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하남을 가보기로 하고, 여지껏 그랬듯 전철을 타고 미사역을 향해 떠났습니다. 사실 그동안 하남은 강변역이나 천호역에서 112번(2023년 10월 현재는 없어진 노선입니다) 등의 노선을 타고 들어왔었지만, 2023년 10월 현재는 5호선이 상일동에서 하남으로 연장된 덕택에 전철로 갈 수 있게 되었던 겁니다. 5호선은 정말 오래간만에 타보는데, 여기도 개통시부터 계속 운행중이었던 원년멤버 차량들이 오늘내일 하는지라 사라지기 전에 좀더 타줄 필요성도 느끼게 되었죠. 오랜 기간동안 종점이었던 상일동역을 지나고 계속 지하로 달린 지 5분 뒤인 오전 9시 16분에 드디어 미사역에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누가 하남 연장구간에서 이용객 수 제일 많은 곳 아니랄까봐 역 한번 크고 넓더군요.
일단 요기를 위해 근처 편의점에 들렀던 저는 오전 9시 38분에 나타난 112-5번을 탔습니다. 갑자기 버스가 나타나는 바람에 사진을 찍지는 못했습니다. -ㅅ-;;
[경기상운 112-5번][환승]
미사역 0938 - 파밀리에,미사가람마을,종합운동장 0942 - 미사경정공원관람동 0947
본격적으로 하남을 손대면서 타보게 된 첫 노선인 112-5번은 강동구청 인근의 서울아산병원에서부터 오는 노선이지만, 미사리로 널리 알려져있던 조정경기장 종점을 가기 위해 미사역에서 탔던 것이라 달랑 9분 탔습니다. 3분컷이 아니라 9분컷이다 미사역을 떠나 우회전을 한 버스는 뒷벌 쪽으로 쭉 직진하다가 조정경기장 안으로 들어가 운행을 마쳤죠.
[도보]
미사경정공원관람동 0947 - 미사동입구,한채당앞 0959 - 하남시민체험농장 1017
버스는 종점에 주차가 되었고, 저는 왔던 길을 따라 다시 슬슬 걸어나갑니다. 누가 미사리 조정경기장 아니랄까봐 경치가 참 좋았고, 가을이라 놀러나온 분들도 보였습니다.
다시 경기장 입구로 나온 저는 미사동입구에서 우회전을 하여 미사동 뒷벌종점을 향해 걸어들어갑니다. 여기는 가족 단위 식사 등을 하기 알맞은 동네인지라 길에 식당들이 보이더군요.
물론 이것도 미사동입구에서 멀어질수록 다른 나라 이야기가 돼 버리긴 했지만, 길은 종점까지 계속 왕복2차로였습니다. 종점에 도착하니 정류장과 함께 넓은 공원이 있었습니다. 3-1번의 위치를 조회하니 6분 후 이 곳에 도착예정이었고, 저는 화장실을 갈 겸 공원 안에 잠깐 들어갔다 나와봤습니다.
하지만 이 공원이 미완성 상태여서 그런지, 정작 화장실이 있을 법한 건물에는 화장실이 없더군요. -ㅅ-;;; 결국 다음 기회를 잡기로 하고 정류장으로 돌아와 버스를 기다리니 곧 버스가 들어옵니다. ㅋㅋ
[은방울교통 3-1번(한솔리치빌2,3단지~남한고교,하남시청역,풍산참아름아파트,하남풍산역,현대지식산업센터,미사역,미사2동주민센터,더샵리버포레,미사동입구,(←미사동뒷벌,미사동차고지,미사동뒷벌),미사동앞벌~하남시민체험농장)][1350]
하남시민체험농장 1023 도착, 1037 출발 - 미사동앞벌 1039 - 미사동차고지(회차) 1043 - 경정장후문 1045 - 한강유역환경청,미사고교 1048 - 센트리버,스타힐스 1053 - 하남미사도서관,미사2동주민센터 1059 - 미사역 1103 - 현대지식산업센터,미사한강마을 1111 - 하남풍산역,덕풍3동주민센터 1116 - 풍산참아름아파트,공판장 1118 - 하남시청역,진모루현대아파트 1123
밖에서 좀 기다리다 버스에 오르니 운전석에 시간표가 보였는데, 2023년 10월 현재 나무위키에 있는 그 시간표 그대로였습니다. 그런데 분명 여기서 오전 10시 40분이었는데, 버스가 3분 조발을 하더군요. -ㅅ-;;;
은방울교통 노선을 탈 때에는 좀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튼 버스는 제가 걸어왔던 길 그대로 달리면서 손님들을 태워 미사동입구로 나간 다음, 앞벌을 들어갔다가 나옵니다. 남양주 1-4번(마석에 가는 그 버스 맞습니다)의 종점까지 들어가주었습니다.
