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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스로 떠나는 시골 여행
버스 기행문/2022년~2023년

2022년 9월 9일 - 교통체증을 딛고 시내버스로 진천 계산리 다녀오기 ㅋㅋ

by 회관앞 느티나무 2022. 12. 30.

이번에는 그간 가보지 못했던 진천을 향해 집을 나오게 됩니다.
상현역에서 오전 9시 55분에 출발하는 77번으로 시승의 첫 스타트를 끊는데, 집에서 상현역으로 가는 것은 생각보다 일이라는 걸 너무나 잘 아는 저이기에 한숨은 나오지만 어쩔 수가 없었죠. 수원에서 그쪽으로 가는 버스는 있긴 하지만, 사람 은근히 피말리게 하는 배차간격과 사투를 벌여야 하거나 돌아서 가야 하는 등 어딘가 나사빠진 데가 꼭 하나씩은 있으니 영 마뜩찮았던 겁니다. 이것도 수원은 노선을 합치기 전보다 버스가 더 안 다니는 정말 요상한 동네라는 사실을 잠시 잊은 제 탓이지만 말이죠. 배차간격이 길어진 거야 경원여객이든 K1이든 모든 버스회사들이 겪는 운전기사 부족 문제 때문이지만, 노선을 합치기 전보다 버스가 더 안 다니는 것은 어느 쪽의 문제일까요? 그것도 인구 백만이 넘으며 개발된 지역도 상당히 넓은 도시에서 말입니다. 제가 K1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한 게, 아무 이유없이 그러는 게 아니었죠.

그리하여 제가 택한 방법은 미금까지 가서 신분당선을 타고 역주행(...)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언뜻 생각하면 이해가 가지 않을 수도 있지만, 버스 기다리는 시간과 타는 시간을 고려하면 이게 제일 정시성이 좋고 스트레스를 덜 받는 안정적인 방법이었던 겁니다. 그리하여 미금역을 찍고 상현역에 내리니 오전 9시 38분이었고, 곧 도착한 석준형과도 만나 오전 9시 52분에 도착한 77번을 타게 되었습니다.


▲ 자동차 전용도로를 십분 활용한 77번. 경남여객도 아직은 안 죽었습니다. ㅋㅋ



[경남여객 77번(상현역~상현고교,구성역,청덕고교,어정중교,(→용인세브란스)~동백역)][환승]
상현역2번출구 0952 도착, 0955 출발 - 상현고교 0957 - 구성사거리,여성능력개발센터 1008 - 구성역3번출구 1019 - 청덕중고교,지식산업센터 1033 - 호수마을,자연앤데시앙 1042 - 어정중교,롯데캐슬1단지 1046 - 신촌마을 1048 - 두산위브더제니스,자연앤데시앙 1052 - 용인세브란스 1102 - 동백역 1103

오전 9시 55분이 되자 버스가 출발하였고, 동부차고지 쪽으로 갈 듯 하다가 자동차전용도로를 이용해 구성역으로 바로 질러갑니다. 그래서 구성역 그리고 동백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음이 예상되었지만, 한 가지 문제가 있었죠.

그건 바로 오늘이 추석 연휴 첫날이었다는 겁니다. 도로가 자동차들로 몸살을 앓고 있었고, 버스 역시 여기에 휘말리고 말았죠. 그래도 구성역으로 가는 도로 직전까지는 금방 갔지만, 구성역을 찍고 다시 왔던 길 돌아올 때가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이곳의 그 엄청난 인구를 생각하면, 정말 여기 살지 않는다는 게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ㅅ-;;;

구성역 하나 찍는데만 30분은 걸린 것 같은 버스는 다시 자동차전용도로를 타고 동백으로 가는데, 이쪽 교통체증이 진짜 장난없습니다. 우리 모두 정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는데, 이 때문에 금어리는 포기해야만 했죠. 석준형은 어쩔 수 없이 한숲시티를 찍고 동탄역으로 가서 안성으로 내려가는 것으로 코스를 수정해야만 했습니다. 때마침 동탄역에서 안성으로 가는 8202번이 개통되었기에 그걸 이용하기로 한 겁니다.

