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 전, 시흥에 웨이브파크라는 게 생긴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습니다. 10월달이면 완공이 된다는데, 웨이브파크 자체는 파도풀장인 것으로 예상이 되었지만 지도를 보니 풀장만 덜렁 만들고 끝이 아닌 것 같더라구요. 거북섬이라고 하는, 거북 모양의 섬을 만들고 상업지구와 더불어 웨이브파크를 건설하고 있었으며 그 배후에 아파트 단지까지 건설될 예정이라서 말입니다.
이에 궁금증이 생긴 저는, 시흥교통이 MTV 어린이공원까지 가던 28번과 29번을 웨이브파크로 노선을 연장시켰다는 소식을 접하자마자 웨이브파크를 한번 가보기로 결정했습니다. 28번과 29번이 웨이브파크로 연장될 것은 예상하고 있었지만, 웨이브파크와 거북섬이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도 했고 겸사겸사 시화호도 구경할 수 있었으니까요. ㅎㅎ
정왕역으로 이동한 저는 오후 2시 40분에 출발하는 28번에 승차했습니다.
웨이브파크로 노선이 연장된 것이라 기존 구간은 이전에 타보았을 때(2018년 10월 8일, 11일 시승기 참고)와 달라진 것은 없었고, MTV어린이공원을 지난 버스는 계속 직진을 하다가 웨이브파크 쪽으로 좌회전을 하더군요. 종점까지 가는 동안 웨이브파크 주변으로 조성된 거북섬의 웅장한 모습이 차창 너머로 보였고, 웨이브파크 주변으로 상가 건물들이 배치되어 있는 모습도 함께 볼 수 있었습니다. 웨이브파크 서측에 이르자 버스는 종점이라면서 멈춰섰고, 제가 내리니 회차를 위해 저만치 멀리 가버렸죠.
이제 막 지어진 웨이브파크였고 상가들의 입주도 속속 진행되고 있는 시점이라 아직 빈 건물들도 있었지만, 웨이브파크와 거북섬 자체는 꽤 조성이 잘 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면 사진들을 쭉 한번 보는 걸로 ㅎㅎ
웨이브파크와 거북섬을 간단히 둘러보니 아쉬운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시설 자체는 괜찮게 잘 만들어졌고 거북섬의 풍경도 좋아서 찾아오는 사람들 꽤 있을 것 같은데, 시기가 문제였기 때문입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여름에 개업하는 것이 훨씬 좋은데도 굳이 가을에 개업하게 된 것은 여러 일정상 그렇게 되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겠습니다만, 진짜 문제는 역시 우한 폐렴. 보통 이런 곳은 처음 개업 때 인지도를 착착 쌓아나가야 할텐데 하필 팬데믹 시기에 개업을 했으니 아쉬움이 느껴질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그래도 이리저리 싸고 싼 사향도 결국 냄새가 난다는 말이 있듯이, 이곳 역시 내년 이후로 시흥의 관광지 중 하나로 자리잡게 되었으면 하는군요. ㅎㅎ
구경을 잘 마치고 저는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는데 이번에는 29번이 걸리더군요. 그런데 이걸 타고 다시 정왕역까지 나가기는 귀찮아져서 어떻게 집으로 갈까 버스위치 조회를 위해 어플을 돌려보다가, 때마침 이 차가 아폴로산업으로 가면 20-1번하고 시간이 맞을 각이라 공단 내부에서 버스를 환승하며 집으로 가기로 결정합니다. 주말에는 20-1번이 30분 간격 정도 되기 때문에 선뜻 고르기는 어려운 선택지였죠. -ㅅ- ㅋ
아폴로산업에 내리자마자 천천히 길을 건너 버스를 기다리니(귀찮다고 건너지 않고 탔다간, 정왕역 쪽으로 가버릴 겁니다. -ㅅ- ㅋ) 금방 버스는 도착하였고 이걸 타고 안산역을 향해 이동하게 됩니다. 시간을 보니 정왕역에서 오후 4시 30분에 출발을 했더군요. 그렇다면, 다음에 제가 내리게 될 도금단지 정류장에는 오후 5시까지 갈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시화공단을 구경함과 동시에 버스가 과연 제 때 갈 수 있을까 하는 사실에 주목을 하게 됩니다. 주말이라 출퇴근 시간만큼 사람들이 많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손님들이 있었고, 신호에 자꾸 걸리다보니 생각보다 똥줄이었던 겁니다.
이윽고 오후 4시 59분.
과연 시간 내에 도금단지까지 갈 수 있을까 불안불안했지만 정말 천만 다행히도 무사히 도금단지 정류장에 내릴 수 있었습니다. 사실 그동안 경험상, 시간 내에 못 가는 건 아니었지만 신호 한두번 걸리면 2~3분 정도 늘어지는 건 예삿일이었고, 그 때문에 다음에 타야할 버스를 놓칠 수도 있기 때문에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게 되더군요.
제가 도금단지를 오후 5시까지 가야 했던 이유는 바로 61번 때문이었습니다.
사실 61번은 안산역 가서 타도 되지만 그 전에 미리 타있는 것이 훨씬 좋았는데, 사람 많은 시간대에는 안산역에서 자리 쟁탈전이 많이 일어나는 노선이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달리 시흥 노선들은 23번을 제외하면 이용객 수치가 생각보다 높지 않아 10분 배차간격은 나오기 어렵다는 걸 잘 아는 저 느티나무입니다만, 61번은 이용객 수치를 보아도 안산에서 자주 오기로 소문난 네임드 노선들 바로 다음 가는 급은 되기 때문에 정말 어지간한 안산 노선들은 가볍게 이기는 수준인데도 불구하고 이놈의 경원여객이 정말 무슨 약을 먹은건지, 평일 저녁 및 주말과 공휴일 저녁 시간에는 50분, 주말 및 공휴일 낮시간대에는 30분에 한번 꼴로 배차를 해놔서 타려면 생각보다 괴롭다는 점도 한몫했구요. -ㅅ-;;
20분 간격이라면 몰라도 30분 간격으로 다닌다는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에, 도대체 언제 버스가 차고지를 나오는 건지 출발 패턴을 조사하여, 주말 및 공휴일 낮시간대에는 매시 정각 및 30분에 출발함을 확인했을 정도입니다. 이번에도 제 예상은 틀리지 않아서, 아까 20-1번을 타면서 61번의 위치를 조회하니 오후 5시가 되면 한 대 나올 각이었는데 바로 이 때문에 도금단지에 오후 5시까지 가야 했던 겁니다.
※ 이 당시에는 61번 시간표가 공지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시간표라도 있었으면 그래도 괴로운 건 조금 덜했을 겁니다.
아무튼 정말 무사히 잘 왔다는 안도감 + 정왕역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는 기쁨과 더불어, 이번 버스는 과연 오후 5시에 나올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기다리고 있으니 과연 오후 5시 2분이 되자 61번이 나타납니다. ㅋㅋ
역시 이런 건 아는 게 힘인 법이죠. ㅋㅋ
당연한 이야기지만, 본사에서 막 출발한 차다보니 버스 안에는 기사아저씨 말고는 아무도 없었고 저는 아무 자리에 앉아 편하게 귀갓길에 오르게 됩니다. 사람들 많은 오후 5시대인지라, 역시 안산역 도착하니 이 버스를 타려는 사람들이 잔뜩 있네요. -ㅅ- ㅋ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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