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10월이 되었습니다.
아침저녁으로는 제법 쌀쌀해지지만, 낮에는 나름대로 기온이 좀 높은 애매한 시기이기도 하죠. 이번에는 안성의 골치아픈 노선을 해결해보고자 시승을 떠나게 되었고, 죽전역에는 오전 8시 18분에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손골을 가는 17-1번을 기다리게 되는데, 오전 8시 25분이 되자 드디어 승차홈에 버스가 들어옵니다. 하지만 시간표를 보니 사전에 유추했었던 대로 오전 8시 37분에 버스가 출발하네요. 조금이라도 늦었다간 소말구리고개에서 오전 9시 20분에 출발하는 15-5번은 못타게 되므로 꽤 쫄리더군요. 카이저님의 정보를 토대로 생각해보면, 15-5번은 더킨포크아파트에 있다가 대충 출발시간 맞춰 소말구리고개를 찍고 가버리는 구조여서 더더욱 그랬습니다.
[수성교통 17-1번(신봉센트레빌6차~손골,한빛중교,동천역,수지고교,수지구청~죽전역)][환승]
죽전역 0825 도착, 0837 출발 - 수지구청,수지우체국 0841 - 풍덕천1동주민센터 0843 - 수지중교 0849 - 손곡초교 0852 - 동천역 0854 - 진로,대우아파트 0856 - 동천동주민센터,수지농협동천지점 0859 - 용인한빛중교 0905 - 손골마을회관,국제학교 0909 - 손골성지(회차) 0912 - 한양더킨포크 0914
어쨌든 오전 8시 37분이 되자 버스가 출발합니다. 수지구청을 찍고 손곡초등학교 쪽으로 가는데, 의외로 이 구간에서 손님들이 곧잘 타더군요. 왜 그런가 했더니 이 버스가 동천역을 경유하기 때문이었는데, 신분당선이 생긴 덕택에 이 노선의 수요도 소폭 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여기는 주로 머내를 찍고 미금역으로 가는 경우가 많지만, 이 버스는 그 경로로는 운행하지 않는다는 걸 생각하면 말이죠.
동천역에서 절반이 내린 뒤, 버스는 머내를 찍고 바로 좌회전을 하는데 동천동 아파트단지를 지나니 곧 산길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이때 시간이 오전 9시 5분이었는데, 이제부터는 신호에 걸릴 일이 없었다는 게 다행이었죠. 예상했던 대로, 시간이 쫄리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지만 말입니다. -ㅅ-;;
손골마을회관을 지난 버스는 곧 손골성지를 ㅓ형으로 찍고 나옵니다. 안내방송에는 SM루빌이라 나온 곳이었지만 정류장 표지판에는 동천동 손골이라 적힌 곳이었는데, 의외로 여기도 등반객들이 찾는 장소인 듯했죠.
손골성지를 나온 버스는 신봉터널을 지나 신봉동으로 들어왔고, 저는 바로 벨을 눌러 한양수자인더킨포크 아파트에서 하차합니다. 터널을 나온 직후 뒤를 돌아보니 노란색 마을버스 한 대가 터널 진입로 위에 서 있는 것이 보였는데, 15-5번은 소말구리고개 종점에서 대기하다가 출발한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
[도보]
한양더킨포크 0914 - 소말구리고개 0917
15-5번이 소말구리고개 종점을 출발하는 시간은 오전 9시 20분이었습니다. 저는 버스가 조발할 가능성 때문에 얼른 오르막길을 오르게 되었고, 3분만에 버스 바로 앞에 도착하는 데 성공합니다.
