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9월이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오래간만에 혼자 시승을 떠나게 됩니다. 광주5번을 진새골종점에서 타는 것을 시작으로, 양평 22-10번 버스를 실제 종점으로 가서 탄 다음(※) 일신역으로 가서 무궁화호를 타는 코스를 계획했었는데, 오늘 실행버튼을 누르게 되었죠.
※ 2023년 10월 현재도 버스어플 및 포털사이트 지도에서는 양평 22-10번이 여주~구둔~용문 노선(987-2, 987-3)도 오가는 왕복2차선 도로변의 일신3리 정류장까지 간다고 나와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 종점은 그곳이 아니라는 것을 직접 타보러 갔다가 알게 됐었고(2022년 5월 5일 시승기 참고), 일신역에서 무궁화호도 타볼 겸 그 실제 종점을 찾아가기로 했던 것입니다.
집에서 역까지 나오는 것부터가 매번 일이지만 오늘은 그간의 경험 및 발상의 전환으로 집에서 전철 타러 가는 것조차 진짜 민 사장 때문에 온갖 방법을 다 써본다 무사히 시간 맞춰 수인분당선을 탈 수 있었고, 모란역에 내리니 오전 8시 35분입니다.
모란역은 예전에 곤지암 및 광주 노선들을 탔을 때 정말 뻔질나게 갔었던 장소입니다. 기억을 더듬어 500-1, 2번 타는 정류장으로 이동하니 아직 오전 9시가 안 된 시간인데도 사람들이 많이 왔다갔다하고 있더군요. 심지어는 문을 연 가게까지 있었는데, 이 덕택에 저도 어묵을 사먹고 버스에 승차할 수 있었습니다. 이것도 가게 주인들이 대부분 연세가 있으니까 가능한 장면이라는 걸 생각하니 씁쓸함이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대원고속 500-1번][환승, 150] ※ 3번 국도 교통체증 있었음
모란역 0852 - 갈현동 0902 - 삼동역육교 0906 - 경안장례식장 0915 - 쌍령동,김촌말 0923 - 초월읍사무소,초월도서관입구 0930
정말 오래간만에 이 버스를 타니 곤지암 노선들을 타보러 곤지암터미널을 찾아가던 오지노선 여행 초보 시절 느낌이 납니다. 경강선 전철이 없었던 시절에는 모란에서 곤지암으로 가려면 빨간버스인 500-1번이나 500-2번 중 먼저 오는 거 타는 것이 진리였으므로 두 버스를 종종 이용했었던 것이죠. 500-1번은 형제노선인 500-2번, 그리고 1500-2번과 더불어, 빨간버스는 남의 나라 이야기인 동네 출신이었던 제게 빨간버스에 대한 크나큰 생각의 변화를 주었던 노선이기도 했습니다.
모란역을 출발한 버스는 바로 3번 국도로 접어듭니다.
여기는 경강선 전철이 없었던 시절에는 아주 상습 정체 구간이었는데, 경강선 전철이 운행중인 2023년 9월 현재 오래간만에 다시 와봐도 교통 체증이 있더군요. 처음에는 3번 국도 우회도로 쪽으로 차들이 몰리길래 좀 나아졌나 싶더니, 어김없이 갈마터널 그리고 쌍령동에서 길이 밀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갈마터널을 넘어 광주로 진입한 후에 만난 교통체증은 신호 간격이 너무 길어서 그런 것임을 관찰할 수 있었는데, 이 정도면 그래도 경강선 전철이 없었을 때보다는 낫더군요. 어쨌거나 제가 탄 버스도 교통체증의 영향을 안 받을 수는 없었고, 초월읍사무소에 내리니 오전 9시 30분이 되어 있었습니다.
[도보]
초월읍사무소,초월도서관입구 0930 - 진새골종점 0940
예상보다는 시간이 좀 더 걸리긴 했지만, 오전 10시에 진새골종점을 출발하는 광주5번은 충분히 사수할 수 있었죠. 여기에서 진새골종점까지 멀지도 않기에 천천히 걸어들어가는데, 집들이 생각보다 많은 것은 물론 편의점(...)까지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분과 함께 갔었던 오포읍 신현리(2023년 9월 현재, 신현동)가 생각날 지경입니다.
하지만 숨막힐 것만 같던 신현동와 달리, 여기는 그래도 인구밀도(?)가 적당해서 숨을 쉬고 살 수는 있겠더군요. 처음에는 입구에서 별로 멀지도 않으면서 뭔 노선버스가 새로 생긴 건가 했는데, 버스가 다닐 만 하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무튼 입구에서 걷기 시작한 지 10분 만에 진새골종점에 도착합니다.
버스 시간이 남아 안쪽으로 더 들어가보았더니 1차로 길이 있었고, 그 길로 가보니 진새골 전원마을이 보였습니다. 진새골종점의 진새골이 이 마을 이름에서 왔구나를 알 수 있었는데, 여기에도 집들이 많이 있더군요. 광주5번은 어차피 소형버스인 카운티로 다니니만큼, 주민 안심귀가 차원에서 여기까지 조금 더 들어와줬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회차할 공간도 나오니 말입니다.
진새골종점으로 돌아온 저는 22-10번의 회차지가 어디인지 문의를 하기 위해 양평터미널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전화를 받은 사람은 여직원이었는데, 이야기를 해보니 그 노선 운행하는 기사아저씨께 문의를 해보고 다시 전화를 드리겠다는 답이 돌아오더군요. 이에 저도 핸드폰 번호 알려드리고 전화를 끊었죠. 사실 제가 궁금했던 22-10번은 양평군의 행복버스 운행 확대로 인해 비교적 최근에 생긴 노선인데다 하루 한 번만 다니기 때문에 어느정도 예상된 반응이었지만, 기사아저씨께 문의까지 드려본다는 친절함이 참 돋보였습니다.
