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가 지나고 무더워지는 때가 찾아왔습니다.
이번에는 비가 충청도와 경상북도 쪽으로 집중해서 내렸는데, 경부선 철도가 노반이 유실되어 열차들이 몽땅 운행중단이 돼버리는 예상치 못한 대사건이 생겼을 정도니 다른 분야들에서는 얼마나 큰 피해가 있었을지 후덜덜하더군요. 오송 궁평지하차도 침수사건만 사건이 아닌 것은 팩트다.
이리하여 당분간은 멀리 나가는 시승은 생각하기 어렵게 되었고, 이번 기회에 영종도 공영버스들부터 먼저 일망타진하기로 한 저는 청라국제도시역을 향해 전철을 타고 떠났습니다. 서해선이 대곡까지 연장 개통하며 김포공항역도 경유하게 되어 저의 시승에도 신세계가 열리고 있었죠. 이제서야 이런 노선이 생기게 된 것을 생각하면 참 밥맛이지만, 어쨌든 개통은 됐으니 세상이 참 좋아짐을 실감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ㅅ- ㅋ
청라국제도시역에 내리니 오전 10시 정각입니다.
영종도를 간다면서 청라국제도시역에 중도 하차한 이유는 이미 많은 분들이 알고 있는대로, 공항철도 영종도 구간의 별도 운임으로 인한 요금 폭탄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ㅋㅋ
청라국제도시역에서 영종역까지는 영종도 구간 기본요금인 900원만 더해지기 때문에 영종역까지 요금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환승할인도 함께 단절되어 버리는 것이 문제였던 겁니다. 공항철도는 영종도 구간이 들어가는 순간, 시외버스 탔다고 생각하면 되는 것이죠. 2023년 7월 현재는 공항철도 영종도 구간에서도 환승할인이 된다고는 하지만, 우리같은 외지인들에게는 해당사항이 없다
그래서 청라국제도시역에서 202번을 타고 영종역에 내리는 걸 택하며 승강장에서 버스 정류장까지 다소 먼 길을 유유히 걷기로 합니다. 202번이 오기까지 시간은 넉넉하게 남아 있었고, 202번을 이용해 영종역에 도착하면 예단포를 경유하여 공영차고지로 들어가는 205번의 시간 또한 잘 맞아들어가기 때문에 가슴을 쓸어내려 봅니다. 사실 인천광역시야말로 차량총량제의 폐해(※)가 제일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곳인데, 영종도 역시 예외는 아니었던 것이죠.
※ 차량총량제 하에서는 말 그대로 관내 시내버스들의 총 차량 대수가 제한이 됩니다. A노선에 증차를 하려면, 다른 노선에서 운행중인 차량을 빼와야 하는 겁니다. 그래서 더 이상 개발할 건덕지가 없는 동네라면 차량총량제가 맞을 수 있으나, 인천광역시는 아직도 신규 개발지역 및 인구 유입이 있는 동네입니다. 결국 신규 노선 개통도 어렵지만, 어떻게든 운행을 한다고 해도 기존 노선에서 운행하던 차량들을 빼오기 때문에 기존 노선들 역시 배차간격이 길어지는 쪽으로 갈 수밖에는 없다는 뜻이죠. 개인적으로는 인천광역시 시내버스가 대전이나 대구, 울산광역시 버스보다 훨씬 문제가 있다고 보는데, 신규 개발지역이 계속 있을 동네인데도 차량총량제라니 진짜 숨이 막힐 지경입니다. -ㅅ-;;;
[영종운수 202번][환승]
청라국제도시역 1020 - 국립생물자원관입구 1023 - (고속도로) - 영종역 1041
오전 10시 20분이 되자 급행91번과 함께 202번이 도착했고, 버스는 바로 영종대교를 쭉쭉 달려줍니다. 20분 남짓 걸려 영종역에 내리게 되지만, 환승할인도 유지하고 205번도 별로 안 기다리고 탈 수가 있어 일석이조가 따로 없었죠. 여기에도 e음버스가 생겼는지, 정류장에 시간표가 붙어 있더군요. ㅎㅎ
버스를 기다리던 저는 문득 생각난 게 있어 길 건너편의 정류장으로 얼른 이동해 봅니다. 영종역 바로 앞의 정류장은 3번 등 극히 일부 예외를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의 노선들이 하차만 가능한 장소였던 것이죠. 건너편으로 이동하니 금방 205번이 나타났고, 방향판을 확인한 뒤 바로 승차합니다.
