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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스로 떠나는 시골 여행
버스 기행문/2022년~2023년

2023년 10월 14일 - 차동고개와 녹천리, 여드니, 야광을 만난 아산, 예산, 공주, 청양 버스 여행기(잘 안 풀린 추광리)

by 회관앞 느티나무 2023. 12. 10.

오늘은 차동고개와 여드니, 그리고 추광리를 가는 날.
언제나처럼 금정역에서 만난 저와 석준형은 언제나처럼 급행을 타고 평택역으로 갑니다. 이번에는 평택역에 도착한 시간이 오전 8시 47분이라 오전 8시 50분까지 평택터미널까지 갈 수가 없었으므로, 우리는 평택역 뒤편 원평동으로 가서 500번을 타게 되었습니다.


[아산 500번(평택터미널~객사리,둔포,관대리,원남리,음봉,충무유원지,권곡주공아파트,유엘시티,송악사거리~아산터미널)][1500]  ※ 평택터미널 0850 출발
평택초교 0901 - 청담중교 0906 - 석근2리입구 0913 - 둔포오거리 0917 - 관대리 0925 - 원남1리 0929 - 음봉농협 0935 - 충무유원지 0940 - 권곡주공아파트 0944 - 유엘시티 0951

500번은 유엘시티를 향해 잘 달려주었고, 우리는 아주 무난하게 유엘시티에 도착합니다. 마중버스인 41번이 오기까지는 15분이라는 시간이 남아 있어 오래간만에 나도너츠도 들르는데, 이제 오전 10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이라 그런지 시장도 슬슬 기지개를 켜고 손님을 맞이하려고 분주한 모습이었습니다. 유엘시티에서 득짤을 하고 있으려니 오전 10시 11분이 되어 41번이 도착했고, 우리는 세계꽃식물원 간다고 하며 승차합니다.
 
 

▲ 유엘시티에서 만난 예산군내버스. 적어도 오늘은, 여기에서 예산버스를 타지는 않을 겁니다.

 

▲ 명막골을 다녀온 172번. 명막골에도 전기버스가 들어감을 알 수 있었습니다. ㅋㅋ

 

▲ 드디어 우리가 탈 41번도 도착합니다.

 

[아산 41번(아산터미널~유엘시티,온양온천역,<무정차>,신창역,<무정차>,시전삼거리,도고온천,도고면사무소,시전사거리,(세계꽃식물원),신언1,2,4리~군덕교)][환승]  ※ 아산터미널 1005 출발
유엘시티 1011 - 온양온천역 1012 - 친오애아파트(무정차) 1022 - 신창역 1025 - 순천향대후문(무정차) 1031 - 시전삼거리 1034 - 도고로얄호텔 1036 - 도고면사무소 1039 - 시전사거리,도고온천역 1042 - 금산삼거리,해비타트 1044 - 세계꽃식물원 1046

유엘시티에서 우회전을 한 버스는 온양온천역을 찍고 그대로 쭉 직진을 합니다. 신창역까지 무정차였기 때문에 슝슝 잘 달렸고, 신창역에서도 타는 사람은 없어서 그대로 통과해주었습니다. 환할 때 보는 신창역은 정말 오래간만입니다. ㅋㅋ
 
 

▲ 수도권 전철 1호선의 종점인 신창역을 이렇게 환할 때 보는 것은 정말 오래간만이었습니다.

 

신창역을 지나서는 도고온천으로 들어가는 길과 갈라지는 시전삼거리까지 다시 무정차였으므로, 순천향대도 그냥 통과하며 또 10분 가까이 달리기만 했습니다. 왜 시내에서 신창면 및 도고면 쪽으로 가는 마중버스들 모두가 신창역을 경유하지는 않는 것인지도 알 수 있었는데, 신창역이나 온양온천역이나 1호선 열차의 배차간격은 똑같고, 온양온천역이 주민들의 주된 생활권이었기 때문이더군요. 물론 그동안 아산 마중버스들을 타보면서 느낀 바로는 너무 지간선제에 집착하거나 ㅓ형을 제대로 경유하지 않는 면도 있었지만, 무정차 구간의 존재 및 선정은 매우 훌륭했습니다.
 
 

▲ 우리가 걸어와서 창암리 노선(352)을 탔던 경희학성아파트 정류장. 기산동의 대박 1차로와 ㅓ형 3개까지 몽땅 가보는 사건이 일어난 곳이기도 했습니다.

 

▲ 몇 번 보았던 도고온천인데, 여기도 다시 한 번 멀어져 갑니다.

 

도고온천 앞을 지난 버스는 도고면사무소 왼쪽 길을 이용하여 아산과 예산을 잇는 큰길로 다시 나왔고, 남성마을을 지나 우회전을 하니 곧 세계꽃식물원이 나옵니다. 우리가 여기에 간다고 말하고 버스를 탔기 때문에 기사아저씨께서도 아주 자연스럽게 세계꽃식물원을 향해 운전을 하셨고, 거기에서 우리를 내려주고는 신언리를 향해 떠났습니다.
 
 

▲ 세계꽃식물원으로 들어가는 ㅓ형 구간입니다.

 

▲ (2장 모두) 충청남도 아산시 도고면 봉농리에 있는 세계꽃식물원 회차지 및 정류장의 모습.

 

▲ 세계꽃식물원 입간판. 도로에서 잘 보이는 곳에 있지 않았던 것이 좀 아쉽더군요. -ㅅ-;;;



[도보]
세계꽃식물원 1046 - 덕원프라자 1054

식물원은 안쪽으로 들어가야 있는 듯했지만 버스 시간 때문에 식물원의 모습을 보지는 못합니다. 우리는 버스가 들어왔던 길 그대로 나와 교차로 오른쪽을 향해 걸어갔고, 10분도 안 되어 또다른 버스정류장을 볼 수가 있었죠. 얘기하며 장난치다가 버스를 놓칠 뻔했지만, 여기는 예산교통 군내버스들이 다니는 곳이었습니다. 오전 11시 5분이 되자 예산행 버스가 등장하여 우리는 바로 그 버스를 탔습니다.
 
