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다리 고기다리던 금요일이 되었습니다.
언제나처럼 저는 아침에만 하나 있던 수업이 끝나자마자 학교를 출발, 반월역에서 330번 버스에 몸을 싣고 화성으로 갑니다. 처음에는 막막하던 사강도 조금씩 끝이 보이더군요.
사강에 온 저는 어도펜션으로 가는 에어로타운을 탔습니다.
그 비포장길을 달리는 개쩌는 노선에 에어로타운이니 정말 강력한 유혹이었지만, 이걸 탄 이유는 지화리 노선이 개쩌는 길을 경유하는 걸 노렸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지화리 노선이 오기 전에 최대한 지화2리 종점으로 가야 했는데 여유시간이 많지 않은 편이라 뛰어서 가게 되었죠. 이런 거 싫어하는 저이지만, 1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하루 2번짜리인데다 쩔기까지 하는 엄청 귀한 손님을 맞이할 것이기 때문에 다른 생각일랑 하지도 않고 최대한 지화2리를 향해 가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ㅅ- ㅋ
그러나 시간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지화2리 종점 바로 전 정류장에 도착하니 버스가 오더군요. 냐잉 -ㅅ-;;; 그래도 여기서부터는 노선이 안 겹치는데다가, 현금을 내고 탔기 때문에 별 말 없이 지나갈 수 있었죠. ㅎㅎ;;
지화2리 종점에서 3명을 태워 나가는 버스는 금방 그 쩌는 길에 도착합니다. 바로 작년에 그분들과 함께 지나갔던 길이었지만 변함없이 쩔더군요. 고생한 보람이 있다 싶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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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숨겨진 개쩌는 길을 본 저는 사강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마산2리 마을회관에서 하차합니다. 개쩐다고 들었던 도말을 보고 사강으로 되돌아갈 생각이었던 겁니다. 때마침 이 시간대에는 도말을 고포3리 갈 때만 들른다는 걸 코스표에서 본 기억이 나서 잘되었다 싶었지요.
지도를 보고 안으로 걸어들어가니 5분쯤 후 이정표가 보이는데, 도말이 적혀 있길래 여기서 기다리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때마침 버스 올 시간도 거의 다 되었고. 5분 뒤, 과연 제가 걸어온 길을 통해 버스가 오더군요. 대박 ㅋㅋ
아까 지화2리에서 나올 때 현금을 냈기 때문에, 이번에는 카드를 대어도 환승 처리될 걱정이 없습니다. 역시나 카드를 댔더니 마을버스 기본요금만 나가고 무사 통과였지요. 이번에는 도말을 가는 차이므로 제가 탄 장소에서 도말 쪽으로 좌회전을 하는데, 이어지는 1차로들은 정말 감탄을 하게 만들기 충분했습니다. 오우~ 형님~!!!
그러다가 어느 순간, 전에 고포3리 노선을 탔을 때 보았던 정미소가 보이고 여기에서부터는 도말 미경유와 같겠다 싶었는데 과연 같은 길로 버스가 가더군요. 고포3리 종점에 도착하니 버스가 잠시 쉬다가 갑니다만 저는 완벽히 묻혀들어갔죠. 기사아저씨께서도 제가 있다는 걸 신경조차 쓰지도 않으셨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걸, 사강으로 갈 때도 아까 지나갔던 도말 다시 경유하네요. 뭥미??;;
사실 나중에 알고보니 도말은 왕복 경유였던 겁니다(즉, 제가 잘못 알았던 거죠;;). 상황이 이러니 참 뻘쭘하더군요. 나는 왜 이렇게 버스를 탔단 말인가(...);;;
개쩌는 도말을 왕복으로 구경하는 행운을 누리게 되긴 했지만 아무래도 떨떠름한 느낌은 지울 수 없었습니다.
사강으로 돌아오니 이번에는 청원3리를 가는 노선이 있었습니다. 한 번도 타보지 못했던 노선이므로 바로 이 녀석으로 낙점했지요. 삼존리를 찍고 청원3리로 가는 노선이었는데, 코스표가 있어 사진으로 박아줍니다. 이게 삼존리 안으로 들어가는 거라는 그분의 말이 있었기에 과연 어떨지 기대가 되더군요.
사강터미널을 떠난 버스.
