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작품 계획 및 전공과목으로 내 머리는 터질 것 같았고(전공과목만 풀로 듣는 바람에 ㅜㅜ), 그분과 깨지고 말았다는 등 정말로 많은 사건과 고민들이 있어 다사다난했던 대학교 3학년 2학기도 지나가긴 하네요. 신입생 시절, 공대 3학년은 3학년이 아니라 사망년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정말이었습니다 -ㅅ-;;
하여간 오늘은 사전에 계획한 대로 조암 시승을 나가게 됩니다.
이번에는 첫 타자로 조암에서 10시에 있는 한각리 노선을 타야 하는지라 조금 서둘러서 집에 나왔고, 조암에는 오전 9시 32분에 도착했습니다. 터미널에서 오늘의 코스도 다시 확인해보고 시간표 조금 구경하다가 화장실도 들러주면서 버스 승차장으로 발걸음을 옮겨 봅니다. 조금 있으면 평밭을 출발했던 시내버스가 터미널로 도착할 것이었기 때문인데, 오늘도 새벽에 나와 새벽시승을 했던 여르니님을 새벽같이 만나야 했던 겁니다(덕분에 구경은 잘 했을 겁니다. -ㅅ- ㅋ). ㅋㅋ
여르니님과 만난 저는 잠시 생각을 하다가, 한각리로 걸어들어가서 버스를 타기로 하고 여르니님과 함께 도보를 합니다. 생각보다 조암에 일찍 도착한 탓에, 터미널에 죽치고 있어봐야 할 것도 없었죠. 목적지가 터미널에서 그렇게 멀지 않은 곳이라 천만다행이었습니다만, 읍사무소를 벗어나 본격적으로 1차로 길로 진입하니 영락없는 시골 모습이네요.
이제 슬슬 버스가 조암터미널을 출발할 시간이 다 되어갔기 때문에, 정류장이 슬슬 나와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길을 걷고 있으려니 버스 탈 만한 장소가 마침 나왔습니다. 여기서 탄다고 하면 태워 주시겠다는 생각이 들 위치여서 가만히 차를 기다립니다. 어차피 더 걸어봤자, 가다가 버스 만나버릴 것이 뻔해서 더 걸어가봤자 의미가 없었죠 -ㅅ-;;
이윽고 경진여객 카운티 하나가 저 멀리서 달려왔고 손 흔들어 승차합니다. 과연 기사아저씨께서 버스를 세우고 문을 열어 주시더군요. ㅋㅋ
제가 사전에 이야기한 대로, 이번에는 저와 여르니님 모두 현금을 내고 승차합니다. 카드를 댔다간 환승이 찍힐 것이 뻔했기 때문인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환승입니다" 는 저승사자나 다름없죠. 이건 회사와 노선을 가리지 않으니, 굳이 먼저 "나 잡아잡수" 할 필요가 전혀 없는 겁니다.
현금 1200원씩 내려니 저와 여르니님 모두 잔돈이 없어 요금을 낼 수 없는 난감한 상황이었지만, 터미널 가는데 터미널에서 돈 바꿔 요금 지불을 하겠다고 제가 기사아저씨께 말씀을 드렸기 때문에 문제가 되진 않았습니다(터미널 도착하자마자 슈퍼에서 돈부터 바꿔서 기사아저씨께 요금을 드렸습니다 ㅎㅎ).
[경진여객 17번(조암→한각리,원안1리,화수사거리,화수3리,화수사거리,주곡2리,화수사거리,멱우리→조암)] ※ 조암터미널 1000 출발
멱우3리 1006 - 화수3리(회차) 1018 - 주곡2리 1024 - 주곡2리,자연한우표지판앞(회차) 1025 - 조암터미널 1036
아무튼 이렇게 타게 된 한각리 노선은 그동안 있었던 일들에 대한 보상을 톡톡히 해 주었습니다.
쩌는 길들이 나왔고 저도 다시 노선을 복습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니까요(이 때문에 터미널 도착하면 잔돈 준비해서 요금부터 내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버릴까봐 나름 애먹었다는 -ㅅ-;;;).