[영종운수 205번][환승]
영종역 1052 - 예단포 1057 - 인천소방항공대 1059
여기는 버스를 잘못 타는 사람들이 나오게 되어있기 때문에 기사아저씨가 어디 가냐고 물어보는 때가 종종 있으나, 이번에는 그렇지 않더군요. 영종역 주변이 온통 허허벌판이라 다음 정류장까지의 거리가 멀다보니, 버스를 잘못 탔다면 수습이 어렵기 때문에 물어볼 법도 한데 다소 의외였습니다.
영종역 이북은 허허벌판이나 다름없는 상태라 버스는 막힘없이 쭉쭉 달려주었고, 오래간만에 지나가는 예단포를 차창 너머로 보았던 저는 인천소방항공대에 하차합니다. 날도 더운데 이곳에서 20분 동안 버스를 기다려야만 하니 미칠 노릇이지만, 이번에 탈 5번이 차고지에서 오전 11시 20분에 출발하기에 정말 어쩔 수가 없었죠. 오전 11시 15분에 204번이 여길 도착하는 것을 보니 더더욱 그랬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204번 타고 올 걸 -ㅅ-;;;
그나마 진천 내기마을에서 버스를 기다릴 때보다는 훨씬 나았다는 게 위안입니다. 예단포로 가는 4번이 들락거리는 것을 보고 있으니(4번은 여기를 지나만 갈 뿐, 정류장에 정차하진 않더군요) 오전 11시 20분이 다 되어가는데, 자동차만 간간히 지나다닐 뿐 사람은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버스시간이 다 되어 어플을 확인하니 5번 이외에도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205번이 곧 도착한다고 뜨는데, 차량번호를 보니 아까 영종역에서 탔던 차입니다. 두 버스가 거의 동시에 도착할 각인데, 205번 기사의 눈에 띄는 것이야 어떻게든 숨을 방법이 있으니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그러다가 5번을 놓쳐버릴 위험이 있었죠. 그나마 205번이 먼저 지나가고 5번이 나타났기에 문제는 없었지만, 참 느낌 한번 엿같더군요. -ㅅ-;;;
[신흥교통 중구5번(영종공영차고지~인천소방항공대,갤러리84입구,영종역,운남교차로,영종주야간보호센터,인천하늘초교,중산중고교,LH7단지,해맞이공원,푸르지오더스카이,운서역,롯데마트,공항초교~영종도서관)][환승] ※ 영종공영차고지 1120 출발
인천소방항공대 1122 - 갤러리84입구 1127 - 영종역 1134 - 운남교차로입구 1140 - 영종주야간보호센터 1143 - 돌팍재삼거리 1145 - 인천하늘초교후문 1147 - 중산중고교 1152 - 한라비발디후문,화성파크드림 1155 - 동보노빌리티 1159 - LH7단지 1206 - 해맞이공원앞 1215 - 푸르지오더스카이 1222 - 영종고교 1225 - 운서역 1231
아무튼 버스는 무사히 탔고, 동시에 오늘 코스의 큰 고비가 시작되었습니다. 다음에는 오후 12시 35분에 롯데마트를 출발하는 2번을 운서역에서 타야 했는데, 롯데마트와 운서역은 딱 한 정류장 차이인데다 중간에 끊어탈 곳도 없었던 겁니다. 이 버스가 조금이라도 늦으면 2번을 못타게 되는지라, 과연 예상대로 오후 12시 30분에 도착할 수 있을지 한편으로는 걱정도 되었습니다.
