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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스로 떠나는 시골 여행
버스 기행문/2011년~2015년

2013년 8월 12일 - 안산 시내버스 시승기(마지막의 삑살)

by 회관앞 느티나무 2022. 11. 26.

결국 올것 같지 않았던 그 날이 찾아왔었습니다.
산업기능요원 소집해제는 지났으나 회사는 조금 더 다니게 되었는데, 그래도 시간은 가긴 가는지 어느새 회사를 그만두는 날이 다가오고 말았던 겁니다. 미운 정 고운 정 다 든 곳이었는데 막상 그만두는 바람에 더 이상 안 나가게 되니 뭔가 참 아쉽더군요. 제가 그만 둔다고 하니 가까운 분들도 전부 아쉬워하시는데, 다들 좋은 분들이었기에 더더욱 그랬습니다. 회사 내의 모든 부서를 돌며 인사 드리면서 웃음도 드리고 했었지만 속으로는 눈물이 나는 건 왜인지....

어쨌든 이제부터는 저도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제겐 전진만이 있을 뿐입니다만 귀추가 주목되는 건 어쩔 수 없군요. 왜냐구요? 저도 제 자신의 미래가 궁금하고 흥미진진하니까요...ㅋㅋ

 


아무튼 사설은 이만 하고, 오늘의 여행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이날은 오랜만에 광주를 가서 학동리 외 다른 노선들을 타볼까 하다가 시간상 다시 계획을 세워 가보기로 하고 간단히 저번에 못 타봤던 안산시내버스를 타보기로 합니다.

 

첫 타자인 1-1번이 안산역에서 오전 10시 50분에 있었는데, 이후에는 50분 뒤에나 차가 있었기 때문에 이번 차를 꼭 사수해야 되는 상황에서 출발시간 2분을 남기고 겨우 안산역에 도착하게 되었죠. 저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1-1번을 타게 되는데, 만약 타려는 노선이 2-1번 같은 거였으면 건너편에 얼른 가있으면 될테니 좀더 여유를 잡을 수 있으나 1-1번은 그 이름도 유명한 안산역 U턴을 하지 않는 정말 몇 개 안 되는 노선중 하나여서 똥줄이 탈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7월 1일에도 이 1-1번을 탄 적이 있었지만 막상 타려고 하면 은근히 블랙홀에 걸리기도 쉬운 노선이기 때문에 다시 한번 타보게 되었죠. 게다가 이 노선에 관해 경원여객 사무실에 낚인 추억이 있었기도 해서 나름 애증이 생기기도 합니다. 아니 주말에 안 다닌다면서요... 그 말 듣고 조금 있으니 1-1번 바로 보이더만요. 주말엔 운행회수가 엄청 적어지긴 하지만 다니긴 다니잖아요...에잉 -ㅅ-;;

 

 

▲ 7월 1일에 찍었던 1-1번 시간표. 8월 12일에 탔을 땐 식사시간까지 적혀있는 시간표가 붙어 있었는데 그만 찍는 걸 잊어버렸네요 ㅠㅠ

 

▲ 보다시피 금산섬유 정류장에서 시간을 맞추는데, 가보면 대부분 시간이 남아서 출발시간까지 대기하다 갈 겁니다. 그래도 1-1번 운행경로를 봤을 때 중간에 출발시간이 따로 있으며, 그 시간 맞춰서 출발한다는 것은 정말 다행입니다. 대부분은 기점 출발시간만 정해두고 다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정확히 오전 10시 50분에 안산역을 출발한 버스는 곧바로 초지역을 지나 공단으로 들어가는데 염색단지 뒤편 깊숙한 곳으로 가더군요. 친구들과 제부도 갈 때 제가 길 안내를 하면서 지나가보기도 했던 길인데, 언덕길이 많은데다 은근히 외진 곳이기도 해서 설마 여기에 버스가 있을까 했었습니다. 그런데 그 길로도 진짜 버스가 가다니 놀라웠지요. 이곳 공장에 출퇴근하려면 1-1번이 아니면 답이 없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금산섬유 정류장에 가보니 또다른 1-1번 차 한 대가 출발을 기다리는지 멈춰서 있었으며, 바로 다음 정류장에서 탄다는 승객이 하나 있었지만 기사아저씨께서 뒤차 금방 온다고 승차거부를 하십니다. 저는 기사아저씨께 국제약품에서 내린다고 말씀드리고(1-1번이 금산섬유에서 시간을 맞추는데, 안 내리고 가만 있으면 어디 가냐고 물어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주머니 한 분과 같이 국제약품에서 하차합니다. 그런데 어!! 

