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우~혁님
이번에는 정말 오래간만에 원주를 가는것은 물론, 원주~제천의 꽃인 대호지도 가게 되는구먼요. 오늘은 또 어떤 일이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오늘도 내일도 매일매일 일요일
청량리역에서 만난 우리는 오전 8시 10분에 출발하는 안동행 KTX-이음에 승차하였습니다.
[KTX-이음(청량리→원주,제천,단양,풍기,영주→안동)][10100]
청량리 0810 출발 - 원주 0858
양평을 무정차하는 편성인지라 양수리와 양평, 양동 등은 그대로 쭉쭉 달려 통과해 버리고 오전 9시도 안 되어 원주에 도착합니다. 경기도 구간은 모두 빠르게 통과해 버리는 모습을 보니, 그동안 버스들을 타보았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는 그런 느낌마저 들더군요.
열차에서 내려 버스 정류장으로 간 우리는 시내로 올라가는 34-1번을 기다립니다. 원래는 90번을 탈 계획이었지만, 오늘 가볼 예정이었던 단암리에 마을버스가 더 이상 운행하지 않게 되는 바람에 코스에도 수정이 들어갔던 겁니다. 그런데 분명 우리가 평일 시간표와 주말, 휴일 시간표를 헷갈린 것이 아니었는데도 34-1번은 도무지 나타나질 않더군요. 결국 우리는 원래 계획대로, 90번을 타고 원주역을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ㅅ-;;;
[원주 90번(장양리~태장2동,옛원주역,터미널,시청,무실주공,원주역~한라대)][1600] ※ 한라대 0915 출발
원주역 0924 - 이마트 0926 - 봉바위 0930 - 무실주공아파트 0936 - 원주시청 0940 - 원주터미널 0943 - 청소년수련관 0945 - 한주아파트 0950 - 원동사거리 0952 - 평원중앙시장 0956 - 옛원주역 0958 - KT지사 1000
원래 계획대로 움직이더라도 이따 오후에 부론으로 가지만 않으면 되기 때문에, 개쩌는 번재를 날려먹는 것 말고는 문제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분명 토요일 시간표에 회촌을 오전 9시 13분에 출발한다고 적힌 게 왜 결행이 되는지 -ㅅ-;;; 차량고장에 따른 어쩔 수 없는 결행이었을 가능성이 높았지만, 우리는 이래저래 어이없을 수밖에 없었죠.
어쨌든 우리는 옛 원주역을 지나 KT지사에서 하차합니다. 옛 원주역과 중앙시장이야 그동안 원주를 와보면서 지나다녔지만, 원주시청 바로 앞도 어느새 3번은 가본 듯 싶더군요. 옛 원주역은 작년에 보았을 때보다 더욱 폐허가 되어가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지만, 이미 2000년대 초반에 철도청이 검토를 해보니 옛 원주역은 유지가 불가능하다는 결과가 나왔고, 원주시가 철도청의 이 의견을 수용하여 지금과 같이 된 것이라, 그 흐름을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ㅅ-;;;
[도보]
KT지사 1000 - 한라비발디 1013
KT지사에 내리니 딱 오전 10시 정각입니다.
석준스트레인지가 적중하여 오우~ 혁님~! 을 외친 우리는 한라비발디아파트를 향해 슬슬 걸어갑니다. 가까운 거리다보니 많이 걸을 필요는 없었지만, 이제 겨우 오전 10시 넘은 시각인데도 날이 정말 많이 후덥지근합니다. -ㅅ-;;;
가는 길에 마침 편의점이 있어 현금도 뽑고 카드 충전을 하며 천천히 한라비발디아파트로 가보니, 이미 10번 버스가 주차되어 있었습니다.
[원주 10번(관설동종점~영서고교,치악고교,남원주초교,명륜2동주민센터,도영쇼핑,원주의료원,옛원주역,학성중교,터미널,단계현대A~한라비발디A)][1600]
한라비발디 1020 출발 - 단계현대아파트 1024 - 금불사거리 1026 - 원주터미널 1028 - 학성중교 1034 - 원일로중앙시장 1036 - 강원감영 1037
아까 90번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카드를 대니 1600원이 나가더군요. 하차태그를 하지 않아 무료환승라떼를 마시지 못했지만, 이건 의도된 것이다 작년만 해도 1300원이었는데, 해가 바뀌니 일반시내버스 요금을 내면서 보았던 최고 비싼 요금이 되어 있었습니다. 나중에는 일반시내버스도 요금이 2000원쯤 하는 때가 찾아오지 않을까 하는 불길한 예감마저 들었죠.