 
[예산 421번(신창역→경희학성아파트,순천향대,시전삼거리,(→도고온천),시전사거리,덕원프라자,신례원,명지병원,예산여중교,예산터미널,예산교육지원청,주교오거리,예산고교→쌍송배기)][1500]  ※ 신창역 1048 출발
덕원프라자 1105 - 궁평리 1108 - 신례원정류장 1111 - 명지병원 1115 - 석양리 1117 - 발연주공아파트,예산여중교 1120 - 예산터미널 1123

예산군내버스는 시계외요금이 있으나, 우리가 탄 곳은 아산과 예산의 경계선 바로 근처였습니다. 그래서 요금은 1500원만 나가는데, 과연 우리가 탄 지 1분도 안 되어 예산군 이정표가 보입니다. 이제는 본격적으로 예산 버스를 타보게 된다는 게 실감이 나는 순간입니다. 예산 버스는 빠르게 달리는 편인데, 이번 노선에서도 그 맛을 느낄 수 있었으니 말입니다. -ㅅ- ㅋ

이번 버스는 예산과 신창역을 잇는 노선이었고, 신례원 역시 아주 자연스럽게 경유를 했습니다. 신례원 정류장은 로터리 오른편 한구석에 있었는데, 이 정류장을 들르기 위해 한 바퀴 도는 것이 나름 특이합니다. 덕분에 예산 방향 버스는 신례원 정류장을 어떻게 들르는지 개념을 알 수 있었죠.
 
 

▲ 신례원정류장 앞 로터리의 모습입니다. 정류장은 사진 오른쪽의 건물 옆에 있는데, P턴을 하는 걸 불사하고 정류장 앞을 찍고 가더군요.

 

▲ 신례원정류장 경유 경로입니다. 빨간색 화살표대로 시계 방향으로 돌면서 정류장에 정차하며, 신창 방향 역시 시계 방향으로 돌아서 정차합니다.

 

▲ 멀리 보이는 아파트는 발연주공아파트인데, 여기가 나오면 이제 예산 읍내에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신례원을 지난 버스는 남쪽으로 쭉쭉 달려주었고, 불과 12분만에 예산터미널에 도착합니다. 유구로 가는 군내버스는 오후 12시 13분에 있어 시간이 좀 남았고, 우리는 예산국수를 먹기로 하고 터미널에 내렸습니다. 터미널 바깥으로 나오니 청양교통 버스가 지나가는 것이 보이는데, 저게 바로 예산~청양 노선이구나 하게 되었죠. 그런데 차량을 보니 카운티도 아니고 스타리아였는데, 우리는 인구 감소의 영향을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됩니다. -ㅅ-;;;
 
 

▲ 예산터미널에 막 도착한 청양교통 군내버스. 청양에서 이곳 예산으로 오는 노선인데 스타리아로 운행하고 있다니, 인구 감소의 그림자가 좀더 짙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ㅅ-;;;

 

그런데 문제는 주변에 있었던 국수집이 폐업을 한 상태였고, 다른 먹을만한 곳은 보이질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터미널이 아니라 읍내로 더 들어가서 내렸어야 하는 건가 -ㅅ-;;; 결국 오늘 예산국수를 먹는 것은 실패로 돌아갔고, 우리는 터미널 안의 식당에서 국밥을 먹게 되었습니다. 다음 번에 예산을 오면 꼭 예산국수를 먹자고 다짐한 우리는 터미널의 시간표 및 요금을 확인한 다음, 오후 12시 13분에 출발하는 유구행 군내버스에 승차합니다.
 
 

▲ 하루 2번 있는 유구행 군내버스. 2023년 10월 현재, 차동고개와 녹천리를 가는 유일한 버스편이기도 합니다. -ㅅ-;;;

 
 
[예산 250번(예산터미널~예산교육지원청,주교오거리,예산고교,쌍송배기,예산종합운동장,시산리,산정리,귀곡2리입구,신양정류소,칠성암,대덕1,2리,차동리,차동고개정상,녹천3리,녹천교차로,유구읍사무소~유구터미널)][환승, 2200, 시계외요금]
예산터미널 1213 출발 - 예산교육지원청 1214 - 주교오거리 1218 - 쌍송배기 1225 - 예산종합운동장 1228 - 시산리 1230 - 산정리,대술교차로 1235 - 귀곡2리입구 1237 - 연리 1238 - 서계양입구 1241 - 신양정류소 1244 - 칠성암삼거리 1247 - 대덕2리 1248 - 대덕리,대덕교차로 1249 - 차동리,불무골 1252 - 차동고개정상 1255 - 녹천3리 1257 - 녹천리,녹천교차로 1259 - 유구입구,수촌교삼거리 1301

예산에서 유구로 가는 군내버스는 하루 2번 다니는데, 지금 버스가 막차입니다. 지금 시간대라도 탈 수 있는 게 그나마 다행일 지경이었죠. 유구는 공주 땅이었고 예산군내버스는 시계외요금을 받으므로 요금은 3600원이었지만, 무료환승 제도 덕택에 유구 간다고 하고 카드를 대니 기본요금 1400원이 빠진 2200원이 나갑니다. 때마침 유구를 가려는데 직행버스 대신 이걸 타게 되어버린 아주머니, 그리고 저와 석준형까지 3명이 탄 버스는 오후 12시 13분에 출발합니다.
 
예산읍내를 거쳐 대술 방향으로 내려가는데, 이번에는 과연 몇 명이나 버스를 탈 지 궁금해지더군요. 사실 이곳 예산은 터미널보다는 읍내에서 손님들이 많이 타게 되어있는 구조이므로, 터미널에서 3명 탄 것이 끝이 아니었던 겁니다. 과연 주교오거리와 군청, 쌍송배기를 거치니 좌석이 다 차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승객들 중 젊은이는 우리를 비롯하여 4명 정도밖에 없었고 나머지는 모두 어르신들이었습니다. 사실 충청남도만 해도 사람들 제일 많이 사는 지역인 천안 및 아산조차 외곽 읍면지역으로 나가면 어르신들밖에 안 보일 지경이니, 그 외의 동네들은 말이 필요 없었죠. -ㅅ-;;;
 
 

▲ 정오를 넘은 시간의 한적한 예산 읍내.

 

▲ 대술, 그리고 신양으로 내려가는 길. 이제는 가을이 완연합니다.

