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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스로 떠나는 시골 여행
끄적이는 이야기

[도전리 사건 1편] - 도전1리에서 사건 발생, 여주시에 민원을 넣다

by 회관앞 느티나무 2023. 8. 6.

때는 2023년 7월 8일.
당시 필자는 원주 문막읍사무소에서 오후 3시 25분에 출발하는 밤산골행 버스(누리버스 7번)를 탔었다.
대둔리와 골무네기를 찍고 밤산골에 내린 다음, 도전1리로 걸어가서 130번을 타고 가마섬을 해결하며 여주로 나온다는 정말 원대한 계획에 의한 것이었다. 도전1리에는 북내 경유 도전리 노선(981, 981-1, 981-4, 981-5번이 있는데 981-1와 981-5는 오전에만 각각 한 번씩, 981-4는 오후 7시대에 한번 운행한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981번으로 통일하여 서술하겠다)과 간매리, 가마섬 경유 도전리 노선(이하 130번) 이 운행중인데, 필자는 130번을 못 타봤기에 130번을 타고자 했던 것이다. 130번을 도전리 방향으로 탈 경우, 가마섬을 손님이 없으면 들어가지 않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었다(※).
 
※ 이렇게 된 이유는 가마섬 사람들이 간매리나 여주로 나가면 나갔지, 도전리로 나갈 리가 없기 때문이다. 가마섬에서 도전리로 가려면 산길을 넘어가야 하는데다, 버스로 가도 10분 걸리는 먼 거리였으니 말이다. 필자가 130번 운전기사였더라도 가마섬은 도전리 갈 때는 거기 내리겠다는 손님이 없다면 쌩까고 여주로 나갈 때 들러주었을 것이니, 이걸로 문제삼을 생각은 단 1%도 없다.
 
 
이리하여 필자는 오후 3시 48분에 나름대로 유서깊은 장소였던 밤산골에 내릴 수 있었다. 이곳은 원주버스 뿐만 아니라 도전리를 가는 여주버스도 들어왔었는데, 이것 때문에 당시 매니아들 사이에서도 여주/원주 지역의 나름 재미있는 연계 장소로 꼽히던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웬일인지 대원고속이 노선을 밤산골에서 꼴랑 1km 떨어진 도전1리로 단축하게 되었고, 그 이후로는 밤산골에 더 이상 여주버스가 들어오지 않게 되었다.
 
 

▲ 밤산골 종점에 도착하여 정차중인 원주누리버스. 이제는 도전1리로 걸어가본다.

 
 
그래도 도전1리 또는 밤산골로 넘어가서 버스를 타는 것이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고, 어쨌든 가마섬과 간매리를 들러 여주로 나가는 130번이 도전1리를 향해 열심히 달려오고 있을 것이므로 지체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사실 밤산골은 원주버스 뿐만 아니라 도전리를 가는 여주버스의 종점이기도 했었는데, 웬일인지 대원고속이 밤산골에서 꼴랑 1km 떨어진 도전1리로 노선을 단축하는 바람에 다소 열화(?)된 연계가 되버리긴 했지만 말이다.
 
 

▲ 밤산골 버스종점에서 바로 보이는 경기도 이정표. 도전1리로 가면 금방 버스를 탈 수 있는 시간대여서 이것만으로도 황송할 따름이다.

 

▲ 밤산골과 도전1리 버스정류장 간 거리는 973m로 나온다. 해당 구간을 운행하는 버스는 없으니, 도보 이동하여야 한다.

 
 
이번에 도전1리로 오는 130번은 무조건 타야만 했었다.
가마섬과 삿갓봉 때문도 있었지만, 130번은 도전1리를 도전5리 종점으로 갈 때에만 들른다는 정보를 작년에 입수했었기 때문이다. 즉 130번이 도전1리에 도착한 순간 타지 못하면, 그걸로 끝이라는 뜻. 사실 도전2리로 한 정류장 더 걸어가면 탈 수는 있지만, 이 더운 날씨에 또 걸어가야 하며 수십분 동안 버스를 기다려야 된다.
 
그런데 웬일인지 오늘은 130번이 도전1리를 오후 4시에 도착할 각이었는데(평소에는 오후 4시 5~10분 사이에 도착하는 경우가 많다), 이 덕분에 981번 역시 도전1리에 단 몇 분 차이로 도착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이렇게 되면 승차거부가 우려되지만, 한편으로는 날씨가 하도 덥다보니 기사 입장에서도 마냥 쫓아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사실 여기서 기사가 승차거부를 할 이유래봤자 981번보다 오래 걸린다는 것 때문이니, 오래 걸려도 문제삼지 않겠다고만 말씀드려도 어느정도 해소될 수 있는 문제였고 말이다.
 
