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용인을 향해 떠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눈을 떠보니 수인분당선 전철이 기흥역을 지나 신갈역에 도착 직전입니다. 아차 싶어 얼른 내렸다가 다시 기흥역으로 와서 오전 9시 29분에 출발하는 경전철을 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때는 늦은지라 어정역에서 670번을 탄다는 최후의 보루는 실패로 돌아갔고, 결국 저는 탔던 경전철을 둔전역까지 쭉 타고 가야만 했습니다. 670번을 타고 에버랜드로 넘어가는 것이 무산됐기에 다른 방법으로 에버랜드를 들어가야 했던 겁니다. 둔전역에 내리니 오전 9시 55분이었고, 금방 도착한 66-4번에 승차하였습니다.
[경남여객 66-4번][환승]
둔전역,인정멜로디아파트 0959 - 둔전 1003 - 포곡중교 1009 - 에버랜드 1013
수원역에서 에버랜드까지의 기나긴 노선인 66번도 끝이 나는 순간입니다. 포곡읍사무소에서 좌회전한 버스는 전대리 시가지를 지나 드디어 에버랜드로 들어가는데, 저번달에 동생과 에버랜드를 갔을 때 이용했던 셔틀버스와는 다른 길을 이용해 종점으로 갑니다.
하지만 종점에 내리고보니 에버랜드 정문과는 생각보다 참 가까운 위치였는데, 시내버스로 에버랜드를 들어올 경우 셔틀버스로 추가 환승하지 않아도 입장이 가능할 정도였습니다. 이전에는 시내버스 종점도 에버랜드 정문에서 먼 곳에 있어 셔틀버스로의 환승이 필요했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정말 편리해진 거더군요.
그런데 문제는 제가 에버랜드 종점에 도착하자마자 1500-2번 한 대가 저를 약올리듯 바로 출발을 해버렸다는 겁니다. 오전 11시까지는 모현에 가야 하는데 참 허탈하네요. -ㅅ-;;;
어플로 1500-2번의 위치를 조회하니 오늘은 주말이라 그런지 15분에 한 번 꼴로 다니고 있었습니다만, 다음 버스를 타도 시간 내에 모현으로 갈 수는 있었기에 다음 버스를 기다릴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오전 10시 25분이 되자 주차되어 있던 1500-2번 차량 중 한 대에 시동이 걸리고 승차장 쪽으로 오더군요.
[대원고속 1500-2번][환승, 250]
에버랜드 1026 출발 - 전대에버랜드역 1028 - 포곡중,에버찜질사우나 1029 - 포곡읍사무소 1031 - 수녀원입구 1034
차량을 보니 현대자동차에서 만든 유니버스입니다. 대우자동차 버스만 구입하여 운행시키던 KD운송그룹인지라 영 적응이 안 되지만, 공공버스 관련 지침에 따라 투입한 차종이므로 그러려니 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어쨌든 그 1500-2번을 타고 에버랜드를 떠나는데, 이 당시에는 몰랐습니다. 아주 난감한 순간이 곧 찾아올 거라는 사실을 말이죠.
