - 낙원주택(회차) 1518 - 하동 1527
여주역이 생긴 이후로도 강남아파트 노선은 하동제일시장 출발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그 덕분인지 차가 빨리 오더군요. 강남아파트에서 저를 포함하여 3명을 태워 나간 버스는 더 안쪽의 호반아파트도 들어갔다 나온 후, 여주시내로 들어가는 37번 국도 건너편의 낙원주택도 찍습니다.
호반아파트를 제외하면 모두 37번 국도에서 멀지 않은 곳이었는데, 이것도 버스회사와 주변 주민들의 이해관계가 낳은 잘못된 합작품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강남아파트 주민 - 호반아파트에 버스 가네? 우리도 넣어 달랑께~!
낙원주택 - 우리도 ㅇㅇ
KD운송그룹 - 호반아파트만 가기에는 손님도 없고 하니, ㅇㅇ 다 들러줄께
이런 식의 논리로 만들어진 노선이 아닌가 싶었던 겁니다. KD운송그룹 동네들은 기사아저씨들이 친절한 편이지만 여주만큼은 (2022년 현재는 많이 개선된 편이지만) 정말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불친절한 데가 있는데, 이런 걸 보면 역시 대중교통은 버스회사와 운전기사만 만드는 게 아니라는 걸 다시 확인하게 되죠.
낙원주택을 빠져나온 버스는 다시 37번 국도를 달리게 되었고, 저를 하동에 내려주었습니다.
그런데 예상외로 시간이 꽤 남다보니, 이 정도면 황학산수목원 차를 타기 전에 예일아파트 노선도 탈 수가 있을 것 같더군요. 이에 저는 황학산수목원 차가 시내를 빠져나오기까지 10분보다는 조금 더 걸릴 것이라는 사실에 착안, 예일아파트 노선을 추가로 잡은 다음 삼한아파트에서 황학산수목원 노선을 타기로 계획을 급 변경하게 됩니다. 일단 예일아파트는 여주역에서 걸어가도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에, 저는 여주역을 가는 아무 버스나 타고 바로 여주역으로 가게 됩니다.
[대원고속 925번(여주역~여주중교,하리,시청,터미널,점봉→점동,처리회관,흔암리,멱곡2통→점봉 이하 역순)][환승] ※ 여주역 1415 출발
하동 1530 - 여주역 1535
[도보] ※ 시간 여유가 있어 여유있게 걸어감.
여주역 1540 - 예일세띠앙아파트 1601
하동에서 여주역까지는 5분 걸리고, 여주역에서 예일세띠앙아파트까지는 도보로 20분이 걸리게 되었습니다. 지도로 보면 가까워 보이지만, 바로 직선으로 가는 길이 존재하지 않아 세종초등학교까지 돌아서 들어가야 했던 겁니다. 좀 냐잉했지만, 오후 4시가 채 되지 않았기도 했고 버스 시간까지 시간은 충분했으니 그걸로 되었죠 뭐. ㅋㅋ
[대원고속 916번(하동제일시장→시청,터미널,(→예일아파트),(→상우아파트),터미널,시청→하동)][환승] ※ 하동제일시장1600 출발
예일세띠앙아파트(회차) 1608 - 상우아파트 1613 도착, 1615 출발 - 삼한아파트 1617
오후 4시 8분이 되니 드디어 버스가 나타났고 저를 태우자마자 바로 돌아나오는데, 아파트를 나가는 길이 약간 다릅니다. 들어올 때 이용한 길은 눈대중으로 볼 수 있어서 타격은 없었지만, 카카오버스에 안내된 노선경로가 이번에는 정말로 맞았더군요. 아파트로 들어오는 길 그대로 나가면 37번 국도에서 유턴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던 겁니다.
다시 37번 국도를 이용한 버스는 이번에는 고가도로 진입로 바로 옆길로 달리는데, 고가도로를 굴다리로 횡단하니 이쪽에도 아파트 단지가 있었습니다. 그곳이 상우아파트였던 것인데, 여기는 생각외로 37번 국도변에서 거리가 있더군요.