우회전을 해야할 버스가 앞으로 쭉~~ 직진을 해 버리더군요.

 

곰곰 생각해보니 어쩐지 시간표에 지금 시간 중식이라고 쓰여 있더만, 식사 때문에 차고지로 간 모양이네요. 식사 시간대에는 왕복을 절대 못 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고, 아까 승차거부가 이해가 되었습니다.

 

※ 아래 사진은 7월 1일때 찍은 것입니다. 사진은 부득이하게 이것으로 대체합니다.

 

 

▲ 공단 안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언덕길을 올라줍니다. ㅋㅋ

 

▲ 금산섬유 종점입니다. 경기도 버스정보시스템에서는 방림 앞이 종점이라고 되어 있지만, 버스는 이곳에서 시간을 맞춥니다(방림은 회사 이름).

 

▲ 금산섬유 건너편 버스정류장. 정류장 표지판은 있지만 저곳으로는 지나가는 버스가 없으니, 백날 기다려봐야 말짱 허탕입니다. ㅎㅎ

 

▲ 안산역으로 다시 나가는 1-1번. 노선 구조상 여기서 내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곳은 1-1번 없으면 많은 불편이 예상될만큼 은근 외진 곳이다보니, 저걸 안에서 타고 나가기가 그리 간단하지는 않습니다.

 

 

쩝...다음에 1-1번을 탈 때에는 좀 귀찮더라도 안으로 걸어들어가서 타고 나와야겠다는 마음을 굳히며, 이전에는 이곳에 오는 버스가 있었음을 보여주는 오래된 버스정류장들을 중간중간 봐가며 앞으로 앞으로 쭉쭉 걸어갑니다. 지금은 오는 버스가 하나도 없는 정류장 표지판을 보니 뭔가 썰렁하기도 했지만, 안산 버스들의 역사를 파헤쳐보면 생각외의 노선도 있었을 것 같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아래는 국제약품 버스정류장에서 크로바케미칼 버스정류장으로 걸어가면서 본 유령 정류장 모음입니다.

이곳들 역시, 버스정류장 형태는 남았으나 버스는 오지 않습니다. ㅎㅎ

이것도 역시 7월 1일에 찍은 걸로 대체 -ㅅ-;; 

 

 

 

 

앞으로 쭉 직진하니 어느덧 707번, 101번 등 다니는 큰길이 등장하는데 크로바케미칼 정류장이 그리 먼 곳은 아니었던 게 다행입니다. 이제 경원여객 본사를 가기 위해 101번을 타려고 건너편 정류장으로 가서 어플로 위치를 확인하는데, 으악 20분이나 있어야 차가 오더군요;;

 

 

▲ 남양여객 11번의 종점이기도 한 크로바케미칼 정류장. 소사원시선 전철이 여기까지 개통될 것이기 때문에 공사가 한창인 곳이기도 합니다.

 

 

소사원시선 전철 공사 때문에 11번이 대기하고 있던 크로바 정류장 건너편은 버스 타기 참 엿같았습니다. 괜히 날 더운데 신호등 앞에서 힘만 뺀 것인지, 아니면 엿같은 곳에서 버스 타야 되는 상황은 면했으니 웃어야 할 지 잘 모르겠지만 전철 이거 얼른 좀 완성되었으면 싶습니다. 고향에 전철 들어오는 꼴은 봐야 되겠으니 말이죠. -ㅅ- ㅋ


아무튼 환승시간 연장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다시 길을 건너 11번을 타고 딱 세 정류장 갔다가 다시 내립니다. 날도 더운데 금방 버스에서 내려야 되니 싫증은 났지만, 수원 가려는 게 아니니 어쩔 수 없었습니다. 참 여러모로 힘드네요 ㅠㅠ 
 

이곳에서 제가 경원여객 본사 가려는데 52번이 아닌 101번을 굳이 기다려서 타려는 이유가 있는데요...
안산 투어버스 중의 하나로 알려져있는 이 101번은 공단 들어가는 다른 노선들 중에서도 제일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는 노선이라서, 같은 목적지를 가더라도 더 많은 곳을 보고 가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반월공단은 시화공단보다는 나은 편이지만 공단 깊숙한 곳은 바로 앞에 버스가 없는 곳이 상당수인데, 101번은 이런 깊숙한 지역을 조금이나마 보고 갈 수 있는 거죠. 동시에 반월공단의 거대한 규모에도 놀라게 되구요.