그래도 인천소방항공대까지 와서 탄 덕택에 갤러리84는 물론, 예단포와 영종성당, 그리고 하늘초등학교 인근의 생각지 못한 단독구간들을 해결할 수 있었다는 점은 정말 큰 수확이었습니다. 기사아저씨께서 어디 가냐고 물어보지도 않아서 더더욱 그랬죠. ㅋㅋ
하늘도시로 진입한 후로는 202번 경로를 따라가다가 운서역 쪽으로 달리는데, 이게 푸르지오더스카이 아파트도 경유하고 있었습니다. 하늘도시에서 운서역으로 가는 길 옆으로도 어느새 아파트가 생겼더군요. 여기는 개발된 지 오래되지 않은 듯 이 5번과 206번 말고는 지나다니는 버스가 없었는데, 그래서인지 사람들이 이 버스를 이용해 운서역으로 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여기가 생각외로 신호가 많다보니 빠져나오는데만 5분 넘게 걸리더군요. 운서역 거의 다 와서 마지막에 시간이 늘어지는데다, 자꾸 신호에 걸려서 불안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ㅅ-;;;
참 이상한 데서 똥줄이 탔지만, 그래도 결국 제가 탄 버스는 무사히 운서역에 도착합니다. 도착시간이 예상했던 시간보다 1분 뒤였긴 했지만, 그래도 어쨌든 용유동 주민센터로 가는 2번은 무사히 탈 수 있었다는 게 중요했습니다. ㅎㅎ
요깃거리를 사기 위해 편의점에 들렀던 저는 오후 12시 37분에 나타난 2번에 승차하였습니다.
[신흥교통 중구2번(롯데마트~운서역,삼목초교,왕산교,왕산차고지,왕산해수욕장,을왕리해수욕장,선녀바위해수욕장입구,둥개마을입구,나룻개입구,용유초교~용유동주민센터)][1250] ※ 롯데마트 1235 출발
운서역 1237 - 삼목초교 1241 - 풍림1차205동 1244 - 왕산차고지1257 - 왕산해수욕장 1300 - 을왕리해수욕장 1305 - 해뜨는집앞 1312 - 둥개마을입구 1318 - 나룻개입구 1320 - 용유초교 1323 - 용유동주민센터 1325
을왕리해수욕장을 가는 노선이기 때문인지, 정류장에 있던 사람들 대부분이 저와 같이 버스를 타더군요. 덕분에 버스 안에는 저를 포함해서 10명 가량의 사람들이 있게 되었는데, 카운티 노선에서 이 정도면 참 많이 탄 것인지라 참 이채로운 모습이었습니다.
운서역을 나온 버스는 삼목초등학교를 지나 을왕리해수욕장을 향해 쭉쭉 달리는데, 204번과 달리 삼목선착장이나 인천공항 제2터미널을 들르지 않더군요. 공항은 그렇다치고 삼목선착장을 들르지 않는 것은 다소 아쉬웠지만, 그쪽은 307번과 인천e음16번, 그리고 동인천역에서 오는 북도면 공영버스도 가주니까 걍 그러려니 할 수밖에는 없었죠.
예상대로 왕산해수욕장과 을왕리해수욕장을 거치며 손님들이 다 내려버렸고, 용유동 주민센터를 향해 직진을 하던 버스는 늘목마을 안길을 향해 좌회전을 합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개쩌는 1차로가 저를 반겨주네요. 구읍뱃터로 가는 3번만 쩌는 게 아니었습니다. 오우 ㅋㅋㅋㅋ
게다가 둥개마을까지의 깨알같은 단독구간도 먹고, 204번의 나머지 구간도 오늘 가보고 정말 일타 삼피가 따로 없네요. 그와 더불어 저번에 이곳을 왔던 날, 을왕리에서 굳이 25분을 버려가며 306번을 택했던 것은 정말 신의 한 수가 되어 돌아왔습니다. 306번 역시 이 일대에선 단독구간이 많기 때문에, 공항좌석버스였음에도 불구하고 타볼 가치가 있었던 겁니다.
나룻개입구에서 306번 다니는 길과 합류를 하였고, 용유초등학교를 지난 버스는 곧 용유동 주민센터에서 저를 내려주고 회차를 합니다.
