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오래간만에 저 혼자 시승을 가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석준형이 예전에 짜두었던, 원주시내버스를 타다가 밤산골에서 도전리로 넘어와 여주로 가는 계획을 실행에 옮기게 되었죠. 하지만 그동안 일이 바빴던 탓에 피로한 상태였던 저는 늦잠을 자버렸고, 일어나자마자 급히 원래 계획의 오전 부분을 수정해야만 했습니다. 일어나보니 오전 6시 52분이었는데, 당장 씻고 집을 나와도 청량리역에 오전 8시 22분까지 가는 것은 언감생심 불가능했던 겁니다. 툭하면 매진인 청량리 기차였지만, 어쨌거나 8시 22분 강릉행 KTX-이음 열차를 타야 했었는데 ㅜㅜ 젠장 할수없지 -ㅅ-;;;
후다닥 땜질을 마친 저는 수인분당선을 타기 위해 서둘러 집을 나와 택시를 탔습니다. 택시를 타지 않는다면 대체 코스마저 또 다시 어그러지게 생겼던 겁니다. 경원여객 분명 안산시내버스 회사이고 우리동네 주소도 분명 안산시이건만, 여기가 무슨 대부도도 아닌데 왜 이리 내놓은 동네 취급인지 시청과 더불어 쌍으로 좆같을 따름이네요. 그나마 저는 그간의 짬밥으로 어떻게든 최대한 손해 안 보는 선에서 잘 다니고는 있지만, 일반인들이라면 자동차 끌든가 나가는 횟수를 줄이든가 할 겁니다.
하지만 이젠 택시마저 기본요금이 오른데다 신호마저 자꾸 걸리다보니 요금은 5500원이나 줘야 했습니다. 어쨌거나 늦게 나온 죄값이니 요금 지불은 어쩔 수 없지만, 요금이 이래서야 사람들 택시 더 안 탈 것은 뻔한 일인데 하여간 택시도 시외버스 못지않게 정말 한심할 따름입니다. -ㅅ-;;;; 시외버스나 택시나 사람들이 자차를 이용할수록 손해를 볼 텐데, 정작 하는 짓은 누구보다 자차를 사랑하는 대중교통계의 X맨이다
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수인분당선 열차는 사수할 수 있었고, 부발역에 내리니 오전 10시 24분입니다. 첫 타자로 탈 삼진아파트 노선(29-1)이 곧 부발역에 도착할 것이기 때문에 서둘러 정류장으로 갔습니다. 이 노선은 역 바로 앞이 아니라, 건너편에 있는 정류장에서 타야 하는 점을 주의해야 했죠.
[경기고속 29-1번(관고동~(←이천터미널),(→불교회관,제일은행),진리,신하리,부발역,현대성우2단지→사동리,삼진아파트,유호아파트→현대성우2단지 이하 역순)][환승] ※ 관고동 1005 출발
부발역 1030 - 현대성우2단지 1034 - 사동리 1038 - 사동2리마을회관 1042
제가 타자마자 버스는 우회전을 하여 곧 현대성우2단지아파트를 지납니다. 제가 현대7차아파트 노선을 타보겠답시고 신하리에서 탔던 버스로 지나갔던 그 장소였는데, 그새 10년이라는 세월이 지나 있어 길 모양이 좀 변해 있었죠. 당시에는 평일에만 다니는 노선을 타보겠답시고 이천에 왔었는데, 그 때의 기억이 다시 떠오르더군요. ㅎㅎ
이번에는 삼진아파트로 가기 위해 쭉 버스를 탑니다. 대월농협 쪽으로 내려가던 버스가 우회전을 하는데, 도로공사까지 겹쳐 개쩌는 1차로가 펼쳐지더군요. 오우 ㅋㅋ
사동2리 마을회관에 이르니 버스가 멈춰서는데, 여기가 종점이라 하더군요. 삼진아파트를 채 못 간 곳이었는데, 아파트 앞까지 가지도 않았는데 내리라고 하니 좀 갸우뚱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도보]
사동2리마을회관 1042 - 현대3차아파트 1053
그래도 버스가 종점에서 꽤 오래 쉬다 나간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기도 했었고, 정말 조금만 걸어가면 삼진아파트였기 때문에 별다른 미련없이 바로 버스에서 내렸습니다. 앞으로 걸어보니 정말 쩌는 1차로 길이었는데, 버스가 나갈 때 정말 이 길을 간다니 믿기지가 않을 지경이었죠.