미사동입구로 나온 버스는 미사신도시를 경유하여 미사역으로 가는데, 이 노선은 더샵리버포레아파트와 미사2동 주민센터를 경유하더군요. 덕분에 미사신도시의 모습도 일부분이지만 볼 수 있었죠. 하지만 저는 하남시청역까지 그대로 쭉 버스를 타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하남시청역으로 가는 동안에도 깨알같이 단독 구간이 숨어 있었기 때문인데, 이 덕분에 미사한강마을도 보면서 잠시 여유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하남시청역에 내리니 오전 11시 23분입니다. 다음에 탈 1번 마을버스는 둔촌동역으로 가는 노선인데, 우한 폐렴 등의 사태를 겪고 나서도 기다렸다 탈만한 배차간격을 가지고 있어 마음이 놓였죠. 11분 뒤 도착한 버스의 모습을 보니 전기버스였는데, 그동안 보던 전기버스와는 또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대통운수 1번(상산곡동차고지~하남요양병원,하남경찰서,하남검단산역,하남시청앞,하남시청역,남한고교,고골사거리,광암정수장,서하남IC,둔촌오륜역~둔촌동역)][환승]
하남시청역,진모루현대아파트 1134 - 동부중교,남한고교 1138 - 고골사거리,서부농협,광주향교 1143 - 광암정수장앞 1147
어쨌든 버스는 버스이니 정류장에서 기다리던 다른 사람들과 함께 버스에 오릅니다. 이 버스가 어떤 차종인지는 어쨌든 짱깨산인 건 분명하기 때문에 이 여행기를 쓸 때가 되어서야 찾아봤다는 것은 안비밀이지만, 어쨌든 버스는 바로 남쪽으로 내달립니다. 하남 시가지 남쪽으로 내려가니 나무들이 좀더 많아지기 시작했고, 고골사거리에서 우회전을 하니 길가에 나무들만 보이고 있었습니다.
고골낚시터를 지나니 언덕이 나왔고, 이 언덕을 넘어가니 제가 내릴 광암정수장이 나와 얼른 벨을 눌러 하차합니다.
[도보]
광암정수장앞 1147 - 초이산단동로 1203
9번 마을버스 시간표에 나오는 광암정수장이 바로 여기더군요. 그래서 그런지 초이산단으로 걸어들어가는 내내 9번 마을버스 정류장 표지판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9번이 아니라 초이01번을 탈 것이기에 버스의 유혹은 떨쳐버리고 묵묵히 앞으로 걸어주었죠.
초이산단에 이르니 도로도 잘 닦여 있었고, 사람들이 왔다갔다 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다리를 건너 산단으로 들어가니 바로 버스정류장 하나가 보이는데, 초이01번의 기점인 초이산단동로더군요.
정류장에 마침 초이01번 시간표가 붙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표를 본 저는 깜짝 놀라야만 했습니다. 오후 12시 20분이 아니라, 오후 12시 50분에 버스가 있었기 때문이었죠. -ㅅ-;;;
시간이 바뀌는 바람에 나무위키의 시간표가 맞지 않았던 겁니다. 이건 정말 어쩔 수 없는 것이었기에, 저는 계획 수정을 해야만 했죠. 강동02번의 종점인 가래여울마을도 오늘 계획에 있었지만 포기해야 했는데, 오늘 계획의 제일 중요한 노선인 배알미01번을 놓칠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도 때마침 정류장 바로 근처에 편의점은 물론, 화장실까지 있어서 아주 기분좋게 볼일을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화장실은 지어진 지 몇 년 되긴 했지만 관리상태는 아주 괜찮더군요. 우리나라에는 한국화장실협회라는 협회가 실제로 존재하며 우리가 아는 그 화장실을 다루는 곳이 맞는데, 이 협회 덕분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정류장에 앉아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버스를 기다리니 오후 12시 35분이 되자 버스가 옵니다. 차량은 예상대로 카운티였습니다.
[경기상운 초이01번(초이산단동로~(→초광산단로남단),송림마을입구,사래기,초이동주민센터→월남교차로→상일동역→상일근린공원,상일초교→초이동주민센터 이하 역순)][1450]
초이산단동로 1235 도착, 1250 출발 - 초광산단로남단 1251 - 송림마을입구 1252 - 사래기 1254 - 초이동주민센터 1256 - 월남교차로 1300
버스가 정류장에서 출발대기를 하는 동안 3명의 손님이 버스에 승차하였고, 오후 12시 50분이 되자 출발합니다. 버스시간이 바뀌는 바람에 기다리는 시간이 더 늘어나긴 했지만, 초이산단을 큰 힘 들이지 않고 한 바퀴 돌 수 있었던 것만 해도 꽤 성공적이었습니다.