이 느낌을 두 배로 느껴보고 싶다면, 반월공단과 시화공단을 둘다 가는 98번과 20-1번도 모두 타볼 것을 추천하는데, 사실 98번은 와동, 고잔신도시, 시화공단에 중점을 둔 노선이기 때문에 다른 노선도 같이 타보고 이걸 타야 더욱 제가 의도한 느낌이 날 것입니다. 다만, 죄다 비슷비슷하게 생긴 공단인데 일부러 구경해본답시고 이런 식으로 버스 타고 다닐 인간이 과연 있을지는 의문이 들긴 하네요. -ㅅ- ㅋ

 

 

▲ 경기도 서부 지역의 대박아이템 발견!!!  저렇게 생긴 로얄시티는 안산에선 거의 100%에 가깝게 전멸입니다. 태화상운 노선에서만, 그것도 매우 극소수로 목격이 되죠. ㅎㅎ 이 말을 버갤에서도 한 바가 있는데, 보다시피 저건 로얄시티 가스차와는 차량 맨 끝부분 모습이 다르죠. 그나마 차량에는 별 관심도 없는데, 맨날 보게 되니 그 차가 그 차라서 기억이 안 날래야 안 날수가 없게 되더군요. (이런거 싫은데...ㅠㅠ)

 

▲ 101번을 타면 지나가볼 수 있는, 반월공단 깊숙한 어느 지점입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반월공단 깊은 곳인 17, 18, 7, 8 블럭을 보고 경원여객 본사에 내리니 오전 11시 55분입니다.
이번에는 61번 라인이나 511번 라인말고 52번 다니는 라인을 따라 안산역으로 나가기로 했습니다. 61번이야 언제든 타면 그만이었고, 511번 라인은 최단거리라서 재미가 없다보니 -ㅅ-;;;

 

 

▲ 오늘도 변함없이 시간 맞춰 버스들이 나가고 또 들어오는 안산 경원여객 본사입니다. 이곳뿐만 아니라 경원여객의 다른 차고지들 모두 승하차가 가능합니다.  차고지에선 승하차 아예 못하게 하는 회사도 있는 걸 고려하면 좋은 서비스라고 생각하는 바입니다. 아참, 안양차고지는 승하차 가능한지 확인을 못 했는데, 안양차고지 앞 도로에는 지나다니는 버스들이 많으니 굳이 확인한답시고 경원여객 버스를 일부러 기다려 탈 이유가 없다보니 확인할 기회도 필요성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ㅅ- ㅋ

 

▲ 경원여객 본사앞 버스정류장. 참고로 61번은 저 정류장에서 탈 수 없습니다. 본사 차고지를 나오자마자 바로 좌회전을 해버리는 유일한 노선이기 때문이죠. 윗 사진에 외부인 출입금지라고 팻말 세워진 곳에서 기다렸다 타야 됩니다 ㅎㅎ

 

 

52번 외에도 1번과 320번이 52번과 100% 똑같은 경로로 안산역을 가는데요. 때마침 바로 1주일 전에 1번이 좌석에서 일반시내버스로 바뀌었던 게 생각이 나서 핸드폰으로 경원여객 홈페이지에 접속하여 시간표를 찾아보니 곧 1번이 출발할 시간이었습니다. 이렇게 시간표를 홈페이지에 공지해 주는 서비스 정말 좋았죠. 이로 인해 시간이 안 맞다느니 하는 온갖 민원도 따라오는 것은 사실이나, 대다수는 시간표가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되고 있을 겁니다(저 같은 사람도 물론이겠네요 ㅋㅋ). 참고자료가 있는 상태에서 버스를 기다리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정말 큰 차이거든요.