이제는 2-1번이 올 때까지 25분의 시간이 남아 있었습니다. 용유동 주민센터 앞에는 의외로 가게가 없는데, 오늘 아주 더운 날씨 때문에 그게 참 크게 다가옵니다. 하지만 버스정류장 바로 근처에 동양염전이라는 카페가 보이더군요. 딱 봐도 정말 큰 곳이었는데, 이런 카페는 사실 제 취향이 아니긴 하지만 더위를 피할 장소가 필요했기에 그 카페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바깥에서 보았던 대로 카페는 참 넓었는데, 예상대로 사람들이 정말 많아 앉을 자리조차 없었습니다. 한쪽에는 빵도 같이 팔고 있었는데, 여기는 가격이 좀 있는 대신 빵 크기들이 다들 큰 편이라 어느정도 양심은 있구나 싶었죠. 하지만 역시 빵집은 대전 성심당만한 곳이 없다는 생각도 같이 드는 것은 한편으론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2023년 현재, 성심당의 요모조모를 뜯어보다보면 파리바게트 대신 성심당을 택할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니까요. -ㅅ- ㅋ
카페를 둘러본 저는 바깥에 있던 무궁화호 객차도 함께 둘러봅니다. 기관차 뒤에 딸린 채 전국을 누볐을 그 객차는 이곳에서 새로운 삶을 살게 된 셈이었는데, 내부 역시 진짜 무궁화호 객차 그대로였습니다. 매니아들은 싫어할 그 냄새 역시 그대로여서 그동안의 추억들이 참 많이 생각났습니다. 에어컨이 작동하지 않아서 내부가 너무 더워 오래 있을 수는 없었지만, 봄이나 가을에 들어가 있으면 딱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죠. -ㅅ- ㅋ
커피라도 하나 마실까 했지만 제일 싼 것도 6000원이다보니 그렇게는 하지 않았고, 물로 목을 축이고 난 다음 시간 맞춰 다시 정류장으로 나가보니 아이고 덥ㅇ어라 오후 1시 50분이 되자 2-1번이 건너편에서 등장합니다. 그런데 분명 아까 2번에서 내렸던 정류장에서 출발하는 게 맞으니 유턴을 해야할 텐데, 웬일인지 건너편 정류장에 도착한 버스가 움직이질 않고 꾸물댑니다. -ㅅ-;;;
[신흥교통 중구2-1번(영종동주민센터~전소,남뒤사거리,운남동우체국,인천공항1터미널,하얏트호텔,무의도입구,용유초교,둥개마을,둥개마을입구,늘목~용유동주민센터)][환승]
용유동주민센터 1350 도착, 1359 출발 - 늘목 1401 - 둥개마을입구 1405 - 둥개마을오거리 1408 - 용유초교 1410 - 마시란 1412 - 한국도심공항터미널 1413 - 무의도입구,용유역 1415 - 하얏트호텔 1423 - 인천공항1터미널 1428 도착, 1430 출발 - 운남동우체국 1440 - 영종국제물류고교 1443
내가 건너편으로 가서 타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랬다가 버스는 버스대로 유턴하고 바로 가버리는 수가 있으니 그냥 가만히 있어 봅니다. 그랬더니 5분 후 유턴을 하여 제가 있는 정류장으로 딱 오더군요.
버스 안으로 들어가보니 아주머니 한 분이 타고 있었는데, 딱 봐도 나가는 버스편을 찾다가 기사아저씨의 인심 덕택에 구사일생으로 생존한(?) 것 같았습니다. 사실 인천공항 이서 지역은 을왕리해수욕장과 선녀바위해수욕장, 마시란해변 등의 명소는 있지만, 버스들이 생각보다 뜸하기 때문에 아무것도 모르고 오면 엿먹기 딱 알맞은 곳이었죠. 죽기 딱 좋은 날이군
아무튼 버스는 오후 1시 59분에 출발하였고, 이번에는 1차로 쩌는 길은 없었지만 아까 2번으로 가지 못했던 길을 보충하는 듯한 느낌을 주며 인천공항을 향해 달렸습니다. 저 말고도 이 버스를 탄 사람은 있었지만, 하얏트호텔과 인천공항 1터미널(3층 정류장)을 지나면서 죄다 내려버리고 저 혼자가 되었죠.