이 버스는 9번과는 달리 송림마을 안으로는 들어가지 않고, 왕복2차로 길만을 따라 달리다가 사래기로 진입합니다. 시래기가 생각나는 이 마을을 지나니 곧 초이동 주민센터를 볼 수 있었는데, 마치 면사무소 앞에 온 듯한 느낌이 나더군요. 서울 바로 옆에 붙어 있는 동네가 이런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 믿겨지지 않았죠.
초이동 주민센터를 나오니 정말 넓직한 도로를 볼 수 있었고, 버스는 상일동역을 향해 쭉 직진을 합니다. 저는 어렵사리 월남교차로에 내릴 수 있었고, 상일초등학교 버스정류장을 향해 걸어서 이동합니다. 그쪽으로 가려면 초이농협을 거쳐가야 했는데, 덕분에 초이농협에서 출발하는 마을버스 시간표들을 얻을 수 있었죠.
초이농협을 지나 큰길로 나오니 서울특별시 이정표가 보이는데, 이렇게 걸어서 서울특별시로 들어오는 것은 반대편 부천의 시내버스들을 타면서 서울로 잠시 넘어왔던 이후 참 오래간만이었습니다. 어쨌든 다음 번에 마을버스를 탈 때를 대비해서 길을 봐두며 상일초등학교 중앙차로 정류장으로 온 저는 때마침 먼저 도착한 38번을 타고 하남시청 앞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경기상운 38번][환승]
상일초교 1313 - 덕풍시장,하남시청역 1321 - 하남시청앞 1325
사실 여기도 배차간격이 대폭 증가하여 버스 타기가 간단치 않은 곳이 되다보니, 버스를 이용해 다른 곳으로 가자면 수원마냥 신경이 꽤 많이 쓰입니다. 하지만 하남 구시가지인 덕풍동, 신장시장 쪽을 제외하면 도로가 대부분 넓직한 것이 참 다행이었죠. 이 버스는 신장시장으로 들어가는 것 없이 하남시청 앞까지 그대로 쭉 직진을 했고, 12분만에 하남시청 앞에 내릴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제가 하남시청 앞이라는 말을 쓰는 이유는, 하남시청역이라는 역 이름과 달리 시청이 역에서 생각보다 떨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아까 초이01번을 상일동역까지 타지 않았던 이유이기도 한데, 역과 시청의 위치를 고려하면 시청 앞까지 그냥 버스로 한번에 가는 것이 속편했던 겁니다. 덕분에 큰 힘 안 들이고 시청 앞에 내릴 수 있었고, 바로 식사를 하러 갔습니다. 배알미01번은 한 시간 뒤에나 여기 올 예정이었기 때문인데, 그렇다고 가래여울을 들렀다가 이 곳으로 오자니 소요시간을 장담하기 어려웠죠. 배알미01번을 놓칠 경우, 오늘의 메인인 윗배알미와 상번천3리 등을 몽땅 날려먹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했습니다.
식사를 하고 적절히 시간을 보낸 저는 시청 앞 바로 다음 정류장인 현대베스코아로 이동하였고, 오후 2시 24분에 나타난 배알미01번에 승차하였습니다. 이번에는 아주머니 기사가 운전하는 버스가 걸립니다.
[경기상운 배알미01번(하남시청역~덕풍2동주민센터,덕풍시장,신장사거리,천현사거리,하남시청앞,하남검단산역,한국애니메이션고교,안창모루,바깥창모루,(↔배알미동마을회관),팔당댐앞,상수도사업소입구~윗배알미)][1450] ※ 하남시청역 1410 출발
현대베스코아,세무서 1424 - 하남검단산역,부영아파트 1426 - 검단산입구,한국애니메이션고교 1433 - 창우동,바깥창모루 1436 - 옛골토성앞 1438 - 배알미동마을회관(회차) 1443 - 팔당댐앞 1445 - 윗배알미 1448
저 외에도 2명의 손님이 버스에 승차합니다.
그대로 쭉 직진하니 5호선의 현 종점인 하남검단산역 출입구를 볼 수 있었고, 애니메이션고등학교 뒷길도 이번에 가보게 되었습니다. 좁은 길을 따라 가다가 손님이 내리는데, 이곳이 창모루 마을이었으며 바깥창모루와 안창모루의 구분도 있음을 알게 되었죠.
