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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스로 떠나는 시골 여행
버스 기행문/2008년~2010년

2009년 6월 12일 - 3-2번을 탔다가 이천과 여주를 찍어본 경기도 남부지역 기행

by 회관앞 느티나무 2023. 4. 10.

오늘 수업이 끝나고 저는 이천과 여주를 가보기로 했습니다. 이번에는 3-2번을 또 타고 싶었는데, 3-2번을 타려면 서둘러야 했기에 때마침 도착한 4호선 열차를 타고 반월역으로 갑니다. 반월역에 내린 다음 박카스도 몇 병 사면서 반월역 버스정류장으로 슬슬 가 보니 340번이 출발 대기중이더군요. 340번은 정확히 한 시간에 한번 다니다보니 시간만 알면 정말 타기가 쉬워서 좋았죠.


이번에도 버스는 팔곡동, 원리, 송라리, 야목리를 거치고 비봉으로 가는데, 몇 번이나 지나가봤는지 모르겠는 이 길은 의외로 질리지가 않습니다. 버스는 원리에서 사람 한 명을 태우고 빠른 속도로 질주하여 10분 뒤 비봉에 도착합니다. 비봉에 도착하니 곧 반월역으로 올라가는 340번과 교행을 하게 되었죠. 340번의 교행 장면은 사실 몇 번 더 봤었는데, 매번 사진 속 저 장소인 걸 보면 반월역과 발안 양측에서 출발하면 꼭 이곳에서 만나는 듯 했습니다.


▲ 340번은 비봉에서 이 길을 이용해 팔탄, 발안쪽으로 내려갑니다.

 

▲ 340번과 교행을 합니다. 2대로 운행하는 노선이었기에 처음이자 마지막 교행이었죠.



은근히 좁은 길이라 아찔했던 교행 이후 버스는 곧 발안으로 질주합니다. 창곡리도 지나고 팔탄 진입 직전 고갯길 커브도 지나고 발안으로 순조롭게 가고 있었죠. 다행히 버스 안에 손님이 많지 않던 까닭에 팔탄에서 2명 내린 것을 제외하면 발안까지 논스톱으로 달렸고, 저는 오전 10시 40분에 발안시내버스정류장에서 하차합니다. 오랜만에 와보는 발안은 변한 모습은 없어 다행이었지만, 시간표 찾기가 어려운 것도 변한 게 없었습니다. 냐잉 -ㅅ-;;;


화장실도 다녀오고 의자에 앉아 있으니, 오전 11시 9분에 드디어 3-2번이 도착합니다. 환승시간이 거의 다 되어 가기에 일단 카드부터 찍자는 생각으로 버스에 들어가 카드를 찍으니 다행히 환승이 찍혔고, 기사아저씨께서 "오늘 또 왔네요" 하며 반겨주십니다.

 

 

▲ 3-2번을 다시 사진으로 남기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카운티는 찍었습니다. ㅋㅋ 조암~발안을 운행하는 경진여객 시내버스도 이 공터를 이용했었지요.

 

▲ 2023년 4월 현재는 이미 역사자료가 된 지 오래인 오산교통 2번. 용소리 경유여서 용소리 판대기가 올라와 있습니다.

 


그렇게 이틀 만에 다시 뵙는 기사아저씨와 군대 이야기 등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기사아저씨께서 커피도 한 잔 사 주셔서 같이 커피도 마시고 차 안에 들어오니 오전 11시 27분입니다. 버스는 손님 한명 더 태워 오전 11시 30분에 발안시내버스정류장을 출발합니다. 저번에 기사아저씨께서 말씀하신 대로, 발안에서는 3-2번이 별로 인기가 없었죠. 3-2번이 워낙 뜸하게 다니고 111번보다 돌아가기 때문인 것이 맞았는데, 분명히 이것도 오산 가는 버스이건만 노인분들 말고는 아무도 안 타더군요. -ㅅ-;;


