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맞이한 저는 양평을 향해 길을 떠났습니다. 이천 대관리 노선(20-1)을 타러 가는 김에 양평 포레나아파트도 겸사겸사 가보기로 했던 겁니다. 분명 주말 및 공휴일 운휴 상관없는 시간대의 버스를 탔었는데 포레나아파트를 가지 않았던 어이없는 사건도 겸사겸사 만회할 수 있는 기회였죠. 그리하여 오전 9시 9분에 양평역에 내린 저는, 터미널을 찍고 포레나아파트를 향해 걷게 되었습니다.
[도보]
양평역 0909 - 양평터미널 0934 - 포레나아파트 0940 - 창대2리,양평생활체육공원 0948
편의점을 들러 요기를 한 후 슬슬 걸어가니 터미널이 나옵니다. 양평터미날로 적혀있는 것은 여전히 그대로였고, 교통카드를 새로 샀던 장소 역시 그대로 있었습니다. 고현 종점에서 카드를 잃어버렸던 사건도 이제는 추억으로 남았죠.
터미널을 지나 바로 우회전을 하니 넓은 도로가 펼쳐졌고, 앞으로 가다보니 오른쪽에 포레나아파트가 보입니다. 이것 때문에 일부 시간대의 버스가 이쪽으로 가게 된 거구나 싶었는데, 읍내순환 노선이 여기를 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2023년 11월 현재와 같이 기존 노선의 일부 시간대를 경유시키는 방식은 기존 운행구역과 이곳 모두 배차간격이 길어지는 것을 피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군 지역에서 배차간격 숫자를 논하는 것은 의미가 없지만, 버스가 어느정도 다녀야 사람들이 타는 것은 만고의 진리였죠. 아무튼 막간의 틈을 이용해 포레나아파트 구간도 도보로 가보게 됨에 따라, 분명 포레나아파트 경유 시간대의 버스를 탔는데도 가보질 못했던 정말 어이없는 사건도 추억으로 남게 됩니다.
발걸음도 가볍게 창대2리로 가니 오전 9시 48분입니다. 이번에 타는 여주행 버스는 양평터미널을 오전 9시 50분에 출발하기 때문에 버스 시간에는 문제가 없었죠. 오전 9시 56분이 되자 버스가 도착하였고, 1450원을 찍으며 승차하였습니다.
[금강고속 1-2번(양평터미널→양평시장,양평읍사무소,창대1리,신내,불곡리,개군농협,천서사거리,(→수굿말,이포,천서사거리),보통리,대신터미널,대신고교,후포리,천남초교,오금동입구,오학사거리,여흥동→여주터미널)][1450] ※ 양평터미널 0950 출발
창대2리,양평생활체육공원 0956 - 신내대명리조트 1000 - 개군농협 1006 - 천서사거리 1010 - 수굿말,이포1리 1012 - 이포약국 1014
이번 버스는 이포를 경유하기 때문에 오늘의 코스에서 정말 훌륭한 윤활유 역할을 해주게 되었습니다. 계획을 만들면서도 함박웃음을 지었는데, 이포대교를 넘어가야 할 때면 시간이 촉박해서 급하게 걸어가야 했던 징크스는 이번만큼은 걸리지 않았기 때문이었죠. 정말 시간도 경유지도 나를 위한 맞춤버스같다보니, 계획하면서 덩실덩실 춤을 췄다는 건 비밀아닌 비밀이다
저를 태운 버스는 오전인데도 쏜살같이 달려주었고, 순식간에 이포대교를 넘어 이포약국에 저를 내려줍니다. 어쩐지 처음 탈 때부터 혈기왕성한 야생마같더니만, 너무 빨리 이포를 와 버렸습니다. 제가 탈 여주버스가 4분 뒤에 도착하여 회차하는 장면까지 볼 수 있을 정도였죠.
[대원고속 150번(여주역~세종초교,터미널,시청,하동,영릉입구,능서,신근1,2리,흥천중교,흥천,(대당리),하다리마을회관,하다사거리,다대리,문장2,1리,이포중고교,궁리입구~이포)][환승]
이포약국 1018 도착, 1030 출발 - 궁리입구 1033 - 이포중고교 1034 - 문장2리,문장초교 1038 - 하다사거리 1041 - 하다리마을회관 1043 - 효지1리 1046 - 대당리종점 1051
아무튼 출발시간인 오전 10시 30분이 되자 버스는 저를 태우고 여주를 향해 출발합니다. 상백리 경유가 아니라서 남한강을 본다는 느낌은 그닥 살지 않지만, 하다리의 모습도 나름 볼만했죠.
하지만 이 버스는 개쩌는 대당리를 경유한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됩니다. 이번에는 대당리종점에 내려야 하기 때문에 반쪽밖에 타보지 못하지만, 대당리의 개쩌는 1차로 길은 여전했습니다. ㅋㅋ
그와 동시에 이런 노선을 개통하여 운행하는 KD운송그룹에게도 감사해야 할 일이었죠. 사실 예전에는 대당리 가는 버스가 하루 3번뿐이었고 종점도 대당리였기 때문에, 대당리를 걷지 않고 들어갔다 나와본다는 것은 꿈도 꿀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윽고 오전 10시 50분이 되니 버스가 대당리종점에 도착하기 일보 직전이었고, 저는 바로 벨을 눌러 대당리종점에서 하차합니다.
