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맞아 천안을 가기로 한 우리는 언제나처럼 금정역에서 만나 천안급행 열차를 타고 남쪽으로 갑니다. 이번에는 성환에서 오전 10시 30분에 출발하는 103번을 타야 하는데, 평택에 도착하니 오전 9시 48분이라 시간이 남아 평택역에 내리게 되었습니다. 평택터미널로 가서 130번을 타고 성환으로 가기 위해서였는데, 성환터미널로 시간 맞춰 가기만 하면 장땡이기 때문에 천안 130번은 아주 좋은 선택지로 다가왔죠. ㅎㅎ
[천안 130번(성환터미널~대홍리,안궁리,유천동~평택터미널)][환승, 250]
평택터미널 1005 출발 - 유천3리 1008 - 유천2리 1009 - 안궁3리 1012 - 대홍1리 1016 - 성환터미널 1025
오전 10시 5분에 우리 두 명만을 태우고 출발한 버스는 남쪽으로 달리기 시작했고, 타는 사람이 없어 20분만에 성환터미널에 도착하였습니다. 이제는 1호선 전철과 천안버스가 환승할인이 되니 진짜 탈맛이 납니다. 전철은 전철대로 환승할인을 받고 타는데 천안버스와도 환승할인이 되니, 다른 천안, 아산 버스들도 무료환승라떼를 들이키며 탈 수도 있게 되어 파급력이 생각보다 크니까요. ㅋㅋ 시간만 잘 맞으면 공주와 진천을 수도권에서부터 환승할인만 받으며 갈 수도 있다
130번을 탄 덕택에 정말 힘 하나 안 들이고 성환터미널에 도착한 우리는 오전 10시 30분에 출발하는 103번에 승차하였습니다. 이렇게이렇게 버스 타면 됩니다. 참 쉽죠? 지랄을 해라
[천안 103번(천안시청~서북경찰서,직산읍사무소,서북구청,군동2리,상덕2리,성환부영A,성환역→성환10리,성환터미널,삼풍아파트→성환부영A 이하 역순)][환승]
성환터미널 1030 출발 - 천안배원예농협 1033 - 시름세삼거리 1037 - 상덕2리(회차) 1039 - 시름세삼거리 1040 - 직산청호아파트 1042 - 군동2리 1046 - 충남테크노파크 1048 - 서북구청 1051 - 직산사거리 1053 - 서북경찰서 1058 - 번영로가구타운 1103 - 백석이수아파트 1108 - 천안시청 1116
직산을 찍고 천안으로 가는 노선이지만, 천안역이 아니라 천안시청으로 직행한다는 특징과 더불어 상덕2리와 군동2리도 건질 수 있었습니다. 성환 어귀의 시름세삼거리에서 우회전하여 들어가는 상덕2리는 ㅓ형이었는데, 왕복2차로 길가에서 그냥 회차하더군요.
나중에 지도로 보니 이전에 150번으로 들어갔었던 그 산호아파트와는 두어 정류장 거리입니다. 103번이 거기까지 들어갔다 나와줘도 괜찮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상덕2리를 나온 버스는 군동2리쪽으로 직진하였다가 서북구청 쪽으로 나오게 됩니다. 성환~직산~천안으로 이어지는 1번 국도 루트를 따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던 103번은 업성동 쪽으로 우회전을 하여 천안시청 쪽으로 곧장 운행하였습니다. 사라리로 들어가는 길과 만나는 지점에 위치한 그 짬뽕집 역시 우리가 짬뽕 먹으러 갔을 때와 변함없이 잘 영업중이었죠. 버스는 오전 11시 16분에 천안시청 바로 앞에 도착하였고 우리는 14분 후 출발하는 1번에 승차하였습니다. 여기는 운동장과 시청이 같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꽤 자연친화적인 모습이었죠.
