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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스로 떠나는 시골 여행
버스 기행문/2022년~2023년

2023년 8월 19일 - 못가본 여주 지내리를 해결하며 시내버스로 동원대를 가본 여주, 이천 시내버스 여행기(Feat. 옥의 티)

by 회관앞 느티나무 2023. 9. 10.

8월도 어느새 하순이 다 되어가던 어느 날.
이번에는 여주 지내리와의 악연을 끝내기 위해, 경강선 대신 경의중앙선 전철을 타고 용문을 향해 가게 되었습니다. 용문에서 연수리를 경유하여 용문사로 가는 노선(33-2)을 타서 연수리 구간을 마저 마무리짓고 여주로 내려갈 생각이었던 겁니다.

그런데 용문역에 다 와갈 때 카카오버스로 33-2번을 찍어보니, 버스가 용문역에 도착하기 일보직전입니다. 분명 오전 11시 30분 출발이었는데???

네 그렇습니다.
시간표가 바뀐 겁니다.
마침 전철마저 용문역에 제 시간보다 10분이나 늦은 오전 11시 25분에 도착하다보니, 첫 노선부터 보기좋게 놓쳐버렸죠. 내가 뭐 때문에 경강선 전철을 버리고 용문까지 왔는데 -ㅅ-;;; 참 허탈했습니다. 용문역 버스정류장 표지판에 33-2번 시간표도 같이 붙어 있었고 이걸 촬영해서 글로 올렸던 블로그도 있었는데, 그 블로그를 늦게 발견했던 것이 크게 다가옵니다. ㅜㅜ
 
 

▲ 이 시간표만 빨리 찾았어도 ㅜㅜ

 
 
하지만 마냥 허탈해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용문을 경유하여 여주로 가는 버스가 용문축협에 10분 내로 도착 예정이었던 겁니다. 33-2번을 못 탄 것이 옥의 티가 아니라, 옥의 변색이 되어버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이 버스는 타야 했습니다. 전철에서 내린 저는 서둘러 용문축협까지 이동하게 되었고, 축협 버스정류장에 도착하자마자 금방 나타난 여주행 버스에 승차합니다.
 
 

▲ 용문터미널 버스 시간표. 용문축협 버스정류장에서 촬영하였습니다.

 

▲ 지평,곡수를 경유하여 여주로 가는 군내버스. 양평에서는 거의 유일할 겁니다. 행선판을 5개 다 꽂고 다니는 노선이 말이죠. 처음 타봤을 때는 운행거리가 너무 길어서 공포의 노선이었던 기억이 있었네요. -ㅅ- ㅋ

 

[금강고속 1-33번(양평터미널→양평병원,보건소,양평군청,양평시장,양평터미널,대흥리,봉성2리,삼성3리,용문축협,용문터미널,광탄삼거리,월산1리,지평사거리,지평역,옥현2리,곡수삼거리,옥촌3리입구,대신터미널,대신고교,후포리,천남초교,하림리입구,오금동입구,오학사거리,여흥동→여주터미널)][환승]  ※ 양평터미널 1100 출발
용문축협 1134 - 용문터미널(회차) 1135 - 광탄삼거리 1143 - 월산1리,구레골 1145 - 송현2리,지평레포츠공원 1147 - 지평사거리 1150 - 지평역 1152 - 지평2리,말미 1155 - 대평리입구 1201 - 곡수삼거리 1203 - 옥촌3리입구 1209 - 대신터미널(회차) 1214 - 대신고교 1221 - 천남초교 1226 - 찬샘골 1227

군내버스들의 운행횟수가 대폭 늘어나거나 새로운 경로로 가는 노선들이 많이 생긴 것도 아닌데, 금강고속이 이상한 번호들만 잔뜩 만들어놔서 위치 조회하는 것도 참 일입니다. 보조금 때문에 그랬을 것이지만, 광주, 이천, 여주같은 곳은 처음 보는 형태의 번호일 수는 있을지언정 나름대로 규칙이라도 있는데 양평은 번호만 중구난방인 꼴이라 참 불편합니다. -ㅅ-;;;

그나마 지도에서 정류장을 찍는 방식으로라도 도착정보를 알 수는 있었다는 게 참 다행입니다. 사실 시골은 번호보다는 지도에서 정류장을 직접 찍어서 도착정보를 보는 방식이 더 간편하니 말이죠. 비록 용문에서 33-2번을 놓친 것은 뼈아팠지만, 그래도 어쨌든 여주에는 시간 내에 충분히 도착할 거라는 점이 참 다행입니다. 오래간만에 월산리입구와 지평, 곡수삼거리도 보고 그동안의 추억을 떠올리며 아주 여유있게 여주로 갑니다.
 
 

▲ 광탄삼거리에서 우회전을 하여 지평으로 내려갑니다. 양옆의 길로는 용문~용두리~홍천을 오가는 노선버스들이 왔다갔다하죠.

 

▲ 월산리 노선(7-2, 77-2)이 저 안으로 들어갑니다. 석준형의 경우, 저 길을 적어도 한 번은 걸어가보았던 적이 있는데, 깜짝 만남은 잊지 못할 겁니다. ㅋㅋ

 

▲ 지평사거리 버스정류장. 이 정류장을 지나는 막차는 오후 7시경 지나갈 월산리 노선입니다.