이윽고 오전 9시 50분이 되자 버스가 도착합니다. 정말 오래간만에 카운티 전기버스를 다시 타게 되는군요. ㅎㅎ
[광주도시관리공사 광주5번(진새골종점~초월읍사무소,(↔쌍용더플레티넘,신일아파트,초월읍사무소),초월역,(쌍동리마을회관),킴스빌리지~곤지암생활체육공원)][환승]
진새골종점 0950 도착, 1000 출발 - 대쌍령2리마을회관 1000 - 초월읍사무소 1004 - 초월고교 1005 - 신일아파트 1007 - 초월읍사무소 1010 - 초월역 1014 - 쌍동리마을회관 1016
운전기사는 아주머니였습니다. 그런데 회차를 대충 해버려서 그런지 오른쪽 앞바퀴가 인도 연석에 닿아 소리가 날 정도입니다. 문제없이 나갈 수는 있었지만, 보기 좋지는 않더군요. -ㅅ-;;;
아까 500-1번이 예상보다 10분은 늦었던 탓에 여기서 환승을 찍게 생겼지만, 이곳 진새골종점은 입구에서 가까웠으며 아주머니 기사도 사람 한 명 타는구나 하고 제가 있든말든 무관심이었기에 크게 장애가 되지는 않을 것 같더군요. 카드를 대니 환승이 되었지만 예상대로 환승이 되거나 말거나 신경조차 쓰지 않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오전 10시가 되자 버스는 출발합니다. 단 1분만에 3번 국도로 나와버리네요. -ㅅ- ㅋ
3번 국도로 나온 버스는 곧 좌회전을 하여 용수리 쪽으로 향합니다. 신일아파트를 찍고 나오기 위해서였는데, 이 구간에서부터 손님들이 타기 시작하더군요. 사실 이곳 신일아파트는 그간 2-2번만 입구까지 들어오다가 이 노선이 추가로 들어와주게 된 곳인데, 2-2번이 처리하지 못했던 초월역 가는 수요를 확실히 잡았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광주 시내로 갈 때에는 2-2번을, 전철을 타야 한다거나 2-2번과 시간이 맞지 않는다면 광주5번을 타는 식으로 버스를 이용할 것 같았죠.
신일아파트를 나와 3번 국도를 달리는 동안, 버스 안에는 저 말고도 거의 10명 가까이 되는 승객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예상대로) 초월역에 이르니 한 명 빼고 다 내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저는 전철 시간도 남겠다 아예 쌍동리 마을회관까지 더 가서 내렸습니다. 이곳으로 들어가는 길은 예상외로 길이 넓게 확장되어 있는 것은 물론, 회차지 주변에 아파트가 지어지는지 공사장까지 볼 수 있었죠.
[도보]
쌍동리마을회관 1016 - 초월역 1028
이제는 초월역으로 다시 걸어갈 차례입니다. 입구로 걸어나가 버스를 타도 되었지만, 거기서 초월역까지 달랑 한 정류장 거리였으며 전철 시간도 남으니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었죠. 그런데 버스에서 내리니 갑자기 배가 아프더군요. 전철역으로 가는 도중이라 그나마 다행이었지만, 걸어가면서 똥 참는 것도 참 일이었습니다. -ㅅ-;;;
지옥의 12분을 버티고 화장실에서 시원하게 일을 본 저는 오전 10시 49분에 정시 도착한 전철을 타고 여주로 갑니다.
[전철][환승]
[경강선] 초월 1049 - 곤지암 1054 - 이천 1105 - 여주 1121
여주역에 도착한 저는 바로 역 바깥 37번 국도를 향해 걸어갑니다. 프리미엄아울렛을 가야 했는데 이 버스가 역 앞으로는 오지 않기 때문이었죠. 여주역에서 37번 국도로 가려면 예일아파트를 끼고 돌아가야 하는데, 이렇다보니 지도로 보면 가까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걸어서 10분 넘게 걸리는 애로사항이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예감이 들었던 저는 예일아파트 쪽으로 잠시 발걸음을 옮겨보게 되는데....
설마했지만 진짜로 예일아파트에서 여주역쪽으로 나가는 길이 생겨 있었고, 그 길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볼 수 있었습니다. 역시 상식은 통한당께요. 오우~ 형님~! ㅋㅋ
덕분에 예일아파트 내부를 지나 편하게 37번 국도로 나올 수 있었고, 나오는 도중 예일아파트 버스 회차지도 보게 되었습니다. 버스 시간이 맞지는 않아서 버스 들어오는 모습은 보지 못했지만, 이렇게라도 다시 와보게 되는 것이 어디인가요. 게다가 아파트를 나와 37번 국도변에 이르니 바로 근처에 맥도날드가 생겨 있기까지 하니, 참 사람 일은 모르는 게 맞았습니다. ㅋㅋ
식사를 하고 나니 때마침 양평터미널에서 전화가 왔는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과연 22-10번은 연장된 것이 맞았으며, 일신3리 안쪽의 운동기구 있는 장소에서 회차를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22-10번을 막타로 놓고, 일신역에서 무궁화호 열차를 탄다는 원래 계획을 무조건 실행하기로 결정합니다. ㅎㅎ
이윽고 시간은 오후 12시 10분을 넘어가고 있었고, 저는 얼른 맥도날드를 나와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립니다. 이번 버스는 여주역이 아니라 하동 출발이기에, 오후 12시 20분이 되자마자 바로 나타나더군요.
[대원고속 912번(하동~시청,터미널,점봉,세종그랑시아A,상거동마을회관~프리미엄아울렛)][1450] ※ 하동 1210 출발
세종초교,예일아파트 1220 - 여주대정문 1226 - 점봉3통입구 1229 - 상거동 1233 - 375아울렛 1235 - 프리미엄아울렛 1236
여주프리미엄아울렛으로 가는 노선은 크게 상거동 경유와 미경유 두 가지 버전이 있습니다. 제가 탄 노선은 상거동 경유인데, 사실 이 노선은 이완장군묘와 웅곡을 추가로 들르는 시간대에 타본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상거동 미경유 노선(902)은 타지 못했었기에 이번 기회에 해결하기로 한 것이죠. 이번에는 이완장군묘와 웅곡 모두 경유하는 시간대가 아니었기에 버스는 바로 상거동을 찍고 아울렛으로 가 버렸고, 오후 12시 36분에 아울렛에 내릴 수 있었습니다.
