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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스로 떠나는 시골 여행
버스 기행문/2022년~2023년

2023년 8월 14일 - 일산신도시와 오지를 모두 가보는 고양, 양주 마을버스 여행기(기사부족의 현실을 본 하루)

by 회관앞 느티나무 2023. 9. 6.

경기도 고양시.
일산신도시가 있는 덕택에 세상 사람들에게는 일산으로도 널리 알려진 곳입니다. 본인으로서는 같은 경기도이지만 가기가 정말이지 불편했던, 참으로 이질적인 동네이기도 했죠. 사실 집에서는 동두천이나 연천, 양평같은 곳이 훨씬 멀건만, 정작 고양은 이곳들보다 가까운데도 오가기가 아주 불편하니 참 어처구니가 없기도 했습니다.

또한 고양은 매니아들 때문에 싫어했었던 동네이기도 했었죠. 그쪽 동네 다니는 빨간버스가 아주 매니아들의 단골 소재가 되어놔서, 커뮤니티 사이트에 가보면 고양/파주 자유로 동네 게시판이 아닌가 싶었던 시절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주류에 끼는 걸 그닥 좋아하지 않는 저의 성격과 더불어, 솔직히 누구 덕분에 그 곳에서 사는 건데 하는 건 싸움질뿐이니 아주 자연스러운 결과였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고양 역시 면적이 정말 넓은 지자체들 중 하나죠. 일산신도시만이 전부일 수는 없다는 겁니다. 구일산은 물론, 탄현이나 관산동, 고양동, 고봉동 등의 동네들 역시 고양이었으니까요. 그러다가 2023년 7월 1일이 되자 드디어 서해선 전철이 한강 너머 3호선 대곡역까지 연장 운행을 하게 되는 혁명이 일어났고, 이걸 십분 활용하기로 한 저는 때마침 평일에만 운행하는 노선을 해결할 겸 고양으로 떠나게 되었던 것입니다.

고양시가 겉보기와는 달리 애로사항이 꽤나 있는 곳이라 기사부족에서 예외일 수가 없었는데, 그래서인지 평일에만 운행하는 노선이 이전보다 늘어났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어쨌든 저는 서해선 전철 덕택에 발걸음도 가볍게 고양으로 입성할 수 있었고, 풍산역에 내리니 오전 10시 55분이었습니다.

첫 번째로 탈 087번이 밤가시마을에서 오전 11시 출발이었는데, 이게 풍산역 바로 근처에 있는 곳이기에 저는 얼른 이마트 건너편 버스정류장으로 이동해 봅니다. 역에서 정류장까지 가깝기는 했지만, 의외로 큰 사거리 하나를 건너야 하다보니 여유시간을 5분 이상 잡고 움직여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오전 11시 4분이 되자 087번이 나타나는데 평일에만 운행하는 노선 치고는 저상버스가 다닙니다. 헐 ㅋㅋ
 
 

▲ 오늘의 첫 타자인 087번. 2023년 1월부터 평일에만 운행하는 노선으로 돌변해 있었습니다. -ㅅ-;;;



[백마운수 087번(설문동~대원초교,그린시티동문A,대원3리,문봉삼거리,고봉동주민센터,위시티3,4단지,동국대병원정문,애니골입구,풍산역~밤가시마을)][환승]  ※ 밤가시마을 1100 출발(평일만 운행)
풍산역 1104 - 삼성캐슬 1110 - 동국대병원정문 1112 - 위시티3,4단지 1118 - 모모월드 1126 - 고봉동주민센터 1133 - 문봉삼거리 1135 - 삼성화재연수원 1138 - 대원3리경로당 1139 - 동문아파트 1142 - 설문동 1144

노부부도 태운 버스는 동국대병원 후문까지 쭉 직진을 합니다. 버스 안에 시간표가 붙어 있었는데, 2023년부터 평일에만 운행하게 되어 그런지 시간표는 나무위키와 일치했습니다. 또한 동국대병원 후문은 이 버스만 다니는지라 단독구간 해결도 아주 가뿐하게 성공했죠. ㅋㅋ
 
 

▲ 백마운수 087번 시간표. 2023년 9월 현재도 저 시간표로 운행중입니다. 평일에만 말이죠.

 

▲ 동국대병원 후문 단독구간.

 

▲ 백마운수 087번 동국대병원 운행경로도. 빨간색이 단독 구간입니다.

 

동국대병원 정문으로 나온 버스는 위시티 쪽으로 좌회전을 하는데, 좌회전을 한 이후 위시티 3,4단지까지 가는데만 5분이 넘게 걸립니다. 거리에 비해 시간이 생각보다 너무 많이 걸리는데, 신호 많다는 안산도 여기에 비하면 정말 빠른 거라는 생각마저 들 정도입니다. 병원 정문을 나와 좌회전을 한번 한 이후로는 위시티 3,4단지까지 쭉 직진만 했으며, 승하차 손님이 많았던 것도 아니고 도로에 차들이 많지도 않았는데 소요시간이 이러니 참 기가 막힐 노릇입니다. 버스가 일부러 느리게 가는 것도 아니어서 더더욱 그랬죠. -ㅅ-;;;

위시티 3,4단지 정류장에서 우회전을 한 이후로는 신호가 줄어들어 좀 낫더군요. 이제는 고봉동 쪽으로 좌회전을 하여 올라갈 차례인데, 좌회전이 두 군데에서 가능했습니다. 050번과 097번이 정차하는 부경카센터 정류장 바로 앞길과 바로 옆에 큰 길이 있었는데, 버스는 버스어플 및 포털사이트에 나오는 경로 그대로 운행하더군요. 부경카센터 정류장은 087번이 정차하지 않는다고 나와 있지만, 바로 옆에 넓직한 길 놔두고 일부러 이 길로 버스가 가는 것을 보니 실제로는 정차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식사동에서 고봉동으로 올라가는 길은 왕복2차로였는데 공장들이 참 많더군요. 이 일대를 다니는 노선버스들은 이곳 공장으로 출퇴근하는 사람들로 유지가 될 듯 했는데, 이래서 050번과 087번은 여기를 오는 다른 노선인 081번과 097번에 비해 불리할 수밖에 없었겠다는 생각도 해보게 되었습니다. 050번과 087번이 평일에만 운행하는 노선으로 전락한 이유는 노선 길이의 차이 및 운수회사인 백마운수(050번과 087번 모두 백마운수 노선입니다)의 기사부족 등 내부사정, 그리고 공장밖에 안 보이는 이 지역의 여건 때문이었던 것이죠. 이 곳에 수요응답형 교통체계(DRT)인 똑버스가 도입된 것 역시 마을버스 노선의 운행횟수 감소와도 연관이 있는 것이었구요.
 
 

▲ (3장 모두) 고봉동 구간. 버스는 북쪽으로 계속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이곳에도 똑버스가 운행한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바로 똑타 어플을 켜봤습니다. 그런데 지도를 보니 식사동 위시티 쪽 영역과 이곳 고봉동 영역이 매우 가까웠지만, 딱 이어져있지는 않더군요. 사실 똑버스를 이용해 아예 다른 영역으로 넘어가는 것은 불가능한데, 설마 여기도 그럴까? 하고 테스트를 해보니... 예약 불가 메시지가 나옵니다. 광교신도시도 수원 광교쪽만 똑버스가 운행하기 때문에 똑버스로는 용인 광교쪽으로 넘어갈 수 없는데, 광교는 지자체가 다르기라도 하지, 여기는 -ㅅ-;;;; 
 
 

▲ 똑타 지도를 캡처한 모습입니다. 밝게 표시된 영역에서만 똑버스 호출 및 이용이 가능하므로, 출발지 및 목적지는 모두 밝은 영역 안에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사진의 두 영역은 정말 가까이 인접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똑버스를 이용해 서로의 영역을 넘어가는 것은 불가능한데, 저렇게 가까운 영역조차 오고 가는 것이 안 된다니 좀 어이가 없었죠.