다만 소말구리고개 종점에 서있는 버스를 보니 너무 정면으로 운전석이 보입니다. 예상대로 기사아저씨께서 운전석에 앉아 있었는데, 열심히 걸어오고 있는 저와 정면으로 딱 눈이 마주칠 각이었습니다. 이게 신경쓰여 결국 소말구리고개 종점에 서있는 버스 사진은 박지 못합니다. ㅜㅜ
[수성교통 15-5번(소말구리고개~신봉센트레빌6단지후문,LG자이2차,이마트~성복역)][1350]
소말구리고개 0920 출발 - 광교산힐스테이트 0922 - 신봉센트레빌5단지 0924 - 신봉센트레빌1단지 0925 - 신일초교 0930 - 신봉사거리 0932 - 수지이마트 0936 - 성복역 0938
아무튼 버스는 소말구리고개 종점에 서 있었고, 과연 오전 9시 20분이 되니 출발을 합니다. 이번에는 다른 카드로 요금을 냈기 때문에 환승할인은 피해갈 수 있었고, 버스는 소말구리고개를 내려와 센트레빌6단지 뒷길을 경유해줍니다. 여기는 단독구간인지라 나이스한 출발이었죠.
다음에는 LG자이아파트를 들르는데, 여기는 신봉동의 인기노선 중 하나인 15번도 가는 경로인지라 사람들이 이 버스도 생각외로 정말 많이 이용합니다. 주말 및 공휴일에는 1대 운행노선으로 돌변하지만, 아는 사람들은 잘만 타고 다닌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ㅡㅡㅋ
자이아파트 구간을 나오니 이마트가 있는 것이 보였고, 버스는 곧 성복역에 도착합니다.
[용인교통 58번(보정대림아파트~솔뫼마을,이현초교~성복역)][환승]
성복역 0945 출발 - 지역난방공사 0950 - 이현초교 0954 - 보정대림아파트 0957
편의점을 들른 저는 오전 9시 45분에 출발하는 58번에 승차합니다. 성복역을 떠난 버스는 고가도로 밑에서 좌회전을 하였고 지역난방공사 직전에서 우회전을 하는데, 의외로 길이 밀리는 것이었습니다. 아파트에서 큰 길로 나오는 방향이 밀리는 것은 몰라도, 반대 방향으로 가는데도 길이 밀리는 것은 무엇 때문인지 이해가 안 가더군요. -ㅅ-;;
하지만 그 원인은 금방 알 수 있었는데, 버스가 좌회전을 하는 삼거리 쪽의 신호체계가 정말 좋지 못했던 겁니다. 좌회전하는 차량이 많은데도 좌회전 신호 간격이 너무 짧았는데, 적절하지 못한 신호체계도 교통체증에 한몫한다는 걸 생각하면 개선이 필요해 보였습니다.
버스는 언덕을 지나 솔뫼마을로 향했고, 솔뫼마을에서 우회전을 하니 금방 종점인 보정대림아파트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버스가 너무 느리게 가는 바람에 보정대림아파트에 도착하니 오전 9시 57분이더군요. 다음에 타고 나갈 19번과의 출발시간이 오전 10시인데, 19번이 분명 출발대기를 하고 있을 거라는 사실을 생각하면 좋지 못한 결과였지만 하는 수 없었습니다.
[용인교통 19번(보정대림아파트~솔뫼마을,목암연구소,포은아트홀,죽전초중고교~오리역)][환승]
보정대림아파트 1000 출발 - 이현마을 1003 - 녹십자목암연구소 1004 - 포은아트홀 1010
어쨌든 대림아파트 종점에 도착하니 예상대로 19번이 출발대기를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고, 58번에서 내린 저는 적당히 기회를 보다 그 19번 버스에 승차합니다. 이번에는 아까 58번으로 왔던 길로 거슬러 올라가다가 쭉 직진을 하는데, 아파트만 있는 줄 알았던 용인 수지에 이런 시골같은 모습이 있는 줄은 생각도 못했죠.
이 마을버스는 죽전역 앞을 가지 않기 때문에 저는 포은아트홀에서 내려야 했는데, 56번을 타고 삼박골로 가려던 계획을 수정해야만 했습니다. 56번의 주말 시간표가 카이저님의 정보와는 달라졌는지, 죽전역을 매시 30분마다 출발하는 게 아니라 매시 정각 출발로 바뀌었던 겁니다. 어쩔 수 없이 저는 오전 10시 30분에 도착한 670번을 타고 에버랜드를 향해 가게 되었습니다.