이제는 황학산수목원 차가 여주역을 출발한 지 5분 넘게 지난지라 슬슬 긴장을 타야 하는데, 어플로 위치를 확인하니 차가 생각보다 못 오고 있었습니다. 제가 탄 버스가 상우아파트에서 출발시간을 맞추기 위해 2분이나 정차했음에도 불구하고, 삼한아파트에 내려 길을 건너고도 10분 가까이 기다려서야 버스를 탈 수가 있었죠. 시내 구간이 특별히 복잡한 건 없는 노선인데 어떻게 된 건지 의문이었습니다. -ㅅ- ㅋ
[대원고속 915번(여주역~여주중교,하동,시청,터미널,점봉,능현동,아랫섬~황학산수목원)][환승] ※ 여주역 1615 출발함(5분 지연 출발)
삼한아파트 1629 - 점봉초교,인창아파트 1638 - 능현동이주마을 1639 - 능현리,아랫섬 1641 - 황학산수목원 1645
아무튼 계획에 없었던 예일아파트 노선까지 타는 성과를 거둔 저는 삼한아파트에서 무사히 황학산수목원 노선을 타고 수목원까지 갑니다. 연양동으로 가는 도로를 통해 바로 들어가는 노선이 아니라, 명성황후 생가가 있는 능현리 쪽으로 돌아서 가는 노선이라 지도에는 나오지 않는 정류장들도 보게 되었죠.
버스에 타고 있던 사람들은 점봉리와 능현리를 거치면서 절반 이상이 내렸고, 지도에는 나오지 않는 정류장들을 두어 군데 지나고 나니 버스에는 저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용강골을 지난 버스는 곧 수목원 입구 주차장 앞에 도착하여 회차합니다.
버스에서 내리니 주차장에 차 몇 대가 주차되어 있었고 수목원으로 들어가는 길이 나 있었습니다. 오늘 계획 상 수목원은 가보질 못하는 게 참 아쉬울 따름인데, 아까 여주역에서 예일아파트로 걸어갈 때 봤던 그 여주관광 순환버스가 주차되어 있더군요. 분명 아까 한 시간 전에 여주역 근처에서 봤는데 여기서 다시 만나니 참 뜬금없었지만, 때마침 시간표를 보니 여기서 출발하는 시간이 오후 4시 54분이라 10분도 채 남지 않아서 이 여주관광 순환버스를 타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하지만 저는 10초도 안 되어 주차장을 나와야만 했습니다. 이 버스가 제가 가려는 금은모래캠핑장을 이미 들르고 이곳으로 왔기 때문에 방향이 맞질 않았던 겁니다. 어쩐지 버스 시간이 너무 잘 맞더라니... -ㅅ-;;; 버스가 있는데 왜 타지를 못해~!
[도보]
황학산수목원 1647 - 여주시 수도사업소 1658 - 영월루교차로 1708 - 금은모래캠핑장 1734~1813 (모래채집) - 폰박물관 1815 - 영진리버빌 1833
차라리 버스를 만나지나 말걸 하는 냐잉함은 있지만, 어쨌든 저는 오늘의 계획을 위해 상동사거리 쪽으로 부지런히 걸어가게 됩니다. 오늘의 미션을 수행하며 단현2통 순환노선을 타기 위해서는 금은모래 캠핑장 쪽으로 가야 했고 실제로 그쪽으로 바로 가는 길도 있었지만, 여주시내에서 연양동으로 가는 길을 걸어서 해결하는 흔치않은 기회를 날릴 수는 없었던 겁니다. 이럴 때, 버스가 없는 길을 걸어보기도 하구요. ㅋㅋ
용강길이라는 도로를 계속 따라가니 예상치 못한 언덕, 그리고 여주시 수도사업소가 나왔고 그로부터 10분을 더 걸으니 상동사거리 바로 옆에 붙어 있는 공원이 등장합니다. 오학, 대신 등으로 갈 때마다 지나갔던 그 사거리인데 전혀 새로운 각도에서 바라보니 새로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상동사거리를 본 저는 때마침 공원 입구에 수돗가가 있길래 땀을 닦고, 금은모래 캠핑장까지 다시 속도를 내어 걷게 되었습니다. 괜찮은 모래가 있는 곳까지 가려면 깊이 들어가야 할 거라는 예상을 해보았던 것입니다. 그 덕분에 캠핑장에 금방 도착할 수는 있었지만, 고운 모래가 있는 곳은 예상대로 한참 안쪽으로 들어가야 하더군요. 이럴 땐 왜 이리 예상이 잘 맞는지 저조차도 모를 지경이네요. ㅜㅜ
캠핑장 안에 들어가보니 (이미 재작년에도 그랬지만) 우한 폐렴이 무색하게도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이 와 있었고 텐트들도 정말 많이 보였습니다. 주말에 캠핑 오면 저녁에는 거의 대부분 고기를 먹게 될 텐데, 이번에도 고기 굽는 냄새가 저의 코끝을 간지럽히고 있었습니다. 고기먹고 싶다 캠핑장이 정말 큰 것은 물론 정비도 아주 잘 되어 있었고, 남한강 바로 앞에 있다보니 풍경도 진짜 죽여주더군요. 시간만 괜찮다면 정말 여기 있다가 가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ㅋㅋ
하지만 캠핑장에 들어온 지 30분 가까이 지났는데도 모래 채취를 할만한 장소가 아직도 나오질 않는 현실에, 시간이 갈수록 저의 난감함은 커져가고 있었습니다. 모래 채취도 하고, 오늘 노렸던 단현2통 순환노선도 해결해야 하는데 은근히 빡세더군요.
