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천은 도평리와 더불어 포천 최북단에 위치한 중심지이며 산정호수와 명성산이 있는 곳입니다. 오늘은 그동안 가보지 못했던 운천을 가보고자, 5400원을 주고 의정부로 가는 진흥고속 직행버스에 승차하였습니다. 때마침 본인이 탔던 버스가 의정부를 경유하여 포천까지 가는 버스였지만, 포천까지는 요금이 7000원이나 되어 도저히 표를 끊을 엄두가 나지 않더군요. 오전 10시 30분이 되자 포천행 버스는 출발했고, 오후 12시에 의정부터미널에 도착합니다.
의정부터미널에 내린 저는 138-6번 대신 명물찌개거리에서 72번을 타고 포천 쪽으로 가게 됩니다. 138-6번을 바로 길 건너 차이로 보내버리는 매우 안습한 상황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138-6번 놓치면 일이 꼬이는데 -ㅅ-;;;;
비록 72번은 의정부터미널 이후 바로 포천 쪽으로 가는 게 아니라 금오동 아파트 단지들도 들른 후 포천으로 가는 노선이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그게 나았습니다. 138-6번이 의정부역에서 대기 타다 시내 돌고 나오려면 기본으로 20분은 잡아 먹어야 하니 그 시간차를 이용할 생각이었던 겁니다. 어차피 72번도 포천 가는 길로 들어선 다음부터는 쭉 직선코스이니 손해를 보는 장사도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축석고개를 넘어 송우리로 가던 도중 반대편을 보니 138-6번이 또 한 대 지나가네요. 이건 뭐 어떻게 된 거지??
오후 12시 45분에 포천시청에 도착하여 여기서 내린 다음 138-6번을 기다리는데, 정말 버스 한번 짜증스러울 만큼 안 옵니다. 그러다가 오후 1시가 되니 갑자기 웬 로얄미디 버스 하나가 정류장에 도착하는데, 포천상운 53번입니다. 그런데 버스 앞에 달아놓은 행선판에 운천이 적혀 있다보니 갈등을 때리다가, 자주 다니는 버스 같지가 않아 얼른 승차합니다. 운천에서 바로 나갈 수 있을 것 같지는 않고 30분 이상은 갇혀 있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조금 주저되었지만, 어쨌든 운천은 갔다 와야 했으며 138-6번도 언제 올 지 몰랐기에 그냥 타기로 한 겁니다.
혹시 시간표가 붙어 있는지 찾아보니 내리는 문에 시간표가 붙어 있었는데, 역시 자주 다니는 버스가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다음 차는 오후 5시 20분이더군요.;;;
나중에 포천상운 62번을 탔을 때도 그랬지만 포천상운 노선들은 차 안에 시간표가 잘 붙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시간표를 잘 보이게 붙여주는 서비스는 좋지만, 시청 홈페이지에도 시간표 좀 잘 올려주면 안되겠니? -ㅅ-;;;
포천시내를 벗어난 버스는 신북 가기 전에 가채리도 경유를 한 다음 운천으로 빠르게 달립니다. 승객들은 모두 어르신들이었고 젊은이는 저 하나뿐이었죠. 성동리와 양동에서 손님들이 내리고 오후 1시 30분이 되자 운천에 도착합니다. 버스는 저를 포함한 나머지 승객들을 내려주고 대회산리로 가는 손님들을 태운 다음 바로 나가버렸습니다.
운천은 영북면소재지답게, 그리고 철원으로 넘어가는 길목에 있는 동네답게 교통편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직행버스의 비중이 컸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갔을 때 이미 매표소는 폐쇄된 상태였는데, 교통카드의 보급 및 직행버스들도 교통카드 승차가 가능해져 생긴 어쩔 수 없는 시대적 현상이었습니다. 카드와 승차권 모두 잘 쓰는 양평과는 대조되는 곳이었죠.
터미널 안에 들어가 버스 시간표와 요금표를 사진으로 촬영하는데, 이건 뭐 도저히 할 게 없어지더군요. 동두천 가는 54번은 제가 도착하기 10분 전에 이미 가버렸고, 산정호수는 내키지도 않아서 조금 노닥거리니 71번이 왔지만 그냥 보냈습니다. 관인을 갈까 했지만 71번도 그렇거니와 관인에서 나갈 방법을 당시에는 59번이나 냉정리행 5번 버스밖에는 알지 못했기에 그것도 안 되었습니다. 지금 이 여행기를 쓰는 현재 생각해 보면 운천에서 관인이나 동송으로 갔다 연천 넘어가는 것도 해 볼걸 하고 후회하지만, 당시에는 그쪽 버스들 시간을 몰랐으니 하지 못했었죠. ㅠㅠ 결국 저는 에라 모르겠다 포천으로 가기로 하고 동서울 가는 직행을 기다리는데, 직행도 참 이럴 땐 안 오더군요. -ㅅ-;;;
그래도 기다리다보니 만나게 된 선진고속 직행버스.