아까 66-4번과 달리 전대에버랜드역 앞을 경유하여 에버랜드를 빠져나온 버스는 모현 쪽으로 좌회전을 하여 달리는데, 어쨌든 오전 11시까지 모현으로 가는 것은 문제가 없기 때문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포곡을 지나니 기사아저씨께서 자꾸 변속기를 만지작거리는 겁니다. 2단에서 3단으로 전환이 안 되었던 것인데, 결국 기사아저씨께서 더 이상 안 되겠던지 기어가 고장이 나서 아무래도 다른 버스를 타고 가야 할 것 같다고 양해를 구하시네요. -ㅅ-;;;
결국 저는 그러겠다고 하며 바로 버스에서 내리게 되었죠. 요즘은 하도 이상한 사람들이 많다보니 기사아저씨께서 참 난감했을텐데, 승객이 저밖에 없어 다행이었겠다는 생각도 해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모현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게 되었고 도사마을 정류장을 볼 수 있었는데, 여기는 저번에 우림필유아파트로 들어가는 85번을 탔다가 걸어나오면서 버스를 탔던 정류장입니다. 여기에서 또 버스를 타게 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제가 정류장으로 걸어가는 도중 20번이 뒤에서 달려와 저를 지나쳐 모현 쪽으로 슝~ 달려가버리더군요. -ㅅ-;;
문제는 어플로 다음 버스를 찾아보니 오전 11시까지 모현을 가는 것이 불가능해졌다는 겁니다. 20번뿐만 아니라 1113번이 오는 것도 전혀 기대할 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모현을 오전 11시까지 가려고 했던 이유는 거기서 내개일로 가는 14번을 타기 위함인데, 모현으로 가는 도중 갑자기 이런 일이 생겼으니 이번에는 도사마을 정류장에서 천국이 아닌 지옥을 보게 되었죠. 14번은 기껏 시간 및 도는 방향 다 맞춰서 내개일에서 탔더니만 일산2리 쪽으로 가지 않았던 참 좆같은 기억을 안겨준 노선인데, 이번에도 참 쉽지가 않네요. -ㅅ-;;
결국 저는 어쩔 수 없이 택시의 힘을 빌리기로 하고, 카카오T를 켜서 택시를 잡게 되었습니다. 천만 다행히도 택시가 금방 잡히긴 했는데, 모현사거리 직전의 왕산초등학교 정류장까지 가려니 요금이 무려 6500원이더군요. 먼 곳도 아닌데 돈을 6500원이나 내야하니 참 뼈아프지만, 그걸 따질 겨를이 없었습니다. 그나마 택시가 잘 달려주었던 것이 천만다행입니다.
[택시][7000]
도사마을 1047 - 왕산초등학교 1056
어쨌든 왕산초등학교 버스정류장 앞에 내리니 오전 10시 56분이었고, 택시 미터기 요금은 7000원이 나왔습니다. 카카오T는 요금이 선결제되는지라 실제 요금이 선결제된 요금을 초과한다면 어떻게 처리가 되는지 확인해보니, 선결제 건이 취소처리되고 실제 요금이 다시 빠져나가는 형식이더군요. 예상외의 지출이 좀 뼈아팠지만 그래도 14번을 사수하게 된 것은 물론, 새로운 사실도 알아가게 되니 역시 마냥 죽으라는 법은 없는 것이었습니다. 오전 11시가 넘자 곧 14번이 나타났고, 무사히 버스를 탔습니다.
[경남여객 14번(모현읍사무소→외대사거리,모산마을,외대사거리,일산2리→내개일→매산사거리,외대사거리→모현읍사무소)][환승] ※ 모현읍사무소 1100 출발
왕산초교 1101 - 모산,왕산2리마을회관(회차) 1105 - 독산마을(회차) 1108 - 외대사거리 1111 - 일산2리,외개일 1114 - 내개일 1119
과연 버스는 모현사거리에서 일산리로 바로 가는 문제의 구간을 경유해줄 것인가?
시간표 및 노선 운행정보를 참고하여 오늘의 계획을 짰지만, 사실 이 질문에 대해서는 해볼 수 있는 것은 다 해보았기에 그저 운에 맡기겠다고 대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분명 버스 시간이 바뀐 게 없었는데도 엉뚱한 방향으로 운행했다보니 이번에도 그러지 말라는 보장은 없었던 겁니다. 하지만 버스는 모현사거리에서 직진을 하였고, 모산마을을 찍고 나옵니다. 광주 매산리에서 야산을 넘어 걸어나오며 지나갔었던 그 모산마을을 드디어 버스로도 가보게 되었습니다. 개쩌는 1차로 길은 그대로더군요. 오우 ㅋㅋ
모산마을을 나온 버스는 포곡 쪽으로 올라가다가 독산마을에서 유턴을 하는데, 유턴 장소가 딱 독산마을 정류장 직전입니다. 버스어플 및 포털사이트 정보와는 달리, 독산마을 정류장에서 이 버스를 타거나 내릴 수는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다시 모현사거리로 되돌아온 버스는 우회전을 하는데, 이번에는 제가 바라던 그 일산리 가는 길을 들어가줍니다. 공장 사이사이를 누비며 나름 쩌는 1차로를 달리는데, 버스가 제대로 가주어서 참 다행이었고 앓던 이도 빼게 되었습니다. 속이 다 시원하다
일산2리마을회관을 지나 곧 89번이 다니는 길로 합류한 버스는 오전 11시 19분에 내개일에서 회차합니다.