그 좆같던 마스크 착용 시절에도 아울렛에는 사람들이 많았었는데, 2023년 9월에 다시 와보니 그때보다도 사람들이 좀더 많아진 느낌입니다. 다만 이번에는 상거동 미경유 노선(902)이 10분 내로 오기 때문에, 아울렛 안으로 들어가진 않고 그냥 버스를 기다려 타고 나왔습니다.
[대원고속 902번(여주역~여주대,점봉초교~프리미엄아울렛)][환승]
프리미엄아울렛 1247 - 점봉초교 1256 - 여주대 1258 - 세종초,중교 1302 - 여주역 1304
이번에는 상거동을 미경유하는지라 아울렛을 나온 후 그대로 쭉 직진합니다. 이 노선을 탐으로서 여주아울렛 노선들은 모두 해결이 됩니다. 아주 좋습니다. ㅋㅋ
점봉교차로에서 좌회전한 버스는 그대로 여주 쪽으로 올라가다가 여주역으로 가서 운행을 마칩니다. 사실 여주역은 굳이 가고 싶지 않지만, 이번에는 이 노선이 여주역으로 가서 운행을 마치는지라 어쩔 수 없었습니다.
여주역 버스정류장에는 버스를 기다리는 손님들이 제법 많았는데, 신륵사 가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더군요. 이걸 보니 여주역이 생긴 게 사람들에게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경강선 전철이 개통되기 전의 여주버스는 제일시장에서 출발하는 일부 아파트 노선을 제외하고 모두 하리 임협앞(2023년 9월 현재의 하동 정류장)에서 출발했는데, 시내 구간부터 복잡한 편이었기 때문입니다. 번호제를 실시하는 중소도시 버스들이 다 그렇듯, 여주도 노선번호는 많을지 몰라도 각 번호의 하루 운행횟수는 적기 때문에 도시에서처럼 버스 타는 것을 생각하면 절대 안 된다는 것까지 합쳐져서 노선 파악이 쉽지 않았던 겁니다.
제가 탈 걸은리행 버스는 오후 1시 20분에 출발하기에, 저는 역 안 스토리웨이에 들러 물을 사고 다른 버스들 득짤도 해주다가 버스에 승차하였습니다. 신륵사를 가는 버스였기에 정류장에 있던 사람들도 이 버스를 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대원고속 995번(여주역~여주중교,하동,(→축협세종지점),터미널,(→여흥동),신륵사,천송1통→가정2리,긴골,걸은1리→걸은3리→곱새기마을→이문동,대순진리사거리,목아박물관,이호1리→천송1통 이하 역순)][환승]
여주역 1320 출발 - 여주중교 1329 - 하동 1331 - 축협세종지점 1333 - 여주터미널 1339 - 여흥동주민센터 1342 - 신륵사 1349 - 가정1리 1352 - 가정2리마을회관 1356 - 걸은1리,긴골 1359 - 걸은사거리 1402 - 걸은3리(회차) 1404 도착 및 출발 - 걸은사거리 1406 - 곱새기마을입구(회차) 1408 - 걸은2리 1409 - 이문동 1410
덕분에 버스 안에 승객이 10명 가량 있게 되었지만, 신륵사를 지나니 저와 할머니 한 분밖에 남지 않더군요. 어차피 예상된 결과였기에 아주 태연자약하게 버스 안에 있으니 버스는 가정리를 지나 긴골을 향해 좌회전을 합니다. 10년쯤 전에 여르니님, 그리고 화랑님과 함께 셋이서 같이 갔었던 이 길을 다시 지나가보는 순간이었죠. 그때 당시와 지금의 그들과의 관계를 생각하면, 정말 각자 하기 나름이라는 걸 느끼게도 됩니다.
이번에 제가 이 노선을 타게 된 이유는 제가 탔을 당시와 노선이 변했기 때문입니다. 걸은3리 방향으로 갈 때만 ㅓ형으로 들어갔던 긴골도 어느새 그 운행경로가 순환으로 변한 것은 물론, 곱새기마을이라는 새로운 ㅓ형 경유지까지 생겼던 겁니다. 그리하여 저는 새롭게 변해버린 이 걸은리 노선(995)을 어떻게 타야 할 지 고민 끝에 정면 돌파를 택했고, 곧 회차지였던 장소에서 그대로 직진을 하는 버스의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긴골에서 걸은3리로 내려가는 도로가 생기니 노선도 그에 따라 순환으로 바뀐 것이었는데, 버스는 긴골 회차지였던 장소를 지나 왕복2차로 도로를 따라 산을 넘어갑니다. 이곳은 버스어플 및 포털사이트 지도에는 안 나오는 표지판식 정류장조차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랬더니 곱새기마을로 가는 길과 걸은3리로 가는 길이 만나는 사거리가 나왔고, 버스는 걸은3리부터 먼저 경유하였습니다. 여기는 그 당시에 비해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고, 이번에는 버스가 회차지 출발시간을 넘겨 도착했기에 회차를 하자마자 바로 출발하였습니다.
다시 사거리로 나온 버스는 역시 왕복2차로 도로를 따라 곱새기마을로 이동하였고, 곧 곱새기마을 이정표가 적힌 삼거리에서 회차합니다.
ㅋㅋㅋㅋ
이로서 새로이 바뀌었던 걸은리 노선의 수료증을 다시 되찾아오게 됨은 물론, 이제 여주도 끝이 보이는 것이 실감날 정도가 되었습니다. 이제 버스는 대순진리사거리쪽으로 달리기 시작했고, 저는 이문동에서 벨을 눌러 하차합니다.
