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이천을 가기로 하고 전철에 올랐습니다.
원래는 석준형과 함께 여주에서 송림리 경유 태평리 노선을 활용해 이천호국원을 찍고 일죽으로 가는 계획이 있었지만, 그동안 같이 시승을 다니면서 계획들이 수정된 탓에 그 계획도 여주에서 오후에 송림리 노선을 타기 전이 몽땅 비어버려 제가 채워 넣게 되었죠. 그리하여 광주도시관리공사에서 운행하게 된 광주마을버스들도 겸사겸사 잡을 겸 여주까지 가기로 하고, 이매역에 오전 9시 47분에 도착한 여주행 전철에 승차했습니다.
그런데 전철 안에서 시간을 따져보니 처음부터 큰일이 나 버렸습니다. 제가 타게 될 경강선 전철이 초월역에는 오전 10시 2분에 도착하는데, 초월e편한세상아파트를 오전 10시 정각에 출발하는 광주10번 마을버스는 5분 안으로 초월역에 도달할 수 있었던 겁니다. 전철 시간을 평일로 잘못 보는 바람에 처음부터 노선 두 개 날리고 시작하게 생겼더군요. 오 마이 갓 -ㅅ-;;
그래도 끝날 때까진 끝난 게 아니었기에 전철에서 내리자마자 뒤도 안 돌아보고 무조건 역 밖으로 뛰었는데, 제가 밖으로 나오자마자 보행자 신호가 초록불로 바뀌더군요. 때마침 제가 타려는 광주10번이 그 신호에 잡히는 바람에 정류장으로 진입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건 정말 하늘이 도왔다고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역이 깊은 곳에 있었다면, 그리고 버스가 신호에 걸리지 않았더라면 정말 무조건 놓치는 거였으니까요.
[광주도시관리공사 광주10번(초월e편한세상아파트~초월역,나이키~곤지암체육공원][환승] ※ 초월e편한세상아파트 1000 출발
초월역 1003 - 나이키 1008 - 현진에버빌,킴스아파트 1011 - 곤지암체육공원 1013
시간 확인을 잘 하고 다녀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쉰 저는 곧 도착한 버스에 승차합니다. 광주도시관리공사에서 공영 마을버스 운행을 위해 전기버스를 뽑았는지 카운티 일렉트릭이 걸리는데, 이것도 전기차 아니랄까봐 가속력이 장난아니었지만 출발할 때의 승차감은 기존 카운티에 비해 약~간 나아진 듯했죠.
버스는 곤지암 방향으로 3번 국도를 따라 달리다 킴스빌리지아파트에서 좌회전을 하여 곤지암체육공원으로 가서 운행을 마칩니다. 사실 이 광주10번은 초월역을 중심으로 하여 수요가 갈리는 단거리 노선인데, 저는 곤지암체육공원으로 가보기만 하면 되었기 때문에 아주 사뿐하게 버스에서 내릴 수 있었습니다. 종점에 내리니 아예 전기버스 충전시설까지 설치된 상태더군요. -ㅅ- ㅋ
광주9번 출발까지 시간이 좀 남은지라 체육공원에도 살짝 갔다와 봤는데, 몇 명의 사람들이 놀고 있었습니다. 옛날과 다르게 여기 주변에도 자그마한 원룸들이 많이 들어와서인지 활기가 도는 듯했죠. 구석에 있던 벤치에 앉아 버스를 기다리고 있으니 광주9번이 한 대 들어오는 것을 봅니다.
