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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기행문/2020년~2021년

2020년 10월 2일 - 우음도 가는 버스의 예토전생과 함께하는 화성 송산 버스 시승기

by 회관앞 느티나무 2022. 9. 2.

우음도.

화성시 송산면에 있는, 한때 섬이었던 장소의 이름입니다.

시화방조제로 인하여 완벽하게 몰락해버린 곳이기도 한데, 여기에는 하루 3번 버스가 갔었으나 제가 사강마을버스 시승을 했던 시점에 이미 버스가 우음도를 가지 않게 되었던 아픈 과거가 있었죠. 우음도 가는 버스는 형도 가는 버스와 더불어 엄청난 비포장을 맛볼 수 있다보니, 그게 없어진 것은 꽤나 뼈아픈 일이었습니다.

 

그랬던 우음도에 버스가 다시 들어가게 되었다는 정보를 접했던 저와 석준형은 우음도 노선을 타기로 하고 사강을 향해 이동하게 됩니다. 보나마나 포장된 상태의 길을 만나겠지만, 그래도 우음도 버스가 예토전생한 게 어디인가요. ㅋㅋ

 

이번에는 수인분당선 열차 시간이 맞지 않아 사강에 12시까지 가려니 똥줄이었지만, 때마침 어천역에서 400번이 시간이 맞을 각이길래 이걸 타고 사강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이날 처음으로 어천역에 내려보게 되었는데, 역 출구는 단 하나뿐이었지만 출구를 나와보니 버스정류장이 주차장 너머 가까이에 있길래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되었죠. 기존에 있던 버스정류장과 먼 곳에 역이 지어지는 일은 비일비재하기 때문에, 새로 지어진 역에서 버스~철도 간 환승을 하려면 한 번쯤은 확인하고 넘어가야 할 사항인 겁니다. 국가철도공단 너네가 왜 절도공단이라는 별명을 갖게 된 건지는 좀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 2020년 9월 20일에 수인분당선 개통과 함께 영업을 시작하게 된 어천역. 현재는 출구가 저기 하나뿐입니다.

 

▲ 출구 바로 앞 버스 타는 곳같이 생긴 장소였지만, 7-1번이나 50-8번(송산)만 이용할 수 있을 상황이었죠.

 

▲ 버스정류장에서 찍어본 어천역, 그리고 주차장. 기존에 있던 버스정류장까지 생각보다 가깝습니다.

 

▲ 운좋게 타이밍이 맞아 탈 수 있었던 400번. 사강까지 잘 부탁드리는구먼요 ㅋㅋ

 

 

[남양여객 400번][환승]
어천역 1111 - 비봉중고교 1116 - 남양성지 1130 - 마도사거리 1143 - 봉가1리 1202

 

※ 송산마도IC, 그리고 사강시내까지 도로정체 매우 심각함

 

 

 

어천역에 도착하여 버스정류장으로 이동하니 금방 400번이 도착하여 승차합니다. 보통 똥줄 타는 상황일 때는 버스가 유독 느리게 가거나 신호에 자주 걸리거나 하는데, 이번에는 그런 일이 없어서 천만다행이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사강 바로 어귀에서부터였습니다. 그 조그만 동네에 무슨 구경거리라도 생겼는지, 차들이 정말 엄청나게 꽉 막혀 있더라구요. 시간은 가는데 버스가 도저히 앞으로 가질 못할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때마침 버스가 봉가1리 정류장에 도착하기 직전이길래 저는 바로 벨을 눌러 버스에서 내린 다음 터미널을 향해 미친듯이 뛰었습니다. 현재 시간이 오후 12시 2분이었고 우리가 타야할 독지리행 버스가 사강터미널에서 오후 12시 10분 출발이었으므로, 이건 정말 제가 해볼 수 있던 최후의 수단이었죠. 자동차들 때문에 길만 막히고 걷는 게 더 빠를 지경까지 되어버리는데, 이런 식으로 생각외의 장소에서 발목을 잡히게 될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네요. -ㅅ-;;


시간이 별로 없는 절체절명의 상황이었지만, 천만 다행히도 버스가 출발하기 전에 터미널에 도착할 수 있었고 석준형과도 만나게 되어 독지리행 버스를 가까스로 탈 수 있었습니다. 

 

 

 

[화성순환여객 20-1번(독지리)][환승]

사강터미널 1210 - 천등3리 1225

 

 

▲ 떠나가는 버스. 경기도 화성시 송산면 천등3리에서...

 

▲ 천등3리 버스정류장.