 

▲ 일신리에서 나와 용문으로 가는 버스가 제가 탄 버스를 지평사거리에서부터 졸졸 쫓아옵니다. 그런데 양평군 행복버스 도색이 바뀌었네요. 토마토가 생각나는 순간이라는 ㅋㅋ

 
 
아참, 카카오버스에서 제가 탄 번호였던 1-33을 치고 운행경로를 살펴보니, 지평역 경유한다는 사실이 잘 반영되어 있더군요. 지평, 곡수 경유 여주 노선(1-3, 1-33 등)이 지평역을 들르게 됐다고 하는데, 그 사실이 상당기간 동안 버스어플 및 포털사이트 지도에 나오지 않았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여주로 가면서 해당 구간도 겸사겸사 해결이 되네요. ㅎㅎ
 
 

▲ (2장 모두) 지평역, 그리고 버스정류장. 여기는 그동안 양평행복버스 노선과 대원고속 여주~용문 시내버스(987-2, 987-3)만 경유하여 버스편이 정말 적었는데, 다소 늦긴 했지만 이제는 지평을 경유하여 여주를 오가는 금강고속 양평군내버스도 여기를 경유하게 되어 연계 교통편이 이전보다 나아졌습니다.

 

▲ 좌회전을 하여 신규 구간으로 접어듭니다.

 

▲ (2장 모두) 지평역 경유로 인한 신규 구간. 그동안 버스가 없다가 지평역 덕택에 버스 다니는 길이 되었습니다.

 

▲ 지평역 경유가 반영된 금강고속 양평~여주 노선(용문,지평 경유). 지평역 경유 이전에는 보라색 경로를 이용하여 바로 지평으로 들어갔었습니다.

 

▲ 대평리 입구. 대평,망미 노선(7-9, 77-11)을 여기서 타려면, 오른쪽 전봇대 앞에서 기다려야 합니다. -ㅅ- ㅋ

 

▲ 폐허가 된 채 건물 및 회차 공간만 남아있던 대신터미널.



대신터미널을 나와 가산3리에 이르니 흥안117님과 같이 가산3리 노선(974)을 탔던 것이 생각납니다. 마침 시간도 그때 그 시간이었지만, 그 버스가 가산3리에서 나오는 시간은 오후 12시 20분이기 때문에 이미 몇 분 차이로 먼저 갔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런데...그런데??? 제가 탄 버스가 가산3리를 지나갈 때, 가산3리 버스가 마을 안쪽에서 나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오잉?????

원래대로라면 이럴 리가 없는데, 오늘은 웬일인지 여주버스가 가산3리 종점에 늦게 도착하여 바로 돌아나온 것 같더군요. 참새가 방앗간 못 지나친다고, 상황이 이리되면 안 타볼 수가 없죠. 몇 정류장 좀더 타고 가다가 찬샘골에서 냉큼 내립니다. 그랬더니 곧 아까 가산3리에서 나오던 버스가 제 앞에 나타납니다.
 
 

▲ 개쩌는 오금동 1차로 길은 못 참지. ㅋㅋ

 
 
[대원고속 974번(여주역~하동,(→여흥동),개나리A,오학농협,오금동,(오금동종점),하림리입구,천남초교~가산3리)][환승]  ※ 가산3리 1220 출발이나, 1225에 출발한 것으로 보임
찬샘골 1228 - 오금동고개밑 1229 - 오금동종점(회차) 1232 - 오학사거리 1240 - 개나리아파트 1243 - 신륵사사거리 1247 - 여주터미널 1253 - 시민회관 1254

덕분에 개쩌는 오금동의 1차로를 다시 지나가보는, 정말 생각지도 못한 행운이 따르게 되었습니다. 버스가 여주로 되돌아가는 중이니, 이건 정말 안 들를 수가 없죠. 이 1차로를 횡재하듯 타보게 되니 더욱 쩝니다. 키아 ㅋㅋ
 
 

▲ (3장 모두) 오금동의 1차로 길. 역시 이겁니다. ㅋㅋ

 

이번에는 오금동 회차지에서 한 명이 승차하였고, 오학을 들른 버스는 오후 12시 54분이 되어 시민회관에 저를 내려주었습니다.
 
 

▲ (2장 모두) 오금동 회차지. 여기는 버스가 여주 방향으로 갈 때 들를 수 있다고 보면 됩니다.

 

▲ 오금동 종점으로 들어가는 길. 2번째이지만 정말 가볼만합니다. ㅋㅋ

 

북내로 가는 버스는 오후 1시 55분은 돼야 탈 수 있는 상황. 시간이 충분히 남는지라 이번에는 오면서 찾아본 우즈베키스탄 음식점에서 양고기로 식사를 합니다. 양고기는 제법 풍미가 있어 맛은 아주 좋았으나, 고기빵을 못 먹었다는 것은 좀 아쉽더군요. 어쩐지 주문한 지 몇 분 지나니 주인 아들래미가 고기빵은 시간이 걸릴 거라고 말하더니만, 결국 버스 시간이 다 되어갈 때까지도 나오지 않았던 겁니다. 못 줄 거면 못 준다고 말하라고 지시를 했어야지, 왜 애한테 20분 늦는다고 말을 해놔서 참 -ㅅ-;;;

