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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기행문/2011년~2015년

2015년 3월 11일 - 금광포란재아파트를 해결한 간단한 화성시 남양 버스 시승기

by 회관앞 느티나무 2022. 12. 25.

※ 이 시승기를 쓰면서 사진을 찾아보니 안 보이더군요 -ㅅ-;;;  시승기에 사진이 없는 점은 심심한 양해를 부탁합니다 ㅜㅜ

 

 

취업전선에 뛰어들게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있었던 시승기를 2018년 8월 말에서야 써보네요.

취준생 인생을 이해하는 높으신 분들은 아직도 없고, 앞으로도 그럴 거라는 것이 지금도 가슴이 시리지만;;;
어쨌든 시승기 갑니다. ㅋㅋ

 

취업을 위한 길은 험난했습니다.

사실 입사하고 나면 그 이후가 정말 시작이건만, 시작을 위한 관문부터 쓸데없이 힘 빼게 만드는 게 너무 많았죠.  무엇으로 먹고 살아야 할 지 고민해왔지만 그 무게가 더욱 커지는 느낌입니다.

 

이 때문에 당분간은 예전과 같이, 오지노선들 위주로 계획을 짜서 움직이는 시승은 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을 하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오지노선 시승의 경우 계획이 필요하고 이 과정에서 시간이 소모되는데다, 중독성(...)도 있기 때문이죠. 그야말로 울며 겨자먹기로 오지여행 코스 짜기를 당분간 멈추어야 했던 겁니다. 그나마 제가 사는 곳 주변에 오지노선들이 엄청나게 널려 있다면 모르겠는데 그렇지도 못했구요. 화성시가 그나마 후보지이긴 하지만 거기 오지노선들은 생각보다 최악이고(해보면 압니다 -ㅅ-;;), 이미 화성시 서부는 안 타본 거 찾는 게 빠를 지경이 되어서 가고 싶은 마음도 그닥 안 났습니다. 또한 화성시는 말이 좋아 옆동네지 가는 시간이 의외로 많이 걸리는데다, 좌석버스를 타야만 하다보니 버스요금도 생각보다 나가기도 했죠.

 

이번 학기는 시간표 자체는 진짜 신선놀음급이었지만, 그런 건 아무 의미 없을 정도로(이번 학기 내내 막차 타고 집에 갔었습니다) 매일매일이 공부였습니다. 졸업작품도 이번 학기내에 만들어 발표하고 제출해야 하질 않나......-ㅅ-;;; 그래서 바깥 공기를 쐬고 싶을 때, 머리 식히고 싶을 때 (그냥 도시에 다니는) 버스들 타보는 선으로 시승방향을 잠시 바꾸게 됩니다. 그래서 이번 시승을 마지막으로, 오지노선 시간표들을 놓고 계획 짜서 가보는 것은 당분간 못하게 됩니다. 현실은 시궁창이지만 할 수 없었습니다. 사실, 집앞에 다니는 버스 타는 것조차도 돈 내야 되고 돈 없으면 못 타는 겁니다. -ㅅ- ㅋ

 

 


사설이 길었는데, 이번에는 오후 6시 50분 전에 남양을 가기로 하고 느지막이 반월역 가서 언제나처럼 또 330번을 탑니다. 매니아들은 330번 이게 뭐가 좋다고 완승을 하려 드는지 정말 이해가 안 갔죠. 이번에 제가 남양으로 가는 이유는, 남양에서 발안으로 가는 길에 있는 금광포란재아파트를 보기 위함입니다. 아파트라니까 뭔가 만만하게 들리겠지만, 사실 이 아파트 들어가는 버스 시간이 저를 고민에 빠뜨린 일등공신이기 때문에 칼을 빼든 것이죠.

 

제가 이 아파트 하나 가지고 그렇게 고민했던 이유는 이 아파트 안으로 직접 들어가는 버스 시간이 은근히 거지같았기 때문입니다. 이 시승기를 쓰던 당시에는 이 아파트로 들어가는 버스시간이


오전 7시 15분 (발안출발 12번, 남양방향만 경유)
오전 7시 55분 (정남 출발 11-1번, 왕복경유)
오후 6시 50분 (남양 출발 11-1번, 정남 방향만 경유)


이었습니다. 오후 2시대에도 들어가는 차가 한 번 있었던 것 같은데, 이 시간마저 다른 노선 타보면서 시간 맞추기가 잘 되지 않았죠. 차도 적게 들어가는 주제에 편도로만 가는 때가 있질 않나, 들어가는 버스노선도 시간대마다 다른데 시간대 분포도 거지같고... 정말 시간 맞추기가 남양에선 제일 엿같은 노선이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남양에서는 운행횟수가 비교적 많은 대광2차아파트 노선이나 금강아파트 노선을 제외하고 다른 것들은 한번씩 다 타봤는데, 얘만큼은 해결이 안 나니 결국 어거지로 해결하려 들 수밖에 없었죠.