좁은 길을 걸어 언덕을 넘으니 바로 삼진아파트가 나오는데, 버스가 정차해 있기에는 길 구조가 그리 좋지 않더군요. 삼진아파트 직전에서 난데없이 서버린 데에는 역시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3번 국도로 슬슬 걸어나가면서 나머지 구간도 퉁치는데, 버스로 간다면 정말 감탄사가 나올 만한 길이었습니다. 역시 안 쩌는 거 찾는 게 훨씬 어려운 이천답네요. ㅋㅋ
이제는 태평리로 가야 하는 상황.
예상했던 대로 이천터미널에서 오전 11시에 출발하는 10번을 타야 했습니다. 10번의 평일 배차간격을 생각한다면, 우한 폐렴과 기사 부족으로 인한 환장의 콜라보 주말 및 공휴일 버스 운행횟수 감소는 안산이나 남양주만 문제가 아니었죠. 다만 장호원까지 연장되었다는 114번 좌석버스의 시간표를 찾아보니, 광주차고지에서 오전 10시 35분에 출발한 버스도 이용해볼 수가 있겠더군요. 그래서 저는 사동2,3리가 아니라 현대3차아파트 정류장을 향해 조금 더 걸었죠.
10번을 타나 114번을 타나 태평리에서 오후 12시 10분에 있는 신해리 노선을 타는 것은 무리가 없는 상황. 상활리입구를 지나 용은리로 가는 버스도 득짤하며 정류장에 앉아 있다가, 순간 양거리 찍고 개쩌는 신지1리를 보며 여주로 갈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는 것은 안비밀이다 먼저 도착해준 10번에 승차합니다. 114번을 탈까도 했지만, 주말 및 공휴일에는 이천~태평리도 등급 상관없이 먼저 도착하는 거 타야 하는 것이 장땡인 현실이니 닥치고 그냥 10번을 탄 것이죠. 일반시내버스가 먼저 왔는데 굳이 좌석버스를 더 기다려 타야 할 이유도 사실 없구요. -ㅅ- ㅋ
[경기고속 10번(이천터미널~관고동,불교회관,제일은행,진리,신하리,(↔부발역),하이닉스,사동2,3리,가산리,응암리,대월휴게소,신해1리입구~태평리터미널)][1450] ※ 이천터미널 1100 출발
현대3차아파트 1136 - 이화아파트 1142 - 신해2리입구 1149 - 태평리터미널 1158
이천~하이닉스~태평리 구간의 수요를 반영하듯, 서서 가는 손님들까지 있더군요. 태평리까지는 손님이 많기에 예전에는 장호원까지 모두 가는 노선(28-1)과 태평리 종착 노선(28-11)으로 이원화하여 운행했었을 정도인데, 정작 우한 폐렴 유행 이후 2023년 7월 현재까지도 주말 및 공휴일에는 10번이 1시간에 1번 다니는 것이 참 어이없을 따름이었습니다.
버스가 그렇게 빨리 달리진 않았고 중간 하차객들도 한 명씩 드문드문 있다보니, 태평리터미널에는 정오 거의 다 된 시간에 도착합니다. 승차홈에 여주시내버스가 한 대 주차되어 있었는데, LED 및 행선판에 신해리가 적혀 있는 것을 보니 이 차를 타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대원고속 931번(태평리터미널~신해1리입구~신해1리)][환승]
태평리터미널 1210 - 신해1리종점 1215
출발시간인 오후 12시 10분이 다 되어가자 바로 버스에 승차합니다. 어디 가냐는 질문이 들어왔지만 신해리라고 대답하고 간단하게 통과했고, 버스는 이천 쪽으로 달리다가 신해1리 입구에서 우회전을 합니다.
