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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스로 떠나는 시골 여행
버스 기행문/2011년~2015년

2015년 1월 31일 - 이층버스를 타고 시화방조제를 달리다! 화성과 안산을 오간 14시간짜리 시승

by 회관앞 느티나무 2022. 12. 25.

2015년 첫 달의 마지막 날이 되었습니다.
이날은 원래 여르니님과 사강 버스 시승을 하기로 했었지만, 마침 대부도에 이층버스가 시범운행한다는 소식을 들어 그거를 타는 것으로 계획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저야 시화방조제는 하도 많이 가봐서 특별함이 느껴지지 않지만, 그래도 시화방조제를 이층버스 타고 달린다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기 때문에 이런 거 좋아할 여르니님의 성향을 노려 제가 이층버스를 타보자고 제안을 했던 겁니다. 제 예상대로 여르니님은 OK를 하였고 오늘의 코스는 그렇게 제작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여르니님을 통해 알게 된 덕장님은 수원역에서 1004-1번을 타고 오는 것으로 이야기가 되었죠.


이에 따라 여르니님은 늘상 하던대로 새벽에 집을 나와 새벽같이 버스들을 탔고, 저도 늘상 하던대로 반월역에서 330번을 타고 사강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이번에는 사강으로 내려오는 길의 교통상황이 괜찮았던 덕에 사강에 도착해보니 오전 10시 10분이었네요. 청원3리행 버스까지는 시간이 남아 여유로웠습니다. 그렇게 여유롭게 여르니님도 만나고 버스 기다리다 오전 10시 30분에 출발하는 청원3리 가는 카운티에 오릅니다.

 

 

▲ 남양과 송정리, 그리고 사강을 오가는 노선입니다. 사강 노선들 중에서는 제일 안 쩌는 노선이지만, 남양~사강이 좌석버스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일깨워주는 나름 중요한 노선이었죠.

 

▲ 도말 미경유인 것이 아쉽지만, 어쨌든 쩌는 고포3리 노선도 사진으로 남겨줍니다. ㅎㅎ

 

 

[화성순환여객 사강~삼존3리,마도청원3리]

사강터미널1031 - 삼존3리 1040 - 청원3리 1053


사강에서 타면 출발하자마자 금방 생각외의 길로 가는 뜬금포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는 노선인데다, 안 쩌는 노선 찾는 게 빠른 사강답게 이 녀석도 쩌는 길을 가기 때문에 재미있습니다. 저의 경우 두 번째로 타는 건데도 ㅋㅋ


이번에는 사강에서 손님이 좀 타긴 했지만 다들 삼존리 가는 분들이라서 삼존리를 나왔을 때에는 버스 안에 우리 두 명밖에 없더군요. 아무튼 생각보다는 노선이 짧기 때문에 청원3리에는 23분이 걸린 오전 10시 53분에 내릴 수 있었습니다.

 

 

▲ (2장 모두) 여전히 쩌는 삼존리 안길. ㅎㅎ

 

▲ 청원3리 버스종점.

 


이 때, 제게 한 가지 욕심이 생겼습니다.

차가 당초 예상보다 좀 더 일찍 청원3리 종점에 도착했길래, 청원초등학교 바로 다음 정류장까지 빨리 가기만 하면 홍법리행 버스를 좀 더 재미있게 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 겁니다. 어차피 그거 타고 사강으로 되돌아가야 하기도 했구요. 그래서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습니다만, 과도한 욕심은 역시 실패하라고 있는가 봅니다. 한 정류장, 그리고 길 건너 차이로 버스를 만나버리고 말았던 겁니다. ㅋㅋ


기왕 타는 거 조금 더 재미있게 가고 싶었지만, 그래도 어쨌든 버스가 가 버린 건 어쩔 수 없으니 바로 미련을 버려줍니다. 우리는 다시 청원초등학교 정류장으로 가서 아까 타려던 그 마을버스를 얌전히 기다리게 되었죠. 백곡리에 고모리, 홍법리까지 다 들르고 오기 때문에 20분은 기다릴 생각하고 슈퍼에서 마실 것도 사고 시간 때웠습니다.