오전 10시 20분이 되어 출발한 버스는 한라비발디아파트를 나와서는 그대로 쭉 직진을 합니다. 그랬더니 금방 금불사거리라는 낯익은 정류장이 있었고 금방 원주터미널을 다시 지나가게 됩니다. 물론 우리는 중앙시장까지 갈 것이었기에 계속 버스를 타게 되었으며 덕분에 학성중학교 앞 언덕길도 올라볼 수 있었습니다. 천안에 비하면 힘겨운 데가 있지만, 원주의 시내 구간도 조금씩 조금씩 가보게 됩니다. ㅎㅎ
우리는 강원감영에 내렸고, 길을 건너 안으로 들어가니 곧 중앙시장이 나옵니다. 여기가 바로 원주의 미로중앙시장이었는데, 시장이 참 크다보니 안으로 들어갈 때 느낌이 정말 미로 안으로 들어가는 것 같았습니다. 이번 기회에 식사를 해야 했는데, 적당한 곳을 찾아 두리번거리던 우리는 칼국수를 파는 식당에서 밥을 먹게 되었죠. 비록 원조는 아니지만 어쨌든 감자옹심이는 먹을 만 했습니다. ㅎㅎ
밥을 먹으니 어느덧 오전 11시 10분이 넘어있었고, 우리는 평원로 중앙시장쪽으로 얼른 몸을 움직여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섭재로 가는 누리버스 13번이 정류장 바로 앞에서 출발대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원주누리버스 13번(중앙시장→국립과학수사연구원,삼보골,섭재,대평교,동부교사거리,국립과학수사연구원→중앙시장)][환승]
평원로중앙시장 1120 - 국립과학수사연구원 1134 - 삼보골마을회관 1141 - 섭재마을회관 1144 - 대평교 1147
오전 11시 20분 출발인지라 횡단보도 신호가 바뀌자마자 우리는 서둘러 길을 건너 버스를 타게 되었고, 우리 외에 어르신 두어 분을 태운 버스는 바로 출발합니다. 의외로 단독구간이 있었으나, 혁신도시 어귀의 국립과학수사연구원까지 무정차였기에 지나가보는 걸로 만족해야 했죠. 하지만 왼쪽 차창으로 보이는 원주천의 모습은 정말 멋졌습니다. 사진으로 남기기는 어려워 사진을 찍지 못했다는 게 아쉽기는 했지만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을 찍고 혁신도시를 잠시 달리던 버스는 곧 삼보골 안으로 들어가는데, 개쩌는 1차로 길이 우리를 반깁니다. 예상은 했었지만 역시 대박입니다. 오우~ 혁님~! ㅋㅋ
운전중인 기사아저씨를 보니 왠지 꼭 누구 닮은 것 같은 느낌입니다. 그런데 때마침 석준형이 그러더군요.
저 기사아저씨 강여님 닮지 않았냐고 말입니다.
가만보니 정말 그럴 듯해서 우리는 그만 웃음이 터지고 말았습니다. ㅋㅋㅋㅋ 석준형: 오늘도 한건 했다 ㅋㅋ
개쩌는 1차로에 기사아저씨의 모습까지 참 오래도록 기억될 듯한 섭재 노선. 기사아저씨께서 우리에게 어디 가냐고 물어보지는 않아서 아쉽게도 목소리까지 들어보진 못했지만, 참 재미있게 버스 타고 대평교에 내리니 오전 11시 47분입니다.