[천안 1번(천안시청→백석농공단지)][1500]
천안시청 1130 출발 - 불당대동다숲 1132 - 천안교육지원청 1135 - 패션1광장 1138 - 갤러리아백화점 1139 - 한화꿈에그린아파트 1143 - 쌍용고입구 1147 - 쌍용역해누리아이파크 1150 - 쌍용동이마트 1153 - 남부오거리 1205
1번을 탔더니 전기버스였습니다.
천안시내버스에도 전기버스가 다닌다고 하더만 그게 1번에 운행 투입된 모양이더군요.
1번은 천안의 시내 순환노선 중 하나였는데, 시내 구조의 변화에 발맞추지 못한 천안시내버스의 시내 노선들 중에서는 그래도 괜찮은 노선이었습니다. 천안교육지원청을 지나 천안아산역과 갤러리아백화점을 들러주는데, 시청에서 출발한 지 몇 정류장 되지 않아 사람들이 제법 많이 이용하였고 쌍용동 이마트에 이르니 입석까지 생기고 맙니다. 쌍용동 이마트를 지나서는 바로 우회전을 하는데, 금방 도착할 남부오거리에서는 버스에 사람들이 많아 어떻게 내리나 싶었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내릴 수는 있었죠. 남부오거리는 그간 종합터미널이나 천안역 쪽에서 접근했었는데, 이렇게 쌍용동 쪽에서 와보는 것은 뜻밖이네요.
이제는 중앙시장으로 슬슬 걸어갈 시간. 남부오거리에서 중앙시장도 먼 거리가 아니었는데, 중앙시장에 가보니 시장을 방문한 손님들로 문전성시입니다. 석준형은 제일 좋아하는 일등 로또용지를 위해 복권방으로 잠시 떠나고 ㅋㅋ 저는 때마침 시장 입구에서 호떡을 팔길래 석준형 것까지 2개를 사기 위해 줄을 섰죠. 호떡 사려는 사람들이 많아 꽤 기다려야 했지만, 그래도 버스 타기 전까지 먹을 시간은 있었다는 게 참 다행입니다.
복권을 사온 석준형과 함께 호떡을 먹으며 정류장으로 걸어가니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정류장도 북새통입니다. 지산리 가는 310번이 10분 내로 도착하는 상황이라 버스어플로 위치 확인을 하다가 정육점이 근처에 있는 게 눈에 들어오는데, 때마침 돼지껍데기를 팔고 있더군요. 저거 사서 간장에 재웠다가 구워 먹으면 가성비도 좋고 맛도 좋고 따봉일 텐데 ㅋㅋ
어쨌거나 오후 12시 23분에 지산리 가는 310번은 도착하였고, 우리를 비롯한 정류장에 있던 손님 예닐곱 명 정도가 버스에 승차하였습니다.
[천안 310번(종합터미널~천안역,응원리,신계초교,교천리~지산리)][환승] ※ 종합터미널 1210 출발
남산중앙시장 1223 - 천안삼거리공원 1236 - 신계초교 1242 - 지산1리 1247 - 한국가스안전교육원 1251
중앙시장을 떠난 버스는 병천 가는 400번과 똑같은 경로로 달립니다. 목천 쪽으로 갈 때마다 늘 지나는 천안삼거리 공원을 지나니 경부고속도로가 잠시 보이는데, 오늘도 고속도로는 엄청나게 밀리고 있더군요. 과연 어디를 가길래 이렇게 밀리는 건지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지만, 우리는 그들 사이에 끼어 고행을 하고 있지 않으니 웃음이 나는 것은 어쩔 수 없었죠. 버스는 신계초등학교를 지나 좌회전을 하여 지산리로 올라가는데, 여기도 꽤 많이 들어가더군요.