[광주도시관리공사 광주09번(화담숲~곤지암리조트기숙사,(↔도웅리마을회관),도궁초교후문,궁평리,삼일빌라,곤지암농협,곤지암터미널,곤지암역,신대리입구,신대리,새터교~곤지암체육공원)][환승]
곤지암체육공원 1030 출발 - 사슴농장입구 1035 - 곤지암역,예계교 1038
오전 10시 30분에 버스가 출발하는데 이것도 전기버스였습니다. 광주시 마을버스는 오늘 처음 타보는데, 양촌저수지를 가는 광주1번만 해도 전기버스로 운행한다는 정보가 있었던지라 광주도시관리공사가 작정하고 전기차량을 구입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쨌든 저는 오래간만에 다시 가보는 신대리를 지나 곤지암역에 내리게 되었죠. 신대리는 곤지암에서 버스가 하루 3번 왔으며 개쩌는 1차로가 있던 장소였지만, 그것들은 모두 추억이 된 상태였습니다.
[전철][환승]
[경강선] 곤지암 1054 - 신둔도예촌 1059
곤지암역에 내린 저는 오전 10시 54분 전철을 타고 아주 사뿐하게 딱 하나의 역만을 이동해 줍니다. 하지만 경강선은 역간 거리가 멀다는 특징이 있는지라, 다음 역을 가는데만 5분이나 걸리더군요. 이번에는 오전 11시 15분에 신둔도예촌역을 출발하는 240번에 승차하였습니다.
[경기고속 240번(이천역~롯데마트,이현고교,증포동,송정초중교,다산고교,사음1통~신둔도예촌역)][1450]
신둔도예촌역 1115 출발 - 엘리시움아파트 1116 - 수광1리 1119 - 사음1통 1126 - 양정여자고교 1131 - 송정초중교 1135
신둔도예촌역을 출발한 버스는 엘리시움아파트를 찍고 3번 국도로 나오게 되었고, 이천의료원에서 좌회전을 했다가 관송삼거리를 찍고 신일아파트 쪽으로 우회전을 합니다. 관송삼거리까지는 114번을 비롯한 다른 버스로도 가본 적이 있지만 거기서 우회전을 하는 노선은 여지껏 없다고 보면 됐었는데(모두 좌회전하여 곤지암 쪽으로 가기 때문이었죠), 이천에도 새로운 고정번호 노선들이 속속 생김에 따라 기존의 틀도 조금은 옅어졌음을 느끼게 됩니다.
240번은 사실 신일아파트로 가기 위해 탄 거였지만 겸사겸사 신규 구간도 가보고 소득이 괜찮았습니다. 신일아파트에서 출발하는 21번 시간을 맞추지 못할까봐 걱정했던 것은 기우로 돌아가게 되어 더더욱 그랬죠. 버스에서 내렸더니 21번 시간까지 5분이 남아 있었지만, 길 건너 오른쪽에 신일아파트 종점이 바로 있다보니 21번을 타는 것은 아무 문제가 없었습니다. ㅋㅋ
[경기고속 21번(신일아파트~수림2차,이천고입구→시립도서관,관고동,농협,터미널(한내과)→이천고입구 이하 역순)][환승]
신일아파트 1138 도착, 1140 출발 - 수림2차아파트 1141 - 증포송정도서관 1144 - 이천고입구 1145 - 시립도서관 1149 - 관고동 1152
이 신일아파트 21번은 이천에서 꽤 인기있는 노선 중 하나이며(배차간격이 말해주죠), 그걸 방증하는 듯 기점인 신일아파트에서부터 시작하여 계속 사람들을 태우며 시내로 나가게 되었습니다. 또한 이 덕택에 21번만 가는 시내 단독구간 역시 가볼 수가 있었죠. 관고동에서 한 블럭 안쪽 골목길이었는데, 이천시내에 이런 데가 있었나 싶더군요.
성공리에 관고동으로 입성한 저는 슈퍼에서 바나나우유 하나를 까먹고, 오후 12시 정각에 나타난 백우리행 버스에 승차합니다.