여기는 관설동 종점에서 멀지 않은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날이 정말 더운데다 관설동 종점은 나중에도 지나가볼 일이 있으니 지금 굳이 관설동 종점까지 가지는 않기로 했고, 우리는 시원한 편의점 안에 들어가 시간을 죽였습니다. 이런 곳에도 편의점이 있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건물 밖은 위험해
이번에 탈 6번은 관설동종점에서 오후 12시 35분에 있었으므로 우리는 10분 전에 미리 정류장으로 나가 있게 됩니다. 관설동종점에서 조발할 가능성이 있었던 겁니다. 하지만 버스는 오후 12시 37분에 우리 앞에 나타나는데, 조발은 하지 않았다는 의미인지라 한편으로는 참 다행이었죠. 가뜩이나 막장 다 돼버린 원주시내버스인데 운행 시간마저 안 지킨다면 정말 갈 때까지 간 거라는 얘기니까요. -ㅅ- ㅋ
[원주 6번(관설동종점~영서고교,(↔동부교사거리,푸른숨LH3단지,적십자,미리내도서관,국립과학수사연구원,동부교사거리),단구사거리,원주중교,남부시장,원주여자중교,이화마을,무실주공,시청,터미널,학성중교,옛원주역,태장1동,강원과학고교,36사단~태봉초교)][환승] ※ 관설동 1235 출발
대평교 1237 - KT강원본부 1240 - 중흥2단지 1241 - 건강보험심사평가원 1244 - 국민건강보험공단 1245 - 미리내사거리 1247 - 국립과학수사연구원 1251 - 동부교사거리 1254 - 판부농협 1254 - 단구사거리 1256 - 원주중교 1259 - 원주여자중교 1304 - 이화마을 1308 - 무실주공아파트 1311 - 원주시청 1316 - 원주터미널 1320
우리의 목적지는 원주터미널이었는데, 이번에 6번을 탄 덕택에 혁신도시 내부도 구경할 수가 있었습니다. 여기는 순환도로가 외부와 내부 2개로 되어 있었는데, 그 중 내부를 도는 것이었죠. 여기는 시가지와 붙어 있어서인지 기업도시와는 다르게 적막한 느낌은 들지 않았습니다. 시내버스만이라도 제대로 되어 있다면, 병원도 빵빵한 원주이니 사람들이 여기서도 살만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아래 안내방송들 중 선아아파트, 통일아파트 부분은 원주시내버스에서 몇 정류장 걸러 단골로 나오는 멘트까지 녹음한 것인데, 재생을 해도 소리가 나지 않는 문제점이 있어 해당 문제 수정하여 다시 올립니다.
깨알같은 이화마을 단독구간을 해결한 우리는 사뿐하게 원주터미널에 내린 다음, 터미널 안으로 들어가서 더위를 피합니다. 원래는 부론으로 가는 55번을 타야 했지만, 단암리에 오는 충주마을버스가 없어졌기 때문에 귀래를 지나 충주에 가기로 한 겁니다. 어째 충주마을버스는 없어지기 전에 타봐야 하는 한정판 노선 느낌이 드네요. -ㅅ-;;;
아무튼 우리는 오후 1시 50분에 도착한 31번에 승차하였습니다. 직행은 오후 2시 40분에나 있었기 때문에 굳이 그 때까지 기다릴 이유가 하나도 없었던 것이죠.
[원주 31번(외촌) (장양리차고지~태장2동,단계사거리,터미널,학성중교,중앙시장,의료원,도영쇼핑,강릉원주대,흥업사거리,연세대정문,매지리,백운령,귀래면사무소~외촌,도계공원)][환승] ※ 장양리차고지 1330 출발
원주터미널 1350 - 학성중교 1354 - 원일로중앙시장 1356 - 남원로남부시장 1401 - 원주의료원 1406 - 도영쇼핑 1407 - 오페라웨딩홀 1415 - 거장아파트 1417 - 흥업사거리 1420 - 연세대삼거리 1425 - 미촌,회촌입구 1427 - 큰양안치고개 1430 - 백운령 1435 - 유현마을앞 1438 - 귀래면사무소 1441 - 외촌,도계공원 1442
오래간만에 도영쇼핑도 지나게 되는데, 여기는 도대체 언제 제대로 문을 열런지 알 수가 없는 상태 그대로더군요. 1년 사이에도 변화가 있었나 했는데 그런 건 없었고, 오페라웨딩홀을 지난 버스는 곧 시가지를 벗어나 남쪽을 향해 달리기 시작합니다. 이번에는 버스가 그렇게 썩 빨리 달린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지만, 시가지를 벗어나니 승객이 단 4명뿐이었고 도중에 타는 사람도 없다보니 생각외로 빠르게 귀래를 향해 가고 있었습니다. 외촌 종점에서 충주로 가는 버스가 오후 2시 50분에 있었는데, 우리가 탄 31번은 오후 2시 40분쯤 귀래에 도착할 각이더군요. 오우 ㅋㅋ
저번처럼 귀래에 도착하면 그냥 짱박아버리는 것 아닌가 불안했지만, 외촌 간다고 하니 다행히 기사아저씨께서 바로 가주십니다. 덕분에 우리는 아무 문제없이 외촌에 내릴 수가 있었죠.