[도보]
이문동 1410 - 대순진리사거리 1422
제가 내리자마자 버스는 바로 출발해 버렸고, 저도 대순진리사거리를 향해 슬슬 걷기 시작합니다. 강천2리에서 여주로 나가는 버스가 오후 2시 10분에 출발하기 때문에 어느정도 여유가 있었기도 했지만, 때마침 도전5리를 출발하여 가마섬을 들렀다 온 130번도 비슷한 시간에 대순진리사거리를 지나기 때문이었습니다. 도전1리에서의 사건 이후 민원까지 넣게 만들었던 그 이상한 기사아저씨를 다시 만나지 말라는 보장이 없었던 것인데, 그 사건 이후 130번의 위치 조회를 해보니 그 당시의 차량이 고정차인지 다른 날짜의 다른 시간대에도 계속 그 당시의 차량번호로 다니고 있었던 겁니다. 그 기사아저씨를 "나 잡아잡수" 하고 다시 만나줄 제가 아니죠. ㅎㅎ
그런데 막상 제가 너무 여유를 부렸는지, 버스 타는 곳에 도착하니 단 1분도 안 되어 강천2리에서 나온 버스(992)가 와버립니다. 헉;;;;
[대원고속 992번(여주역~여주중교,하동,(→축협세종지점),터미널,(→여흥동),신륵사,천송1통,이호1리,목아박물관,대순진리사거리→가야1,2리,적금리,굴암리,강천1리→강천2리(다리골)→적금2리입구,간매리,이호2리→대순진리사거리 이하 역순)][환승] ※ 강천1리 1400, 강천2리 1410 출발
대순진리사거리 1423 - 가정2리입구 1425 - 가정1리 1426 - 신륵사 1430 - 여주터미널 1437 - 시민회관 1439
조금만 늦었더라면 이 버스를 눈앞에서 놓쳐버렸을 것을 생각하니 나름 아찔하더군요. 그래도 어쨌든 환승할인을 받고 무사히 버스를 탑니다. 이번에는 버스가 이곳 대순진리사거리에 도착할 시간이 적중해서 더욱 기분이 좋았죠. ㅋㅋ
여주로 나온 저는 시민회관에서 내립니다. 바로 앞에 은행이 있었는데, 날이 더운지라 그 안에 들어가서 시원하게 있을 계산이었던 겁니다. 문막에서 재발견한 ATM 공간의 활용을 여기에서 써먹게 되네요. ㅎㅎ
근처 편의점에 들러 물도 사고 ATM 기계 앞에서 시원하게 시간을 보낸 저는 오후 3시 6분에 도착한 본두리 경유 태평리행 버스(930-2)에 승차하였습니다. 웬일인지 방향판이 여주역으로 걸려 있었는데, 이것 때문에 버스를 그냥 보내는 일이 생길 뻔하여 가슴을 쓸어내렸죠.
[대원고속 930-2번(여주역~여주터미널,하동,소방서,두풍아파트,연라1통입구,(←연라1통),본두2,3리,삼군리,여주제일중고교~태평리터미널)][환승] ※ 여주역 1500 출발
시민회관 1506 - 하동 1509 - 여주중교 1514 - 여주소방서 1517 - 한성아파트앞 1517
일단 버스를 세우고 태평리 가는 차인지 여쭤본 것이 천만 다행이었습니다(행선판은 제가 탄 이후 기사아저씨께서 확인했다가 올바르게 다시 끼우셨습니다). 이걸 놓치면 두풍아파트 노선(907)이 날아가기 때문에 조금 골이 아플 뻔했지만, 천만 다행히도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죠.
하동을 빠져나온 버스는 KD운송그룹답지 않게 빠른 속도로 달리기 시작했고, 저는 한성아파트 앞에서 유유히 하차합니다. 한성아파트에서 타야 보광아파트와 두풍아파트를 한큐에 찍으며 시내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었죠. 그리하여 약간의 오르막길을 통해 한성아파트로 들어가니 아파트 바로 입구에 버스정류장 및 회차지가 있었습니다.
버스가 오기까지 시간이 조금 남아 좀더 높은 곳으로 이동하여 아래를 내다보니, 어렸을 때 아파트 담장 너머 먼 곳까지 볼 때가 생각납니다.
오후 3시 29분이 되자 버스가 도착하였고, 때마침 5회 환승이 모두 끝난지라 1450원이 새로 찍힙니다.
[대원고속 907번(여주역~여주터미널,하동,소방서,(→한성아파트),두풍아파트,(→보광아파트,두풍아파트(내부)),두풍아파트 이하 역순)][1450] ※ 여주역 1505 출발
한성아파트(회차) 1529 - 보광아파트(회차) 1532 - 두풍아파트(내부)(회차) 1535 - 여주소방서 1540 - 여주중교 1542 - 하동제일시장 1546
회차를 마친 버스는 다시 큰길로 나가 태평리 쪽으로 달립니다. 큰길가의 두풍아파트앞 정류장을 찍고 우회전을 하여 보광아파트부터 경유하는데, 여기는 약간의 오르막이 있더군요.
보광아파트를 나와 본격적으로 두풍아파트 바로 앞으로 들어가니 여기는 구간이 짧았습니다. 두풍아파트 바로 입구에 마트 있는 곳에서 회차했는데, 큰길에서 정말 가까운 곳이었던 겁니다.
보광아파트는 언덕이라도 있지만 한성아파트나 두풍아파트는 큰길에서 가까웠으며, 큰길가 정류장 위치만 좀 바꿔줘도 될 것을 왜 굳이 버스가 아파트 안쪽까지 들어가는지 이해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쪽 주민들이 버스를 원했든, 보광아파트만 다니기에는 손님이 너무 없으니 KD운송그룹에서 서비스로 넣어버렸든 그닥 좋아보이지는 않았죠. 여주는 애초에 KD운송그룹이 사람들 버릇을 잘못 들여놨었다는 야채형의 이야기가 왜 이리 생각이 나는지 -ㅅ-;;;
두풍아파트에서 회차하여 큰길가에서 손님을 태운 버스는 여주시내로 들어왔고, 이번에는 하동 제일시장에서 하차합니다.
이번에는 오학사거리 근처에 있는 현진에버빌아파트 노선을 탈 차례입니다. 법원은 이전에 910번으로 지나가봤던 적이 있지만, 삼진아파트는 이번에 탈 노선만 가는 단독 구간인지라 이번에 해결을 보기로 했던 겁니다. 이번에는 버스가 오후 4시 15분이나 되어야 있다보니 겨우 환승할인을 받으며 버스에 탈 수 있었습니다.