 

 

[화성순환여객 사강~마도,마리실,청원초교→금당2리,백곡2리,고모리,홍법리→청원초교 이하 역순)]

청원초등학교 1139 - 사강터미널 1153

 

오전 11시 39분이 되니 드디어 우리가 아까 놓쳤던 버스가 홍법리쪽에서 다시 나타나 승차합니다. 덕분에 환승은 날아가버리고 말긴 했지만, 이후로는 계속 환승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그러려니 했네요. 마침 덕장님도 수원역에서 1004-1번을 탔다는 연락이 왔구요. 순조롭게 일이 되어가니 기분이 좋네요 ㅋㅋ

 

 

[제부여객 1004-1번]

사강정형외과 1221 - 전곡항 1238

 

우리는 사강에 가서 1004-1번을 기다리기만 하면 되었는데, 마침 사강에 내리고보니 오전 11시 53분입니다. (제 의도대로) 시간도 꽤 남아 있던 상황이라 덕장님을 조금이라도 빨리 보고 싶은 마음에 일부러 사강정형외과까지 걸어가서 버스를 기다렸지요. 이윽고 오후 12시 21분이 되자 드디어 1004-1번이 도착하여 승차하였고, 덕장님과도 반가운 만남을 가집니다. 1004-1번은 저 혼자, 그리고 저와 여르니님이 걸어갔던 나름 악연이 있는 전곡삼거리~전곡항 구간을 지나 오후 12시 38분에 전곡항종점에서 우리를 내려주었습니다.

 

 

▲ 화랑님이 만들었던 태화상운 727, 727-1번 노선도입니다. 저 노선도를 727번 기사아저씨께 전해드릴 때, 화랑님과 같이 갔던 기억이 있던 저로서는 나름 각별하게 다가오는구먼료. ㅎㅎ 어쨌든 2015년 1월 현재도 잘 붙어 있는 걸로 ㅋㅋ (물론 2018년 9월 현재는 727-1번도 모 의원 때문에 대부도 내부노선이 되어버린 지 오래여서 의미가 없지만...)

 

▲ 전곡항에 들어온 1004-1번. 2018년 9월 현재는 유니시티로 1대 운행하고 있으니 나름 고전짤 되겠습니다.

 

 

사실 우리가 1004-1번을 탔던 것은 대부도로 가기 위함이었기 때문에 탄도에서 내리는 것이 맞지만, 오늘은 일부러 전곡항 종점에 내렸습니다. 왜냐하면 123번이 거의 40분 뒤인 오후 1시 20분에나 있었기 때문에 바로 탄도에 내려봤자 의미가 없었던 겁니다. 그렇게 기다릴 시간에 한 군데라도 더 구경시켜 주고 도보도 하면서 이야기 나누고 그러는 게 더 나았죠.


123번 오기까지 시간 여유도 많으니 전곡항 구경도 해 가며 천천히 탄도 쪽으로 갑니다. 요트 축제때나 떠들썩하지 그 이외에는 조용하기만 한(그리고 의외로 오기 불편한) 전곡항이었지만 그래도 바람 쐬러 와볼 만 하지요. ㅋㅋ
시간 맞춰 탄도에 갔더니 123번이 출발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 출발 대기중이던 태화상운 123번. 이 당시 매냐들에게 이슈가 됐던, 123번 중저상버스를 만납니다. ㅋㅋ

 


그런데 버스가 2분 조발을 하더군요;;;

이전까지는 시간표 잘 지키고 그랬었는데 이게 어찌된 일인지...

 

123번을 기종점에서 탈 일이 간간히 있곤 하는데 주의가 필요하다 싶었습니다. 출발시간까지 기다렸다가 정시 출발하는 것은 사실 운전기사 입장에선 귀찮을 수도 있는 일이라서, 다른 기사들도 저렇게 안 다니니란 보장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비록 운전해보는 교통수단은 다르지만 철도 시뮬레이터인 BVE를 10년간 해왔던 제가 느낀 바로는, 사실 운전석에 앉아서 하릴없이 기다리는 건 지루하기도 하구요. 물론 조발하는 것을 긍정하는 것은 절대 아니고, 이런 배경이 깔려있다 정도로 보심 되겠네요;;

 

 

[태화상운 123번]