발안시내를 빠져나온 버스는 곧 쿵쿵거리며 관리로 들어갑니다. 3-2번은 정말 관리 그 좁은 길 들어갔다 나오는 것, 그리고 기사아저씨와 승객들 간의 구수한 대화가 큰 매력이었죠. ㅋㅋ 게다가 아까 탔던 아저씨께서는 말씀하시는 것을 보니 같은 회사 사람인 것 같았습니다. 덕분에 오산까지 오는 내내 재미있는 분위기였죠. ㅋㅋ

오산대학에서 오산역으로 갈 때 무단횡단하려는 사람이 있었는데, 정말 까딱하면 사고가 날 뻔한 아찔한 상황이었습니다. 덕분에 기사아저씨께서 "하여튼 오산 사람들 무단횡단 자주 하는 건 알아줘야 한다니까. 사고 나는 건 아무렇지도 않나 봐~" 하며 성질을 내시더군요. 이런 일을 겪으신 적이 좀 많았던 듯했습니다. -ㅅ-;;;

버스는 오후 12시 20분에 오산역에 도착했고, 기사아저씨와는 아쉬운 작별인사를 해야 했습니다. 또 뵈러 오겠다는 인사를 드리며 반월역에서 산 박카스 한 병도 드렸죠.

 


오산역에 도착한 저는 이제 어떻게 이천으로 갈지 고민 끝에, 모란역으로 가서 31-3번을 타고 광주를 거쳐 이천으로 가기로 합니다. 용인에서 이천으로 갈 수도 있었지만 24번이 오려면 시간이 많이 남았던 겁니다. 죽전역에 내려 분당선을 이용해 모란역으로 가기로 한 저는 미즈모아산부인과 건너편 정류장에서 성남으로 가는 116-1번을 탑니다. 아주머니 기사가 운전을 하셨는데 역시 KD운송그룹 노선답게 90도 인사는 기본입니다. 운암단지도 보고 동탄면도 보고 동탄신도시도 구경하며(동탄에도 버스 중앙차로가 있었다는 것이 의외였습니다), 정체가 없어 다행이었던 신갈오거리도 지나 오후 1시 40분에 죽전역에 하차합니다.


▲ (2장 모두) 도로가 큼직큼직 넓었던 동탄신도시. 보이는 게 다 고층 아파트였습니다.

 

▲ 동탄에도 버스 중앙차로가 있었다는 것은 의외였습니다. 마치 일산을 보는 듯한 느낌도 들었지만, 일산과는 다르게 한산했다는 것이 대조적이긴 했습니다.

 

▲ 2023년 4월 현재는 전 차량 모두 저상버스로 운행중인 수원여객 7-1번. 뉴슈퍼 에어로시티가 다니던 시절도 있었죠.

 


죽전역에 도착하니 열차가 금방 출발할 거 같은 느낌이 들어 얼른 승강장으로 가보니, 예상대로 선릉행 열차가 하나 대기중이었습니다. 얼른 열차 안으로 들어갔더니 바로 출발하는데, 분당선의 역 간격은 누가 분당선 아니랄까 봐 정말 장난 아니게 길었습니다. 덕분에 모란역에는 오후 2시 25분에 도착했고 31-3번이 잠시 뒤 옵니다.


모란역에서 광주를 갈 때, 32번과 17번은 돌아서 가지만 31-3번은 바로 가니 정말 딱이었습니다. 출발대기를 하던 버스는 오후 2시 30분에 출발하는데, 상대원을 지나니 등장한 고개가 예상외로 정말 쩔더군요. 청평~양평 시내버스만큼은 아니었지만 성남에도 이렇게 험한 고개가 있었나 싶어 놀랍기만 합니다.

 

▲ (2장 모두) 이렇게 급한 경사를 상당히 오랫동안 올라갑니다. 로얄미디의 엔진소리가 귀청을 때리고 있었죠.

 

▲ 고개 정상에서 만난 경기도 광주시 이정표.

