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화성시 우정읍.
드넓은 화성시의 남서쪽에 위치한 읍면 중 하나로서, 우정이라는 읍 이름보다는 읍사무소 소재지인 조암리가 널리 알려져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 조암 지역의 노선들을 타보고자 대야미역에 오전 8시 43분에 도착한 340-1번을 타고 발안으로 향하게 됩니다. 340-1번이 생긴 덕에 대야미에서 환승만 하면 발안을 더 빨리 갈 수 있게 되어서 엄청나게 좋더군요. 저번에 알아낸 바에 의하면 이제 바다마트까지는 30분 정도가 걸릴 듯 했죠.
330번과 340-1번 덕분에 대야미역도 정말 블루칩이 될만한 장소인 것 같습니다. 환승만 해주면 생각보다 많은 동네들을 갈 수 있는 것은 물론, 시골이 아닌 이상 깔리고 깔린게 버스이며(전철까지 있으면 금상첨화!) 무려 5회까지 환승할인이 되는 수도권 통합요금제라는 매우 든든한 빽까지 있는데 이걸 활용하지 못하는 현실이 참 어이없을 뿐이었죠.
하긴 놀라울 것도 없네요. 정말 문자 그대로,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고 이해하려 하지도 않는 게 대중교통" 이니 말입니다. 사람들이 대중교통에 대해 얼마나 무지한지 방증해 주는 단 한마디의 말이지만 답이 없는 버갤이나 매냐들, 그리고 대중교통을 집값 올리기 용도로만 생각하는 어른들 등등 모두 한번 이상은 꼭 생각해봐야 할 말인 것 같더군요. 아, 물론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유는 단순한데, 분명 저도 어딘가 부족한 점이 있을 거라는 점 때문에 그렇습니다. 아무튼 우리나라가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이 참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면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조암 내려가는 33-1번이 조암터미널 시간표에 의하면 발안 출발시간이 오전 8시 35분, 9시 5분, 9시 45분이었는데 무조건 저는 오전 9시 5분차를 타야 했습니다. 사실 오전 9시 45분 차를 타도 조암을 못 간다거나 코스가 아예 뭉개지는 건 아니었지만, 그렇게 되면 첫 번째 타겟으로 잡은 식염온천 노선을 포기해야 하는 불상사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조암 노선들은 회차지에 도착하면 바로 돌아나오는 특징이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더더욱 신경 쓸 수밖에 없었죠.
33-1번은 발안초등학교에서 환승하는 것이 편하기 때문에 발안초등학교에서 하차한 후 서둘러 길을 건너는데, 건너편 정류장은 버스도착 안내기 딱 하나 달랑 있는 것 그게 다였습니다. 안내기 아니었으면 정류장이 있었는지도 모를 정도였는데 그나마 안내기도 어딘가 영 이상한 위치에 있었죠. 33-1번 곧 도착할 예정이라 초조하구만 정류장마저 시원찮으니 이거는 뭐 버스를 타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ㅅ-;;
340-1번 내린 곳 건너편의 버스도착 안내기 앞에 도착하니 오전 9시 21분이었고, 곧 도착한 33-1번에 승차합니다. 바다마트에서 신호에 걸려 시간을 잡아먹었던 덕분에 나름 일촉즉발의 환승이었죠. 앞에 큰 트럭 서너 대가 길막을 하며 느릿느릿거리기는 했지만, 순조롭게 꽃밭 바로 다음 정류장인 수촌2리 용당골에 하차하고 나니 오전 9시 33분입니다. 식염온천 노선이 식염온천에서 오전 9시 50분에 도착 및 회차할 것이므로 시간 여유가 많지 않았지만, 식염온천에서 버스를 타는 것이 낫기 때문에 서둘러 식염온천으로 걸어들어갑니다. 곧 식염온천 간판이 보이고 생각보다 그렇게 많이 멀지 않은 곳에 온천이 있더군요. ㅋㅋ
온천을 보니 저기서 몸 좀 담그고 갔으면 했지만 버스시간이 녹록치 않다보니 나중에 기회가 되면 이용하기로 마음을 비우고 회차지로 예상되는 곳에서 차를 기다리게 됩니다. 이윽고 오전 9시 50분이 되니 버스가 딱 들어오는데, 정해진 시간표대로 출발하여 움직이는 버스이지만 정말 시간이 되면 거짓말처럼 딱 나타난다는 게 신기합니다. ㅋㅋ 사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속담이 맞다는 걸 현실판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기사아저씨께 인사 드리고 카드를 대니 환승이 찍혔습니다만, 33-1번 다니는 큰길이 멀지 않기 때문인지 별 말 없이 통과합니다. 회차지에서 잠시 대기하던 버스는 바로 식염온천을 떠나 조암으로 향하는데, 처음으로 경유하는 곳은 독정4리입니다. 큰길을 따라가던 버스는 어느 표지판 있는 데서 바로 우회전을 하여 독정4리를 훑는데, 첫 타부터 노선이 대박 쩝니다.