바깥창모루를 찍은 버스는 본격적으로 강변도로를 타고 팔당댐을 향해 달리기 시작합니다. 강 건너편은 경의중앙선 팔당역이 있는 그 팔당이었는데, 그쪽은 양수리 가는 길에 있어서 매니아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유명한 장소입니다. 하지만 과연 그들은 강 건너편의 이 길을 가볼 생각을 할까? 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더군요. 당장 하다못해 제게도 "나는 버스 타볼 거 다 타봤다" 식으로 이야기했던 매니아 출신이 있었는데, 그 대화의 소재도 이 곳이었죠. -ㅅ- ㅋ
물론 사람마다 가치관은 다른 문제겠지만, 그리고 그분의 말씀으로 미뤄보면 이런 사람은 드물 것이 분명하지만, 제가 그동안 숱하게 다녀보면서 확실하게 느낀 것은 있었습니다. 대개의 사람들은 여행을 가도 다 비슷비슷한 수준에서 끝난다는 것, 그리고 소수는 항상 별난 취급에 이해할 수 없는 존재 취급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소수가... 세상을 바꾸는 법이죠. 자신이 아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니까 말이지요.
그런데 안창모루에서 마지막 손님이 내리고 승객은 저 혼자 남은 상태입니다. 배알미동 마을회관은 ㅓ형으로 경유하는데, 버스가 바로 윗배알미로 직진하는 것은 아닐까 불안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더군요. 사실 배알미01번은 하남 방향으로 타보고 싶었지만 얄궂게도 광주 방향으로만 버스 시간이 맞아서 어쩔 수 없이 이렇게 타게 되었는데, 배알미 마을회관은 이렇게 어이없이 날리는 것인가 싶었죠.
하지만 이 버스가 윗배알미에서 다시 나오는 시간이 오후 3시 20분임을 고려하면, 윗배알미에서 30분 넘게 시간이 남는 상황입니다. 종점에서 시간이 그토록 많이 남는데 그까짓 ㅓ형 하나 쌩까는 것은 너무 양심없는 것 아닌가 싶어서, 제발 직진만 하지 말라고 빌었습니다. 그런데 과연 버스가 팔당댐 못 간 곳에서 직진을 하지 않고 우회전을 해서 배알미동 마을회관도 들어가줍니다. ㅋㅋ
안 들어갔으면 참 골치아플 뻔했는데 정말 천만 다행입니다. 아주머니 기사의 양심은 살아있었음에 감사할 일이었죠. 무사히 배알미동 마을회관을 찍은 버스는 다시 돌아나와 팔당댐을 보여주며 윗배알미를 향해 달립니다. 사람들은 대개 덕소에서 양수리로 가는 길만을 생각하지만, 그 건너편 길도 이번에 아주 성공적으로 가봅니다. 그것도 버스로 말이지요. ㅋㅋ
윗배알미는 배알미동 마을회관에서도 5분은 달려야 도착할 정도로 먼 곳이었습니다. 광주 방향으로 달리던 버스는 수자원공사 앞 삼거리에서 우회전을 하여 윗배알미로 들어가는데, 상수도 보호구역인 탓인지 수자원공사 건물과 직원 사택 말고는 정말 주변에 아무것도 없더군요. 수자원공사 정문 앞을 지나갈 때에는 검문소에서 볼 법한 노란색 및 검은색 무늬가 칠해진 바리케이드가 도로 한복판에 배치되어 있었는데, 꼭 민통선 들어가는 듯한 느낌마저 듭니다. -ㅅ-;;;
그래도 사택을 지나 조금 더 앞으로 가니 집들과 함께 공터가 등장했고, 버스는 그곳에서 회차합니다.
[도보]
윗배알미 1448 - 상수도사업소입구 1500
회차지 바로 근처에 지인이 있었는지, 회차를 마치고 주차를 끝낸 아주머니께서는 시동을 끄자마자 이야기하러 그쪽으로 가버리시더군요. 이 틈에 저는 종점에 서있는 버스를 사진으로 남기고 입구를 향해 유유히 걸어나갔습니다. 여기도 사실 음기가 강한 곳이다보니 느낌이 그리 좋지는 않았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버스가 엄청나게 깊이 들어가지는 않았다는 것이 한편으론 다행일 지경입니다.