 

그나마 안산의 경우 시간이 잘 안맞는 건 신호가 군데군데 많다는 것과 안산역 이 두 가지로 설명이 끝나죠(안산역 앞은 복잡할 때는 정말 헬게이트가 따로 없는데다가 이게 버스 운행 소요시간에도 영향을 주니 말입니다). 또한 그간 경험상 안산은 시간표 따려면 무식하게 직접 기다려서 타본 다음, 기사아저씨의 일대일 면접을 거쳐야 되는 것이 대부분이므로 어려울 땐 무지하게 어렵습니다. 33번 시간표 이거 하나 얻으려는데 상당히 많은 시일이 걸렸던 걸 생각하면 지금 생각해도 끔찍합니다. 그나마 시간표 알려는 목적도 단지 참고해뒀다 타보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라고 노선 안내시 시간표 올리려는 것뿐이었는데도 장벽은 높았고, 여러모로 힘드네요. -ㅅ-;;;

 

 

아무튼 1번 시간이 때마침 딱 맞고, 요금도 내렸겠다 이걸 오랜만에 한번 타주기로 결정합니다.
1번 이건 좌석버스 요금을 받다가 한때 일반시내버스 요금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그 당시에 초등학생이었는데 1번을 몇 번 엄마와 타곤 했으니), 어느날 다시 좌석버스 요금으로 받더군요. 그리고는 2013년 8월 4일까지 변함없이 쭉 좌석버스 요금을 받아왔는데, 당시 기억으로 어림잡아보면 약 15년 정도 좌석버스 등급을 유지한 셈이죠.

또한 90년대만 해도 무냉방 버스가 종종 있었는데, 이후 1번이 걸어온 길을 보면 세월의 변화는 어쩔 수가 없는 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당시의 좌석버스는 편하기도 편했지만 냉방이 다 되었었는데, 2009년 이후론 경기도 전체적으로 파란색 일반좌석(기존의 좌석버스) 등급은 몰락하고 있었으니 말입니다. 2013년 현재에도 배차간격 좋고 인기도 많은 경기도의 일반좌석버스는 진짜 알짜노선이라고 인정해줘야 될 지경이죠. 실제로 경기도에 동네들은 무지하게 많지만 파란색 일반좌석버스 노선수가 많은 동네로는 수원, 안산, 포천, 평택 정도에 불과하다는 걸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 오랜 좌석버스 시절을 벗어나 일반시내버스로 바뀐 경원여객 1번.

 


일반시내버스로 바뀌어버린 1번을 타고 다시 한번 52번 반월공단 구간의 경로를 복습해 보면서 안산역에 도착하니 오후 12시 20분이더군요. 낮시간이다 보니 안산역까진 저 혼자 전세내고 신호도 타이밍 좋게 잘 받아서 왔습니다. 그간 경험상 경원여객 본사에서 안산역까지 사람 없을 땐 15~17분 정도 걸리는데, 이번에 타보니 소요시간을 기존보다 3분 정도 늘려 잡아야 되겠다는 것 말고는 크게 변한 게 없었죠. 그나마 그렇게 느끼는 이유도 작년쯤부터 생긴 경원여객과 시흥교통의 운행스타일 변화 때문인데, 이전과는 다르게 신호위반 하는 것을 정말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신호를 매우 잘 지키게 되었던 겁니다. 이전과는 다른 좋은 변화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조암을 갔다가 이 동네를 오면 확 느끼게 되죠. -ㅅ- ㅋ

 

안산역에 내리니 슬슬 점심때여서 롯데리아에서 점심을 해결한 뒤, 이제는 뭘 타볼까 잠시 생각하다 중앙역에서 3-1번을 타기로 하고 전철을 타고 중앙역으로 갑니다. 중앙역은 안산역에서 전철로 10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는데, 날이 더운 탓에 전철에서 내리기 정말 싫더군요. 이럴 땐 전철이든 버스든 꼭 빨리 가는 것 같습니다. -ㅅ- ㅋ


오후 12시 55분에 중앙역에 도착한 저는 버스정류장으로 슬슬 걸음을 옮겨봅니다. 정류장에 가보니 3-1번 시간표와 더불어 314번, 88번 시간표가 있네요. 나이스~!

 

 

▲ 88번 시간표.

 

▲ 314번, 3-1번 하계방학 시간표인데, 8월 16일까지 적용이라네요. 며칠만 뒤에 왔으면 차가 조금 더 자주 있었을 텐데 ㅜㅜ 그래도 제가 이해하고 말죠 뭐...

 

▲ 3-1번 시간표.