하지만 캠핑장 구역을 지나 사람이 갈 수 있는 거의 끝까지 가니 강가의 고운 모래가 있는 장소를 발견할 수 있었고, 저는 얼른 손으로 땅을 파서 모래 채취를 하게 됩니다. 이로서 미션은 성공하게 되었고, 이제는 영진리버빌아파트로 가서 버스를 타고 나오는 것만이 남아있었습니다.
부모님께서 좋아하실 거라는 생각을 하며 최단거리로 열심히 걸어나와 다시 캠핑장 구역에 들어오는데, 어라? 폰박물관이 눈앞에 보입니다. 현수리 근처에 있었던 그 폰박물관이 이리로 온 건가? 깜짝 놀라게 되었죠(시승기 작성하면서 찾아보니, 그 폰박물관이 이곳 금은모래 캠핑장 안으로 옮겨온 게 맞더군요;;;).
폰박물관을 지나니 그제서야 근처에 화장실이 보여 손을 씻을 수 있었고, 지도를 보니 생각보다 캠핑장 출구가 멀지 않아 이때부터는 여유를 가지며 슬슬 걸어가게 됩니다. 시간상 어쩔 수 없이 들어갔다 바로 나와야 했지만, 금은모래 캠핑장 진짜 대박이었습니다. 영진리버빌아파트에 도착하니 오후 6시 33분이었고, 버스는 오후 6시 50분에 도착하여 승차하게 됩니다.
[대원고속 913-2번(여주역→여주중교,하동,(→축협세종지점),터미널→여흥동,영진리버빌A,연양동,신진동,단현1통,우만동,멱곡1통,우만동,단현1통→단현2통,멱곡2통,능현리,점봉,터미널,시청,하동,여주중교→여주역)][1450] ※ 여주역 1825 출발
영진리버빌 1850 - 멱곡2통 1913 - 능현동 1915 - 세종초교 1923 - 여주시민회관 1928
이걸 타는 덕분에 저는 올레를 외치게 됩니다. 멱곡1통, 멱곡2통 등 다른 노선들은 전부 중복이므로 제낄 수 있었기 때문이었죠. 처음에는 왕복2차로 길을 달리던 버스는 멱곡1통을 지나 단현2통으로 가면서 엄청나게 쩌는 1차로 길을 지나고 있었습니다.
단현2통의 대박 논두렁길을 가로질러 멱곡2통으로 와서야 왕복2차로 큰길을 볼 수 있었고, 능현리에서부터는 아까 황학산수목원 노선으로 지나갔던 길 그대로 여주시내를 향해 가게 됩니다.
이제 저는 과연 버스가 오후 7시 20분쯤 세종초등학교에 도착할 수 있을까? 를 주목하게 됩니다. 여주역에서 오후 7시 33분에 출발하는 전철을 타야만 무사히 수인분당선을 탈 수가 있었는데, 하필이면 이 때가 다음 인천행 전철이 오려면 48분을 기다려야 하는 정말 개짜증나는 블랙홀 시간이었기 때문입니다. 기왕 30분 간격 할 거면 끝까지 30분 간격 해줄 것이지, 왜 한 열차 더 벌려서 배차를 한 건가 하여간 생각없는 짓에는 나름 일가견이 있는 코레일을 보는 것이었죠.
하지만 불행히도 버스는 제 예상대로 오후 7시 23분이 되어서야 세종초등학교에 도착하고 말았고, 오후 7시 33분 전철은 뛰어가도 못 탈 각이라(시간만 보면 10분 차이라 가능해 보일 지 모르지만, 보행자 신호가 문제입니다) 귀갓길이 암흑에 빠지고 맙니다.