직원 사택을 지나 다시 입구로 나오니 그 노란 바리케이드가 보입니다. 하지만 여기는 민통선이 아니므로, 수자원공사 안으로 가지 않고 조용히 도로 따라 걸어나가기만 하면 문제는 없지요. -ㅅ- ㅋ
사실 진짜 문제는 다름아닌 시간이었으니 더더욱 그랬습니다. 광주로 가는 버스는 배알미동 마을회관을 오후 3시 45분에 출발하는데, 지금 시간이 오후 3시밖에 안 되었다보니 버스가 오려면 거의 50분을 기다려야 했기 때문입니다. 의자는 고사하고, 정류장 표지판조차 없는 곳에서 말이죠. 그렇다고 다른 정류장으로 이동하자니 거리도 먼 데다, 길에 자동차들이 생각보다 많이 다녀서 걷기도 그렇게 썩 좋진 못했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돗자리 좀 챙겨올 걸 -ㅅ-;;;
돗자리가 참 아쉬웠지만 집까지 갔다 올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하지만 뭐 어쩔 수 있나요. 지금 시간대가 그나마 기다리는 시간이 짧다는 것에 위안을 삼을 수밖에요. 어찌됐든 제가 타고 온 버스, 그리고 이따 타게 될 버스를 보내며 어찌어찌 시간을 보내니 드디어 오후 3시 48분이 되어 광주행 버스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대원고속 38-51번(축협~경안동주민센터,보건소,파라다이스아파트,송정초교,번천초교,번천삼거리,도마삼거리,삼성리,이석리,상수도사업소입구,팔당댐앞~배알미동마을회관)][1450] ※ 배알미동 마을회관 1545 출발
상수도사업소입구 1548 - 이석리호수집 1550 - 삼성리 1552 - 도마삼거리 1555 - 번천삼거리 1600 - 상번천 1601
버스가 보이자마자 손 팍팍 흔들어 타겠다고 신호하니 버스가 정말 삼거리에 딱 멈춰섭니다. 자연스럽게 카드를 대고 버스에 오르니 버스는 바로 하남/광주 시경계 표지판을 지나 팔당호반 도로를 따라 광주를 향해 달립니다. 이쪽 길 역시 경치가 진짜 끝내주는데, "자동차 드라이브? 그런 건 하나도 부럽지가 않어 -ㅅ- ㅋ" 일 정도입니다. 그분과 함께 수청리에서 하남으로 넘어오며 이 길을 지났던 것도 생각이 납니다. ㅋㅋ
사실 이 길도 버스가 다니는 길이긴 한데, 광주에서 팔당댐 쪽으로 가는 노선의 존재를 생각하기 어렵기 때문인지 이 길을 가는 버스를 탔다는 글이 잘 없더군요. 명색이 매니아라면 이런 노선들 시간 좀 보고 타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죠. 하남 버스나 광주 버스나 배알미동 마을회관에서 만나는 것은 매한가지고, 수도권이니만큼 네이버 지도나 카카오맵은 물론 카카오버스에서도 운행경로가 아주 잘만 나오는데 말입니다. 지금은 버스가 복잡하고 어렵다고만 말할 수 없는 시대입니다 여러분 아무튼 타는 사람은 아무도 없이 버스는 번천삼거리를 통과했고, 상번천에 저를 내려주고 떠났습니다.
[도보]
상번천 1601 - 상번천3리마을회관 1612 - 상번천3리노인회관 1630
드디어 상번천3리를 가보게 됩니다.
상번천3리는 고속도로와 산으로 포위당한 듯한 마을이었고 그동안 버스가 없었던 곳이지만, 어느새 15-3번이라는 버스가 생겨 그곳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오지를 다니다보면 골짜기 깊숙히 있는 마을까지 도보로 들락거리는 일이 꽤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는 그동안의 경험으로 봐도 그렇고 지도로 봐도 그렇고 음기가 강한 곳이라서 굳이 갈 마음이 생기지는 않았지만 말입니다. -ㅅ-;;;
하지만 광주 15번 시리즈들 중에서 난도로는 광주도시관리공사 노선(15-5)과 더불어 2등이었기에, 안 타볼 수는 없는 노릇이었죠. 상번천에 내린 저는 바로 마을 안쪽의 다리를 이용해 번천을 건넜고, 곧이어 나온 굴다리에서 우회전을 하여 상번천3리 버스종점을 향해 전진합니다. 번천을 건너고부터는 1차로 도로가 나오더군요.
상번천3리 마을회관에서 왼쪽 길로 가니 다시 한 번 굴다리가 나오는데, 굴다리를 넘어오니 집들이 좀더 뜸하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저는 굴다리를 지나자마자 오른쪽으로 나있는 언덕길을 넘어갔고, 버스와는 반대 방향에서 상번천3리 종점으로 접근하게 됩니다. 누가 시골마을 아니랄까봐 경치는 참 좋습니다.
