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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이야기

송산신도시에 대해 필자가 예상했던 것, 2018년 12월 현재의 송산신도시(동측)에서의 세력판도

by 회관앞 느티나무 2022. 9. 2.

※ 이 글은 카카오의 다음 블로그의 중단 및 티스토리로의 이전 정책으로 인하여 옮겨온 것이다. 실제 작성일은 2018년 12월 25일임을 밝혀둔다.

 

 

안산~화성 시내버스의 이해관계 당사자인 안산시와 경원여객, 그리고 화성시와 제부여객의 입장 및 상황 정리가 저번 글을 기해 끝이 났다. 근거가 꽤나 많고, 배경 설명도 필요한 문제였기 때문에 본의아니게 글이 길어진 감은 있다. 하지만 그것들 다 지금 쓰려는 이 글을 위해 그런 것이니 심심한 양해를 부탁드린다. 이 글을 읽다가 의문사항이 생긴다면 이전 글들을 참고해보면 될 것이다.

 

 

 

1. 필자가 송산신도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

 

필자는 시승기들을 보면 알겠지만, 동네 구경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다.

경기도 내 다른 동네들도 많이 다녔지만 필자의 고향인 시흥시부터 시작해서 안산시는 물론, 그 옆의 수원시, 그리고 화성시에도 오래전부터 관심을 가져왔었다. 특히 화성시는 더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는데, 필자가 처음으로 오지노선을 타게 된 계기가 바로 수원여객의 배차간격 2~3시간짜리 노선들 때문이었다. 이들 노선의 종점이 바로 화성시에 있는 리 단위 마을(하저리라든가, 보통리라든가, 귀래리라든가...)이었던 것.

 

그런데 필자가 화성시로 가기 위해서는 반월역에서 330번 좌석버스를 무조건 타야만 했었다. 필자가 수원 주민이었다면 수원역에서 바로 남양이나 발안 등지로 가는 시내버스를 타면 됐겠지만, 안산에서 들어가야 했기 때문에 당시에는 그것 말고는 화성시로 들어갈 버스편이 없었기 때문이다(나중에 340-1번이 생기고 나서는 발안 및 조암 등의 시승 진척도가 훨씬 빨라지긴 했지만 이것도 좌석버스(...)). 그래도 이런 불편함 속에서도 결국은 화성시 서부에선 안 타본 노선이 거의 없을 정도까지 시승을 진행했었긴 하지만, 안산~화성 시내버스가 없는 것은 한편으론 아쉬움으로 남아있었다. 그러니 송산신도시 입주 소식에도 관심을 안 가지는 게 이상하지 않을까? 송산신도시에도 분명히 노선버스가 생길 테니까. 그리고 바로 이것이 정말 오랫동안 지지부진했던 안산~화성 시내버스 문제를 종결지을 첫 매개물이 될 것이었으니까.

 

 

 

2. 필자가 이전에 했던 예상

 

그래서 필자는 송산신도시가 몇 년 내로 생긴다는 소식을 접하자마자 지도를 보게 되었고, 아래와 같은 예상을 할 수가 있었다.

 

 

㉠ 송산신도시와 남양은, 안산과의 왕래가 매우 많아질 것이다. 이쪽 사람들이 지하철을 타려고 한다면 안산이 가까울까, 수원이 가까울까?

 

㉡ 특히 송산신도시 동측지구는 화성시에 속하지만, 사실상 안산이나 다름없는 곳이 될 것이다.

 

㉢ 소강 상태였던 제부여객과 경원여객의 기싸움이 다시 시작되는데, 송산신도시뿐만 아니라 남양과 사강까지도 바라보는 큰 그림이 가능한 관계로 아주 팽팽한 대결이 될 것이다.

 

㉣ 아쉬운 쪽은 화성시와 제부여객이 되고 안산시 버스회사인 경원여객이 주도권을 갖게 될 것인데, 송산신도시와 남양 주민들은 이 때문에 안산시와 화성시의 기싸움에 말려 한동안 진통을 겪게 될 것이다. (단, ㉢과 ㉣은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서해선 철도라는 매우 큰 변수가 있다)

 

㉤ 송산신도시에서는 경원여객이 주도권을 가지게 되고, 화성시와 제부여객은 고전할 것이다.