버스에서 내리니 충주버스가 도계 바로 너머의 정류장 앞에 주차되어 있는 것이 보입니다. 오우~ 혁님~! ㅋㅋ
[충주 354번(충주회사~외촌) (충주회사~자유시장,경찰서,시청,터미널,목행,대미,영덕,엄정,목계리,(↔야동리,구룡,야동리),소태,주치리,야촌~외촌)][1400]
외촌 1450 출발 - 야촌마을회관 1452 - 주치리,외촌삼거리 1454 - 오량마을회관 1500 - 소태농협 1501 - 하청교앞 1505 - 월촌 1508 - 야동리,구 야동초교 1511 - 구룡 1514 - 송전(회차) 1517 도착, 1520 출발 - 구룡 1521 - 야동리,구 야동초교 1524 - 선창 1527 - 목계리,문화슈퍼 1529 - 엄정,엄정농협 1534 - 영덕,하영교차로 1540
덕분에 우리는 큰 힘 들이지 않고 원주~충주를 시내버스로 가보게 됩니다. 어느덧 외촌행 버스는 두 번째로 타보는데, 이걸 다시 타보게 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이번에는 소태에서 특별한 대기 없이 바로 충주를 향해 달리는데, 직행버스로 지나갔던 구룡도 드디어 시내버스로 가게 되었습니다. 석준형: 아싸 나이스! 야동리 역시 다시 가보는데 이미 시승기를 통해 알고 있었지만, 여기서 사과를 먹었던 석준형의 이야기도 오래간만에 듣게 되었습니다. 그냥 따먹기는 뭣하니 돈을 주고 사먹기로 한 석준형과, 사과를 4개나 공짜로 주셨던 과수원 주인 내외분 모두의 훈훈함이 빛난 이야기였죠. 시기상 지금은 열매가 열리지 않았겠지만, 그곳에 가면 사과나무들이 아직도 잘 있을 것만 같더군요. ㅎㅎ
구룡을 지나 송정에서 버스가 회차하는데, 과연 전에 직행버스로 지나갈 때 봤던 그곳에서 회차합니다. 그런데 원주터미널을 오후 2시 40분에 출발했던 충주행 직행버스가 지나가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오우 ㅋㅋㅋㅋ
굳이 거금 들여서 탈 이유는 없었던 직행버스였지만, 이 곳에서 충주시내버스와 직행버스가 만나는 정말 드문 장면을 볼 수 있었다는 점은 참 좋았습니다. 오후 3시 20분에 다시 출발한 버스는 그대로 쭉 직진을 하여 목계리와 엄정을 지났고, 우리는 하영교차로에 하차합니다. 여기서 충주 시내까지는 아직도 먼 거리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까지 오는데만 50분이나 걸리니, 정말 같은 충주여도 외촌은 시내에서 참 먼 동네라는 게 실감되는 소요시간입니다. 야동리를 들르느라 15분 까먹은 건 있지만, 그래도 결코 적은 거리는 아니다
여기는 길 건너기가 참 좆같은 곳이었지만 어쨌든 우리는 길을 건넜고, 오후 3시 48분에 도착한 334번에 승차합니다. 하지만 목숨과 버스 시승을 바꿀 수는 없는 일이다. 착한 매니아들은(?) 따라하지 말자. -ㅅ-;;;
[충주 334번(충주회사~자유시장,경찰서,시청,터미널,목행,대미,영덕,산척~광동삼거리)][환승]
영덕,하영교차로 1548 - 산척 1551
광동리로 가는 노선이었지만 우리는 산척에서 하차합니다. 산척에서 출발하는 상영행 마을버스를 타야 했던 것이죠. 영덕삼거리에서 산척까지 버스로 이동하니 5분도 안 되어 도착할 수 있었고, 버스 시간이 남아 근처 슈퍼에 들어가 맥콜 대신 솔의눈을 사 먹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버스 시간표가 있더군요. ㅋㅋ
버스 시간표들을 보니, 심야노선이라 서울에서 출발한 시간이 늦어서 그런 것일 뿐이었지만 여기에 자정을 넘어서 도착하는 노선도 한때는 있었다는 걸 알게 되니 참 격세지감도 느껴집니다. 이미 충분히 예상되었던 사실이지만 여기도 시외버스편이 작살나 있었는데, 앞으로는 버스들이 몰려 다니지 않도록 운행 시간대 관리도 하고, 철도역과 읍면을 잇는 노선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시외버스 업계가 살아남을 거의 유일한 방법이 될 것임을 예상할 수가 있었죠. 우등이나 프리미엄 같은 거 쳐늘릴 생각하지 말고 머리를 쓰란 말이야 좀 시간대 관리조차 손 놔버린 주제에 어렵다 어렵다... 해야할 건 안 하는 주제에, 떼 쓰면 다 되는 줄만 안다 애새끼도 아니고 -ㅅ-;;;
날이 더웠기 때문에 슈퍼 근처 그늘에서 시간을 보낸 우리는 시간 맞춰 마을버스 타는 곳으로 이동하였습니다. 그랬더니 방대를 다녀온 버스가 등장하더군요. ㅋㅋ
[충주 52-3번(산척~계척마을회관,서곡,영덕~상영마을회관)][환승]
산척 1627 출발 - 계척마을회관앞 1631 - 서곡 1637 - 영덕,하영교차로 1640 - 상영마을회관 1644
기사아저씨께서 우리에게 어디 가냐고 물어서 하영이라고 대답을 했더니, "아 상영?" 하면서 상영으로 알아들으시더군요. 엥?? 어쨌든 우리는 자연스럽게 상영까지 타주기로 합니다. 영화가 상영된다
오후 4시 27분에 출발한 버스.