어쨌든 버스는 북쪽으로 쭉쭉 달려줍니다.
고봉동은 그야말로 동네 전체가 공장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는데, 화성시에 온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고봉동주민센터 근처 사거리에서 직진하여 쭉 올라가니 대원3리가 나왔고, 곧 신성교통 90번이 들어가는 그 동문아파트가 나옵니다. 파주 땅도 잠깐이지만 밟게 되네요. -ㅅ- ㅋ
 
 

▲ 경기도 파주시 조리읍 대원3리. 동문아파트가 가까운 곳이기도 하지만, 파주의 느낌은 나지 않는 장소였습니다.

 

▲ 신성교통 90번이 하루가 멀다하고 들어왔었던 그린시티 동문아파트입니다. 하지만 2023년 9월 현재의 90번은 잘 보이지 않는 노선으로 전락한 지 오래였습니다.

 

다음에 탈 037번은 동문아파트에서 오전 11시 30분, 그리고 11시 55분에 출발합니다. 시간을 보니 아무래도 오전 11시 30분차를 타는 것은 무리겠고, 55분 차를 타겠다 싶었는데 역시나더군요. 그래도 오전 11시 55분까지 시간 여유는 충분했기에 저는 설문동 종점까지 가서 하차합니다. 설문동 종점으로 들어갈 때 잠깐이지만 1차로 길을 이용하는데, 대형 저상버스가 그 길을 가니 참 쩔더군요. ㅋㅋ

 

▲ 설문동 종점으로 가면서 잠깐이지만 들러주는 1차로. ㅋㅋ

 

▲ 이 곳이 087번 설문동 종점이었습니다.

 

설문동 종점에 내린 저는 왔던 길을 따라 대원초등학교 정류장으로 슬슬 이동해 봅니다. 여기로 와보니 가게들이 보이는데, 여기는 아파트 단지 2~3개정도 있는 게 다였지만 있을 것은 나름대로 다 있네요. 피아노 학원을 보니 어릴 때 생각이 납니다. 그런데 정류장에 붙어 있는 시간표를 보니 037번은 동문아파트에서 오후 12시 출발이었습니다. -ㅅ-;;;
 
 

▲ 동문아파트에서 오후 12시 출발인데 오전 11시 55분으로 잘못 보았던 037번 시간표. 어쨌든 나무위키의 시간표와 일치했습니다.

 

마침 오늘이 평일인 걸 깜빡하여 생긴 실수였지만, 대세에 큰 지장은 없으니 마음이 놓입니다. 고양동으로 가는 055번이 관산동에서 오후 12시 25분 출발이긴 했지만, 굳이 관산동 주민센터까지 갈 필요 없이 고양외고에서 환승해도 되었던 것이죠. 그리하여 오후 12시가 넘자 곧 버스가 나타났고, 버스는 저를 태우고 바로 직진을 하기 시작합니다.

 

▲ 그린시티 동문아파트를 오는 또다른 버스인 037번. 삼송역으로 가는 노선이다보니, 종점인 동문아파트보다는 중간 경유지들에서 특히 이용률이 높은 노선입니다.


 
[관산운수 037번(삼송역~신원마을3단지,서울시립승화원,필리핀참전비,관산동주민센터,관산주공A,관산삼거리,사리현동문A,사리현2통,고양자유학교,지영동,대원초교~그린시티동문A)][환승]  ※ 동문아파트 1200 출발
대원초교 1201 - 고양자유학교 1203 - 새터마을입구,사리현2통 1206 - 벽제초교 1212 - 고양외고 1217 - 관산주공아파트 1221 - 관산동,벽제시장 1225

037번은 마을버스이지만 외부 연결이 가능한 노선인데, 과거에는 10분 남짓한 배차간격으로 자주 다니는 편이었으며, 종점인 동문아파트로 가면 신성교통 90번도 10분 이내 배차간격으로 자주 있었기 때문에 나름 쓸만한 노선이었죠. 2023년 현재는 신성교통 90번의 배차간격이 대폭 길어졌고 037번도 20~25분 간격이라 다 옛날 이야기가 돼 버렸지만, 어쨌든 동문아파트에서 관산동으로 가는 길을 이번에 보게 되었습니다. 관산삼거리까지 쭉 왕복2차로 길이었지만, 바로 옆에 공릉천이 흐르고 있어 경치는 나름대로 볼만하더군요.
 
 

▲ 지영동에서 관산동으로 나가는 길입니다. 오른쪽 가로수 너머로 하천이 있어 풍경은 나름대로 괜찮습니다.

 

사리현 동문아파트에 이르니 아파트로 들어가는 입구 앞에 넓은 공터와 함께 정류장이 세워져 있는 것이 보였고, 덕분에 038번의 사리현 동문아파트 회차지도 공짜 수준으로 매우 쉽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곳에 오니 사람들이 많이 타는데, 어플로 055번의 위치를 본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분명 시간표에는 고양동을 매시 50분마다 출발하며 시계 방향인 경우 관산동 시간은 매시 25분이라 되어 있었는데, 버스가 5분 후면 관산동에 도착하는 위치에 있었던 겁니다. 현재 시간이 오후 12시 12분이었는데 말이죠. 고양동을 출발할 때부터 조발을 했던 것인지 다소 어이가 없었는데, 어쨌든 이대로면 버스를 놓칠 각이더군요. 그런데 사리현 동문아파트를 지난 이후 관산삼거리까지 가는 동안에도 내리는 사람이 있는 바람에 버스가 속도를 내지 못합니다. 꼭 급할 때면 이러네 -ㅅ-;;;
 
결국 오후 12시 17분에 고양외고에 이르니 055번이 먼저 지나가고 말았습니다. 노선 구조상 관산동에서 물갈이가 될 텐데, 그쪽 시간은 안중에도 없는 것인지 참 어이가 없더군요. -ㅅ-;;;;
 
바로 차선책 가동에 들어간 저는, 관산동 내부 구간까지 돌고 내립니다. 관산동은 완전 시골 교외지역 분위기 나는 동네였지만, 사람들이 정말 많이 살고 있더군요. 상권도 제법 큰 편이었고 버스도 많이 다니니 생활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거 같았습니다.
 
 

▲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관산동 안길. 원당역에서 관산동으로 오는 012번도 이 길을 이용하여 회차합니다.

 

관산동 주민센터에 내리니 통일로가 바로 눈앞에 보이지만, 055번이 양방향 모두 멀리 가버린 이상 다른 방법은 없었습니다. 일단 고양동에는 가야 하니 85번을 탈 수밖에요. -ㅅ-;;;
 
 

▲ 차선책으로 어쩔 수 없이 타야 했던 85번. 원래는 이걸 탈 게 아닌데 -ㅅ-;;;



[서울여객 85번][환승]
관산동,벽제시장 1234 - 필리핀참전비 1236 - 대자동마을회관 1239 - 윗대자골 1242 - 중부대입구 1243 - 평산빌라 1245 -  세종명가빌라 1248 - 국민은행 1250
 
일반좌석버스였지만 이게 마지막 환승이다보니 0원으로 승차가 됩니다. 85번보다는 055번으로 고양동에 가고 싶었지만, 꿩 대신 닭이라고 85번이라도 있었기에 정말 천만 다행이었습니다. 하필이면 임의결행 및 파행 운행으로 정말 말이 많았던 버스회사의 노선이긴 하지만, 이 노선만큼은 최대한 정상 운행을 하려고 했었기에 사실 회사에 돈을 최고로 잘 벌어다 주는 노선을 이유도 없이 내다버릴 버스회사 사장은 세상에 아무도 없다는 것이 학계의 점심이긴 하다 이용에 불편함은 없다는 점 역시 다행이었죠. 
 