다만 버스가 이미 시내에서부터 지체된 탓에 덕전1리로 가기 위한 여유시간은 10분밖에 남지 않은 상황. 덕전1리 회차지에 오후 1시까지 가야 하는데, 암만 봐도 지산리 버스가 종점에는 오후 12시 50분쯤 도착할 것 같더니만 진짜 현실이 되고야 만 겁니다. -ㅅ-;;; 우리는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종점 사진을 박고 덕전1리를 향해 얼른 발걸음을 옮기게 되었죠. 깻잎을 키우는지 길가에 깻잎들이 보이는데, 뜯어먹으면 참 맛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걸 보고 있을 여유가 없었습니다.
[도보]
한국가스안전교육원 1251 - 덕전1리 1258
덕전1리로 가는 길은 오르막이 있었는데 여기도 생각보다 깊은 곳이라 그런지 경사가 꽤 급하더군요. 최대한 힘을 짜내서 뛰지만 마음처럼 속도가 나질 않았습니다. 숨 차서 죽을 뻔했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덕전1리 정류장 있는 곳으로 가보니 오후 12시 58분이었죠.
그런데 문제는 와야할 버스가 오지 않은 것은 물론, 버스어플로 위치를 조회하니 덕전1리를 지나버렸다는 것입니다. 여길 쌩깐 건가;;; 우리는 어안이벙벙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택시][5000]
덕전1리 1306 - 신계리 1312
일단 버스를 못 타게 된 이상 여길 나가야 했는데, 다행히 석준형이 택시를 부르니 잡히긴 하더군요. 택시를 부르는 남자 우리는 오후 1시 6분에 도착한 택시를 타고 목천 쪽으로 가다가 아까 지산리 노선이 좌회전을 하여 지산리로 들어갔던 그 삼거리에서 하차하였습니다. 원래는 목적지를 목천까지로 설정하고 택시를 불렀다가 석준형이 기사아저씨와 이야기 중 양해를 구하고 신계리로 행선지를 바꾸었던 것인데, 목적지가 신계리였다면 거리가 짧으니 안 갔을거라는 기사아저씨의 말씀도 있었죠.
그와 더불어 덕전1리에 왜 버스가 안 왔었는지 이유도 금방 밝혀졌는데, 결론은 버스가 잘못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덕전1리 회차지는 버스어플 및 포털사이트 지도에 나오는 곳이 아닌, 고개 너머 사랑과 평화의집 입구가 회차지였기 때문입니다. 버스어플 및 포털사이트 지도의 정류장 위치가 잘못된 것이고, 회차지는 석준형이 탔었을 때와 달라진 게 없었던 것이죠.
하지만 석준형이 덕전1리를 다녀갔던 게 5년도 더 지난 일이었으니, "그새 진짜로 연장이 됐었나?" 하고 생각할 만도 했습니다. 저 또한 그렇게 생각했을 테니까요.
[천안 391번(종합터미널~천안역,홈플러스,선문대,부영A입구,신계초교,목천,교촌리,(덕전1리)~석천리)][1500]
신계초교 1318 - 운전리 1322 - 독립기념관 1326 - 목천읍사무소 1329
어쨌든 우리는 목천읍사무소로 가야 했으므로 먼저 오는 버스를 타게 되었고, 목천읍사무소에 오후 1시 29분에 내림에 따라 570번을 무사히 사수할 수 있었습니다. 그와 더불어 천안~진천 직행은 목천읍사무소 버스정류장에 정차한다는 것도 알 수 있었죠.
[천안 570번(목천~화성3리,제5산단,수신,장산리,홍대용과학관~병천)][환승]
목천읍사무소 1340 출발 - 동평2리 1341 - 상동리 1347 - 화성3리 1351 - 제5산단 1355 - 신풍1리,감절 1358 - 수신삼거리 1400 - 장산2리(회차) 1405 - 속창2리 1402 - 홍대용과학관 1408 - 장산5리 1410 - 병천3리 1415
목천에서 병천을 가는 노선이지만, 화성리와 장산리로 돌아서 가는 노선이었습니다. 연춘리를 지나 상동2리에서 우회전한 버스는 파크하임아파트 앞 왕복2차로 길을 이용하여 화성리 쪽으로 질주합니다.