어쨌거나 용인세브란스병원 구간이 있으니 우리는 끝까지 버스를 탈 수밖에 없었는데, 답답한 교통체증을 뚫고 드디어 동백역 쪽으로 좌회전을 한 버스는 정말 병원 안으로 들어가줍니다. 입구 차단기를 버젓이 통과하여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니 나름 대박이네요. ㅋㅋ

 

▲ 세브란스병원으로 들어온 버스. 차단기를 통과하는 게, 꼭 수원 27-3번 마을버스를 보는 느낌입니다. ㅋㅋ

 

▲ 병원 내부 도로에 있던 정류장. 77번은 동백역 방향으로만 경유합니다.



동백세브란스병원을 나오니 곧 동백역이 보였고, 우리는 경전철을 타고 시청,용인대역으로 이동하였다가 한숨시티한숲시티로 가는 24-3번을 타게 되었습니다.

 

▲ 한숲시티의 주력 버스편인 24-3번.



[전철][환승]
[용인경전철] 동백 1111 - 시청,용인대 1119

[경남여객 24-3번(시청,용인대역~용인대,상덕,서1리,완장2리입구,한숲3,4단지~한숲스퀘어)][환승]
시청,용인대역 1136 도착, 1140 출발 - 용인대 1143 - 상덕 1147 - 서1리 1149 - 완장2리마을입구 1155 - 한숲3단지 1200

한숲시티로 인해 생긴 이 노선을 드디어 타봅니다. 상덕을 통해 바로 한숲시티로 내려가는데, 그간 93번만 들어오던 상덕이 이 노선으로 인해 교통여건이 좋아졌더군요. 오우 ㅋㅋ

상덕을 지나 서리에 이른 버스는 완장리 방향으로 우회전을 하였고 곧 한숲시티에 도착합니다. 24번, 24-1번으로 즐겼던 완장리 풀버전 1차로 길은 역사 속으로 사라져 있었습니다. 우리는 한숲시티 첫 정류장인 한숲3단지에 내리게 되었고, 이곳에서 출발하는 45번을 10분 뒤 타게 되었습니다.

 

▲ (2장 모두) 버스기사가 부족한 문제는 경원여객이든 K1이든 경남여객이든 예외가 없었죠. 우리에게 오지매니아라는 별명이 붙어버린 경남여객마저 기사 부족으로 노선이 감회되는 현장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여기서 동탄역까지 가는 45번.



[경남여객 45번(한숲3단지~한숲스퀘어,남곡사거리,삼인동입구,장지리,동탄호수공원~동탄역)][1450]
한숲3단지 1210 출발 - 한숲5단지 1214 - 남곡사거리 1216 - 삼인동입구 1220 - 장지지하차도 1227 - 호수자이파밀리에 1230 - 호수부영3차,우미린2차 1232 - 리베라CC 1236 - 동탄역 1240

한숲시티와 동탄역을 잇는 이 노선을 생각지도 못하게 이렇게 타보게 되었네요. 지도로 보았던 것과 같이, 이 노선은 좌회전 2번에 우회전 4번이면 되는 단순한 구조를 가지고 있었고, 남곡사거리에서 우회전하고부터는 장지리까지 24-2번(24-1번의 직통버전 노선이죠)과 완벽히 같은 경로로 운행하였습니다. 동탄으로 넘어가는 길은 명절 연휴 그런 게 있었느냐는 듯 교통체증 없이 잘 뚫려 있었죠.

장지리에서 우회전을 하니 동탄신도시가 나오는데, 여기가 바로 동탄2신도시였습니다. 메타폴리스와 이마트로 대표되는 1신도시는 가본 적이 있었지만 2신도시는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확실히 1신도시보다 으리으리한 모습이었지만 별로 정감이 가는 구조는 아니었습니다. 누가 신도시 아니랄까봐 주거지역으로 보이는 것은 죄다 아파트들뿐이었는데, 닭장같은 아파트의 모습에 숨이 막힐 지경이었던 겁니다. 하지만 여긴 나중에 또 와야 한다는 게 함정이다. ㅜㅜ

 

▲ 번듯한 모습의 동탄2신도시.



버스는 동탄2신도시의 모습을 보여주며 우리를 동탄역 앞에 내려주었습니다. 안성으로 내려가는 8202번이 10분 내로 오는 상황이라 우리는 편의점에 다녀왔다가 오후 12시 48분에 도착한 버스를 타게 되었죠.


▲ 신규 개통 노선인 8202번. 여기서 안성으로 가는 차가 생기다니 정말 세상 오래 살고 볼 일입니다.