[경기고속 23-94번(이천역~터미널,(→불교회관),관고동,증포동,모전리입구,도지초교,상용리,백우리,온방마을~현방리)][환승] ※ 이천역 1145 출발
관고동 1200 - 이천고입구 1208 - 보건소 1212 - 모전리입구 1216 - 도지리 1221 - 우곡리 1224 - 상용리 1226 - 백우리마을회관 1229 - 백우리 1230 - 백우리 - 현방2리,온방마을 1232 - 현방리 1234
덕분에 그동안 가보지 못했던 백우리도 해결이 됩니다. 이 노선은 일부 시간대에 온방마을까지 연장 운행하는데, 오늘의 계획을 짜면서 노선경로를 다시 확인하니 현방리 시내까지 간다고 되어 있어 이게 정말 맞는지도 확인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실 백우리 노선은 내촌리에서 나오면서 탄 적이 있지만 종점을 가보는 것은 처음이었는데, 버스가 모전리입구에서 우회전을 하는 걸 보니 내촌리 노선을 탔던 날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었죠. 그때와 달리 지금은 모전리에도 편의점이 들어와 있었지만, 내촌리 입구는 변함없는 모습이었습니다.
제가 내촌리 종점에서 걸어나와 버스를 탔던 정류장을 지나서도 도로는 계속 왕복2차로였고, 상용리를 지나 곧 백우리 마을회관이 나옵니다. 물론 제가 탄 버스는 온방마을로 연장 운행하는 시간대였기 때문에 회차하지 않고 그대로 직진을 했죠.
그런데 오우~! 백우리 마을회관에서 할머니 한 분이 타시는 겁니다. 이건 버스가 현방리 시내까지 무조건 간다는 결정적인 증거였기에 저는 쾌재를 부르게 되는데, 과연 버스는 현방리 시내까지 잘 달려주더군요. 계획과는 다르게 정말 하나도 안 걷고 현방리에 입성할 수가 있었으니 진짜 대박입니다 ㅎㅎ 사실 백우리 또는 온방마을에서 회차해 버려도 할말이 없었으니 말이죠. -ㅅ- ㅋ
이제는 이천에서 흥천으로 가는 버스를 이용해 흥천으로 넘어가면 됩니다. 비록 하루 2번뿐인 상대리 경유는 아니었지만 흥천에서 제가 노리는 여주시내버스와는 시간이 정말 잘 맞는데다, 상대리 경유 버전은 석준형의 계획에 있기 때문에 전혀 손해가 아니었죠. 버스가 오기까지 30분 남짓 시간이 남기 때문에 편의점에 들어가 삼각김밥과 과자를 까먹으며 요기를 하는데, 정작 버스는 오후 1시 10분이 지나서야 오는 바람에 환승할인은 날아가 버렸다는 것은 안비밀입니다. -ㅅ- ㅜㅜ
[경기고속 23-4번(이천역~터미널,(→불교회관),관고동,증포동,모전리입구,현방리,외사리,문장리,하다리~흥천)][1450] ※ 이천역 1235 출발
현방리 1311 - 외사사거리 1311 - 내사리입구 1315 - 문장2리 1317 - 다대리 1320 - 흥천,효지1리 1324
이리하여 타게 된 흥천행 버스.
이것도 현방리 노선이라 그런지, 중형차로 다닐법도 한데 대형차로 운행하고 있었습니다. 예전에 주록리를 갔었을 때 생각했었던 중형화 우려는, 현재로선 그저 기우에 불과한 것이었습니다(2013년 8월 15일 시승기 참고). -ㅅ- ㅋ
버스는 곧 오래간만에 가보는 외사사거리를 지나 이포 쪽으로 올라가다가, 문장2리에서 우회전을 합니다. 그런데 이때 어플로 여주 140번의 위치를 조회하니, 제가 탄 버스가 지나간 뒤 3분 이내로 문장2리에 도착예정이더군요. 140번을 타면 상백리의 멋진 풍경을 보면서 흥천으로 갈 수가 있기 때문에 문장2리에서 140번을 타 버릴까 하는 갈등이 들었지만, 이 이천~흥천 노선만의 단독구간도 있기에 그러지는 않기로 했습니다. 문장2리에서 우회전한 버스는 하다리의 언덕길을 넘어 그대로 쭉 직진을 하였고, 흥천 외곽도로 쪽으로 돌아 흥천에 진입합니다.