[도보]
대당리종점 1051 - 대관리 1057
대당리가 종점인 노선이 아니었기에 회차를 마치고 저를 내려준 버스는 바로 떠나버렸고, 저는 대관리 마을회관을 향해 곧장 걸어갔습니다. 최후까지 알려져 있지 않던 이천~여주 간 고급 코스인 대당리~대관리 연계가(※) 이 여행기를 통해 인터넷에 공개되는 순간이기도 했죠. 마성의 연계라는 말을 썼던 누군가도 생각난다
※ 이천과 여주를 오가려면 경강선 전철 또는 111번 좌석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이들을 제외한 일반시내버스들로는 태평리터미널이나 흥천(또는 문장리), 이포에서 환승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들 외에도 이천과 여주를 오가는 방법은 존재하는데, 그 중 이 대당리~대관리는 아직까지 그분과 석준형 외에는 가본 사람이 나오지 않았기에 고급 코스라고 언급하게 됐던 것입니다.
대당리종점 정류장 바로 뒤로 난 길을 따라 언덕을 넘어가니 대관리가 나왔고, 대관리 마을회관으로 들어가는 길도 보이더군요. 대관리 버스가 왕복2차로 큰길을 이용한 뒤 종점으로 들어온다는 석준형의 말이 있다보니 여기에서 버스 들어오는 모습을 보고 들어가려고 했지만, 주변을 살펴보니 마을회관에서도 버스가 어떻게 오는지 확인할 수 있어서 그냥 마을회관 가서 버스를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어차피 버스 시간도 다 됐구요.
대관리 마을회관으로 가니 조그만 공터와 함께 정류장 표지판이 있었습니다.
마을회관에 도착하니 오전 10시 59분이 다 되어가는데, 아까 들어오면서 봐두었던 버스 다니는 길을 바라보니 바로 그 길로 버스가 달려오는 것이 보이더군요. 이곳에서 조금만 걸어나가면 바로 왕복2차선 큰길이 있기에 버스가 큰길을 이용할 줄 알았는데, 이번 기사아저씨께서는 FM대로 운전을 하신 모양입니다(1차로 구간에 손님이 있어서 그랬을 수도 있지만, 기사아저씨 혼자 빈 버스를 몰면서 왔을 가능성 역시 있죠). 1차로 길을 따라 버스가 달려오는 대박의 장면을 보고 나니 금방 버스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고, 제가 있는 이곳 대관리 마을회관 앞 공터로 들어와 회차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경기고속 20-1번(이천역~터미널,관고동,바른병원,마암리,부발읍사무소,신원1리입구,고백리,고백2리~대관리)][1500, 현금]
대관리 1059 도착 및 출발 - 두무재 1103 - 쌍룡해장국 1110 - 부발우체국 1115
종점 출발 시간을 딱 맞춰 들어온지라 회차를 마친 버스에 바로 승차합니다. 정말 이런 곳에서 단 10분만에 다른 버스를 타다니 하늘이 주신 황금 아다리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물론 현금 1500원 사뿐하게 돈통에 넣어주는 것은 잊지 않았고, 이번에는 대관리의 개쩌는 1차로 길을 동영상으로 담아줍니다.
쩌는 1차로 길을 다니는 탓에 입구로 나오는 데만 5분 가까이 걸리더군요. 이 개쩌는 길을 대형버스인 로얄시티로 다닌다니 역시 이천은 보물창고인 겁니다. ㅋㅋ
부발우체국에 내린 저는 편의점을 들러 시간을 보낸 후, 220번을 타기 위해 아까 내렸던 곳 건너편의 정류장 쪽으로 걸어갔습니다. 물을 마시며 걷다보니 쓰레기 버리는 곳이 있었는데, 생수병도 버릴 겸 물을 마시고 있으니 외국인 두 명이 갑자기 제게 말을 걸어오더군요. 어딘가로 가려는지 지명을 말한 것 같긴 한데, 이 사람들이 한국말을 잘 못하다보니 어디를 말하는 것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어서 "예?" 하고 몇 번 반문해보니 부발역을 가려는 듯했습니다. 영어로 버스 번호를 물어보길래 220번이라고 대답을 해주었는데, 막상 이 사람들이 걸어가는 걸 보니 정류장을 그대로 지나쳐 여주 방향으로 더 가버립니다. 처음에 느꼈던 답답함도 있고, 정류장이 어딘지는 알지 않을까 싶어 버스 번호만 짧은 외국말로 어떻게든 알려줬더니만 정말 예상치 못한 결과였죠. 이쪽으로 다시 부르려고 했지만, 이미 그들과의 거리가 너무 멀어져버린데다 버스 시간도 다 되어갔기에 직접 가서 불러올 수도 없었습니다. -ㅅ-;;;;
참 떨떠름했지만, 오전 11시 43분에 220번이 도착했기에 어쩔 수 없이 버스에 승차하였습니다.