[대원고속 8202번][환승, 1250]  ※ 남사진위IC 인근 교통체증이 심각하였음.
동탄역 1248 도착 후 출발 - 시범예미지,영천유치원 1255 - 청목초,예솔초 1258 - 서희스타힐스,단독주택 1306 - 남사진위IC(무정차) 1350 - 주은,풍림아파트 1404 - 중앙대,롯데캐슬아파트 1417 - 한경대 1425 - 시민회관 1430

오늘은 곳곳에서 교통체증이 심하여 계획했던 코스대로 진천으로 가지는 못하게 되었지만, 일단 안성으로 가는 8202번을 탄 이상 한시름 덜게 되었습니다. 어쨌든 진천에는 오후 5시 30분까지 가면 되었고, 안성에 도착만 하면 교통체증이 없는 길로만 움직일 예정이기 때문이었죠.

동탄역을 나온 버스는 창의고등학교를 지나 바로 경부고속도로를 향해 달리는데, 처음에는 잘 가던 버스가 갑자기 멈춰서더니 더 이상 갈 생각을 않더군요. 경부고속도로와 접속되는 남사진위IC에서 차들이 아주 꽉 밀려 있었던 겁니다. 우리는 30분 넘게 고속도로 진입로에 잡혀 있게 되었고 오후 2시 30분이 되어서야 시민회관에 내릴 수가 있었는데, 진짜 수도권에 대해 갑갑함이 느껴지지 않을 수 없었죠. 그나마 고속도로에서는 버스가 전용차로로 달려준 덕택에 펄펄 날아다닌 게 천만 다행이었지만 말입니다.

어쨌거나 강덕리 가는 5번이 안성터미널을 오후 2시 50분에 출발하므로 우리에게는 20분 남짓한 시간이 남았습니다. 밥을 먹기엔 좀 애매한 시간이었지만 석준형이 밥을 먹자고 하여 우리는 식당을 찾아다녔고, 길가에 있던 오뚜기칼국수라는 가게를 찾아 들어가게 되었죠. 밥 나오는 시간을 고려하면 10분 먹방을 찍을 가능성이 높아서 식사하는 것이 내키지는 않았지만, 밥 먹을 시간이 지금 말고는 없는 것도 사실인지라 저는 콩국수를, 석준형은 얼큰이국밥을 시켜먹게 됩니다.

버스가 터미널에서부터 출발이 조금 늦어 오후 2시 57분이 되어서야 왔기 때문에 10분 먹방까지 가진 않았지만 은근히 시간이 쫄리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빨리 먹는 거야 상관없는데, 식사 후 배가 아프거나 소화가 안되는 일이 생기면 무척 골치아파지기 때문이었죠. 그런데 이때 우리는 알지 못했다. 오늘의 식사가 다음주에 있을 10분 먹방의 예행 연습이 되고 말았다는 것을...

▲ 강덕리와 독정리를 가는 5번. 이제 교통체증에서는 해방입니다. ㅋㅋ



[백성운수 5번(안성터미널~봉산로터리,시민회관,인지사거리,구수리,금화아파트→강덕리,독정리입구,독정리,하송산→금화아파트 이하 역순)][환승]  ※ 안성터미널 1450 출발이나, 늦게 출발함.
시민회관 1457 - 인지사거리 1459 - 가온고교 1503 - 동광아파트 1505 - 구수리 1508 - 금화아파트 1510 - 강덕리 1515 - 독정마을회관앞 1523 도착, 1525 출발 - 하송산 1528

어쨌든 강덕리 5번을 무사히 타게 된 우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이제는 익숙하기만 한 인지사거리를 지나 남쪽으로 내려갑니다. 예상대로 여기는 교통체증 그런 건 남의 나라 얘기였기에 버스는 순조롭게 잘 달려주었고, 강덕리 정류장을 뒤로하고 우회전을 하여 강덕리 안으로 들어가줍니다. 농협물류센터 노선인 10-4번을 타러 가기 위해 석준형과 함께 지나갔던 추억이 생각나 감회가 깊었죠. 그분의 문자도 우리의 핸드폰으로 금방 날아올 듯했다. "거기 가면, 시간 남을 거야" 라는...

 

▲ 강덕리로 들어가는 1차로.



우리가 내렸던 강덕리 정류장에서 바로 좌회전을 한 버스는 현매리의 1차로, 그리고 독정리 안길의 1차로를 보여주며 하송산 정류장을 향해 달립니다. 특히 독정리 들어가는 1차로가 정말 쩔더군요. 오우~혁님~! ㅋㅋ


▲ (2장 모두) 현매리의 1차로.