 

 

시간표들을 카메라로 박고 시간을 확인하는데, 지금이 하필 하계방학 감차 기간이었던데다 3-1번은 10분전에 가 버려서 다음 버스는 오후 1시 40분에나 있었습니다. 때마침 314번 시간도 맞지를 않아서 어찌할까 하다가, 그간 미지의 노선이라 언제 한번 타봐야지 벼르고 있었던 88번이 시간이 맞길래 이걸 타보기로 합니다. 오후 1시 15분에 중앙역 출발이라고 하는데, 오후 1시에 건너편으로 지나가는 88번을 목격했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안 나타납니다. 유턴해서 이리로 와야 하는데? 이상한 느낌에 어플을 돌려보니 이 노선이 안산시청도 경유를 하더군요. 경로를 대충 예상해보니 중앙역 앞,건너편을 갔다가 안산시청을 찍고 다시 중앙역 앞으로 돌아와 본오아파트로 가는 식입니다. 즉 시청 방향만 중앙역 건너편을 경유하는 구조인 셈이었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안산시청에서 탈 걸 -ㅅ-;;


그래도 차가 오긴 할터이니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62번과 77번은 누가 빗자루 아니랄까봐 이전과 다름없이 정말 뻔질나게 잘 보이더군요. 내가 원하는 건 얘들이 아닌데... -ㅅ-;;; 88번은 중앙역 출발시간보다 2분 빠른 13시 13분에 도착하는데, 시간을 맞추는 그런 것 없이 바로 출발해 버립니다. 88번 시간표는 그야말로 참고용이었고, 실제로는 미리 기다렸다 타야 되는 노선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번엔 바로 중앙역 뒤편으로 가는데, 중앙역 뒤편에도 버스 기다리는 사람은 많았지만 아무도 안 타더군요. 아무래도 옛 72번과 마찬가지로 타는 사람이 적지만 대승적인 목적이 있는 노선이라 그런 듯 -ㅅ-;;


게다가 중앙역 뒤편을 지나서는 좌회전을 하여 25시 광장을 가야 하는데 바로 그쪽으로 갈 수가 없어서 우회전을 한다음 유턴을 하여 광장으로 진입합니다. 이것도 중앙역 인근의 도로망도 안산역과 마찬가지로 은근히 애매하게 짜여 있어서 생기는 문제였죠. 유독 경원여객 노선에 이런 식으로 빙빙 돌거나 유턴하는 게 많은데, 가만보면 도로망도 큰 원인이 되고 있었습니다.

 

 

▲ 25시 광장으로 인해 바로 좌회전이 금지되기 때문에 불필요한 U턴을 해야하는 현실입니다. 98번이나 99-1번도 고잔역 방향은 이런 식으로 유턴을 할 텐데, 괜히 소요시간만 더 늘어나게 된 것 같습니다.

 

사실 안산역과 원곡동 들어가는 도로 등의 위치를 조정만 할 수 있다면 안산역 유턴도 할 필요가 없는데, 여러모로 씁쓸합니다. 25시 광장 덕에 볼거리는 더 생겨서 좋았지만 특정 방향은 유턴을 강요하는 구조는 좀 개선이 되었으면 하는군요. 지금 이 시간에도 88번 뿐만 아니라 98번이나 99-1번도 고잔역 방향은 어쩔 수 없는 유턴을 하고 있을테니까요.

 

그래도 보기좋게 잘 꾸며진 25시 광장을 지나고(연인과 같이 걸어다녀도 괜찮을듯 ㅎㅎ) 123번의 종점이기도 한 푸르지오 6차아파트를 경유한 이후로는 큰길 따라 쭉 직진을 해 줍니다. 한양대학교 ERICA캠퍼스 서문도 보게 되는데, 여긴 88번만 오는 구간이라 같은 안산시라도 버스가 하루에 몇 없는 곳이기도 합니다. 사실 그럴만한 게, 주변에 명휘원이나 연구원 하나 있는 게 다였기 때문입니다.

 

 

▲ 25시 광장을 나와 푸르지오6차아파트로 가는 도로. 이 도로 중간에 호수공원이라는 정류장도 있습니다.

 

▲ 한양대학교 ERICA캠퍼스 서문 앞. 경기테크노파크가 있는 이 곳에서부터 88번의 단독구간은 시작됩니다.

 

▲ 간신히 건진 명휘원 버스정류장. 안산이면서도 버스가 하루에 몇 번 다니지 않는 곳이기도 합니다.

 

▲ 노선버스는 88번만 뜸하게 왔다갔다하는 큰길.