탄도종점 1318 출발(2분 조발;;;) - 북동삼거리 1341


아무튼 우리는 북동삼거리까지 123번을 타고 옵니다.
이층버스가 오기까지는 1시간 반이라는 시간이 남았습니다. 기다리는 시간이 많기는 했으나, 이게 최선이었으니 어쩔 수 없었죠. 화성에서 대부도로 오려면 하루 6번밖에 다니지 않는 1004-1번을 타야 했으며, 123번의 운행간격도 그렇게 짧은 것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이 동안 점심 해결도 하고, 구봉도 안길로 들어가보기도 하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 구봉도 안쪽 어느 야산에서 찍은 사진. 멋있었습니다. ㅋㅋ

 

 

그런데 대부해양관광본부는 도대체 어디 있는지 찾아보려니, 때마침 이달의 데이터 사용량이 한계에 다다른 탓에 데이터를 쓸 수가 없네요. 나 이거야 원 -ㅅ-;;;  그래서 여르니님 폰으로 찾아봐도 위치는 나오지 않았고, 결국 우리는 이층버스를 오후 3시 12분에 북동삼거리에서 타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알아보니 대부해양관광본부는 북동삼거리 한 정류장 전에 있었더군요. 주소를 쳐봤어야 했는데 ㅜㅜ

 

 

▲ 드디어 등장하신 이층버스 성님인 거임요 ㅋㅋ (참고로 2018년 9월 현재 다니고 있는 이층버스들과는 차종이 다릅니다. 이 당시는 경기도 여러 지자체에서 시범운행을 했었죠 ㅋㅋ)

 

 

[경원여객 300번]

북동삼거리 1512 - 중앙역 1624

 

시범운행 기간이라 그런지 타보려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2층 명당석은 앉아보지 못하긴 했지만, 옆에 차창에서도 풍경은 잘 보이니 그러려니 했네요. 꼭 앞자리에서 풍경을 봐야겠다는 생각을 버리니 앉을 수 있는 자리도 넓어지고 더 여유가 있어 좋더군요. 사실 즐기려고 버스 타는 거지, 누가 등 떠밀어서 버스 타는 거겠습니까. ㅎㅎ

 

이층버스를 타고 시화방조제를 달려본 소감은, (역시 어느정도 예상한 대로) 방조제를 이층버스 타고 달려보는 기분을 느끼기 위한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는 겁니다. 123번보다 정차 정류장이 적기 때문에 급행운행을 하는 셈이긴 했는데, 이층버스다보니 123번마냥 빠르게 속력을 낼 수가 없어 느릿느릿하게 느껴집니다. 사실 이층버스도 시속 80km라는 적지 않은 속력으로 달려주었지만, 123번이 시속 110km로 항상 쏘고 다닌 것에 익숙해진 바람에 느리다고 느낀 것도 있긴 합니다. 하지만 급행운행 대비 소요시간도 사실 요금 대비 그렇게 썩 메리트가 있지 못했습니다. 시화방조제를 재미있게 가 봤다는(그리고 이따 또 가긴 하지만;;;) 데에 의의를 둘 뿐이죠.

 

 

▲ 난생 처음 타보는 이층버스. 알렉산더 데니스 사의 차량이었습니다.

 

▲ 이 이층버스의 차종이 궁금하신 성님들을 위해 찍어본 팸플릿 ㅎㅎ

 

▲ 이층버스의 2층 좌석에서 찍어본 시화방조제입니다. 다들 2층 맨 앞자리를 타게 될 테지만, 옆 차창에서 보는 풍경도 괜찮습니다. 어차피 다 같은 풍경이라 ㅋㅋ

 

▲ 시화 조력발전소 휴게소의 상징과 같은 탑입니다. 밤에 저길 가면 알록달록한 색깔의 빛도 나고, 나름 야경이 멋진 곳이기 때문에 볼만할 거임요 ㅋㅋ

 

▲ 이층버스를 타니 속도의 제왕 123번도 달리 보이는구만요. -ㅅ- ㅋ (하지만 123번이 이층버스에 비해서는 가볍고 빨라(...) 진리인 법이라능료...이 이층버스는 직행좌석버스 요금을 받는데다 사실 123번이 더 빠르기 때문에, 요금 대비 메리트가 없다보니 그렇습니다. -ㅅ- ㅋ)

 

▲ 건너편으로 보이는 인천 송도신도시의 모습입니다. 심시티 4의 마천루 건물들이 생각나네요. -ㅅ- ㅋ

 