 

▲ 독정리 안으로 들어가는 1차로.

 

▲ 독정리 안쪽 버스정류장. 저기에서 2분 정차하다 가더군요.

 

▲ (2장 모두) 나오는 길마저 진짜 멋집니다. 저 정도면 어디 내놔도 밀리지 않는 1차로였죠. 휴 ㅋㅋ



[도보]
하송산 1528 - 강덕리입구 1537

버스는 독정리 마을회관에서 시간을 맞췄다가 하송산으로 가게 되었고, 하송산에 내린 우리는 왕복2차로 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올라갑니다. 그 덕분에 201번을 따로 타지 않아도 5번의 나머지 운행구간은 클리어가 되었죠. 어차피 201번 안성 출발시간도 아직 안 된지라 우리의 발걸음은 여유로웠습니다. ㅎㅎ


▲ 안성으로 다시 돌아가는 5번. 현매리와 독정리의 개쩌는 길을 선사해준 대단한 노선이었습니다.



오후 3시 37분이 되어 강덕리 정류장에 도착한 우리는 안성 방향쪽에 의자가 있는 것을 봅니다. 도시와 달리, 한쪽 방향에만 정류장 시설 및 의자가 설치되어 있는 이유도 척하면 척이었기에 우리는 아주 자연스럽게 거기 앉아있게 되었죠. 그랬더니 젊은 여자 한 명이 와서 우리와 같은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예상대로 외국인이더군요. 시골은 외국인 천지가 되어간다는 걸 다시 실감하게 됩니다. -ㅅ-;;


▲ 우리가 천안 201번을 탔던 강덕리 정류장. 정면으로 쭉 직진하면 안성으로 갑니다.

 

▲ 안성~천안 201번을 여기 강덕리에서 타보게 되네요. 오우~혁님 ㅋㅋ



[천안 201번(봉산로터리~인지사거리,구수리,강덕리,독정리,입장사거리,청호포도마을A,성거초교,망향의동산,단대병원,천안IC,종합터미널,천안역,동남구청~신부경남A)][1500]  ※ 봉산로터리 1538 출발
강덕리입구 1551 - 독정리 1554 - 입장 1557

어쨌든 버스 올 때에 맞춰 미리 건너편으로 가있으니 오후 3시 51분에 버스가 등장합니다. 그런데 우리와 함께 기다렸던 그 여자도 건너편으로 오더니 천안 방향으로 버스를 타더군요. 안성 쪽으로 갈 줄 알았는데 예상외였지만, 역시 안성보단 천안이 훨씬 크고 번화한 것은 만고의 진리(?)였으니까요 뭐. -ㅅ- ㅋ

여기는 안성시이기 때문에 천안 쪽으로 201번을 타면 기사아저씨가 어디 가냐고 물어보게 되지만, 우리는 입장에 내릴 것이기 때문에 기본요금 1500원 내면 땡이었습니다. ㅋㅋ 입장 간다고 하니 기사아저씨께서도 아무 소리 안 하고 그냥 1500원 찍게 해주시는데, 이런 사례를 보면 천안은 원주보다 이런 문제에 대해 훨씬 유연하게 잘 대처하고 있음을 알 수가 있었습니다. 만약 여기가 원주였다면 우리도 분명 시계외요금이랍시고 추가요금을 뜯겼을 텐데, 사실 시계외요금은 시경계에 사는 주민들은 반발을 하게 되어 있는 체계이며 실제로 원주 시경계에 사는 주민들이 많이 반발을 하고 있죠. -ㅅ- ㅋ
 
우리가 탄 버스는 불과 6분만에 입장사거리에 도착하였고, 우리는 입장을 오면 매번 가게되는 편의점에 잠시 들렀다가 오후 4시 20분에 출발하는 진천행 버스에 승차하였습니다. 엽돈재를 넘어가는 바로 그 하루 2번짜리 노선이었죠.