그래서 일단 여주시내로 들러와 시민회관에 내리게 되는데, 양평에서 기차를 타고 청량리를 찍고 집에 가본다는 생각을 해보았던 것이죠. 언뜻 보면 무슨 이상한 생각인가 싶지만, 양평역을 오후 8시 28분에 도착하는 청량리행 무궁화호를 타고 집에 가면 48분 뒤의 수인분당선 인천행 열차를 기다려서 타고 가는 것보다 집에 빨리 도착하는 결과가 나오기 때문이었습니다.
[금강고속 1-42번(여주터미널→여주성당,여흥동,오학사거리,오금동입구,천남초교,후포리,대신고교,대신터미널,보통리,천서사거리,(→수굿말,이포,천서사거리),개군농협,불곡리,신내,창대1리,양평읍사무소,양평시장→양평터미널)][환승] ※ 여주터미널 1930 출발
여주시민회관 1931 - 여흥동주민센터 1938 - 오학사거리 1944 - 오금동 1947 - 천남초교 1949 - 대신고교 1953 - 대신터미널 1958 - 보통2리 2000 - 천서사거리 2004 - 수굿말,이포1리 2005 - 이포약국 2008 - 천서사거리 2011 - 개군농협 2015 - 양평시장,김란산부인과 2026
때마침 오후 7시 30분에 여주터미널에서 양평 행 버스가 있길래 이 버스를 타게 됩니다. 이포를 들르긴 하지만 그걸 제외하면 최단거리로 가는 노선인데, 저는 이 결정을 아주 후회해야만 했습니다. 시내를 빠져나오자마자 버스가 그야말로 총알 수준으로 달리다보니 20분 전에 출발했던 앞차인 곡수리 경유 양평 행 버스를 천서사거리에서 앞질러버리기까지 했지만, 양평시장에 내리니 이미 오후 8시 26분이었던 겁니다. 걸국 양평~여주는 최단거리로 가도 1시간으론 힘들다는 걸 다시 확인하고야 말았죠.
하지만 이포 경유 탓을 할 생각은 없습니다. 언뜻 보면 제가 탄 버스가 이포를 들른 것 때문에 양평역에서 무궁화호를 못 탄 것처럼 보이겠지만, 실제로는 그게 아니었으니까요. 여주터미널을 오후 7시 10분에 출발했던 앞차(곡수리 경유)를 앞지른 시점이 "이포 들르고 다시 천서사거리에 왔을 때" 였기 때문인데, 결국 제가 여주에서 앞차인 오후 7시 10분차를 탔더라도 양평역에서 오후 8시 28분 무궁화호는 못 탄다는 이야기도 됩니다. 어쨌든 충동구매는 정말 나쁜 거랑께요. -ㅅ-;;
전철로 가면 소요시간이 한없이 늘어지므로 어쩔 수 없이 열차시간을 보니 오후 8시 56분에 서울역행 KTX-이음이 있는데, 그나마 서울역까지 가도 기본요금인 8400원이었던 게 다행일 지경이었습니다. 결국 저는 이걸 타고 서울역까지 가게 되는데, 작년 1월에 중앙선 KTX 운행 시작과 함께 첫 운행을 시작한 차종인 EMU-260과의 첫 만남은 다소 어이없는 이 사건으로 이루어지게 됩니다. -ㅅ- ㅋ
[KTX-이음(동해→정동진,평창,횡성,만종,양평,상봉,청량리→서울역)][8400] ※ 동해 1903 출발
양평 2056 - 상봉 2121 - 청량리 2128 - 서울역 2148
어쨌든 강릉선 KTX의 영향으로 양평에서도 서울역까지 한번에 쏴주는 교통수단이 생기니, 세상 참 대박입니다. 서울역까지는 거의 1시간이 걸렸지만, 고속운행을 막는 서울 시내 구간의 수많은 장애물들이 있어도 이 정도니 정말 이쪽 KTX도 사기급이다 싶더군요. 사실 이미 석준형의 증언도 여럿 있었고, 제가 봐도 사기급 맞을 정도니 ㅋㅋ
아무튼 서울역에 도착한 저는 오후 10시 1분에 도착한 오이도행 열차를 타고 귀갓길에 오르게 됩니다. 양평에서 무궁화호를 놓치니 수인분당선 다음 차를 타고 집에 가는 것보다 더 오래 걸리는 결과가 나왔지만, 하는 수 없었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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