길 옆의 집 두어 채를 지나 약간의 오르막길을 올라가니 드디어 상번천3리 노인회관 버스종점이 보입니다. 정류장 표지판 근처에 서 있으니 버스를 타려는지 아주머니 한 명이 걸어오는 것을 볼 수 있었고, 몇 분 후 버스도 들어옵니다. ㅋㅋ
[경기고속 15-3번(경기광주역~광주중앙고교,시립도서관,보건소,파라다이스아파트,송정초교,번천초교,상번천3리마을회관,상번천농장~상번천3리노인회관)][1450]
상번천3리노인회관 1630 도착, 1640 출발 - 상번천3리마을회관 1642 - 상번천 1645 - 번천초교,광주IC 1647 - 밀목,광주시청 1654 - 송정초교 1656 - 파라다이스아파트 1659 - 보건소,공설운동장 1701 - 광주시립도서관 1704 - 역4통마을회관 1707 - 역동 1709
오후 4시 40분이 되어 저와 아주머니를 태워 출발한 버스는 곧 쩌는 1차로 길을 달리기 시작합니다. 제법 경사진 곳이 많더군요.
언덕길을 내려오니 아까 걸어오면서 지나왔던 굴다리가 나왔고, 이후부터는 제가 걸어왔던 길을 따라 버스가 갑니다. 광주 15번 시리즈 중에서는 난도가 제일 높은 두 노선(15-3, 15-5) 모두가 무사히 끝나는 순간이었죠. 나름대로 머리를 썼던 것이 잘 되어서 기분이 좋았는데, 사실 15-5번의 운행횟수가 하루 2번뿐인 것도 있지만, 15-3번과 15-5번은 같은 차량 1대로 운행한다는 숨은 특징 또한 있었기 때문입니다. -ㅅ-;;;
상번천으로 나온 버스는 바로 광주IC와 밀목을 지나 광주 시내를 향해 직행하였고, 저는 광주중앙고등학교 바로 다음 정류장인 역동에 내립니다. 다음에 탈 광주2번 마을버스의 경로를 고려하면 경기광주역까지 걍 타도 상관은 없었지만, 경기광주역에서 내리게 되면 버스에서 내리기 전 좌회전 신호 및 보행자 신호 등 2개의 신호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길을 건넌 저는 오후 5시 21분에 나타난 광주2번에 승차합니다. 좌석이 거의 다 찼을 정도로 사람들이 꽤 많이 타고 있더군요.
[경기고속 광주2번(차량등록사업소~경기광주역,광주중앙고교,서울장신대학,보건소,파라다이스아파트,송정초교,광주시청,회덕동대주아파트,제청교~회덕동전원마을)][환승] ※ 차량등록사업소 1715 출발
역동 1721 - 역4통마을회관 1724 - 서울장신대 1728 - 보건소,공설운동장 1732 - 송정초교 1739 - 광주시청,광주우체국 1741 - 회덕동벽산아파트 1745 - 새마을4교 1750 - 회덕동전원마을 1754
광주 마을버스가 어제부로 KD운송그룹에 이관이 되었다고 하더니만, 단 하루 차이임에도 불구하고 버스 맨 뒤 창문에 KD운송그룹 로고까지 아주 잘 붙어 있었습니다. 광주시의 마을버스들 대부분은 생각보다는 잘 정착한 편인데도 굳이 사기업에 넘기다니, 무슨 내부 사정이 있었나 궁금하더군요. 그나마 KD운송그룹은 다른 회사들이었다면 중복이라고 없애버릴 서비스 노선에 대해서도 비교적 관대한 편이라는 게 다행일 따름이지만 말입니다. 버스는 역4통 마을회관을 지나 좌회전을 하여 서울장신대 앞을 경유하는데, 장신대 앞은 의외로 언덕이 있더군요.
장신대를 나온 버스는 보건소를 찍었고, 밀목사거리까지는 다른 광주시내버스들과 똑같은 경로로 운행하였습니다. 밀목사거리에서는 좌회전을 하여 시청 입구를 지나 회덕동으로 곧장 들어왔고, 이배재 쪽으로 가는 길에 살짝 합류했다가 바로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줍니다. 그런데 회덕동도 인구가 이전보다 많아졌는지, 이배재로 가는 길에는 교통체증이 있더군요. -ㅅ-;;;
여기에 들어와서야 사람들이 내리기 시작하는데, 처음에는 왕복2차로 도로였지만 보현사입구를 지나니 1차로 좁은 길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여기도 누가 난개발로 유명한 광주시 아니랄까봐 길가에 빌라들이 많이 보였고, 주차장같은 장소에서 버스가 회차합니다.