▲ 입장사거리에 붙어 있던 호당리 노선 시간표. 높은 난도의 노선이지만, 그렇기에 끌리는 묘한 매력(...)이 있네요. -ㅅ- ㅋ

 

▲ 이디야커피 앞 정류장. 엽돈재를 넘어 진천으로 가는 노선도 네이버 지도에 뜨는 노선번호인 311번으로서 표지판에 잘 적혀 있었습니다. 지자체가 다른 노선은 안 적는 경우도 참 많다는 걸 고려하면 정말 훌륭했죠. ㅎㅎ

 

▲ 막 입장에 도착한 진천행 버스. 이제는 딴 짓만 안 하면 안 놓칩니다. ㅋㅋ

 

▲ 이제는 엽돈재를 넘어 진천을 갑니다. ㅋㅋ



[진천/음성 311번(진천터미널~테마공원,일송정,백곡,구수리,구메바위,갈월리,청룡사입구,도림리,한성아파트~입장사거리)][1400]
입장 1615 도착, 1620 출발 - 한성아파트 1624 - 도림1리,보통거리 1626 - 청룡사입구 1629 - 엽돈재가든,갈월종점 1633 - 노신 1636 - 구메바위,대문리입구 1639 - 백곡면사무소 1641 - 일송정 1646 - 테마공원 1647 - 진천터미널 1654

ㅋㅋㅋㅋ
이제 오후 5시 30분까지 진천에 가는 것은 무조건 예약입니다. 명절 연휴 첫날이라 차가 엄청나게 밀리는 걸 고려하면 정말 이건 성공작이 아닌, 걸작 수준이었죠. 게다가 오래간만에 엽돈재를 반대로 넘어볼 수 있게 되었으니 이만한 게 없다 싶습니다. ???: 그 버스 탈 일 아직 많이 남았다

오후 4시 20분에 나타난 버스는 아주머니 한 분도 함께 태우며 입장을 떠납니다. 여전히 안내방송은 나오지 않았지만, 처음 천안버스를 탔던 1월 중순부터 지금까지의 일들이 생각나는 것만 같았죠. 도림2리, 청룡사, 대문리, 장관리 등 정말 노선들이 이것저것 있었네요. ㅋㅋ


▲ 서운 쪽으로 올라가는 길입니다. 청룡사 가는 안성 20번 버스가 저 길로 내려오죠. ㅋㅋ

 

▲ 가을에 다시 와보게 된 청룡사입구. 1월에는 꽤 쌀쌀했었던 기억이 있네요. -ㅅ- ㅋ

 

▲ 저 길로 가면 배티성지 쪽으로 갑니다. 궁극의 성대리 방향 노선도 저 길로 올라가죠.



아주머니는 청룡리 가기 전 도림리에서 내리고, 우리 둘만 남은 버스는 엽돈재를 질주하여 그대로 백곡을 지나 진천으로 골인합니다. 백곡에서는 그래도 타는 사람이 있을 줄 알았는데 아무도 안 타더군요. -ㅅ-;; 이 덕분에 기사아저씨께서 우리에게 어디 갈 거냐는 질문을 하셨고, 석준형이 터미널 간다고 대답하니 버스는 바로 터미널로 들어갔죠.

터미널에 내리고 보니 오후 4시 54분입니다. 터미널로 가겠다는 석준형의 대답은 사실 의도된 것이었고, 우리는 그 덕분에 오후 5시에 출발하는 원암 노선을 타게 되었습니다. 오우~ 혁님~! ㅋㅋ


▲ 삼진,원동이 꽂혀 있는 원암 노선. 오후 5시에 출발하는 이 버스 안으로 바로 들어가줍니다. ㅋㅋ



[진천 250번(진천터미널→중앙시장,신정주공A,원앙골,원암,화랑공원,경찰서→진천터미널)][1400]
진천터미널 1700 출발 - 진천중앙시장 1702 - 진천농협 1703 - 옥당,삼성디지털프라자 1704 - 원앙골 1709 - 원암 1711 - 미려골 1714 - 화랑공원 1718

이 노선은 원암을 찍고 오는 짧은 순환노선이더군요. 읍내를 나와 남동쪽으로 내려가던 버스는 문백농공단지에서 우회전을 합니다. 그랬더니 원암이 나오는데, 읍내에서 멀지 않았지만 동네가 어딘지 고립된 느낌을 주는 곳이었습니다.


▲ 원앙골을 지나 원암으로 들어가는 1차로 길.

 

▲ 원암 정류장.

 

▲ 읍내에서 멀지 않은 곳인데도 면단위 동네 온 것 같더군요.