▲ 이 일대를 오는 많은 성님들이 찾게되는 오이도 수산시장이라능료... 회 먹고 붉은 등대 보고 바다 보는 것 말고는 뭐가 있는지 본인은 도무지 모르겠어서 잘 안 가게 되기는 하지만, 가끔 바람 쐬고 싶을 때는 가볼만한 곳이라 생각한다능료 ㅎㅎ

 

▲ 거쳐가는 학교가 안산에서 제일 많은 노선이라는 학교의 제왕 55번이지만, 이층버스에서 내려다 보는 건 또 신기하긴 합니다. ㅋㅋ

 

▲ 우리가 중앙역까지 탔던 알렉산더 데니스 사의 이층버스.

 

 

중앙역에 내리니 오후 4시 24분이었고, 우리는 97번을 타고 화정동으로 가기 위해 4호선을 타고 고잔역으로 갑니다. 6-1번을 화정동종점에서 타고 나올 생각이었던 겁니다. 그렇게 해서 97번을 타고 꽃우물마을로 갔다가, 6-1번 화정동종점으로 걸어들어가기는 했으나...

 

이게 웬걸 화정동종점엘 가보니 6-1번을 타려면 한참 기다려야 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6-1번이 이따금씩 시간표가 바뀌는 경향도 있고 평일과 주말/공휴일 시간이 다르기도 한데, 때마침 주말 시간표가 바뀐 지 얼마 안 되어서 이전에 알던 시간표가 맞질 않더군요 -ㅅ-;;

 

 

▲ 고갯길도 넘어주시는 97번 성님입니다. 하지만 오늘은 일정상 고갯길 직전까지만 가줍니다. -ㅅ- ㅋ

 

▲ 6-1번 시내버스가 운행하게 됨으로서 진짜 그 이름에 맞게 버스종점이 된, 화정동종점 버스정류장. (마을버스 6번 시절에는 화정동 구간을 순환했기 때문에 실제로는 여기가 종점이 아니었죠;;)

 

▲ 화정동종점으로 걸어들어가는 중간에 영어마을정류장에서 찍어본 이 당시의 6-1번 시간표. 주말/공휴일 시간표에 오늘 제대로 당합니다. -ㅅ-;;;

 


원래는 6-1번을 타고 다시 나왔다가 저녁을 먹기 위해 한양대 에리카캠퍼스로 갈 생각이었는데 완전 냐잉하더군요. 하지만 저녁을 먹고 난 뒤, 수원역에서 오후 8시 40분에 출발하는 1004-1번을 타야 하는 것을 생각하면 더 이상 지체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6-1번에 대한 아쉬움을 뒤로하고, 101번이 오는 여울길 정류장으로 걸어나올 수밖에 없었죠.

 

 

[경원여객 101번]

여울길 1756 - 올림픽기념관 1811


그런데 악재가 여기서 끝나지 않았으니, 101번을 타고 중앙동으로 나왔지만 이번에는 10번이고 21번이고 죄다 타려면 많이 기다려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럴수가...-ㅅ-;;

 

 

[경원여객 62번]

올림픽기념관 1812 - 중앙역 1829 - 꿈의교회 1838

 

하지만 여기서 좌절할 제가 아니기도 하고, 마냥 죽으라는 법도 없기에 금방 대안을 찾긴 했습니다.
62번을 타고 꿈의교회로 가서 한양대로 걸어가는 것.

62번이 비교적 자주 오는 차편이라서 천만다행이다 싶네요.

 

이런 우여곡절 끝에, 결국 우리는 저의 단골집이기도 했던 우당탕을 가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제가 단골집이기도 했던 이라는 표현을 쓴 이유가 있는데,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정문 바로 근처에 위치했던 이 집은 2018년 9월 현재 폐업해서 없기 때문입니다. 10년 전에 대학 입학했을 당시에도 있었던 집이었고 2017년 5월까지만 해도 있었는데, 바로 그 이후 문을 닫게 되었던 겁니다. 주인 아주머니의 건강문제 때문에 결국 가게 문을 닫게 된 것이었는데, 이 때문에 2018년 8월 현재는 좋은 소식이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도 주인 아주머니께 그 소식을 전해드리질 못했죠. 제가 잘 되길 기원해주셨던 분인데 ㅜㅜ;;

 