흥천 여기도 신호가 있는지 버스가 잡혀 있어야 했지만, 제가 타려는 140번은 상백리 쪽으로 돌아서 오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진 않았습니다. 140번 타는 정류장으로 가보니 사람이 두 명 서 있었는데,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 두 사람 모두 외국인이었습니다. 여기도 외국인 노동자들이 늘어나는 것은 대세가 되었음을 다시 느끼게 되었죠.
[대원고속 140번(여주역~세종초교,터미널,시청,하동,영릉입구,능서,세종대왕릉역,신근3리,율극2리,흥천,상백리,복대1리,문장리,이포→금사리,하호리,상호리→상품→주록리,도곡리→이포 이하 역순)][환승] ※ 상품농협 1250 출발
흥천 1332 도착, 1334 출발 - 율극2리입구 1336 - 신근3리 1339 - 신근2리입구 1342 - 신근리 1343 - 세종대왕릉역(회차) 1349 - 세종대왕면 1351 - 하동 1401 - 여주시청,한글시장입구 1403
오후 1시 32분이 되자 곧 버스가 도착하는데, 외국인 승객 한 명이 돈을 잘못 내는 바람에 기사아저씨께서 신경질을 내십니다. 이 때문에 버스는 바로 출발하지 못하고 2분 후 출발하게 되었는데, 이런 일들이 계속 진행되면 어떻게 될지를 생각하면 그리 미래가 좋아보이지 않았습니다. 같은 나라 사람들조차 사소한 것에서부터 갈등이 시작되는 일이 너무나 많은데, 문화 자체가 아예 다른 곳에서 성장한 외국인이라면 어떨지는 상상하기 어렵지 않았던 겁니다. -ㅅ-;; 당장 외국인이 운전기사를 폭행하거나 살해한다면 어떨까? 현재의 한국이라면 어쨌든 그 외국인은 잡히겠지만, 미래에도 과연 그렇게 될까? 외국인들의 숫자가 늘어나면 정치인들이 외국인들 눈치를 보게 될텐데 말이다. 무엇보다 제일 불쌍한 사람은 피해를 입은 운전기사다
아무튼 버스는 여주를 향해 출발하였고, 저도 앓던 이를 빼게 되었습니다. 버스가 율극2리의 개쩌는 1차로 길을 달린 것은 물론, 신근3리도 다시 가주었기 때문입니다. 율극1리 때문이긴 했지만 버스를 신근3리에서 탄 바람에(2021년 9월 20일 시승기 참고) 해당 구간을 절반만 가본 거나 다름이 없었는데, 율극2리의 개쩌는 길까지 다시 보니 진짜 경치에 취하게 됩니다. 키아 ㅋㅋ
쾌재를 부르며 여주로 오니 송림리 경유 태평리행 버스 시간까지 1시간이 남아 있었습니다. 식사를 하기로 하고 식당을 찾다가 본죽을 발견하고 안으로 들어갔으나, 포장밖에 안 된다고 하여 발걸음을 돌려야 했죠. 본죽은 이날 만원을 허공에 날린거다 ㅋㅋ 그러다가 쌀국수 집이 있길래 거기에서 쌀국수와 반미를 먹고 나왔습니다.