하영교차로 쪽으로 가다가 계척마을 안으로 우회전을 하여 쩌는 1차로 길을 보여줍니다. 버스가 이 길로 갈 것을 예상했던 우리인지라 정말 오우~ 혁님~! 이랑께요. ㅎㅎ
계척마을에 이어 서곡까지 쭉 마을 안길로 달리는데, 정말 충주마을버스는 버스 시간표에 나오는 지명들이 익숙해졌다 하더라도 뭔가 한 번쯤은 타보고 싶게 만드는 마법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노선은 우리에게 이미 간파당하긴 했지만, 조기암 마을회관과 덕은리 구간은 우리에게 참 신선한 충격을 주었었죠. ㅋㅋ
서곡에서 하영교차로로 빠져나온 버스는 산척 방향으로 좌회전을 합니다. 물론 좌회전한 지점에 산척 방향으로 가는 버스들이 정차하는 정류장이 있었고 이 노선 역시 그곳에서 타고 내릴 수는 있었지만, 우리는 여기에서 내리지 않았습니다. 아직 상영마을이 남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상영 종점이 마을회관 앞일 것은 뻔한 일.
과연 상영마을 안길로 들어가 회관 앞에서 버스가 멈춰섭니다.
버스에서 내려보니 회관 앞에 할머니 두어 분이 앉아 계시더군요. -ㅅ- ㅋ
[도보]
상영마을회관 1644 - 산척우체국 1658
버스는 바로 산척 쪽으로 달려가 버렸고, 우리도 바로 마을회관을 나와 산척 쪽으로 슬슬 걸어갑니다. 날이 덥긴 했지만 생각보다 가깝다보니 분만에 도착할 수 있었죠. 도착하여 336번 버스의 위치를 조회하니 10분 정도 뒤에 도착 예정이었고, 뜨거운 햇빛을 버티니 오후 5시 8분이 되자 드디어 버스가 도착합니다.
[충주 336번(충주회사~자유시장,경찰서,시청,터미널,목행,대미,영덕,산척,대소강,매촌,백운,응평,애련1리,석천리~합천마을회관)][2150, 시계외요금] ※ 충주회사 1620 출발
산척 1708 - 송정 1711 - 대소강 1712 - 소월리(회차) 1720 - 매촌 1725 - 백운 1726
백운을 지나 합천마을로 가면서 탔던 그 노선을 이렇게 다시 타보게 되니 참 세상 일은 알 수가 없더군요. 백운은 제천 땅이었기 때문에, 우리는 시계외요금이 붙은 2150원씩 내고 버스를 타게 되었습니다. 산척을 떠난 버스는 대소강에서 손님 두어 명을 내려주고 곧 다랫재를 넘는데, 버스가 이번에도 터널 쪽으로 가더군요. -ㅅ-;;
이번에도 방향이 안 맞으니 어쩔 수 없는건가 싶었는데, 석준형이 기사아저씨께 여쭤보니 예상외의 답이 돌아옵니다. 다랫재 마을쪽에 공사가 있어 터널로 우회를 하는 것인데, 때마침 얼마 전에 또 공사가 시작되어 터널로 간다고 대답해주셨던 겁니다. 배후령이 그랬고 백양치가 그랬듯, 고개를 관통하는 터널이 뚫리면 노선버스도 터널로 가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인데(운전하기 힘든 고갯길로 누가 굳이 갈까????), 여기는 그렇지 않더군요.