예상대로 버스가 인천공항에서 시간을 맞추느라 몇 분 정차를 하는데, 정류장에 버스를 기다리던 사람들은 많았지만 이 버스를 타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는 것 역시 예상한 대로였습니다. 어쩜 이리 예상을 벗어나질 않는지 한편으론 웃음마저 나올 지경입니다. ㅋㅋ
아무튼 저 혼자 남은 버스는 전소를 향해 달리게 되었고, 인천공항과 하늘도시를 잇는 길에서 바로 전소로 빠지는 단독구간 역시 가보는 데 성공합니다. 2-1번이 2번보다 운행횟수가 확연히 적은지라 나름 고민을 했었는데 이렇게 풀 수가 있어 다행이었죠. ㅎㅎ
남뒤삼거리를 지나 영종국제물류고에 내리려니 기사아저씨께서 기름을 넣으러 가야 하는데, 정류장 직전의 모퉁이에서 내려줘도 괜찮겠느냐면서 양해를 구하시더군요. 이에 저는 바로 그러겠다고 하며 버스에서 내린 다음 길을 건넜고, 204번 대신 223번을 타고 운서역 쪽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204번이 차고지에서 오후 2시 35분 출발이라 지금 영종역쯤 갔어야 하는데, 막상 위치 조회를 해보니 차고지에서 나오는 차가 하나도 없었던 겁니다. -ㅅ-;;;
[강인여객 223번][환승]
영종국제물류고교 1449 - 영종중교 1451 - 운서초교 1454 - 영종고교 1459 - 운서역반도유보라 1502 - 운서역 1507 - 인아교회 1510 - 공항초교 1512 - 롯데마트 1516 - 삼목초교 1518 - 풍림1차205동 1521
수도권의 경우 이런 상황은 거의 대부분 차량 고장으로 인한 것인지라, 정말 그러려니 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그나마 223번과 304번이라는 차선책이 있었다는 것이 천만다행일 따름입니다. 어쨌든 223번은 운서역을 향해 잘 달려주었고, 오래간만에 공항초등학교 한 바퀴 도는 구간도 잘 구경하며 오후 3시 21분에 풍림1차 205동앞에 내리게 되었습니다.
[도보]
풍림1차205동 1521 - 하늘문화센터 1535
제가 여기에 내린 이유는 을왕리해수욕장에서 넘어오는 6-1번을 하늘문화센터에서 잡기 위함입니다. 저와 석준형이 무의도를 다녀온 이후, 하나개해수욕장에서 출발하는 6-1번에 하늘문화센터라는 추가 경유지가 생겨버렸기 때문이었죠. 날씨가 참 덥다보니 걷기가 싫었지만, 이렇게 하지 않으면 정말 큰 비효율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웬일인지 204번이 오지 않았기 때문에 도보 거리는 늘어났지만 어쨌든 걸어가는데, 그나마 길에 그늘이 참 많았다는 게 천만다행이었습니다.
인천공항 에너지 시설을 끼고 돌아가니 오르막길과 함께 하늘문화센터가 보이는데, 센터 바로 앞에 버스정류장도 떡 하니 있더군요. 오늘이 주말이라 센터가 문을 닫았을 것 같은데 과연 버스가 오기는 할지 참 불안하지만, 그래도 믿는 것은 있었습니다. ㅎㅎ
정류장으로 가면서 센터 건물을 관찰해보니 지하1층 주차장과 바로 연결이 되어 있더군요. 그런데 센터 주차장 쪽에서 사람 두어 명이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이건 건물 안으로 들어갈 수가 있다는 뜻이었기에 정말 희망의 동앗줄이 되어주었습니다. 예상대로 센터 안으로 들어가보니 정말 시원했죠. 오우~ 혁님~! ㅋㅋㅋㅋ
버스가 오후 3시 50분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되어 시간 맞춰 나와보니 정류장에 저 외에도 3명의 사람들이 정류장에 앉아 있더군요. 이걸 보면 버스는 들어와줄 것 같았지만 아산 태화프라텍(현 유엠하이텍)에서 통수를 맞았던 일(2022년 2월 3일 시승기 참고)도 있었고, 아까 어플로 6-1번의 위치를 보았을 때 하늘문화센터로 올 때쯤이면 차량 위치가 뜨지 않는 현상을 발견했었기에 마냥 안심하기는 어려웠습니다.