독정4리 마을회관에서 손님 한명 태우고(이곳 조암에서도 기사아저씨와 승객들이 서로 아는 사람이더군요 ㅋㅋ) 독정4리 큰길가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이제 33-1번처럼 가겠거니 했는데, 이 노선은 독정사거리에서 우회전을 하여 어은삼거리로 바로 가더군요. 장안면사무소나 덕다리입구 등은 경유하지 않고 직통으로 갔던 탓에 오전 10시 7분에 조암터미널로 입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옛날 그 모습 그대로인 것 같은 조암터미널. 6월 1일에 봤던 것과 같이, 뒤에 농협 건물이 깔끔하게 새로 만들어지고 조암시장 간판도 새로 만들어져 있었던 것, 경진여객 직행버스 차량이 대우 로얄시티에서 현대 뉴슈퍼로 대부분 바뀌었다는 것 말고는 변한 게 없었습니다. 터미널 슈퍼에 들러 물 한병을 산 저는 오전 10시 20분에 출발하는 고잔이 낀 장안주택 노선을 탑니다.
이 노선은 33-1번과 똑같이 가다가 덕다리입구를 지나 장안리 쪽으로 빠지더군요. 이 쪽은 길이 넓을 줄 알았지만 그건 물구리 지나서부터였고, 그 전까지는 평범한 왕복2차로 시골길을 달렸습니다. 다만 차량 왕래가 많지 않다보니 한적함이 느껴졌지요. 그런데 넓직한 길에서 램프를 통해 장안리로 들어가니 곧 1차로 길을 쭉쭉 달려줍니다. 왕복2차로일 것 같은 길이었는데 직접 타보니 대박이네요 ㅋㅋㅋ
다만 좁은 길만 따라 이리저리 움직이다 보니 차가 어떻게 가는지 헷갈리는데, 설상가상으로 경기도 버스정보시스템(GBIS)에 등록되어 있던 정류장 이름도 변경이 되었는지 안내방송에 장안주택이라는 말은 나오질 않았습니다. -ㅅ-;; 그렇지만 마지막에 고잔 들어가는 길은 왜 이렇게 압박이던지...;;; 대형차로 가는 것이라 더더욱 그랬습니다.
오전 10시 41분에 고잔 종점에 도착한 저는 바로 버스에서 내렸습니다. 버스는 대기하던 손님 세 명 태워 바로 조암으로 떠나는데, 버스가 가 버리고 나니 새 울음소리만 들리고 주변이 정말 조용합니다. 그분의 정보와 지도 두 가지를 믿고 정류장 뒤편을 살펴보니 길이 없었는데, 망설임 끝에 길이 있는 쪽으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게 됩니다.
때마침 반대쪽에서 걸어오던 아주머니께 이 길이 덕다리로 가는 길 맞느냐고 여쭤보니, 맞다면서 회관 지나서 가운데 길로 질러가면 된다고 하면서 가는 길을 친절히 알려 주시더군요. 지도로 보니 실제와는 차이가 많아 정말 헷갈렸는데 일단 가는 길이 맞다고 하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 발걸음에 속력이 붙습니다. 이윽고 회관을 지나고 계속 길 따라 앞으로 갔더니 앞에 개천이 흐르고 좌우로 논밭이 등장하더군요. 그리고는 갈림길이 나오긴 나왔는데 뭔가가 이상했습니다. 왼쪽으로 난 길, 오른쪽으로 난 길, 그리고 앞에 흐르는 개천과 건너편 마을은 보이는데 "가운데 길" 이라는 건 어디 있는 거지?