태평리에서 출발하는 짧은 노선이지만 그동안 타보지 못하다가 이제서야 인연이 닿네요. 이 노선은 하루 3번 다녔었는데, 어느새 운행횟수가 1회 늘어 있어 신기할 따름입니다. 화룡각이라는 중국집을 지나 쭉 직진한 버스는 딱 오후 12시 15분에 신해리 종점에 도착하여 회차를 합니다.
[도보]
신해1리종점 1215 - 삼군사거리,맹골 1233
무려 2명의 손님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더군요. 기사아저씨께서 일부러 회차시간 딱 맞춰 도착하도록 운전을 한지라, 버스는 그 손님들을 태우고는 바로 종점을 나가버립니다.
저도 버스가 멀리 사라지자마자 바로 걸어나와봅니다. 마을 입구로 나오니 다시 화룡각이라는 중국집이 보이는데, 여기는 마을 입구에 뜬금없이 중국집이 있었던 점이 참 신기했습니다. ㅋㅋ
화룡각 앞에서 좌회전을 하면 삼군사거리로 갈 수 있는데, 마침 태평리에서 여주로 가는 버스가 오후 12시 40분에 있어 급할 것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 길에 누가 꿀이라도 발라놓은 것인지, 걸어가는 내내 지나다니는 차들 정말 많더군요. 양방향 모두 각각 20대씩은 지나간 것 같은데, 도대체 여기에 뭐 볼 게 있다고 오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ㅅ-;;:
아무튼 저는 오후 12시 33분이 되어 삼군사거리 바로 근처에 있는 맹골 정류장에 도착합니다. 여주~태평리 간 노선버스는 중간 경유지에 따라 크게 5개의 버전이 있지만, 그것들 모두가 삼군사거리에 모이기 때문에 시간대만 잘 맞으면 골라타는 재미가 있는 장소입니다. ㅋㅋ
이윽고 오후 12시 45분이 되자 여주로 가는 버스가 등장합니다. 여주~태평리 노선은 태평리에서 다른 노선으로 바뀌지 않고 왕복운행을 하는 경향이 있는데, 예상대로 아까 신해리 갈 때 탔던 차와는 다른 차가 걸립니다. ㅋㅋ
[대원고속 930-5번(여주역~터미널,시청,하동,여주중교,소방서,가업동,연라2통,광대2리입구,(→광대2,1리),매류2리,마래리,오산리,(↔여주교도소),삼군리,여주제일중고교~태평리터미널)][환승] ※ 태평리터미널 1240 출발
삼군사거리,맹골 1245 - 삼군2리 1246 - 여주교도소(회차) 1248 - 오산리 1250 - 마래리 1255 - 매류2리 1258 - 광대1리 1301 - 가업동,연라초교 1307 - 월송3통 1314 - 여주중교 1318 - 하동 1321 - 여주시청,한글시장입구 1323 - 여주터미널 1326
이번 차는 매류리 경유였기 때문에 삼군사거리에서 좌회전을 하여 여주로 올라갑니다. 곧 여주교도소를 들러주는데, 여기도 참 오래간만에 다시 지나가봅니다. ㅎㅎ
여주교도소를 찍고 다시 나온 버스는 마래리에서 손님 한 명을 태우고 매류리 쪽으로 직진을 합니다. 광대리 경유 시간대가 아니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개쩌는 광대1리의 1차로는 다시 볼 수가 없었지만, 버스는 유유히 여주를 향해 달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버스가 가는 것을 보니 여주터미널에는 대충 오후 1시 30분 이전에는 도착할 것 같더군요. 