 

 

필자가 이 예상을 했던 날로부터 1년쯤 뒤...

2016년 9월 1일에 경원여객은 3102번이라는 노선을 개통하여 운행하게 되었다.

 

필자는 이 노선의 운행 소식을 접하자마자, 송산신도시를 노리고 미리 개통시킨 노선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버스동호인들이 보기에는 그저 태화상운 700번마냥 직선으로 쫙 빠진 좋은 노선이었겠지만, 사실은 승객들에게 환승할인을 받을 수 있는 차편이라는 점을 어필하는 것 말고는 아무런 효과가 없을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3102번이 700번마냥 라성이나 예술인아파트도 가고 이러는 것도 아니고, 그저 상록수역만 갈 뿐이다. 승객들이 많이 탈만한 곳이 상록수역밖에 없고, 푸르지오아파트가 있는 곳은 사실 주민들이 외지로 많이 나가는 것도 아니고 외지인들이 많이 오는 곳도 아니다. 에리카캠퍼스야 물론 환영하겠지만, 학생들이 다 강남쪽에서 오는 것도 아니고... 학교와 강남을 오가는 것 말고는 딱히 이용할만한 메리트가 없다. 직행좌석버스의 요금은 2018년 12월 현재, 초록색 일반시내버스 요금의 거의 2배에 육박하기 때문에 예전처럼 마냥 무시할 수가 없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더더욱 그렇다(또 요금 인상이 된다면 거의 3000원 가까이 될 거라 본다).

 

그런데도 경원여객은 이 노선에 2층버스 차량을 대거 투입하는 행동을 했다. 이걸 보고서 더욱 확신할 수 있었는데, 과연 시간이 지나니 필자의 예상대로 3102번은 정말 송산신도시로 연장이 되었다(사실 연장 안 하는 게 바보다 ㅋㅋ). 송산신도시와 서울을 잇는 버스편도 경원여객이 잡아버리게 된 셈이다.

 

 

 

3. 송산신도시에서의 두 회사의 세력판도

 

송산신도시에서는 경원여객이 처음부터 이기고 들어간 셈인데, 2018년 12월 현재... 이 현상은 심화되고 있다. 경원여객 버스는 3102번을 제외하면 10분 내외의 배차간격으로 송산신도시를 매우 자주 들락거리고 있으나, 화성 버스인 22-2번과 50-8(송산)번은 아래와 같이 운행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위 시간표는 2018년 12월 17일에 송산신도시에서 촬영한 것이다. 송산신도시는 명색이 아파트 단지인데도 배차간격이 저렇다. 더군다나 토요일, 일요일, 공휴일에는 22-2번이 송산신도시를 아예 들어가지 않으며;;;; 50-8(송산)번 조차도 안 그래도 적은 운행횟수가 더 줄어들어 버린다. 안산 생활권이 되어버릴 수밖에 없는 동네 특성 때문이지만, 그래도 명색이 화성시 땅인데 화성 버스는 존재감조차 없게 생겼으니 정말 눈물겨운 상황이다. 원래 처음 노선 개통했을 때는 남양으로 가는 50-8(송산)번 막차시간이 새솔동에서 오후 8시대였는데, 몇 달 지나지 않아 오후 6시대가 되어버렸을 지경이니 말이다.

 

이 때문에 필자는 송산교를 걸어서 넘어가야 되는 어이없는 상황에 빠지기도 했었다. 송산신도시를 10번 타고 들어왔는데 남양으로 가는 막차는 끊겨있었고, 당시 이 곳에 오는 다른 노선버스라곤 3102번뿐이었다보니 말이다. 거기서 비싼 좌석요금 내가며 빠져나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던 일이었는데, 빨간버스 한 번 탈 돈이면 일반시내버스를 2번 탈 돈 약간 안 되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우리는 제부여객이 송산신도시에서의 버스운행을, 사실상 포기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명색이 대규모 아파트 단지(완공되지 않은 아파트들이 많지만 그것들도 결국은 다 완공될 것이고, 주민들은 계속 입주할 것이다)를 가는 버스인데 토,일,공휴일에는 거길 가지 않는다고 하는 것이 말이나 되는가? 더군다나 22-2번과 50-8(송산)번 모두 소형버스 차량인 레스타로 운행중이다. 경쟁자인 경원여객의 버스들은 중형버스나 대형버스들뿐인데 말이다.