일단 왼쪽 길을 선택하여 내려가 보는데, 가도가도 논밭밖에 안 보이고 저 앞에 멀리 큰길과 함께 다리 하나가 보이더군요(나중에 지도로 확인하니 그곳은 노진대교였습니다;;). 어라 이건 뭔가 이상하다 싶어 왔던 길 다시 되돌아가는데 할아버지 한 분이 오토바이를 타고 제 쪽으로 오시길래 덕다리 가는 길을 물어봤습니다. 덕다 몇리? 하고 질문을 하시기에 문화촌 간다고 말씀을 드리니 제가 걸어왔던 쪽을 가리키면서 저쪽에 파란 지붕 있는 데로 가야 된다고 하시는데, 으악;; 완전 반대로 왔다...;;
결국 도저히 답이 안 나와 네이버 지도까지 동원해 위치확인을 해보니, 건너편에 멀리 보이던 마을은 덕다리가 아니라 노진리였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집에서 다시 길을 확인해보니 제가 길을 완전 잘못 들었던 덕택에 논바닥 뺑뺑이를 돌았던 것임을 알게 되었구요. -ㅅ-;;;
시간은 벌써 오전 11시가 되었고, 덕다리 버스는 오전 11시 35분에 덕다리에서 회차할 것으로 예상되어 생각외로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아 발걸음을 빨리합니다. 해가 쨍쨍했지만 그늘 그런거 없었던 논두렁길을 걸으려니 이것도 여름에는 못할 짓이다 싶었지만, 불평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한편으로는 논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걱정됐지요. 일사병과 열사병이 사람 가려가며 걸리는 것이 아닌데다 상당히 위험했기 때문입니다.
네이버 지도도 동원해 가며 덕다리 종점쪽으로 열심히 걸어갑니다만, 가다가 오른쪽으로 들어가야 되는데 덕다리 버스종점으로 가는 듯한 길은 발견했으나 생각외로 그쪽으로 연결되는 길이 많지가 않아 애를 먹습니다. 길이 있을 것만 같아 오른쪽으로 꺾어 들어가 보면 가다가 막다른 길이더군요. -ㅅ-;;
시간은 가는데 두 번이나 막다른 길에 허탕을 치다보니, 이러다가 버스 못 타는 건 아닐까 점점 초조해 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찬찬히 둘러보며 길을 찾아 서호목장이라 적힌 팻말을 지나고 언덕을 넘어가니 저만치 밑에 버스정류장이 보입니다. 그쪽으로 걸어가면 갈수록 정류장은 멀어지는 것 같았지만, 시계를 보니 다행히 오전 11시 35분이 약간 안 된 시간입니다. 정류장 찍고 잠시 기다리니 과연 오전 11시 35분에 버스는 제가 걸어온 언덕길을 달려오며 등장을 합니다 ㅋㅋ 강화도 금월리가 생각나는 최악의 상황이었지만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이번엔 버스 못 탈 것 같다는 최악의 생각마저 들었을 만큼 막막했는데 하늘이 도우심에 감사하기도 했구요.
기사아저씨께서 저를 보시고는 어디서 왔길래 그렇게 더워하느냐며 물어보시기에 자초지종을 말씀드리니 그러냐고 하시면서, 덕다리 이쪽은 차가 뜸하고 장안주택 요쪽이 차가 많다고 하는 등 잘 알려주십니다. 코스표를 슬쩍 보니 이따 노진리 갈 때 또 뵙게 되는데, 좋은 분이 걸려서 다행이었습니다. 간단히 이야기를 하며 15분만에 조암으로 되돌아 왔는데 덕다리 이 노선도 정말 쩝니다. 구불구불 좁은 길이 대박입니다 ㅋㅋ;;
기사아저씨 덕분에 덕다리의 왕복2차로 도로가 구불구불한 이유, 그리고 조암터미널 앞에 농협에 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원래 조암터미널 농협 앞을 지나는 도로가 확장이 될 거였는데(그러고 보니 터미널 도착해서 운행을 마치는 차가 승객 내려주는 그쪽 도로는 확장이 된 듯 했습니다), 농협측에서 건물 주변의 땅을 사들이고 지금과 같이 증축해 버리는 바람에 도로가 아직 이 모양이라면서 욕을 하시더군요. 정말 조금만 양보하면 모두가 좋다는 걸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죠.