행선지를 보니 동서울 가는 거였는데, 포천까지 요금은 2500원입니다. 같은 포천시인데도 요금이 2000원을 넘다니 -ㅅ-;;;
하지만 138-6번은 올 것 같지도 않고 그냥 짱박히기도 그래서 울며 겨자먹기로 탑니다. -ㅅ-;; 포천까지는 20분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는데, 시간을 보니 오후 2시 30분이더군요. 그제서야 점심 생각이 나서 롯데리아에 들어가 햄버거로 점심을 해결하는데 본인이 찍어보고 싶었던, 그리고 노선 안내를 위해서는 꼭 찍어 봐야만 했던 버스들이 슝 지나가 버립니다. 56번, 58번 등등이었는데, 특히 56번 놓친 건 좀 뼈아팠습니다. 전곡 갔다 적성으로 갈 예정이었기 때문입니다. 포천은 언제 또 다시 올지 모르는데 정말 뭔가 참 안 따라주네요. ㅜㅜ
56번은 한 시간 간격으로 있으니까 그냥 기다렸다 탈 만 했었지만, 역시 이 당시에는 그걸 알지 못했다는 것이 불행이라면 불행이었습니다. 또한 가는 모습을 보니까 포천시청도 안 가고 바로 다른 데로 가버리는 듯한데 타는 곳도 모르겠고 -ㅅ-;;; 그냥 의정부 찍고 가야겠다 하고 점심 해결 뒤 포천시청 정류장으로 이동합니다.
계속 버스를 기다리다보니 59번이 지나가고, 별안간 62번이 나타나는데 이게 양주역을 간다길래 냉큼 승차합니다. 62번도 53번과 비슷한 위치에 시간표가 붙어 있었는데, 2~3대 정도로 운행하는 듯했습니다. 물론 이 시간표도 카메라로 박아둡니다.
62번은 어떻게 해서 양주역으로 가는지 궁금했는데, 대진대와 송우리까지 내려왔다가 축석고개 이르기 전에 우회전을 하여 양주로 가더군요. 고갯길을 하나 지나게 되었는데, 16번을 타고 하저리를 갔었을 때 봤던 그 높다란 고갯길과 흡사했습니다. 양주역에 도착하니 오후 4시 10분이었고, 62번은 회차를 위해 어디론지 가버립니다. 전곡에 오후 4시 30분까지 도착하기는 이미 틀린 일이었고, 이번에는 대양운수 61번을 탈 것 같았습니다. 그동안 전곡에서 적성 가는 버스는 여러 번 타 봤지만 모두 100-52번이어서 61번은 언제 타보나 싶었는데, 사람이 원을 세우면 언젠가는 이뤄진다는 말이 헛소리가 아닌가 봅니다. ㅋㅋ
그런데 양주역에서 열차를 타려고 열차도착 안내판을 보니 열차 간격들이 무지하게 환상적입니다. 그나마 제일 가까이 오는 게 운좋게도 소요산행이었지만, 그 소요산행은 아직 의정부도 못온 상태였죠. 하지만 결국 어쩔 수 없이 소요산행 기다려서 타고 갑니다. 하지만 동두천 구터미널의 시간표가 생각이 나서 소요산역 대신 동두천중앙역에서 내려 구터미널을 들러주었습니디.
동두천중앙역에서 구터미널까지는 처음 가 보는 길이었지만 지도로 익히 봐왔던 곳이라 금방 찾을 수 있었고, 구터미널 정류장에 가보니 과연 대양운수 51, 60, 1번 등의 시간표가 있어 촬영을 할 수 있었습니다.