 

▲ 오오 반월공단에 있는 회사인 에스아이플렉스의 통근버스가 본오동에도 오는군요;;; 이 회사는 처음 듣는 듣보잡 회사같지만 실제로는 제법 규모가 큰 회사인데, 통근버스 보유 댓수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제가 본 것만 5대가 넘는데, 글로벌 같은 중형버스는 없고 전부 뉴슈퍼 같은 대형버스로 운행하고 있으며 죄다 에스아이플렉스 로고가 칠해져 있습니다. 어디 관광회사나 여행사 등에 통근버스를 위탁하는 게 아니라 회사가 직접 운영한다는 이야기인데, 통근버스 기사는 누구를 쓰느냐 등의 자세한 속사정을 알 수는 없으나 차량에 회사 로고와 고유 도색을 칠하고 다닐 정도면 큰 곳인 것은 확실했죠(의외로 통근버스는 위탁으로 운영하는 회사들이 많습니다. 이런 경우, 출근 때 만나는 기사님과 퇴근 때 만나는 기사님이 다르죠).

 

▲ 떠나가는 88번. 바람 쐬고 싶을 때 한번쯤 타봐도 괜찮을듯 ㅎㅎ

 

 

대단히 넓었지만 쓸쓸했던 도로를 통과하고 본오아파트 안쪽을 경유한 버스는 52번 본오아파트 종점에 저를 내려주고는 바로 떠났습니다. 88번은 계속 본오아파트~중앙역~안산시청 뺑뺑이 도는 무한루프 노선이었는데, 기사아저씨의 쉬는 시간이 과연 있기는 한지 의문도 들더군요.

 

4-1번은 7월 1일에 해결을 했으니 패스하고, 이번엔 71-1번을 다시 타볼 목적으로 52번을 타고 한양아파트에 내린 다음 71번으로 갈아타서 중앙병원까지 갑니다. 본오동 여기도 의외로 노선들이 여기저기 깔려있어 파악하기 의외로 복잡한데, 몇 번만 더 가보면 지도로만 보는 게 아닌, 실제로 파악을 할 수 있게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생각외로 오묘한 데가 있는 안산의 시내버스 노선망에 혀를 내두르게 되더군요. ㅋㅋ

 

 

▲ 운치있는 버스사진??  실제로 여길 버스 타고 지나가보면 길이 상당히 좋습니다. 이런 사진들도 좀 나왔으면 좋겠어요 ㅎㅎ

 


기사아저씨 쪽에 시간표가 붙어 있길래 확인해 보니 과연 71번과 71-1번은 통합배차 노선이었고, 두 노선이 합쳐서 10~15분 간격으로 다니고 있었습니다. 제가 탈 71-1번은 아무래도 오후 2시 30분에 중앙병원을 출발하는 순번 같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죠.

 

 

▲ 종점인 중앙병원이 보입니다.

 


중앙병원에 도착하니 오후 2시 5분이었고 이번에도 버스는 병원 주차장에서 회차하여 바로 나갑니다. 어플을 보니 71-1번이 오려면 20분 정도 기다려야 하길래 내리자마자 얼른 햇빛을 피해 병원 안으로 피신을 했지요 -ㅅ-;;  병원 안은 여느 병원과 다름없이 떠들썩했는데 역시나 안으로 들어오니 시원합니다. ㅎㅎ

 

 

▲ 중앙병원 회차 인증샷입니다. 병원 안으로 들어와 회차를 하죠. 시간은 바로 아랫정류장에서 맞추지만요.

 

▲ 중앙병원 앞 로터리 겸 버스 회차지.

 

▲ 이윽고 들어오는 안산의 골목대장(??!!) 71-1번 ㅎㅎ

 


이윽고 오후 2시 30분을 지나자 71-1번이 나타나는데, 이번엔 시간을 맞출 이유가 없어서인지 바로 태워줍니다. 안산시내에선 골목길 노선도 많지 않지만, 그래도 그 중에선 제일 갑인 이 71-1번의 골목길 구간을 전부 구경하며 이번에도 중앙역에서 내렸죠.