 

그런데 아까 예산으로 올 때 탔던 버스도 그랬지만 이번 버스도 경기도 버스와 똑같이 운전석 뒤, 그리고 내리는 문 바로 근처 이렇게 두 군데에 모니터가 달려 있더군요. 모니터 화면 아래에는 CNBUS라고 써 있었는데, 경기도 버스에서는 GBUS라고 써있는 걸 보았을 때, 이것은 충청남도 버스를 의미하는 것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충청남도가 경기도를 벤치마킹하는 듯한데, 예전처럼 시/군이 아니라 도에서 버스를 관리하는 사업을 계획 또는 추진중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저의 생각이 맞다면 이 모니터는 이곳 예산뿐만 아니라 다른 충청남도 버스들에도 설치가 진행 중일 것으로 보였으며, 충청남도 또한 경기도처럼 도에서 버스정보시스템(BIS)을 관리 및 운영(※)하는 날이 찾아올 것 같군요. -ㅅ- ㅋ

※ 경기도는 버스정보시스템을 도에서 직접 관리 및 운영중인데, 이것이 바로 수도권 거주 매니아들이라면 많이 들어가봤을 사이트인 <경기도 버스정보시스템>, 즉 GBIS입니다. 2023년 10월 현재, 도에서 직접 버스정보시스템을 관리 및 운영하는 곳은 경기도가 유일한데(특별시 및 광역시 제외), 다른 도들의 경우 버스정보시스템은 있으나 시/군 차원에서 각자 관리 및 운영하는 것에 그치고 있습니다.
 
 

▲ 운전석 바로 뒤쪽에 경기도 버스와 마찬가지로 TV 모니터가 달려 있는데, 중앙 하단에 CNBUS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이 모니터는 예산군내버스뿐만 아니라 충청남도의 다른 시/군의 버스들에도 설치가 진행중이었습니다.



대술 방향으로 힘차게 달린 버스는 대술 입구 삼거리에서 그대로 직진을 해버립니다. 송석리 숯골마을은 다음 번에 갈 날이 오겠지 생각하며 그대로 앉아 있으니 오후 12시 44분에 신양에 도착합니다. 신양중학교 조금 지난 지점에 정류장이 세워져 있었는데, 직행버스도 이 곳에 서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마침 석준형이 직행버스가 서는 장소가 여기라고 확인을 시켜주시더군료 ㅎㅎ).
 
 

▲ 대술 입구입니다. 오른쪽에 난 길로 가면 대술면 소재지로 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버스는 신양을 경유하기 때문에 그대로 직진을 해주었죠.

 

▲ (2장 모두) 충청남도 예산군 신양면 면소재지의 모습.

 

신양정류소에서 손님 몇 명이 내리고 칠성암 로터리에서 차동리 쪽으로 좌회전을 하니 산이 정말 많이 보입니다. 사실 유구라는 동네 자체가 산골짜기에 있기 때문에 어느 쪽에서 접근해도 산을 거칠 수밖에 없으나, 예산 쪽은 특히 험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결과이기도 했습니다. 그나마 이제는 10월 중순이었기에, 벼들이 익어가는 노릇노릇한 들판의 모습이 정말 끝내줬지요. ㅋㅋ
 
 

▲ 청양 가는 길과 유구 가는 길이 갈라지는 칠성암삼거리.

 

▲ 충청남도 예산군 신양면 대덕리의 모습. 여기도 벼들이 노릇노릇하게 익었더군요. ㅋㅋ

 

대덕리를 지나니 차동리가 나오는데, 여기에서 버스가 큰길을 버리고 왕복2차선 도로로 들어가줍니다. 차동리까지만 가는 노선은 왕복2차선 도로로 바뀌는 지점 바로 다음 정류장인 불무골에서 회차함도 알 수 있었습니다.
 
 

▲ 예산군내버스 안내방송(차동리, 불무동마을). 차동리까지만 가는 버스를 타도 들어볼 수 있습니다.

 

▲ 저 곳이 차동리까지만 가는 시간대의 버스가 회차하는, 불무골 정류장이었습니다.

 

▲ 예산군내버스 안내방송(불무동마을, 차동옛휴게소). 차동옛휴게소는 차동고개 정상에 있으며, 이 방송은 하루 2번만 들어볼 수 있습니다.

 

차동리에서 손님이 내리니 승객은 우리까지 5명밖에 없었으며, 불무골을 지나니 고갯길이 나오더군요. 드디어 버스가 차동고개를 오르기 시작한 것이죠. 엽돈재보다는 덜 험했지만, 여기도 역시 고개인 만큼 경사는 장난없었습니다. 차동고개 정상에 휴게소가 있었기에 안내방송에서도 차동고개 정상 대신 차동옛휴게소로 나오는 걸 들어볼 수는 있었지만, 도대체 고개 정상은 언제쯤 나오는 것인지 끝이 없었으니 말입니다.
 
 

▲ (2장 모두) 군내버스로 넘어가보는 차동고개. 이 고개를 넘어가는 대중교통편은 지금 우리가 탄 이 군내버스가 유일하며, 시외버스는 전부 차동터널로만 갑니다. 지금 이 버스가 막차라는 것은 안비밀이기도 했죠. -ㅅ-;;;;

 

▲ 예산군내버스 안내방송(차동옛휴게소, 녹천3리). 차동고개 정상에서도 승하차 가능함을 알 수 있습니다.

 
 
어쨌든 고개 정상에 이르니 공주시 이정표가 보이는데, 주변에는 폐허가 되어 없어진 휴게소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것도 차동터널이 개통된 후로는 차들이 이 곳으로는 잘 안 다니게 되어 그렇게 됐을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으려니, 의외로 노부부께서 이곳에 내리시더군요. 표지판조차 없어서 버스어플 및 포털사이트 지도에도 안 나오긴 하지만, 분명 안내방송에도 차동 옛휴게소 라고 나오는 곳이긴 하니 "보이지 않는 정류장"이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 차동고개 정상입니다. 사진 속 노부부가 버스에서 내린 분들이며, 노부부 왼쪽의 이정표는 공주시 유구읍이라는 내용이 적힌 이정표입니다. 또한 차동휴게소 터는 사진 왼쪽에 위치합니다.