이제는 내개일을 나가야 할 시간.
광주시내버스는 더 이상 여길 들어오지 않지만, 광주시내버스 정류장 표지판은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그와 더불어 작년에 제게 좆같은 기억을 남겼던 그 세븐일레븐 편의점도 그대로였죠. -ㅅ-;;;
요깃거리를 간단히 살 겸 편의점 안으로 들어가보니 그때 그 편의점주 그대로였는데, 저를 알아보지는 못했습니다. 당시의 일만 생각하면 진짜 좆같았지만 그때 일은 그때 일이니 조용히 과자 하나 들고 계산을 하려는데, 정말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요깃거리가 천원짜리 지폐만으로는 딱 떨어지지 않는 가격이라 지갑에서 지폐를 먼저 꺼내준 다음 동전도 찾아서 내려고 했는데, 동전을 굳이 계산대 바닥에 놓으라고 명령조로 나왔던 겁니다. 편의점 밖에는 아무도 없었고 손님이라고는 저밖에 없었으며, 제가 돈 내려고 지갑을 꺼내는 걸 바로 앞에서 두 눈 뜨고 다 봤을 텐데도 말이죠.
그동안 편의점은 참 숱하게 다녀봤지만, 물건값을 그런 식으로 줘야 하는 데가 세상에 어디 있나요. 결국 저는 이 편의점주가 정말 이상한 새끼였던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더 이상 상대할 이유도 느껴지지 않아 그냥 동전 주고 나와버렸습니다. 저번에 절 의심했던 것만 본다면 오해가 있어 그랬나보다 할 수도 있겠지만, 오늘 다시 한번 만나보니 정말 어이가 없었죠. 이런 촌구석에 버스 타고 들어오는 개발업자가 세상에 어디 있으며, 그 상황에서 버스정류장에 가만히 "나 잡아잡수" 하고 앉아 있을 사람이 어디 있을까요? 자동차까지 몰고 나왔는데 상대를 굉장히 가까운 데서 쉽게 발견한 순간부터 그 편의점주는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꼈어야 할텐데 말이죠. ㅋㅋ (나중에 이 이야기를 들은 석준형 역시 어이없어하며 이건 그 편의점주가 이상하다는 말을 하더군요)
아무튼 이제는 14번이 멋지게 해결되었기에 이 곳을 또 올 일은 웬만해선 없을 거라는 사실이 참 홀가분했습니다. 어플로 17번의 위치를 조회하니 벼락바위까지 슬슬 걸어가도 버스를 탈 수 있다는 사실 또한 발걸음을 가볍게 해주었죠. 은근히 안 풀리던 오전의 일들을 뒤로하고 벼락바위에 도착하니, 금방 광주로 가는 17번이 등장하여 무사히 타게 됩니다.
[경기고속 17번][1450]
벼락바위 1137 - 오포도서관,오포농협 1139 - 경안중,ICT폴리텍대학 1145 - 경기광주역 1147 - 광주중앙고교 1150 - 광주터미널 1156
원래는 17번이 경기도 초록색 일반시내버스 중 승차량 TOP 10 안에는 무조건 드는 노선이라 매우 자주 왔었는데, 우한 폐렴 이후로는 많이 감차가 되어 아무 생각없이 타면 안되는 수준이 되어버린 현실이 참 시궁창같더군요. 어쨌든 무사히 17번을 타기는 했고, 광주터미널에 내린 저는 경안동주차장 근처에서 식사를 한 다음 봉골로 가는 17-3번에 승차하였습니다.