여주터미널에서 원주 가는 직행이 오후 1시 35분 차와 오후 2시 차가 있었는데, 원래 계획보다 하나 앞당긴 오후 1시 35분 차를 탈 수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과연 버스에서 내리니 오후 1시 26분이었으며, 저는 바로 터미널로 들어가 문막까지 표를 끊고 화장실도 들렀습니다. 그런데 작년까지만 해도 여주~문막이 2500원이었던 것 같은데, 그새 400원이나 올랐더군요. -ㅅ-;;;;
[금강고속/대원고속 여주~문막~원주][2900]
여주터미널 1335 출발 - 문막 1353
이제는 KD운송그룹도 운전기사가 조금씩 확보는 되고 있는지, 이번에는 금강고속이 아닌 대원고속 차량이었습니다. 출발시간이 다 되어 기사아저씨께서 문을 여니 열댓 명의 사람들이 버스에 몰려듭니다. 오후 1시 35분이 되자 출발한 버스는 바로 넓직한 42번 국도를 따라 달렸고, 18분만에 문막에 도착합니다. 이번에는 저 말고도 한 사람이 더 내리더군요. -ㅅ- ㅋ
오늘의 메인인 원주누리버스 7번은 오후 3시 25분에나 있었기 때문에 이 틈에 식사를 하기로 합니다. 이번에는 덕난 정류장 근처에 있는 섬강막국수를 한번 가보기로 하고, 롯데리아를 지나 원주 쪽으로 슬슬 걸어갑니다.
날이 정말 덥습니다.
가게가 있는 곳으로 가보니 이전에 가족과 자동차로 몇 번 왔던 식당이 있던 장소였는데, 이번에도 과거에 자동차로 가봤던 곳을 대중교통과 도보만으로 가보는 진기한 경험을 해보게 됩니다. 섬강막국수 안으로 들어가니 사람들이 꽤 있었고, 저는 바로 막국수를 시켜 먹게 되었죠.
맛은 그럭저럭이었는데, 문막시장 쪽에 갔었던 가게가 좀더 낫더군요. 그런데 문제는 어플로 버스 위치를 조회하니, 20여분 뒤에 오는 55번 이후로는 버스가 하나도 없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분명 그 55번 다음으로는 관설동에서 오후 1시 55분에 출발하는 51번이 와야 하는데 이게 어떻게 된 거지?? -ㅅ-;;; 실제로는 운행 중이나 BIS에는 뜨지 않는 이른바 "유령 차량"일 가능성도 있었지만, 저는 정말 의도치 않게 10분 먹방을 해야만 했습니다. 바로 얼마전에 석준형과 원주역에서 34-1번을 기다렸지만, 어플에도 위치가 안 뜨고 실제로도 버스가 도통 오질 않은 사건이 있다보니 방심할 수는 없었던 겁니다.
날도 더우니 막국수나 천천히 먹으려고 했는데 이것마저 정말 마음대로 되질 않더군요. 겨우 오후 2시 좀 넘은 시간인데 20분 남짓 뒤에 도착할 버스를 타지 못하면 오늘 코스가 어그러진다니, 진짜 어이가 없을 따름입니다. -ㅅ-;;; 하지만 이때는 알지 못했다. 이게 불행의 서곡이었다는 것을...
어쨌든 10분 먹방을 끝내고 얼른 정류장으로 나온 저는 오후 2시 28분에 나타난 55번에 승차합니다.
[원주 55번(관설동~단구중,의료원,옛원주역,터미널,만종초교,문막양궁장입구,문막부영A,문막시장,포진2리,후용2리,경동대,노림리,흥호리~부론)][1600] ※ 관설동 1325 출발
현진종합개발 1428 - 남산교 1429 - 부영아파트 1431 - 건등리,건등사거리 1434 - 문막주공아파트 1436 - 문막읍사무소 1439 - 문막2리 1441
이 차를 타면 충주는 예약입니다.