뭐, 어쩔 수 없었죠. 정 버스가 오지 않는다면 택시를 타고 운서역으로 나가는 수밖에요.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정류장 너머로 큰 도로가 보였는데, 마침 6-1번이 그 도로로 다니기에 이곳에 올지 안 올지 타이밍을 확실히 가늠할 수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게다가 정류장에서 본 구름이 진짜 예쁘다보니 이거 구경하는 맛까지 있었죠. ㅋㅋ
이윽고 시간은 오후 4시가 되었습니다. 슬슬 택시를 불러야 할 시간이 다가오지만, 파란색 떡칠된 카운티가 아직 보이지 않고 있어 참 애매합니다. 일단 10분 정도 더 기다려보기로 하는데, 오후 4시 5분이 되자 진짜 천만 다행으로 버스가 옵니다. 키아 ㅋㅋㅋㅋ
[신흥교통 중구6-1번(전소~남뒤사거리,영종중교,은골사거리,영종도서관,(↔하늘문화센터),왕산교,왕산해수욕장,을왕리해수욕장,선녀바위해수욕장입구,용유동주민센터,용유초교,무의도입구,큰무리선착장,실미도입구,무의동주민센터~하나개해수욕장)][1250] ※ 하나개해수욕장 1455 출발
하늘문화센터(회차) 1605 - 풍림1차205동 1606 - 은골사거리 1609
버스가 10분 넘게 늦는 바람에 운서역에서 점심을 먹는다는 계획은 차질이 생기게 됐지만, 어쨌든 버스가 와준 것만으로도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정류장에 앉아있던 3명 모두 버스를 이용하는데, 만약 버스가 안 오면 정말 큰일나는 거죠. 암요. ㅋㅋ
이 버스를 타고 운서역에 가려면 은골사거리에서 내려야 했는데, 은골사거리까지는 달랑 4분 걸리더군요. 오늘같은 날씨에 버스에서 금방 내리는 것은 그닥 유쾌하진 못한 일이지만, 은근히 골치아픈 하늘문화센터도 멋지게 클리어가 되었다는 것으로 용서가 됩니다. ㅋㅋ
어쨌든 버스가 예상보다 늦었고, 다음에 탈 버스인 1번은 운서역 바로 전 정류장인 롯데마트에서 오후 4시 30분에 출발하는지라 여유시간이 20분 남짓밖에 남질 않았습니다. 덕분에 점심은 토스트를 포장해서 때울 수밖에 없었는데, 이것도 버스 출발하기 2분 전이 되어서야 겨우 나오는 바람에 진짜 일촉즉발이 따로 없더군요. 그나마 이번에는 오후 4시 34분이 되어서야 버스가 나타났기에, 버스를 놓치는 불상사가 벌어지지 않았다는 것이 천만다행입니다. -ㅅ-;;;
[신흥교통 중구1번(영종역~갤러리84,예단포,인천소방항공대,장촌빌라,젓개마을,카페거리,운서역~롯데마트(~영종고교,영종중교)][환승] ※ 영종중학교 1610, 롯데마트 1630 출발
운서역 1634 - 젓개마을입구 1639 - 장촌빌라 1641
버스에 탄 사람은 저뿐이었고, 운서역을 나온 버스는 북쪽으로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카페거리도 나오는 등 제법 개발된 동네가 나왔지만 이것도 잠깐이었고, 백련산입구를 지나 우회전을 하니 중앙선이 없는 시골길이 등장하더군요. ㅋㅋ
이제는 젓개마을도 203번과 206번이 다니니 참 세상 모를 일이었지만, 공영버스로 여길 해결하는 것이 차라리 속편했습니다. 203번과 206번의 운행간격 역시 긴 것은 매한가지인데다 차고지 방향 기준으로 영종역을 넘어가면 일부러 탔다는 게 다 티가 나는 구조라 눈치보이지만, 공영버스는 중구청 홈페이지에서 시간표 제공이라도 하니 그나마 타기가 더 나았던 겁니다. 그래서 저는 영종역을 가기 위해 장촌빌라에서 내려버렸죠.