 

 


330번은 정말 골백번도 더 탔기에, 시간 맞춰 남양에 도착하는 것은 일도 아니었습니다. 그나마도 11-1번이 오후에 정남 방향으로 갈 때 포란재아파트를 가준다는 것은 불행 중 다행이라 생각했구요. 안 그랬으면 정남에 시간 맞춰서 가야 하는데, 이러면 시간 맞추기가 빡세졌던 겁니다. 고작 아파트 하나 가는 거 타기가 왜 이렇게 힘든지...ㅅㅂ

 

오후 6시 50분이 다 되어가자 11-1번 카운티가 나타나서 얼른 승차합니다. 드디어 골칫덩이였던 포란재아파트를 해결하는 순간입니다. 13-2번과 같은 길로 발안쪽으로 가면서 무송교차로를 지나는데, 포란재아파트 입구에 이르니 드디어 버스가 좌회전합니다. 나이스~!! ㅋㅋㅋ


이거 안 들어갔으면 정말 머리아파지는 거였는데 정말 다행입니다. ㅎㅎㅎㅎ

버스는 2차로 도로를 쭉 달리다가 아파트 경비실 앞에서 회차합니다. 딱 아파트 입구까지 이어진 도로였는데, 중간에 언덕도 있고 걸어나오기에는 생각보다 거리가 있겠다 싶더군요. 거리 자체가 그렇게 먼 건 아니었지만, 집에서 나올 때 잘못하면 눈앞에서 버스 놓치는 상황이 충분히 벌어질 수 있을 정도의 거리는 되었던 겁니다. 버스를 넣기에는 좀 애매하긴 하겠지만, 남양에서 포란재아파트까지만 가는 차 정도는 좀 넣어주지...-ㅅ-;;;

 

남양에 아파트 단지들이 가까운 미래에 쭉쭉 들어올 것임을 고려한다면, 미래에는 정말 그렇게 될 가능성도 있기야 하겠지만 지금의 현실에서는 뭔가 안습같아 보였습니다. 집을 구할 때, 인근 교통편도 알아둘 필요성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그렇지 않은 사람들 정말 생각보다 많죠).


그렇게 긴 구간은 아니었지만 정말 오늘은 이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만큼 이 포란재아파트 앞을 경유하는 버스 시간대가 참 머리아팠는데, 앓던 이 빼는 그런 기분이네요 ㅎㅎ


제가 11-1번을 탄 이유는 이 포란재아파트 경유 때문이었으므로, 곧바로 어플로 340-1번 위치를 조회하며 팔탄면사무소에서 곧바로 하차하여 건너편으로 갑니다. 정남에 가봤자 굳이 할 것도 없고 발안~정남 구간 역시 가봤자 큰 의미가 없으니 굳이 정남까지 갈 이유가 없죠.

 

 

그런데 340-1번을 기다리면서 다시 어플로 버스 위치를 확인하니 마침 340번도 팔탄으로 금방 온다고 하는데, 이번에는 340번을 타고 반월역에 가는 걸로 계획을 바꿉니다. 340-1번은 발안 올 때면 늘상 타는 버스다보니, 이번에는 하루 5번만 있는 나름 귀한(?) 친구를 타주기로 한 겁니다. 그래서 340-1번이 먼저 와서 살랑살랑 저를 유혹했지만, 5분 더 기다려서 340번을 타 줍니다. -ㅅ- ㅋ


340-1번은 39번 국도를 통해 대야미로 바로 직통하는 반면, 340번은 비봉 들러 반월역까지 가며 한 명의 운전기사가 계속 고정으로 운전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 덕분인지 아는 사람만 타는 그런 분위기가 나는데, 이런 분위기 좋습니다. ㅋㅋ
게다가 청요사거리를 지나고 39번 국도로 들어가는 램프쪽으로 시선을 옮겨보니 세상에... 39번 국도가 수많은 차량으로 몸살을 앓고 있었습니다. 그냥 교통정체 정도가 아니라, 차들이 앞으로 가지를 못하고 있었습니다. 340-1번 탔더라면 어떻게 되었을지 정말 가슴을 몇 번이나 쓸어내렸는지 모르겠네요. 340번을 택한 것이 정말 신의 한 수였습니다. ㅋㅋ


340-1번이 생기고부터는 정말 저주받은 땅이 되어버린 경기도 화성시 비봉면 자안리, 그리고 태행산 수원예비군훈련장 앞.
여기 오는 버스는 정말 적기 때문에 특히 예비군들의 고충이 어떠할지 짐작이 되었습니다(나중에 이곳에 얽힌 고충을 실제로 들어본 적이 있었는데, 역시나더군요). 그래도 340번이 생긴 이후로는 340-1번이 생기기 전까진 1시간에 1번은 좌석버스였지만 버스 다녔던 곳인데 여러모로 안타깝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었네요.

 

 

안 막히는 340번을 타준 덕택에 반월역에는 금방 도착하였고 귀가 또한 문제없이 되었습니다.
이제 언제 또 계획을 짜서 예전처럼 오지노선 시승을 다닐 수 있을지... 알 수 없게 되었지만 그래도 그 날을 위해 전진할 수밖엔 없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