[이천시내버스 220번(이천역~시청,양정여고,관고동,터미널,등기소,부발읍사무소,산촌리,효양중고교~부발역)][1450] ※ 율현동차고지 1105 출발
부발우체국 1143 - 산촌리마을회관 1148 - 신하초교후문 1150 - 부발역 1157
버스는 산촌리를 지나 오전 11시 57분이 되어 부발역에 도착하였습니다. 혹시 29-2번을 탈 수 있을까? 싶어 어플로 위치를 확인하니 버스는 역시나 이미 멀리 가버린 뒤더군요.
[도보]
부발역 1157 - 아미초교 1200 - 현대7차아파트 1207 - 부발역 1214
그래서 저는 아미초등학교를 찍고 현대7차아파트를 다녀오면서 7번 단독구간, 그리고 29-12번만 가는 현대7차아파트 구간을 도보로 해결하게 됩니다. 아파트 뒤로도 부발역으로 가는 길이 있는 덕택에 부발역으로 돌아오는 것 역시 순조로웠습니다. 계획대로 착착 진행되면 참 기분 좋지
부발역으로 되돌아오니 KTX-이음 열차가 정차해 있는 것이 보이는데, 올해 연말이면 판교역에서 저 열차를 탈 수 있겠다는 생각에 미소가 지어집니다. 어플로 태평리 방향 10번의 위치를 확인하니 10분 내로 버스가 도착예정이었고, 저는 오후 12시 21분에 도착한 10번에 아주 기분좋게 승차하였습니다.
[경기고속 10번(이천터미널~관고동,불교회관,제일은행,진리,신하리,(↔부발역),하이닉스,사동2,3리,가산리,응암리,대월휴게소,신해1리입구~태평리터미널)][환승] ※ 이천터미널 1200 출발
부발역 1221 - SK하이닉스 1227 - 사동2,3리 1229 - 이화아파트 1233 - 응암리,응암삼거리 1235
여기에서 석준형이 짜두었던 계획을 아주 잠깐이지만 써먹게 되는데, 부발역에 오후 12시 20분에 도착하는 이 10번을 타고 응암삼거리까지 가면 상활리에서 태평리로 가는 노선(932)을 노릴 수가 있었던 겁니다. 원래는 지금 932번을 타려던 게 아니었으나, 오늘의 계획을 만들다보니 때마침 그 10번을 탈 수가 있게 되어 석준형과 이야기를 거쳤었죠. 덕분에 석준형이 짰던 계획도 부담이 한결 덜어지고, 저 또한 여주에서 남은 마지막 2개의 노선 중 하나를 아주 안정적으로 해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우~ 혁님~! ㅋㅋ
그리하여 기분좋게 응암삼거리에 내리니 오후 12시 35분이었습니다. 상활리에서 나가는 버스는 오후 1시 30분에 있었기 때문에 시간은 아주 충분했습니다.
[도보]
응암리,응암삼거리 1235 - 상활리 1255
상활리는 행정구역만 여주였지 이천에서 버스가 다니는 동네였으며 저 또한 이천에서 버스를 타고 상활리에 가본 적이 있었지만, 어느새 여주에서도 노선을 만들었을 줄은 참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그리하여 이화아파트 쪽에서 상활리를 가는 것이 아닌, 응암리를 통한 새로운 길로 상활리를 향해 걸어갑니다. 응암삼거리 주변에는 식당들이 꽤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모습도 잠깐이었고, 상활2리로 들어오니 전형적인 시골의 모습이 펼쳐집니다. 길가에 피어있는 꽃들을 보니 가을이라는 게 실감납니다.
상활2리를 벗어나니 공장이 하나 있었는데, 정자에 사람들이 앉아 있는 것이 보입니다. 오늘은 명절 연휴인데도 공장에 나왔다니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외국인 노동자들의 삶이 느껴지는 것 같아 참 씁쓸하기도 했습니다. 문화가 다른 타국이니 놀거리도 없고 놀 생각할 수도 없으니, 좀 쉬다가 공장에도 나오고 이랬을 테니까요(물론 연휴에도 나오라고 종용한 경우도 없지 않겠지만). 이들에 대해 임금도 체불하고 대우도 개차반으로 하는 사업가들도 있다는 걸 생각했을 때, 과연 우리는 외국에 대해 한 점 부끄럼 없이 떳떳할 수 있는 걸까요?
이런 생각을 하며 공장을 지나 앞으로 계속 걸어가니 드디어 굴다리가 보입니다. 이천 버스가 다니는 곳에 다 왔다는 신호이기도 했죠.