[대원고속 918-1번(하동제일시장~여주시청,(→여흥동),(←터미널),신륵사사거리,(→법원,삼진아파트),오학사거리~현진아파트)][환승]
하동제일시장 1614 도착, 1615 출발 - 여흥동주민센터 1618 - 축협,하나로마트 1624 - 법원 1628 - 삼진아파트 1631 - 오학사거리 1633 - 현진에버빌아파트 1637
이번에는 오학 방향으로 가는 노선이라서인지 터미널은 경유하지 않고, 여흥동 주민센터(옛 여주읍사무소였죠)를 찍으며 바로 시내를 나가버립니다. 오학, 북내 방향 노선들은 이런 운행경로를 가진 노선들 때문에 터미널에서 기다리면 엿먹는 수가 있는데, 그동안의 시내버스 개편 이후 이런 노선은 줄어들긴 했지만 아예 없어진 것은 아니니 주의가 필요했죠.
법원까지는 이전에 타봤던 910번과 경로가 같았으나 법원을 찍고 바로 우회전을 하여 삼진아파트를 경유합니다. 여기는 도로 오른편은 썰렁하고 왼쪽에 아파트들이 있는 구조였습니다.
다시 오학으로 나온 버스는 오학사거리를 지나 북쪽으로 잠시 올라가다 CU편의점에서 좌회전을 합니다. 현진에버빌아파트 안으로 진짜 들어가주더군요. 아파트 입구의 전기차충전소 바로 근처에서 회차를 하는데, 마침 버스 시간이 되었는지 버스를 타려는 손님들이 보입니다. ㅋㅋ
[도보]
현진에버빌아파트 1637 - 오학동 1644
장단점이 뚜렷한 물건이긴 하지만, 2020년대가 되니 이전에는 말만 나왔던 전기자동차가 실제 다니고 있어 세상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 실감이 납니다. 전기차 충전소가 있다는 것은 전기차가 보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과도 같았기 때문이었죠.
버스는 회차지 시간을 2분 초과하여 도착한 탓에 손님들을 태우자마자 바로 나가버렸고, 저도 얼른 오학사거리 쪽으로 발걸음을 옮겨봅니다. 다시 여주시내로 돌아가야 하는데, 양평에서 내려오는 금강고속 군내버스가 금방 도착할 예정이었기 때문입니다. 도전리에서 나온 버스(981)도 탈 수는 있었지만 아까 버스로 지나갔던 오학 시내를 굳이 또 가야 할 이유는 없었고, 여흥동주민센터 앞 도로를 반대편으로도 가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오학사거리에서 신호를 기다리다보니 981번이 먼저 오학 시내로 들어가는 걸 보아야만 했기에, 양평군내버스를 타야 할 이유가 하나 더 늘어버렸습니다. -ㅅ- ㅋ
금강고속 군내버스는 오학 시내가 아니라 외곽으로 빠져 여주시내로 바로 들어가기 때문에 저는 오학사거리에서 그대로 직진합니다. 버스가 5분 내로 금방 오는데 정류장은 어디 있는지 발걸음을 빨리하며 살펴보니 여기도 이름은 적혀있지 않은 상태의 표지판이 있었네요. ㅋㅋ
인터넷 지도에는 나오지 않는 버스정류장들이 여주에도 많이 있는데, 그런 곳을 직접 가보면 말 그대로 조그만 표지판만 있고 이름은 적혀있지 않은 것이 대부분입니다. 그나마 이곳은 오래전부터 정류장이었던 장소라 버스어플 및 포털사이트 지도에도 오학동이라는 이름으로 나오기는 하지만, 이번에 가보니 표지판만 걸려 있더군요. 하지만 조그마한 표지판만 덜렁 있는 곳에서 버스를 타더라도 기사아저씨들이 또 어찌어찌 다 알아보고 세워주시는 것이 참 신기합니다. ㅋㅋ
[금강고속 1-33번(양평터미널→양평병원,보건소,양평군청,양평시장,양평터미널,대흥리,봉성2리,삼성3리,용문축협,용문터미널,광탄삼거리,월산1리,지평사거리,지평역,옥현2리,곡수삼거리,옥촌3리입구,대신터미널,대신고교,후포리,천남초교,하림리입구,오금동입구,오학사거리,여흥동→여주터미널)][환승] ※ 양평터미널 1520 출발
오학동 1647 - 세종중고교 1650 - 여주신협 1653
어쨌거나 저는 여주시내로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고, 여흥동 주민센터 앞길도 반대로 지나가보는 추가 소득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사실 이 길은 여주시내버스와 금강고속 양평군내버스들을 타다보면 숱하게 지나가볼 수가 있지만, 여주시내버스들의 운행경로 특징상 여주시내를 나가는 방향으로만 지나기 마련이었던 겁니다. 여흥동 주민센터 앞길을 반대로 다시 들어와보는 느낌도 참 나름 이채롭네요. ㅎㅎ
이제는 대망의 양평 22-10번을 타보기 위해, 일신역을 거쳐 용문으로 가는 노선(987-3)을 탈 차례입니다. 여주신협에 내리니 오후 4시 53분이라 한 시간 가량의 시간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런데 여흥동 주민센터 앞길을 지나기 전, 시내구간에서 아직 해결하지 못한 곳이 있다는 것이 문득 생각납니다. 그건 다름아닌 여주시청앞 삼거리에서 우회전하면 나오는 길이었죠. 송림리 경유 태평리 노선(924-1)을 하동에서 탔었더라면 굳이 이렇게 할 필요가 없었을 텐데 하는 뒤늦은 후회도 들더군요.
하지만 그 길은 37번을 이용해 "조건부로" 가볼 수는 있기에 바로 카카오버스로 위치 조회를 해보았더니 여흥동 주민센터 건너편에 내려서 여주시청으로 걸어 나와야 탈 수 있을 각입니다. 여주터미널에 내려 길 건너서 37번을 탈까도 생각해봤지만, 시간상 그렇게 했다간 버스를 놓치므로 굳이 그렇게 하지는 않기로 합니다. 그리하여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서둘러 여주시청 정류장으로 이동하니 곧 여주 행선판을 단 37번이 등장합니다. 할머니 한 분도 저와 함께 버스를 타시더군요.
[백성운수 37번][환승]
여주시청 1702 - 여주여중,세종고교 1704
원래 계획에는 없었으나 즉흥적으로 타게 된 이 37번은 여러분들이 아는 그 백성운수 37번이 맞습니다. 안성과 여주를 잇는 일반시내버스 노선이자, 경기도 일반시내버스 노선 중에서는 제일 긴 노선으로 알려져 있는 그 노선이죠.