어쨌든 버스 시간은 다 되어갔기에 음식값을 내고(양고기 값만 받더군요) 얼른 시민회관 정류장으로 갑니다. 어쨌든 버스는 제때 타고 봐야죠. 그런데 버스가 여주역에서부터 제 시간보다 늦게 출발하는지 예상보다 늦게 도착합니다. 여주버스는 여주역에서부터 출발이 늦는 때가 간혹가다 있는데, 이번에 그 케이스에 딱 걸려버린 것이죠. 그리하여 오후 2시 3분이 되자 드디어 987-3번이 등장하여 승차합니다. 일신역과 지평을 지나 용문까지 가는 것으로 알려진 그 노선입니다. -ㅅ- ㅋ
 
 

▲ 매니아들에게는 여주~구둔~용문 노선으로 알려진 버스인데, 이번에는 북내를 가기 위해 타줍니다. 여주에서 북내로 가는 버스편은 2019년 이전과 달리 3분의 1은 줄어든 듯 -ㅅ-;;;;



[대원고속 987-3번(여주역~여주중교,하동,(→축협세종지점),터미널,여흥동,신륵사,천송1통,가정1리,지내리입구,북내,덕산리,내룡리입구,주암사거리,일신3리,(↔일신역),무왕2,1리,(망미1리마을회관),석불역,월산4리,지평,용문성당~구용문터미널)][1450]  ※ 여주역 1340 출발이나, 7분이 늦음
시민회관 1403 - 여흥동주민센터 1405 - 신륵사 1411 - 천송1통 1415 - 가정리 1416 - 지내리입구 1418 - 여강중고교 1420

버스는 제 시간보다 7분이 늦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신접2리에서 오후 3시 10분까지는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이 버스가 늦은 것이 장애물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이번 버스는 일신역과 지평을 지나 용문까지 올라가는 노선(987-3)이었고, 신륵사 이후 지내리입구를 지나 오후 2시 20분에 저를 여강중고교에 내려주었습니다. 이번에는 굳이 북내까지 조금 더 갈 필요는 없었죠.
 
 

▲ 제가 내린 여강중고교 정류장. 학교 정문 앞은 장암2리 노선(983-1)만이 편도로 경유합니다.



[도보]
여강중고교 1420 - 신접2리마을회관 1436

저번달에 장암2리 노선(983-1)을 막차로 탔을 때 지내리도 들어가줬더라면 이 짓을 안 해도 됐을 텐데, 참으로 냐잉할 따름입니다. 그나마 신접2리에서 버스 시간이 잘 맞는 편인데다, 신접2리는 북내에서 비교적 가까웠다는 점은 천만 다행이었죠. 오늘도 날씨는 더웠으니 말입니다. 저는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어차피 날씨도 덥겠다, 마을 입구의 비석을 가까이 가서 바라보기도 하면서 천천히 걸어들어가봅니다. 신접2리 마을회관을 가본 횟수가 어느덧 세 번째가 되어 있었습니다. -ㅅ- ㅋ
 
 

▲ 어느덧 저 돌땡이도 4번이나 봅니다. 휴 -ㅅ-;;; ㅋ

 

▲ 경기도 여주시 북내면 신접2리 마을회관.

 
 
신접2리 마을회관에 도착하니 오후 2시 36분이었고, 버스가 오려면 30분 남짓한 시간이 남아 있었습니다. 작년 이맘때쯤 진천 내기마을에서 석준형과 함께 겪었던 악몽의 30분이 생각나는 순간이었죠. -ㅅ-;;; 그런데 막상 정자에 들어가 앉아 있으니 바람이 솔솔 불어오는데, 이 바람이 의외로 시원합니다. 내기마을에서 겪었던 그 엄청난 더위를 다시 겪게 될 것을 각오했는데 정말 다행이었고, 가을이 다가오기는 한다는 것도 실감해보게 되었습니다.
 
 

▲ 밖은 정말 너무 더웠지만, 저 정자(?) 안에 들어가니 의외로 시원했습니다. ㅎㅎ

 

▲ 신접2리 마을회관의 조용한 모습.

 

조용한 곳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앉아 있으니 기분이 좋았습니다. 역시 이런 맛에도 여행을 다니게 되는 것이죠. ㅎㅎ 이윽고 오후 3시 11분이 되자 거짓말처럼 버스가 눈앞에 나타났고, 1450원을 찍으며 아주 사뿐하게 버스에 승차하였습니다.
 
 

▲ (2장 모두) 다시 한번 타게 되는 장암2리 노선(983-1)입니다. 이번에는 지내리도 가 줄 것입니다. ㅋㅋ



[대원고속 983-1번(여주역→하동,축협,터미널,여흥동,오학,신남리,북내→장암2리→장암1리,북내,신접2리,지내리입구,(→지내리마을회관,지내리),신륵사,터미널,하동→여주역)][1450]  ※ 장암2리 1500 출발
신접2리마을회관(회차) 1511 - 신접1리 1513 - 지내리(회차) 1518 - 가정1리 1521 - 천송1통 1522 - 신륵사 1524 - 여주터미널 1532 - 여주시청,한글시장입구 1534 - 하동 1536 - 여주중교 1541 - 여주역 1546

이번에는 저번과 달리 중형버스가 걸리는데, 지내리 안길을 경유해줄 것 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버스가 지내리입구에 가까워질수록 "제발 직진하지 말고 좌회전해라 좌회전!" 을 속으로 외치게 되는데, 이번에는 버스가 정말로 지내리입구에서 좌회전을 하여 안길을 들어가줍니다. 나이스~! ㅋㅋ 에뜨차다 나이스 나이스가 아니다
 
 

▲ 드디어 지내리 안으로 들어갑니다.