굴다리를 통과하니 이천 버스가 들어오는 길도 보입니다. 반가움에 길을 살펴보니 처음 왔었을 때 보았던 1차로 길은 어느새 확장이 되어버렸더군요. 그래서 그런지 종점인 상활1리 마을회관 앞으로 가는 길 또한 대폭 넓어져 있었고, 버스종점 주변에 운동기구도 생겨 있는 등 예전과는 달라진 점들도 보였습니다. 그리고 생각해보니 여주군 시절에 여기 왔었는데 이제는 여주시인 것도 함정이긴 하다
어쨌거나 여길 다시 오게 되다니 역시 사람 일은 모르는 겁니다. 버스 시간까지 30분 남짓한 시간이 남다보니 저는 근처에 앉아 유튜브를 보며 시간을 보냈고, 오후 1시 24분이 되자 버스가 들어오는 걸 볼 수 있었습니다. ㅋㅋ
[대원고속 932번(태평리터미널~신해1리입구,대월휴게소,상활2리~상활1리)][1450]
상활리 1324 도착, 1330 출발 - 상활2리마을회관 1332 - 응암리,응암삼거리(무정차) 1333 - 대월휴게소 1335 - 현진,동남아파트입구 1337
어쨌든 여기도 여주였기에 여주버스가 들어오기는 하지만, 지금 나가는 게 막차입니다. 사실 이천으로 나가는 동네였기에 그럴만도 했지만, 이렇게 형식적으로 버스가 올 거라면 차라리 이천버스가 나갈 때 상활2리를 들러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천시내버스와 여주시내버스들을 타다보면 두 곳 모두 같은 KD운송그룹에서 운행하는 것이 맞나 싶을 정도로 지자체에 따른 구분이 확실하다는 걸 느낄 수 있는데, 이번에도 자대고 확실히 선을 그은 듯한 느낌으로 버스가 다닌다는 게 느껴질 지경입니다. -ㅅ-;;;
버스는 제가 걸어왔던 길을 그대로 달려 응암삼거리로 다시 나왔고(단, 도로 구조상 응암삼거리에 정차를 하진 않을 것 같더군요), 바로 좌회전을 하여 태평리를 향해 달리기 시작합니다. 저는 하루 2번 다니는 이 노선을 탔다는 걸 자축할 새도 없이 곧 벨을 눌러 동남아파트 입구에 내리게 되었죠.
덕분에 태평리에서 자석리를 가는 노선의 원래 출발지인 동남아파트도 이번 기회에 가볼 수 있었습니다. 편의점에 들어가 요기를 하고 나오니 어느새 버스가 와 있더군요. ㅋㅋ
[경기고속 20-5번(동남아파트~신해1리입구,태평리터미널,건장리,은봉리,자석1리,(↔자석2리),암산1리,장천4리,장천초교,장천1리~설성면사무소)][환승]
현진,동남아파트 1348 도착, 1359 출발 - 신해1리입구 1403 - 태평리터미널 1405
버스에 타고 있으니 오후 2시가 되어 바로 태평리를 향해 출발합니다. 여기서 태평리터미널은 가깝기 때문에 버스를 달랑 6분 타고 내리게 되었지만, 이 동남아파트 출발 시간은 생각보다 맞추기 까다로웠기에(114번이 동남아파트 입구에는 서지 않으며, 10번은 주말 및 공휴일에 1시간 간격으로 다니기 때문입니다 ㅜㅜ) 정말 속이 후련해질 지경입니다. ㅋㅋ
태평리터미널에 내리니 오후 2시 5분이었고, 저를 비롯한 사람들이 모두 내리자마자 버스는 자석리를 향해 떠났습니다. 이제는 114번이 올 때까지 기다림의 시간이 남아 있었는데, 114번이 도착한 시간을 보니 이번에도 태평리에서 장호원은 30분이 걸렸더군요. 그리고 태평리터미널에서 114번을 타는 방법은 시외버스 타는 방법과 똑같다는 것도 다시 확인할 수 있었죠. 승차홈에서 멀뚱멀뚱 기다리기만 한다면, 그리고 방향판을 보지 않고 아무 생각없이 탄다면 망하는 것입니다.
[경기고속 114번(장호원터미널~장호원읍사무소,이황1리,상승대,태평리터미널,이화아파트,성우3,4단지/현대아파트,SK하이닉스,신하리삼익아파트,이천터미널,관고동,다산고교,사음2통,수광1리,동원대입구,수양1리,곤지암터미널,산이리코아루아파트,초월역,초월읍사무소,쌍령동~광주터미널)][환승, 1000] ※ 장호원터미널 1400 출발, 장호원터미널~이천터미널 급행 운행
태평리터미널 1429 - 이천터미널 1455 - 동원대,넋고개 1518 - 곤지암터미널 1529 - 초월역 1543 - 초월읍사무소,초월도서관입구 1547
오후 2시 29분에 도착한 버스를 승차하니 이천터미널까지는 그럭저럭 잘 달려주었습니다. 하지만 이천터미널 이후부터는 웬일인지 소요시간이 늘어지고 있었는데, 이 때문에 초월읍사무소에 도착하는 시간 역시 늦어지고 말았습니다. 선동초등학교로 가는 2-2번이 시시각각으로 다가오고 있었기에 똥줄이 타는데, 2-2번 타는 곳까지 제법 거리가 된다는 것도 악재로 다가왔죠. 일단은 114번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안길을 향해 급히 움직였고, 천만 다행히도 2-2번보다 제가 먼저 정류장에 도착하는 데 성공합니다.