또한 85번에도 단독 구간이 있었기 때문에 마냥 손해보는 장사도 아니었습니다. 필리핀참전비에서 좌회전을 하여 안으로 들어가다가 로터리에서 11시 방향으로 좌회전하니 대자동 마을회관이 나오는데, 여기서부터 윗대자골까지 85번 하나만 다녔던 겁니다. 85번은 사실 연결을 위해 타게 되어있는 노선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시골의 모습을 느낄 수 있는 나름대로 매력은 있더군요. 버스의 근본은 뭐다? 디젤버스이기에 더더욱 그랬죠.
 
 

▲ 매니아들이라면 많이 보았을 수도 있을 장소인 필리핀참전비입니다. 하지만 저는 아직 고양시에 미개척지가 많다보니 -ㅅ- ㅋ 여기서 좌회전하여 안으로 들어가보는 것은 처음입니다. ㅎㅎ

 

▲ 필리핀참전비를 떠나 안으로 들어오니 왕복2차로 시골길이 나옵니다.

 

▲ 055번과 갈라지는 삼거리입니다. 85번은 좌회전을 하여 윗대자골을 들어가죠.

 

▲ 머나먼 김포공항에서부터 온 노선이 이런 길도 다니니, 85번도 나름대로 매력이 있더군요. ㅎㅎ

 

▲ 서울여객 85번 운행경로도. 빨간색이 단독 구간입니다.

 

윗대자골을 지나 언덕을 하나 넘으니 중부대가 나왔습니다. 충청남도 금산에 있는 중부대가 고양에다도 캠퍼스를 만들었다고 하더만, 그게 여기에 있었네요. 길가에 보이는 가게는 편의점 하나가 전부였고 그 외에는 원룸 건물 몇 동 있는 것이 다였지만, 그래도 대학교가 있다는 것 자체는 알 수 있었습니다.
 
 

▲ 중부대학교 고양캠퍼스 입구. 원룸 건물 말고는 사실 뭐가 있진 않았습니다.

 

중부대를 지나니 언덕길이 나오는데, 이 노선은 쭉 직진을 하다가 청구아파트에서 우회전을 해버립니다. 그러자 꽤 급한 경사의 언덕길이 펼쳐지는데, 짧지만 나름 볼만했습니다.
 
 

▲ 85번을 탄 덕택에 보게 된 고양동 언덕길. 눈 오면 여기도 꽤나 애로사항이 있겠더군요. -ㅅ-;;;

 

저는 국민은행 앞에서 하차합니다.
다소 좁은 골목길에 정류장이 있어서 그런지 버스가 힘겹게 빠져나가는 느낌이었습니다.
 
제가 여기에 내린 이유는 다름아닌 식사를 하기 위해서였는데, 내맘대로버거라는 수제 햄버거집을 가보기 위해서였습니다. 메뉴가 난잡하지 않고 단순한데다, 가격 또한 수제라는 이름 하에 비싸게 받는 곳은 아닌 것으로 보였던 겁니다. 물론 대기업 것도 좋지만, 이런 가게가 있다면 저부터라도 밀어주는 것이 상인들이나 소비자나 서로 윈윈하는 것이었으니 더더욱 그랬습니다.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이윤을 위해서라면 (그게 도덕적인지 아무 관계없이) 어떤 행동이든 저지를 수는 있기 때문에, 양질의 재화를 공급하는 사업자들을 적극 밀어줄수록 소비자나 사업자나 서로 좋은 법이었죠.

가게에 들어가 주문을 넣는데, 주문 후 20분 정도 걸린다는 안내가 붙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건 맘스터치에서 기다리는 것과 큰 차이가 나는 것도 아니었으니 단점도 아니었죠. 물론 저는 정말 심하게 맛이 없지 않는 이상 다 먹는 편이라 진짜 최고의 맛집을 감별하는 것은 좀 떨어질 수밖에 없으나, 개인적으로는 괜찮은 가게로 예상했었던 것이 적중해서 기분이 좋더군요. ㅎㅎ
 
 

▲ 있을 메뉴만 딱 있었던 내맘대로버거의 모습. 메뉴는 메가버거와 트와이스버거 단 둘뿐이었으며, 저는 트와이스버거 세트를 먹었습니다.

 

잘 먹고 나와 고양동시장을 향해 한 정류장 슬슬 걷는데, 여기를 이렇게 걸어다녀볼 수 있다니 참 세상이 좋아졌음을 느끼게 됩니다. 과거에는 이곳 고양동에 오려면 무조건 서울까지 와서 3호선을 타야만 했었는데, 이게 다 서해선이 가져다준 선물이었으니까요. 다만 오늘의 날씨는 제법 더웠기에, 버스 시간이 될 때까지 정류장 근처의 밀키트 가게, 그리고 올리브영 안에 들어가 시간을 보냈습니다.
 
 

▲ 평화로운 모습의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고양동 국민은행 앞. 내맘대로버거는 사진 찍은 곳 뒤쪽에 있으므로, 사진에서는 보이지 않습니다.

 

▲ 하지만 고양동은 산골짜기 동네 치고는 인구가 많은데다 아파트 단지도 생기는 바람에, 오늘도 고양동시장의 왕복2차로 길은 터져나가고 있었습니다.

 

어플로 22번의 위치를 보니, 회차시간인 오후 1시 45분을 딱 맞춰 도착할 삘이더군요. 득짤을 하며 버스를 기다리니, 건너편으로 지나갔던 22번이 금방 정류장 앞으로 와서 승차합니다.
 
 

▲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송추 가는 22번입니다. ㅋㅋ

 

▲ 마을버스에도 일렉시티가 들어가다니 이용수요가 짐작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일렉시티 대신 스마트066을 도입할 생각을 해버렸던 고양시 모 마을버스 업체가 생각이 나네요. -ㅅ-;;;;

 

▲ 703번 시절부터 혜음령 커브길을 지나다녔던 서울버스입니다. 하지만 이 친구보다는 보광사 고갯길로 가는 333번(2023년 현재 313번)이 훨씬 재미있는데, 이런 이야기는 나온 적이 없었죠(빈말로라도, 333번 추천하는 사람은 없었다고 봐도 되니까요). 이 노선을 통해 매니아들 역시 서울 중심적인 사고방식에 찌들어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는 기억입니다. -ㅅ-;;;

 

▲ 드디어 도착했습니다. 이제 장흥에서 15B번 역시 탈 수가 있는 겁니다. ㅋㅋ

 

[진명여객 22번(윗가마골~석현삼거리,봄날의정원,돌고개입구,민복진미술관,장흥농협,절골,1군단,목암초중교,푸른마을동익A,고양동사거리,고양동시장~고양동현대A)][1450]  ※ 고양현대아파트 1345 출발
고양동시장 1346 - 푸른마을3단지 1351 - 목암초,중교 1353 - 1군단 1355 - 절골 1357 - 장흥,장흥농협 1358 - 장흥아트파크 1402

고양과 의정부는 경기도 북부의 양대산맥급인 도시인데도 오가기가 참 불편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러다가 결국 3700번도 폐선이 되는 바람에 대체노선으로 22번이 생겼으며, 22번은 의정부 23번 부곡리 종점에서 고양동 간을 운행하고 있더군요. 사실 3700번은 시외버스 등급을 유지하는 한, 결국에는 폐선될 수밖에 없다보니 개인적으로는 왜 이제서야 폐선이 됐었나 싶을 정도인데, 결국 없어질 노선인 것을 알면서도 고양 버스회사와의 기싸움 때문에 어거지로 유지되었던 것이 아닐까 추측될 뿐이었습니다. -ㅅ-;;;

아무튼 이번에 22번을 타는 덕택에, 저는 고양동에서 장흥으로도 넘어가보는 것 외에 2가지를 더 얻어갈 수 있었습니다. 지금 22번을 타면 개쩌는 신흥유원지를 경유하여 지축역으로 가는 15B번과의 시간도 기막히게 잘 맞으며, 기존 15번의 절골 구간도 자연스럽게 해결되기 때문이었죠. 그리하여 목암초를 지난 버스는 바로 의정부 쪽으로 달리기 시작하는데, 055번의 기점인 1군단을 지나니 고개와 함께 의정부시라는 이정표가 보이더군요. 
 