화성리부터는 낯익은 길이 나오는데 540번으로 지나갔던 길이더군요. 하지만 그것도 잠시, 버스는 제5산단을 찍고 수신으로 향했죠. 이런 곳에도 산업단지가 있다니 제조업만 살아난다면 천안의 미래는 걱정할 것이 없겠더군요. 그런데 그 제조업이 비실거리는 현실이 문제다
신풍1리를 찍은 버스는 바로 수신으로 질주하였고 수신면사무소를 찍습니다. 하지만 버스는 또 다른 길을 이용해 병천으로 가는데, 540번과는 다르게 박쥐같은 면모도 좀 보이네요. -ㅅ- ㅋ
수신을 찍은 버스는 발산리 쪽으로 가다가 장산리 가는 길로 좌회전을 하는데, 장산2리 회관을 찍고 나온 버스는 개쩌는 1차로 길을 따라 달립니다. 옆에는 병천천이 흐르고 있어 나름 장관이더군요.
홍대용과학관을 지나 장산리를 나온 버스는 곧 병천에 도착하는데, 내려보니 병천3리더군요. 400번이나 500번은 물론, 540번과도 다른 경로로 병천에 들어오니 신기합니다. ㅎㅎ
어쨌든 병천은 순대로 유명한 동네죠.
오래간만에 병천으로 온 김에 순댓국으로 점심식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그동안 먹었던 곳이 아닌 다른 가게로 가서 먹게 되었는데, 막상 다른 가게를 고르려니 사람들이 잔뜩 있길래 그나마 사람이 적은 곳을 골랐죠. 사실 이 동네는 웬만해서는 맛들이 다 비슷비슷하기 때문에 그렇게 해도 손해가 아닌데, 정말 널리고 널린 게 순대 가게인지라 못 하는 가게는 도태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ㅅ- ㅋ
아까 순댓국을 먹으러 들어갈 때도 길가에 사람들이 많더만, 식사를 마치고 바깥으로 나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여기도 방문 코스가 있는 듯했는데, 여기는 독립기념관이나 유관순 생가를 왔다가 병천에서 순댓국으로 밥 먹고 집에 가는 패턴 같았습니다. 마침 이곳 병천은 오창에서도 가깝기 때문에 청주에서 차 끌고 오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을 것 같았죠. 실제로 오창마트 차량이 여길 오는 것도 봤었고 말입니다. -ㅅ- ㅋ
이제는 청주 노선을 타보기 위해 우리는 오후 3시에 출발하는 520번에 승차합니다. 10년 전 처음 그 존재를 알았을 때는 정말 깊이 쑤시는 막다른 노선이구나 했었지만, 알고보니 청주공영버스와 연결이 되는 노선이어서 겁먹을 필요가 전혀 없었다는 기억이 있었죠.
[천안 520번(병천~송내리,홍대용과학관,수신,발산리~상지장)][환승]
병천 1458 도착, 1500 출발 - 송내리 1503 - 홍대용과학관 1507 - 수신초교 1511 - 수신면사무소(회차) 1512 - 수신초교 1512 - 발산리입구 1515 - 상지장 1519
버스는 우리 둘을 태운 채 바로 출발하였고 500번과 똑같은 경로로 수신을 갔다가, 면사무소에서 유턴을 하여 본격적으로 발산리로 들어갑니다. 노선 자체는 짧은 편이었지만, 깊숙한 산골로 들어가는 포스를 팍팍 풍기더군요. 발산리 종점까지는 왕복2차로였고, 버스는 오후 3시 19분에 상지장마을회관 앞에서 회차를 합니다.
[도보]
상지장 1519 - 고개정상 - 장동종점 1601
발산리 노선을 드디어 타봤네요.