[도보]
회덕동전원마을 1755 - 회덕동정자나무 1815
버스에서 내리고 보니 오후 5시 55분이었고, 출발시간이 다 된 탓에 버스는 바로 다시 나가버립니다. 저 역시 입구를 향해 슬슬 걸어나갔죠. 내려가는 길에 편의점이 있길래 솔의 눈을 하나 사서 마시는데, 그게 그렇게 좋을 수가 없더군요. ㅋㅋ
입구로 걸어나와 우회전을 하니 회덕동 정자나무 정류장이 딱 보입니다. 여기는 이배재를 넘어 모란역으로 가는 버스가 자주 다니며, 이제는 오지노선을 탈 것이 아니기 때문에 버스 시간에 쫓길 일은 없었죠. 도중에 편의점을 들렀음에도 전원마을 종점에서 여기까지 오는 데 20분이 걸렸는데, 도보 시작 시간 및 종료 시간까지 분 단위 오차 없이 모두 맞으니 괜히 기분이 좋습니다. 걸어오는 도중 맡았던 고기 냄새까지 함께 말이죠. ㅋㅋ
근처 복권방에서 복권을 산 저는 서둘러 정류장으로 돌아가 모란역으로 가는 31-3번에 승차하였습니다. 오늘따라 복권방에 사람이 많아 생각보다 시간이 꽤 걸리는데, 덕분에 허겁지겁 버스를 타게 되었습니다. -ㅅ-;;;
[경기고속 31-3번][환승]
회덕동정자나무 1826 - 목현동장승앞 1828 - 성민교회1831 - 목현2통,낚시터 1833 - 목현2통,GS주유소 1835 - 벽산테크노피아,성남소각장 1838
어쨌든 환승할인까지 받아가며 버스를 타는 데 성공했고, 이배재 쪽으로 버스가 달립니다. 제가 광주를 처음 가볼 때 이 31-3번을 모란역에서 타고 들어왔었는데, 그 당시와는 다르게 길 주변에 건물들이 보다 많이 들어선 느낌입니다. 그래서인지 버스를 타거나 내리는 사람들이 좀더 늘어나 있었습니다.
게다가 이배재에도 터널이 생겼는지, 이제는 버스도 터널로 다니더군요. 이배재고개의 업힐과 다운힐 모두 생각보다 쩔었는데 시대가 참 많이 변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 엽돈재도 터널 생기기 전에 많이 가보아야 하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배재터널을 지나 성남으로 들어오니 곧 벽산테크노피아가 나왔고, 저는 바로 여기에서 하차합니다. 버스에서 내려보니 이제는 10월이라서인지 주변이 벌써 어두컴컴하더군요. 하지만 다음 버스인 3-5번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는데, 정류장 쪽에 대놓고 주차가 되어 있었던 겁니다. 기사아저씨께서 오후 7시에 간다고 하여 그동안 화장실도 들르고 시간을 보내다가 버스에 승차하였습니다.
[성남마을버스 3-5번(벽산테크노피아~공단오거리,공단본부,상대원1동주민센터,상대원시장,단대오거리역,신흥역,성일고교~배수지)][환승]
벽산테크노피아,성남소각장 1900 출발 - 공단오거리,공단주유소 1901 - 상대원1동주민센터 1903 - 상대원시장 1907 - 단남아파트 1910 - 단대오거리역2번출구 1912 - 단대오거리역,세이브존 1915 - 신흥역,성남청년지원센터 1918 - 성일고교 1924 - 배수지 1926
오후 7시가 되어 출발한 버스는 공단본부를 지나 바로 우회전을 하여 공단오거리를 찍습니다. 공단본부에서 공단오거리로 바로 가는 이 길이 의외로 이 노선 단독이었습니다.