[경남여객 670번(에버랜드~포곡초교,마성2리,동백중교,어정역,구성역,죽전역,상현역,광교2동,광교중앙역~푸르지오월드마크)][환승] ※ 광교푸르지오월드마크 0945 출발
죽전역,수지레스피아 1030 - 보정역,보정고교 1034 - 연원마을,구성역 1045 - 구성동주민센터 1049 - 경찰대사거리 1054 - 중일초교 1100 - 어정역,어정초교 1106 - 동백이마트 1108 - 동백중교 1119 - 호수마을자연앤데시앙 1120 - 두산위브더제니스 1126
삼박골에서 17번을 타려는 계획은 어쩔 수 없이 물거품이 돼 버렸고, 다음에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버스는 구성역을 찍고 왼쪽으로 난 길을 달리는데, 누가 난개발로 유명했던 용인 아니랄까봐 구성에서 동백으로 넘어가는 이 길 주변도 아파트들이 잔뜩 있었죠.
그런데 어정역을 지나 동백지구 구간이 끝나는 지점에 이르니 갑자기 버스가 앞으로 가질 못합니다. 뭔가 싶어서 기다려보니 버스가 우회전하는 지점이 가까워 오는데, 이럴수가 그 길이 아주 꽉 막혀 있는 것이었습니다. 교통체증은 사고로 인한 걸 제외하면 맨 앞차가 딴짓해서 생긴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정말 신물이 나는 장면이 아닐 수 없었죠. -ㅅ-;;;
아무래도 이대로 계속 버스를 타고 있으면 그 끔찍한 교통체증에 휘말리는 것은 둘째치고, 시승까지 말아먹을 것 같아 저는 벨을 눌러 버스에서 하차하게 됩니다. 길을 건너가면서도 도로에서 신호를 기다리는 엄청난 자동차들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죠. -ㅅ-;;; 점점 숨이 막혀온다
이제는 마성리에서 나올 7번을 타기 위해 둔전으로 가야 했는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동백역에서 경전철을 타야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여기서 경전철 역으로 가는 버스들을 보니 죄다 오래 기다려야 했고, 그나마 M4455번만이 금방 도착 예정이라고 나오더군요. 단 두 정류장 가는데 그 비싼 M버스를 타야 하니 참 엿같았지만, 오늘의 계획 상 정말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ㅅ-;;
[경남여객 M4455번][환승, 1050]
두산위브더제니스 1133 - 동백역 1138
[전철][1250]
[용인경전철] 동백 1148 - 운동장,송담대 1159 - 둔전 1205
오전 11시 33분에 도착한 버스는 단 5분만에 동백역에 저를 내려주었고, 시청을 지나 둔전역까지 쭉 이동하니 오후 12시 5분입니다. 카카오맵의 교통 상황을 살펴보니 용인 시내도 꽤 밀리는 듯했는데, 경전철이 정말 좋은 구원투수가 되어주었죠.