원암을 나온 버스는 미려골을 찍고 우회전을 하여 다시 읍내로 올라오는데, 화랑공원에서 내리려고 하니 기사아저씨께서 정류장을 바로 찾지 못하시다가 겨우 우리를 내려줍니다. 막상 내리고보니 우리도 어디에 정류장 표지판이 있는지 두리번거릴 정도였는데, 길 건너편에 BUS라고 적힌 조그만 크기의 둥근 표지판 하나가 있더군요. 그런데 그게 건너편에만 있고 끝이었으니 기사아저씨께서 잠시 헷갈리신 게 이해가 갔습니다. 진천, 음성은 정말 그걸로 끝인 동네이므로, 정류장을 찾는 건지 숨은그림 찾기를 하는 건지 알 수 없을 때가 있는 것이 사실이니까요. -ㅅ- ㅋ


▲ 다시 진천읍내로 돌아가는 버스.

 

▲ 여기가 우리가 내린 화랑공원앞인데, 정류장 표지판은 이렇게 건너편에만 있는 걸 겨우 발견합니다.



[도보]
화랑공원 1718 - 진천읍사무소 1728

우리는 어쨌든 오후 5시 30분까지 진천읍사무소 정류장으로 가야 했기 때문에 바로 길을 건너 읍사무소로 열심히 걷게 되었고, 다행히 오후 5시 28분에 정류장에 도착할 수는 있었습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제가 현금이 다 떨어져 가다보니 편의점을 후딱 다녀와야 했는데, 편의점이 정류장에서 제법 떨어져 있다보니 정말 이상한 데서 살떨리는 순간이 찾아왔네요. -ㅅ-;;;

 

▲ 드디어 만난 대망의 진천~계산리 노선.



[진천 240번(진천터미널~중앙시장,읍사무소,사석삼거리,지암리,계산리~신리마을)][1400] ※ 진천터미널 1730 출발
진천읍사무소 1733 - 잣고개 1739 - 사석삼거리 1741 - 가술마을 1743 - 봉죽리 1746 - 안적골소류지 1749 - 계산리,산직 1750

헐레벌떡 정류장으로 다시 돌아오니 계산리행 버스가 바로 도착합니다.
청주공영버스가 오는 그 계산리로 가는 노선이었는데, 저도 그 산직 종점을 곧 가보게 되는 것이라 가슴이 벅차오르더군요. 읍내를 떠난 버스는 사석삼거리까진 711번과 같은 경로로 가다가 사석삼거리를 지나 금방 우회전을 해버리는데, 여기부터 이 노선만 가는 구간이었습니다. 계산리는 사실 청주버스가 더 많이 들어오는 곳이고 생활권도 청주나 다름없으니 진천버스는 적게 들어올 수밖엔 없지만, 사석삼거리에서 계산리 구간은 이 노선 단독이었죠. 그런데 생각외로 야트막한 언덕도 있는 걸 보니 역시 진천은 진천이었습니다.

 

▲ 계산리로 가기 위해 우회전을 하는 버스. 좌회전을 하면 문백이었지만, 여기서 좌회전하는 버스는 없었죠.

 

▲ 생각지도 못했던 산길.



우회전을 하여 산길을 넘어가니 곧 계산리였고, 우리는 산직마을에 하차합니다. 여기는 맞은편에 정류장이 세워져 있더군요.

 

▲ 신리마을 종점으로 떠나는 버스. 신리마을은 이따 공영버스로 지나가기 때문에, 저 버스는 더 이상 안 타도 됩니다. ㅋㅋ

 

▲ 충청북도 진천군 문백면 계산리 산직마을 버스정류장.

 

▲ 큼지막하게 잘 세워져 있던 마을 비석입니다. 이제는 산직마을 안으로 들어가는 일이 남았죠.



시간을 보니 딱 오후 5시 50분입니다.
오늘이 연휴가 아니었다면 퇴근준비를 하고 있었을 텐데, 이래서 쉬는 날은 좋구나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ㅋㅋ 아무튼 시간도 많이 남으니 우리는 산직마을 안으로 슬슬 걸어들어가게 되었고, 금방 산직마을회관 앞에 도착합니다. 여기는 회차지 한가운데가 연꽃으로 뒤덮여 있어 꽤 볼만했습니다.

 

▲ 산직마을회관 버스종점. 716번이 아침에 1번 들어오고 그 외에는 73, 74번이 들어와주는 곳이었습니다.

 

▲ 산직마을회관 종점 앞 연못.