 

▲ (2장 모두) 개쩔었던 지내리 1차로 길. 드디어 소원을 푸네요. ㅋㅋ

 
 
안길을 들어가는 막차를 타게 된 것이었지만, 어찌됐든 지내리 안길을 가게 되었습니다. 이곳의 1차로는 생각보다 정말 좁은 편이었는데, 회차지에서는 한술 더 뜨더군요. 회차지 구조가 신지1리와 비슷했는데, 문제는 도로 폭이 신지1리보다도 더 좁았다는 겁니다. 제가 탄 버스도 생각보다 어렵게 회차해서 나올 정도였으니, 왜 막차는 지내리 안길을 가지 않게 된 것인지 이해는 되었습니다. -ㅅ-;;;
 
 

▲ (2장 모두) 지내리 회차지는 이곳입니다. 중형버스가 들어와도 회차하기 생각보다 빡센 편이었습니다. -ㅅ-;;;;



어쨌든 지내리 안길도 결국 해결을 보고야 마네요. ㅎㅎ 사실 이 지내리 안길은 그동안 가보지를 못하고 있었는데, 10년 전만 해도 지내리 안길은 여주~양동역 노선이 선택 경유했었지만 그 당시에는 경강선 철도 그런 거 없어 여주로 오는 것조차 만만찮았기에 타보기가 어려웠던 겁니다. 그러다가 여주~양동역 노선의 운행횟수가 줄어들게 되어 장암2리 노선(983-1)이 가게 됐으니, 이래저래 인연이 닿질 않았었죠.
 
 

▲ 나가면서 다시 봐도 쩝니다. 가보기 만만치 않아서 문제일 뿐이지만요. -ㅅ-;;;

 

후련함을 느끼며 여주역에 도착하니 오후 3시 46분입니다. 사실 여주역은 굳이 가고 싶진 않았지만, 시간계산을 해보니 시내에 내렸다간 다음 버스를 환승할인 받고 타지 못하게 되어서 정말 어쩔 수 없이 여기까지 와야 했습니다. 게다가 여주역 안에 들어가보니 횡성역마냥 매우 덥기까지 하더군요. 그나마 횡성역은 냉방이 되는 승객 대기실이 따로 있기라도 했지만, 여주역은 그런 것도 없었죠(사실 여주역도 맞이방은 냉방이 됩니다만, 그곳은 전철 승강장에 있었기 때문에 전철 요금을 내든 환승횟수 차감을 당하든 해야 됩니다).

어찌어찌 20분을 버티니 태평리로 가는 버스가 등장합니다. 역시나 아주 자연스럽게(...) 본두리 경유 노선이었죠. 이번에는 다른 버스 및 사람들의 방해로 인해 사진을 찍지 못합니다.
 
 
[대원고속 930-1번(여주역~여주터미널,하동,소방서,두풍아파트,연라1통입구,(→연라1통),본두2,3리,삼군리,여주제일중고교~태평리터미널)][환승]
여주역 1608 도착, 1610 출발 - 새로운병원 1612 - 여주터미널 1614 - 여주시청,한글시장입구 1616 - 하동 1619 - 여주소방서 1626 - 두풍아파트앞 1631 - 연라1통입구 1636 - 연라1통회관 1638 - 영화엔지니어링 1640 - 본두2리 1643 - 본두3리 1647 - 삼군사거리,맹골 1651 - 여주제일중고교 1653 - 태평리터미널 1658

여주~태평리 노선은 5가지 버전이 있는데, 그 중 본두리 경유가 가장 운행횟수도 많고 최단거리로 갑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걸 타게 된 또다른 이유가 있었는데, 연라1통 경유 때문이었습니다. 사실 연라1통 경유는 10몇년쯤 전에 타본 적이 있었지만, 그 사이 여기도 운행경로가 변했던 겁니다.

여주시내를 벗어나 월송동에 접어드니 도로가 달라진 것이 보입니다. 예전에는 다 왕복2차로 도로였는데 왕복4차선으로 아주 잘 닦여 있었던 겁니다. 길 모양이 약간씩 달라져서, 이전의 모습을 찾아보기 쉽지가 않더군요. 연라1통으로 가는 길 역시 마찬가지였는데, 연라1통입구에서 좌회전을 해도 왕복2차로 길만 나왔던 것입니다. 사실 연라1통으로 들어가는 길은 전에도 왕복2차로였으나 회차지 이후가 좁은 논두렁길이었는데, 회차지 이후로도 도로 확장이 되어서 운행경로가 바뀌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연라1통으로 들어가는 길은 예전 느낌도 나더군요.
 
 

▲ 연라1통으로 들어가는 길. 옛날 생각도 납니다.

 

▲ 과거에는 버스가 여기에서 회차하여 나갔었습니다. 이후로는 좁디좁은 논두렁길이라 버스가 갈 수가 없었죠.