[도보]
둔전역 1206 - 숲속빌리지 1224
둔전역에 내린 저는 역을 나와 7번 버스가 ㅓ형으로 들러주는 곳인 숲속빌리지까지 슬슬 걸어들어갑니다. 길은 오르막이었지만, 7번 버스는 마성2리에서 오후 12시 25분에 출발할 것이므로 시간은 충분했습니다. 성웅아파트에 이르니 아이스크림 가게가 있어 아이스크림까지 하나 물고 가게 되었죠. ㅋㅋ
그런데 웬일인지 마성2리에서 오후 12시 25분에 출발한 버스가 생각보다 정말 못 오더군요. 7번이 오는 도로가 교통체중이 있을 만한 도로가 아닐텐데 참 세상이 요지경일 따름이었습니다. 결국 버스는 오후 12시 41분이 되어서야 제가 있는 숲속빌리지에 도착합니다. -ㅅ-;;;;;
[경남여객 7번(용인터미널~처인구청,용인시장,유림동,(↔성웅아파트,숲속빌리지),영문1리~마성2리)][1450] ※ 마성2리 1225 출발
숲속빌리지(회차) 1241 - 둔전다리 1248 - 유림동주민센터 1251 - 용인시장 1256
분명 마성2리에서는 제 시간에 출발한 것 같은데 뭐 이렇게까지 버스가 늦게 오는지 참 의문이었지만, 어쨌든 7번도 클리어가 됩니다. 용인터미널 출발 노선들은 끝이 보이는 상황이니 기분이 좋더군요. ㅋㅋ
또한 버스가 왜 그렇게 늦게 왔는지도 금방 알 수 있었습니다. 성웅아파트를 나와 둔전으로 가는 길에 들어서니 차들이 그야말로 진을 치고 있었던 겁니다. 오늘이 명절 연휴도 아닌데 도대체 어디를 가길래 차들을 끌고 나온 건지 이해가 안 되더군요. 기왕 끌고 나왔으면 얼른얼른 좀 가든가 -ㅅ-;;
그나마 명절 연휴인지 헷갈릴 지경으로 도로를 가득 메웠던 그 차들이 가는 곳은 용인시내가 아닌, 용인IC였다는 것이 천만다행이었습니다. 차량들의 숨막히는 행렬을 벗어나 정말 홀가분함을 느끼며 용인시장에 내리니 오후 12시 56분이었습니다. 이제는 중간동을 경유하는 84번을 탈 시간. 버스 시간이 남아 용인시장을 구경하고 돌아오니 오후 1시 17분에 버스가 등장합니다.
[경남여객 84번(용인터미널~용인시장,김량장어울림A,중간동~용인시청)][환승] ※ 용인터미널 1310 출발이나 약간 늦게 나왔다.
용인시장 1317 - 김량장어울림아파트 1320 - 우남퍼스트빌 1324 - 중간동 1325 - 용인동부경찰서 1330 - 처인보건소 1332
중간동으로 돌아서 시청을 가는 노선이었지만, 버스에는 저 말고도 몇 명의 손님들이 더 타더군요. 덕분에 저는 아무렇지도 않게 묻혀들어갈 수 있었고, 김량장역 바로 앞에 있는 거나 다름없는 정류장인 김량장어울림아파트를 지난 버스는 그대로 쭉 직진을 합니다. 이제는 이곳 주변에도 아파트 단지들이 주변에 속속 들어와 있었습니다.
중간동에 이르니 5-3번으로 지나갔던 길이 나왔고 버스는 시청 쪽으로 좌회전을 합니다. 전에 5-3번을 타둔 것이 참 컸는데, 처인구보건소에 내리니 그 날이 겹쳐 보이는 듯했습니다. ㅋㅋ
이제는 슬슬 안성으로 떠나야 할 시간.
하지만 13번은 해결하고 가도 되기 때문에 저는 삼가역쪽으로 슬슬 걸어나갔고, 때마침 88번이 먼저 오길래 이걸 타고 용인시장으로 갈 수 있었습니다.
[경남여객 88번(용인터미널~용인시장,시청입구,보라신창A,한국민속촌,한보라마을,(↔대주피오레A),기흥초교~삼성반도체)][환승]
진우아파트 1342 - 용인등기소 1346 - 중앙지구대 1351
하지만 뭐, 굳이 용인시장까지 갈 필요가 있나요. 도중에 내려서 기다려도 13번은 오는데 말이죠. 중앙지구대에 내려 길을 건너니 5분만에 13번이 등장합니다.