그리고 저도 생각지 못한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버스가 전에 이 노선을 이용해서 가봤던 주곡2리 회차지에서 돌리지 않고 더 들어갔던 겁니다. 노선이 연장된 건가??? 생각외의 길을 갔던지라 놀라웠는데 심지어는 안쪽으로 더 들어가는 길이 쩔기까지 합니다. -ㅅ-;;;
2018년 8월 현재는 경기도 버스정보시스템 등에서 여전히 기존 주곡2리 회차지에서 회차하는 것으로 조회되는데, 단순히 기사아저씨의 실수였을 것 같지는 않다는 점에서(운전하기 좋지 않은 길을 일부러 들어가는 기사아저씨가 어디 있겠습니까) 좀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네요;;;
아무튼 생각지도 못한 주곡2리 구간 때문에 저는 가슴을 쓸어내려야 되기도 했습니다. 원래는 저의 조암 도착시간 관계상 한각리 차를 조암에서 타서 주곡2리에 내린 다음 발안에서 오는 차를 이용해 조암으로 돌아오려 했었는데, 정말 그렇게 차를 탔더라면 이 주곡2리 추가 구간때문에 발안에서 오는 버스를 놓치게 되었을 것이 너무나도 분명했던 겁니다. -ㅅ-;;;
터미널에 도착하자마자 돈을 바꿔 한각리 기사아저씨께 요금지불을 마친 우리는, 오전 11시에 출발하는 장안 7,9리 노선에 승차합니다. 장안리 및 독정5리의 1차로가 일품이라는 특징이 있지요. 저는 전에 탔던 노선이지만 기왕 시간이 맞는 거, 또 타보고 싶었고 여르니님도 이번 기회에 이 노선을 타보게 됩니다.
[경진여객 15번(조암~장안면사무소,독정1리→독정5리,장안7,9리,장명초교→독정1리 이하 역순]
조암터미널 1100 출발 - 독정5리1112 - 장명초등학교 1119
[경진여객 1번(조암~장안면사무소,독정1리,장명초교~장안주택)] ※ 장안주택 1130 출발
장명초등학교 1136 - 조암터미널 1148
장명초등학교에 내려 15분 정도 버스를 기다리니 장안주택에서 나온 버스가 있어 이걸 타고 조암으로 나옵니다. 조암에서 오전 11시 10분에 출발했던 차인데, 언뜻 봐서는 장안주택에 금방 갔다 올 것 같지만 실제로는 가는 길이 안 좋아 시간이 오래 걸리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시간이 잘 맞았죠. ㅎㅎ
조암에 도착하니 오전 11시 48분.
오후 12시 20분에 있는 사곡5리를 타려니 시간이 좀 남길래, 밥과 라면으로 점심해결을 합니다. 이후 타야 되는 버스노선들이 한 두 개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시간은 정말 귀중하지 않을수가 없었습니다. 물론 여르니님 구경을 시켜주기 위해 제가 일부러 계획했기 때문이지만 말이죠. -ㅅ- ㅋ
[경진여객 25번(조암~사곡사거리~사곡5리)]
조암터미널 1220 출발 - 사곡5리마을회관 1226
오후 12시 20분에 출발한 사곡5리 노선은 워낙 단거리인데다 우리 말고는 손님이 없다보니, 이번에는 7분만에 사곡5리 종점에 우리를 내려줍니다. 제가 탔을 땐 저 혼자였는데 이번엔 손님이 1명 더 늘긴 했네요. -ㅅ- ㅋ
이곳은 이미 와본 적이 있었고, 노진리 차를 타기 위해 나름 시행착오를 거쳤던 곳이었기에 마을을 빠져나가는 것은 문제가 없었습니다. 전에는 마을을 빠져나와서는 괜히 조암쪽으로 걷는 바람에 버스정류장까지 생각보다 꽤 걸었는데, 이번에는 노진리 쪽으로 가니까 금방 노진4리 버스정류장이 나오더군요. 다음에 타려는 노진리 차는 조암에서 오후 1시에나 있기 때문에 시간 여유도 많았고 환승이 찍힐 염려도 없어 좋았습니다.