이 집은 미니탕수육을 시키면 짜장면 한 그릇이 공짜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미니탕수육 치고는 양이 꽤 되기 때문에, 짜장면까지 먹고 나면 한 끼 식사로 전혀 손색이 없어 엄청 쏠쏠하지요. 그래서 우리 일행은 미니탕수육을 시켜서 짜장면까지 다 먹고, 2차로 부리토까지 해서 본의아니게 배부른 저녁(?)을 먹게 되었지만 점심 때는 그야말로 대충 먹었기 때문에 그러려니 해주시길 -ㅅ- ㅋ

 

 

[경원여객 10번]

한양대정문1932 - 상록수역 1937 (운이 좋았네요;;;)


그렇게 저녁을 먹고 나오니 10번이 때마침 상록수역 방향으로 금방 오는 상황이었고 상록수역에 내려보니 오후 7시 37분입니다. 에리카캠퍼스에서 상록수역에 제때 나오기만 하면 이후 계획들은 90% 성공하기 때문에 안심이 됐죠.

때마침 에리카캠퍼스 방학기간 중이었기 때문에, 10번이 제일 걱정이었던 겁니다. -ㅅ-;;

 

 

[수원여객 11번]

상록수역 1944 - 구반월 동호상가 1958 - 당수동 인정아파트 2006 - 수원역 2019

 

이후로는 제가 수원 오갈 때 늘상 애용하는 저렴한 11번(이제는 좌석버스 탔다하면 최소 2000원 이상 나가기 때문에, 마냥 무시할 수가 없다능료 -ㅅ-;;)을 타고 느림의 미학을 즐기며 수원역까지 갑니다. 원래는 그간 경험상 상록수역에서 수원역까지 11번을 타면 40분 걸리는데, 이번에는 35분 걸렸다는 게 함정이긴 하지만요.

 

버스 타기 어려운 장소로는 둘째 가라면 서러운 수원역이지만 11번 내리는 곳과 1004-1번 타는 곳은 같으므로, 이번에도 힘 하나 안 들이고 1004-1번을 타줍니다. 사실 여기에는 남양여객과 제부여객이 사이가 안 좋았던 것이 수원역에서 버스 타는 장소에도 영향을 주었다는 속사정이 있긴 한데, 아무튼 1004-1번 타러 수원 올 때만큼은 도움이 되었죠. 어떤 일이 생기더라도, 항상 누군가는 웃고 있는 법이구만요. ㅋㅋ


그렇게 1004-1번은 오후 8시 40분 제 시간에 출발을 합니다.

1004-1번 수원역 막차를 타면 탄도에서 123번 막차와 연계가 되는데, 1004-1번 막차는 그간 경험상 탄도에 오후 9시 37~38분 정도면 도착을 하기 때문입니다. 123번 막차가 탄도를 출발하는 시간은 오후 10시죠.

 

※ 2018년 9월 현재는 123번 막전차와 연계가 가능할 수도, 아닐 수도 있게 되는 특이사항이 있긴 있습니다. 1004-1번이 대체로 오후 9시 38분 정도면 탄도에 도착을 하긴 하는데, 교통상황 및 기사아저씨의 운전스타일에 따라 오후 9시 45분에 도착하는 때도 있기 때문입니다(123번 막전차 시간은 탄도에서 오후 9시 40분). 어쨌든 중요한 건, 오후 10시에 출발하는 막차는 딴 짓만 안 하면 놓칠래야 놓칠 수가 없다는 것이고, 123번은 역시 밤차를 타야 (속도 측면에서는) 그 진가가 나온다는 사실입니다.

 


저의 경우에는 공부하다 바람 쐬고 싶으면 1004-1번 수원역 막차→123번 막차 시승을 가끔씩 했었기 때문에 오늘 굳이 이렇게 안 가도 상관은 없었지만, 어쨌든 1004-1번 못 타면 말짱 꽝인 코스인 건 맞으니 이번 기회에 여르니님과 덕장님께도 구경을 시켜주고 싶었던 겁니다. 시간이 은근 많이 걸리고 비싼 루트(좌석버스인 1004-1번을 초승으로 탔다가 123번 타고 안산 간다면 버스요금으로만 토탈 3000원쯤 나간다고 봐야;;;)라는 단점은 있지만 밤 시승으로 가보기에 나쁘지 않으므로 저도 기꺼이 버스를 탔지요.