 

▲ 내리막길 구간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모란역에서 광주로 돌아가는 것 없이 바로 쏴주는 노선이라 31-3번을 타긴 했지만, 이렇게까지 쩌는 고갯길이 나올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다음 번 광주 올 때도 31-3번 탈 듯하네요. ㅎㅎ

쩌는 고갯길을 지나니 광주시내가 나오는데, 원래는 광주시청에서 내리려 했던 것을 파라다이스 아파트에 잘못 내리고 말았습니다. 버스에서 내려 광주시청을 향해 걸어가보는데, 막상 날씨도 더워 땀이 줄줄 나는데 시청은 보이질 않았습니다. 딱 한 정류장이랬는데 왜 이렇게 멀지 -ㅅ-;;;

 

 

▲ 광주에 처음 와보는지라 걸어서 와버린 밀목사거리. 오른쪽으로 가면 KD운송그룹 광주차고지가 있었죠.

 

 

결국 시청을 보긴 했으나 이미 밀목사거리까지 올라온 뒤였습니다. 광주시청에서 이천 가는 114번 타려 했는데 뻘짓을 했네요. 결국 다시 시내쪽으로 가기는 틀린 일이라 밀목을 지나 우회전을 해보니, 이번에는 차고지가 나오는 거였습니다. 차고지 주변은 아무 것도 없었는데, 차고지에서 승차 허용을 하지 않는 회사들도 많다는 걸 고려하면 여기서 버스를 타지 못할 수도 있으니 정말 미치겠더군요. -ㅅ-;;;

하지만 다시 시내로 걷자니 또 한 세월이라, 일단 저질러 놓고 보자는 생각에 차고지로 가보니 마침 이천으로 가는 114번 한 대가 나오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타려고 했더니 다행히 기사아저씨께서 태워주시더군요. 비록 카드 찍으니 환승은 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탔다는 게 중요했죠. ㅎㅎ


차고지를 떠난 버스는 다시 광주시내로 진입하는데, 31-3번을 광주시내에서 목격한 저는 정말 땅을 칩니다. 그냥 가만히 타고 있다가 내리면 되는 거였는데 -ㅅ-;;; 광주시내버스의 복잡한 시내운행 구조를 이날 처음으로 접합니다. 도대체 얘네들 어떻게 움직이는 건지 당황할 수밖에는 없었죠.

 

 

▲ 반대편인 광주 쪽으로 달려가는 114번. 옆면 아래쪽이 약간 다른 걸 제외하면, 역시 제가 제일 좋아하는 차종이었죠.



광주시내에서 사람들을 잔뜩 태운 버스는 쌍령리를 거쳐 곤지암에 도착했고, 여기에서 사람들이 좀 내리고 몇 명이 탑니다. 곤지암을 지나 한참 달리니 동원대학이 나왔고, 고개를 넘어가니 곧 이천시 이정표가 등장합니다.

 

 

▲ 광주/이천 시경계.



이천도 면적이 넓어서 그런지 시내까지는 더 가야 했지만, 수광리와 수양리에서 사람들 타고 내린 것을 제외하면 다 이천까지 가는지 내리는 사람이 없더군요. 덕분에 20분도 안 되어 종점인 이천터미널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 (2장 모두) 생각보다 컸던 이천시내, 그리고 이천터미널.

 

▲ 제가 왔던 정류장은 이포 방향 버스가 출발하는 곳이었습니다. 현방리, 이포 방향 버스 시간표가 붙어 있는데, 상호리 노선(23-1)과 장흥리 노선(23)이 통합된 지 오래인 2023년 4월 현재 시점에서 다시 보니 정말 격세지감이었죠. -ㅅ-;;;



이천에서는 다행히도 시간표 얻기는 어렵지 않았습니다. 터미널 정류장에 아예 시간표가 떡 하니 붙어 있었던 겁니다. 여주에도 정류장에 시간표가 붙어 있었는데 이천에도 여주와 똑같은 스타일이더군요. KD운송그룹이 좋은 점 중 하나가 바로 이 시간표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죠. 그놈의 정속운행 때문에 느려졌다는 게 문제지만요. -ㅅ-;;

이 동네는 여주와 마찬가지로 번호 달린 버스가 별로 없었습니다. 굳이 꼽아도 114, 111, 12, 8, 28번 정도?? 그저 이천시내버스, 이천공영버스 라고만 해놓고 행선판 꽂고 다니는 체계였습니다.