 

 

천등3리에 내린 우리는 천등2리쪽으로 슬슬 걸어들어갑니다. 공룡알 버스를 타본다고 그분과 함께 걸어갔었으니 이번이 두 번째더군요. 천등2리까지는 가까운 거리였기 때문에 슬렁슬렁 걸어 천등2리에 도착한 우리는 오후 1시 13분이 되어 나타난 버스에 승차합니다. 나가면서 보게 되는 1차로는 여전히 개쩔었습니다. ㅋㅋ

 

 

[화성순환여객 20-2번(신천,음도)][1350]
천등2리 1313(회차) - 쌍정리입구 1320 - 정보화마을 1325 - 고정리종점 1326 - 음도종점(회차) 1333도착 1335출발(전망대 1km 팻말 앞) - 고정리종점 1344 - 송산중교 1412(도로정체) - 사강복지회관 1418 - 사강터미널 1422

※ 도로정체로 하차태그하니 1350원 새로 찍힘(마을버스 승차후 1시간 경과 --> 요금 새로 나감;;)

 

 

▲ 경기도 화성시 송산면 천등2리 버스 회차지.

 

▲ 시승하면서 숱하게 보는 장면이지만, 정말 늘 새로워! 늘 짜릿해! 를 느끼는 순간입니다. ㅋㅋ

 

▲ 멀어지는 천등2리.

 

▲ 경기도지만 경기도가 아닌 것 같은 신천리의 1차로입니다. 키아 ㅋㅋㅋㅋ

 

 

개쩌는 1차로를 나와 고정리로 올라가는데, 고정리종점에 다다르니 맞은편에 차들이 많이 서있는 걸 보게 되었습니다. 고정리종점으로 들어오는 새 도로가 생겼다고 하는데, 정말 고정리 이 동네에서는 전례가 없을 차량정체에 벌써부터 나갈 때가 까마득해지는 느낌이네요. 그래도 어쨌거나 우음도 어디까지 버스가 가는지 궁금했기에 계속 구경하고 있으려니 버스는 고정리종점도 지나고, 제가 공룡알 화석지를 가기 위해 걸어갔던 길도 지나고 공룡알 화석지도 지나고 계속 앞으로 직진만 하고 있었습니다. 예상했던 대로 도로 포장은 다 되어 있었죠.

 

 

▲ 공룡알화석지. 이번에는 우음도를 가는 시간이었기 때문에 버스가 더 안쪽으로 들어갑니다.

 

▲ 우음도 들어가는 길은 왕복2차선 포장도로로 다시 태어난 상태였습니다.

 

 

공룡알화석지에서도 우음도까지는 3km라더만 정말 꽤 멀더군요. 우음도 자체가 고정리종점에서도 10분 가까이 걸리는 곳이었으니 그럴 수밖에 없긴 했지만, 가는 길에 민가라고는 아예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우음도에 주민들이 많이 사는 것도 아니니 버스가 하루 4번 들어가는 게 천만다행일 수밖에 없는 상태였죠. 사실 우음도 버스 시간은 기존에 우음도 버스가 하루 3번 다녔던 시절과 비교하면 큰 차이는 없었지만, 이 노선에 오후 8시대 막차가 생기고(기존에는 고정리 가는 이 버스의 막차시간이 오후 7시대였죠) 우음도에서의 막차 시간은 오후 9시 25분이라 다소 의외였습니다. 우음도는 다른 시간대에 증회했으면 더 나을 듯 싶은데, 정말 오후 9시 넘은 시간에 우음도까지 차가 더 갈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 들었죠. 개쩔었다는 용포리도 가는 길 확장당한 지 4년이 더 넘은 시점이었으니 더더욱 그랬습니다.

 

이윽고 송산그린시티 전망대가 1km 남았다는 팻말이 보이는데, 이럴수가 버스가 여기에서 회차를 하더니 우음도 출발시간인 오후 1시 35분이 되자 사강으로 되돌아가는 것이었습니다. 이 길 끝까지 가면 전망대가 있어서 거기까진 갈 줄 알았는데 예상외의 상황에 뭔가 석연찮은 부분이 있었죠.

 

 

▲ (2장 모두) 버스가 회차한 장소는 이곳이었습니다.

 

▲ 어쨌든 버스가 회차한 지점은 지도에 표시한 곳이었습니다. 전망대까지 1km 남았다는 팻말이 세워져 있죠.