[경기고속 2-2번(보건소~파발교,경안동주민센터,축협,쌍령동,도평리입구,초월읍사무소,(↔신일아파트),용수1,2리~선동초교)][환승] ※ 보건소 1540 출발
초월읍사무소 1552 - 신일아파트(회차) 1554 - 용수1리마을회관 1556 - 삼거리(무정차) 1559 도착, 1602 출발 - 선동초교 1603
2-2번을 놓칠 뻔한 일촉즉발의 상황이었지만 어쨌든 위기는 무사히 넘어갔고, 버스는 곧 신일아파트를 들어갑니다. 전에 광주5번으로 지나갔던 그 아파트였는데, 이번에는 시내버스인지라 아파트 정문 앞을 찍고 다시 왔던 길로 나오더군요. 같은 장소를 다른 운행경로를 가진 노선으로 가보니 느낌이 참 오묘합니다.
신일아파트 이후로는 다른 버스들과 똑같은 경로로 용수리를 지나갑니다. 하지만 제가 2-2번을 탄 이유는 선동초등학교로 갈 때 들르는 윗길 때문이었는데, 다른 노선들은 아랫길로만 다니고 있었던 것이죠. 윗길과 아랫길이 갈라지는 삼거리에 이르니 기사아저씨께서 버스를 세우고 시동을 끄더니 몇 분 뒤에 출발한다고 공지를 하시더군요. 선동초 앞에는 버스를 세워둘 공간이 없기 때문에 그런 듯 했습니다.
버스에는 승객이 저 외에도 너댓 명 더 있었는데, 전부 외국인 노동자들이었지만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닌 듯 별다른 말 없이 기다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오후 4시 2분이 되자 버스는 움직였고, 순식간에 윗길을 통과하여 선동초등학교 건너편의 정류장에서 저를 비롯한 손님들을 내려주고 바로 떠났습니다. 여기는 학동리 노선(35-1)이나 선장골 노선(35-35) 등으로 지나가보기만 했지 내려본 적은 없었는데, 이곳에도 어느새 편의점이 하나 들어와 있었습니다.
햇빛이 따가워 편의점을 들어갔다가 나와보니 어느새 버스가 올 시간이 다 되어갔고, 저는 오후 4시 15분에 도착한 무갑리행 버스(35-2)에 승차하였습니다.
[경기고속 35-2번(보건소~파발교,경안동주민센터,축협,쌍령동,도평리입구,초월읍사무소,용수1,2리,선동초교,선동2리,신월3,1리,초월초교,지월공단,무갑사거리~무갑리)][환승] ※ 보건소 1555 출발
선동초교 1615 - 신월3리,숫골마을 1618 - 초월초교 1620 - 우신가구 1622 - 무갑사거리 1625
아주머니 기사가 운전하는 버스였는데, 우한 폐렴 한창이던 때는 거의 못 봤던 여성 기사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는 것을 보니 시내버스 기사 부족은 아주 조금씩이지만 해소가 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걸 알 수는 있었습니다. 길어야 5~10년 뒤면 버스고 뭐고 할 것 없이 인력난으로 곡소리 날 분야들이 수두룩할 거라는, 대단히 무거운 현실은 있었지만 말입니다. -ㅅ-;; 그분의 말씀은 우리가 받아들이든 말든 아무 상관없이 결국 응험될 것이다
무갑리는 여러 번 가본 적이 있었기에 당시의 추억들이 떠오르더군요. 하지만 이번에 이 노선을 다시 타게 된 이유는 지월리로 가는 길과 갈라지는 삼거리에서 무갑사거리까지의 구간을 가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동안 무갑리는 서하리를 통하여 방문한 탓이었죠. 지월리로 올라가는 도로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왕복2차로여서 길은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지만, 버스 안의 승객들이 이번에도 죄다 외국인이었다는 것이 유일하게 달라진 점이었습니다. 버스 안에 한국인은 저와 아주머니 기사님 둘 뿐이었는데, 그래도 외국인들이 착한 편이라 다행이라는 생각도 해보게 되었죠. 그렇지 않았다면 운전기사의 목숨부터가 보장되지 못하는 지옥문이 열렸을 테니 말입니다. -ㅅ-;;;
신월리와 초월초등학교를 지나니 지월리와 갈라지는 길이 나오는데, 버스는 여기에서 직진을 합니다. 길 오른쪽으로는 소규모 공단이 있었는데, 이것들 때문에라도 이 노선이 한 시간에 한번 꼴로는 다니는 듯 싶더군요. 또한 제가 무갑리를 처음 갔었을 때는 이 35-2번을 무갑사거리에서 타고 들어갔었는데(2010년 10월 16일 시승기 참고), 그 버스가 이런 곳을 지나왔었던 거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죠.
저는 무갑사거리에서 하차합니다.