같이 유튜브도 보며 석준형의 개그에 웃고 이야기하다보니 어느덧 오후 6시 30분이 넘었고, 버스가 들어오는 것을 목격합니다. 주변 풍경이 좋으니 버스 들어오는 것도 그림이네요. 오우~ 혁님~! ㅋㅋ

 

▲ 시골마을 버스종점에 버스가 들어오는 장면은 정말 가슴설렐 수밖에 없습니다. ㅋㅋ

 

▲ 오후 6시 50분에 출발하는 74번. LED와의 교감이 너무나 훌륭합니다. 청주 LED는 한자도 나오지만, 한글 버전으로 찍어주었죠. ㅋㅋ



[청주 74번(오창종점~복현리,신리마을,계산리~산직회관)][500]
산직마을회관 1833 도착, 1850 출발 - 낙계 1851 - 화덕2리 1855 - 복현리 1857 - 오창종점 1903

버스가 들어온 걸 사진으로 잘 남겨둔 우리는 출발시간인 오후 6시 50분에 맞춰 버스를 승차합니다. 우리가 걸어나온 길 그대로 마을을 빠져나온 버스는 오창을 향해 달리기 시작하였고, 진천버스의 종점인 신리마을 역시 경유하였습니다. 신리마을 종점은 공터와 함께 정류장이 세워져 있었는데, 때마침 병천에서 온 화덕리 노선도 그곳에 주차되어 있는 걸 보게 되었습니다.

 

▲ 우리가 걸었던 길 그대로 버스가 나갑니다. 멀어지는 산직마을 종점이었죠.

 

▲ 해가 저물어가는 계산리.

 

▲ 신리마을 버스종점에 주차되어 있던 화덕리 노선. 한 정류장 밑 화덕2리에서 있을 줄 알았는데 의외더군요.



신리마을 종점을 지나니 곧 병천 가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였는데, 여기가 화덕2리 버스종점이기도 했습니다. 화덕리를 왔던 날이 엊그제같은데, 이렇게 다시 와보게 되니 그날의 추억이 생각나더군요. 사실 화덕2리는 화덕3리를 가는 도중 오게 된 곳이었는데, 2022년 12월 현재는 이미 나무위키에 적혀 있으며 우리의 킴데이빗 유튜브 영상으로도 올라와 있기도 하지만(검색어에 청주 71번이라고만 입력해도 나올 거라능료 ㅎㅎ), 화덕3리 천안버스 종점에는 청주공영버스 71번도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청주 71번은 방말을 가는 시간대 중 화덕이 적힌 시간대에 화덕3리도 들어갔던 것이죠. 화덕3리는 천안버스와 청주버스 모두 들어가는 길이 개쩌는데, 과연 언제 또 타볼 일이 생길지 모르겠더군요. ㅎㅎ 분명 언젠가는 또 가볼 일이 있을 거란 생각은 하고 있다

 

▲ 사진에 보이는 곳이 천안 화덕2리 버스종점입니다. 천안, 청주, 진천 세 지자체의 경계가 되는 곳이기도 하죠. 화덕3리를 갔던 날도 생각납니다.

 

▲ 화덕2리를 지나 오창으로 가는 길. 의외로 민가가 드문드문 보이더군요.



신리마을을 지나 화덕2리 버스종점 삼거리에서 좌회전하여 진천을 탈출한 버스는 바로 오창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고, 10분도 안 되어 오창종점에 도착합니다. 이제는 귀갓길을 고민해야 하는데, 의외로 해답은 바로 있었습니다. 오창종점에 내리게 되면 711번이 10분 이내로 올 각이었는데, 그걸 타고 오근장역에 가면 열차 시간이 잘 맞을 것으로 예상된 겁니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오우~혁님~!! 하지 않을 수가 없죠. ㅋㅋ

물론 오근장에서 열차를 타면 조치원에서 환승을 해야 했지만, 코레일톡이 환승으로도 조회 및 요금 산정을 잘 해준 덕분에 열차표를 어떻게 끊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는 한큐에 날려주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공공분야 쪽은 좋은 소리 나오는 꼴을 못 봤지만, 이렇게 잘 해놓은 것들은 정말 칭찬해줘야 됩니다. 칭찬할 건 칭찬해 줘야 하는 게 맞는데, 이 나라 사람들이 얼마나 그런 것에 인색한지도 생각해보게 되더군요. ???: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하는데 그걸 다들 못해서 그래. 그저 자기 귀에 많이 들리는 게 전부인 줄로만 알고 다른 것에는 눈닫고 귀닫아 버리지.