물론 골무네기와 대둔리, 그리고 가마섬까지 몽땅 한 큐에 해결할 절호의 기회를 놓칠 수는 없으니 문막2리에 얌전히 내리는 저였지만요. -ㅅ- ㅋ
햇빛도 따갑고 더우니 저는 그늘을 찾아 들어가게 되었고, 그대로 쭉 버스를 기다립니다. 가만히 앉아있으니 그런대로 있을 만 하더군요. 그런데 7번을 기다리다보니 건너편으로 51번이 한 대 지나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저게 분명 관설동종점을 오후 1시 55분에 출발했던 버스였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번호판을 보니 과연 어플에서는 나오지 않는 번호였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10분 먹방은 안 해도 되는 건데...젠장 -ㅅ-;;;
아무튼 출발시간인 오후 3시 25분이 가까워오자 다시 정류장에 대기한 저는 곧 도착한 누리버스 7번에 승차하였습니다. 마침 제가 탔던 바로 다음 55번도 함께 오더군요. -ㅅ- ㅋ
[원주누리버스 7번(골무네기,대둔리,밤산골) (문막읍사무소~문막2리,문막시장,취병리,남도동,(→벌무내기,골무네기,대둔리마을회관,벌무내기),문막노인복지센터~밤산골)][환승] ※ 문막읍사무소 1525 출발
문막2리 1527 - 취병리 1530 - 남도동,반계초교 1532 - 벌무내기삼거리 1534 - 골무네기(회차) 1536 - 대둔리마을회관(회차) 1540 도착, 1542 출발 - 벌무내기삼거리 1544 - 밤산골 1548
문막소방서를 지난 버스는 바로 다리를 건너 문막읍내를 벗어납니다. 이번 시간대에는 골무네기와 대둔리를 들른 뒤 밤산골로 가는지라 쭉~ 직진만 하던 버스는 밤산골로 가는 길과 만나는 벌무내기 삼거리를 지나친 후 금방 우회전을 합니다. 개쩌는 1차로 길이 펼쳐지는 순간이었죠. 오우~ 혁님~! ㅋㅋ
골무네기는 지금 이 버스를 타는 것만큼 효율적인 게 없기 때문에 지금 시간대를 노리고 있었는데, 마침 석준형도 이번 시간대를 노려 계획을 짰던 덕택에 아주 잘 풀리고 있었습니다. 도전리에서 여주버스와도 시간이 잘 맞기 때문에 더더욱 그랬죠.
골무네기를 나와서는 대둔리로 가는데, 대둔리라고 적힌 돌땡이와 버스정류장이 있는 곳에서 버스가 좌회전을 합니다. 여주가 군이던 시절 운행했던 여주군내버스 대둔리 노선(61-5)의 종점이자, 원주 51번 대둔리 지선의 종점이기도 한 유서깊은 장소였죠.
하지만 여주버스가 여기로 더 이상 오지 않게 되었고 원주 51번 대둔리 지선 역시 문막으로 단축됨에 따라, 이곳에는 누리버스만이 드나들고 있었습니다. 그나마 이제는 마을 안쪽으로 버스가 더 들어와주게 됐으니, 대둔리 주민들 입장에선 이용 여건이 좀더 나아져 있었죠.
개쩌는 1차로 길을 따라 마을회관에 들어온 버스는 회차를 마치고 2분간 정차했다가 바로 출발하였고, 드디어 밤산골을 향해 달립니다. 밤산골이 고개도 넘어가야 하는 제법 먼 곳이었지만, 버스가 생각보다 빠르게 달리다보니 단 6분만에 밤산골 종점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도보]
밤산골 1548 - 도전1리 1600
제가 타고 온 버스는 아예 시동까지 꺼버린 채 정류장 앞에 가만히 서있었고, 저는 도전1리를 향해 발걸음을 옮깁니다. 의도치 않게 원주, 그리고 강원도도 뚫어버리게 되었던 장소인 밤산골에 다시 와보는 것도 1년하고도 거의 반이 지났더군요. 이번에는 반대로 도전1리를 향해 걸어가게 되니 참 느낌이 묘합니다.