 

 

▲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사1동 골목길입니다. 오늘도 골목길은 나름 떠들썩하더군요 ㅎㅎ

 

▲ 으악 대박아이템을 여기서도 발견하네요. 71-2번이 저 차량으로 운행중이라는 걸 알았으면 그냥 저거 타볼걸 하는 생각마저 들지만, 이미 때는 늦으리입니다. -ㅅ-;;;

 

 

그런데 이번에도 수암동으로 가는 3-1번 시간이 그닥 잘 맞지가 않습니다. 타려면 또 20분을 기다려야 했지만 어쩔 수 없었죠. 가만 기다리려니 정말 날이 많이 후덥지근합니다. 물이라도 하나 샀어야 했지만 돈 쓰기 싫어서 그냥 뻐겼는데 후회가 되더군요. ㅜㅜ


3-1번을 탈지 314번을 탈지 이후 코스가 참 갈등되었지만, 3-1번을 탄 다음 상록수역으로 내려가서 본오동종점에서 오후 4시 20분에 나오는 33번을 타기로 최종 코스를 잡고, 오후 3시 30분에 출발하는 3-1번에 승차합니다. 오우 그런데 친구와 같이 이야기를 나누었던 공원 앞도 지나고, 큰길로 가는 314번과는 성포중학교~중앙역 간 구간이 다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알고보니 3-1번과 314번은 6-1번과 97번의 관계와도 같았던 겁니다. 안산에 마을버스 회사인 진보운수, 금강운수가 있었을 적에는 314번이나 97번이 마을버스와의 경쟁노선이 되지 않나 했었는데, 막상 경원여객이 구 안산마을버스들을 운행하게 된 지금은 화정동 주민과 수암동 주민의 교통편의 제공을 위해 이 노선들이 존재하는 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상황이 많이 달라져 있었죠.

 

 

▲ 초장부터 생각외의 길을 지나가는 3-1번. 알고보니 이 길, 친구와 공원 갈 때 건넜던 길인데 ㅋㅋ;;;

 


99-1번과 딱 연계가 되는 성포중학교를 지나고 본격적으로 수암동으로 올라가는데, 어이쿠 양상동입구에 이르니 오늘 예비군 훈련이 있었는지 "야비군 아저씨" 들이 특유의 포스를 뿜으며 정류장에 잔뜩 서 있더군요. 덕분에 버스 안은 입석까지 세울 정도가 되었고 더불어 엄청난 열기도 전해집니다. ㅋㅋ

 

 

▲ 맞은편에서 달려오던 3-1번. 저 쪽도 예비군들을 태우느라 정차한 상태였습니다.

 

▲ 누가 안산에 공단과 외국인만 있다고 그랬을까요? 여기도 안산이고, 풍경도 그림같은데 말이죠. -ㅅ- ㅋ

 

▲ 멀리 보이는 삐죽한 바위산이 아마도 수암봉 아니면 수리산 같은데, 멀리서 봐도 멋지더군요. 이번에는 버스 앞문이 안 나오게 적절하게 줌을 조절하여 촬영을 해보았습니다. ㅎㅎ

 


35번과 갈라지는 길도 지나가니 35번을 탔던 기억이 나더군요. 35번은 운행횟수도 많지 않지만 수암동을 좌석버스들과는 영판 다른 길로 잠깐 경유할 뿐이므로 큰길만 다녀서는 알기 쉽지 않다는 특징도 있었고(왜 35번 이야기가 그리 많지 않았는지 이해가 가더군요), 350번 좌석과는 다른 의미로 다니는 노선이기도 했죠. 처음 35번을 탔을 땐 2대 다니더만 이젠 1대로만 다니게 되었으니 시간은 또 어떻게 알아봐야 하나 정말 냐잉하지만, 뭐 언젠가는 다시 탈 날이 있으리라 생각하게 됩니다.

 

3-1번도 35번과 똑같이 수암동 안쪽으로 들어가서 안산초등학교에서 회차하는데, 오후 4시가 약간 안 된 시간이었고 오후 4시 10분에 차가 간다고 합니다.

 

 

▲ 은근 운치있던 수암동 안길. ㅎㅎ

 

▲ 3-1, 31, 314번의 종점입니다. 35번은 거쳐가기만 할 뿐이었죠. -ㅅ- ㅋ

 

▲ 출발 대기중인 3-1번.

 

▲ 경원여객 31번 시간표입니다. 하계방학이라 이놈도 하루 8회 운행이었네요. ㄷㄷ;;

 

 

정류장에 31번 시간도 있길래 아싸 좋다 하고 박아준 다음, 얼른 상록수역으로 내려가기 위해 큰길로 나갑니다. 아깝게도 상록수까지 한번에 가는 301번을 눈앞에서 놓치고 말았으므로 정재초등학교에서 환승을 해야 상록수역으로 갈 수 있었지만, 지금이 5회 환승을 두 번이나 찾아 먹은 직후였기 때문에 환승 횟수는 아주 널널하여 별로 신경쓰이지 않았습니다. 기왕이면 멀리 가는 것도 아니니 시내버스인 30-2번이 왔으면 좋겠지만, 350번 좌석이 먼저 오더군요.