하지만 이 노선은 여주터미널 내부에서 시종착하는데도 안성 방향이든 여주 방향이든 큰길가로도 터미널을 또 들르는 경로를 가지고 있으며, 이 때문에 여주 시내구간을 아무 생각없이 탔다간 이상한 사람 취급받기 딱 좋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안성 방향은 굳이 이거 타고 빙빙 돌 이유가 없고, 여주 방향은 사실상 세종고까지만 탈 수 있다고 보면 되는 것이죠. 그래서 다음에 탈 일신역 경유 용문 노선(987-3)과의 연계를 고려하여 안성 방향으로 구렁이 담 넘어가듯 타려고 했지만, 안성 방향은 제가 시내에 도착하니 이미 도망가버린 뒤라 어쩔 수 없이 여주 방향으로라도 타게 되었죠. 버스가 여주시청 앞 삼거리에서 우회전을 함으로서 가보지 못했던 시내구간은 해결됩니다. ㅋㅋ
어쨌거나 하차 장소는 세종고로 고정이 됩니다. 같이 탔던 할머니도 보나마나 세종고에서 내리겠지? 싶었는데, 과연 거기서 내리시더군요. 사실 이 노선은 기사아저씨께서 어디 내릴 거냐는 질문을 할 수밖에 없고 과연 질문도 들어왔지만, 주민의 대답 앞에서는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물론 지역마다 다르긴 하지만, 주민들이 거의 웬만해선 버스를 무리해가면서 타진 않으니까요. ㅋㅋ 이런 사례를 보았을 때, 과거부터 내려온 것들에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며, 이전의 것들은 무조건 다 잘못되었으니 바꿔버려야 한다는 것 또한 편협한 생각임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죠.
세종고에 내린 저는 일부러 왔던 길 되돌아서 시청을 찍고 시민회관으로 내려갑니다. 987-3번이 보나마나 오후 5시 55분을 넘어야 올테니 시간은 많이 남아있었으며, 복습 겸 저녁도 해결하기 위해서였죠. ㅎㅎ
볼일을 해결한 저는 오후 5시 56분에 도착한 버스에 승차합니다. 그런데 전에 신접2리에서 막차로 탔었던 그 로얄시티 대형차가 걸립니다. 이 노선은 여러 번 타보았지만 대형차로 가보는 것은 난생 처음이네요. 어휴 ㅋㅋ
[대원고속 987-3번(여주역~여주중교,하동,(→축협세종지점),터미널,여흥동,신륵사,천송1통,가정1리,지내리입구,북내,덕산리,내룡리입구,주암사거리,일신3리,(↔일신역),무왕2,1리,(망미1리마을회관),석불역,월산4리,지평,용문성당~구용문터미널)][현금, 1500] ※ 여주역 1740 출발
시민회관 1756 - 여흥동주민센터 1758 - 신륵사 1800 - 가정1리 1804 - 지내리입구 1806 - 북내,당우리 1811 - 덕산리 상교리 1818 - 주암1리,주암사거리 1822 - 일신3리 1825
이번에는 현금을 내고 버스에 승차합니다.
아차 그런데 버스를 타고 나니 음료수를 안 샀다는 게 생각나더군요. 아까 전화로 친절하게 잘 알려주신 게 고마워서 이따 22-10번 기사아저씨, 그리고 기사아저씨 편에 양평터미널 여직원께 전달하려고 했었는데 -ㅅ-;;;; 하지만 이미 버스를 타버린데다, 오늘의 계획상 987-3번을 타고 여주를 떠나면 청량리역 도착 전까지 슈퍼나 편의점은커녕 자판기조차 볼 수가 없으니 어쩔 도리가 없었죠. ㅜㅜ
신륵사를 지나 지내리입구를 들러 북내에 진입하는데, KD운송그룹 맞나 싶을 정도로 버스가 빠르게 달리더군요. 2023년 9월 현재의 여주는 버스가 잘 달리는 경향이 적잖게 있는데, KD운송그룹은 영업소마다 내부 정책이 조금씩 다른 게 있다는 걸 다시 확인할 수 있었죠.
이때 문득 어떤 생각이 들었던 저는 동영상을 찍어보았습니다. 이제 몇 년 뒤면 대우버스를 못 보게 되기 때문에 기록물을 남길 겸 영상을 찍어보기로 했던 겁니다. 사실 오지노선의 특성상 중형버스인 NEW BS090 로얄미디로 주행영상을 남기게 될 줄 알았는데 본의아니게 대형버스인 NEW BS106 로얄시티로 영상을 남기게 되네요.
동영상 촬영 도중에 맞은편으로 시내버스가 한 대 지나가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 그건 보나마나 양동역에서 오후 5시 50분에 나온 버스였습니다. 내룡리, 석우리, 그리고 덕산리 안쪽을 경유하는 시간대인데, 이 노선은 고달과 마찬가지로 하루 2회밖에 없는데다가, 시간대 배치상 원주 58번 막차로 양동에 오는 경우를 제외하면 다른 노선들과의 시간이 맞질 않아서 생각외로 타보기 매우 까다롭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죠. 이 양동역 오후 5시 50분차로 덕산리 안쪽 마을회관까지 해결하고 나오면 이 987-3번과 정말 간당간당하게 시간이 맞긴 하지만, 오늘의 결과로 미루어 봤을 때 양동역 오후 5시 50분차는 신접2리에서 오후 7시에 있는 983-1번 막차 이외에는 북내로 내려오면서 응용할 수 있는 다른 게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근데 그 983-1번 막차도 지내리 안쪽으로는 안 가기 때문에 사실상 빈 깡통이죠). 덕산리 마을회관을 포기하면 987-3번을 타고 용문으로 가볼 수는 있지만, 덕산리 마을회관도 내룡리, 석우리 경유 그 하루 2회짜리 노선만 가니 말입니다. -ㅅ-;;;
양동역 오후 5시 50분차를 타고 내룡리, 석우리, 그리고 덕산리까지 다 찍고 나온 다음 987-3번으로 환승할 수 있었던 것은 참 운이 좋았던 거구나를 느끼게 됩니다. 그때는 버스가 양동역에서 3분 조발했었는데, 정말 그게 저를 구해준 것이나 다름없었던 겁니다. 어쨌든 버스는 주암사거리에서 어르신 한 분을 태우고 용문을 향해 북쪽으로 달리기 시작했고, 저는 일신3리에 하차합니다.