 

 

시승기를 쓰면서 생각해보니, 버스가 원래는 송산그린시티 전망대까지 가는 것이 맞는데 우한 폐렴때문에 전망대가 폐쇄되어 전망대까지 가지 않는 것이 아닌가 싶더군요. 전망대 갔다왔다는 사진들을 보면 주차장에 버스 주차장소가 바닥에 별도로 표시가 되어 있는 것도 보이는데다가, 아무리 우음도 내에 주민들이 소수 있다지만 오는 동안에 민가 하나 안 보이는 이 동네에 버스가 굳이 이렇게까지 와주고 있다는 것도 너무 이상했던 겁니다. 하여간 나중에 다시 알아볼 방법은 여러 가지이므로 크게 신경쓰지 않았죠.

 

 

▲ 경기도 화성시 송산면 고정리 버스종점입니다. 사강 방향 정류장이었죠. 여기도 새로운 정류장 시설로 교체가 되었네요. 옛날 정류장은 제가 공룡알을 갔다왔던 2016년 12월에 본 게 마지막이었습니다.

 

▲ 이건 공룡알, 우음도 방향 정류장입니다. 비봉으로 가는 신작로도 정류장 뒤편으로 보입니다.

 

▲ 사강으로 돌아오는 길에 찍어본 깨알같은 1차로. 여기는 아직 옛날 정류장 시설이 세워져 있더군요.

 

 

어쨌거나 기분좋게 우음도 노선을 타게 된 우리는 다시 공룡알 화석지와 고정리종점을 찍고 사강으로 돌아오는데, 아까 보았던 그 엄청난 차량 행렬들 때문에 터미널로 가기까지는 시간이 너무나 많이 걸리고 맙니다. 사강 어귀에서부터 차들이 앞으로 나가지를 못하는데, 평상시라면 5분이면 갈 거리를 30분이나 걸려 겨우 갈랑말랑하니 참 냐잉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사강터미널에 내리면서 카드를 대니 1350원이 나가는 거였습니다. 분명히 탈 때 카드 찍고 요금 잘 냈었는데????

생각지도 못한 사건에 우리 둘 다 어안이벙벙했지만, 우리가 잠시 잊고 있었던 사실이 하나 있었습니다. 마을버스는 최대 승차시간이 1시간이기 때문에, 1시간 이상 타고 하차태그 한답시고 내릴 때 카드를 찍으면 요금이 또 나간다는 것. 비록 개쩌는 천등2리 때문에 시간이 좀 걸리긴 하지만, 그래도 1시간 이상 걸리는 노선은 절대 아니다보니 이 사실을 생각하지 못했던 겁니다. 정말이지 오늘은 처음부터 끝까지 도움되는 게 하나도 없는 자동차들이네요. -ㅅ-;;

 

 

▲ 삼존리를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면, 그 삼존리 맞습니다. 물론 이 친구가 훨씬 재미있지요. -ㅅ- ㅋ

 

▲ 우리가 탔던 우음도 버스.

 

▲ 독지리행 버스, 그리고 우리가 탈 어도행 버스.

 

 

아무튼 돈이 새로 나가게 되었지만, 경기도 마을버스는 전 노선이 기본요금제였기 때문에 하차 태그를 안해도 후속 교통수단 승차 시 추가요금이 나갈 걱정은 할 필요가 없었다는 점은 다행입니다. 시내버스였다면 하차 태그를 위해 기사아저씨에게 부탁드려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겼을 테니까요. -ㅅ- ㅋ

 

우리는 오후 2시 40분에 출발하는 어도행 버스에 승차합니다. 펜션 가는 시간대라고 되어 있다보니 오래간만에 비포장길을 볼 겸 타게 되었죠.

 

 

[화성순환여객 20번(어도동네)][환승]
사강터미널 1440출발 - 중송1리 1448 - 지화리입구 1449 - 마산초교 1451 - 고포3리입구 1454 - 마산포종점 1457 - 어도종점 1500도착 1505출발 - 마산포종점 1508도착 1510출발 - 마산초교 1515 - 솔미입구 1518 - 사강시장 1530(도로정체)

 

 

▲ 어도로 갈 때 경유하는 1차로.

 

▲ 어도 종점. 어도동네라고 되어 있는 시간대에는 어도 어귀에 위치한 이 정류장 및 섬 어귀만 갑니다.