 

▲ 고양동에 있는 1군단 앞입니다. 055번의 기점이기도 한데, 이곳을 지나 더 가는 노선버스는 이 22번뿐입니다.

 

▲ 잠시 고양시를 떠납니다.

 
 
15번의 회차지 중 하나인 절골 역시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절골을 지나 언덕길을 내려오니 장흥이 나왔고, 버스는 석현리 쪽으로 좌회전을 하여 들어갑니다. 이곳은 34번이나 360번이 가지 않다보니 버스가 적게 다니는 동네였는데, 진명여객에서 19번과 22번을 운행한 이후로는 버스 운행횟수가 늘어난 상태여서 참 다행이다 싶었죠. 아무튼 저는 15번의 출발지점인 민복진미술관 가기 전인 장흥아트파크에 유유히 내립니다.
 
 

▲ 장흥아트파크 입구의 모습. 누가 양주 장흥 아니랄까봐 산이 꼭 보입니다. ㅋㅋ

 

▲ 장흥아트파크의 모습. 버스 시간이 5분도 안 남아서 들어가보지는 못합니다.

 

▲ 겨우 찾은 버스정류장 표지판. 그래도 전봇대 한참 위에 표지판을 달아놓은 경기도 광주시보다는 낫다능료 -ㅅ- ㅋ

 

15번이 5분 내로 출발하여 이쪽으로 올 예정이었기에, 버스에서 내린 저는 바로 길을 건너 봅니다. 건너편 정류장 표지판이 작다보니 찾는 데 애를 먹었지만, 그래도 광주시마냥 전봇대 윗부분 높다란 곳에 표지판이 달려있는 것은 아니라서 버스를 타는 데에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똑같이 지축역으로 가는 19번도 오고 있다보니 함께 붙어가지 않을지 우려는 되었지만, 천만 다행히도 15번이 먼저 거리를 벌리며 나타납니다. 정말 개쩌는 칼아다리에 취하는 거지요. ㅎㅎ
 
 

▲ 2023년 9월 현재, 구 장흥공영버스 15번은 양주교통이 운행중이었습니다.



[양주교통 15B번(지축역~지축중교,삼하리,정자동사거리,이곡교앞,한국보육원,온릉,장흥~민복진미술관)][환승]  ※ 민복진미술관 1405 출발
장흥아트파크 1407 - 장흥,장흥농협 1410 - 온릉앞 1412 - 한국보육원앞 1416 - 일영솔밭 1418 - 이곡교앞 1420 - 정자동다리,일영유원지 1421 - 삼하리 1425 - 효자동,산막골 1428 - 지축중교 1433 - 지축역 1437

장흥마을버스에서 운행하던 시절의 흔적으로, 15B번의 운행시간대가 오후 3번의 시간대로 몰려있는 탓에 칼아다리가 더더욱 크게 다가옵니다. 버스를 탄 사람은 저 외에는 없었고 버스는 장흥농협까지 나온 다음 유턴을 하여 온릉 쪽으로 빠집니다. 버스어플 및 포털사이트 지도에 나오는 경로 그대로 운행하더군요.

장흥농협에 이르니 예상대로 기사아저씨께서 이 차는 조금 돌아간다는 말씀을 하셨지만, 크게 염려되진 않았습니다. 일부러 장흥농협보다 더 안쪽으로 더 들어가서 이걸 타기도 했지만, 양주교통 기사아저씨들은 비교적 친절한 편이라 돌아가도 괜찮다고 말씀드리면 큰 마찰은 없을 거라는 계산도 있었죠. 돌아가도 괜찮다고 대답하니 과연 이해를 하시더군요. ㅎㅎ 남쪽에 제부여객이 있다면 북쪽에는 양주교통이 있다

이 15번 마을버스는 장흥면 내부 오지노선임과 동시에 구파발로 내려가는 노선이기도 했는데, 양주교통이 운행하게 된 후로는 노선이 깔끔하게 정리된 상태였습니다. 15B번으로 운행하는 시간대만 골라 타면 되었는데, 15A번은 19번과 100% 똑같은 경로로 지축역까지 쭉 직진을 할 뿐이지만, 15B는 신흥유원지의 개쩌는 1차로 길을 달려주기 때문입니다. 온릉에 이르니 버스가 우회전을 하여 내리막길을 달리는데, 바로 1차로의 세상이 등장합니다. 길도 쩔고 경치도 좋으니 사진으로 남기지 않을 수가 없네요. ㅎㅎ
 
 

▲ (3장 모두) 15번으로 즐겨보는 1차로 길. 15B번으로 운행할 때만 갑니다.

 

▲ 진짜 경치 즤깁니다. 이런 게 시승이지요. 암요. ㅋㅋ

 

이곡교를 지나고부터는 지축역까지 쭉 큰길 따라 잘 달려주었고, 옛날에 비하면 정말 많이 변했음을 실감나게 하는 지축역에 도착하니 오후 2시 37분입니다.
 
 

▲ 오래간만에 보는 대전차 방호벽. 경기북부 동네로 가면 잘 보이는 구조물이기도 합니다.

 

▲ 몰라보게 바뀌어버린 3호선 지축역 주변. 이제는 종점인 지축역이 얼마 안 남았기에, 슬슬 내릴 준비를 해야 합니다. -ㅅ- ㅋ

 
 
제가 타고 온 버스는 오후 2시 45분이 되자 다시 장흥을 향해 출발했고, 그와 동시에 077A번이 도착하더군요. 누가 지축역과 삼송역 인근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와 대박난 회사 아니랄까봐, 마을버스인데도 일렉시티가 다니고 있었습니다. 와우 ㅋㅋ

 

▲ 일렉시티로 운행중이던 077A번. 정말 하다하다 일렉시티 마을버스를 다 타보네요. ㅎㅎ

 

[주원교통 077A(원흥역~삼송마을16,17단지,(↔삼송역3번출구,창릉초교,스타필드,삼송역3번출구),지축차량기지입구,지축역,지축중교,오금상촌공원,삼성자이더빌리지,삼송라피아노1차,신원마을3단지~세원마을)][환승]
지축역 1445 - 지축차량기지입구 1448 - 삼송역3번출구 1455

어플로 077A번과 033번의 위치를 조회하니 077A번으로 삼송역 이상 넘어가면 033번을 날리게 되기에, 아쉽지만 077A번은 삼송역까지만 타주기로 결정합니다. 좌회전을 한 버스는 그대로 쭉 시원하게 직진을 하며 달려주었고, 지축역을 출발한 지 10분만에 삼송역 3번출구에 저를 내려주고 떠납니다.

033번이 10분 이내로 금방 올 예정이었기에 서둘러 길을 건너 5번출구 쪽으로 가 봅니다. 삼송역을 오면 석준형과 같이 떡볶이를 먹었던 게 생각나지만, 이번에는 그 분식집을 찾아볼 여유가 없네요. ㅜㅜ 어쨌든 오후 3시 3분이 되자 033번이 등장합니다.
 
 

▲ 원신동 송강마을을 가기 위해 타게 된 033번. 강화도 전기버스인 VBUS-105를 오래간만에 다시 봅니다.



[여산교통 033번(중부대학교~고양동사거리,고양동시장,선유동입구,서울시립승화원,신원마을3단지,삼송역8,5번출구,삼송마을16,17단지,신원마을6단지,신원도서관,송강마을~원신동주민센터)][환승]
삼송역5번출구 1503 - 삼송마을16,17단지 1505 - 신원마을9,10단지 1511 - 신원도서관 1514 - 원신5통,안터마을 1516 - 송강마을 1518

차량을 보니 석준형과 강화도를 갔을 때 많이 탔던 전기버스인 VBUS-105더군요. 다시 한 번 석준형과 강화도에 온 듯한 느낌도 들었고, 나름 다행이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이 차량은 강화를 제외하면 김포와 고양의 일부 노선에서만 볼 수 있는데다, 2023년 8월 현재 이미 단종된 지 오래였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타본 결과로는 꽤 괜찮았었는데 참 알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 신원마을 7,8단지. 이 곳을 지나면 1차선 도로로 돌변합니다.