잘 먹고 나와 버스를 기다리는데, 혹시나 싶어 어플로 송림리 경유 태평리행 버스(924-1)를 확인합니다. 그런데 아뿔사... 제가 버스를 기다리던 정류장이 한글시장입구였는데, 이 버스가 한글시장입구는 경유하지 않고 한 정류장 아래의 경찰서를 경유하는 것이었습니다. 하마터면 눈 뜨고 버스를 놓칠뻔한 정말 아찔한 순간을 넘기고, 오후 3시가 되자 드디어 버스가 도착합니다. 이제부터는 석준형의 계획대로 몸을 맡기는 시점이 찾아온 겁니다. ㅋㅋ
[대원고속 924-1번(여주역~여주중교,하동,(→KT여주지점),터미널,점봉,점동,금당2리,송림리,연대리,양귀리,삼군리~태평리터미널)][1450] ※ 여주역 1445 출발
여주경찰서 1500 - 여주대 1507 - 점동고교 1520 - 고은목장(지도미표시) 1522 - 금당2리마을회관(회차) 1526 - 송림리 1531 - 삼승삼거리 1533 - 연대리 1539 - 금당1리 1540 - 양귀리주유소앞 1545 - 하귀리 1548 - 맹골,삼군사거리 1553 - 태평리터미널 1558
생각지도 못한 에픽시티가 걸리더군요.
점동을 향해 남쪽으로 질주하던 버스는 점동고등학교 버스정류장을 지나자마자 바로 우회전을 하는데, 잠깐이지만 쩌는 1차로 길이 펼쳐졌습니다.
점동을 벗어난 버스는 금당2리를 찍고 송림리를 향해 달리는데, 석준형과 함께 갔던 송림리를 다시 이렇게 지나가니 구경하는 재미가 더 커지더군요. ㅋㅋ
송림리를 지난 버스는 삼승리를 찍고 장호원 쪽으로 갈 듯 하다가 우회전을 하여 연대리 쪽으로 갑니다. 원승이에서 어르신이 한 분 내리고 연대리에서 우회전을 하는데, 이쪽에 의외로 굉장히 쩌는 1차로 길이 버티고 있더군요. 오우~ 혁님 ㅋㅋ
양귀리를 지나 태평리터미널에 내리니 오후 3시 58분이었습니다. 너무 오래간만에 와보는 태평리인지라 터미널을 구경해보니 이제는 완전 낡아가는 건물이 되어가고 있었는데, 성환터미널과도 비슷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오후 4시 5분이 되어 들어온 암산리 경유 대죽리행 버스(20-9)는 터미널 승차홈에 들어오지 않고, 그냥 터미널 안을 쓱 통과하는 식으로 가더군요. 하마터면 버스를 놓칠 뻔했습니다. -ㅅ-;;
[경기고속 20-9번(동남아파트~태평리터미널,대신리,암산리,장천리,설성,수산리→이천호국원,대죽4,3,2리→수산리 이하 역순)][환승]
태평리터미널 1605 도착 및 출발 - 대신1리 1611 - 정류장 1612 - 대신3리 1614 - 암산2리 1616 - 암산1리,다리앞 1618 - 장천교회,장천초교 1621 - 설성면사무소 1625 도착, 1630 출발 - 장천삼거리 1633 - 대죽1리 1635 - 이천호국원앞 1637
터미널을 떠난 버스는 곧 우회전을 하여 태평리를 떠나는데, 암산리 경유라서 그런지 송라리입구 쪽으로 가지는 않더군요. 버스는 왕복2차로 도로를 지나 금방 1.5차로가량 되는 길을 달리는데, 평범해 보였던 이 노선도 역시 안 쩌는 거 찾는게 빠른 이천시내버스임을 상기하게 되었습니다. 어느정도 예상은 했었지만, 대신1리와 암산리 사이에 버스어플 및 포털사이트 지도에는 나오지 않는 버스정류장들이 있다는 것을 직접 확인한 것과 더불어 정말 큰 수확이었죠.