[경남여객 13번(용인터미널~용인시장,김량장역,역북동지웰푸르지오,명지대~엘펜하임)][환승] ※ 용인터미널 1350 출발
중앙지구대 1356 - 김량장역 1358 - 용인등기소 1407 - 역북동주민센터 1410 - 지웰푸르지오,골드클래스(회차) 1414 - 명지대정문 1418 - 엘펜하임 1420
삼가동 안쪽의 영진골프랜드(2023년 현재 조일골프클럽)까지 가던 13번이었지만, 10년 사이에 역북동 안쪽 아파트단지로 들어가는 노선으로 변해 있더군요. 명지대역 앞을 찍고 역북동 안쪽으로 들어가니 높다란 아파트와 으리으리한 상가들이 저를 반겨줍니다. 이곳도 집값은 비쌌을 텐데, 정말이지 집값 그리고 금리 인상으로 인한 현실을 생각하면 참 숨이 막혀왔죠. 많은 생각을 남긴 채 버스는 지웰푸르지오 ㅓ형 구간을 들어갔다 나와줍니다. 회차하는 장소가 마침 로터리로 되어 있다보니 도로 환경은 꽤 괜찮겠더군요.
지웰푸르지오를 나온 버스는 명지대 쪽으로 향하기 시작했고, 명지대정문에서 우회전을 하여 오르막길을 올라갑니다. 오르막길 끝에 엘펜하임아파트가 있었는데, 무려 다섯 명의 사람들이 버스를 타기 위해 기다리고 있더군요.
[도보]
엘펜하임 1420 - 명지대앞 1435
버스는 그 손님들을 태우고 금방 나가버렸고, 저는 아파트 경비실에 시간표가 붙어 있길래 잘 촬영하고 명지대를 향해 슬슬 걸어내려갑니다. 날씨도 시원하고 하늘은 맑아서 걷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더군요. ㅎㅎ
명지대 정문을 찍고 오른쪽 길로 가니 버스 정류장이 보이는데, 이제는 여기서 송전으로 내려가는 21번을 타기만 하면 됩니다. 하지만 21번이 생각외로 늦게 오다보니, 820번 등 다른 버스들을 보내는 것도 일이더군요. 어차피 타지 않을 버스니 가만히 있어도 상관없지만, 기사아저씨들이 정류장에 있는 저 때문에 괜히 신경쓰는 게 싫어서였죠. 서로간의 신뢰란 없는 천박한 사회다보니, 정말 생각외로 깝깝한 것들이 많더군요. -ㅅ-;;;
[경남여객 21번(시청,용인대역~명지대,천리,덕성리~송전)][환승] ※ 시청,용인대역 1435 출발이나, 3분 늦게 출발하였다.
명지대앞 1445 - 남동구미마을 1449 - 안터입구 1453 - 천리신미주아파트 1500
과거의 막장 버스기사들도 자업자득이지만, 이것저것 트집잡아 민원을 날리기 일쑤인 승객들도 보기 좋아보이진 않았습니다. -ㅅ-;;; 어쨌든 오후 2시 45분이 되자 드디어 버스는 도착하였고, 15분 뒤 천리에 내릴 수 있었죠. 경남여객이 용인터미널을 거치지 않고 천리, 송전과 시청을 바로 잇는 노선을 만든 덕택에 생각지도 못한 데서 시승이 좀더 쉬워지네요. ㅎㅎ
천리에 내리니 오후 3시였고, 안성 가는 22-1번이 10분 뒤에 바로 도착합니다.