사실 이걸 타면 청주로 간다는 것과 같은지라 석준형이 오늘의 코스는 아끼고 있었다는 걸 잘 알기에 참 뜻깊은 순간이었습니다. 우리는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앞으로 직진을 합니다. 발산리에서 장동리로 넘어가는 길은 왕복2차로로 잘 닦여 있더군요.
제법 센 언덕을 넘으니 천안에서 청주로 들어오게 되었고, 우리는 장동못의 풍경에 취하며 앞으로 걷습니다. 그런데 막상 장동리 종점에 도착하니 오후 4시 1분이네요. 별로 안 멀어 보이는데 의외로 40분 넘게 걸려서 우리 모두 깜짝 놀라게 됩니다.
어쨌거나 버스가 오려면 40분의 시간이 남은 상황. 장동리 종점에는 마을회관과 더불어 방앗간이 있었는데, 버스종점에 구판장이 있는 것은 수도권에서 종종 봤었지만 방앗간이 있는 것은 참 뜻밖이었습니다. 주말이라 문이 닫혀있는 것도 아니고, 주민 몇 명이 열심히 참기름을 짜고 있기까지 하더군요.
우리는 고소한 기름 냄새를 맡으며 정류장에 앉아 있었고, 오후 4시 40분이 되자 나타난 버스에 각자 500원씩 찍으며 승차하였습니다. 청주는 공영버스가 요금이 500원이라 참 좋았죠. 믿기지 않겠지만 요금이 정말로 500원 맞다
[청주 61번(옥산공단~장동리,(금성),하동림,(상동림),금계리,(양업고교),옥산~코오롱하늘채아파트][500] ※ 옥산공단 1625 출발
장동종점 1640 도착 및 출발 - 장동,곡수 1642 - 금성,동림사입구(회차) 1645 - 하동림삼거리 1649 - 하동림 1651 - 상동림회관앞(회차) 1654 - 동림,금계리 1659 - 환희2리 1701 - 양업고교(회차) 1704 - 옥산중교 1709 - 한울아파트 1710 - 옥산새마을금고 1713
게다가 차량을 보니 대형차인 뉴슈퍼 에어로시티입니다. 청주 읍면공영버스인데 대형차가???? 아산 대흥리와 궁화리에 이어 뜻밖의 이득을 누리면서 우리는 장동리종점을 벗어납니다. 물론 버스에 오르기 전, 야핏라이더를 미리 켜놓는 것도 잊지 않았죠. ㅋㅋ
장동리를 나와 옥산 쪽으로 가던 버스는 첫 번째 ㅓ형인 금성마을 쪽으로 우회전을 합니다. 쩌는 1차로 길이 우리를 반겨주는데, 지도와 야핏라이더가 아니었으면 뭐가 어떻게 가는지도 알지 못할 뻔했습니다.
금성마을을 나온 버스는 이번에는 드디어 말로만 듣던 상동림을 들르는데, 여기는 왕복2차로였지만 생각외의 소득을 거두게 되었습니다. 그분과 석준형이 탔을 당시보다 노선이 소폭 연장되어, 상동림 마을회관 바로 앞에서 버스가 회차를 했던 겁니다. 공터는 물론, 정류장까지 잘 세워져 있더군요. 수도권은 몰라도 청주의 시골마을 노선에도 변화가 생겼다니 우리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고, 끝이 났다고 하여 끝이 아니라는 진리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었죠. 여행을 하면서 인생을 배우니 우리가 헛짓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상동림을 나와 옥산으로 가던 버스는 양업고등학교도 들어갔다 나와줍니다. 고등학교인데도 학교가 깊숙한 곳에 있는 것도 의외였지만, 오늘이 주말인데도 불구하고 학교 하나때문에 생긴 ㅓ형도 잘 들어가주는 것이 참 다행이었죠. 오우~ 혁님 ㅋㅋ
양업고등학교를 나오니 안내방송에도 옥산이라는 지명이 슬슬 나오기 시작했고, 오후 5시 13분에 옥산새마을금고에 도착합니다. 우리는 근처 마트에 들어가 음료수를 먹게 되는데, 누가 청주 아니랄까봐 여기에는 초정 탄산수가 있었습니다. 청주 이외 지역에서는 보기 어려울 것 같아 이걸 사서 마셔보게 되었죠. 탄산수가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지만, 저의 경우에는 먹을 만 하더군요.