그런데 봉가리 즈음해서 갑자기 개쩌는 길 쪽으로 차가 가더니, 초장부터 쩌는 길을 마구마구 보여주십니다. 키아~
삼존리 종점 주변은 왕복2차로 길이었지만 삼존리 안으로 진짜 버스가 가는 걸 보니 대박이다 싶더군요. 그리고 그분이 느꼈던 매니아들에 대한 감정도 이해가 되었습니다. 시간만 맞추면 타기 쉬운 삼존리이건만, 이마저도 안 하니 말이죠. 관심 없으면 땡입니다 땡. 버스 좋아하고 관심 있다는데, 도대체 뭘 관심있어 한다는 건지 다시 한 번 심각한 의문이 가는 대목이네요. -ㅅ- ㅋ
삼존리를 찍었으니, 이제 청원3리를 가야겠죠?
마도 시내 안으로 들어갔다가 왕복2차로 도로를 통해 마도를 빠져나옵니다. 마리실 쪽으로는 홍법리 버스만 가는 듯;;;
그렇게 짧지만 굵은 청원3리의 1차로 길을 지나고 종점에 도착합니다.
마을 안으로 들어가보면 어떨진 모르겠지만, 종점 주위만 보면 뭔가 을씨년스러운 느낌이 들더군요. 하지만 광주 추곡리도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보니 사람들이 꽤 사는 곳이었듯, 청원3리도 그랬으면 하는 바람이 듭니다.
청원3리 종점에서 슬슬 걸어나오니 청원3리입구 정류장이 나왔고, 여기에서 버스를 기다립니다. 세종슈퍼까지 쭉 걸어가서 400-1번을 기다렸다 타도 되었지만, 그러면 제가 아니죠. 400-1번을 타느니 홍법리 노선을 타는 것이 여러모로 남는 장사라 계획도 일부러 그렇게 짰으니 말입니다. 그래서 그냥 청원3리 입구에서 홍법리 노선을 타고 사강으로 되돌아옵니다. 아까 청원3리 노선을 타면서는 지나가지 못했던 마리실도 지나가보는 것은 덤이었죠. ㅋㅋ
제가 다시 사강으로 되돌아온 이유는 남양 가는 마을버스를 타기 위함이었습니다.
아니 송정리 쪽으로 가는 그 마을버스는 탔던 거고 그닥 재미있는 것도 아닌데 그걸 탄다구요?
당연히 그럴 리가......
없죠. 남양으로 가는 버스가 그 송정리 경유하는 것만 있는 게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타려는 것은 은장공단 경유 남양 행 버스입니다. 사실 은장공단은 남양여객 400-1번이 좌석버스이던 시절 들러갔던 곳인데, 400-1번이 가지 않게 되고 이 버스가 가게 되었더군요. 그런데 공단으로 가는 버스 운행횟수가 여러모로 안습입니다. 400-1번 시절에는 30분에 한번이었는데 이젠 하루 2번 ㅡㅡ;;
시간표를 보니 시간대가 저래서 과연 공단에서 사람이 타긴 할까 싶었는데, 예상대로 손님이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ㅅ-;;;
원래 사강~왕모대 왔다갔다 해야되는 차가 이 노선까지 함께 운행해야 되어 생긴 병폐였습니다. 그동안 경험상, 화성시의 버스정책은 제대로 된 게 없다는 걸 알게 된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는데 또 한 번 느끼게 되는군요. 안산, 시흥은 화성에 비하면 천국인 것이죠. -ㅅ- ㅋ
예상대로 대광아파트 종점까지 쭉 손님은 없었고, 결국 저와 기사아저씨 단 둘만의 드라이브로 끝나게 되었습니다. 왕모대 갔었을 때 뵈었던 그 기사아저씨께서 오늘도 운전중이셨기에, 아까 사강에서 버스 타기 전에 샀었던 초록매실 한 병 기사아저씨께 드리면서 인사 드리고 버스에서 나왔습니다. 저 차가 왕모대 들어가는 막차 운행할 것은 너무나 분명한 사실이었는데, 왕모대는 일전에 타 두었던 게 진짜 다행이네요. ㅎㅎ
이제 사강에서의 일은 끝났고, 신외리를 가는 50-5번을 탈 차례입니다. 그래서 13-2번을 타고 대광아파트를 나와 남양성지로 이동합니다. 때마침 13-2번이 금방 도착예정이라 천만다행이었죠. 참 이해가 안 가는 일이지만, 13-2번 배차간격이 25분으로 늘어난 탓에 ㅜㅜ (기사 부족 때문에 그런 것 같긴 한데, 13-2번에게 있어 20분 간격은 이해할 수 있지만 25~30분 간격은 도대체 어느 나라 말인건지...-ㅅ-;;;)