 

▲ 멀어지는 차동고개 정상. 이제 여기를 오는 대중교통은 우리가 타고 있는 이 버스가 유구에서 예산으로 되돌아가는 딱 한번 뿐입니다. -ㅅ-;;;;

 

내리막길을 따라 내려가니 드디어 녹천리라는 지명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고개를 내려오면서 처음으로 보게 된 정류장이 다름아닌 녹천3리였기 때문입니다. 그 산 많다는 공주에서도 정말 외진 이곳에도 정류장 시설이 세워져 있더군요.
 
 

▲ 예산군내버스 안내방송(녹천리, 녹천리입구).

 

▲ 차동고개 정상을 지난 후로는 이렇게 내리막길이 쭉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 충청남도 공주시 유구읍 녹천3리. 이 도로를 따라 정면에 보이는 높은 다리 바로 밑까지 가면, 녹천3리 버스정류장이 나옵니다.



녹천리는 쩌는 1차로가 있지는 않지만, 버스편이 정말 저주받은 곳이라서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2023년 10월 현재, 녹천리를 가는 버스는 지금 우리가 타고 있는 이 하루 2번짜리 예산~유구 노선뿐이었기 때문이죠. 유구와 예산을 오가는 시외버스가 녹천리를 지나긴 하지만 정차는 하지 않는다고 하니, 정말 그림의 떡입니다. 공주시나 공주교통이나 하여간 하는 걸 봐서는 녹천리에 공주시내버스가 다시 돌아올 것 같지는 않고(차동고개 정상까지 운행하는 850번이 있었다가 없어졌더군요), 시외버스가 녹천리에도 서든가 예산군내버스가 저녁에 유구까지 한번 더 들어오든가 둘 중에 하나는 좀 해줬으면 좋겠더군요. 유구에서 오후 1시 5분에 예산으로 돌아가는 이 군내버스가 막차라니 나원참 -ㅅ-;;;
 
 

▲ 차동고개 옛길은 오른쪽에서 합류하며, 정면으로 직진하면 차동터널이 나옵니다. 녹천3리를 가려면 차동고개 옛길 쪽으로 가야 하는 것이었죠.

 

▲ 녹천리 버스정류장. 녹천교차로도 멀리 보입니다. 유구터미널 시간표에 나오는 녹천리 또한 이 곳이었죠.

 

▲ 녹천리 녹문마을.

 

▲ 예산군내버스 안내방송(녹천리입구, 유구입구). 우리가 내릴 곳이 유구입구로, 수촌교 바로 앞입니다.

 

사실 녹천리에는 희망택시가 운행중이었지만, 아무리 희망택시가 있다한들 택시회사 지원금으로 나온 예산을 삥땅칠 문제도 그렇고, 요금 보전을 위한 예산이 생각보다 꽤 드는 것 때문에라도 얼마나 지속이 될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하여간 참 답이 없는 녹천리를 지나니 곧 유구 읍내가 멀리 보이기 시작했고, 우리는 읍내 어귀의 삼거리 앞 다리에서 하차하였습니다. 전에 이 곳을 지나가면서 보았던 바로는 여기에서도 내릴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은 했었는데, 벨을 눌렀더니 과연 기사아저씨께서 정말 그 위치에 내려주시네요. ㅎㅎ
 
 

▲ 유구 읍내 입구인 수촌교. 이 다리 앞에서도 내릴 수 있었습니다. 우리를 내려주고 유구터미널로 가버리는 예산군내버스도 보입니다만, 유구터미널 출발시간이 오후 1시 5분이기 때문에 금방 돌아나올 겁니다.

 

▲ 공주 700번이 공주로 나가는 모습도 보입니다. ㅋㅋ

 

▲ 유구 읍내 외곽을 따라 흐르던 하천. 이 하천의 이름을 지도로 확인하니, 고현천이었습니다.



[도보]
유구입구,수촌교삼거리 1301 - 여드니 1344

우리와 함께 예산에서 버스를 탔던 아주머니도 여기에 내리더니 다리를 건너 어디론가 가버리시더군요. 우리도 유구 읍내를 등지고 여르니, 아니 여드니마을을 향해 슬슬 걸었습니다. 여기는 아침에 비가 내렸는지 길이 축축했지만, 지금은 해가 쨍쨍한 탓에 어느정도 말라 있어 걷는 데에 애로사항이 있지는 않았습니다.
 
 

▲ 유구천을 따라 걸어보는 여드니 가는 길.

 

오른편으로 우리가 그간 버스로 지나왔던 익숙한 도로가 보였지만 여드니에 가까워지니 그것도 사라져버렸고, 1차로 길을 따라 계속 앞으로 걸어가니 드디어 여드니 버스종점이 등장합니다. 여르니다~!
 
 

▲ 여드니 쪽으로 계속 걸어가니 유구천은 어디론지 사라져 버리고, 산이 보입니다.

 

▲ 여드니마을 어귀에 있는 나무 한 그루. 길이 좁은데, 이 길로 버스가 다닙니다. ㅋㅋ

 

▲ 충청남도 공주시 유구읍 신영리 여드니마을 버스종점.

 

종점 구석의 마을회관 근처에 있다가 시간 맞춰 종점으로 나와보니 버스가 들어오는 것이 보입니다. 오우~ 혁님~! ㅋㅋ
 
 

▲ 우와~! 버스 온다~! ㅋㅋ



[공주 830번(유구터미널~유구1리,신영2리~여드니)][1500]
여드니 1408 도착 및 출발 - 유구1리 1214 - 유구터미널 1415

이렇게 여드니 노선(830)을 탈 수 있는 것도 정말 복이었습니다. 이것 역시 사실상 지금 시간대에만 탈 수 있다보니, 나오면서 보게 되는 쩌는 길 역시 좀더 크게 다가옵니다. ㅎㅎ
 
 

▲ (3장 모두) 여드니 노선(830)의 개쩌는 1차로 길. ㅋㅋ

 
 
우리 두 명만 달랑 태운 버스는 5분만에 유구터미널에 도착하였고, 우리는 바로 편의점에 들러 신양까지 표를 끊었습니다. 시외버스를 타는데도 2000원이라니 우등이 도배된 요즘 시대에 정말정말 바람직한(?) 요금이 아닐 수 없네요. ㅋㅋ
 
 

▲ 이 당시 끊었던 유구~신양 시외버스 승차권. 요금은 정말 2000원입니다.