사실 무갑리 종점도 다시 가볼까 했지만, 무갑리 종점에 도착하는 순간 광주3번 마을버스가 바로 출발해버릴 각이라 그러지 못했던 겁니다. 이게 좀 아쉽긴 했지만, 무갑리는 전에 여러 번 가보았기 때문에 꼭 들어가야 할 이유는 없었죠.
이제는 대망의 광주도시관리공사 노선(15-5)을 탈 때가 되었습니다. 오후 5시 15분에 서하리 마을회관을 출발하여 번천 쪽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가 무수리입구에 내려서 광주도시관리공사로 갈 수도 있었지만, 저는 아예 무갑사거리에서 광주도시관리공사 종점까지 걷기로 했죠. 시간이 거의 2시간 가량 남는데다, 때마침 아까 무갑사거리까지 타고 온 버스를 마지막으로 5회 환승을 다 채웠기 때문에 굳이 버스를 탈 이유가 없었던 겁니다.
[도보]
무갑사거리 1625 - 서하리마을회관 1640 - 무수리입구 1703 - 광주도시관리공사 1711
그래서 광주도시관리공사 종점까지 천천히 걷다보니 서하리에서 오후 5시 15분에 출발할 번천 경유 서하리 노선(35-5)이 맞은편에서 나타나 종점인 서하리 마을회관을 향해 달려가는 걸 볼 수 있었고, 무수리입구에 도달하니 40분 약간 안 된 시간이 지나 있었습니다.
무수리는 광주에서 노선버스가 없는 오지마을 중 하나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상번천3리 노인회관까지 운행중인 15-3번을 연장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드는 곳인데, 상번천3리 노인회관에서 산길 조금만 타면 바로 무수리였기 때문입니다. 정말 길을 넓히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결국 15-3번이 무수리를 가게 되지 않을까 싶기도 했죠(길 확장을 하기 싫다면, 천진암으로 가는 광주12번 마을버스가 ㅓ형으로 경유하게끔 하는 선택지도 있긴 합니다. -ㅅ- ㅋ).
하지만 그런 것도 어쨌든 확정되지 않은 미래의 일이며, 오늘 타려는 15-5번은 하루 2번만 다니기 때문에 다른 곳으로 새야 할 이유는 없었습니다. 무수리입구에서 계속 직진하니 곧 광주도시관리공사 팻말을 볼 수 있었고, 저는 바로 도시관리공사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여기는 그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하수 처리시설입니다. 버스가 이곳으로 들어갈 때의 경로를 따라 안으로 걸어들어가니 양옆으로 거대한 저수조들을 비롯한 수질 정화 시설들이 있었는데, 정말 개미 새끼 한 마리 보이지도 않는 곳에서 저수조 앞을 지나가려니 음산한 느낌이 들더군요. 물에는 음기가 있어 물가에 살면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는데, 그게 왜 그런지 느껴지는 순간이었죠.
게다가 하수 처리시설이다보니 이따금씩 악취까지 풍겨옵니다. -ㅅ-;;; 어차피 버스 시간도 남는데 종점 가면 의자 있을 거고, 거기 누워서 한숨 자려고 했더니만 이 악취 때문에 그러지는 못할 것 같더군요. 솔직히 버스 타본답시고 여기 왔지만, 또 와보고 싶진 않았습니다. -ㅅ-;;;
하필 오늘이 명절 연휴라 바깥에 아무도 없는 것이 참 난감했지만, 여기 직원들도 해질녘부터는 바깥 순찰을 돌기가 참 싫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저야 15-5번 타보려고 여기를 왔지만, 직원들은 매일같이 여기 와서 근무도 하고 (순번이 돌아오면) 당직에 순찰까지 돌아야 할 테니 말입니다.
진짜 귀신이나 안 나오면 다행일 정도의 스산함, 그리고 간간히 느껴지는 악취를 뚫고 좌회전을 하니 정류장이 있다고 표시된 장소가 나오는데, 도시관리공사 건물 바로 앞이 버스 종점이었더군요. 정류장 표지판은 세워져 있지 않았지만,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버스를 탈 수 있는지 어렵지 않게 예상이 됩니다.
건물 뒤에 있던 의자에 앉아 있으니 사람 한 명이 들락거립니다. 물론 여기 근무하는 직원이었기에 마음을 놓았고, 제가 있는 것을 보고도 그가 정말 아무런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것에 다시 한 번 마음을 놓게 되었습니다. 마침 오늘은 추석 연휴이기 때문에, 여기 왜 왔냐고 묻는다면 나름 난감해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광주 나가려는데 다른 버스를 놓쳐서 이거 기다린다고 둘러댈 수는 있지만, 솔직히 마음에 드는 상황은 아니었기도 하구요.