[경기고속 17-3번(차고지~시청,파라다이스A,보건소,축협,양벌동,오포농협,오포초교~봉골)][1450] ※ 광주차고지 1240 출발
경안동주민센터 1255 - 광주중앙고교 1300 - 경기광주역 1302 - 양벌3리,현대주유소 1307 - 오포2동주민센터 1309 - 양벌대주2차아파트 1314 - 광남중고교(회차) 1317 - 오포도서관,오포농협 1322 - 가래울 1325 - 오포초교 1328 - 국제라텍 1333
양벌리에서 오포농협으로 넘어가는 구간, 그리고 봉골 때문에 이 버스를 탄 것인데 이 구간이 생각외로 지나가보기가 좀 껄끄러웠던 겁니다. 그런데 그동안 오포읍 양벌리였던 이 동네가 어느새 동으로 전환이 됐는지, 이제는 안내방송에도 오포2동 주민센터라는 말이 나오더군요. 나중에 이 시승기를 적으면서 찾아보니 양벌리는 양벌동, 문형리는 문형동 같은 식으로 바뀐 것이었지만 오포1동, 2동이라는 게 튀어나오니 뭔가 헷갈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ㅅ-;;
광남중고교를 ㅓ형으로 찍은 버스는 바로 오포농협 쪽으로 기수를 틀었고, 드디어 구 오포읍사무소에서 우회전을 하여 봉골로 향하게 됩니다. 그런데 오포농협을 지날 때 출발 대기중이었던 34-2번이 어느새 제가 탄 버스 뒤를 졸졸 따라오더군요. -ㅅ- ㅋ
내친김에 저거 타고 오포양우내아파트로 갈까? 선택의 순간이 있었는데, 드디어 팩키지마을에 이르니 안내방송에 봉골사거리가 나옵니다. 그래서 바깥 모습을 봐가며 타이밍을 노려 벨을 눌렀는데, 이럴수가 버스가 갑자기 멈추는 거였습니다. 이건 또 뭐지? 싶었는데, 제 시야에 정류장 표지판이 들어오더군요. 지도에는 안 나오는 정류장 표지판이었는데, 결국 저는 어쩔 수 없이 버스에서 내려야 했습니다. 그런데 뒤따라오던 34-2번이 제가 탄 버스를 앞질러 먼저 가버리네요. -ㅅ-;;;
지도에 안 나오는 정류장의 습격(?)에 당해버린 저는 어쩔 수 없이 봉골사거리로 슬슬 걸어갈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다음 34-2번이 오려면 30분 가량 시간이 남았기에 시간은 충분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봉골종점도 들어갔다가 와보기로 하는데, 오래간만에 다시 오게 된 봉골종점에는 식당을 비롯한 가게가 두어 개 새로 들어와 있더군요.
마을회관 옆 정자에 마침 소파가 있길래 거기에 잠시 앉아 있다가 다시 봉골사거리로 슬슬 나가보니 오후 2시가 되자 드디어 34-2번이 도착합니다.
[경기고속 34-2번(양우내안애A후문~문형4리,문형삼거리,봉골사거리,오포초교→고산2리마트,구 오포읍사무소→오포초교 이하 역순)][환승] ※ 오포읍사무소 1355 출발
봉골사거리 1401 - 문형삼거리 1404 - 문형4리,수렁개 1406 - 양우내안애후문 1410
34-2번은 오포양우내안애아파트 때문에 생긴 노선이었는데, 제가 봉골 노선(34)을 타기 위해 문형삼거리에서부터 걸어갔던 길을 달린 버스는 신현리 쪽으로 달리다가 문형4리,수렁개 정류장에서 좌회전을 해줍니다.