 

▲ 유구터미널 요금표. 여기서 신양은 2000원이나, 서산은 거의 만원 돈입니다. 그나마 공주~서산 노선은 우등버스가 아닌 게 천만다행이죠. -ㅅ-;;;

 

오후 2시 26분이 되자 시외버스가 도착하는데 이번 시간대는 예산과 당진을 거쳐 서산까지 연장 운행하는 때었습니다. 고속도로는 안 타는 노선이었기에, 요금은 그렇다쳐도 시간은 얼마나 걸릴지 후덜덜했습니다. 이걸 신양까지만 타기로 한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더군요.
 
 

▲ 오후 2시 38분에 이곳 유구터미널을 출발하여 예산, 당진을 거쳐 서산으로 가는 시외버스. 다음 버스는 2시간쯤 뒤에 있습니다. -ㅅ-;;;;

 

▲ 이번에는 LED가 잘 나오게 찍어봅니다. ㅎㅎ LED에는 유구~서산으로 나오지만, 사실 유성시외터미널에서부터 출발하여 이곳으로 온 버스입니다.



[충남고속 유성~공암,공주,우성,사곡,신풍,유구,신양,쌍송배기(임성동),예산,신례원,합덕,신평,기지시,당진,운산,음암~서산)][2000]  ※ 유성시외버스터미널 1317 출발
유구터미널 1426 도착, 1438 출발 - 녹천리,녹천교차로(무정차) 1442 - 차동터널(무정차) 1444 - 신양 1450

승차권을 내고 자리에 앉아 있으니 오후 2시 38분이 되자 바로 출발합니다. 아까 예산군내버스로 넘어왔던 녹천리 쪽으로 버스가 가긴 했지만 과연 녹천리는 정차하지 않았으며, 녹천교차로 이후로는 큰 길 따라 쭉 직진하여 차동터널로 가더군요. 그래서인지 달랑 10분 지나니 신양이 가까워져 오고 있었는데, 어라? 버스가 가는 걸 가만히 지켜보니 신양 시가지 어귀가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이거 가만히 있으면 신양을 그냥 통과해 버리는 것이 아닐까 싶은 이상한 느낌에 저는 기사아저씨께 신양 안 서는지 여쭤보게 되는데, 기사아저씨께서 깜빡했다며 사과를 하시며 바로 버스를 세우고 문을 여십니다.

하마터면 큰일날 뻔했더군요.
기사아저씨께서 실수하신 거라 고의는 아니었지만, 얼마나 여기서 타거나 내리는 사람이 없었으면 정차하는 곳인지도 모르고 그냥 가버릴까 싶은 생각도 들었죠. 유구에서 타는 사람들은 십중팔구 예산까진 그대로 타고 갈 것이므로 우리의 경우 백배 양보해서 별종(?)이라 할 수도 있지만, 신양에서 타는 사람들 또한 예산 읍내까진 간다는 사실을 외면하는 바보짓을 할 리가 없는 거니까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신양 정류장을 향해 다시 슬슬 걸어가니 때마침 오늘 축제가 있는지, 신양중학교 운동장이 떠들썩한 모습을 봅니다. 운동회 같은 건 아니었지만 활기가 도는 모습 좋습니다. ㅋㅋ
 
 

▲ 신양중학교 운동장에 축제가 벌어졌는지 정말 떠들썩했습니다.

 

▲ 어쨌든 도착한 신양정류소. 우리가 타고 왔던 직행버스도 여기 정차합니다.

 

그런데 막상 정류장에 도착하여 여래미리 가는 버스를 기다리니 이상하게도 버스가 안 오더군요. 도착할 때가 지났는데도 오질 않아서 우리는 어리둥절해하며 정류장에 서 있었습니다. 우리보다 먼저 버스가 가버린 것 아닐까 싶었지만, 여래미리행 버스의 예산 출발 시간도 그렇고, 우리가 유구에서 직행버스를 타고 신양으로 오는 동안 군내버스는 단 한 대도 보지 못했었던 것도 그렇고 좀더 기다려보기로 한 것입니다. 이윽고 오후 3시 8분이 되니 여래미리 가는 버스가 등장하여 우리는 바로 승차합니다.
 
 

▲ 신양정류소 건너편의 모습입니다. 예산 방향 군내버스 및 직행버스 타는 곳은 처갓집 양념통닭 앞이라는 것이 예상되더군요. ㅋㅋ

 

▲ 예산으로 가는 110번. 알고보니 이 일대에서 예산으로 돌아가는 건 거의 대부분 110번으로 하고 다니더군요. 돌아갈 때는 죄다 900번이 되어버리는 보령시 시내버스도 아니고 이거야 원 -ㅅ-;;;

 

▲ 어쨌든 결국 타게 된 여래미리 노선. 가지2리도 끼어 있습니다. ㅋㅋ

 
 
[예산 212-1번(예산터미널~예산교육지원청,(→예산역),예산중교,예산시장,쌍송배기,예산종합운동장,시산리,산정리,귀곡2리입구,신양정류소,칠성암,여래미리입구,가지리입구,(→가지2리,가지리입구),여래미리입구,만사리~여래미리)][1400]  ※ 예산터미널 1433 출발
신양정류소 1508 - 칠성암 1509 - 여래미리입구 1511 - 가지2리,가지리입구 1512 - 가지2리종점(회차) 1514 - 가지2리,가지리입구 1516 - 여래미리입구 1517 - 만사리 1519 - 여래미리종점 1522

버스에 올라보니 할머니 두 명과 기사아저씨 말고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우리를 태운 버스는 빠르게 직진을 하여 칠성암 삼거리를 통과하였고, 청양 방향으로 내려가다가 여래미리를 지나 가지2리에서 좌회전을 하여 가지2리 안으로 들어가줍니다. 누가 갓! 예산 아니랄까봐 개쩌는 1차로 길이 눈앞에서 펼쳐지는군요. 키아 ㅋㅋ
 
 

▲ 신양에서 그대로 직진을 하여 청양쪽으로 내려갑니다.