이제는 오후 6시 10분까지 기다림의 시간이 남아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하는데 바람까지 불어서 추웠으며, 건물 바로 옆에 있어도 음산한 느낌이 남아 있더군요. 그리고 악취 또한 간간히 바람을 타고 와 코끝을 간지럽히고 있어서 참 죽을 맛이었지만 꾸역꾸역 기다릴 수밖에 없었죠. 그래도 유튜브, 그리고 지금은 여름 또는 겨울이 아니라는 사실을 생각하니 버틸 수는 있었습니다. 여기는 정말 여름이나 겨울에는 올 곳이 못 되었기 때문이죠. -ㅅ-;;;
1분이 한 시간 같던 시간을 버티니 어느덧 오후 6시가 되었고, 직원들이 퇴근을 하려는지 건물 바깥으로 나와 주차되어 있던 승용차들에 타더군요. 그리고 오후 6시 3분이 되자 버스가 오는 것이 저수조 건너편으로 보이는데, 건물쪽으로 좌회전을 해서 와야 할 버스가 그대로 직진으로 들어가버리더군요. 엥??? 다른 곳에서 대기하다가 나오려나 싶어 가만히 지켜보니 버스가 후진을 한 다음 제가 있는 쪽으로 오더군요. 결국 카카오버스에 나와있는 경로가 맞았고, 기사아저씨께서 잘못 들어갔던 거였습니다. 쩝 -ㅅ-;;;
[경기고속 15-5번(경기광주역~광주중앙고교,시립도서관,보건소,파라다이스아파트,광주하남교육지원청,밀목,광주IC,상번천2리,하번천리~광주도시관리공사)][1450]
광주도시관리공사 1803 도착, 1810 출발 - 하번천리 1813 - 번천초교,광주IC 1819 - 밀목,광주시청 1825 - 광주하남교육지원청 1827 - 보건소 1832 - 광주시립도서관 1834 - 경기광주역 1843
어쨌든 해방감을 느끼며 바로 버스를 탔고, 오후 6시 10분이 되자 바로 출발합니다. 출근 및 퇴근시간에 맞춰 하루 2회 다니는 이 노선을 타기 위한 계획 수립에 참 나름대로 머리 썼었는데, 모두 성공하게 되어 기분이 좋더군요. ㅋㅋ
광주도시관리공사를 나온 이후로는 밀목까지 번천 경유 서하리 노선(35-5)과 똑같은 경로로 운행하였고, 덕분에 상번천리의 깨알같은 1차로 구간도 볼 수 있었습니다. 여기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건 없었고, 이 깨알같은 1차로를 즐겨줍니다. 처음 여기를 지나가봤을 때도 그랬지만, 상번천리와 하번천리는 지도로 보나 실제로 와보나 유독 음기가 강한 곳 같다는 느낌도 그대로였지만 말입니다.
밀목을 지난 버스는 좌회전을 하여 광주하남교육지원청을 찍고 우회전을 합니다. 여기도 아파트가 새로 지어지는지 도로 모양이 약간씩 달라져 있었는데 이 덕택에 단독구간(※)도 얻어걸리게 되었죠.
※ 아래 언급되는 구간은 15-5번 외에 광주시청~보건소~경기광주역~광주터미널 간을 운행하던 100번도 경유했습니다. 하지만 100번은 폐선되어 없어진 상태이므로 정말 단독구간이 되어버린 상태입니다.
게다가 경강선 전철 개통에 힘입어 광주마을버스도 생기고 KD운송그룹 또한 새로운 노선들을 만들게 되면서 광주 시내에도 새로 버스가 들어가는 곳들이 생겼는데, 이 15-5번의 경우 시립도서관을 경유하여 경기광주역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광주도시관리공사 종점 외에도 일타 삼피를 챙겨갈 수 있었던 것 아주 좋습니다. ㅋㅋ
오후 6시 43분이 되어 버스는 경기광주역 건너편에 도착하였고, 여기가 종점이었기 때문에 바로 하차합니다. 다음에 탈 3번은 길 건너에서 타야 했기 때문에 횡단보도로 가서 보행자 신호를 기다리는데, 웬일인지 방금 타고 왔던 15-5번이 앞으로 갈 생각을 않는 겁니다. 그래서 적당히 기회를 보다가 버스를 한번 더 찍고 길을 건넜습니다. 이번에는 다행히 사진이 잘 나왔더군요.
바로 건너편 정류장으로 이동한 저는 5분 뒤 도착한 3번에 승차하여 태전동을 향해 가게 되었습니다.
[경기고속 3번(광주차고지~광주하남교육지원청,파라다이스아파트,보건소,파발교,광주터미널,역동사거리,경기광주역,경기약국,태전동성원아파트,광남중고교~태전동쌍용아파트)][환승] ※ 광주차고지1830 출발
경기광주역 1848 - 절골 1852 - 태봉,경기약국 1856 - 태전동성원아파트 1900 - 광남중고교 1905 - 태전동쌍용아파트 1907
사실 이곳 광주에서 3번이라는 번호를 가진 시내버스는 옛날에도 있었습니다. 광주에서 곤지암까지 운행하는 노선이었으며 곤지암터미널~시어골 간을 하루 2회 지원운행도 했었는데, 시어골 지원운행 시간대에 시어골 종점까지 타고 들어가본 적도 있었죠(2010년 9월 25일 시승기 참고). 하지만 2023년 9월 현재도 오리역~광주~곤지암 간을 인기리에 운행중인 300번에 밀려 결국 없어졌던 역사가 있었는데, 그랬던 3번이 완전 새로운 경로로 다시 태어나 있었습니다.