 

회차지 이후로는 버스어플 및 포털사이트에 나오는 경로 그대로 운행하는데, 지도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동네를 빠져나오는 곳에도 버스정류장이 세워져 있었습니다. 비수도권까지 갈 것도 없이, 여주만 해도 지도에 안 나오는 정류장들이 생각보다 많음을 다시 실감하게 되었죠. 정류장 이름은 적지 않고, 말 그대로 표지판만 있는 곳들도 버스 타고 다니면서 종종 봤었을 정도니 말입니다. -ㅅ- ㅋ
 
 

▲ 그동안 버스가 들어오지 않았던 신규 구간도 이번에 해결이 됩니다. ㅋㅋ

 

▲ 연라1통 마을 바깥으로 나와서 보게 된 버스정류장. 버스어플 및 포털사이트 지도에는 나오지 않습니다.

 

▲ 여주~본두리~태평리 노선(930-1)의 운행경로도. 태평리 방향에 대해 연라1통을 경유하나(빨간색 표시 경로), 버스어플 및 포털사이트 지도에서는 미경유로만 나오고 있습니다.

 

▲ 위 지도의 증빙자료(?) 되겠습니다. -ㅅ- ㅋ

 

▲ 예전엔 이곳 본두리도 왕복2차로 도로였는데, 말끔하게 확장되어 있었습니다.

 

이후로는 별다른 일 없이 태평리에 내립니다. 기사아저씨의 모습을 언뜻 보니 저번에 도전1리에서 만났던 그 이상한 기사아저씨가 아닐까 했지만, 알고보니 다른 분이었다는 해프닝도 있었지만요. 태평리터미널에 도착하니 오후 5시가 채 못 된 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이천으로 올라가는 10번이 대기하다 출발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서서 가는 사람들까지 보이더군요. -ㅅ-;;
 
 

▲ 제가 타고 왔던 버스입니다. 금당리 경유 태평리 노선(924)도 옆에 서 있는 것이 보입니다. -ㅅ- ㅋ

 
 
어찌됐든 태평리에 도착은 했고, 이번에는 자석리를 경유하여 설성으로 가는 노선(20-53)을 탈 차례였습니다. 35분 남짓 뒤에 버스가 있어서 환승할인을 단 몇 분 차이로 받지 못하지만, 하는 수 없었죠. 이번에는 날씨가 너무 덥다보니 태평리 시내의 롯데리아에서 아이스크림 하나를 사먹고 버스를 타게 되었습니다. 태평리는 그동안 여러 번 왔었지만 시내에서 타보기는 처음입니다. ㅋㅋ 태평리 시가지는 생각보다 컸고, 시골 느낌이 나긴 했지만 의외로 있을 것들은 다 있더군요. 
 
 

▲ 경기도 여주시 가남읍 태평리 시가지. 의외로 규모도 제법 되었고, 있을 건 다 있습니다. 버스를 타려면 왼쪽 도로쪽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 드디어 자석리를 가봅니다. 자석2리는 잘 들어가줄 것인지;;;



[경기고속 20-53번(태평리터미널~태평리,건장리,은봉리,자석1리,(↔자석2리),암산1리,장천4리,장천초교,장천1리~설성면사무소)][1450]  ※ 태평리터미널 1735 출발
태평리 1736 - 건장리 1742 - 은봉리 1743 - 자석1리마을회관 1746 - 자석2리(회차) 1748 - 암산1리 1753 - 장천초교 1757 - 금당리,설성면사무소 1800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 승객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자석2리는 안 가버리는 것 아닐까 하는 불안함이 들지만 어쨌든 버스는 출발합니다. 자석리 쪽으로 가는 것은 가남교차로에서 그대로 직진을 하는데, 대신리나 송계리 쪽과는 또 다른 길이었습니다. 장호원으로 내려가는 길을 가로질러 쭉 직진하니 건장리를 지나 드디어 자석1리가 나옵니다. 자석2리 여기 안 들어가면 좀 골치 아픈데;;; 제발 직진만 하지 말아달라고 속으로 빌었습니다.
 
 

▲ 경기도 이천시 설성면 자석1리 마을회관. 자석2리가 걸린 운명의 순간이 다가왔습니다.



버스는 천만 다행히도 자석2리 쪽으로 좌회전을 합니다. 쩌는 것은 없는 자석2리였지만, 가주게 되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더군요. 자석2리는 길가에서 회차하는 형태였고, 역시나 타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 (2장 모두) 자석2리 버스정류장 및 회차지. 이 길가에서 바로 돌립니다.

 

자석1리로 다시 빠져나온 버스는 설성 쪽으로 향했고, 암산리에서 저번에 대죽리 노선(20-9)으로 지나갔던 길이 합류하는 것을 봅니다. 이로서 암산리 경유와 자석리 경유의 경로 차이를 알 수 있었습니다.
 
 

▲ 자석리에는 물류센터들이 있더군요.

 

이후로는 저번에 갔던 경로 그대로 설성까지 달렸고 딱 오후 6시 정각이 되어 설성에 도착합니다. 설성 종착 노선들은 회차할 수 있는 장소가 좁아 뒷길로 돌아서 회차를 하곤 했었는데, 의외로 뒷길로 돌아가진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회차는 어떻게?? 저를 내려준 버스가 어디로 가나 했는데, 저번에 지나갔던 그 뒷길 쪽으로 살짝 들어가다가 주차를 하더군요. 그쪽에 버스 주차 공간이 조성되어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 어느새 설성에도 버스 회차지가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제가 타고 온 버스가 서 있다가 왔던 길로 나가더군요. ㅎㅎ



설성에서 많지도 적지도 않은 10분이라는 시간이 지나니 제가 타고 왔던 버스는 들어왔던 길 그대로 떠나고, 939번 행선판을 단 버스가 나타나 회차를 합니다. 뒷길로 바로 나가버리지 않을까 했는데, 그 걱정 역시 기우로 돌아갔습니다.
 