다행히 50-5번 시간을 잡아먹진 않았고 남양성지를 가보니 때마침 50-5번이 있어 타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걸, 고길동 닮은 아저씨 한 분이 상당히 고압적인 태도로 버스에 타려는 손님들을 쫓아내시더군요. 설마 이 분이 기사아저씨인가? 했는데 안좋은 예감은 왜 그리도 잘 맞던지 -ㅅ-;;; 사실 버스를 운전한 사람은 다른 분이었지만 이분은 견습기사에 불과했고, 그 고길동 닮은 아저씨가 고참기사였던 겁니다. 아놔;;;;;
이윽고 출발시간인 오후 5시 30분이 되자 남양성지 슈퍼마켓 앞에 주차되어 있던 버스에 시동이 걸리고 바로 유턴을 하더니 건너편 정류장에서 수많은 손님들을 태웁니다. 고길동 닮은 아저씨께서 아까 쫓아냈던 그 사람들이 그대로 이 버스를 타는데, 아니 미리 태우나 나중에 태우나 똑같은데 왜 저러는 거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갔습니다. 그동안 남양 노선을 탔던 경험상, 이랬던 적은 처음이라 어이가 없었네요.
이번 시간대에는 문호리부터 먼저 들러 신외리로 순환하는 때였기 때문에, 사강에서 탔던 남양행 마을버스를 탔었을 때 보았던 원천리를 지나갑니다. 다만 남양을 벗어나는 방법이 조금 달랐는데, 웬 처음 보는 골목길을 헤집으며 올라가는 것이었습니다. 근처에 시장이 있는 것 같았는데 생각지도 못한 남양의 모습을 보여주네요.
그 고길동 닮은 아저씨가 아무래도 신경쓰였지만, 원천리 이후 펼쳐지는 문호리, 신외리의 경치는 정말 괜찮더라구요. 안산쪽에서 보기만 했던 시화호 건너편 동네를 직접 가보니, 정말 가볼만 하다 싶었습니다. 이런 게 버스 타는 거죠. ㅋㅋ
게다가 사전에 장전리 경유로 시간을 맞춰둔 덕택에 장전리까지 경유를 하는데, 여기는 1차로더군요. 역시 낀 걸 타야 좋다는 것을 다시 확인하게 됩니다. ㅎㅎ
그런데 버스가 장전리를 지나 남양쪽으로 다시 내려가니 버스에 손님이 몇 남아있질 않더군요. 이제 슬슬 차에서 내려야 되는데 그놈의 고길동 아저씨와 부딪칠까 봐 걱정이 되었습니다. 이윽고 송림리 버스정류장을 지나고, 아까 지나갔던 남양 입구에 다 와가는 것 같은데 아무래도 내려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얼른 벨을 눌렀습니다. 이윽고 멈춰 선 버스. 그런데 남양으로 들어가는 그 입구와 가까운 삼거리더군요. 아 -ㅅ-;;;; 고길동 아저씨의 따가운 시선이 느껴졌지만 어쨌든 내렸습니다.
잘 가다가 마지막에 고길동 아저씨 때문에 떨떠름해졌습니다만, 어쨌든 신외리 노선까지 타는 데에 성공했기에 기분은 좋네요. 다음에는 내릴 장소를 좀 더 잘 봐두어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되구요. ㅋㅋ
아까 남양을 빠져나올 때 버스가 지나갔던 길을 통해 내려가보니 왼편에 시장 입구가 보이더군요. 맨날 400번이나 330번 등만 타서는 알 수 없었던 곳이었습니다. 생각외로 시장이 커서 놀랐고 남양시장에도 한 번 구경가보고 싶기도 합니다(근데 아직까지 못가고 있다는;;;).
생각외로 남양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에 미소가 지어졌던 본인은 이제 330번을 타고 귀갓길에 오릅니다. 이쪽 동네 오면 매번 타게 되는 330번이라 질리긴 합니다만, 그나마 구포리와 야목리 등등의 풍경에 위안을 얻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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