그리하여 더운 날씨였지만 걸음을 빨리해야만 했으며, 다행히 도전1리에는 버스가 도착하기 딱 1분 전에 도착할 수 있었다.
 
 

▲ 경기도 여주시 강천면 도전1리. 981번은 여기가 종점이며, 130번은 여기를 찍고 다시 왔던 길로 나가 제 갈길 가버린다.

 

▲ 필자가 타려 했던 130번 시간표가 매직으로 적혀 있는데, 저 시간표에는 중요한 사실이 하나 숨겨져 있다. 130번이 오전에는 여주로 나갈때만, 오후에는 도전5리 종점으로 올라갈 때만 이곳 도전1리를 들르는 것. 즉, 130번은 여기를 왕복 경유하지 않는다는 소리다.

 

▲ 여주 130번 운행경로도. 버스어플 및 포털사이트 지도에서 해당 노선의 정류장 목록을 보면 도전1리를 왕복으로 들어갔다가 나온다고 되어 있겠지만, 실제로는 버스가 빨간색 구간을 왕복으로 운행하지 않는다. 따라서 도전1리는 왕복 경유가 아니므로 주의해야 한다.

 
 
오후 4시 1분이 되자 멀리서 버스가 한 대 달려오는데, 130번이었다.
 
 

▲ 정확히 오후 4시 1분에 도착한 버스. 그런데...

 
 
버스가 도전1리에 들어와 회차를 하는데, 버스에 오르니 과연 기사아저씨가 다른 버스(북내 경유인 981번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곧 오니까 그걸 타고 가라고 한다. 그렇지만 오래 걸려도 괜찮다고 안심시킬 겸 운을 띄우면서, 이 버스는 여기를 지금 딱 한 번만 들르니 타려고 한다고 잘 말씀드릴 생각이었으며 실제로 그렇게 말씀도 드려보았다. 솔직히 날도 더우니 말이다. -ㅅ-;;;
 
하지만 도대체가 이쪽 이야기는 들을 생각도 하지 않고 981번 성애자에 가까운 언행을 하다가 도전5리에 도착하면 요금 또 내야 한다고 하는 것이다. 분명 작년에는 130번이 도전1리는 왕복으로 들르지 않는다고 했었는데, 그새 바뀐 것인가?
 
도전1리를 왕복으로 들르는 것으로 다시 바뀌었을 가능성 역시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고, 정말 왕복으로 들른다면 요금 또 내야 하는 것은 맞기에 도전5리에서 요금 또 내는 조건으로 어쨌든 버스를 탔다.
 
 
뭐, 여기까지만 보면 필자도 100% 잘한 것만은 아니다.
도전2리까지 더 걸어가서 타거나, 간매리나 이호리 같은 곳에 내린다고 하는 것이 기사와의 마찰을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1. 이날은 정말 더웠던데다
2. 도전5리에서 오후 4시 30분에 출발한 버스가 가정1리에 도착하면 걸은리 노선(995)이 몇 분 먼저 가정1리를 지나 긴골로 들어가버리니 닭 쫓던 개 꼴이 돼버리며,
3. 걸은리 노선은 긴골로 들어가는 구간에서부터 다시 타봐야 했고,
4. 강천리 노선(991, 992)을 이용해 여주로 나오는 것도 버스 시간이 전혀 맞질 않는 등
 
여러가지 전후사정들을 고려하면 도전2리까지 더 걸어가기도 좋지 않았고, 여주 가는 도중에 내려봤자 정말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그런데 이후에도 기사아저씨가 이러는 것이다.
 
(도전5리로 가면서 지나간 정류장에서 이 130번을 타려던 사람들을 가리키며)
"봐봐 저 사람들은 내 말 잘 듣잖아. 내가 그리 이야기하면 말을 들어야지. "
 
(도전5리 종점에 도착해서)
"(제가 하차 태그를 하자) 아니 왜 하차 태그를 하는 거야?"
"당신은 이제 30분 있다 가야 돼. 내 말 안 들었으니까."
 
 
내가 무슨 교도소 죄수인가?
그리고 요금 또 내기 위해 하차 태그를 한 것인데도, 태그했다고 지랄인 것은 도대체 무슨 경우란 말인가? 돈 준다고 해도 지랄하는 상황 실사판이다
 
요구대로 요금 다시 내려고 하차 태그를 했던 것이니, 다시 1450원 찍을 수 있게 카드 단말기 조작만 해줬으면 끝났을 문제였다. 그게 정상이었고, 십중팔구는 그렇게 처리해주신다. 그러잖아도 자초지종 말하려는 기회조차 주지 않았던 것도 기분나쁜데, 이 때를 기점으로 슬슬 열이 받기 시작했다.
 