입구의 공장지대를 지나 안으로 들어가니 진짜 고층아파트 단지가 보이는데, 이 외진 산골짜기에도 아파트가 있다니 직접 보고도 믿기질 않았습니다. 저는 종점인 양우내안애아파트 후문에서 내렸고, 버스는 바로 돌아나가버립니다.
[도보]
양우내안애후문 1410 - 문형4리,수렁개 1426
그나마 바깥으로 걸어나가면 17번과 1500-2번을 비롯한 여러 걸출한 노선들이 있기는 했지만, 아무리 봐도 여기도 신현리마냥 출퇴근 전쟁이 있을 것은 물론, 자동차가 있으나 없으나 애로사항들이 많을 듯했죠. 주소는 수도권인데 생활여건이 좋지 못한 장소이니 이것도 참 수도권 집중이 낳은 병폐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어줍잖은 수도권 지역보단 차라리 지방 대도시가 훨씬 낫다는 사실 또한 일맥상통하는 것이었구요.
저는 천천히 수렁개 정류장으로 다시 걸어나가게 되었고, 오후 2시 41분에 도착한 1500-2번에 승차하여 서현역 쪽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대원고속 1500-2번][환승]
문형4리,수렁개 1441 - 능골삼거리 1446 - 능평동주민센터 1450 - 광주광명초교 1455 - 태재고개 1503 - 율동공원 1507
KD운송그룹의 명작노선 중 하나인 1500-2번은 손님들을 태우며 서현역을 향해 달리고 있었고, 태재고개도 넘어 성남으로 진입하게 됩니다. 이대로 성남 시승을 해도 될 법했지만, 제가 1500-2번을 굳이 이렇게까지 타게 된 이유는 17-1A번을 타기 위해서였습니다. 17-1A번은 언뜻 보면 17번과 달라보이는 게 없지만 실제로는 단독구간이 있는데다 시간대가 그리 좋지 못하며, 직접 타보려면 예측사격이 어려운 등 여러모로 골치아프기 때문에 비효율을 감수하고 과감한 시도를 하게 된 것이죠. 율동공원에서 내려 건너편으로 이동하니 과연 17-1A번을 볼 수 있었고, 바로 환승할인을 받으며 승차하였습니다.
[경기고속 17-1A번][환승] ※ 래미안금광아파트 1430 출발
율동공원 1520 - 태재고개 1525 - 광주광명초교 1529 - 능평동주민센터 1533 - 능골삼거리 1536 - 재피골 1540 - 봉골사거리 1543 - 우림아파트 1544 - 봉골입구 1546 - 벼락바위 1552 - 광남중고교 1557 - 양벌대주2차아파트 1602 - 매양중교 1604
나무위키에 있는 금광동 출발시간은 바뀐 게 없었다는 것이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장거리 노선인데다 성남에서부터 오다보니 도착시간이 교통흐름에 따라 들쑥날쑥한 경우가 참 많다는 게 골치아팠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양벌동에 있는 매양중학교까지 쭉 가야한다는 게 참 냐잉하지만, 그렇다고 한비운수 마을버스를 타자니 이것도 시간대 등등 여러 가지 면에서 여의치 않았으니 정말 어쩔 수가 없었죠. -ㅅ-;;
아무튼 버스는 제가 1500-2번으로 지나왔던 도로를 다시 거슬러 올라갔고, 오포장례식장을 지나 나타난 삼거리에서 드디어 좌회전을 하여 재피골을 찍습니다. 나이스 ㅋㅋ
의도치 않게 비효율이 발생하게 되었지만, 어쨌든 이 골치아픈 17-1A를 해결짓게 되니 기분이 좋더군요. 이 버스도 광남중고교를 찍고 양벌동으로 운행하였으며, 매양중학교에 내리니 오후 4시 4분이 되어 있었습니다.