[경진여객 19번(조암~사곡사거리→노진리,이화4리→사곡사거리 이하 역순)] ※ 조암터미널 1300 출발
노진4리 1305 - 노진리종점 1311 도착, 1314 출발 - 이화4리마을회관 1320
노진4리에서 신발에 묻은 진흙도 대충 씻어내고(가다가 진흙탕을 밟아서 -ㅅ-;;) 기다리고 있으니 드디어 노진리행 버스가 도착해 승차합니다. 오늘 아침에 조암 버스들을 본 바로는 예전의 판대기들이 죄다 사라져 있던데 ㅜㅜ 이 버스 역시 마찬가지가 되었더군요. 그나마 노진리 버스는 이화4리 경유하는 시간대여도 이화4리 판대기를 잘 안 꼽고 다니는 경향이 있다는 걸 고려하면, 이 노선에 한해서는 좋아졌다고 보는 게 맞으려나요 -ㅅ- ㅎㅎ;;;;
노진리는 사실 봄에서 가을 사이에 가야 좋고, 겨울에 가면 조금 별로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길에 나무들이 우거진 곳이 잠깐 있는데, 겨울에 가면 이 나무들이 이파리라고는 하나도 없이 앙상해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계절을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니 할 수 있나요(자신의 주제 파악은 중요한 법입니다. -ㅅ- ㅋ). 그나마 길가의 나무들은 이파리가 다 떨어진 상태였지만 길이 쩌니 그걸로 위안을 하게 됩니다. 정신승리
우리는 계획한 대로 이화4리 마을회관에 하차합니다. 노진리종점에서 3분 대기하다 출발하긴 했지만, 이번에도 조암에서 출발한 지 20분만에 이화4리 마을회관에 도착하더군요. 노진리는 걸어 나오기도, 들어가기도 빡센 동네라서 이화4리의 존재는 항상 중요합니다. ㅎㅎ
[경진여객 4번(조암~사곡사거리,기아생활관,두레자연중고교~이화리)] ※ 이화리종점 1400 출발
이화2리,현대요양병원 1404 - 조암터미널 1414
버스는 이화4리 마을회관에서 손님 3명을 태우고 바로 돌아나갔고, 우리는 이화2리 버스정류장으로 이동합니다. 여기는 정류장 바로 앞에 요양병원이 하나 있어서 썰렁하진 않았고, 이화리 노선은 비교적 자주 있는 편이었기에 차 기다리다가 얼어죽을(?) 염려는 없었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그렇게 많이 기다리지 않고 오후 2시 4분에 도착한 이화리 노선을 타고 조암으로 되돌아오게 됩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경진여객의 스피드 & 버스 시간이 너무 잘 맞아 들어갔다는데서 한 가지 문제가 생기고 맙니다. 터미널에 내린 시간이 오후 2시 14분이었는데 다음에 타야 할 고온이 버스의 출발시간이 오후 2시 50분이었던 겁니다. 정말 단 몇 분 차이로 환승할인을 받질 못하는 애매함은 참 냐잉합니다. 출발시간이 거의 다 되어서야 문을 열어주는 조암의 특징상, 아무리 이리저리 생각해봐도 고온이 버스를 환승할인 받고 탈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아무 노선이나 일단 타고 한 정류장만 가서 내리기로 했고, 때마침 시간이 맞은 호곡리 노선으로 환승할인을 받습니다. 사실 2018년 9월 현재 시점에서 되돌아보면 참 위험한 행동을 했던 것이지만, 호곡리를 갔을 때에는 기사아저씨께서 우리를 알아보고 말을 건다거나 하는 일은 없었으므로 이 때만큼은 천만다행이었다고 생각합니다(더군다나 호곡리 노선은 하루 왼종일 같은 차량이 운행하는 특징이 있죠 -ㅅ- ㅋ). 아무튼 다시 이런 일 없게 조심해야겠다능;;;
[경진여객 2-1번(조암~사곡사거리,기아생활관,매향2리→고온이,석천4리→매향2리 이하 역순)]
조암터미널 1450 출발 - 고온이종점 1505
약간의 우여곡절(?) 끝에 우리는 오후 2시 50분에 출발하는 고온이 노선을 환승할인 받고 승차하는 데 성공합니다.