[경남여객 22-1번][환승] ※ 용인터미널 1500 출발
천리신미주아파트 1510 - 덕성1리 1516 - 송전터미널 1520 - 성지아파트 1523 - 묘봉리입구 1525 - 난실리 1528 - 이현리 1535 - 양성터미널 1540 - 신령리입구 1547 - 서인사거리 1603
사실 안성 도착해봤자 다음 버스에서 환승할인을 못받게 되기 때문에 지금 22-1번을 타는 것은 별로 내키지 않았지만, 22-1번이 우한 폐렴 유행 이후로는 50분에 한번꼴로 다니는 노선이 되다보니 정말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다음 차를 타자니 시간이 너무 촉박해지는 엿같은 상황이 생기는데, 이번에는 중간에 잘라타는 것도 안 통하니 말이죠. -ㅅ-;;
버스 안에 승객이라고는 2명이 전부였고, 안성을 향해 빠른 속도로 달려줍니다. 염티 노선을 탔던 추억이 있던 난실리도 지나고 양성을 지나 서인사거리에 내리니 오후 4시 3분이었는데, 이 시간대에는 용인~안성을 1시간 남짓만에 끊는 게 가능은 한가보다 싶더군요. 물론 1시간을 정확히 맞추지 못하는 것은 변함없지만 말입니다. -ㅅ- ㅋ
대농, 호동 노선은 대천공판장에서 오후 5시에 있었습니다. 1시간 가까이 시간이 남다보니 저는 천천히 식사를 해결하고 대천공판장 정류장으로 가 봅니다. 안성은 여러 프랜차이즈들이 들어온 뒤로 그나마 주변에 먹을거리가 더욱 풍부해진 그런 느낌이었죠.
오후 5시가 다 되어가자 드디어 그린시티 한 대가 달려오는데, 번호판이 영 다릅니다. 지금 시간대의 대천공판장 출발 노선은 제가 탈 대농, 호동 노선밖에 없다보니 의아함을 느꼈는데, 버스를 세운 기사아저씨께서 번호판을 50-6번으로 바꾸더군요. 물론 기사아저씨의 재량에 달린 문제지만, 대천공판장 출발 노선은 대천공판장에서 번호판을 바꾼다는 걸 알 수가 있었죠.
[백성운수 50-6번(대천공판장→금석동,명덕초교,삼한리,대농리,고삼,신창리,호동,대갈리,금석동→대천공판장)][1450]
대천공판장 1700 출발 - 당왕사거리,주은청설아파트 1702 - 금석동 1706 - 명덕초교 1710 - 삼한리입구 1712 - 한사(회차) 1715 - 대농리 1719 - 고삼초교,한길학교 1721 - 신창리 1725 - 호동(회차) 1729 - 대갈리하갈 1732
어쨌든 저는 다른 카드를 이용해 버스에 승차하였고, 버스는 손님 두어 명을 더 태운 상태로 고삼을 향해 달리다가 명덕초등학교 쪽으로 우회전을 합니다. 대농리 쪽으로 가던 버스는 한사마을을 ㅓ형으로 찍고 고삼으로 가는데, 길은 모두 왕복2차로였지만 주변 풍경이 은근 멋지더군요. ㅋㅋ
고삼에서 손님이 한 명 타는데, 기사아저씨께서 이거 호동 들렀다 가는 거라며 손님에게 한 마디 하시더군요. 하지만 노골적으로 거부하는 뉘앙스는 아니었고, 손님도 받아들이는 분위기라 특별한 사건이 있지는 않았습니다. 사실 고삼 여기는 버스 타려면 생각보다 기다려야 하는 동네이므로(죽산과 같은 빈도로 버스 다닌다고 생각하면 망하기 딱 좋죠) 손님 입장에서도 찬밥 더운밥 가릴 건덕지가 없지만 말이죠. -ㅅ- ㅋ
고삼을 나온 버스는 신창리 쪽으로 가는데 여기부터는 좁은 길이 나오더군요. 그러다가 호동입구에서 우회전을 하니 개쩌는 1차로 길까지 등장합니다. 오우~ 혁님~! ㅋㅋ
호동에 도착하니 딱 오후 5시 29분이었던 탓에 버스는 바로 돌아나오게 되는데, 이 개쩌는 노선을 왜 이제 탔지 싶은 생각까지 들더군요. 길 주변으로 노릇노릇하게 익은 논을 보니 가을 구경 정말 잘 하고 간다는 생각도 들었죠. ㅎㅎ
호동을 나온 버스는 대갈리를 향해 달렸고, 곧 제가 내려야 할 대갈리,하갈 정류장에 도착합니다. 버스는 저를 내려주고 바로 안성을 향해 떠나는데, 가는 걸 보고 있으니 안성에서 고삼으로 올라가는 길이 지척에 보이더군요. 오늘 본 것도 있고 저번에 필산,양성 노선(50-5)을 탄 것도 있으니, 나머지 구간은 굳이 가보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도보]
대갈리,하갈 1732 - 방축리 1748
이제는 드디어 결전의 순간이 찾아왔습니다.