버스 위치 확인 차 어플로 도전1리 정류장을 찍어보니 130번과 981번이 각각 10분 남짓 뒤에 도착예정이라고 하는데, 981번은 그렇다치고 130번은 왜 이렇게 빨리 오는 거지?? 130번은 도전1리에 오후 4시면 도착할 듯했는데, 예상외로 빠른 버스의 속도에 발걸음을 서두릅니다. 날씨도 더운데 이게 뭐 하는 건지 -ㅅ-;;;
하지만 제가 여기까지 와서 130번을 타려 드는 이유는 다름아닌 가마섬과 삿갓봉 때문이었으니 정말 어쩔 수 없었습니다. 도전리 방향으로는 가마섬을 쌩까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무조건 여주 방향으로 타고 나가야만 했던 겁니다. 어쨌거나 버스보다 제가 먼저 도전1리에 도착하였고, 화랑님의 블로그에서 봤던 그 검은색 매직으로 적은 시간표 또한 아직 그대로 있음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정류장과 시간표를 사진으로 찍고 나니 곧 130번 버스가 들어와 회차를 하더군요. 정류장에 매직으로 써있는 시간표는 오후 4시 10분이었지만, 여기가 무슨 읍면소재지 급 동네도 아니니 버스도 그 시간 꼭 맞추려고 들 리가 없죠. -ㅅ- ㅋ
[대원고속 130번(여주역~여주중교,하동,(→축협세종지점),터미널,( → 여흥동),신륵사,천송1통,이호1리,목아박물관,대순진리사거리,간매리,여주온천(삿갓봉),(부평리입구,가마섬,부평리입구),부평2리,운무실,(도전1리),도전분교장,도전3,4리~도전5리)][1450+1450]
도전1리(회차) 1601 - 도전5리(회차) 1612 도착, 1640 출발 - 도전3리 1642 - 도전분교 1645 - 도전2리 1647 - 운무실 1654 - 부평리입구 1656 - 가마섬(회차) 1659 - 부평리입구 1702 - 여주온천 1707 - 간매리우체국 1712 - 가정2리,긴골입구 1721 - 천송1통 1722 - 신륵사 1724 - 여주터미널 1732
사실 웃말과 북내를 경유하여 여주로 내려가는 981번도 5분 내로 도착예정이었기 때문에 승차거부가 우려되었지만, 그래도 버스를 세우고 봤습니다. 날이 참 더운데다, 130번은 이곳 도전1리를 왕복으로 들르지 않는다는 정보를 작년에 입수했었기에 이쪽에서도 할 말은 있었던 겁니다.
버스를 세우니 과연 기사아저씨께서 좀 있으면 다른 버스 오는데 그게 빠르다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하지만 가마섬과 삿갓봉이 있기에 저는 오래걸려도 상관없다, 무엇보다 이 차는 여기를 한 번만 들르지 않느냐면서 물러서지 않았죠. 그러자 도전리 종점 가면 30분 기다려야 하고 요금 또 한번 내야 한다 하시는데, 어라? 여기 왕복으로 들르는 걸로 다시 바뀐 건가? 일단은 아직도 이 노선이 도전1리를 한 번만 들르는지 여부가 확실치 않으니, 그러겠다고 하면서 버스에 탔습니다. -ㅅ- ㅋ
버스는 도전5리를 향해 달려가는데, 정류장에 마침 버스를 타러 나온 주민들 두어 명이 보이더군요. 기사아저씨께서 안 태운다며 거부 의사를 표하고 나서는, "봐봐 저 사람들은 말 잘 듣잖아. 내가 그렇게 이야기를 하면 말을 들어야지." 하더군요.
그러거나 말거나 어쨌든 버스는 오후 4시 12분에 도전4리 종점에 도착합니다. 북내 쪽에서 올라올 때, 중암리에서 고갯길을 넘어와 처음으로 보았던 그 정류장에서 회차를 했습니다.
그런데 종점에 도착하여 하차 태그를 위해 카드를 단말기에 댔더니, 기사아저씨께서 카드는 왜 대냐고 그러더군요. 아니 자기가 요구했던 대로 요금 다시 내겠다는데 그걸로도 뭐라고 하면, 도대체 뭐 어쩌라는 건지 -ㅅ-;;; 어이가 없어진 저는 요금 다시 내려면 하차태그는 해야 되지 않느냐고 되물었고, 그제서야 다른 말 없이 요금 다시 찍게 해주는데 기사아저씨께서 차 바깥으로 나가면서 또 그러더군요.