우리의 주 목적은 고온이였기에 어쩔 수 없이 이 날은 조암~고온이만 왔다갔다하는 걸로 퉁쳐야 되겠지만 말이죠(우리가 탔던 차가 나갈 때 석천4리를 들르는 거라서 ㅜㅜ).
버스는 궁평항 노선을 탔었을 때 지나가본 길 그대로 직진을 하더니 궁평항 가는 길 갈라지는 사거리에서도 직진을 하여 약간의 1차로 길을 보여준 후 우리를 고온이종점에 내려줍니다. 현재 시간 오후 3시 5분. 저는 그렇게 고온이종점에 또 다시 오게 되었습니다.
다음 차는 50분 뒤에나 있을 것이기 때문에, 슬슬 마을 안으로 걸어들어가봅니다. 고온이의 볼거리는 백사장, 그리고 길 끝에 있는 녹색 탑이었는데, 저번에 왔었을 때보다 조금 더 시간 여유가 있었던 덕에 구경하기가 좋았습니다. 저번에는 버스를 조금이라도 더 타보겠다는 마음에 40분 텀이 있는 시간대를 골랐더니만, 구경도 하는 둥 마는 둥 했던 기억이 있다보니 -ㅅ-;;;
처음 왔었을 때는 녹색 탑을 보았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백사장을 보기로 합니다. 백사장은 생각보다 넓지 않아 금방 볼 수 있었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전에 왔을 때 백사장부터 먼저 보는 건데 싶었다는 생각도 잠시 들었습니다. 하지만 오늘에서라도 와본 것만 해도 만족스러운 일이었는데, 저 혼자만 온 것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ㅎㅎ
조그만 백사장을 잠시 구경하고 녹색 탑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니...
오우~! 이번에는 썰물 때인지 녹색 탑까지 갈 수가 있더군요. 녹색 탑 밑부분은 바닷물에 잠겼다 나왔다 하기 때문인지 따개비 등이 잔뜩 붙어 있었는데, 작년에 탑 앞에 못 가본 한(?)을 이제서야 푸네요.
처음 여기를 왔을 때의 일을 여르니님에게 이야기 해주면서 서로 사진 찍고 탑 구경하다보니 시간도 잘 가고 좋더군요. 이래서 혼자보단 둘이 나은 거다 싶네요. (여르니님이 요즘은 같이 가는 분이 있으려나?)
[경진여객 2번(조암~사곡사거리,기아생활관,매향2리~고온이)]
고온이종점 1556 - 조암터미널 1612
버스 시간에 맞춰 다시 정류장에 되돌아오니 얼마 지나지 않아 버스가 옵니다.
우리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었던 고온이는 다음에 또 올 수 있을지 의문은 들었지만, 아무튼 기회되면 또 가 보는 걸로 하고(근데 2018년 9월 현재까지 못 가봤다는;;;), 조암으로 돌아옵니다.
이제 드디어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호곡공단을 갈 차례입니다.
여르니님에게도 호곡공단을 보여주기로 하고 오늘의 코스를 계획했던 저도 이제서야 한시름 놓습니다. 다른 건 나중에 다시 탈 수 있더라도, 호곡공단은 정말... 외지인인 우리로서는 시간 맞추기가 정말 거지같았기 때문입니다. -ㅅ-;;; 그런 곳을 두 번째로 가게 될 줄은 생각도 못한 일이었네요.
우리는 오후 4시 20분에 출발하는 호곡리행 버스에 승차하여 오후 4시 34분에 호곡3리 종점에 하차합니다.