결국 우리가 운이 참 더럽게 없는 셈이었지만, 불운의 아이콘 어쨌든 오늘의 메인인 대호지 노선은 사수할 수 있었습니다. 버스가 늦게 오다보니 백운종점으로 들어가지 않고 바깥에서 기다리게 되긴 했지만요. -ㅅ- ㅋ
제 시간보다 8분 늦게 버스가 도착하는데, 백운종점이 다리 밑에 있는지라 여기를 쌩까고 바로 대호지로 직행할 가능성이 있었던 겁니다. 하지만 우려했던 일은 벌어지지 않았는데, 바로 그 때문에 버스 뒤를 따라 허겁지겁 뛰어야 했지만 어쨌든 대호지 노선을 타는 데에 성공합니다. ㅋㅋ
[제천 895번(백운종점~방학리,(→방학2리),도곡,(→도곡2리),화당리,(→화당초교,대호지,화당초교),덕동입구,(→덕동,덕동입구),운학1리~차도리)][1400]
백운평동정류소 1748 도착 및 출발 - 백운중교 1749 - 방학리 1755 - 도곡2리마을회관(회차) 1802 - 화당 1805 - 꽃댕이 1807 - 화당2리 1808 - 화당2리마을회관 1810 - 대호지 - 대호지종점 1811
제천에서 온 버스가 백운에서 노선번호를 바꿔 대호지를 가는지라 버스 안에는 우리를 제외해도 4명 정도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 중 3명은 학생들이었는데, 모두들 시내에 나왔다가 막차를 타고 집에 들어가는 듯했습니다. 버스는 백운중학교를 지나 북서쪽 산골짜기를 향해 들어가기 시작합니다. 대한민국 모든 사람들이 좋아할 곳인 방학리에 이르니 버스가 방학2리를 향해 개쩌는 1차로 길을 들어갑니다.
그런데 방학2리에 도착한 버스가 큰골로는 들어가지 않고 바로 좌회전을 해서 마을을 나가버립니다. 여기 오는 버스 하루 3번뿐인데다 방향도 고려해야 하는데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참 난감할 따름입니다(※ 에필로그 참조).
그래도 도곡2리는 문제없이 잘 들어가주어서 그건 다행이었습니다. 여기는 ㅓ형 구간이 짧았지만 1차로는 살아있었죠. ㅋㅋ
도곡2리를 나온 버스는 드디어 화당리에서 좌회전을 하여 대호지를 향해 올라갑니다. 그분과 석준형이 발견하고 여러 번 써먹었던 대호지~운남 도보 코스에 저도 몸을 맡겨보는 순간이 머지 않았습니다. 대호지는 정말 깊은 ㅓ형이었지만 다른 동네와 이어진다는 게 한편으로는 천만다행이기도 했죠.
다만 안내방송을 녹음하지는 못했다는게 다소 아쉬웠습니다. 제천시내버스도 원주시내버스와 같은 마이비 안내방송을 쓰기 때문에 유튜브에 올라온 안내방송들과 틀이 다를 것은 없지만, 대호지라는 정류장 이름을 직접 이렇게 녹음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으니까요. 하지만 버스어플 및 인터넷 포털사이트 지도, 그리고 지자체 버스정보시스템(BIS)에 등록되어 있지 않는 정류장들이 있다보니, 안내방송 나오는 타이밍을 종잡을 수가 없는 것은 어쩔 수 없더군요.
아무튼 오후 6시 11분이 되자 버스는 대호지 종점에 도착하여 회차를 하였고, 우리가 내리자마자 바로 나머지 경유지들을 향해 떠났습니다.
[도보]
대호지 1811 - 도계 1835 - 다리골 1904
이제는 운남으로 넘어가야 할 때입니다.