[도보]
매양중교 1604 - 양촌저수지 1619
제가 여기에 온 이유는 광주1번 마을버스를 양촌저수지에서 타고 나오기 위해서입니다. 안으로 슬슬 걸어들어가니 원룸들이 있었고 종점에 가까워오니 마을버스 차고지도 보이는데, 왜 나무위키에 양촌저수지까지 가려면 기사아저씨에게 미리 말씀드려야 된다는 이야기가 적혀 있는지도 알 수 있었죠. 양촌저수지 바로 전 정류장에 마을버스 주차장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양촌저수지에 도착하니 오후 4시 19분입니다. 버스시간이 오후 4시 30분이다보니 양촌저수지를 잠깐 보러 들어가는데, 여기는 제가 본 저수지들 중 제일 작은데다 물 양도 별로 많지 않았습니다. 제가 본 저수지들 중 제일 멋없는 곳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죠. -ㅅ-;;;
때마침 버스종점 바로 앞에 편의점이 있길래 필요한 물건을 구입하게 되었고, 버스정류장에서 기다리니 오후 4시 30분이 다 되어가자 드디어 카운티 한 대가 나타납니다. 그런데 이것도 전기버스인지 그동안 지겹도록 들어왔던 카운티의 엔진소리가 아닌, 전기 승용차와 똑같은 소리를 내고 있더군요. 분명 버스인데 승용차와 같은 소리가 나다니 신기했습니다. ㅋㅋ
[광주도시관리공사 광주1번(양촌저수지~매곡초교,경기광주역,경안동공영주차장→광주터미널,청석공원→경안동공영주차장 이하 역순)][환승]
양촌저수지 1631 출발 - 양벌1리,매곡초교 1635 - 오포2동주민센터 1639 - 경기광주역 1646 - 광주중앙고교 1650 - 역4통마을회관 1651 - 경안동공영주차장 1655 도착, 1700 출발 - 광주터미널후문 1705 - 청석공원 1707
버스는 저 외에 두 명의 사람을 더 태우며 광주시내를 향해 출발하였고, 제가 걸어왔던 길 그대로 내려가면서 두 명의 사람을 더 태워 갑니다. 저와 같이 버스를 탔던 사람들은 큰길이 나오자마자 바로 내렸는데, 광주마을버스를 이용하는 주민들이 의외로 꽤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버스는 기존의 KD운송그룹 시내버스들과 똑같은 경로로 경기광주역을 찍었는데, 그 이후 구간이 좀 다르더군요. 시내버스들은 역동사거리 쪽으로 바로 가는 반면, 이 버스는 광주중학교 쪽으로 가다가 바로 경안동주차장으로 향했던 것입니다. 그동안 경안동 안쪽으로는 노선버스가 없다시피했었는데 광주도 참 많이 변했다는 것이 다시 실감이 나게 되었습니다.
경안동주차장에 도착한 버스는 5분간 정차를 하더군요. 이 때문에 이 노선의 운행방식을 알 수는 있었지만, 이러다가 우방아이유쉘아파트를 경유하는 2-5번을 놓치게 되는 건 아닐지 초조하지 않을 수 없었죠. 그나마 기사아저씨께서 어디 가냐고 묻지는 않았던 것이 참 고마울 따름이었지만 말입니다. 오후 5시가 되자 버스는 다시 출발하였고, 광주터미널 뒤편 도로를 한 바퀴 돌아줍니다. 터미널 뒤편으로도 노선버스가 생기다니, 정말 오래 살고 볼 일이었습니다. 제가 광주를 다녔던 10년 전과 비교해서 노선들이 더욱 다양해졌으니 말이죠. ㅋㅋ
터미널 뒤편 도로를 다 돌고 청석공원에 내리니 오후 5시 7분이더군요. 길 한 번만 건너면 파발교 정류장이 나오는데다, 경험상 버스가 차고지를 출발하여 보건소에 오려면 5분 정도 걸리기 때문에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어플로 2-5번의 위치를 조회하니 아직 버스 위치가 나오지 않았고, 몇 분이 더 지나서야 버스 위치가 뜨더군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출발부터 늦어 있었던 겁니다. 휴 -ㅅ-;;
[경기고속 2-5번(광주차고지~시청,파라다이스A,보건소,터미널,우방아이유쉘A~경기광주역)][1450] ※ 광주차고지 1705 출발이나 차가 늦게 출발함
파발교,뉴광주주유소 1718 - 광주터미널 1719 - 우방아이유쉘 1723 - 삼성빌라,희망교회 1725
그리하여 오후 5시 18분에 버스를 타게 되었습니다. 역동사거리에서 좌회전을 하여 곤지암 쪽으로 갈듯한 버스가 양벌리 쪽으로 우회전을 하는데, KD운송그룹답지않게 꽤 빠른 속력으로 달리더군요. 버스에는 저밖에 손님이 없었고 그렇게 우방아이유쉘아파트를 통과해 버렸습니다. 광주시의 난개발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었던 것이죠. -ㅅ-;;
이제는 용인으로 다시 넘어갈 시간.