삼송마을을 지나 신원마을로 가면서 손님들이 내리고 신원마을 7,8단지를 지나니 저만 남는데, 033번을 타는 것이 잘 풀리다보니 예상보다 시간이 참 많이 남습니다. 그래서 저는 033번에서 내린 뒤 필리핀참전비로 바로 가는 것보다는, 이 기회에 055번 순환구간을 해결해 보기로 했습니다. 마침 고양동에서 오후 3시 50분에 반시계 방향으로 도는 차가 있었기에, 이 녀석을 타고 중부대에 내리면 되었던 겁니다. 역시 고양은 버스들이 많이 다니는 만큼, 계획을 조금 수정하게 되더라도 대충 아귀는 다 맞아들어가는 점이 마음에 듭니다. ㅎㅎ

그런데 신원마을을 벗어나 원신5통에 이르니 예상치 못한 1차로 길이 등장하더군요. 사진으로 남기진 못했지만 나름 쩔었던 1차로 길을 빠져나오니 왕복4차로 큰길이 나오는데, 우회전을 하자마자 바로 송강마을이 있었습니다. 여기서 고양동으로 가는 850번을 눈앞에서 놓치긴 했지만, 뒷차도 10분 남짓 뒤면 도착예정인데다 고양동시장에 시간 내에 가는 것도 전혀 문제가 없어 참 다행이었죠. 날이 덥긴 했지만, 어쨌든 저는 13분 뒤에 도착한 뒷차를 타고 고양동으로 골인하게 되었습니다.
 
 

▲ 850번을 타게 된 송강마을 버스정류장. 눈앞에서 850번이 가버려서 다음 차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 옥의 티였지만, 이후 계획에 차질을 빚지는 않았습니다. 어쨌든 버스는 많이 다니는 고양시다보니 -ㅅ- ㅋ

 

▲ 이곳 원신동에서 고양동까지 이용한 850번. 동물 판다가 모티브였을 듯하나, 아무리 봐도 핼러윈 호박귀신같이 생긴 전기버스로 운행중이었습니다.



[서울여객 850번][환승]
송강마을 1531 - 서울시립승화원 1533 - 벽제역 1535 - 선유동입구 1537 - 고양동시장 1542

850번은 서울시립승화원만 들르고는 바로 우회전을 하여 고양동으로 진입하더군요. 선유동 안쪽으로 들어가는 노선(051B)의 강렬한 유혹이 있었지만, 그걸 타면 평일에만 다니는 050번을 못타기 때문에 과감하게 고양동시장에 내렸습니다. 여기는 서울 근교 시골 같은 느낌도 나지만, 사람들이 제법 많이 사는 동네라 도로에 사람들과 자동차가 모두 많았습니다.
 
 

▲ 원래 타려 했던 것처럼 어찌어찌 결국 타게 되어버린 055번. 역시 고양은 버스들이 많이 다녀서 좋긴 합니다. -ㅅ- ㅋ

 

[여산교통 055번(군인아파트→푸른마을10단지) (군인아파트→1군단,목암초중교,푸른마을동익A,고양동사거리,고양동시장,중남미문화원,필리핀참전비,관산동,관산삼거리,가장동삼거리,윗대자골,중부대입구,푸른마을동익A→푸른마을10단지)][1300]  ※ 군인아파트 1550 출발이나 1분 조발
고양동시장 1559 - 국민은행 1600 - 세종명가빌라 1602 - 중남미문화원 1604 - 어수정낚시터 1606 - 필리핀참전비 1608 - 관산동,벽제시장 1610 - 관산삼거리 1615 - 가장동삼거리 1616 - 희망식당 1619 - 윗대자골 1621 - 중부대입구 1623

그래서일까요.
여기는 055번의 기점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었는데도 버스가 생각보다 정말 늦게 도착합니다. 기점 출발시간에서 거의 10분쯤 뒤에나 버스가 오는데, 일산신도시만 놀라운 소요시간을 보이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ㅅ-;;;
 
 

▲ 아까 85번과 마찬가지로 국민은행을 지나는 버스. 오른쪽에 보이는 서점 간판 왼쪽 아래에 내맘대로버거가 있습니다. -ㅅ -ㅋ



이번에는 85번과 똑같이 가다가 중남미문화원으로 좌회전을 하여 바로 단독구간으로 들어가는데, 의외로 버스가 제법 빠르게 달려서 진천/음성이나 공주에 온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이렇게 다니니 관산동 시간은 장식일 수밖에 없었겠구나 싶더군요. 제가 아까 이 버스를 놓쳤던 것은 우연이 아니었던 거지요. 결론은 055번의 출발시간이 바뀐 것이 아니라, 관산동 도착 시간이 시간표에 적힌 것보다 빨랐던 것일 뿐이었습니다. -ㅅ-;;;
 
 

▲ 중남미문화원으로 가는 버스. 양옆에 보이는 도로가 85번이 다니는 길입니다.

 

▲ (2장 모두) 관산동으로 가면서 지나가는 055번 단독구간. 한 시간에 한 번 버스가 있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시계 방향은 기점출발 15분 후, 반시계 방향은 20분 후에 관산동에 도착한다고 보면 될 듯했는데, 예상대로 버스는 시간 맞추는 것 없이 그대로 관산동을 지나가 버리더군요. 하지만 저는 모르는 척 버스에서 내리지 않았습니다. 나머지 구간도 있는데다, 중부대라는 훌륭한 피난처(?)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055번의 단독 구간들은 멋지게 해결이 됩니다. ㅋㅋ
 
 

▲ (2장 모두) 이쪽은 관산동에서 중부대로 가는 구간입니다. 윗대자골까지 055번 단독입니다.

 

▲ 여산교통 055번 운행경로도. 빨간색이 단독 구간입니다.



다만 이번에는 선택의 순간이 찾아오는데, 중부대에서 바로 85번을 타고 관산동으로 내려가는 것과 033번을 타고 고양동사거리로 갔다가 85번을 타는 것이 있었습니다. 033번을 탔다가 85번을 타는 것이 당연히 좋지만, 033번이 중부대에 오후 4시 40분에 도착할 각인데다 85번의 출발시간도 불투명한 것이 문제였죠.
 
고민 끝에 저는 033번을 탄다는 도박수를 택했습니다. 이쪽 라인은 접근하려면 시간 소모가 좀 심할 수밖에 없으므로 이번 기회에 전부 타보기로 했던 겁니다. 그래서 중부대에 내린 저는 바로 학교 정문 쪽으로 걸어갔습니다. 정문은 입구에서 아주 가까웠는데, 033번의 회차지점 역시 여기여서 버스를 기다리는 것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85번이 멀리 달려가는 것을 보고 있으니 오후 4시 38분에 033번이 들어옵니다.
 
 

▲ 033번을 기다렸던 중부대 버스정류장.

 

▲ 중부대에서 다시 만난 033번. 아까 삼송역에서 탔던 그 노선인 줄도 모르고 넘어갈 뻔했네요. -ㅅ- ㅋ



[여산교통 033번(중부대학교~고양동사거리,고양동시장,선유동입구,서울시립승화원,신원마을3단지,삼송역8,5번출구,삼송마을16,17단지,신원마을6단지,신원도서관,송강마을~원신동주민센터)][환승]
중부대 1638 도착 및 출발 - 평산빌라 1640 - 고양동사거리 1643

처음에는 아무도 없었는데 버스가 올 때쯤 되니 여학생 두 명이 나와 버스를 기다리더군요. 그 여학생들과 저를 태운 버스는 곧바로 출발하였고, 고양동사거리까지 쭉 직진을 합니다. 아까는 85번으로 지나가느라 보지 못했던 청구아파트 이후 구간도 해결하게 되었죠. 오우~ 혁님~! ㅋㅋ
 
 

▲ 85번은 우회전하는 삼거리에서 033번은 직진합니다. 언덕길 경사 한번 급하더군요.