이제 오후 12시 20분에 출발하는 사곡5리 차를 기다리는데, 시간이 어느정도 남아서 햄버거로 점심을 해결하고(제법 양이 많더군요) 음료수를 하나 산 뒤 차를 기다리게 됩니다. 승차홈에 차만 대어 놓고 문은 열지도 않다가 출발시간 1~2분 남기고서야 승객들을 태운다거나, 출발시간 다 되가는데 차가 안 나타나다가 출발시간 거의 다 되어 홀연히 나타났다가 슬쩍 가버리는 등 조암터미널의 야박한 인심은 아직도 여전하더군요. 제가 타려는 사곡5리 차도 출발시간 겨우 몇 분 남기고서야 승차홈에 등장했는데, 당최 어디 가는 건지 알 수가 없어서(행선판에는 신경을 안 쓰셨더군요) 제가 직접 문 두들겨서 확인 해 보지 않았으면 눈 뜨고 차를 놓칠 뻔했습니다. -ㅅ-;;
아무튼 사곡5리 버스는 저 혼자 덜렁 태워 터미널을 떠났고 노진리 가는 길로 내려가다 사곡5리 입구 왼쪽으로 난 좁은 길을 따라 달리는데, 버스 탄 지 달랑 7분만에 종점에 도착합니다. 과연 사전 정보대로 마을회관 앞에서 회차했으며 제가 내리니 버스는 바로 떠나버리는데, 노선은 짧았지만 사곡5리 들어가는 길은 쩌는데다 나무들도 있어 멋졌습니다.
이제 조암에서 오후 1시에 출발하는 노진리 차를 타기 위해 다시 왕복2차로 도로 쪽으로 걸어갑니다. 회관 바로 왼쪽으로 난 길로 걸어가는데 갑자기 길이 없어지길래 때마침 나무 그늘에서 일하시던 할머니 두 분에게 큰길로 가려면 어찌해야 되나 물어봤더니 바로 밑쪽에 왼쪽 비포장 길로 갔다가 시멘트 포장된 길 따라 나가면 된다면서 친절하게 잘 설명해 주신 덕에 어렵지 않게 큰길로 나갈 수 있었습니다. 참 고마웠죠. ㅎㅎ
이번에는 시간 여유가 많아 느긋하게 바람도 쐬면서 걸어갈 수 있어서 좋더군요. 조암 방향으로 올라가니 사곡2리 정류장이 보이는데, 햇빛이 따가워서 그늘에 좀 대피해 있다가 오후 1시가 넘자 정류장으로 다시 나와 버스를 기다렸죠. 그랬더니 금방 노진리행 버스가 오는데, 이화4리도 가는 때임에도 불구하고 이화4리는 안 꽂혀 있었지만 어쨌든 얼른 버스를 세워 승차했습니다.
역시 덕다리에서 탔던 차더군요. 기사님께서 어딜 그리 돌아다녀~~ 하십니다. ㅋㅋ
사곡리를 지나니 곧 노진리가 나오는데, 버스는 먼저 노진 2,3,5리 쪽으로 좌회전을 하여 1차로 길을 달려줍니다. 햐 정말 길도 쩔고 많이 가니 대박입니다. 쩌는 노선이 이렇게 많다니 ㅋㅋ
그런데 버스가 급하게 가는 것도 없는데 터미널 출발한 지 고작 12분만인 오후 1시 12분에 노진리 종점을 찍는 걸 보니 버스가 빠르긴 정말 빠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노선에 관한 그분의 정보도 있어서 더더욱 그렇더군요. 하나하나 다 들어맞는 게 신기했고 또 공감을 하게 되었습니다. ㅎㅎ
노진리를 나온 다음 이화4리로 간 버스는 마을회관까지 들어가 회차를 하였고, 여기서 기사아저씨께 인사 드리고 버스에서 내립니다. 타보니 회관으로 들어가는 입구 삼거리에서 그냥 돌려버릴 만도 하다 싶었지만요.