호곡3리 진입로만 1차로지만 그래도 와볼만 했고, 호곡공단도 그분과 함께 가본 적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더욱 여유있게 공단을 향해 발걸음을 옮겨 봅니다. 호곡공단 버스라고 해서 특별한 게 있지는 않고 기존 호곡리 버스가 하루 2회 공단을 추가 경유하는 것인데, 호곡리에 다음 버스가 오려면 1시간 남짓 있어야 하기 때문에 서두를 건 전혀 없었죠.
이제 슬슬 해가 지려는지 주변이 썰렁해졌다는게 문제였지만 다시 한 번 여유의 갑은 이런 것이다를 보여주며 호곡공단에서 이야기 해가면서 시간 때웁니다. 시간이 흘러 이윽고 버스가 올 시간이 슬슬 되어가는데, 이번에는 좀 이상합니다. 얼마 전 그분과 함께 왔을 땐 버스 타려는 사람들 꽤 있더만 이번에는 정류장에 우리 둘 말고는 아무도 없었던 겁니다. 설마 그새 노선이 없어져서 버스 안 오는 거 아닌가? 불안함도 느껴졌습니다. 버스 안 오면 또 한 시간 기다려야 하는데 -ㅅ-;;
그렇지만 저의 이런 걱정은 다행히 기우로 돌아갔습니다. 오후 5시 46분이 되자, 버스가 오더군요. ㅋㅋ
[경진여객 5-2번(조암~화수사거리→호곡2리,(호곡공단),화수1리,선창→화수사거리 이하 역순)] ※ 조암터미널 1730 출발
호곡공단(회차) 1746 - 화수1리(회차) 1751 - 선창종점(회차) 1754 - 조암터미널 1805
그렇게 호곡공단을 무사히 빠져나온 우리는 화수1리와 선창포구를 보며 유유히 조암에 되돌아왔고, 화장실을 들른 뒤 곧바로 오후 6시 10분에 출발하는 33-1번에 승차합니다. 이 시간의 33-1번은 장안공단 경유였기 때문에 한 번쯤은 타 볼 가치가 있었죠. 수촌리를 안 가기 때문에 기사아저씨께서 승객들의 행선지에 민감하다는 특징이 있지만, 발안 간다고 그러면 통과가 되기 때문에 큰 장애물이 되지는 못합니다. ㅎㅎ
[경진여객 33-2번]
조암터미널 1809 출발 - 장안공단사거리 1818 - 바다마트 1838
저는 이미 탔던 노선이라 사진은 없지만, 이 노선은 조암에서 발안으로 편도운행을 하지요(아침시간대에 발안에서 들어오는 것도 있었는데 얘는 없어졌다고 하더군요. -ㅅ-;;). 직행버스와 100% 같은 경로로 운행을 하는데 차이점이라면 중간에 장안공단 한바퀴를 돌고 나온다는 것, 그리고 발안시장 대신 발안주공아파트를 경유한다는 것이 있죠. 하지만 장안공단에서 타는 사람은 거의 없다시피한데다 33-1번의 폭풍질주도 나름 쩔어주시기 때문에, 직행버스와 시간차이도 그렇게 많이 나지도 않고 그렇습니다. 이번에도 역시나 공단 내에서 타는 사람은 없더군요. ㅎㅎ;;
오후 6시 38분에 바다마트에 내린 우리는 저번에 그분과 함께 가려다 제 실수때문에 못 갔던 기천리를 해결해 보기로 합니다. 저번의 그 경험이 있었기에 이번에는 정말 닥치고 바다마트에서 얌전히 버스를 기다렸지요.
[화성창운여객 10-2번(기천리)(바다마트~지월리입구,지월리,팔탄,구장삼거리~기천리)]
바다마트 1900 - 지월리(회차) 1904 - 기천3리종점 1919
오후 7시에 바다마트를 출발한 10-2번 기천리행 마을버스.