"당신은 이제 30분 있다 가야 돼. 내 말 안 들었으니까."
아니 누가 버스 시간 모른답니까?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이런 데야말로 버스 시간 모르고 다니면 좆되는데 말입니다. 또한 도전1리를 왕복으로 들러준다는 보장이 전혀 있지도 않는데, 도대체 뭘 믿고 그대로 기다려야 한다는 것인지도 참 어이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여주 갈 때는 도전1리를 다시 들르지도 않고, 바로 부평리로 내려가버릴 것 같은데 말이죠. -ㅅ-;;;
사실 태울 생각은 1도 없었는데 요금을 또 내는 것까지 불사하는 저의 완강함(?)에 뭐라 할 말이 없으니 그런 반응을 보이는 것이었지만, 이 때부터 조금씩 부아가 치밀어 오르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그나마 초장부터 타지 말라고 대놓고 뭐라고 하는 것보다는 낫다는 걸로 마음을 다잡았죠. 이렇게 더운 날씨에 대놓고 뭐라고 하는 것도 한편으론 문제가 없진 않다
이윽고 오후 4시 40분이 되어 버스가 출발하는데, 도전2리를 지난 버스는 과연 도전1리를 다시 들르지 않고 바로 부평리 쪽으로 우회전을 해버리더군요. 와 정말 아까 도전1리에서 그냥 밀어붙이지 않았더라면, 날도 더운데 또 땀 뻘뻘 흘려가며 도전2리까지 더 걸어가서 수십 분을 기다리든가, (결과적으로는) 버스를 놓쳐버려 가마섬이고 뭐고 손가락만 빨고 있어야 하든가 둘 중 하나였을 겁니다. -ㅅ-;;
그냥 부평리로 내려가버리는 버스에 어이가 없어서 아까 도전1리에서 그냥 안 탔으면 어쨌을 뻔했느냐 하니, 날도 더운데 운전하는 데 방해되니 시비나 걸지 말라고 그러더군요. 결국 열받은 저는 나중에 민원을 넣어버렸습니다. 버스가 한 번만 들르는 거나 다름없는 장소에서 탔는데 돈을 또 내는 것도 그렇고 제가 무슨 교도소 죄수도 아닌데 저딴 소리를 들어야 하는 것도 그랬지만, 다른 승객들에게도 이런 식으로 할 게 뻔하니 그냥 넘어갈 수만은 없었던 겁니다.
알고보니 이 버스가 오후 4시 30분에 출발해야 하는데, 멋대로 10분 늦게 출발했었다는 사실은 덤이었죠. 물론 교통상황이 좋지 않아서 회차지에 늦게 도착하는 것이라면 골백번 이해하고도 남지만, 원래 출발해야 하는 시간보다 15분 남짓 전에 도착을 했었는데도 10분이나 늦게 출발을 하는 건 과연 정상인 것인지 의문이었던 겁니다. -ㅅ-;;; 회차지에 제 시간보다 늦게 도착하지 않을 경우, 거의 대부분 조발을 하면 했지 10분씩이나 늦게 출발할 리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참 이상한 기사아저씨가 걸리는 바람에 짜증은 났지만, 그래도 어쨌든 부평리와 가마섬, 그리고 삿갓봉은 보는 데에 성공했으니 다행입니다. -ㅅ- ㅋ
여주터미널에 내리니 오후 5시 32분이더군요. 복권방이 시민회관 정류장 근처에 있길래 복권을 사고 따가운 햇빛을 피해있던 저는, 오후 5시 57분에 도착한 용문행 버스에 승차합니다.