 

▲ 이천에서 흥천으로 가는 버스.



시내를 둘러보고 시간표도 알아낸 뒤, 이천시내버스는 나중에 와서 타보기로 하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여주로 가는 111번을 기다립니다. 중간에 죽당리, 송라리, 태평리 가는 버스들이 출발하고 곤지암 올라가는 114-1번더 터미널 정류장에 있다가 출발하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 114-1번도 곤지암의 행선판 노선에 속하더군요.

 

 

▲ (2장 모두) 곤지암~이천을 잇는 일반시내버스인 114-1번. 이 노선의 정체는 곤지암의 오지노선에서 운행하는 차량이었습니다.



드디어 111번이 도착하여 승차하니 버스는 이천 시내를 돌고 42번 국도를 따라 여주를 향해 달려주었습니다. 마을과는 멀어지기만 하는 아쉬운 신도로를 버리고 구도로로도 주행을 하는데, 부발에서 사람 몇 명 태웁니다.

 

▲ 조용한 분위기이던 부발읍사무소 인근 동네.



부발은 약간 침체된듯한 분위기가 나는 그런 동네였습니다. 가만히 보니 버스라고는 111번밖에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는데, 물론 111번 말고 다른 버스도 있긴 있었지만 그것들은 자주 오는 것 같아 보이지 않았던 겁니다. 부발을 지난 버스는 신도로를 따라 여주군으로 진입합니다.

 

 

▲ 111번 사진은 역시 반대편으로 달려가던 버스로 대체합니다.

 

▲ 앞이 탁 트인 평야지대이던 이천/여주 시경계. 멀리까지 아주 잘 보입니다.



뒤이어 도착한 능서는 부발과 다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여기는 부발보다는 일반시내버스가 자주 다니는 듯 했습니다. 또한 111번은 세종대왕릉도 가기는 가더군요. 다만 바로 앞으로는 가지 않을 뿐이었죠. 나중에 세종대왕릉을 가볼 때엔 한참 도보를 해야할 것 같습니다. 냐잉 -ㅅ-;;;

능서를 나온 버스는 곧장 여주를 향해 달렸고, 저는 여주터미널에 하차합니다. 여기서도 시간표를 찾아 돌아다니며 도로에 다니던 버스들을 찍어보았죠. 카메라에 담아야 하는 노선들의 숫자는 오늘도 조금씩이지만 줄어들고 있었습니다. ㅋㅋ 하지만 여주는 우리집에서 정말 먼 곳인데다 전철도 없는 곳이었기에(이 당시에는 성남~여주 경강선 전철이 없었다는 걸 다시 한 번 생각해야 됩니다. -ㅅ- ㅋ), 슬슬 귀갓길에 올라야 하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시간이 벌써 오후 5시를 향해 치닫고 있는지라 급히 터미널 승차장으로 가게 되었죠.

 

그.런.데.

 

구석 승차장에 금강고속 양평행 시내버스는 물론, 백성운수 37번 버스도 주차되어 있었던 것을 보았고, 순간 4월 3일날의 그 37번 기사님이 떠오르더군요. 양평 가는 차는 어디서 타느냐, 이거 타고 터미널 종점까지 가도 탈 수 있지 않느냐 했더니 그렇지 않다고 신경질에 가까운 투로 말씀하셨던 분이었던 겁니다. 그때 당시에는 그런가보다 하고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읍사무소 가서 양평행 버스를 탔었는데, 알고보니 제가 그 기사아저씨에게 낚인 것이었죠. 그때 한마디만 더 하면 큰 소리 나올 거 같아서 더 이상 말도 못하고 그냥 내렸었는데, 당시에는 처음 와본 곳인지라 쪽도 못 썼던 겁니다. 그 당시 일이 생각나니 갑자기 화가 치밀더군요. 아니 양평행 버스도 여기서 출발하는 거 맞구만 이 무슨 -ㅅ-;;;;