방축리에서 오후 6시에 있는 보동,방축 노선(1-1)을 타고 나오는 것이 말이죠.
사실 방축리는 전에 필산리,양성 노선(50-5)으로 지나간 적이 있지만, 이번에 타려는 노선은 보동리를 경유하는 다른 경로로 방축리를 오기 때문에 타봐야 했습니다. 이 보동,방축 노선(1-1)은 의외로 타보기 참 지랄맞은 노선인데, 백성운수가 하필이면 이 노선의 낮차(아래 빨간색 표시 시간)에 주말 및 공휴일 운휴 시간을 설정해놨기 때문입니다. 이 노선의 시간표는 아래와 같습니다.
하나로마트
0620, 0820, 1230, 1730, 1930, 2100
방축리
0650, 0850, 1300, 1800, 1955, 2120
주말 및 공휴일에는 오전 8시 20분차 이후로는 오후 5시 30분이 되어야 다음 버스가 있다는 말인데, 운행횟수를 보면 안성치고는 많이 다니는 축에 속하는 이 노선에 주말 운휴 시간을 이 따위로 설정하는 건 정말 뭘 하겠다는 건지 이해가 안 가더군요. 2023년 1월에 이 시승기를 쓰면서 다시 시간표를 확인해보니 저 좆같은 주말운휴는 없어진 상태지만, 오늘의 코스를 짜면서도 어이가 없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습니다. 아무리 우한 폐렴에 기사 부족 등으로 버스업계가 어려워졌다곤 하지만, 이런 것 하나 똑바로 못 하면서 어렵다 어렵다 떠드는 것도 참 꼴불견이었습니다. 운영을 이딴 식으로 하니 사람들이 자동차 타는 거지, 다른 거 없는 겁니다. -ㅅ- ㅋ 백성운수를 아무 이유도 없이 까는 게 아니다.
이런 속사정이 있는 노선이니만큼, 사실 오늘의 시승은 저 보동,방축 노선(1-1) 하나를 위해 만들어졌다고 봐도 되었습니다. 정말 이리저리 찾다가 발견한 방법이었고 실제로 가능한지 확인해 보는 재미를 느끼는 순간이기도 했죠. 어쨌든 방축리로 가는 길은 이미 지나가봤었기에 마을회관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고, 15분 남짓 걸으니 바로 방축리 마을회관 앞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방축리 마을회관 앞에 도착하니 오후 5시 46분입니다.