 

 

주민들 또한 경원여객 버스를 타면 탔지, 22-2번이나 50-8(송산)번은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 10번 한번 타면 중앙역까지 금방 모셔다주는데, 굳이 남양으로 내려갔다가 다른 차를 탈 이유가 없는 것이다(중앙역은 4호선 전철로의 환승도 물론 가능한 곳이지만, 안산 최고의 번화가가 바로 근처에 있는 곳이기도 하다는 점 또한 참고할 필요가 있다).

 

22-2번을 타고 수원역? 송산에서는 수원역이 너무 멀다. 그리고 22-2번 자체가 원래 수원역~야목리 간 노선이며 이 시절에는 멀쩡한 노선이었는데, 이걸 현재의 송산신도시까지 억지로 연장하는 바람에 정말 병맛 넘치는 노선이 되었다. 필자가 2018년 3월 말에 이 22-2번을 오후 5시 15분쯤에 수원역에서 타 본 경험상... 이용승객은 야목리까지만이고 송산까지 간다고 하는 사람은 필자 혼자뿐이었는데, 그마저도 기사아저씨가 한낮에 있는 차 타라고 하는 것을 필자가 그럼 몇 시 차가 가느냐며 물어보면서 버티는 바람에 송산을 갈 수 있었기 때문. 필자나 기사아저씨나 서로 병맛스러움을 느껴야 했었는데 기사아저씨는 필자 때문에 억지로 송산까지 가야 했고, 필자는 죄인이 된 기분 반, 완전 어이없음 반이었다. 사실 사전에 앱을 통해 22-2번의 운행경로를 보자마자 "이건 야목리 이후론 사람 없겠다" 는 느낌이 오기는 했지만, 어쨌든 22-2번 시간표를 보나 앱을 보나 버스의 행선지 안내를 보나... 22-2번이 송산까지 간다고 되어 있으니 송산 간다고 한 건데 그런 소리를 들어야 하니 어이가 없었던 거다. 필자가 가려는 곳이 어디 시골 마을이라면 총대를 매고 간다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사전에 계획을 했을 텐데, 어디 신도시 간다는데도 그러니 원......;;;;;

(필자가 당시 탔던 22-2번은 야목리 이후로는 비봉시내도 안 거치고 바로 송산으로 직행해 버렸었다. 솔직히 누가 비봉에서 송산신도시, 송산신도시에서 비봉을 간단 말인가;;; 화성시 일 좀 제대로 해라)

 

 

 

4. 결론

 

송산신도시에 대한 필자의 예상은 적중했다고 볼 수 있다.

송산신도시에서 제부여객은 경원여객에게 철저히 패배하고 만 것이다. 화성시가 가라고 해서 갈 수밖에 없었겠지만, 22-2번의 운행경로도 이상했고 송산신도시 주민들의 이동패턴과 제부여객 노선의 운행경로가 전혀 맞지가 않았다. 여러모로 경원여객이 처음부터 이기고 들어갈 수밖에 없는 구조였고, 앞으로도 경원여객은 송산신도시에 노선들을 연장하든 새로 노선을 만들든 해서 추가로 버스들을 더 투입시키게 될 것이다.

 

다만 이 글에 나오는 송산신도시는, 송산신도시 전체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동측지구를 이야기한다는 것을 참고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서해선 철도라는 변수 또한 있다는 점에서, 장기적인 전망은 달라질 수 있다. 다음에는 서측지구 및 서해선 철도까지 포함하여 장기적인 전망에 대해 글을 써 보도록 하겠다.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