 

 

▲ (2장 모두) 여주터미널 안에서 만난 백성운수 37번, 그리고 금강고속 양평군내버스. 이 날에서야 저 노선들이 여주터미널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망할 37번 기사양반 같으니 -ㅅ-;;;;

 

 

아무튼 금강고속 버스쪽으로 다가가니 기사아저씨께서 판대기를 아직 교체하지 않으신 듯 여주만 꽂혀 있었는데, 뒤를 돌아보니 시간표가 있습니다. 이상하게도 여주터미널에 시간표 적혀 있는 곳에는 양평행 시내버스의 시간표가 없었는데 여기서 볼 줄은 꿈에도 몰랐었습니다. 오우 ㅋㅋ

 

 

▲ 양평~여주 금강고속 양평군내버스 시간표. 여주터미널 출발시간입니다.

 

 

시간표를 카메라로 잘 박아두고 시간을 살펴보니, 10분 뒤에 출발하는 게 있었습니다. 올레~

 

버스는 저 말고도 여러 명을 태운 채 오후 5시 20분에 여주터미널을 출발하여 여주읍내부터 한바퀴 돕니다. 제가 탄 버스는 대신,곡수 경유 양평행. 아싸 저번처럼 용문으로 돌아가는 공포의 장거리 군내버스 아니다 ㅋㅋ

덕분에 개군터미널도 오늘 지나가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버스가 여주읍내부터 돌고 가는 건 이미 알고 있었는지라 느긋하게 있는데 사람들이 정말 많이 타더군요. 정말 양평행 버스는 터미널에서부터 타야 편하게 앉아갈 수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느낍니다. 저번에 본인이 고생해서 탔던 여주읍사무소 정류장에서도 사람들이 승차하였고, 그제서야 여주읍내를 벗어날 수 있었죠. 읍내를 벗어나기 직전, 신호에 걸려 버스를 세우게 된 기사아저씨께서 그제서야 판대기를 바꾸시는데, 저를 보더니 "바꾸는 거 깜빡했는데 (시간표 있으니까) 다들 잘 탔겠지??" 하며 웃으시네요. ㅋㅋ 덕분에 저도 웃습니다. ㅋㅋ

 

 

▲ 대신고등학교 정문 앞.

 


여주읍내를 벗어난 버스는 누가 금강고속 아니랄까봐 빠른 속도로 달려 오후 5시 40분에 대신에 도착합니다. 그런데 대신터미널을 찍고 나와 곡수리 쪽으로 좌회전을 하려는데, 앞에 경찰차가 좌회전 신호가 떨어졌는데도 계속 가만히 있더군요. 엥?? -ㅅ-;;;

 

보다못한 기사아저씨께서 성질을 내시며 여러 번 경적을 울리게 되었고, 한 5번쯤 빵빵거리니 그제서야 앞으로 가더군요. 기사아저씨께서 "신호등도 안 보고 저래 있는 놈이 어디 있어?" 하시고 저는 맞장구를 칩니다. 계속 직진을 했던 버스는 드디어 양평군으로 진입하였고 바로 곡수삼거리에 도착을 하는데, 이번에는 용문 경유와는 달리 삼거리에서 그냥 직진을 해 버립니다. 용문 경유 양평행과 바로 양평으로 가는 버스는 곡수삼거리에서 타는 곳이 다르다는 중요한 정보를 알아낸 순간이었습니다.

 

 

▲ 곡수삼거리 정류장. 여주에서 용문을 경유해 양평으로 가는 버스는 저기서 타야 하지만, 용문을 경유하지 않고 바로 양평으로 가는 버스는 저기서 기다렸다간 피봅니다.