오후 5시 22분이 되자 드디어 원사정 가는 62번이 등장하였고 우리는 환승을 찍으며 바로 버스에 올랐습니다.
[청주 62번(옥산공단~국사1리,옥산,수락리,덕수,(→성재4리),강정~원사정)][환승] ※ 옥산공단 1710 출발
옥산 1722 - 옥산중교 1726 - 금계리 1730 - 수락리 1733 - 사정2리,덕수(입구) 1735 - 성재4리,방화골(회차) 1739 - 강정 1744 - 원사정 1748
버스는 아까 장동리 노선과 같은 길로 옥산을 나갔지만, 옥산중학교 이후로는 직진을 합니다. 그랬더니 청주공영버스 노선 조사를 할 때, 그리고 네이버 GBUS 카페에서 보았던 지명인 수락리가 나오더군요. 2022년 12월 현재는 없어진 카페지만, 매니저인 아유카님이 수원에 있다가 청주로 간 덕택에 수락리도 나올 수 있었던 것이죠. 당시 그 GBUS 카페 덕택에 오지노선 시승에 발을 담그게 된 나비효과가 발생했으니 제게는 나름 의미가 있었습니다. 아무튼 여기부터는 경부고속도로가 바로 옆을 달리고 있었는데 드디어 지도로만 보던 장소들을 이렇게 지나가 본다는 느낌에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다만 손님이 있었는데도 덕수마을 안으로는 들어가지 않더군요. ㅜㅜ
덕수마을 가는 손님을 마을 어귀 고속도로 굴다리에 내려준 버스는 굴다리를 건너는데, 굴다리 너머는 쩌는 1차로 길이었습니다. 그런데 성재4리를 찍고 나오기 위해 다리를 건너니 이쪽은 왕복2차로입니다. 뭔가 이상한 느낌의 도로구조였지만 어쨌든 경치만큼은 정말 죽여주더군요. ㅋㅋ
방화골에 이르자 버스가 회차하여 다시 왔던 길을 따라 열심히 달리기 시작하는데, 기사아저씨께서 참 힘겨워 보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원래는 여기에도 다리가 있었지만 현재는 없어진 상태라, 버스도 둘러서 가야 했기 때문이죠. 그래도 원사정으로 들어가기 위해 개쩌는 1차로를 달려주는 것이 참 고마울 따름이었습니다. 경부고속도로 바로 옆에 개쩌는 1차로 길을 달리는 노선이라니, 정말 대박이었으니까요. ㅋㅋ
개쩌는 길을 따라가면 갈수록 점점 멀어져가는 병천천 건너 성재4리였고, 성재3리 마을회관 앞에서 좌회전한 버스는 강정마을 정류장을 찍고 곧 원사정마을 안으로 깊숙히 들어가기 시작합니다. 원사정으로 들어가는 길도 1차로더군요. 키아 ㅋㅋ
재미있는 이 원사정 노선을 타고 종점에 내리니 오후 5시 48분입니다. 종점에 내려보니 과연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고 참 조용하더군요. 마을 어귀로 조금만 나가면 바로 고속도로가 있는데도 말이죠. ㅋㅋ
[도보]
원사정 1748 - 사정1리마을회관 1809~1819 - 성재3리회관,강정 1820
이번에는 다른 길을 이용해 강정마을 정류장까지 천천히 걸어나갑니다. 그런데 가면서 보이는 마을과 논, 그리고 산의 모습이 정말 예쁘더군요. 그동안 지도로만 보던 이곳 원사정을 실제로 가보게 되는 것도 쩌는데, 이렇게 멋진 모습이 있는 곳이었다니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화덕리에 갔었던 그 날의 쩌는 느낌이 다시 생각나게도 되었죠. ㅋㅋ
천안하고도 맞닿아 있는 이곳 사정리의 개쩌는 모습에 감탄한 저는 사정1리 마을회관 근처의 정자에서 개그를 치는 석준형과 함께 빈둥대줍니다. 그랬더니 오후 6시 13분이 되자 우리가 타고 왔던 버스가 다시 옥산으로 나가는 걸 보게 되었죠. ㅋㅋ
오후 6시 19분에 우리는 굴다리를 지나 성재3리 마을회관 앞 공터에 가만히 서 있었습니다. 그랬더니 오후 6시 23분이 되자 이번에는 71번이 나타나 회차를 합니다.