 

게다가 어플로 85번의 위치를 체크하니 마침 차고지를 막 나온 차가 있었습니다. 어쨌든 오후 5시 10분 전에 필리핀참전비를 지나가면 되었는데, 고양동차고지에서 고양동사거리까지 10분이 걸린다는 것을 포착한지라 마음을 놓게 되었죠. 중부대에서 033번을 타고 나온다는 과감한 수도 성공하고 050번까지 건지니, 이보다 좋을 수는 없었습니다. ㅎㅎ
 
 

▲ 천만 다행으로 도착해준 85번. 버스의 근본은 뭐다? 디젤버스죠. ㅋㅋ

 

[서울여객 85번][환승, 1050]  ※ 고양동차고지 1641 출발
고양동사거리 1651 - 국민은행 1652 - 세종명가빌라 1654 - 평산빌라 1657 - 중부대입구 1658 - 윗대자골 1700 - 대자동마을회관 1702 - 필리핀참전비 1704 - 더퍼스트프라임 1707

이번에도 디젤 차량이 걸렸고(85번은 전 차량 모두가 디젤인 듯;;), 고양동시장의 교통체증을 뚫은 버스는 아주 시원시원하게 관산동을 향해 달리기 시작합니다. 오후 5시 10분이 되기 전에 필리핀참전비를 지나가는 것은 아주 가뿐하게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ㅋㅋ
 
 

▲ 시골길 구경도 할 수 있는 85번의 단독구간. 85번은 연결을 위해 타는 노선에 불과했지만, 이런 매력도 챙겨가는 것이 바로 알짜가 아닌가 싶어질 정도입니다.

 

▲ 필리핀참전비에 주차되어 있던 050번. 필리핀참전비 출발 노선은 어떻게 대기하나 궁금했는데 의문이 풀립니다. ㅎㅎ

 

관산동주민센터에 내리니 오후 5시 7분이더군요. 그런데 오후 5시 8분이 되자 036번이 먼저 나타나더니 갈 길을 가버렸고, 제가 탈 050번도 뒤이어 오는 것이었습니다. 036번은 토요일에도 운행하는 노선이라 나중에도 탈 수는 있었지만, 이런 식으로 조발을 하는 것은 좀 뭔가 아니다 싶더군요. -ㅅ-;;;
 
 

▲ 여기서 일산동구청으로 가는 050번. 평일에만 운행하는데, 조발하는 경향이 있는 듯 싶더군요.



[백마운수 050번(일산동구청~백마마을5단지,풍산동주민센터,동국대병원사거리,식사삼거리,고봉동주민센터,벽제초교,사리현동문A,관산삼거리,관산동~필리핀참전비)][환승]  ※ 필리핀참전비 1708 출발(평일만 운행)
더퍼스트프라임 1709 - 관산동,벽제시장 1710 - 벽제교,관산삼거리 1714 - 사리현동입구 1716 - 사리현동문아파트(회차) 1720 - 벽제초교 1721 - 문봉고개 1724 - 고봉동주민센터 1725 - 모모월드 1731 - 부경카센타 1733 - 식사삼거리 1738 - 동국대병원사거리 1741 - 풍산동주민센터 1744 - 백마마을5단지 1750 - 강촌마을8단지 1753 - 일산호수공원관리사무소 1758 - 롯데백화점 1802

050번도 저상버스로 운행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기사 부족이 빚은 작품이지만, 아까 087번도 그렇고 얘도 그렇고 평일에만 1대로 운행하는데, 차는 그에 걸맞지 않게 꽤나 크고 좋다니 뭔가 아이러니합니다. 그런데 관산삼거리를 찍고 고봉동 쪽으로 가던 버스가 037번 가는 길로 우회전을 하더군요. 이건 뭔가 싶었는데, 사리현 동문아파트를 들르는 것이었습니다.
 
 

▲ 사리현동문아파트 버스 회차지. 038번뿐만 아니라 050번도 들르고 있었습니다.

 

심지어는 이 버스를 타는 손님마저 있더군요.
이런 걸 보면 이 버스가 동문아파트를 들어가는 것이 어제오늘은 아닌 듯한데, 참으로 알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동문아파트를 찍고 나온 버스는 다시 고봉동 방향으로 달렸고, 문봉고개를 넘으니 오전에 087번으로 지나갔던 길이 양옆으로 놓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죠. 050번만 고봉동 주민센터에서 타는 장소가 50m 차이나는 곳이라는 점은 유의해야 할 듯 싶었습니다.
 
 

▲ 관산동에서 고봉동으로 가는 길은 오르막이었습니다.



식사동 쪽으로 좌회전을 하니 아까 087번으로 지나갔던 길이 나옵니다. 하지만 제가 이 노선을 타려 한 이유는, 고봉동에서 위시티를 거치지 않고 동국대병원 사거리로 가는 게 이 노선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정류장은 없지만 단독 구간이 있었기에, 오늘의 공략 대상으로 오르게 된 것이죠. ㅋㅋ
 
 

▲ (2장 모두) 050번의 단독구간. 정류장은 없지만, 어쨌든 이 길을 지나는 것은 050번뿐이더군요.

 

▲ 백마운수 050번 운행경로도. 빨간색이 단독 구간이며, 동국대병원 정문은 경유하지 않습니다.



단독구간을 빠져나오니 식사삼거리가 나왔고, 곧 동국대병원 사거리로 진입합니다. 그런데 병원으로 가야 할 버스가 풍산동사무소 쪽으로 좌회전을 해 버리는 것이었습니다. 이건 또 뭔가 싶어 나무위키를 찾아보니, 이 노선의 운행 차량이 저상버스로 바뀐 후부터 병원을 들르지 않게 됐다고 적혀 있네요. 병원 정문 버스정류장 앞 공간, 그리고 차량 크기를 생각하면 납득은 갔지만, 이쯤되면 차량을 바꾸든가 버스정보시스템에 등록된 내용을 바꾸든가 둘 중 하나는 해야 하는 것이 아닌지 싶었습니다. -ㅅ-;;;

동국대병원 사거리에서 바로 좌회전을 한 버스는 풍산동 주민센터를 지나 바로 일산동구청을 향해 달립니다. 경의중앙선 철도를 넘어가니 정말 일산신도시에 들어왔다는 것이 실감이 나더군요. 평일인데다 퇴근시간이 되어서 그런지, 길에는 차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덕분에 백마마을5단지에서부터 종점인 롯데백화점까지 무려 10분 넘게 걸리는데, 정말 일산신도시는 소요시간 한번 경이로운 곳이었네요. -ㅅ-;;
 
 

▲ 백마마을5단지 버스정류장. M7119와 이 노선 말고는 이 곳을 가는 버스가 없더군요. -ㅅ-;;;

 

롯데백화점에 내리니 바로 앞에 정발산역, 그리고 참 낯익은 중앙차로가 보입니다. 빨간버스부터 마을버스까지 참 온갖 버스들이 지나다니는 것도 그대로였는데, 이 곳을 색다른 방법으로 다시 오게 되다니 세상 참 좋아졌습니다. ㅎㅎ
 
 

▲ 일산동구청 건너편에서 만난 문화광장. 작년에 횡성 청일에서 보았던 I Love 청일도 그렇고 저번 주말에 가본 단양 수양개빛터널도 그렇고, 요즘은 저렇게 한글 또는 영어를 3D 입체 형식으로 만들어 배치하는 것이 유행인 모양입니다.



이번에는 풍동 숲속마을로 가는 082A번에 승차합니다. 뒷차가 바짝 붙어오고 있었지만, 버스에 앉을 공간은 있겠다 싶어 냉큼 탔습니다.
 