오창에 도착하니 오후 7시 3분이었고, 약간 시간이 쫄리긴 했지만 그래도 오후 7시 12분이 되자 청주 가는 711번이 등장합니다. 이번에는 청주시내 어귀에 있는 오근장역까지 깃발을 꽂아보게 되었죠. -ㅅ- ㅋ

 

▲ 석준형의 예상대로 딱 와준 711번. 오근장역까지 잘만 가달랑께요. ㅋㅋ



[청주 711번(청주역~서청주IC,사창사거리,상당공원,청주대,청주성모병원,오근장동주민센터,오근장역,오창농협,도하리,문백,사석삼거리,교성리,진천군청~진천터미널)][환승, 900]
오창종점 1912 - 괴정리 1914 - 오근장역 1920

버스는 청주 시내를 향해 잘 달려주었고, 불과 8분만에 오근장역에 도착합니다. 열차 시간까지는 5분이 남아 있었고 버스정류장에서 역까지는 약간 떨어져 있었지만, 걸어서 불과 2분만에 역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기에 열차를 못 타는 일은 생기지 않았습니다. 오후 7시 25분이 되자 정말 충북선 무궁화호가 들어오더군요.

 

▲ 청주시내 어귀에 있던 충북선 오근장역. 여기서 열차를 타보게 되다니 정말 세상에는 생각지도 못한 일이 참 많습니다. 이런 맛에도 시승을 다니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ㅋㅋ

 

▲ 대전으로 내려가는 충북선 무궁화호. 조치원역에서 잘 내리기만 하면 됩니다. ㅋㅋ



[무궁화호][7100]
[영주→대전→동대구] 오근장 1925 - 청주 1933 - 오송 1940 - 조치원 1948  (※ 영주 1721 출발)
[목포→용산] 조치원 2005 - 전의 2016 - 천안 2029 - 평택 2043 - 수원 2100  (※ 목포 1615 출발)

이미 중앙선 무궁화호를 타고 양평에서 양동을 갔었을 때(2022년 5월 5일 시승기 참조) 느낀 거지만, 충북선 무궁화호 역시 객차 수가 줄어듦에 따라 객차가 3칸 정도밖에 되질 않더군요. 그 덕분에 열차가 발차하니 전철을 타는 것과 별 차이가 없을 정도로 금방 빠른 속도로 달립니다. 열차 안에는 정말 여기가 지방 맞나 싶을 정도로 사람들이 많았는데, 중앙정부나 지자체나 이런 수요들이 어디서 나오는지부터 캐치하고 정책을 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인구 소멸 어쩌고 운운하는 2022년 현재, 제가 보기에는 천안~청주~세종~대전으로 이어지는 라인은 그래도 희망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지금 이런 수요조차 지켜내지 못한다면 그거는 진짜... 그냥 나가 죽는 게 답이니까요.

또한 무궁화호가 길어야 5년 이내로는 없어질 거라는 게 참 아쉽지만, 그리고 그 때문에 무궁화호가 없어지고 새마을호를 남겨서 운임 인상을 노린다고 말이 나올 게 분명한 사안이지만, 그 속사정을 뜯어보면 마냥 화내고 볼 일이 아니라는 것이 씁쓸할 따름이기도 했습니다. 결국 기득권층이나 우리나 각자 이득만을 생각하고 움직인 댓가를 받는 거니까요. 솔직히 돈 해먹는 대중교통 업계인들도 문제지만, 우리도 문제 있다. 이해하려 하지도 않고 이해하지도 않으며, 그저 당연한 존재로만 생각해 왔으니 말이다. 대중교통 요금 그거 우등버스나 KTX 타는 거 아닌 이상 비싼 것도 아닌데 그 돈 쓰는 건 그렇게 아까우면서, 그것보다 돈 많이 들어가는 건 아무렇지도 않았지 않았는가? 이런게 바로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알아요" 인거다.

많은 생각을 남긴 충북선 무궁화호는 오후 7시 48분에 조치원역에 도착하였고, 우리는 건너편 승강장으로 이동하여 오후 8시 5분에 도착한 용산행 무궁화호를 타고 귀갓길에 오릅니다. 그동안 충청도를 갈 때마다 가뭄에 콩나듯 시간이 맞곤 했던 수인분당선인데, 오늘은 참 오래간만에 시간이 맞게 되었던 점도 좋았당께요. ㅋㅋ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Thanks to
석준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