[청주 71번(강정) (오창종점~성산1리,용두리,성재1,2리,(→성재4리)~성재3리,강정)][500]
성재3리회관,강정 1823 도착, 1830 출발 - 성재2리 1836 - 성재1리 1837 - 백현리 1838 - 백현1리 1839 - 가좌사거리 1840
오우~ 혁님
71번이 마침 시간이 맞는 것은 정말 대박이랑께요. 버스에 올라 500원씩 내고 앉아 있으니 오후 6시 30분에 버스가 출발하는데, 아까 62번과 똑같은 길로 가더군요. 이러다가 성재4리를 다시 들르는 것 아닌가 싶을 정도였지만 그건 뻘생각에 불과했고, 이번에는 우회전을 하여 성재2리와 1리를 들러 가좌사거리로 향합니다. 그런데, 여기가 진짜 대박 쩔더군요. 1차로가 그야말로 잔뜩 쏟아지는 통에 저는 입을 쩍 벌려야만 했습니다. 와;;;;
진짜 가공할 만한 성재리의 1차로에 감탄한 우리는 오후 6시 40분에 가좌사거리에 하차합니다. 강정에서 여기까지 절반 이상이 1차로 길이었지만, 누가 청주버스 아니랄까봐 빠르게 달리는 통에 여기까지 10분밖에 걸리질 않았죠. 이제는 병천으로 가서 귀갓길에 오르는 일이 남아 있었는데, 병천~가좌리 430번도 이렇게 타보게 되었습니다.
[도보]
가좌사거리 1840 - 가좌1리 1847
하지만 430번은 가좌1리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우리는 가좌1리까지 걸어가야 했습니다. 이번에 탈 차가 막차이기까지했지만 우리의 발걸음은 여유로웠는데, 가좌1리까지 먼 거리가 아니었고 버스 시간도 오후 7시였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가좌사거리에서 좌회전을 하여 왕복2차로 도로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고, 농협을 지나니(이런 곳에 농협이;;;) 곧 가좌1리 버스정류장이 나옵니다. 그런데 우리가 가좌1리 정류장이 보이는 장소에 도달하니 430번이 멀리서 달려오고 있더군요.