대우버스만 쓰기로 유명했던 KD운송그룹의 노선인데도 현대버스인 그린시티가 다니는 것은 참 여러 번 봐도 적응이 되질 않지만, 어쨌거나 버스는 3번 국도를 잠시 탔다가 옛 태전동 시가지를 지나 바로 태전지구로 진입합니다. 새로 지어진 태전지구를 보니 상전벽해라는 게 무슨 말인지 실감이 나더군요.
여기는 그래도 요즘 지어지는 신도시들에서 꼭 보이는 좆같은 점이 약간이나마 덜해서 다행이었습니다. 다름아닌 신호 체계였는데, 신호등을 박는 건 그렇다치지만 다음 신호등과도 신호를 어느정도 연동시켜서 자동차가 잘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툭 하면 신호에 걸려 서있도록 만드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승객이 꽤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버스는 사뿐하게 신호를 통과해 주었고, 예전에 32번으로 지나갔던 적이 있는 광남중교 정류장 앞 굴다리에서 11시 방향으로 좌회전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왕복2차선 도로를 따라 아파트들이 지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었고, 곧 쌍용아파트 종점이 나옵니다. 아파트 진입로 바로 앞에서 도로가 끝나더군요.
이것으로 오늘의 계획은 끝이 났습니다.
이제는 10월이 다 되어가다보니 날은 어느새 어두워져 있었고, 버스에서 내린 저는 모란역을 가기 위해 3302번의 위치를 조회해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10분 약간 안 되는 시간 뒤에 버스가 도착예정이라고 나오길래, 저는 얼른 버스종점을 뒤로하고 빨간버스를 탈 수 있는 정류장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오늘은 명절 연휴였기에 이번에 오는 버스를 놓치면 다음 차는 언제 있을지 몰라서였죠.
또한 빨간버스를 탈 수 있는 정류장은 높다란 방음벽 너머 45번 국도변에 있었지만, 이런 동네라면 정류장으로 가는 길은 분명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해보았던 것도 있었습니다. 이런 저의 예상은 적중했고, 저는 아주 사뿐하게 45번 국도변 쌍용아파트 정류장으로 갈 수 있었습니다.
정류장에는 버스를 기다리는 손님이 4명이나 있었는데, 3302번이 오자 다들 약속한 듯이 그 버스를 탑니다. 저 또한 이곳에서 한 방에 모란역을 가주는 이 3302번을 마다할 수가 없었죠. ㅋㅋ
[이천시내버스 3302번][환승, 1150] ※ 금호베스트빌 1905 출발
쌍용아파트,태전지웰,광남고후문 1916 - 모란역4번출구 1934
이 노선은 3번 국도 우회도로를 이용하여 모란역으로 가더군요. 그런데 우회도로로 진입하니 엄청난 수의 차량들이 도로에 있는 것이 보입니다. 괜히 이거 탔나 싶은 생각마저 들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고, 길이 안 막히더라도 모란역을 오후 7시 25분에 도착하는 수인분당선 인천행 열차는 탈 수가 없기 때문에 그냥 기다려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대충 500m 가량 전진하니 거짓말처럼 도로가 확 뚫리더니 버스가 잘 달리는 겁니다.
이 덕택에 모란역은 20분도 안 걸려서 갈 수 있었는데, 이 시간대에는 딴짓하는 새끼들이 많아서 길이 막히는 거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도로가 막히는 이유에 대해서 유튜버 진용진이 한국도로공사의 협조까지 받아가며 CCTV 화면들을 보고 설명을 해 주는 영상을 본 적이 있는데, 도로가 막히는 원인은 교통사고 아니면 맨 앞에서 딴짓하는 놈들 때문이라는 결론이 났던 겁니다. 물론 교통사고 자체는 뉴스에 안 나오는 건들까지 합치면 생각보다 많긴 하지만, 이 도로가 무슨 저주받은 도로도 아니고 하루가 멀다하고 교통사고가 발생할 리는 없으니 결국 딴짓하는 새끼들 때문인 것이죠. 자동차 끌 생각만 할 줄 알았지 배려라고는 전혀 없는 이 모습에 오늘도 한숨을 내쉬게 되는 저였습니다. -ㅅ-;;;
모란역에 내리니 오후 7시 34분이었고, 저는 화장실을 해결하며 전철을 기다리다 오후 8시 1분에 도착한 인천행 전철을 타고 귀갓길에 오르게 됩니다. 그러고보니 오지노선들을 타며 양평에서 모란역까지 와버리는 여정이 되어버리고 말았지만, 대관리와 상활리~태평리, 그리고 광주도시관리공사까지 해결하는 꽤나 쏠쏠한 여행이였습니다. 다음 번에는 광주 15번대 중에서는 제일 난도가 높은 상번천3리 노선(15-3)을 타보는 계획도 만들어 봐야겠다능;;;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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