 
오후 4시 40분이 되자 버스는 도전5리를 출발하였다.
그런데 버스가 가는 것을 지켜보니, 도전1리로 다시 가지 않고 삼거리에서 바로 우회전을 하여 간매리 쪽으로 내려가 버린다. 도전1리 거기서 필자가 타겠다고 밀어붙이지 않았더라면 어찌 되었을까???? 날 더운데 도전2리까지 또 걸어가서 수십 분을 기다리거나, 도전1리에서 손가락 빨다가 고스란히 가마섬을 날리거나 둘 중 하나가 되었을 것이 100%다. 그런데도 이 기사아저씨, 요금을 또 받아놓고도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결국 이것에 제대로 돌아버린 필자는 민원을 넣을 생각을 하게 되었고, 실제 행동으로도 옮기게 된 것이다.
부당요금은 물론, 이 버스가 오후 4시 30분에 출발해야 하는데 10분이나 늦게 출발한 것까지 다 포함해서 말이다. 교통상황 때문에 도전5리 회차지에 늦게 도착한 것이라면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지만, 도전5리 종점에 버스가 도착한 시간은 오후 4시 12분이었다. 종점 출발시간보다 18분이나 일찍 종점에 도착했으니 충분히 오후 4시 30분에 출발할 수가 있었는데 그렇지 않은 것을 보면, 고의가 되었든 시간을 깜빡했든 기사 본인이 지연 출발을 했다는 것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는 것이다. 버스는 회차지 출발 시간보다 늦게 회차지에 도착한 것을 제외한다면, 회차지에서 오히려 조발을 했으면 했지 지연 출발, 그것도 무려 10분씩이나 늦게 출발하는 일은 거의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다.
 
또한 여주는 KD운송그룹 동네답지 않게 불친절한 데가 있으며, 버스가 ㅓ형 구간(상기 첨부했던 지도의 빨간색 구간과 같이, 특정 장소를 경유하기 위해 들어갔다 나오는 구간)을 경유하는 것이 은근히 변칙적인 데가 있다는 것도 작용을 했다. 이것은 사실 필자 입장에선 본인 혼자만 좆같다고 느끼고 넘어가도 아무런 문제는 없다. 하지만 이렇게 나름대로 본보기를 보여줘야 시청이든 버스회사든 기사든 신경쓰는 시늉이라도 할 것이 아닌가. 필자 역시 여주에서 몇 번 당해봤었던 것은 물론, ㅓ형 구간으로 마을을 들르는 시간대의 버스를 탔었는데 그 마을에서 내리겠다는 손님이 있었는데도 기사가 무시하고 그냥 직진해 버리는 걸 본 적도 있어서 더더욱 그랬다.
 
이것 때문에 그동안 사용하지도 않던 경기버스정보 앱(경기도청 개발 및 배포)까지 깔고, 여러 장 캡처를 해놨다.
경기버스정보 앱에서는 버스가 정류장에 도착한 시각을 정류장마다 하나하나 조회할 수가 있으며, 하루 전과 이틀 전, 그리고 일주일 전의 기록이 나온다. 또한,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으면 촬영일시가 파일 이름으로 저장되며, 파일 상세정보에서도 촬영시각이 찍힌다. 7월 9일에 해당 화면들을 전부 캡처했으며 7월 10일에는 티머니 카드 사용내역도 캡처해서 민원을 넣을 때 증빙자료로서 제시했기에, 움직일 수 없는 증거가 될 것으로 본다.
 
아래는 근거자료로서 민원 시 함께 첨부한 자료 중 일부이다.
 
 

▲ 필자가 도전1리 정류장을 촬영한 시각이다.

 

▲ 도전1리에 들어오는 130번을 사진으로 담았다. 버스가 도전1리에 도착한 시각도 되는 것이다.

 

▲ 130번이 도전1리에 도착한 기록을 사건 다음날인 7월 9일에 캡처한 것이다. 필자가 130번을 탔던 시간과 100% 일치한다.

 

▲ 도전4리 회차지 도착시각. 오후 4시 12분이 맞다.

 

▲ 필자가 탄 버스가 도전4리 회차지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4시 12분임을 보여주는 자료. 해당 정류장은 회차지 바로 전 정류장으로, 실제로 회차지까지는 1분 걸릴까말까한다.

 

▲ 역시 사건 다음날인 7월 9일에 캡처한 것이다. 필자가 탄 오후 4시대 버스는 여주역 방향으로는 도전1리를 가지 않았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