지월리 안쪽도 경유를 해주고(이번에는 기천리 방향만 편도 경유하는 시간대였습니다) 팔탄까지는 13-2번 마을버스와 똑같이 올라가다가 구장삼거리에서 우회전을 합니다. 기천리에는 수원여객 버스만 가는 게 아니라는 걸 알려주는 것 같았습니다.
기천3리에 이르니 버스가 돌릴 수 있는 공터가 나왔고 여기가 종점이라는 것을 지도로 알아두었기 때문에 여기에서 내립니다. 과연 버스가 앞으로 더 가지 않고 가만히 서있기만 하더군요.
기천3리 종점은 삼거리 모양을 하고 있었는데 기천저수지가 가까웠습니다. 수원여객 16번 이런 거 타도 볼 수 있는 그 저수지 맞았죠. 우리는 저수지 너머에 내렸기 때문에 16번 지나다니는 길까지 조금 걸어야 했습니다. 밤에 저수지를 보는 건 그렇게 유쾌한 일은 아니었고 주변에서 개들이 짖어대는 것도 짜증나긴 했지만, 어쨌든 빠져나갈 구멍이 있다는 것은 감사할 일입니다. ㅎㅎ
과연 그렇게 멀지 않은 거리에 16번, 50번 지나다니는 삼거리가 나와졌습니다. 이제 50번 병점방향이 시간이 맞기 때문에 이걸 타고 병점으로 가기만 하면 됩니다. 삼거리에 이르니 버스정류장이 하나 있었는데, 우리의 계획은 여기에서 틀어지고 맙니다.
저는 이 삼거리에서 50번을 기다린다는 게 영 내키지 않았지만, 여르니님이 여기서 버스를 기다리자고 하더군요. -ㅅ-;; 예감은 안 좋았지만 저도 설마하는 마음 30%에 여르니님이 나름의 고집이 있다보니 일부러 내색하지 않고 여르니님의 의견을 들어주는 것 70% 해서, 여르니님이 말한 장소에서 50번을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이윽고 우리가 타기로 한 50번이 지나가는데, 과연 결과는?
설마했지만 설마가 사람 잡는다고, 저의 안 좋은 느낌이 현실이 되고 말았습니다. -ㅅ-;;
50번이 그냥 지나가 버렸던 겁니다. 냐잉함이 현실로 펼쳐졌지요 ㅜㅜ
16번은 진작에 시간이 안 맞으니 패스해야 했었고, 50번도 마침 오늘이 주말이었기 때문에 남양 방향과 병점 방향 모두 1시간 반 넘게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 버스로는 도저히 답이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걸어가기도 귀찮고......
는 개뿔, 상기리입구까지 걷기로 합니다. 정말 그것 외에는 방법이 없었던 겁니다. ㅋㅋ
그래서 제게 미안함을 표현하는 여르니님과 같이 결국은 상기리입구까지 걸어가게 되었습니다. 자기가 미안해야지 안 미안하면 어쩌겠나요. 하지만 이 때는 서로 좋았던 시절이었고, 자기 고집대로 했다가 엿되는 상황도 겪어봐야 사람이 고집을 꺾을 줄도 알게 되는 법이다보니 -ㅅ- ㅋ 저도 여르니님께 "네 자신을 너무 믿지 말라" 는 이야기를 남겼었네요.
아무튼 이 길은 가로등이 없었기 때문에 휴대전화 불빛을 이용해야 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인도라고는 전혀 없었기에 걷기에도 그리 좋지가 못했으며, 눈치없이 빨리 가기만 하는 여르니님 때문에 저는 1.5배 더 힘들었다는 건 안비밀이지만요. 그래도 어쨌든 혼자보다는 둘이 나으니 서로 의지하며 걸어가서 결국 상기리입구 삼거리에 나왔습니다. 여기는 버스가 많기 때문에 우리 모두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38번을 타고, 병점 대신 수원역으로 가게 되었죠.
[경진여객 38번]
상기리입구 2005 - 수원역,역전시장 2025
마침 저녁을 안 먹었기에, 순댓국으로 저녁을 해결합니다.