암산리에서 우회전을 하면서부터 다시 왕복2차로 도로가 나왔고, 버스는 장천리를 지나 설성을 찍습니다. 저와 석준형이 대죽4리에서 탔던 버스가 설성에서 회차를 위해 이용했던 쩌는 1차로 길도 오래간만에 다시 지나가보게 되었죠. 하지만 제가 탄 버스가 이천으로 가는 게 아닌지라 버스를 타는 사람은 없었고, 버스는 그대로 설성을 통과하여 수산삼거리에서 좌회전을 해 버립니다. 여기서 호국원은 금방이었고, 저는 바로 내릴 채비를 한 뒤 호국원 앞에서 내렸습니다.
원래는 저번처럼 대죽4리입구에서 내려도 되지만, 버스로 가기 어려운 호국원도 구경한 다음 덕현동으로 걸어가 버스를 타기로 했던 겁니다. 어차피 제가 탄 버스가 호국원에 들어오는 최종 막차이기 때문에 결국 덕현동으로 가서 버스를 탈 수밖에는 없지만요. -ㅅ- ㅋ
그리하여 저는 남는 시간 동안 호국원을 구경하게 됩니다.
[도보]
이천호국원앞 1700 - 대죽4리,덕현동 1720
호국원을 잘 구경하고 나오니 오후 5시입니다.
일죽에서 덕현동으로 가는 버스가 일죽에서 오후 5시 30분에 출발하기 때문에 슬슬 걸어가면 시간이 맞을 각이었죠. 호국원을 나와 덕현동 쪽으로 걸어가니 곧 안성시 이정표가 보이는데, 정말 일죽~덕현 노선(3-8)의 처참한 운행횟수가 어이없을 지경이었습니다. 사실 호국원은 일죽에서 정말 가까운 곳이라 안성 버스로도 갈 수 있는 곳이지만, 하루 3번이라는 운행횟수가 여러모로 발목을 잡고 있었죠. -ㅅ-;;;
하지만 이 일죽~덕현 노선(3-8)도 석준형과 함께 내렸었던 대죽4리입구 이후 구간들만 가보면 전부 해결됨과 동시에, 일죽 노선들도 끝이 난다는 크나큰 성과를 간과할 수는 없었습니다. 덕현동 정류장에 도착하니 오후 5시 20분이었는데, 이제는 해가 짧아졌기에 정류장에 도착한 지 20분도 안 되어 시시각각으로 어두워지는 모습을 볼 수가 있었죠.
오후 5시 45분이 되자 드디어 버스가 나타났고, 저는 배낭을 맨 아저씨 한 분과 함께 버스에 승차하였습니다. 어쨌든 대죽4리에서 이 버스가 올 때까지 2시간 가까이 기다리지는 않아도 된다는 것이 참 다행이었습니다. 신이 내다버린 아다리 체험이 사실 예정되어 있었다.
[백성운수 3-8번(일죽터미널→지내,노동,덕현,대죽4리입구,우곡,평촌→일죽터미널)][1450] ※ 일죽터미널 1730 출발
대죽4리,덕현동 1745 - 대죽4리입구 1749 - 선유입구 1750 - 평촌 1755 - 일죽터미널 1801
버스 시간들을 따져보니 지금 제가 탄 차가 이 동네를 오는 최종 막차였습니다. 놓칠 경우, 뒷수습이 꽤 귀찮아진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되었죠. 그와 동시에, 과연 버스가 일죽터미널에 오후 6시 안으로 도착할 수 있을지 주목을 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안산으로 가는 직행버스 막차가 오후 6시에 있었기 때문인데, 이걸 놓치면 평택 또는 용인을 찍는 환승신공을 펼치면서 집에 가야 하므로 집에 오후 9시가 넘어 도착하기 때문이었죠.