회관 앞에 평상이 있어 거기에 앉아 버스를 기다리니 불과 2분만에 들어오는데, 정말 골치아픈 노선을 결국 해결할 수 있게 되니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오우~ 혁님~! ㅋㅋ
[백성운수 1-1번(하나로마트~한경대,대덕초교,모산리,보동리~방축리)][1450]
방축리 1748 도착, 1800 출발 - 보동교차로(보이지않는정류장) 1805 - 상모산 1806 - 대덕초교 1809 - 대덕우체국 1810 - 한경대 1816
정말 타기 힘든 노선을 타게 되니, 그리고 오늘의 계획이 성공하니 괜히 혼자 기분이 좋아집니다. 머리 써서 만든 계획이 성공하는 걸 보는 이 보람찬 순간은 돈 주고도 못 느끼는 것이라 더더욱 그랬죠. 조심해서 사진을 찍은 저는 바깥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출발시간이 다 되어갈 때 버스에 승차하는데, 아까 대농,호동 노선을 탈 때 다른 카드로 요금을 냈었으므로 여기서는 완전 범죄(?)가 성립할 수밖에 없습니다. -ㅅ- ㅋ
오후 6시에 출발한 버스는 필산리 쪽으로 달리다가 다리를 건너 바로 시내 쪽으로 달리기 시작합니다. 곧 보동리가 나오는데, 여기는 구릉이 보이는 마을이더군요. 그런데 보동교차로에 보이지 않는 정류장이 있는 것을 시작으로, 손님들이 계속 버스에 타기 시작합니다. 손님들은 전부 외국인 노동자들이었는데, 어르신들이 돌아가시고 나면 시골에는 외국인들만 보이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다시 들었죠. 예전의 시골 학교에서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자녀들이 피부색도 다른 경우가 많아 왕따 당하기 일쑤였지만 현재는 반대로 한국인 자녀가 왕따를 당한다는데, 이게 정말 헛소리가 아니겠더군요. 언론은 이런 현실이나 좀 알려줄 것이지 존나 쓰잘데기없는 짓거리나 하고 있다. 지들이 먼저 욕 처먹을 짓 해놓고는 그걸로 뭐라고 하면 자기네들 욕한다고 화낼 줄밖에 모르니, 정말 답이 없다.
버스가 그리 빨리 달리는 편이 아니었는데, 이 때문에 생각보다 버스가 지체됩니다. 아무리 늦어도 오후 6시 15분에는 한경대를 가야 하는데 슬슬 똥줄이 타는 건 어쩔 수가 없더군요. 8200번 시간표를 보니 때마침 안성터미널에서 오후 6시 10분에 출발하는 차가 있었는데, 한경대에는 10분이면 도달할 수가 있었고 길을 건너야 버스를 탈 수 있다보니 자칫하면 신호 기다리다가 버스 놓치게 되는 수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ㅅ-;;;
8200번을 타지 못하는 순간 평택을 찍고 가야하기 때문에 나름 똥줄을 타고 있었는데, 버스가 정말 천만 다행히도 오후 6시 16분에 한경대에 도착합니다. 길을 건너려니 생각보다 횡단보도도 멀고 신호간격도 길어서 조바심은 났지만, 버스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는 게 천만다행이었습니다. 하지만 매표소에 붙어 있는 시간표를 찍으려니 뒤에서 바로 버스가 나타나더군요. -ㅅ-;;;
[대원고속 8200번][환승, 1350] ※ 안성터미널 1810 출발
한경대 1819 - 중앙대,롯데캐슬 1828 - 대림동산 1831 - 공도시외버스정류장 1843 - 주은풍림아파트 1848 - 남사진위IC(무정차) 1904 - 청현마을,수원신갈IC 1920 - 영통입구 1922 - 아주대입구 1934
화들짝 놀란 저는 얼른 버스를 잡아 타게 되었고, 무사히 안성을 탈출할 수 있었습니다. 차들 때문에 경부고속도로는 오늘도 밀리고 있었지만, 버스전용차로 덕분에 버스는 쌩쌩 달려주었죠. 빨간버스로 바뀌었으면서도 수원시청에 서질 않는 점은 참 아쉬웠지만, 이번에는 아주대에서 버스를 타고 수원역으로 가면 되기 때문에 귀갓길은 나름 매끄러웠습니다. 수인분당선 전철에서는 역주행을 살짝 해주어야 했던 점만 빼구요. -ㅅ- ㅋ
비록 56번을 타지 못하는 바람에 삼박골 17번을 잡지는 못했으며 670번을 해결하지 못한 아쉬움도 있었지만, 나중에 다시 메울 수 있는 부분이라는 게 다행인 이번 시승입니다. 어쨌든 오늘의 메인 요리인 안성은 성공을 거두었으니까요. 또한, 오늘 용인에서는 연결을 위해 탄 노선인 22-1번과 670번을 제외하면 죄다 소형버스만 탔다는 믿거나 말거나한 전설도 있게 되었지만요. -ㅅ-;;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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