그런데 20번의 위치를 조회해보니 이미 버스가 광주중앙고등학교에 와 있었고, 다음 버스는 거의 30분 뒤에나 올 각이더군요. 경기광주역에서 20번을 타겠다는 계획은 수정할 수밖에 없었고, 저는 경안교 바로 직전 삼성빌라에서 하차하여 바로 길을 건넜습니다. 그랬더니 5분 이내로 20번이 도착하는데, 진짜 2-5번을 여기에서 끊어타지 않았다면 큰일날 뻔했습니다. -ㅅ-;;
[경남여객 20번][환승]
삼성빌라,희망교회 1729 - 오포2동주민센터 1735 - 대주2차아파트 1739 - 외대사거리 1746
버스 안에는 사람들이 잔뜩 타고 있었지만 양벌동을 지나면서 대부분 내리게 되어 앉을 공간이 생깁니다. 그런데 귀갓길 코스를 보고자 670번 시간표를 확인하니 에버랜드에서 오후 6시 25분에 출발하는 차가 하나 있더군요. 1500-2번을 타고 외대를 찍은 다음 에버랜드로 가면 그 670번과 맞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저는 얼른 모현사거리에서 내린 다음, 신안아파트를 향해 한 정류장 걸어가게 됩니다. 때마침 1500-2번의 위치를 조회하니 제가 정류장에 도착하면 금방 탈 각이더군요. 설마 이번에도 기어 고장으로 중간에 내려야 하는 것은 아니겠지
[대원고속 1500-2번][환승, 1250]
신안아파트 1755 - 외대사거리 1757 - 외대도서관 1801 - 외대사거리 1804 - 왕산초교 1806 - 초부리 1810 - 도사마을 1814 - 포곡농협 1819 - 포곡중,에버찜질사우나 1821
신안아파트에서 타게 된 덕에 외대 구간까지 꽁으로 먹게 되는데, 주말이라 외대를 안 들어가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은 있었지만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모현사거리에서 바로 직진을 하여 외대를 찍고 나오는데 캠퍼스가 정말 넓더군요.