 

 

[제부여객 1004-1번]

수원역 2040 출발 - 탄도 2137


이 노선은 수원에서 사강까지는 1004번과 똑같이 운행하는 탓에 손님이 있기는 하지만, 남양에서 절반 넘게 빠지고 사강 이후로는 거의 손님이 없습니다. 이번에도 역시나 손님들은 남양에서 우르르 내려버리고, 사강에서 칠곡리, 전곡리 가는 소수의 손님들만 덜렁 태운 채(1004-1번 막차가 그쪽으로 들어가는 최종 막차이죠) 본격적인 오지 구간으로 들어갑니다.

 

사강에서 전곡항까지의 이 구간은 버스가 적게 다닌다는 특징이 있는데, 저는 매번 1004-1번 막차를 타고 이 구간에 들어갈 때마다 스릴을 느끼곤 합니다. 왜냐하면 이 시간에 그 구간에서 내렸다간 나가는 버스가 없으며(사강 마을버스가 딱 하나 남아있긴 한데, 1004-1번이 칠곡리로 가는 도중에 반대편으로 지나가버립니다), 탄도에 와서도 123번 막차를 못 타면 진짜 답이 없기 때문입니다. 결행에 옮기면 무조건 성공해야만 하는 것이죠.


그런 만큼 사실 사강에서 전곡항까지의 구간은 특별히 쩌는 건 없지만 막차로 들어오면 생각보다 재미있습니다. 이따 기사아저씨께 탄도 간다고 얘기를 해두어야 하지만(안 그러면 전곡항으로 끌려들어가야 하는데, 1004-1번 막차는 다시 수원으로 되돌아가지 않습니다!), 제부여객 기사아저씨들은 친절한 편이기 때문에 이상한 짓만 안 했었다면 군말 없이 가 주시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번에도 제가 탄도 간다고 말씀을 드려 간단하게 처리가 되었습니다.


우리가 탄도에 내린 시간은 오후 9시 37분.
그간 경험과 다르지 않은 평범한 도착시간이었고, 지나다니는 차가 정말 없다보니 정류장 밖으로는 나가기 싫었던 것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저 혼자가 아니라 셋이 있었기 때문에 기다리는 시간이 금방금방 가서 좋네요. ㅎㅎ

 

그런데 막차로 온 123번을 보니 아까 낮에 탔던 것과 같은 중저상버스 차량이더군요. 결국 신차 또는 새로운 차를 굳이 노려서 탈 필요는 없다는 걸 다시 확인하게 됩니다. 123번 중저상 이거 당시 매니아들 사이에서 나름 이슈가 되었었는데, 저는 불로소득으로 두 번이나 타네요. ㅋㅋㅋㅋ

 

 

[태화상운 123번]

탄도 2158 출발(2분 조발)- 안산역 2250


그리고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막차도 2분 조발을 합니다. 다음에 123번을 탈 때는 5분은 일찍 기다리고 있어야겠다는 다짐을 더욱 굳히게 되는데, 정말 어이없는 사건에 혀를 내두르게 되었죠. 분명 예전에는 안 그랬었는데 태화상운이 올해 들어 뭔가 이상해진 거 같다 싶네요.


그래도 우리의 123번 막차는 누가 밤차 아니랄까봐 엄청난 속도로 질주했는데, 탄도종점에서 안산역까지 무려 50분밖에 안 걸렸습니다. 평소에는 탄도종점에서 안산역까지 1시간 걸린다는 점을 생각하면 어휴;;;

 

그렇게 안산역에서 저는 여르니님 그리고 덕장님과 작별을 고하고 집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의 경우엔 화성시 버스들을 쭉 탔었어야 남는 장사였지만(안산, 시흥은 안 타본 거 찾는 게 힘들 지경이라;;), 이층버스를 태워주고 싶은 마음에 계획을 크게 바꿨던 시승이었네요. 2018년 8월 현재는 주말/공휴일 한정으로 대부도에 이층버스가 다니긴 하지만, 사실 그 전에 시범운행을 했던 적이 있었다는 걸 알려주는 기록물이 되어버리기도 했구요.


그래도 제가 양보를 했던 덕택에 모두가 즐거울 수 있었고 기록물도 하나 탄생했던 셈이라 저는 그걸로 만족합니다. 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