내리고 보니 오후 1시 18분입니다. 다행히 마을회관이 입구에서 멀지 않다보니 금방 걸어나올 수 있었고, 이화사거리도 저만치 눈에 보이는 곳에 있어서 조암으로 나오는 데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이화리 차가 오려면 아직도 시간이 꽤 남았길래 저는 기왕 이화리 버스를 타는 거, 종점 가서 타보기로 하고 이화리 종점을 향해 다시 열심히 걸어갔습니다. 태양의 불화살 공격은 끝도 없었고, 갈 길이 가까운 것도 아니었지만 생각외로 금방금방 걸어가지네요. ㅋㅋ
그런데 저만 그렇게 빨리 앞으로 나가지는 게 아니었는지 버스도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빨리 옵니다. 이화교차로를 지나 이화리 종점이 그렇게 멀지 않은 지점을 지나고 있는데, 버스가 저를 지나쳐 앞으로 슝~ 가는 것이었습니다. 으악 큰일이다 싶어 마지막 거의 3~400m는 최대한 힘을 짜내어 달렸습니다. 다행히 버스가 손님 내려주고 회차를 할듯한 모션을 취할 듯 하다가 맞은편에 차 때문인지 좀 꾸물대고 있었지만, 와 종점까지 500m도 안 남았는데 얼마 남지도 않은 거리가 왜 이렇게 멀어 보이는지...-ㅅ-;;;
버스 놓치면 곤란해지니 손을 흔들든 뭘 하든 어떻게 해서든지 버스 잡을 생각하고 앞으로 뛰고 뛰는데.... 응??
막상 헐떡거리며 정류장에 도착해보니 버스는 출발 대기는커녕 저만치 멀리 가만히 있네요. -ㅅ-;;; ㅋㅋ
그 덕에 여유를 찾고 오후 2시 정각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조암으로 되돌아 옵니다. 이화리 노선은 그래도 좀 길다 싶었지만 이것도 15~20분 정도 단거리 노선이었다니 -ㅅ-;;;
이 덕분에 다음에 조암 왔을 때 시도해보려고 했던 계획을 오늘 땡겨서 실행에 옮기게 되었습니다. 석포리 회차 노선과 시간이 대충 맞는 때가 있어서, 오후 2시 40분에 출발하는 주곡리,석포 5,6리 경유 발안행 버스를 타기로 한 겁니다. 오른쪽 승차홈에 석포리 행선판이 꽂힌 뉴슈퍼 하나가 있길래 이게 가겠구나 하고 기다렸지만, 오후 2시 40분을 몇 분 안 남긴 시간에 카운티가 하나 들어오더니 행선판을 바꿉니다. 새로이 꽂힌 행선판은 석포 5,6리. 이건 또 뭐지?
버스 시간이 얼마 안 남은 관계로 이번에도 버스로 다가가 어디 가는 차인지 물어봤습니다. 햐...-ㅅ-;;; 이번에도 제가 직접 찾아가지 않았으면 눈뜨고 놓쳤을 게 틀림없었는데, 나름대로 구조적인 문제는 있다하지만(여러모로 시간표가 빡빡했으니) 그래도 이건 너무하다 싶더군요. 석포5리 가는 차 맞냐고 물어보니 마파지 있는 데요? 그러길래 그렇다고 대답하니 타라고 합니다.