참 아쉽기만 한 청주시내버스 시간표를 보며 버스를 기다리니 오후 6시 57분이 되자 우리 앞에 버스가 나타납니다. 정류장 주변은 바로 근처의 왕복8차로짜리 큰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 소리만 들릴 뿐, 우리 외에 사람이라곤 없었기 때문에 버스를 탄 사람은 우리뿐이었죠. 그래서인지 버스는 오후 6시 59분에 병천을 향해 출발합니다. -ㅅ-;;
[천안 430번(병천~유관순생가,(↔용두2리),용두3리,송정리,두릉리~가좌리)][1500]
가좌1리 1847 도착, 1859 출발 - 두릉리 1901 - 송정1리,와촌 1905 - 용두3리 1907 - 용두2리(회차) 1911 - 유관순열사유적지 1914 - 병천3리 1915
버스는 무시무시한 속력으로 병천을 향해 질주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인지 ㅓ형으로 들어가는 용두2리 구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병천까지는 불과 15분밖에 걸리지 않았죠. 그래도 덕분에 용두2리를 건지게 됨은 물론, 우리가 유관순생가 앞 주차장에서 걸어나올 때 지나갔던 그 길을 버스로 지나가보는 수확도 거두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그때 걸었던 게 버스 다니는 길이었다니 참 뜻밖이었죠. ㅋㅋ
[천안 401번(종합터미널~천안역,남부오거리,신계초교,천안예술의전당,동평1리,연춘리,코리아텍,병천~유관순열사유적지)][환승]
병천3리 1918 출발 - 모드니에아파트 1919 - 코리아텍 1921 - 연춘리 1926 - 천안예술의전당(회차) 1932 - 운전리 1936 - 신계초교 1940 (※ 차량고장 발생)
[천안 500번(종합터미널~천안역,동남구청,남부오거리,신계초교,천정2리,용원리,석곡리,성남면사무소,천남중교,신풍리,수신면사무소,상록리조트정문~병천)][0]
신계초교 1945 - 천안삼거리공원 1951 - 구성초교 1953 - 남산축협 2000 - 천안역 2005
병천으로 돌아오니 때마침 401번과 시간이 맞더군요. 예술의전당을 경유하긴 하지만 400번보다 빠르기 때문에 우리는 당연히 이 버스를 마다할 이유가 없어 얼른 환승 찍고 승차했습니다. 누가 저녁의 천안버스 아니랄까봐 버스는 빠르게 질주하였고, 이번에는 예술의전당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손님들을 잔뜩 태웠죠. 덕분에 한산했던 버스 안은 어느새 만원버스가 다 되어갈 지경이었습니다.
그런데 잘 달리던 버스가 신계초등학교 정류장에서 갑자기 시동이 꺼지더니 더 이상 앞으로 가질 못하더군요. 처음에는 기사아저씨께서 실수로 시동을 꺼먹은 줄 알았는데, 다시 시동이 걸리질 않았던 겁니다. 결국 기사아저씨께서는 차가 고장이 나서 더 운행을 못 하게 되었으니 다른 차를 타고 가라고 공지를 해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면서 카드 단말기마저 꺼져버린 바람에 우리는 전철에서 환승할인을 받지 못하는 것이 확정되고 맙니다. -ㅅ-;;;
그나마 다른 버스들 많이 다니는 곳에서 시동이 걸리지 않는 정도로 끝났으니 다행이었죠. 다른 버스가 없거나 매우 뜸한 장소였으면, 그리고 사고가 나서 고장이 난 거라면 기사아저씨나 우리나 모두 엄청나게 난감해지는 거니까요. 다른 버스를 몰라 멘붕하는 사람들을 뒤로하고 우리는 때마침 5분 후 도착한 500번 버스에 승차하여 천안역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이미 401번 기사아저씨의 연락을 받았는지, 기사아저씨께서는 앞에 버스가 고장나서 탄다고 이야기하니 그냥 태워주셨죠. 그런데 그만 석준형이 내릴 때 카드를 대버리는 실수를 하는 바람에, 기부천사가 되고 말았다 저는 천안역에서 먼저 내리고 석준형은 한 정류장 더 가서 내렸다가 다른 버스를 타고 천안역으로 되돌아와야 했습니다. 오늘은 매우 잘 된 시승이었는데 끝에서 문제가 생기고 마네요. 끙 -ㅅ-;;;
그래도 종합터미널~천안역 구간은 워낙 버스가 많기 때문에 되돌아오는 데에는 문제가 없는 것이 참 다행이었습니다. 우리는 오후 8시 18분에 출발하는 전철을 타고 귀갓길에 오릅니다. 다행히 전철은 큰 문제 없이 잘 달려주었고, 오늘의 끝마무리는 잘 되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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