공단오거리를 지나면서 손님들이 곧잘 버스를 타는데, 단대오거리역으로 가는 손님들이었습니다. 대원터널 사거리에서 우회전을 하니 안내방송에 상대원이라는 지명이 많이 나오기 시작하는데, 의외로 엄청난 경사의 언덕이 저를 반깁니다. 이미 77번 마을버스로 체험한 바 있지만, 구성남 언덕길 역시 만만치 않네요. 휴;;;;
언덕을 넘으며 주변을 보니 도로 왼쪽은 이상하게도 불이 다 꺼져있고 매우 어둡더군요. 알고보니 재개발 지역으로 지정되어서 그랬던 것인데, 진입금지 표지판도 있고 건물에 빨간색으로 철거예정이라고도 적혀 있었습니다. 이래서 이 노선이 배수지까지만 운행하는 거였구나 싶었는데, 진입금지 표지판 너머의 안쪽을 슬쩍 보니 그쪽도 급경사 언덕길 천지더군요. 재개발이 아쉽게 느껴지지만, 여기는 재개발이 되어도 급경사는 어디 가지 않을 듯한 느낌도 듭니다. -ㅅ-;; ㅋ
언덕을 넘어 길이 다시 평평해지니 안내방송에 단대오거리역이 나왔고, 사람들이 대부분 내립니다. 버스는 8호선을 따라 모란역 쪽으로 잠시 달리다가 신흥역을 찍은 다음 다시 좌회전을 하는데 또 언덕길이 나오더군요. 그런데 이번에는 종점인 배수지까지 가는 내내 쭉 오르막길입니다. 성일고등학교를 지나 배수지 쪽으로 좌회전하니 경사가 더욱 급해지는데, 무슨 산꼭대기 오지마을 나오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더군요. 햐 -ㅅ-;;;
진짜 성남의 언덕길도 만만치 않음을 다시 실감하게 되었고, 처음 탔을 때처럼 승객이라고는 다시 저 혼자만 남은 버스는 오후 7시 26분에 종점인 배수지 정류장에 저를 내려주고는 바로 떠나버렸습니다.
[도보]
배수지 1926 - 성남고교 1937
이제는 집으로 가야 할 시간입니다.
버스가 왔던 길 반대편으로는 재개발로 인하여 딱 봐도 우범지대 느낌나는 상태가 된지라 그쪽으로는 걸어갈 수 없었기에, 버스가 왔던 길로 다시 걸어내려가야 합니다. 걸어내려가면 성남고등학교 버스정류장이 근처에 있었는데, 카카오버스로 그곳에 오는 버스의 위치를 조회하니 87번이 20분 내로 오는 상황입니다. 모란역에서 오후 8시에 있는 인천행 열차를 탈 수 있을지 살짝 걱정이 되지만 어쨌든 그 버스를 타야 했기에 슬슬 걸어내려가는데, 진짜 경사 한번 오지더군요. 양평 명달리에서 걸어내려오는 딱 그 느낌이었는데, 워낙 경사가 급하다보니 신발 앞창 뚫리는 거 아닐까 싶어질 정도입니다. -ㅅ-;;;
이 때문에 내리막길임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속도가 나질 않았는데, 횡단보도를 한번 건너는 시간이 있었다는 걸 고려해도 성남고등학교 버스정류장까지는 11분이나 걸리고 말았습니다. -ㅅ-;;; 내리막길이라고 우습게 보면 안 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더군요. 사실 오르막길보다 내리막길이 더 다치기 쉬우니 조심해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내리막길의 경사가 매우 급한 경우라면 소요시간을 오르막길과 비슷하게 잡아야 한다는 걸 느꼈던 겁니다.
엄청난 언덕길에 놀라며 겨우겨우 성남고등학교 버스정류장으로 내려온 저는 9분 뒤 도착한 87번을 타게 되었습니다. 과연 시간 내에 인천행 열차를 탈 수 있을지 나름대로 긴장을 타면서 말입니다.
[성남여객버스 87번][환승]
성남고교 1946 - 대하초교 1947 - 영성중교,하대원동주민센터 1949 - 중원구청 1952 - 성남농협,모란역1번출구 1955
이 노선에도 전기버스가 다니고 있었는데, 전기버스는 대개 자동변속 차량임을 고려하면 참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수동변속 차량은 특히 언덕에서는 쥐약이기 때문인데, 구성남 지역을 운전하는 버스 기사들의 고충이 절로 느껴졌죠.
그래도 전기버스로 바뀌어서 그런지 버스는 썩 나쁘지 않은 속도로 달렸고, 단 6분만에 중원구청에 도착합니다. 하지만 중원구청을 지나자마자 나온 운동장사거리에서 신호 대기시간이 길었던 탓에, 모란역 큰길가 정류장에 내리면 아무래도 전철을 놓치게 될 각이더군요. 결국 저는 모란역 바로 전인 성남농협에 내려야 했는데, 그나마 여기서 모란역 1번출구가 정말 가까웠던 점이 천만 다행이었습니다.
얼른 계단을 뛰어내려간 저는 화장실을 다녀온 뒤, 오후 8시 정각에 정시 도착한 인천행 열차를 타고 무사히 귀갓길에 오릅니다. 5일 전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여기를 올 때면 오후 8시 열차를 한동안 종종 타게 될 듯한 느낌마저 들더군요.
어쨌든 하남과 성남에 첫발을 담근 것 치고는 어느정도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온 이번 여행입니다. 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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