순댓국은 제가 엄청나게 좋아하는 음식이기도 했지만 이 겨울에 따뜻한 것이 들어가니 살만하네요. 저녁을 먹고 난 우리는 다음에 무엇을 탈까 잠시 고민을 하게 됩니다. 어쨌든 50번을 타고 병점으로 가서 마지막 노선을 타는 데에는 실패를 했기 때문에, 다른 걸 하나 잡고 집에 가기로 의기투합을 했기 때문입니다. ㅋㅋ
[수원여객 57번]
매산시장 2120 - 수원터미널 2137 - 이마트 2144
그렇게 하여 낙찰된 노선은 수원여객과 용남고속이 공동배차를 하는 57번이었습니다. 늘상 와보면 차 반에 사람 반이던 수원역 인근에 이런 좁은 길이 있었나 싶을 정도의 깜짝 놀랄 경로를 57번은 보여주었습니다. 2018년 9월 현재는 이 57번이 폐선되어 버스정보시스템에 뜨지 않지만, 다른 노선들로 대신 57번이 운행하던 곳을 가볼 수 있지 않을까 싶은 그런 노선이기도 합니다. 어쩌면 수원시내를 좀더 김숙희 들어가주는 탐험을 하게 되었을 때 또 가보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ㅎㅎ
그렇게 수원터미널 옆 이마트까지 타고 온 우리는 이제 귀가를 위해 310번을 타고 수원역에 옵니다.
[성우운수 310번]
이마트 2146 - 수원역 2155
[수원여객 11-1번]
수원역 2158 - 당수동 한라아파트 2216
원래대로라면 저는 여기서 그 유명한 영구와 땡칠이를 타든 전철을 타든 해야 하지만, 이번에는 수원여객 11-1번을 타 줍니다. 조금이나마 색다르게 가고 싶기도 했고, 여르니님과 조금 더 오래 있고 싶었기도 해서입니다. -ㅅ- ㅋ
11-1번은 과거에는 영통에서 안산까지 간 이력이 있었지만, 당수동으로 단축되고 수원시 안에서만 다니는 노선이 되어버린 지 오래였던 그 노선입니다. 이 노선은 중간에 입북동 안쪽을 들르므로 수인산업도로 옆길로 해서 당수동으로 진입하는 특징이 있는데, 비록 쩌는 것은 없지만 평소에 수원을 가면서는 안 가보게 되어있는 길을 가주기 때문에 저의 구미를 당기는 노선이기도 합니다(자매품으로 25번과 13-5번이 있는데 얘네들은 당수동엘 가야만 탈 수 있고, 막상 기다려보면 11-1번처럼 더럽게 안 온다는 특징이 있죠. -ㅅ-;;). 11-1번 이거 기다려보면 더럽게 안 오는데 마침 타이밍이 좋아 금방 타게 된 게 다행이었습니다. ㅎㅎ
사실 수원역에서 당수동까지 11-1번을 이용했던 적도 몇 번 있었기 때문에(단, 오래 기다려야 하면 걍 안 탔다는 ㅜㅜ) 사진은 없지만, 그래도 11-1번은 한 번쯤 타봐서 나쁠 건 없는 그런 차편입니다. 입북동 안쪽의 옛날 골목길과 아파트 앞 넓직한 길, 그리고 당수동으로 넘어가는 나름 시골길스러운 도로까지 전부 다 보여주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내린 자리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영구와 땡칠이를 탈 수 있기도 하니, 11-1번의 그 배차간격만 뺀다면 이건 뭐 거저 타는 수준입니다. ㅋㅋ
제가 대명고등학교에 내렸을 때는 이미 오후 10시 20분이 다 되어가는 시각이어서, 저는 여기에서 여르니님과 작별을 고하고 909번을 타고 상록수역으로 가는 것으로 시승을 마칩니다. 2014년 연말에 있었던 일을 2018년 8월 현재에서야 쓰려니 거의 4년이라는 시간차이도 있고 고려해야 할 사항들도 생기고 해서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써 본 부족한 시승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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