석포 5,6리를 꽂은 카운티는 저와 할아버지 한 분 해서 2명의 승객을 태우고 조암을 출발합니다. 이 노선은 원안리 쪽으로는 가지 않고 멱우리를 지나 바로 화수사거리를 경유한 다음, 주곡 1리 입구에서 좌회전을 하더군요. 주곡리라길래 주곡리 찍고 다시 돌아나오리라 생각했는데 그렇지는 않았으며 계속 직진을 하니 석포6리가 나오는데, 여기서 좌회전하여 마파지를 들어갔다 나옵니다. 오후 2시 55분에 도착한 마파지는 입구에서 한 정류장 거리였지만, 그래도 차가 들어와준다는 점은 마음에 들었습니다.
여기에서 손님 한 명을 태우고 다시 발안쪽으로 ㄱㄱ하는데 석포리에서 손님들이 꽤 탑니다. 거의 외국인들이었는데, 그러고 보니 5월 25일에 발안시장 쪽을 오래간만에 다시 둘러보니 외국인들이 안산 저리가라할 정도로 엄청 많았다는 것이 생각납니다. 이 사람들이 이곳에서 일하고 있었구나 싶었죠.
석포5리 마을회관 가기 전의 언덕길은 경사가 나름 대박입니다. ㅋㅋ 50-1번 석포1리 회차지도 어림잡아 놓고 석포5리 마을회관을 지나 오후 3시 2분에 석포산업단지에서 하차합니다. 이제는 발안에서 오는 석포리 회차 노선을 기다리면 됩니다. 그분께서 재미있다고 하신 노선이라 기대치가 높았죠. ㅋㅋ
차가 오려면 시간이 좀 남는데, 시간이 시간인지라 햇빛이 정말 뜨겁더군요. 그런데 뒤쪽에 공장에서 멍멍이가 절 보고 짖어대는 걸 구경하고 있다가 문득 팔 쪽이 뜨거운 거 같길래 팔을 살펴보니, 아놔... 팔이 빨갛게 익어 있었습니다. -ㅅ-;; 역시 아까 고잔에서 헤매고 이화리 종점까지 걸어간다고 낑낑댔던 게 결정타였네요. -ㅅ-;;;
팔이 더 이상 타지 않게 신경 쓰면서 차를 기다리니...15시 32분에 드디어 버스가 오기에 얼른 승차합니다.
더운 날씨에 멍멍거리느라 목은 안 마른지 문득 궁금해지더군요 ㅋㅋㅋ
아까 카운티를 타고 지나왔던 길 그대로 버스가 달리는데, 이 노선도 마파지를 들어가는 덕에 마파지 또 들어갔다 나오게 됐습니다. ㅋㅋ 마파지를 들어가려고 할 때 50-1번이 반대편에서 나타나 직진하는 것도 목격하고 석포6리에서 우리의 버스는 과연 그분의 정보대로 좁은 길쪽으로 쓱 들어가는데, 이야 정말 장난아닙니다. 오우 형님 ㄷㄷ;; 가공할 만한 노선을 타니 기분도 좋고 고마움도 UP 되더군요 ㅋㅋ
엄청 쩌는 석포6리를 찍고 나온 버스는 계속 사람들을 태우며(안산 저리가라할 정도로 외국인들 많았습니다) 발안을 향해 ㄱㄱ하고 있었는데, 시간을 보니 한가지 문제가 생겼습니다. 예상외로 석포리 도는 데 시간이 꽤 걸린 탓에 이 차를 타고 발안까지 가면 조암 가는 시내버스를 못타게 되었던 겁니다. 사실 발안까지 굳이 안 가도 되었지만 아직도 승차거부가 있지는 않은지 확인을 위해 일부러 발안에서 조암 간다하고 타려고 그랬는데, 이걸 확인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것이 문제인 것이었습니다. 하...-ㅅ-;;
결국 시간이 도저히 발안까지 가게 되면 답이 안 나와 제암리 주유소 지나서 바로 내린 다음 건너편에서 기다리니 오후 4시 3분에 조암 가는 로얄시티가 와서 환승을 찍으며 승차합니다. 판대기에는 석포리, 원안리 딱 2개 꽂혀 있었는데 버스에 타고보니 손님들이 많습니다. 맨 뒤쪽을 제외하고는 자리에 손님들이 다 앉아 있더군요.