[대원고속 987-3번(여주역~여주중교,하동,(→축협세종지점),터미널,여흥동,신륵사,천송1통,가정1리,지내리입구,북내,덕산리,내룡리입구,주암사거리,일신3리,(↔일신역),무왕2,1리,(망미1리마을회관),석불역,월산4리,지평,용문성당~구용문터미널)][환승] ※ 여주역 1740 출발
시민회관 1757 - 여주여중,세종고교 1758 - 신륵사 1803 - 천송1통 1806 - 가정1리 1807 - 지내리입구 1810 - 신접1리 1811 - 북내,당우리 1813
이번에는 신륵사 이후 지내리입구를 찍고 북내로 들어가더군요. 여강중고교에 내려버릴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편의점을 들러야 하는 것도 있고 시간 여유도 충분했기에 그냥 북내에서 내렸습니다.
[도보]
북내,당우리 1824 - 신접2리마을회관 1846
이번에는 장암2리에서 나온 막차를 타고 여주역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장암2리 노선이 지내리 안길을 들러가기 때문이었죠. 그래서 신접2리 마을회관까지 슬슬 걸어갑니다. 날도 더웠지만, 버스가 장암2리에서 오후 6시 50분에 출발하기 때문에 급하게 갈 이유는 전혀 없었죠.
신접2리 마을회관에 도착하니 버스가 오려면 15분 남짓 남았더군요. 아직도 따가운 햇빛에 최대한 그늘이 있는 곳에서 기다리다가 오후 7시 3분에 도착한 버스에 승차하는데, 정말 생각지도 못한 로얄시티가 옵니다. 오우~ 혁님~! ㅋㅋ
[대원고속 983-1번(여주역→하동,축협,여흥동,오학,신남리,북내→장암2리→장암1리,북내,신접2리,지내리입구,(→지내리),신륵사,터미널,하동→여주역)][1450] ※ 장암2리 1850 출발
신접2리마을회관 1903 - 지내리입구 1908 - 가정1리 1909 - 신륵사 1914 - 선거관리위원회 1917 - 여주터미널 1920 - 여주시청,한글시장입구 1921 - 하동 1924 - 여주중교 1930 - 여주역 1935
이제는 지내리 마을회관도 찍고 유유히 여주역으로 가서 귀갓길에 오르는 일만이 남아 있었습니다. 이 장암2리 노선을 2번 탄다는 것으로 계획을 수정했던 석준형의 생각 또한 결실을 보기 일보 직전이었죠. 신접2리 마을회관을 나온 버스는 바로 지내리 쪽으로 내려가는데, 어라????
버스가 왕복2차로 길을 따라 그냥 쭉 직진을 해버립니다. 이건 또 뭔가 싶어 경기버스정보 앱으로 정류장 통과시간을 살펴보니, 막차만 지내리 안길을 들어가지 않고 있었습니다. 이걸 또 타야 한다니 참으로 난감하기 이를 데 없었지만, 또 머리를 굴려보는 수밖에는 달리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놈의 130번 이후로 참 되는 게 없네요. -ㅅ-;;;
[전철][환승, 내리면서 1100원]
[경강선] 여주 1955 출발 - 부발 2006 - 이천 2011 - 곤지암 2022 - 경기광주 2031 - 이매 2041 - 판교 2044
결국 저는 130번의 그 이상한 기사아저씨도 짜증나지만 막판에 지내리 안길마저 버스가 안 가버린 것 때문에, 오늘은 정말 허무하게 여주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여주를 몇 번을 왔었는데 그것들 모두 통틀어서도 최고로 허무했는데, 이번에는 오후 7시 55분에 출발하는 판교행 전철을 탈 수밖에 없어서 더더욱 그랬죠. 이 전철을 타면 이매역에서 수인분당선 시간이 맞지 않아 판교역까지 가야만 하는데, 그나마 3500번이 2023년 7월 현재는 주말에도 15분 가량의 배차간격으로 다녀주고 있었던 것이 불행 중 다행이었습니다. 2010년대만 해도 주말에는 3500번이 최소한 20분 간격정도로 다닌다고 보면 됐었기 때문에 3330번을 택하곤 했었는데, 이제는 그러지 않아도 되어서 좋더군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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