 

 

마산포종점을 지나고 안으로 더 들어가는 버스. 그런데 어도 마을 입구에 위치한 어도종점 정류장에 도착하더니 더 이상 갈 생각을 하지 않고 우뚝 서버립니다. 우리가 안 내리고 있자 기사아저씨께서 어디 가냐고 물어보셔서 펜션이라고 했더니 지금 시간은 여기까지만 오고, 시간표가 잘못 됐다고 하시네요. 어쩐지 그동안 펜션 가는 차가 이 시간대에 없었는데 갑자기 생겼다고 시간표에 나오니 뭔가 이상하다 싶었는데, 정말이었던 겁니다. -ㅅ-;;;

 

아무튼 우리는 본의아니게 일정상 이 차를 왕복하게 되었지만, 펜션 가는 길 보러 왔다가 시간대가 맞아 탔었다는 사정을 들은 기사아저씨께서 귀로 요금은 받지 않으셔서 간단히 처리가 됩니다. 기사아저씨께는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 어도 종점 바로 다음 정류장입니다. 어플 및 포털사이트 지도에서는 어도펜션이라 안내되는 곳이죠.

 

▲ 사강으로 나갈 때 경유하는 길.

 

▲ 마산포에서 어도로 가는 길.

 

▲ 멀어지는 마산포종점. 마산포까지 운행할 때는 여기에서 회차합니다.

 

▲ 시대가 많이 변했음을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화성의 이런 한적한 시골에도 저런 카페가 있다니...

 

▲ 우리 뒤를 졸졸 따라오고 있는 지화2리 노선. 여기서 버스 2대가 붙어 가는 걸 보네요. 키아 ㅋㅋ

 

 

어도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펜션단지는 가보지 못했지만 그래도 오래간만에 어도와 마산포를 보게 되어 기분이 좋았습니다. 사실 사강은 우리에게 많은 추억이 있는 장소이기도 했고, 어도 그리고 마산포도 같이 갔던 적이 또 있었기 때문에 그때 생각도 많이 났구요. 그동안 참 많은 일들이 있었고 각자 성장도 해 나갔더랬죠.

 

사강시장에 내린 우리는 회를 먹기로 하고, 길가의 가게들 중 아무 곳이나 찾아 들어갔습니다. 사실 원래는 궁평항에서 회를 먹을 계획이었지만, 오늘 차가 너무 많은 것 때문에 버스들까지 배차간격이 왕창 깨진 채로 다니고 있다보니 거기까지 가기는 무리였던 겁니다. 또한 사람들이 하도 많기도 하고, 가게들이 대부분 비슷비슷하기에 어느 가게가 더 좋고 하는 걸 발견하기는 어려웠다는 점도 있었습니다. 사실 아까 보았던 그 자동차들이 왜 있었던 것인가를 생각해보아도 예상이 되었던 문제였지만요. -ㅅ- ㅋ

 

그런데 가격을 봤더니 생각외로 회가 비싸더군요. 할머니와 함께 부산 자갈치시장을 갔던 때가 참 많이 그리워지는 그런 순간이었는데, 결국 우리는 회는 먹지 않기로 하고 대신 전어구이와 칼국수를 먹기로 했죠. 쩝... 회를 포기해야 하는 점은 아까웠지만 그래도 때마침 계절도 가을이니 전어가 제철이었고, 우리 모두 가리는 게 없었기 때문에 메뉴 선택에 있어 많은 고민은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ㅋㅋ

 

맛있게 먹고 나오니 때마침 330번이 오고 있었고, 목적을 달성한 우리는 바로 망설임 없이 그 버스를 타고 사강을 탈출합니다.

 

 

 

[제부여객 330번](1450)
사강시장 1620 - 남양성지 1644

 

하지만 330번을 타고 반월역까지 가는 건 이전에 워낙 많이 해봐서 우리 모두 질리기도 하여 이번에는 좀 다르게 가보기로 하고 남양성지에 하차합니다. 이유는 화장실 때문이었죠(...). 강호동도 절대 이길 수 없는 건 다름아닌 배설 욕구(...)니까요. -ㅅ-ㅋ

 

화장실을 갔다가 남양사거리로 슬슬 가보니, 이게 웬걸 50-8번(송산)이 노선을 어천역으로 연장함과 동시에 대폭 증차를 한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더군요. 시간표를 보니 하루 8번 운행하던 시절이 언제 있었느냐는 듯, 30분 이내 간격으로 정말 많이 다니고 있었습니다. 새솔동 쪽은 아무리 생각해도 남양 가는 사람보다는 안산으로 가는 사람들이 훨씬 많을 텐데  정말 아무리 생각해도 놀라울 지경이었죠. 화성시민 세금 터지는 소리가 들린다

 

 

▲ 이 당시 50-8(송산)번 시간표. 토,일,공휴일에는 운행횟수가 평일 대비 정말 많이 적어질 수밖엔 없습니다.