 


곡수삼거리를 통과한 버스는 다시 빠른 속도로 질주하여 10분만에 개군에 도착합니다. 정류장은 많았지만 가끔 가다 한 두명 내리는 정도여서 다행이었죠. 정말 지평,용문 경유 양평행을 탔더라면 어땠을지 몸서리가 쳐집니다. 그 노선은 달려도 달려도 양평은커녕 용문도 나오질 않았으니 말입니다. 그 노선으로는 여주에서 양평까지 2시간이 걸렸고, 내릴 때 1000원이 찍혔으니 말 다했죠(승차하면서 환승할인 처리되었었음). -ㅅ-;;;;

 

 

▲ 개군 입구. 개그맨 이수근의 고향인 주읍리가 속해있는 그 개군입니다.

 

▲ 한가한 모습의 개군 시내.

 


개군 어귀와 시내는 사진으로 담았으나 개군터미널은 찍지 못했다는 게 아쉬울 따름입니다. 어쨌든 개군터미널에서 승객 몇 명이 내리고 또 버스에 몇 명이 더 승차한 채 양평을 향해 달립니다. 개군을 지나니 양평은 금방이었습니다. 양평에 내리고 보니 오후 6시 10분이었으며 고작 1시간 남짓밖에 안 걸리더군요. 그런데 터미널에 도착하여 내릴 때 카드를 찍으니 이상하게도 하차요금이 0원이 나옵니다. 이거 탈 때도 환승으로 타서 0원 찍혔었는데...??? 아무튼 알쏭달쏭한 카드 단말기입니다. 단말기의 노선 세팅을 잘못 하셨나?

한편으로는 양평군내버스 기사아저씨들의 고충이 장난 아닐 것 같았습니다. 누가 여기서 단말기, 경기도 버스정보시스템(GBIS)에 설정된 노선번호 보고 타고 다닌다고 맨날 단말기 조작을 해야만 하니 말이죠. -ㅅ-;; 예전에는 그냥 행선판만 바꾸면 될 일을 지금은 카드 단말기를 눌러가며 노선을 일일이 바꿔줘야 하니, 예전보다 불편해졌을 것 같더군요.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이미 교통카드와 통합환승제는 수도권의 교통 흐름인 것을요.

 

어쨌든 터미널에 도착하자 시간표부터 살폈는데 4월달과 비교하니 다행히 변한 것은 없었습니다. 양평터미널 시간표는 정말 많이 좋아진 겁니다. ㅋㅋ

 

 

▲ 새로 깔끔하게 바뀐 양평터미널 시간표. 이것만큼 깔끔한 시간표는 더 이상 없을 것입니다. 한편으로 이 시간표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게도 했습니다.

 

▲ 이 당시의 2000-1, 2000-2번 시간표. 이 당시에는 경의중앙선 전철이 양평역까지 오는 시절이 아니었기에, 오후 9시에 출발하는 2000-1번 막차를 놓치면 양평에서 나오는 게 많이 어려워지는 것이 현실이었습니다.

 


작년에는 6월에 양평터미널을 갔었는데 그때는 현재와는 시간표의 모습이 180도 달랐던 겁니다. 어쩌면 당분간 양평군내버스의 시간표는 변할 일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렇게까지 깨끗하게 해 놨는데 자주 바뀐다면, 종이로 가려놓고 새로 적어 붙이는 등, 금방 시간표가 누덕누덕해질 테니 말입니다. 

이런 생각들은 생각이고, 다시 현실로 돌아와 시계를 보니 오후 6시 20분입니다. 이젠 집으로 빨리 돌아갈 때가 되었습니다. 2000-1번 타고 가면 더 늦을 거 같았기에, 울며 겨자먹기로 4700원 내고 오후 6시 40분에 있는 동서울로 가는 직행버스를 타게 되었죠.

 

 

▲ 이 당시의 동서울행 직행버스 승차권. 손이 나온 것은 죄송합니다. -ㅅ- ㅋ

 

 

버스 안에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다행히 좌석이 딱 하나 남아있어 편하게 앉아서 갑니다. 교통체증이 조금 있긴 했지만 그래도 서울을 향해 빠르게 질주한 버스는 오후 7시 20분에 동서울터미널에 도착했고, 저는 지하철을 이용해 귀갓길에 오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