 

▲ (2장 모두) 가지2리의 쩌는 1차로 길입니다. 오우~ 혁님~! ㅋㅋ

 

▲ 충청남도 예산군 신양면 가지2리 버스 회차지.

 

가지2리를 나온 버스는 예산 방향으로 올라가다가 여래미리 안쪽으로 우회전을 해줍니다. 오늘의 계획상 광암리에서 청양 가는 버스를 타야 한다는 걸 생각하면 이 버스가 가지2리부터 가는 바람에 도보 거리가 확 늘어버려 아쉬울 따름이었지만, 워낙 버스가 적은 동네니 어쩔 수 없었죠. 처음에는 왕복2차로 도로를 따라가던 버스는 역시 갓! 예산의 1차로 길을 보여줍니다.
 
 

▲ (2장 모두) 이번에는 여래미리의 1차로입니다. 아까 가지2리보다 좀더 깊이 갑니다.

 

여래미리 종점에 도착하니 오후 3시 22분이더군요. 버스는 3분 정차한 후 예산을 향해 다시 떠납니다.
 
 

▲ 여래미리 종점에서 출발 대기중인 예산교통 군내버스.

 

▲ 여래미리 버스 시간표. 우리가 타고 온 버스는 110번으로 바뀌며 오후 3시 25분에 예산으로 되돌아갑니다.

 

▲ 충청남도 예산군 신양면 여래미리 종점 버스정류장.



[도보]
여래미리종점 1522~1525 - 광암리,요양병원 1621

우리는 버스가 멀리 사라지는 것을 보며 광암리를 향해 슬슬 걸어갑니다. 가을이라 시원한 바람이 부는 것이 정말 좋았습니다.
 
 

▲ 여래미리를 떠나는 군내버스.

 

▲ 버스가 이 길로 왔다갔다 하는 겁니다.

 

▲ 버스정류장 표지판과 함께하는 맑은 하늘. 하지만...

 
 
하지만 윈디의 정보는 틀린 것이 아니었습니다.
사실 오늘은 비 오는 날이었는데, 집에서 나올 때는 비가 살짝 내렸었지만 이곳 예산은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이라 날이 맑았었던 것이죠. 하지만 여기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비구름의 영향을 받아 하늘이 흐려지기 시작합니다. 버스 다니는 길에서 벗어나 가지리로 가는 언덕을 지나니 흐려진 하늘이 보였죠.
 
 

▲ 여래미리를 벗어나 가지리로 진입하는데, 하늘이 흐려지고 있었습니다.

 

가지리 바깥으로 나오니 청양으로 가는 왕복2차선 도로가 보였고, 그 도로를 따라 걸어가니 추광리가 적힌 이정표도 볼 수 있었습니다. 추광리는 청양에 속한 동네인데, 오늘 가보게 될 곳이자 그분과 석준형에게 있어서는 노동리~야광 산타기의 추억이 있던 곳이라 감탄이 나오게 되네요. ㅎㅎ
 
 

▲ 예산과 청양의 경계인 광암교차로.



광암2리 정류장을 지나 계속 직진하니 드디어 요양병원 정류장이 보입니다. 마침 정류장 시설 및 의자도 있길래 거기에서 쉴 수 있었죠. 버스시간은 충분하다고 했던 석준형의 말 역시 잘 맞아들어가는 것도 체험하구요. ㅋㅋ
 
 

▲ 충청남도 청양군 운곡면 광암2리 버스정류장.

 

▲ 광암리 요양병원 버스정류장. 청양~광암리 노선의 종점이자, 청양~추광리 노선의 중간 경유지입니다.

 

그런데 청양 버스를 기다리며 의자에 앉아 있으니 설마했지만 정말로 비가 쏟아집니다. 윈디 앱으로 본 바로는 수도권 위주로 비가 좀 내리고 마는 수준이라 크게 걱정은 안 되었지만, 어쨌든 정류장에 지붕이 있었던 것이 천만다행일 지경이었죠. 오후 4시 40분이 되니 청양군내버스 한 대가 달려와 회차를 하는데 차량이 중형버스인 그린시티였던 것은 물론, 색깔도 완전 경기도 마을버스 같았습니다. 청양교통 버스는 빨간색 줄 그어진 도색을 사용하는 것을 고려하면 다소 의외더군요.
 
 

▲ 비를 뚫고 등장한 청양군내버스.

 

▲ 회차를 마친 청양군내버스. 기사아저씨께서 그냥 이쪽으로 와서 타라는 제스처를 하셔서, 우리는 길을 건너 저 버스를 타러 갑니다.



[청양 210번(청양터미널~(→백천리,위라2리),(←효제2리,중묵리,학당리,청양경찰서),후덕,모곡리,(↔냉정동,신대2리,냉정동),영양리,(←미량1리),미량리~광암리)][1400]
광암리,요양병원(회차) 1640 도착 및 출발 - 미량1리(회차) 1647 - 영양1리 1649 - 신대2리입구 1651 - 냉정동 1654 - 신대2리(회차) 1657 - 냉정동 1700 - 신대2리입구 1702 - 모곡리,운곡초교 1703 - 후덕 1707 - 고인돌마을 1708

아마도 경기도 마을버스 회사에서 구입하려다가 취소한 차량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후미를 밀어넣어 회차를 마친 버스가 우리 쪽으로 오지 않고 가만히 서있더군요. 알고보니 기사아저씨께서 그냥 여기서 타라고 손짓을 하셨기 때문이었고, 우리는 버스 쪽으로 뛰어가 승차합니다. 청양군내버스도 아까 예산 버스에서 봤던 CNBUS 모니터가 설치되어 있었는데, 제 생각 중 절반은 맞아 들어갔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아까 예산군내버스에서 보았던 CNBUS 모니터가 청양에도 있었습니다. 화면이 경기도 버스의 그것과 유사했는데, 저 모니터는 도 차원에서 설치가 진행중인 것이 맞더군요.



아무튼 버스는 청양을 향해 남쪽으로 달리는데, 이번 시간대는 미량1리와 신대2리를 경유합니다. 처음 미량1리입구에서 우회전을 한 버스는 짧은 1차로 길을 달려 미량1리 마을회관 앞에서 회차합니다.
 