도서관 앞에 이른 버스는 좌회전을 하여 자연과학대 입구를 찍고 나오는데 그쪽에는 승차장이 마련되어 있더군요. 오늘은 주말 저녁인데다 에버랜드 방향이라 외대에서 사람이 타는 걸 볼 수는 없었지만, 학기 중 평일에는 학생들이 어떻게 타고 내릴지 어렵지 않게 예상이 되었죠. 1500-2번은 외대 캠퍼스 내에서 타도 요금이 무료가 아니기 때문에 타는 사람이 없었을 가능성도 크다
한국외대 글로벌캠퍼스의 최고 안쪽에 위치한 인문대까지 버스가 가지 않는 것은 아쉬웠지만, 그쪽은 교내 셔틀버스가 운행한다고 하니 나중에 다시 가보기로 하고 마음을 비웁니다. 외대를 나온 버스는 에버랜드를 향해 달리기 시작하는데, 에버랜드 종점까지 가게 되면 670번을 못 타게 되므로 에버찜질사우나에 내리게 되었죠. 오늘 1500-2번을 3번이나 타게 된 것도 그렇지만, 아까 아침에 못 탔던 670번을 이렇게 결국 건져가게 되었습니다. 원래 이 시간에 버스를 타려고 한 것처럼 상황이 진행되니, 뭔가 한편으로는 어이가 없더군요. ㅋㅋ
[경남여객 670번(에버랜드~포곡초교,마성2리,동백중교,어정역,구성역,죽전역,상현역,광교2동,광교중앙역~푸르지오월드마크)][환승] ※ 에버랜드 1825 출발
포곡중,에버찜질사우나 1828 - 고은유치원 1832 - 영문리 1833 - 마성2리 1837 - 호수마을,자연앤데시앙 1845 - 동백고교,호수마을서해그랑블 1849 - 동백이마트 1856 - 어정역,어정초교 1857
아무튼 에버찜질사우나~전대에버랜드역~에버랜드 구간은 아까 1500-2번으로 지나갔었기 때문에 구태여 다시 가볼 필요는 없었고, 제가 타자마자 버스는 바로 마성2리를 향해 달려주었습니다. 두 달 전, 그놈의 교통체증 때문에 가보지 못했던 동백~에버랜드 구간도 결국 해결이 되었습니다.
버스는 오후 6시 57분에 어정역에 도착하는데, 에버랜드에서 불과 30분만에 여길 오다니 믿기지 않을 지경입니다. 예전에는 에버랜드에서 기흥 쪽으로 가는 노선버스가 둔전과 용인시장을 거치는 것밖에 없었다는 걸 생각하면 더더욱 그랬습니다. 어정역에 내린 저는 수인분당선 열차 시간도 남겠다 경전철 대신 버스를 타고 기흥역에 접근하기로 했고, 때마침 33번 마을버스가 등장하여 이걸 타고 기흥역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동백운수 33번][환승]
어정역,어정초교 1901 - 강남마을8단지,한라비발디 1903 - 강남마을5단지 1906 - 강남대역,강남대입구 1908 - 기흥역5번출구 1912
미금역에서부터 오는 노선이었지만, 경로를 살펴보니 지금 이걸 타고 기흥역으로 가면 이 노선은 더 이상 탈 필요가 없어지더군요. 오우~ 혁님 ㅋㅋ
버스는 기흥역으로 가면서 강남마을을 경유하는데, 강남대 근처 아파트 단지였지만 의외로 조용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큰길을 따라 기흥역으로 바로 질러가는 66-4번 대신 이 노선을 타고 가보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죠.
기흥역에 도착하니 오후 7시 12분인데, 기흥역사거리에서 좌회전을 하여 5번출구 앞에 내려줍니다. 수인분당선 열차 시간이 촉박할 경우에는 이 버스의 이용을 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다행히 오늘은 15분 정도만 기다리면 되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진 않았습니다.
이제는 날이 어두워져 더 탈 것도 없었기에 저는 수인분당선 열차를 타고 귀갓길에 오르게 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버스 기행문 > 2022년~2023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2년 12월 11일 - 인천e음버스를 처음 만나며 월미도에서 백운역까지 이동한 인천시내버스 여행기 (0) | 2023.02.24 |
---|---|
2022년 12월 10일 - 은지리와 신사2리를 해결하며 천안의 밤을 보게 된 천안시내버스 여행기 (0) | 2023.02.24 |
2022년 11월 19일 - 이천, 여주 오지 구경하며 일죽까지 시내버스로 가기 ㅋㅋ (일죽이 끝나다) (0) | 2023.02.15 |
2022년 11월 5일 - 푸른 남해 바다내음과 함께하는 부산 가덕도, 눌차도 버스 여행기 (0) | 2023.02.10 |
2022년 10월 29일 - 악연을 청산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던 천안, 아산 시내버스 여행기(또다른 실패) (0) | 2023.0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