 

 

[제부마을버스 50-8(송산)번](환)
남양사거리 1700 - 대방노블랜드1차 1716 - 새솔고 1720 - 야목역 1733 - 어천역 1738

 

이 버스는 이전에도 탔던 적이 있었지만, 노선이 어천역까지 연장된 상황이라 이번 기회에 타보게 됩니다. 운행횟수가 많아져서인지 이 버스를 타는 손님들이 생각보다는 제법 있었지만, 예상했던 대로 그 손님들은 새솔고까지 가는 동안 다 내려버리고 버스는 우리 둘만 덜렁 태운 채 송산신도시를 떠나게 되었죠. 새솔고를 지난 버스는 비봉습지공원을 지나 22-2번이 가는 길 그대로 쭉 따라가다가, 야목4리로 가는 갈림길에서 안산 쪽으로 내달려 버리네요.

 

오오 그 구간을 진짜 가는 건가?? 지켜보고 있으려니, 정말 버스가 안산 101번 종점 바로 근처 사거리까지 가더니 거기서 유턴하여 다시 화성으로 되돌아갑니다. 어천역으로 연장된 이후 운행경로를 어플로 확인해보니 안산 101번 종점 근처까지 간다고 되어 있어서 이게 어떻게 된 건지 했었는데, 진짜로 그 경로로 운행을 하니 놀랄 수밖에는 없었죠. 사실 이렇게 된 이유는 도로 때문으로, 야목4리를 경유하지 않고 어천역 쪽으로 가려면 안산 101번 종점 근처를 찍고 거기서 유턴해야만 갈 수 있도록 되어 있어서였지만요. 그래도 유턴하는 곳에 정류장이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살짝 드는 건 어쩔 수 없었죠(사실 있어봤자 그닥이지만...).

 

버스는 잘 닦인 큰길 따라 야목리 쪽으로 신나게 달려가는데, 제가 걱정했던 대로 기사아저씨께서 어디 가냐고 묻더군요. 사실 새솔동에서는 수인분당선을 이용할 때도 중앙역으로 가는 것이 더 가깝고 편리하기 때문에 이 노선을 어천역까지 탈 사람은 적을 수밖에는 없는데다, 남양에서 어천역 가는 것도 이 노선보다는 비봉 및 수원을 가는 400번 같은 걸 타는 것이 훨씬 빨랐던 겁니다. 그래서 우리가 어천역 간다고 대답했더니 야목역에서 열차 타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하시기에, 야목역 내려도 열차시간이 맞질 않아 많이 기다려야 되어서 어천역으로 간다고 말씀을 드려 넘어갔습니다. 이때 당시에는 그냥 한 말이었는데 실제로 시간이 맞질 않았다는 것은 안비밀이었지만, 이렇게까지 이야기가 나오는 걸 보니 이 노선은 이래저래 마음 놓고 전구간을 타보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제가 기사아저씨같아도 똑같이 물어볼 수 있겠다 싶으니 말 다했죠 뭐. -ㅅ-;;

 

아무튼 이 덕분에 우리는 과연 내려볼 일이 생길지 모르겠는 야목역 앞도 버스로 지나가보고 오후 5시 38분에 어천역에 내릴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천역이 매송농협 쪽으로는 출구가 나 있지 않은 탓에 버스는 매송농협 앞을 지나 빙 돌아서 어천역 출구 바로 앞으로 가서 우리를 내려주게 되었고, 그 자리 그대로 우뚝 서 있다가 출발시간이 되자 다시 되돌아가 버립니다. 매송농협 바로 근처에 있는 역이면서 왜 그쪽으로는 출구가 없는건지 처음부터 출구 방향이 반타작짜리인 어천역이었지만, 매송농협 쪽으로 가는 출구는 KTX가 어천역에 정차할 시기에 맞춰 추가로 공사할 거라고 하니 지금으로선 그러려니 할 수밖에 없었죠.

 

어쨌거나 어천역 연장구간까지 해결한 우리는 열차시간도 많이 남겠다, 때마침 주차장에 7-1번 스타렉스가 세워져 있길래 시간표도 살짝 박아내고 오후 6시 4분에 도착한 전철로 귀갓길에 오르게 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2장 모두) 이 당시 7-1번, 22-4번 시간표. 같은 시간표지만 절반만 제대로 보일 각이라 2장 촬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