사실 1번의 종점이 영종역이다보니 그냥 쭉 타고 있어도 영종역을 갈 수는 있지만, 예단포와 갤러리84를 찍고 영종역으로 가기 때문에 많이 돌아갔던 겁니다. 돌아가는 것 자체는 상관이 없지만, 기사아저씨께서 어디 가냐고 물어볼 가능성까지 굳이 감수해야 할 이유는 단 하나도 없었죠. 그래도 마침 오후 4시 40분에 예단포에서 출발하는 4번이 있었기에, 장촌빌라를 빠져나오는 것은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ㅋㅋ
[신흥교통 중구4번((영종중교~)전소~운남교차로,동강리,영종역,장촌빌라,예단포~예단포항)][환승] ※ 예단포 1640 출발
장촌빌라 1649 - 영종역 1652
장촌빌라를 지나 좌회전 한번 해준 다음, 근처의 사거리 하나만 직진해서 통과하면 바로 영종역인지라 버스는 달랑 3분만에 영종역에 도착합니다. 덕분에 저는 인천e음15번을 타는 것 이외에도, 개쩌는 3번을 타고 구읍뱃터로 가는 아주 행복한 고민을 할 수가 있었습니다. 때마침 203번도 막 가버린지라 유일한 걸림돌도 없어져서 더욱 그랬습니다. ㅋㅋ
그런데 막상 인천e음15번을 타려니 오후 5시 35분까지 기다려야만 하더군요. 인천e음버스들은 하나같이 배차간격이 길다보니 어딘가를 이어준다는 이름값을 하질 못하는데, 이번에도 그 특징은 어디 가지 않았습니다. 결국 저는 에라 모르겠다 이번에도 길을 건넌 후, 오후 4시 56분에 도착한 3번을 타줍니다. 타는 장소 확인을 하니 구읍뱃터 방향은 역 건너편 정류장, 전소 방향은 역 바로 앞 정류장이었던 겁니다. 끙 -ㅅ-;;;
[신흥교통 중구3번((영종중교)~영종물류고교~전소,잔다리삼거리,금산경로당,(↔영종역),논골,대흥식당,높은마을입구,만정낚시터입구,마장포,서당골,하늘초교후문,힐스테이트,영종진공원~구읍뱃터)][환승] ※ 영종중학교 1640 출발
영종역 1656 도착, 1700 출발 - 논골 1703 - 대흥식당 1706 - 높은마을입구 1708 - 마당개 1713 - 마장포 1715 - 서당골 1717 - 하늘초교후문 1720 - 힐스테이트 1725 - 영종진공원 1726 - 구읍뱃터 1727
버스 안으로 들어가니 어디 가느냐는 기사아저씨의 질문이 들어왔지만, 영종역에서 타서 선착장으로 가는 것이니 전혀 이상하게 보일 건덕지가 없습니다. 203번도 때마침 먼저 가버린 뒤였으니 더더욱 그랬죠. -ㅅ- ㅋㅋ
딱 한 가지 염려되는 것은 구읍뱃터에서 오후 5시 30분에 있는 월미도행 배는 놓칠 것 같다는 것이었지만, 놓치더라도 한 시간 뒤의 배를 타면 되니 그까짓 한 시간쯤 뻐겨도 상관없다는 생각으로 버스를 탔습니다. 그런데 이 3번도 운행경로에 변동이 있었는지, 이전과는 다르게 영종역 바로 오른쪽 구석으로 난 길로 가지 않더군요. 버스어플 및 포털사이트에 나온 경로 그대로 가는데, 덕분에 신호를 받아야 해서 시간이 좀더 걸리는 느낌입니다.
그래도 3번에 숨어있는 1차로들은 모두 그대로 잘 있더군요. 진짜 개쩌는 1차로들을 보면서 선착장을 갈 수가 있는데, 이걸 놔두고 203번을 타야 할 이유가 없죠. ㅋㅋ
버스는 그럭저럭 잘 달려주었습니다만, 선착장에 내리니 오후 5시 27분이었습니다. 부리나케 뛰어 매표소에 도착하니 오후 5시 29분인데, 정말 정류장을 왜 이리 멀리 옮겼는지 이해가 안 갑니다. 옮기기 전에도 선착장에서 꽤 멀었었는데 말이죠. -ㅅ-;;
매표소에 와보니 배가 도착해 있는 것이 멀리 보였지만, 결국 저는 오후 5시 30분 배를 타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매표소에서 배까지의 거리도 생각보다 멀었는데, 표 끊는 시간까지 감안하면 1분만에 배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불가능했던 겁니다.