[도보]
일신3리 1825 - 일신4리,못저리종점 1837
1년하고도 4개월만에 다시 와보는 일신3리.
당시의 저는 이 22-10번이 일신3리에서 더 연장되었다는 사실을 몰라 안쪽으로 더 들어가버린 버스에 의문을 가졌었는데, 이제 드디어 그 안쪽의 실제 회차지를 가보기 위해 참 어렵게 이곳에 다시 왔습니다. 여기를 오는 양평군내버스는 22-9번과 22-10번 둘 뿐인데, 각각 하루 1회짜리 노선이니 결국 양평버스는 하루 2회 다니는 것이죠.
그나마 이렇게 시간이 잘 맞는 때가 있다는 것은 참 고마운 일입니다만, 지금쯤이면 22-10번이 무왕리를 지나 일신역으로 가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발걸음을 빨리해야 했습니다. 여기는 정말 여행 왔다는 것은 통하지 않을 동네이니 가는 도중 버스 만난다면 참 난감하기 이를 데 없었기 때문입니다. 일단은 커브길을 돌아 허겁지겁 안으로 걸어들어가니 아까 여주버스에서 내린 도로는 금방 보이지 않게 되었고, 나무가 우거진 곳을 지나니 또다른 마을이 등장합니다.
걷는 도중 주민으로 보이는 젊은 여자가 옆길에서 개와 함께 산책을 하면서 제 쪽으로 천천히 걸어오는 걸 보았는데, 개의 체구가 제법 우람하다보니 주인이 바로 옆에 있어도 부담되더군요. -ㅅ-;;;
여자가 저와 가까워지기 전에 먼저 앞으로 지나간 뒤 지도를 보니 이곳은 일신4리였습니다. 이전에는 여기도 일신3리였던 것 같은데, 그새 행정구역 조정이 있었던 모양이더군요. 아무튼 왕복2차로 도로를 따라 계속 직진하면서, 작년에 들었던 회차지 정보와 오늘 직원이 알려준 정보를 토대로 회차지를 찾아보았습니다. 작년에 탔을 당시의 기사아저씨께서는 경로당 근처 축사에서 회차한다고 했었고 오늘 들은 정보로는 회차지에 운동기구 있다고 했는데, 작년의 정보를 토대로 제가 회차지로 예상했던 곳에는 운동기구가 없더군요.
아무리 생각해도 버스가 저 좁디좁은 길로 들어가지 않을 것은 물론, 경로당 바로 앞으로도 버스가 가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그렇다면 이 왕복2차로 도로를 따라 더 가는 것이 답이었기에, 길 옆의 집에서 개가 짖는 걸 들어가며 안으로 더 들어가보니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었습니다. 운동기구가 말이지요. ㅋㅋ
회차지에 운동기구 있다는 말로 보았을 때, 버스는 여기에서 기다려야 할 것 같았습니다. 카카오버스로 버스의 위치를 확인하니 초록색 버스 그림이 점점 일신3리에 가까워지고 있었고, 결국 일신3리에 도달한 것도 보았죠. 그런데 아까 걸어오면서 봤던 그 젊은 여자, 그리고 개가 이쪽으로 오고 있더군요. 일신3리 입구 쪽으로 갈 줄 알았드만 왜 이리로 오는 거지 -ㅅ-;;; 곧 버스 오는데 참 난감했지만, 여자가 제가 있는 곳으로 도달하기 전에 버스가 먼저 와서 천만 다행이었습니다.
[금강고속 22-10번(용문터미널~구용문터미널,용문성당,지평,석불역,무왕1리,(↔무왕1리마을회관),무왕2리,(↔일신역),일신3리~일신4리(못저리))][1450]
일신4리,못저리종점 1842 도착 및 출발 - 일신3리 1843 - 구둔역(회차) 1847 - 일신역 1851
이 역사적인(?) 순간을 사진으로까지 남길 수 있으니 참 감격스럽기까지 했습니다. 어딘가 아픈 사람들이 버스나 철도 등 대중교통 수단을 좋아하는 경우가 많다지만, 대한민국 방방곡곡을 보고 싶은 꿈이 있었던 제게는 정말로 기분이 좋았던 순간입니다. 그런 꿈은 자동차를 이용하면 아주 손쉽게 이룰 수 있다는 사실은 저 본인조차 매우 잘 알고 있지만, 쉽게 얻는 것은 쉽게 잊혀진다고 자동차로 쉽게쉽게 다 가보면 재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버스는 내 입맛대로 다니는 게 아니므로 각종 공부들이 필요할 수밖에는 없어 그로 인해 알게 되는 것들이 더 많으며, 직접 계획했던 게 그대로 이루어지는 것을 보는 재미도 있죠. 자동차로 다니는 차원을 넘어섰기에, 자동차가 가지는 장점을 이용하거나 도움을 받을 수는 있을지언정 자동차 없으면 장님 돼 버리지는 않는 겁니다. -ㅅ- ㅋ
회차를 마친 버스는 예상했던 대로 바로 출발합니다.
기사아저씨께 여기는 몇시 몇시에 버스가 있는지 여쭤보니 하루 2번 있다고 하는데, 22-9번도 여기를 온다고 하더군요. 이곳까지 연장된 지는 1년 좀 넘었다고 하시는데, 작년에 제가 여기를 왔었을 때에도 이미 노선이 연장된 상태였던지라 (2022년 5월 5일 시승기 참고) 대략 언제 연장되었는지 추정은 해볼 수 있겠더군요. 어쨌든 작년에 이 노선을 탔었을 당시 가졌던 의문은 오늘로서 말끔히 풀립니다. 석준형에게도 버스 사진과 함께, 종점의 모습과 위치를 쏴줄 수 있었죠. ㅋㅋ
이제는 옛 구둔역과 일신역, 무왕리를 찍고 용문으로 올라가면 됩니다.