운남에서 나가는 버스는 오후 7시 25분에 있었기 때문에 시간은 충분했습니다. 하지만 여기도 햇빛은 따가웠고 공기도 뜨거운 것은 어쩔 수가 없더군요. 그래도 오후 5시가 넘어가면 뜨거운 것도 덜해지는 편인데, 누가 유례없이 덥다는 2023년 아니랄까봐 원주/제천 시경계이자 도 경계에 있는 산골마을인 이곳도 예외일 수는 없나 봅니다. ㅜㅜ
우리는 버스정류장을 지나 앞으로 걷습니다. 금방 오르막길이 시작되는데, 이번에도 경사도가 10% 이상인지 금방 숨이 찬 건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숨 찬 것 정말 딱 그거 하나 때문에 미칠 노릇이지만 이번에도 버티고 버티면서 고갯길을 넘었죠. 살 찌기 전이라면 그래도 사뿐사뿐 넘어다녔을 텐데, 정말 그놈의 살이 웬수네요. 하지만 풍경만큼은 진짜 좋습니다. ㅋㅋ
어쨌든 언덕길을 오르니 강원도 원주시라는 이정표를 봅니다. 키아 ㅋㅋ
원주시 이정표를 보고 난 뒤에는 쭉 내리막이었는데, 이럴수가 내리막길이 아까 오르막길보다 길고 급하더군요. 다음에 여기를 오면 충주 소림에서 대호지로 가야 하는데, 그땐 이 쩌는 오르막을 또 어떻게 넘어가나 눈앞이 캄캄해지는 건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하는 수 있나요. 그건 그때 가서 또 버텨야죠 뭐. ㅋㅋ 석준형: 매니아들이라면 여기 넘어갈 엄두도 못 낼거임료 ㅡㅡㅋ
한참 동안 내리막길을 내려오니 드디어 운남 가는 길과 소림 가는 길이 만나는 삼거리가 나오는데, 소림으로 가는 길을 보니 입을 쩍 벌리게 되었습니다. 그쪽에는 딱 봐도 기나긴 오르막길이 펼쳐져 있었던 겁니다. 명달리에서 서후리까지 고개 2개를 연속으로 넘었던 양평 서종면에서의 일이 떠올랐죠. -ㅅ-;;;
그래도 소림으로 가는 저 길이 멀리서 보기에만 그렇지, 대호지보다는 나을 거라는 석준형의 말이 있었기에 그러려니 할 수밖에요. 우리는 우회전을 하여 운남을 향해 걸었고, 그림같은 경치를 보다보니 생각보다 금방 버스종점에 도착합니다.
버스가 시동이 꺼진 채 정류장 바로 옆에 주차되어 있었는데, 예상대로 기사아저씨는 맨 뒷좌석에 누워서 자고 있더군요. 그런데 버스를 본 석준형이 이거 아까 우리가 원주터미널에서 귀래로 내려갈 때 탔던 차량이라고 하더군요. 엥???
설마?? 하고 핸드폰에서 그동안 찍었던 사진들을 살펴보니, 정말 그 차가 맞더군요. 헐;;; 그래도 기사아저씨께서 우리를 알아보지는 못할 거라는 생각은 들었죠. 사실 저도 말해주기 전까진 전혀 몰랐던 사실이었으니까요. 어쨌든 버스 시간까지는 20분이 남아 있었고, 우리는 더위를 참으며 정류장에 앉아 있다가 버스에 승차하였습니다. ㅋㅋ
[원주 31번(운남) (장양리차고지~태장2동,단계사거리,터미널,학성중교,중앙시장,의료원,도영쇼핑,강릉원주대,흥업사거리,연세대정문,매지리,백운령,귀래면사무소,운남2리~다리골)][1600]
다리골 1925 출발 - 이동부락 1928 - 귀래면사무소 1931 도착, 1940 출발 - 유현마을 1942 - 백운령 1947 - 큰양안치고개 1951 - 미촌,회촌입구 1955 - 연세대삼거리 1958 - 흥업사거리 2003 - 거장아파트 2005
오후 7시 25분에 출발한 버스는 곧장 귀래를 향해 달려 내려갑니다. 원래는 버스가 운남2리 마을회관까지만 갔으며 지금은 한 정류장이 연장되어 다리골에 오는 거라는데, 이전에 버스가 돌렸던 장소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마을회관 건물 바로 앞까지 버스가 갔다고 하는데, 회관 건물이 도로 안쪽 깊숙히 있다보니 회관 건물의 위치만 확인할 수 있었지만 그 당시의 느낌들이 좀더 생생하게 되었죠. 석준형의 시승기들도 다른 의미에서 빛을 보는 순간이기도 했구요.
다리골을 출발한 지 5분만에 버스는 귀래면사무소 앞 버스정류장에 도착합니다. 귀래에서 원주로 가는 시간은 맞추는 특징이 있는지라 10분 대기하다 출발하는데, 건너편 차부 슈퍼 앞에 서있던 할머니 외에는 사람들이 안 보이더군요.
결국 버스는 우리 둘만 태운 채 그대로 원주를 향해 질주합니다.