곧이어 다시 도착한 석포삼거리에서는 바로 쭉 직진을 합니다. 아까 석포 5,6리쪽으로는 가지 않았는데 이로서 석포리 쪽 노선들이 어떻게 다니는지 어느정도 감이 오게 되었죠. 유로3 커먼레일 로얄시티는 엄청난 소리를 내며 앞으로 빠르게 달리고 있었고, 예상보다 빠르게 화수사거리를 통과합니다. 그런데 여기까진 좋았으나 화수사거리를 지나니 아까는 그렇게 손님들이 많더만 어느새 승객은 저 말고는 딱 2명밖에 남질 않았습니다. 그나마도 화수사거리 지나니 그 2명이 한꺼번에 내리더군요 -ㅅ-;;;
전 뒤쪽 구석에 앉아 있었고 마침 기사님께선 아는 분인 듯한 아저씨 한 명과 가는 내내 이야기 중이시긴 했으나 어디 가느냐며 물어볼 수 있는 상황이기도 해서 와 정말 찜찜하더군요. 다행히 원안리에서 1명이 탔고, 아무런 일 없이 오후 4시 35분에 조암에 도착할 수 있었지만, 진짜로 조암이나 발안 간다고 이야기하면 이런저런 말이 나올만한 분위기를 느끼고 나니 좀 느낌이 좋지가 않았습니다.
이제 오후 4시 50분에 있는 한각리, 화수3리, 주곡2리 노선을 타려는데, 이 노선도 출발시간이 되어서야 승차홈에 잠깐 등장했다 가 버리더군요. 정말 그러지 않았으면 싶은데... -ㅅ-;;;
버스 안을 보니 아저씨 한 분이 기사님과 아는 사이이신 듯 계속 이야기 중이셨고 아주머니 한 분이 타고 있었는데, 제가 승차홈에서 승차하자 얼마 안 있어 버스는 바로 출발합니다. 한각리 입구에서 여학생 한명 태우고 바로 한각리로 차가 들어가는데, 와 이것도 그분 말씀대로 대박입니다. 아까 버스로 지나갔던 원안리 삼거리도 다시 지나가고 정신없이 마을 길들을 쑤시는데 노선의 포스가 정말 장난이 아닙니다.
화수3리를 지나 화수사거리로 나온 버스는 주곡2리도 찍는데 여기서 여학생이 내리고, 나이가 지긋하신 기사아저씨께서(왜 아까 안 내렸냐고 호통 쳤다던 그 분인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출발하려다 말고 절 보더니 어디 가느냐고 물어보시길래 저도 화수사거리라고 대답을 하게 되었네요. -ㅅ- ㅠㅠ 왜 안 내렸냐고 하셨지만 제가 내릴 타이밍을 놓쳐서 그랬다고 하니, 그래도 같이 이야기 하시던 분이 있어서 그런지 그냥 넘어가신 건 다행입니다만 뒤끝은 썩 좋지 못했습니다.
화수사거리에 내린 저는 오후 5시 40분에 조암을 출발하는 고주리,발안 경유 팔탄 행 버스를 타기 위해 슈퍼에서 산 바나나 우유를 먹으며 평상에 앉아 시간을 보냈습니다. 호곡리 차가 지나가면서 사람 내려주는 것도 보고, 오후 5시 40분이 되자 팔탄 차는 어떻게 타야 할 지 어플을 잠시 돌려(그냥 타려니 후보지가 두 곳이라 좀 야리꾸리해서) 정류장 위치를 보고 그곳으로 이동합니다. 그런데 이게 어인 일일까요? 기다린 지 딱 1분 지난 오후 5시 41분이 되니 팔탄 행선판 꽂은 버스가 그야말로 갑자기 뙇!! 하고 제 앞에 나타나는 거였습니다. 헐 무려 10분을 조발했다는 말인가;;; 어이가 없더군요.