하지만 제가 그냥 용문까지 갈 리가 없죠.
지금 이 버스를 타고 일신역 가면 청량리행 무궁화호와 시간이 맞는데, 그 기차 놔두고 굳이 용문역까지 가서 철도를 이용해야 할 이유가 단 1도 없었으니까요. ㅋㅋ
하지만 옛 구둔역을 놓칠 수는 없는 일.
일신역과 달리, 옛 구둔역은 이제 양평 22-9번과 22-10번만 가기 때문에 더더욱 그랬죠. 여기도 이제 3번 넘게 와본 것 같지만, 여전히 쩌는 길은 재미있습니다. ㅎㅎ
그러나 저는 알고 있습니다.
버스가 옛 구둔역부터 경유한 다음 일신역을 간다는 것에 감사해야 한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일신역에 가까워지자 저는 벨을 눌렀고, 마침 여기서 청량리행 기차 시간이 맞아서 여기 내린다고 말씀드리며 버스에서 내렸습니다. 아까 여주에서 음료수를 샀어야 했는데 그걸 깜빡했던 것이 참 아쉬웠기에, 홈페이지에 칭찬글을 남기기로 했죠.
여기는 무인역이기 때문에 매표소 그런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열차표는 아까 22-10번의 실제 종점 위치를 알게 되자마자 코레일톡으로 바로 예매를 했으니, 시간 맞춰 열차를 타면 됩니다. 이곳에서 청량리로 가는 열차는 오후 7시 8분 열차 딱 하나 남아있었지만, 아직도 15분 남짓한 시간이 남아 있었으므로 역 주변도 둘러보며 천천히 승강장으로 향했죠. 열차가 하루 4번밖에 없는 이곳 일신역을, 오지노선 여행을 하다가 주민마냥 정말 자연스럽게 이용해보는 일도 다 있네요. ㅋㅋ
다시 또 와볼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곳인지라 승강장에서 동영상 촬영도 잠시 해주었습니다. 참고로 이곳은 왔다갔다하는 사람조차 찾아볼 수 없는 산골짜기 한적한 오지에 있는 기차역이지만 CCTV로 다 감시되는 장소이니, 선로로 내려가는 것과 같은 허튼 짓은 안 하는 게 좋습니다. -ㅅ- ㅋ
처음에는 승강장에 아무도 없었지만, 열차 시간이 다 되어가니 2명이 열차를 타기 위해 승강장으로 올라옵니다. 저 혼자 열차를 타게 되는 것도 생각했는데 의외로 손님이 있더군요. 비록 5분 지연되긴 했지만, 청량리행 막차가 들어오는 순간 역시 동영상으로 남겨주었죠. ㅋㅋ
[무궁화호(동해→청량리)][4400] ※ 동해 1520 출발
일신역 1913 - 석불 1917 - 지평 1921 - 용문 1925 도착, 1928 출발 - 양평 1934 - 덕소 1953 - 청량리 2009
열차 안으로 들어간 저는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제가 들어간 지 불과 10초도 안 되어 문이 닫히더니 열차가 출발했기 때문입니다. 이용객이 뜸한 역에서는 열차가 정차를 하더라도 특별한 사유(출발시간 준수, 상위 등급 열차 대피 등)가 있지 않다면 생각보다 빠르게 다시 문 닫고 출발하는 경향이 있는데, 제가 맨 끝칸의 자리를 예매한 것도 물론 있었지만 그걸 감안해도 지나치게 서두르는 듯한 행동을 보인 것도 바로 이것 때문이었죠. 따라서 손님이 별로 없는 역에서 열차를 탈 때에는 열차 도착 전 미리 승강장에서 대기하는 것이 좋은데, 이건 일반열차뿐만 아니라 지하철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더더욱 유의해야 하는 기본 수칙 되겠습니다. ㅋㅋ
일신역을 출발한 열차는 바로 터널을 달리는데, 마침 이 열차가 석불역에도 정차하는 열차였던 덕택에 출발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바로 안내방송이 나오더군요. 석불역 정차 안내방송은 듣기 어려운지라 바로 녹음 들어가는데, 녹음 버튼을 누르는 타이밍이 늦는 바람에 처음 음악 나오는 부분은 놓쳤지만, 석불역은 차장 육성이 아니라 정말 안내방송이 나온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청량리역에 내려보니 오후 8시 9분입니다.
분명 양평군 동쪽 끝 인적 뜸한 산골짜기 오지마을에서 기차를 탔는데도 불구하고, 그리고 석불과 지평, 그리고 덕소까지 정차했는에도 불구하고 청량리까지 한 시간도 안 걸렸으니 진짜 중앙선 열차는 사기캐릭터가 맞습니다. 매니아들은 석불, 일신, 매곡, 삼산 같은 역을 "양평군 잡역"이라며 무시하지만, 바로 그런 곳에서 기차 타고 청량리나 원주로 가보고 나서도 왜 이런 곳에도 열차가 서냐느니 양평군 잡역이라느니 하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 있을지 정말 다시 한번 의문을 가질 수밖에는 없었죠. 하다못해 같은 양평군에 있는 양평역으로 가는 것조차, 자동차는 절대 열차를 이길 수가 없을 텐데 말입니다. -ㅅ- ㅋ
물론 집에 가면 오후 10시 넘을 각이지만, 오지 시승을 하면서 이 시간에 청량리역으로 돌아오니 꼭 조기 퇴근하는 그런 느낌이 들더군요. 언제나처럼 저는 전철을 타고 집까지 귀갓길에 오름으로서 오늘의 여행은 마치게 됩니다. 남들은 한 시간 가까이, 혹은 그 이상 버스나 전철을 타면 멀다고 하지만 저는 그렇지 않으니, 참 한편으로는 웃길 따름이네요. -ㅅ- ㅋ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만든 사람들>
기획
느티나무
작가
느티나무
동영상촬영(여주 987-3번, 일신역)
느티나무
안내방송 녹음(석불역)
느티나무
도움주신 분들
양평터미널 여직원, 금강고속 22-10번 기사아저씨
연출
느티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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