 

▲ 송계리 경유 설성 노선(939)도 이렇게 회차를 하더군요. ㅎㅎ



[대원고속 939번(태평리터미널~송라리입구,송계3리,상봉1,2리,수산1리,장천삼거리~설성면사무소)][환승]
금당리,설성면사무소 1810 도착, 1820 출발 - 장천삼거리 1822 - 수산1리 1824 - 상봉1리 1825 - 송계3리 1829 - 송라리입구 1834 - 태평리터미널 1840

오후 6시 20분이 되어 버스가 출발합니다.
이번에는 이천 쪽으로 버스가 달리다가 장천삼거리에서 우회전을 하여 태평리를 향해 올라가더군요. 
 
 

▲ 설성을 곧 출발할 예정인 버스 내부. 불과 몇 년 후면 수도권, 아니 대한민국에서 대우버스는 더 이상 보기가 어려워질 것이기 때문에 기록용으로 촬영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태평리로 올라가는 도중 반전이 일어났으니...

 
 
처음에는 버스 안에 승객이라고는 저밖에 없다가, 장천삼거리에서 사람들이 잔뜩 버스에 탄 이후 한두 명씩 계속 타서 자리가 거의 남지 않을 지경이 됩니다. 오지노선에서 이런 일은 정말 드물긴 한데, 한편으로는 떨떠름한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버스를 탄 승객들 모두가 외국인이었기 때문인데, 한국인은 저와 기사아저씨 빼면 단 한명도 없었죠.
제 시승기들을 읽어보신 분들이라면 알겠지만, 2020년대 시승기 들어서부터는 외국인을 보았다는 이야기가 생각보다 많이 나올 겁니다. 사실 적나라하게 이야기하자면 언론에서 말하는 인구 소멸, 지방 소멸이 바로 이것인데, 현실은 언론에 나오는 것보다 더욱 심각해져가고 있는 중이라고 보면 됩니다. 외국인들만 보이는 현상이 전라도나 경상도같은 수도권에서 먼 지역만이 아니라, 수도권과 가까운 곳(충청도) 그리고 심지어 수도권에 속하는 지역에서도 볼 수가 있을 정도니 말입니다. 저 새끼 수도권에서도 최외곽인 이천, 여주같은 곳에서 외국인 본 것 가지고 호들갑 아니냐? 싶어보이겠지만, 남양주에서도 실제로 보았던 적이 있습니다. 이것만 봐도 언론은 까주어도 부족함이 없는 거지요. 도대체가 하라는 건 안 하고, 이상한 소리나 해쌓고 있으니 -ㅅ-;;;;
 
 

▲ 경기도 이천시 설성면 상봉2리 버스정류장.

 

▲ (2장 모두) 태평리로 올라가는 버스. 외국인 동네 다 되어갑니다. -ㅅ-;;;

 

▲ 송라리입구입니다. 송라리 노선(28-6)을 타고, 종점에서 여기로 걸어나왔던 기억도 나는군요. -ㅅ- ㅋ

 
 
태평리터미널에 도착하니 오후 6시 40분이었습니다.
이제는 슬슬 집에 어떻게 갈지 고민을 해봐야 하는데, 마침 가남역으로 가는 노선(933)은 물론 중부내륙선 열차 시간까지도 딱 맞았습니다. 한번 타볼까? 하는 생각도 잠시 들었지만, 8400원을 내고도 부발까지밖에 가질 못하니 아무리 생각해도 이만한 돈지랄은 없겠다 싶어 바로 단념했죠. 사실 올해 연말이면 중부내륙선 KTX가 판교역까지 연장 운행이 될 터이니 그때 가서 타도 충분했던 겁니다. 국토부도 영 미덥지 못하지만, 의원보다는 나으니 일단 지켜본다
 
 
[경기고속 114번(장호원터미널~장호원읍사무소,이황1리,상승대,태평리터미널,이화아파트,성우3,4단지/현대아파트,SK하이닉스,신하리삼익아파트,이천터미널,관고동,다산고교,사음2통,수광1리,동원대입구,수양1리,곤지암터미널,산이리코아루아파트,초월역,초월읍사무소,쌍령동~광주터미널)][환승, 600]  ※ 장호원터미널 1830 출발, 장호원터미널~이천터미널 급행 운행
태평리터미널 1859 - 신해1리입구(무정차) 1904 - 응암리(무정차) 1907 - 이화아파트 1908 - 성우2단지아파트 1912 - SK하이닉스 1914 - 신하초교 1916 - 이천터미널 1922 - 관고동 1928 - 다산고교 1933 - 수광1리,신둔면사무소 1941 - 수광2리,나뭇가지마을 1944
 
그리하여 저는 마침 장호원터미널을 오후 6시 30분에 출발했던 114번을 타게 되었습니다. 오후 7시 다 되어서 버스가 도착하는데, 전 정류장 정차가 아닌데다 길 막힐 일도 없는데 30분씩이나 걸리다니 진짜 거리 한번 머네요.