 

▲ 미량1리 버스 회차지.

 

▲ 충청남도 청양군 운곡면 미량1리 마을회관. 미량1리 경유는 이곳까지 들어와 회차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 미량1리 경유 시 지나가볼 수 있는 1차로 길. ㅋㅋ

 

운곡면사무소가 있는 모곡리 바로 직전에서 버스는 좌회전을 하는데, 이렇게 들어가게 된 신대2리는 아까 미량1리와 다르게 왕복2차로였지만 정말 한참 들어갑니다. 고개에 이어 저수지까지 나오는데, 경치는 참 좋았지만 비가 내리고 있어 사진을 찍기가 어렵다는 게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1차로 길이 없으면 섭하죠. 회차지 직전에 도달하니 언제 2차로였냐는 듯 1차로 쩌는 길이 나와주더군요.

회차지에는 공터와 함께 정류장 시설까지 세워져 있었고, 그 뒤에 집 두어 채가 보이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비가 와서 차창이 온통 성에 투성이였지만, 어렵사리 회차지를 사진으로 박아줍니다.
 
 

▲ 충청남도 청양군 운곡면 신대2리 마을회관. 상당히 깊숙한 곳인 이곳까지 버스가 오더군요.

 

▲ 석준형이 촬영해준 신대2리 회차지 버스정류장.

 

▲ 버스는 저 길로 들어오고 나갑니다.

 

▲ 어렵사리 박아낸 신대2리의 1차로 구간. 쩝니다. ㅋㅋ

 

▲ 신대저수지의 모습.

 

신대2리에서 나오는 데만 6분 가까이 걸렸고, 우리가 있는 행정구역인 운곡면의 면소재지인 모곡리를 지나니 청양읍내도 보다 가까워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모곡리를 지난 버스는 위라리 쪽으로 직진하지 않고 중묵리 쪽으로 우회전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버스가 가는 걸 보니 오후 5시 10분까지 청양터미널을 가는 것은 아무리 봐도 불가능하다 싶었는데, 버스마저 위라리 쪽으로 가질 않으니 우리는 얼른 버스에서 내릴 수밖에 없었죠. 우리는 버스에서 내려 왔던 길로 다시 거슬러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 우리가 서둘러 내리게 된 고인돌마을 정류장. 중묵리로 가는 길 초입이었습니다.

 
 
원래의 계획은 청양으로 내려가면서 시간 봐서 적당한 곳에 내려 대망의 추광리 노선을 타는 것이었지만, 이 사건 때문에 두 가지 문제가 생기고 말았습니다. 우리가 타려던 추광리행 버스는 청양에서 오후 5시 10분에 출발하여 위라리를 지나 운곡으로 올라오는데, 우리가 탔던 버스가 중묵리로 가버리는 바람에 끊어탈 방법이 없어진 것이 첫 번째 문제였으며, 방죽골을 날려먹게 된 것이 두 번째 문제였습니다. 방죽골은 하루 2번뿐인지라, 오후 5시 10분 추광리행 버스를 타는 것 말고는 답이 없었던 겁니다. ㅜㅜ
 
 

▲ 중묵리로 가는 길과 위라리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후덕 정류장. 여기서 청양까지는 위라리 경유가 최단경로입니다.



어쨌든 추광리, 그리고 야광은 가봐야하니 우리는 울며 겨자먹기로 버스를 기다릴 수밖에는 없었는데, ???: 나는 가봐서 상관없는데 우리 느으~님이 문제지 ㅋㅋ 물론 장난으로 말만 그렇게 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ㅋㅋ 그나마 비가 그쳐 있었던 것이 천만다행이었습니다. 마침 도로 공사 때문에 길이 온통 파헤쳐져 있는데 비가 내린 덕택에 도로가 좀 진창이긴 했지만, 어쨌든 길을 건너 버스를 기다리니 오후 5시 27분이 되자 LED에 204번을 띄우고 있는 청양교통 카운티가 달려옵니다.
 
 

▲ 방죽골은 날려먹었지만, 어쨌든 타게 된 추광리 노선입니다.

 
 
[청양 204번(청양터미널~백천리,위라2리,(→위라1리),후덕,모곡리,영양리,미량리,광암리,추광리마을회관,(→야광,추광리마을회관)~추광리종점)][환승]  ※ 청양터미널 1710 출발
후덕 1727 - 모곡리,운곡초교 1729 - 신대2리입구 1731 - 영양1리 1733 - 광암리,요양병원 1736 - 추광교,추광리마을회관 1738 - 추광리,야광(회차) 1740 - 추광교,추광리마을회관 1743 - 추광리 1744

방죽골을 날려먹고 타게 된 점은 참 냐잉하지만 어찌됐든 야광, 그리고 추광리종점은 가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 외에도 학생 1명과 어르신 1명을 태운 버스는 광암리까지 쭉 직진하였고, 요양병원 정류장 바로 근처의 길로 우회전을 하여 추광리로 들어가줍니다. 아까 청양쪽으로 내려올 때 탔던 버스가 회차를 위해 후미를 집어넣은 그 곳으로 가는 것이 참 신기합니다. 추광리로 들어가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추광리 마을회관이 보이고 야광으로 가는 길과 추광리종점으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장소가 나오는데, 여기에서 어르신이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사진 찍기가 참 어려웠습니다. 우리가 버스에 타고 있는 동안 다시 비가 오는 바람에, 유리창이 온통 빗물 그리고 성에 투성이가 되고 말았던 겁니다. -ㅅ-;;
 
 

▲ 충청남도 청양군 운곡면 추광리 마을회관. 여기에서 추광리종점 가는 길과 야광 가는 길이 갈라집니다.

 

이번 버스는 야광부터 먼저 가는데, 길은 전부 왕복2차로였지만 정말 깊이 들어갑니다. 야광 종점은 카카오맵에 나온 것보다 좀더 깊이 들어간 곳이었는데, 여기에도 정류장 표지판이 세워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날씨 때문에 차창의 상태가 좋지 못하여 사진으로 제대로 남길 수 없었다는 것은 정말 아쉬울 따름이었죠.
 