버스는 빠르다고는 말할 수 없는 속도로 그냥저냥 달립니다. 그런데 석준형과 함께 버스에서 내렸던 대죽4리입구에 이르니 외국인들이 6명이나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석준형과 내렸을 때는 분명 여기 주변에 소규모 농가 한두 채밖에 안 보였던 것 같은데 어디서들 왔는지 모를 일이더군요. 버스 안에 한국인은 저와 함께 버스를 탔던 아저씨 그리고 기사아저씨까지 3명뿐이었다는, 믿거나 말거나한 묘한 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그나마 이번 외국인들은 아까 흥천에서 요금을 잘못 내서 기사아저씨께 한 소리 들었던 외국인과는 달리 요금 내는 것도 능숙했다는 점, 그리고 이미 날이 어두워져 있었지만 바깥이 보이기는 한다는 점이 참 다행이었죠. -ㅅ- ㅋ
하지만 버스는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여전히 그냥저냥한 속도로 달리고 있었고, 어느덧 시간은 오후 5시 55분을 넘어 있었지만 일죽터미널까지의 거리는 마음처럼 금방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물론 직행버스가 지연 도착할 가능성도 생각은 했지만, 그런 요행을 바라다가 성공하는 것보다는 말아먹는 일이 더 많기에 초조한 것은 어쩔 수 없었죠. 죽산~은석~일죽 노선(3-5)으로도 지나가봤던 평촌마을을 찍으니 오후 5시 55분이었지만, 야속하게도 버스는 오후 5시 58분에 38번 국도의 신호에 걸리고 맙니다. 결국 오후 6시 안에 일죽터미널에 도착하는 것은 물거품으로 돌아가고 말았죠. -ㅅ-;;;;;;
그런데 그런데!!!
오후 6시 1분이 되어 버스가 일죽 시내로 진입하기 위해 좌회전할 때 터미널 승차홈을 살펴보니, 승차홈에는 보라돌이 대원고속 시외버스 1대만 주차되어 있었습니다. 이건 직행버스가 지연되어 일죽에 아직 도착하지 못했다는 결정적인 신호였기에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되었고,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얼른 편의점 안으로 몸을 날려 버스표부터 6700원 주고 끊게 되었습니다. 매표소 아주머니께서 약간 못 미더워하는 눈치였지만 버스가 지연됐다고 하니 어쨌든 표를 끊어주셨죠.
표를 끊으면서 승차홈에도 주의를 기울였으나 승차홈에 들어오는 버스는 한 대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오후 6시 10분이 되자 직행버스 한 대가 오기는 했는데, 감곡에서 대전으로 가는 버스더군요. 일이 이렇게 돌아가니 제가 타려는 안산행 버스는 얼마나 지연이 된 것일까 궁금해질 정도였죠. 음성에서 출발해서 이곳으로 오기까지 버스가 지연될 만한 요소가 있었던가 싶었던 겁니다. 어쨌든 대전행 버스가 떠나고 곧 친선고속 시외버스 한 대가 승차홈으로 들어오는데, 이번에는 정말 행선판에 안산이 적혀 있더군요. 오후 6시에 정시 도착했다면 절대 타지 못했을 버스였기에 정말 천만 다행이었습니다. ㅋㅋ
[친선고속 인천~안산,일죽,삼성,대소,무극~음성][6700] ※ 음성터미널 1710 출발
일죽터미널 1813 도착 및 출발 - 안산터미널 1929
친선고속 버스는 경강선이 없던 시절에 이천 시승을 하기 위해 이용했던 이후, 정말 오래간만에 다시 타보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1시간 20분 정도면 안산터미널에 도착할테니 마음을 놓을 수 있었죠. 터미널을 나온 버스는 일죽IC에서 고속도로로 진입하였고, 안산터미널에 도착하니 오후 7시 29분이었습니다. 그동안 오지 시승을 했다 하면 오후 9시를 훨씬 지난 시간에 안산에 들어오곤 했는데, 오늘은 오후 8시도 안 되어 안산 땅에 들어오니 꼭 <1박2일> 촬영하다가 조기 퇴근한 느낌이라 뭔가 적응이 안되더군요. ㅋㅋ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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