그런데 태평리터미널에서 114번을 탈 때에는 시외버스 타듯이 타야 되더군요. 버스가 터미널에 들어오기는 하는데, 승차홈에 오는 것이 아니라 터미널 내부 한번 둘러보다 그냥 나가버리는 겁니다. 승차홈에 멀뚱멀뚱 서 있으면 그냥 놓쳐버리기 딱 좋았습니다. 휴 -ㅅ-;;;
 
버스는 10번과 같은 경로로 달리는데, 이화아파트, 성우3,4단지, SK하이닉스, 삼익아파트(신하리)에만 정차하였습니다. 이 구간을 시외버스 타듯 무정차로 달리는 때가 오다니 참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일단은 급행노선이라서인지 이용하는 손님들이 있었고, 덕분에 저는 곤지암으로 가는 고개 바로 직전의 수광2리 나뭇가지마을 정류장까지 한 방에 올 수 있었죠. 태평리에서 여기까지 환승 없이 한 번에 올 수 있다니 별 일이 다 있습니다. -ㅅ- ㅋ
 
 

▲ 신둔, 곤지암 쪽으로 가는 버스들이 이천 시내를 나갈 때 모두 들르는 고갯길입니다. 이천, 여주에 왔다가 집으로 갈 때면 이 114번을 타고 줄창 넘어다녔기도 한데, 정말 오래간만에 다시 넘어봅니다. ㅎㅎ

 
 
이천시에 속한 마지막 정류장인 수광2리,나뭇가지마을.
이 정류장을 지나 바로 고갯길이 시작되며 고갯길을 넘는 순간 광주시인데, 다음 정류장은 고개 너머에 있기 때문입니다. 114번이 가 버리고 나니 자동차들만 슝슝 지나다닐 뿐, 날은 점점 어두워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나뭇가지마을에 내린 이유는 이천에서 동원대로 가는 노선을 타보기 위해서였습니다. 동원대로 가는 버스 노선은 500-1, 500-2번과 1113-1번이 유명하지만, 사실 이천에서도 동원대로 가는 노선은 있었던 겁니다. 물론 시간표를 보고 타야 되긴 하지만, 이천~동원대 노선도 13년 전이나 지금이나 생각보다 적게 다니지는 않는데 묻혀버린 감이 많이 있었죠. 사실 곤지암과 이천은 일반시내버스가 좌석버스에 비해 매우 적을 뿐이지 일반시내버스로 오가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거나 매우 어려운 수준은 아닌데, 곤지암에서도 동원대로 가는 일반시내버스(39-1)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114-1번만 바라볼 이유는 없었던 셈이죠. -ㅅ- ㅋ
 
하지만 동원대의 위치도 위치거니와 경강선 전철도 있다보니 곤지암~이천 간은 굳이 버스로 가야 할 이유가 없어져버린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저 또한 곤지암과 이천 사이에 놓인 이 고갯길을 참 오래간만에 넘어보기도 하니까요. 그리하여 저는 내린 지 단 1분만에 바로 도착한 버스를 타고 동원대로 들어가보았습니다. 태평리에 오후 7시경 도착할 114번을 타고 이곳으로 오면 동원대 노선(21-1)과도 시간이 맞을 거라는 예측은 아주 소름돋도록 정확합니다. -ㅅ- ㅋ
 
 

▲ 이천에서 동원대로 가는 시내버스를 드디어 타봅니다.

 
 
[경기고속 21-1번(이천역~이천터미널,(→종합복지타운)(←명동타운),관고동,이천고입구,증포동주민센터,동양아파트입구,도암1리,도암초교,도암2리,지석리입구,신둔도예촌역,수광1리~동원대학교)][환승]  ※ 이천역 1910 출발
수광2리,나뭇가지마을 1945 - 동원대 1947
 
저를 태운 버스는 바로 곤지암과 이천 사이에 놓인 고갯길인 넋고개를 넘기 시작합니다.
경강선 전철 개통 이전에는 이 고갯길이 광주와 이천을 25~30분 간격으로 오가는 좌석버스였던 114번의 독무대나 다름없었는데, 곤지암을 오는 다른 좌석버스들인 500-1이나 500-2, 1113-1번은 전부 동원대 교내로 들어가버리기 때문입니다. 일반시내버스는 당시에도 하루에 6번정도 운행했던 114-1번, 그리고 한 시간에 한 번 꼴로 다니던 이천~동원대 노선(21-1, 21-2)밖에 없었죠. 그동안 좌석버스로만 넘어다녔던 이 고개를 일반시내버스로 넘어보기는 또 처음이었습니다. ㅋㅋ
 
 

▲ (2장 모두) 넋고개를 넘어 광주시로 진입합니다. 일반시내버스로 이 고갯길을 넘는 것은 처음이네요. ㅎㅎ

 
 
고개를 넘자마자 동원대 입구 삼거리가 나왔고, 버스는 오면 안 되는 장소를 온 것마냥 바로 우회전을 하여 동원대 교내로 들어가 운행을 마칩니다.
 
 

▲ 경기도 광주시 동남쪽 끝에 위치한 동원대학교. 곤지암은 이 학교 때문에 좌석버스가 많은 곳이 되었죠.