어쨌든 버스는 원주 시내로 올라갈 테고, 우리는 원주역을 오후 8시 19분에 도착하는 기차를 타고 귀갓길에 오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원주역까지 어떻게 시간 내로 갈 수 있을지 우리를 참 고민하게 만들더군요. 우리가 타고 있는 31번은 원주역 앞으로는 가지 않기 때문에, 거장아파트에 내려 원주역까지 걸어가거나 34-1번 등 원주역 경유 버스를 이용하는 선택지 중 하나를 골라야 했던 겁니다.
거장아파트에서 원주역까지는 걸어서 10분 걸리는데, 문제는 귀래가 시내에서 원체 멀다보니 거장아파트까지 가는 소요시간 역시 적지 않았던 겁니다. 하지만 김천 대덕에서 김천역으로 가는 것보단 훨씬 가깝다는 게 함정
그래서 버스로 원주역을 가는 걸 생각해보니 이번에는 버스 시간들이 죄다 애매하더군요. 회촌에서 오후 7시 58분에 출발하는 34-1번을 이용할 수 있었지만, 열차 시간 내에 원주역까지 갈 수가 있을지 의문이었던 겁니다. 결국 우리는 울며 겨자먹기로 거장아파트에서 원주역까지 서둘러 걷기로 했고, 오후 8시 5분에 내리자마자 바로 길을 건너 원주역으로 향합니다.
[도보]
거장아파트 2005 - 원주역 2015
역 앞에 가는 버스편을 놔두고 이렇게 해야 하다니 참 그렇긴 했지만, 이 방법이 최선인지라 어쩔 수 없었습니다. 원주시청과 원주시 시내버스 회사들을 욕할 수밖에는 없었죠. 원주는 KTX 정차역도 3개나 있지, 연세대를 위시한 대학들도 여러 곳 있지, 수도권과 가깝지, 병원도 춘천과 더불어 강원도에서는 제일 좋은 동네인데도 시내버스들은 상황이 좋질 않으니 도대체가 뭘 하는지 도통 알 수가 없었으니 말입니다.
일단은 열차를 놓쳐도 오후 8시 39분에 있는 정선아리랑 열차를 타면 되니 큰 타격까지 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기왕이면 오후 8시 19분 열차를 타는 게 나으니 우리는 부지런히 원주역을 향해 걸었고, 8분만에 원주역 건물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승강장까지 가려니 은근히 시간이 걸리더군요.
서둘러 기차를 예매하며 승강장으로 올라가니 청량리행 KTX-이음 열차가 정차 직전이더군요. -ㅅ-;;;
[KTX-이음(안동→영주,풍기,단양,제천,원주→청량리)][10100] ※ 안동 1900 출발
원주 2016 도착, 2019 출발 - 청량리 2105
그래도 어쨌든 우리는 무사히 열차를 탈 수 있었고, KTX-이음의 사기성을 오늘도 체험하게 됩니다. 아무리 수도권과 가깝다는 원주이지만, 청량리역을 1시간도 안 되는 시간에 갈 수 있다는 게 참 미친 거죠. 시외버스로서도 이기기 힘든 경쟁자가 본격적으로 눈앞에 나타난 셈인데, 앞으로는 다각도로 머리를 굴리지 않으면 후회할 일이 생길 겁니다. 그동안 가꿔왔던 회사를 스스로 정리하게 되거나, 다른 회사 또는 정부에 내주어야 하는 일이 생길 테니까요(이미 노선버스 공영제 전환의 흐름은, 조금씩이지만 확실히 시작된 상태이죠).
열차는 청량리역을 오후 9시 5분에 정시 도착하였고, 우리는 각자 귀갓길에 오르게 됩니다.
오늘도 재미있고 쩌는 하루였당께요. 오우~ 혁님~! ㅋㅋ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에필로그>
이 날 이후 언제나처럼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다 다음 시승을 다녀왔던 저는, 석준형으로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이날 대호지 버스가 가지 않았던 방학2리 큰골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그쪽은 희망택시가 생기게 되어 더 이상 버스가 들어가지 않게 되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인문지리의 변화에 대해서도 영향을 받는 것이 버스 노선이며, 2022년 이후 인구 감소로 인한 지역 소멸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수면에 등장하기 시작한 대한민국의 상황인지라 미련은 없었죠. 어쨌든 일단 엎드리고 보는 것이 살 길이다
어쨌든 이 날 제천시내버스가 잘못한 건 없다는 거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