아까 이화리 차 이후 계속 환승을 찍어서 한각리 차를 끝으로 5회 환승까지 다 채워버렸던 탓에 버스에 올라 카드를 대니 1100원이 다시 새로 찍혔고, 아까 원안리 경유 조암 행 버스를 타고 갔던 길 그대로 쭉 올라갑니다. 석포리 쯤에서부터 손님들이 계속 이 차를 타기 시작하는데 그러고 보니 이제 슬슬 퇴근 시간이 되었더군요. 발안으로 가는 내내 손님들이 하나씩 둘씩 한무더기씩 타는 바람에, 결국 문짝이 터져라 사람들 가득가득 싣고 가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죠. 오늘 직접 차들을 타보니 그분 말씀 전부 그대로입니다. ㅎㅎ
그리고 제암리 주유소에서 좌회전을 틀어 들어가는 고주리도 정말 쩔고 재미있었습니다. 한번 잡으려다가 마음이 변해 그냥 보냈던 적이 있는 노선이지만, 이렇게 오늘 타보게 되니 기분도 좋았구요. 그리고 겸사겸사 팔탄 내려 340-1번으로 환승해서 귀갓길에 오르면 되므로 그야말로 일석이조입니다. ㅋㅋㅋㅋ
이후 발안주공아파트, 발안외환은행 순으로 발안 시내 외곽을 따라 차가 돌면서 사람들이 쫙쫙 내리고, 마침내 바다마트에선 저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버스에서 내립니다. 제가 안 내리고 있자 기사님께서 어디 가냐고 물어보시는데 팔탄 간다고 하니 끄덕끄덕거리십니다. 팔탄 간다는 외국인 한명 태우고 버스는 바로 출발하는데, 13-2번과 똑같이 가다가 팔탄초등학교 쪽이 아니라 그대로 직진을 하다가 구장삼거리로 우회전을 하여 바로 진입하더군요. 팔탄은 시계 방향으로 한 바퀴 편도로 돌고 바로 내려가는 것인데, 오늘 타본 결과로는 팔탄에서 탈 때 특히 시간에 주의를 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10분이나 조발을 하다니, 조암터미널에 있는 팔탄 행 버스 시간 믿음이 안 가더군요. -ㅅ-;;;
다만 오늘은 이것들 덕분에 득을 보았는데, 그 덕분에 340-1번을 놓치지 않고 무사히 귀갓길에 오를 수 있었던 겁니다.
340-1번은 오후 6시, 오후 6시 30분에 발안 종점인 도이초등학교를 출발하며 바다마트까지 오려면 15분 정도 걸리기에, 제가 오후 6시 출발 차를 타기 위해서는 오후 6시 15분 이전에 바다마트를 지나가야 했습니다. 버스가 손님들 내려주고 신호에 계속 걸리는 바람에 시간이 꽤 걸려 제가 생각한 시간보다 4분 늦게 바다마트에 도착하길래 허탈한 느낌이 들었던 상황이었죠(바다마트를 지나니 과연 예상대로 340-1번이 저만치 앞에 달리고 있었습니다 -ㅅ-;;;). 일단 차가 눈에 보여서 다행이지만 저거 놓치면 다음차는 30분 뒤인데 -ㅅ-;;; 기다리는 것은 상관없지만 눈앞에서 놓치는 느낌은 좀 엿같은 거라서 어떻게든 저거 타야겠다 했는데, 340-1번은 팔탄초등학교 쪽으로 우회전을 했지만 우리의 경진여객 버스는 구장삼거리까지 직통으로 직진을 한 덕에 무사히 차를 탈 수 있었죠.
차를 타고 보니 저번처럼 사람들이 많아 낑겨가야 했으며, 중간에 창곡리에서 내려 50번 "창곡리 행"을 타볼까 했지만 시간상 포기하고 귀갓길에 오릅니다. 340-1번을 보니 제부여객이 노선 발굴을 잘 했더군요. 지금 현재도 그렇지만 향남지구가 더 커지고 지역 발전이 되면 340-1번에 날개와 더불어 프로펠러까지 달아 줄 것이 틀림없다고 느꼈는데, 제부도만 믿어야 했던 그 시절은 옛말이 될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노선 특성상 일반시내로 등급이 내려가는 일은 없다고 보면 될 수준이므로 제부여객 입장에선 더욱 효자 노선이 되겠지요.
그분께 감사드리며 글을 마칩니다. 기나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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