어느정도 예견된 결과였지만 아쉬운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어쨌든 오후 6시 30분 막배는 남아 있었기에 저는 구읍뱃터에서 시간을 보내는데, 슬슬 걷다가 편의점에도 갔다오고 빈둥거리니 시간 한번 잘 가더군요. 매표소로 다시 돌아가는 길에 갑자기 비가 내리는 바람에 머리가 젖었다는 것은 안비밀이었지만요. -ㅅ-;;;
[세종해운 월미도~영종도][3500]
구읍뱃터 1830 출발 - 월미도선착장 1845
어쨌든 저는 3500원 주고 표를 끊었고, 오후 6시 30분 막배를 타고 귀갓길에 오르게 됩니다.
배도 퇴근본능이 있는지 이번에는 15분만에 월미도에 도착했지만, 배에서 보는 바다는 진짜 이번에도 멋졌습니다. 영종도는 가까운 곳이지만, 여행 가는 기분을 제대로 낼 수 있는 이색적인 장소입니다. ㅋㅋ
오래간만에 다시 와보는 월미도는 역시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이미 유명한 놀이기구인 디스코팡팡과 바이킹 역시 아주 잘 있었죠. 월미도의 바이킹은 90도까지 올라가기 때문에 다른 곳의 바이킹들과 차원이 다른데, 그 포스는 여전히 어디 가지 않았습니다. ㅋㅋ
바이킹은 역시 맨 뒷자리가 짜세지만 ㅋㅋ
오늘은 바로 집에 가야 해서 바로 버스종점을 향해 발걸음을 옮겨보니 45번이 마침 출발 직전이었습니다. 월미도는 버스가 자주 들어오는 곳이긴 하지만, 2번과 10번도 눈앞에서 출발하는 것을 본 탓에 45번이라도 타야 했는데 때마침 제가 타니 바로 문을 닫고 출발하더군요. 휴 -ㅅ-;; ㅋㅋ
[동화운수 45번][1250]
월미도종점 1850 출발 - 월미공원역 1852 - 인천역,차이나타운 1857
어쨌든 월미도에서 인천역까지는 그간 경험상 10분이면 가질 테고, 수인분당선 시간을 보니 오후 7시 16분에 있는 오이도행 열차를 타게 될 각이더군요. 제 입장에선 사실 왕십리행 열차를 타는 게 좋긴 했지만, 오이도행 열차를 타더라도 집에 못 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걱정은 되지도 않았습니다. 오히려 집까지 가는 걸 고려하면 열차 시간이 완전 저를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인지라 다른 것이 문제였죠. 그건 다름아닌 인천역 수인분당선 승강장이 제법 더웠다는 것. 모든 지하철역이 다 시원한 건 아니라는 걸 생각하면, 서해선은 진짜 호텔급이었음을 느끼게도 되네요. -ㅅ-;;;
[전철][환승]
[수인분당선] 인천 1919 출발 - 인하대 1923 - 원인재 1931 - 월곶 1941
분명 이곳 인천역이 출발역이었는데도 웬일인지 오이도행 열차가 3분이나 늦게 도착하는데, 수인분당선의 지연 문제는 오이도~한대앞 구간에서 4호선과의 선로공용 때문이라고 덮어놓고 이야기할 수만은 없겠더군요. 오히려 왕십리역부터 문제가 있다는 내용의 글이 모노레일 갤러리에 있었던 것 같은데, 열차 지연을 4호선과의 선로공용 탓으로만 돌리는 매니아들은 무엇인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가 없었죠. 그런데 막상 열차를 타고 월곶역에 내리니 오후 7시 41분 정시 도착입니다. 수인분당선은 지연 회복이 생각보다 어려운 노선인데, 정말 베테랑 기관사가 걸렸던 게 아닌가 싶어질 정도였습니다. 휴;;;
아무튼 정말 기분좋게 월곶역에 내린 저는 유유히 정류장으로 걸어가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갑니다. 구읍뱃터에서 배를 놓쳐서 한 시간 동안 묶여 있었던 걸 이렇게도 보상을 받네요. 또한, 이제 영종도는 인천e음버스와 공항순환버스, 그리고 장봉도와 신시모도 공영버스만을 남겨두게 됩니다. 두어 번 정도만 더 가면 영종도도 노선들을 모두 타보게 된다니 정말 믿어지지가 않더군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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