 

그러나 시간이 많지 않은데 좌석요금이 뭔 상관? 얼른 환승 찍고 승차합니다. 그리고 정재초등학교로 쭉~ 내려가지만, 어플을 보니 99-1번이 정재초등학교로 오기 직전이네요. 그간 경험상 수암동 쪽에서 정재초등학교로 내려올 때에는 정말 운이 좋지 않은 이상 신호를 두 번이나 잡히게 되어 있는 탓에 상당히 조마조마했는데, 이럴수가 제가 탄 350번이 잡혀 있는 동안 99-1번이 슝 직진해서 먼저 가버리더군요. -ㅅ-;;; 다음 차는 다행히 5분 뒤면 오긴 했지만, 중요한 순간에 신호에 잡히니 참 엿같더군요. 그나마 부곡동 구간이 다른 탓에 정재초등학교 이외에는 99-1번을 타기 상당히 애매해지는데 말이죠.

 

 

▲ 301, 320, 350, 5601, 30-2번 등이 오가는 정재초등학교 정류장입니다. 99-1번도 정재초등학교를 오기는 오는데, 이곳에 정차하지 않습니다. 작년 겨울쯤 99-1번을 이곳 부곡동에서 푸르지오 6,7차아파트 종점까지 일부러 타봤을 때(워낙 노선이 꼬불꼬불해서 어떤 순서로 도나 알아보기 위해서였죠), 당연히 99-1번도 이곳에 올 줄 알았다가 낚인 기억이 납니다. ㅎㅎ

 

▲ 99-1번이 정차하는 정류장은 바로 이곳!  안쪽으로 들어간 곳에 위치합니다.

 


어쩔 수 없었습니다. 아직 시간은 어느정도 충분했기 때문에 일단 정재초등학교에 내린 다음 99-1번 다음 차를 기다리는 수 밖에요. 그런데 차가 도착한 시간은 오후 4시 17분이라 생각외로 늦게 도착합니다. 아무래도 상록수역까지 가면 33번을 놓칠 거 같다는 불안함이 엄습하는데, 오후 4시 25분에 어플을 돌려보니 이럴수가 33번이 벌써 상록수역에 있다고 나오더군요. 헉;;;;


아무래도 안 되겠다 싶어 식물원 지나자마자 벨을 눌러 호동초등학교에 내리는데, 신호에 잡혀있는 그 순간 저 멀리 건너편에 33번이 나타납니다. 으악;;;  겨우겨우 호동초등학교에 내려 식물원을 향해 뛰어갔지만, 신호마저 저를 도와주지 않아서 결국 식물원 앞 굴다리 사거리 길 딱 하나 못 건너 33번을 눈앞에서 놓치고 맙니다.

 

 

▲ 길 건너 차이로 아깝게 놓쳐버리는 33번입니다. 신호만 맞았으면 가까스로 탈 수 있었을 상황이라 속으로 땅을 쳐야만 했죠. ㅜㅜ

 

 

으아아...저거 주말엔 다니지도 않고 70번보다도 운행횟수가 적은 건데;;;  몇 년 동안 궁금했던 노선이었는데;;;
결국 이 33번은 안산역에서 사진 찍어보는 걸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ㅅ-;;

 

 

▲ 안산에서 존재감 없는 노선 중 하나인 경원여객 33번. 선부동과 신길지구를 바로 잇는 특징이 있었죠.

 


귀가코스가 조금 꼬이긴 했지만(환승횟수), 어쨌든 전철을 타고 안산역으로 가는 것으로 이번 시승을 마칩니다.
특별히 오지노선을 탄 건 아니지만 홈그라운드를 좀더 돌아볼 수 있었던 나름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다만 날이 상당히 후덥지근했던 탓에 등은 이미 한강이 되어버린지 오래긴 했지만요. 어쨌든 이로서 구 안산마을버스는 8-1번을, 시내버스로는 31번, 501번, 5번, 62번 사동구간, 77번 고잔신도시 구간, 그리고...마지막으로 이 33번까지 -ㅅ-;; 몇몇 일부 구간을 남겨두고 대부분 한번씩 타보는 데 성공합니다(33번은 나중에 타보게 됨으로서 해결해 버렸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