 

▲ 도시지역 노선버스로서는 보기 드물게 행선지가 총 3개인 056번. 하지만 2023년 8월 말에 이루어진 노선변경으로 인해 행선지는 도촌과 서촌 2개가 되고 맙니다. -ㅅ-;;;

 

▲ 풍동 숲속마을로 가는 082A번.

 
 
[대덕운수 082A번(풍동고교→숲속마을7,8단지,풍산동주민센터,성원아래정류소,백마역,백송마을3단지,고양터미널,백석역,마두역,일산동구청,주엽역,대화역,킨텍스제1전시장→현대백화점,원마운트,원시티1,2단지→킨텍스제1전시장 이하 역순 )][환승]  ※ 백마역 이후 건널목 신호로 5분 가량 지체가 있었음
일산동구청 1817 - 마두역 1819 - 호수마을 1820 - 백석역3번출구 1828 - 고양터미널 1834 - 백송마을3단지,한신A 1837 -  백송마을7단지,임광아파트 1841 - 백마역 1843 - 성원아래정류소 1849 - 풍산동주민센터 1854 - 숲속마을2단지 1855 - 풍동고교 1859

백석역까지 내려오니 버스는 그야말로 만차가 되어버렸습니다. 자리에 앉을 수 있었던 것은 정말 운이 좋은 거였더군요. 그런데 백석역 중앙차로 정류장을 떠난 버스는 버스어플 및 포털사이트 지도에 뜨는 경로 그대로 우회전을 합니다. 진짜로 유턴도 하는 건가? 기사가 부족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이런 것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대덕운수 082A번 백석역 운행경로도. 검은색이 백마역, 숲속마을 방향이며 빨간색이 원마운트 방향입니다. 버스가 진짜 이 경로대로 운행하는데, 정말 극악의 운행환경들 중 하나를 여지없이 보여줍니다. "백석역 중앙차로 정류장도 정차한 다음" 바로 우회전을 하기 때문입니다. -ㅅ-;;;;

 

거리 대비 정말 오래 걸리는 소요시간도 그렇지만, 아무리 봐도 노선이 굳이 갈 필요가 없는 곳까지 들르니 기사나 승객이나 짜증나겠더군요. 유턴도 한번 하여 백석역을 빠져나온 버스는 백송마을을 지나 백마역을 찍는데, 여기에서도 사람들이 정말 안 빠집니다. 그런데 백마역을 떠나 우회전을 하던 버스가 갑자기 멈춰선 채 앞으로 갈 생각을 하지 않더군요.

또 뭔데 안 가는 거야? -ㅅ-;;;
하고 앞을 자세히 보니 제 눈에 들어온 것은 다름아닌 차단봉이었습니다. 철도 건널목에 있는 그 진입 차단봉이었죠. 요즘에는 철도 건널목들이 죄다 입체화되거나 하여 없어지는 추세인데, 의외로 이곳 일산신도시에서 건널목을 보게 되었네요.

대략 5분 가까이 서 있으니 경의중앙선 열차 하나가 지나갔고, 그제서야 차단봉이 열려 앞으로 갈 수 있었습니다. 경의중앙선 열차의 운행횟수도 적다고는 할 수 없는만큼, 이 곳은 열리지 않는 건널목(※) 문제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기를 다녀가고 며칠 뒤, 디시인사이드 모노레일 갤러리에서 바로 이 건널목이 언급되었다. 이 날 예상했던 문제가 언급된 것도 실화다. 복권이나 이렇게 좀 맞추면 되는것을
 
※ 열리지 않는 건널목은 열차 통행량이 많은 탓에 차단봉이 내려간 상태가 수십 분 이상 계속되어 통행이 어려운 건널목을 일컫는 표현입니다.
 
 

▲ 건널목을 지나는 도중 찍어본 경의중앙선 철도. 이 건널목의 이름은 백석리건널목이었는데, 차단봉이 내려가면 대략 5분 정도는 발이 묶인다고 보면 좋겠더군요.

 

건널목 너머의 성원아래정류소를 지나니 종점인 풍동고까지 얼마 남지 않았더군요. 하지만 여기도 누가 일산 아니랄까봐 풍동고까지는 10분이나 걸렸습니다. 숲속마을2단지를 지나 좌회전을 할 때에는 손님들이 우르르 내리는 멋진(?) 장면이 연출되는데, 여기는 버스를 이용하는 주민들이 상당히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죠. 지도로 보나 실제로 보나 이곳은 일산 치고는 의외로 고립된 동네라는 특징 때문인 듯 했습니다.
 
 

▲ 백석리건널목을 지나 숲속마을로 가는 길.

 

▲ 숲속마을, 그리고 082A번 단독구간으로 접어듭니다.

 

이 버스는 풍동고가 종점이었기에, 풍동고에 도착하자마자 내려야 했습니다. 뭐, 나머지 구간은 걸어서 해결하면 되니 장애물은 없는 거나 다름없었습니다.
 
 

▲ 풍동고 종점에 내리니 정말로 뒷차가 뒤에 딱 붙어서 오고 있음을 두 눈으로 보게 됩니다. -ㅅ-;;;

 

▲ 082A번의 종점인 풍동고.

 

▲ 082A번의 나머지 구간은 도보로 해결합니다. ㅎㅎ

 

▲ 대덕운수 082A번 풍동 구간 운행경로도. 빨간색이 단독 구간이며, 검은색 화살표 방향으로만 운행합니다.

 

저는 편의점을 잠시 들른 후, 숲속마을7,8단지 정류장에서 099번을 기다려 타게 되었습니다. 082A번이 마지막 환승할인이었기 때문에 급할 것도 없었습니다. 다음에 탈 099번의 위치를 확인하니 거의 20분 간격으로 다니는 거나 다름없어서 혀를 내두르긴 했지만요.
 
 

▲ 위시티, 그리고 숲속마을에서 원당역으로 가는 099번. 오늘이 평일인데도 20분에 한번꼴로 운행하고 있다보니, 기사부족의 현실이 확 체감되었습니다.



[성우교통 099번(원당역~원당시장,고양시청,원당중교,식사오거리,은행마을1단지,풍동상가단지,숲속마을7,8단지,동국대병원,위시티5단지~위시티1단지)][1300]
숲속마을7,8단지 1924 - 숲속마을7,8단지 1926 - 풍동상가단지 1929 - 은행마을1단지 1931 - 식사오거리 1935 - 원당중교 1936 - 고양시청 1939 - 리스쇼핑,원당시장 1943

사실 기사부족 문제는 어느 동네나 심각한 상황입니다.
다만 2023년 9월 현재는 도시 지역은 배차간격 몇 분 늘어난 정도로서 아직 증상이 가벼울 뿐이라 상대적으로 체감이 덜 되는 것일 뿐이죠. 하지만 스케일을 전국으로 넓히고 여러 각도에서 이 현상을 관찰해보면, 결국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공감대는 더욱 줄어들 거라는 암울한 사실을 유추할 수 있다는 게 중요했습니다. 좁아터진 나라인데도, 지는 지요 내는 내요 하며 지삐 모르게 생겼다는 현실은 바로 가까이 놓여 있었습니다. -ㅅ- ㅋ

아무튼 오후 7시 24분에 도착한 099번을 탄 저는 풍동고 너머 나머지 반쪽구간도 해결하며 멋지게 원당역을 향해 가게 되었습니다. 고양시의 면적도 꽤 넓은지라, 오늘 처음 지나가보는 길도 있었네요. ㅎㅎ
 
 

▲ 은행마을에서 원당역 사이에 놓인 허허벌판 도로.

 

▲ 여기는 고양시청 바로 근처였습니다. 일산신도시 때문에 번화한 곳에 시청이 있을 거라는 생각은 여지없이 깨지게 되었죠.

 

▲ 의외로 고향 느낌이 나던 원당시장.