 
 
주말이었고 아직 방학인데다 저녁이라 그런지, 버스에서 내려보니 바깥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언덕에 좌석버스 몇 대가 주차되어 있었고, 좌석버스 타는 곳으로 보이는 버스정류장에 불 켜져 있는 것이 다였죠. 나중에 지도로 보니 학교는 좀더 안쪽으로 걸어올라가야 있었지만, 이 당시에는 이미 날이 어두워진지라 좌석버스 타는 정류장 너머는 아무것도 안 보이더군요. 사실 동원대를 지금 굳이 가게 된 이유(※)가 있었다보니 나름대로 아쉽기만 했습니다. -ㅅ-;;;
 
※ 동원대는 500-1, 500-2, 1113-1번 등의 유명한 좌석버스 노선들 덕택에 접근 자체는 매우 쉽지만 그 위치상 가는 시간이 생각보다 꽤 걸리며, 3번 국도에 있는 교통 체증 때문에 소요시간에도 변수가 생기므로 가보기 나름 골치아픈 장소입니다. 경강선 전철을 이용하면 소요시간과 교통 체증에 휘말릴 위험성을 줄일 수는 있으나, 곤지암역에서 좌석버스 다니는 곳까지 걸어나가는 시간도 고려해야 하죠. -ㅅ-;;;
 
 

▲ (2장 모두) 동원대학교 버스 정류장. 좌석버스들의 출발 장소도 이곳입니다.

 

▲ 좌석버스 타는 장소는 노선별로 구별이 되어 있었습니다.

 
 
일단 지금은 초월역에 가서 경강선 전철을 타봤자 수인분당선과의 시간이 전혀 맞지 않습니다. 이매역에 가면 인천행 열차 간격이 48분으로 벌어지는 하필 그 시간대였던 겁니다. 무슨 지역 차별하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그따구로 시간을 짤 생각을 했는지, 이거 생각만 하면 코레일 담당자 정말 48분 기다려서 열차 타보라며 뚝배기 깨버리고 싶더군요. 인천에서 왕십리 방향도 45분 뒤에 열차가 있는 시간대가 있는데, 그것까지 포함해서 말이죠. -ㅅ-;;; 인천 방향은 고색, 왕십리 방향은 어천에서 기다려보라고 하면 더욱 효과 있을 듯하다
 
게다가 세상 일 내맘대로 다 되는 건 없다는 것이 버스에도 예외는 없었습니다. 수인분당선 열차 시간이 안 맞아 이매역에 가봤자 의미가 없으니 시간 좀더 때울 겸 500-1번이나 500-2번이 나오기를 바랐지만, 정작 제 앞에 나타난 버스는 1113-1번이었던 겁니다. 우한 폐렴 사태 이후 경기도 버스는 배차간격들이 길어져서 생각없이 막 타고 다니면 안 되는 점도 있고, 마침 이번 환승이 마지막 환승이었기 때문에 저는 진짜 어쩔 수 없이 그 버스를 타고 동원대를 나와야만 했습니다. -ㅅ-;;;;
 
 
 
[대원고속 1113-1번][환승, 50]
동원대 1954 출발 - 수양4리 1958 - 곤지암터미널 2006 - 삼리,킴스빌리지 2013 - 초월역 2019
 
이렇게 되면 방법은 하나였습니다.
그냥 초월역까지 가서 경강선 전철을 탄 다음, 판교에 내리는 것이었죠. 그나마 2023년 현재는 판교에서 인덕원으로 넘어가는 103번의 주말 운행댓수가 복구가 되어 탈만해졌다는 것이 불행 중 다행이었습니다. 작년만 해도 103번은 주말 및 공휴일에 달랑 2대만 운행했었던 겁니다(...).
 
 

▲ (2장 모두) 이제는 여기도 숙제(?)가 해결되어 홀가분한 마음으로 이곳을 떠납니다.

 

▲ 오래간만에 지나가보는 곤지암터미널. 그런데???

 

▲ 이제는 터미널 주차장이 폐쇄되어 있었습니다. 곤지암 노선들은 열미리 차고지에서 출발한 뒤, 이곳에서 시간을 최대한 맞추고(1~2분 오차는 어쩔 수 없당께료;;;) 각자 목적지로 가는 식으로 다니게 될 것 같더군요. -ㅅ-;;;

 
 
[전철][1250]
[경강선] 초월역 2027 - 경기광주 2032 - 이매 2042 - 판교 2044
 
그래서 초월역에 내려 경강선 전철을 타고 판교에 내리니 103번이 10분 뒤 도착예정입니다. 덕분에 오후 9시에 도착한 103번을 타고 무사히 집에 갈 수 있었습니다. 빨간버스의 기본요금 거리를 고려했을 때, 그리고 요금은 총 이동거리로 계산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번에는 굳이 판교역에서 비싼 돈 줘가면서 빨간버스를 탈 마음이 안 나는 상황이었죠. 빨간버스 기본요금(40km) 거리 안에 목적지가 있는 경우, 토탈 2500원 정도면 갈 것을 3000원 주고 가는 꼴이 되니까요. -ㅅ- ㅋ
 
용문에서 어이없이 버스를 하나 놓쳤던 것은 말 그대로 옥의 티가 되어 끝났고, 이후는 무사히 잘 풀린 그런 시승이었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