시간표 촬영을 끝낸 저는 53번을 타고 전곡으로 갑니다. 반대편에는 50번, 52번, 39-4번, 37번 등이 지나가네요. 오후 5시 30분까지 여유시간은 충분했기에 별 걱정은 되지 않았지만, 과연 여기서 전곡까지 버스로는 얼마나 걸릴지 궁금증이 생깁니다. 하지만 53번은 KD운송그룹 버스가 아니기에, 39번보단 빨리 가겠지요 뭐. ㅋㅋ
전곡에는 다행히 오후 5시 20분에 도착했고, 출발 대기중이던 61번에 환승할인을 받아 승차했습니다. 오후 5시 30분에 버스는 출발하는데, 웃양원리를 경유하는 막차였습니다. 기왕이면 삼화리도 같이 가면 좋았을 텐데, 아쉽게도 삼화리는 다시 전곡으로 돌아갈 때 경유하더군요. ㅠㅠ 그런데 이번에는 그 작은 카운티에 입석까지 생길 정도로 사람들이 많았습니다(이 날로부터 2년이상의 세월이 지난 2011년에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날은 전곡 장날이었더군요).
양원리를 지나서야 앉을 수 있었는데, 버스는 잠시 후 사진으로 봤던 벽돌 담장을 지나 웃양원리로 진입합니다. 웃양원리 가는 길은 쩔진 않았지만 버스가 참 깊이 들어가더군요. 웃양원리를 찍고 나온 후에는 적성 쪽으로 가다가 봉화촌을 들러주는데, 대양운수 52번을 목격합니다. 아까 동두천 시내에서 52번을 봤을 때 행선지에 봉화촌과 삼화리가 적혀 있었는데, 설마 100-52번과 61번이 오는 그 봉화촌,삼화리는 아니겠지 싶었지만 그 봉화촌, 삼화리가 맞았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오우 ㅋㅋ
버스는 봉화촌에서 바로 돌려 나와 적성을 향해 달렸고 적성에는 오후 6시 25분에 도착합니다.
이제는 문산에서 오후 7시 3분에 있는 경의선 통근열차를 탈 차례입니다. 서둘러 92번을 타야 하는데, 막상 92번은 아까 전에 가 버렸는지 도무지 오질 않습니다. -ㅅ-;;;
결국 오후 6시 30분에 도착한 92번을 타고 바로 적성을 떠나는데, 적성에 조금 더 있다가 가보고 싶었지만 시간이 허락치 않네요. ㅠㅠ 그런데 적성에서 문산 가는 것도 상당히 멀었습니다. 게다가 이번에는 지선이 아닌 본선인지라 장파리를 돌아 나오기까지 하는데, 이럴 땐 역시 92번 자장리 지선이 있었어야 하는 건데 싶더군요. -ㅅ-;;
61번 탔다고 이후 시간이 왜 이리 그지같은지, 시간이 참 안 따라주네요. 그나마 사람이 안 탔다면 모르겠는데, 사람들이 찔끔찔끔 한명씩 두명씩 타기까지 해서 더더욱 그랬습니다. 이러다 열차 못 타는 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슬슬 밀려오지만, 버스는 빨리 갈 생각을 하질 않았죠. 문산읍에 진입하니 오후 6시 55분인데, 이제 조금만 더 빨리만 가 준다면 한진아파트에서 역까지 뛰어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하늘은 그것마저 허락해 주지 않았습니다. 문산터미널에 내리니 이미 시간은 오후 7시 10분이었던 겁니다. 단 몇 분 차이로 경의선 통근열차를 놓치고 말았죠. 이제 7월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7월부터는 문산까지 수도권 전철이 다니게 되어 이 통근열차는 문산과 임진강, 도라산역을 잇는 단거리 열차로 전락한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정말 아쉬웠습니다. 결국 임진각 갈 때 서울역에서 힘겹게 탔던 그 통근열차가 마지막으로 타본 경의선 통근열차가 되고 말았죠. ㅜㅜ
하지만 어쨌든 시간은 늦은지라 저는 울며 겨자먹기로 문산을 떠나야만 했고, 신성교통 9710번을 타는 것으로 귀갓길에 오르게 됩니다. 9710번은 광역버스라 카드를 대니 1700원이 빠져나가는데, 정말 돈 몽창 깨지는 듯한 느낌만 듭니다. 통근열차를 안 놓쳤다면 단돈 1400원으로 서울역까지 도로 정체 걱정 없이 아주 편하게 가는 건데 말이죠. ㅜㅜ
아무튼 2009년 3월부터 지금까지의 시승을 통해, 저는 경기도의 도시 간 연계노선들을 대부분 파악하는 데 성공합니다. 이것이 오지노선 시승에도 알게 모르게 자산이 되어줄 거라고는 당시에는 생각지도 못한 채 말입니다. -ㅅ- ㅋ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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