이번에는 원당역까지 가지 않고 원당시장에서 하차합니다. 여기는 의외로 읍내같은 느낌이 나는 곳인데, 고양시 = 일산신도시라는 이미지를 깨버릴 수 있는 장소 중 하나이기도 하더군요. 오늘에서야 원당시장 입구를 볼 수 있었는데, 오늘은 버스를 타보는 관계상 시장 안으로 가보지 않았지만 여기도 뭐 먹으러 가볼만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ㅎㅎ
 
 

▲ 제법 큰 시장 같다는 느낌이 났던 원당시장.

 

제가 원당시장에 내린 이유는 019번을 타고 우인아파트로 간 다음, 박재궁마을을 보고 018번을 이용해 원당역으로 되돌아온다는 계획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박재궁은 016번이 들어가던 곳이었으나, 2023년 9월 현재는 원당지구 공사로 인해 버스가 가지 않게 되어 도보로 해결할 생각이었던 겁니다. 하지만 막상 원당에 와보니 박재궁 가면 깜깜해질 판이었고, 결국 저는 신원당마을로 가는 015번을 타는 것으로 계획을 수정해야 했습니다. 박재궁은 다음에 가보면 되죠 뭐. ㅋㅋ
 
 

▲ 019번 대신 타게 된 015번. 그런데 처음 보는 차량이 걸립니다.



[화정교통 015번(성사중교~원당시장,원당역→신원당마을입구,신원당600단지,신원당900단지→원당역 이하 역순)][환승]
리스쇼핑,원당시장 1948 - 원당역 1949 - 신원당마을입구 1950 - 신원당600단지 1955 - 신원당900단지 1955

오후 7시 48분에 015번이 도착하여 타는데, 이건 또 제가 처음 타보는 전기버스더군요. 카운티인 줄 알고 탔더니만, 내부가 선롱 두에고(※) 느낌이 났던 겁니다. ㅋㅋ

※ 선롱 두에고는 중국제 버스로, 2016년경 몇몇 버스회사들이 도입했던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조악한 품질 및 성능, 사후관리 때문에 도입한 지 5년도 안 되어 다른 차종으로 교체당해버렸고, 2023년 9월 현재는 두에고로 다니는 노선버스가 없죠. 두에고를 도입했던 버스회사들 모두가, 구입한 지 5년도 안 되었는데 전부 다른 차량으로 바꿨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겁니다. 노선버스에 다니는 차량은 10~12년 정도에 다른 차량으로 교체되니 말입니다.
 
하여간 전기버스는 차량들이 너무 많아서 새로운 차종이 걸릴 때마다 찾아보는 게 일이......라지만, 이번에도 시승기를 쓰면서 찾아보니 제가 탄 차는 역시나 예상했던 대로 중국제 버스가 맞았습니다. 중국중차(CRRC)에서 만든 그린웨이 720이라는 모델이었는데, 일단 내부가 선롱 두에고 느낌이 나다보니 문짝이 어느 쪽으로 접히는지부터 살펴보게 되었죠. 우리나라 버스들은 문짝이 오른쪽으로 접히지만 두에고는 왼쪽으로 접히다보니, 만원버스가 되면 생각보다 위험했던 것입니다(문 바로 옆에 서 있는 사람은 문이 열릴 때 어깨를 강타당할 위험이 있죠). 일단 문이 열리는 모습을 보니 오른쪽으로 접히는데, 두에고보다는 낫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ㅅ- ㅋ
 
 

▲ 처음 타보는 차종이라 찍어보게 된 내부 사진. 선롱 두에고가 생각나는 문짝이 특징이었습니다. -ㅅ- ㅋ

 
 
버스 안에는 아무도 없었고, 원당역에 도착해도 타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결국 저 혼자 잠시지만 전세를 내며 신원당900단지까지 가게 됩니다. 신원당마을을 모두 훑는 노선은 이 015번이 유일했는데, 노선이 짧은지라 단 10분도 안 되어 노선 하나가 또 해결되네요(성사중학교에서 원당시장까지는 예전에 012번으로 가본지라 ㅎㅎ).
 
 

▲ 원당역을 나오니 큰길을 달리기 시작합니다. 지도로 보니 원당에서 동국대병원으로 가는 길이더군요.

 

▲ 신원당600단지로 가는 길.

 
 
신원당마을900단지에 내리니 아까 지나갔던 큰길이 바로 눈앞에 보입니다. 일산신도시만큼은 아니었지만 여기도 상권이 제법 규모가 있었는데, 일산신도시와는 또 다른 생활권을 가지고 있음도 느낄 수 있었죠. 
 
 

▲ 신원당900단지 정류장. 바로 앞에 보이는 큰길이 아까 원당역에서 지나왔던 길입니다.

 

▲ 이쪽은 버스가 달려온 길입니다.

 
 
하지만 저는 여기에서 오늘의 시승을 끝내야 했습니다.
016번을 타고 고양어울림미술관 뒷길을 보면서 화정역으로 가려 했더니만, 아무리 기다려봐도 이놈의 버스가 도무지 올 생각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어쩐지 아까 015번 타기 전부터 계속 위치를 조회해봐도 운행중인 차가 단 한 대도 보이질 않더니만, 정말로 운행 나온 차가 없어서 그런 거였다니 -ㅅ-;;;;
 
오늘 분명 평일이었고 오후 9시도 안 되었는데 버스가 다니지를 않는다니, 정말 어이 상실입니다. 이것 역시 보나마나 기사 부족 때문이었을 텐데, 왜 이 동네에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느낀 바가 있었기에 씁쓸함이 느껴질 수밖에는 없었죠. 결국 저는 대곡역에서 서해선 전철을 타고 집에 가기로 하고 95번에 승차합니다.
 
 

▲ 대곡역까지 얼른 가주어라 하며 타게 된 95번.

 

[고양교통 95번][환승]
신원당마을입구 2017 - 달빛마을1단지 2021 - 명지병원,달빛마을3단지 2023 - 덕양구청 2028 - 고양경찰서앞 2032 - 대곡역 2035

과연 대곡역에서 오후 8시 40분에 출발하는 전철을 탈 수 있을 것인가?
이 당시에는 서해선의 배차간격이 20분이었기 때문에, 대곡역에서는 오후 8시 20분, 8시 40분, 그리고 9시 정각에 열차가 있었습니다. 버스를 탄 시간을 보니 대곡역에는 오후 8시 40분 언저리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정류장에서 승강장까지 가는 시간도 고려해야 했기에 생각보다 시간이 촉박합니다.
 
그래도 버스는 생각보다 빠르게 잘 달려주었습니다.
제일 우려했던 덕양구청 쪽도 그럭저럭 헤쳐나가고 있었죠. 그런데 1분 1초가 급한 상황에서, 대곡역 가려는 수녀님 두 명이 전 정류장에 잘못 내리는 사고를 치고 말았습니다. 안내방송도 또렷하게 잘만 나오고, 차창으로 바깥도 다 보이는데 도대체가 정신을 어따 두고 다니는 건지 -ㅅ-;;;
 
하지만 대곡역까지 그 한 정류장은 정말 먼 거리였기에 저는 잘못 내렸다고 알려드리게 되었고, 그랬더니 두 분이 버스에 바로 다시 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사건 때문에 대곡역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8시 35분. 출발시간까지 5분밖에 시간이 남지 않아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경의중앙선 승강장을 향해 허겁지겁 뛰었는데, 승강장에 도착하니 원시행 전철이 들어온다는 안내방송이 나오고 있더군요. 어쨌든 오후 8시 40분 전철은 무사히 사수한 겁니다. 휴 -ㅅ-;;;
 
서해선 열차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아 대곡역에서부터 입석이 생기게 되었고, 저는 오후 8시 40분 전철을 타고 귀갓길에 오릅니다. 출발 직전에 경의중앙선 전철이 승강장으로 들어오고 있었기에, 금정역에서처럼 좀 기다렸다가 출발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져봤지만 문자 그대로 헛된 기대였음을 알 수도 있었습니다.
 
서해선이 대곡까지 연장된 덕택에 고양으로의 이동이 참 수월해졌음을 실감하게 된, 나름 알짜배기 여행이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