 

▲ 야광 종점입니다. 사진에는 없지만 정류장 표지판이 세워져 있으며, 카카오맵에 나온 위치보다 좀더 들어간 곳입니다. 네이버 지도에서는 이 장소도 제대로 나와 있습니다.

 

▲ 야광종점 바로 전 정류장입니다. 추광리(야광)이라고 적혀 있으며, 2023년 12월 현재도 카카오맵에서는 여기가 종점이라고 나옵니다(네이버는 제대로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야광에서 학생을 내려주고 추광리종점을 향해 달리는데, 야광종점에 도착한 시간은 벌써 오후 5시 40분이었습니다. 아무리 봐도 추광리종점까지는 5분 넘게 걸릴 각인데, 추광리종점에서 예산 버스를 탈 수 있을지 걱정했던 석준형의 우려가 현실이 되어가는 순간이었죠. 예산 버스가 추광리종점을 출발하는 시간은 오후 5시 50분이지만 실제로는 2~3분쯤 조발하는 일이 많다보니, 추광리종점에 도착하자마자 예산 버스가 출발해버리는 좆같은 일을 겪는 수가 있었던 겁니다.

하지만 우리가 탄 버스가 제법 빨리 달려줌에도 불구하고 추광리종점에는 시간 내에 도착할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우리는 추광리종점까지 단 2정류장을 남겨두고 버스에서 내려야만 했습니다. 노동리에서 야광까지 산을 타야 하는 것은 확정이 되었죠. -ㅅ-;;;

울며 겨자먹기로 버스에서 내리니 오후 5시 50분이 되어 예산 버스가 도착합니다.
 
 

▲ 예산~추광리 노선입니다. 이제는 버스어플 및 포털사이트 지도의 힘으로 이곳 추광리에서 청양군내버스와 예산군내버스가 만난다는 걸 아는 사람들이 조금이나마 늘어난 듯하더군요. 나무위키에도 적혀있을 지경이니까요. ㅋㅋ 하지만, 이 노선에도 시계외요금이 존재한다는 점은 조심해야 할 것입니다.

 
 
[예산 203번(추광리종점→추광리마을회관,광암리,가지리입구,여래미리입구,칠성암,신양정류소,귀곡2리입구,산정리,시산리,예산종합운동장,쌍송배기,예산고교,주교오거리,예산교육지원청~예산터미널)][2400, 시계외요금]  ※ 추광리종점 1748 출발(2분 조발)
추광리 1750 - 추광교,추광리마을회관 1752 - 광암리,요양병원 1755 - 가지2리,가지리입구 1757 - 여래미리입구 1758 - 칠성암 1800 - 신양정류장 1801 - 서계양입구 1805 - 연리 1807 - 산정리,대술교차로 1810 - 시산리 1814 - 예산종합운동장 1816 - 쌍송배기 1818 - 주교오거리 1824 - 예산해봄센터 1825

정말 딱 오후 5시 50분에 버스가 온 것을 보니 추광리종점에서 2분가량 조발한 것이 맞았습니다. 추광리종점까지 그냥 갔더라면 눈앞에서 예산 버스가 가버리는 걸 보았을 것이었죠. 그런데 예산역으로 간다고 하니 기사아저씨께서 2400원 내야 한다고 합니다. 여기는 청양군이지만 예산/청양 경계에 딱 붙어 있는 곳이라 설마 시계외요금이?? 했었는데, 이 노선에도 시계외요금은 있었습니다. 우리가 탄 곳에서 군계까지의 거리를 재보니 꼴랑 3km밖에 안 되는데도 시계외요금이랍시고 1000원을 더 내야 하다니 정말 살벌하더군요. 예산은 군 경계가 아니라, 기점에서부터의 거리로 시계외요금을 부과한다는 것도 알 수 있었죠. 그렇지 않다면 추가요금이 1000원씩이나 나올 리가 없으니 말입니다. -ㅅ- ㅋ

방죽골도 날리고 노동리에서 야광으로 산을 넘어가는 것마저 확정이라니 참 오늘 추광리에서는 일이 안 풀리긴 했지만, 그래도 어쨌든 오늘 귀가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았던 것이 다행입니다. 뭐, 노동리에서 야광으로 넘어가는 것은 어차피 한 번은 거쳐야 하니 순리대로 가는 것이기도 하구요. ㅋㅋ 그래서 우리는 12월 이후로 기회를 보아 노동리 노선도 해결할 겸 야광으로 이동하기로 했죠.

추광리를 나온 버스는 광암리를 찍고 예산을 향해 쭉 직진해 줍니다. 타는 사람이 없어서인지 안 그래도 빠른 예산 버스는 아주 급행열차가 따로 없었고, 예산역 바로 근처인 예산해봄센터에는 35분만에 도착합니다. 예산역으로 걷는 길에 빵집에서 빵을 사 먹었는데, 옛날 동네 빵집이 그대로 살아 있어서 반갑더군요. ㅎㅎ

장항선 열차는 보나마나 매진이겠지만, 코레일톡으로 확인해보니 정말 매진 상태라서 우리는 역 창구로 직행하여 입석 표를 끊었습니다. 무궁화호인데다 입석이다보니 수원까지 끊어도 4900원이라 요금이 5000원이 채 안 되는데, 정말 대박이 따로 없더군요. 우리는 오후 6시 49분에 도착한 용산행 열차를 타고 귀갓길에 오르게 됩니다.
 
 

▲ 예산역의 모습입니다. 사진에서는 사람이 없어 한적해 보인다구요?

 

▲ 용산행 열차가 들어오는 모습입니다. 역에 사람이 없을리가 없죠. ㅋㅋ

 
 
누가 대한민국에서 열차표 구하기 힘든 노선들 중 하나 아니랄까봐, 예산역에서 열차를 기다리는 사람도 많았고 열차 안에도 사람들이 많더군요. 막상 열차를 탔더니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카페객차였던 칸도 없어서 좀 냐잉하긴 했지만, 어떻게든 버티면서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ㅅ-;;;

장항선 열차를 타게 되면 무궁화호든 새마을호든 상관없이 겪게 되는 숙명이지만, 서해선이 좀 얼른 개통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추광리에서 일이 좀 안 풀리긴 했지만 그래도 오늘은 차동고개와 여드니, 여래미리를 가보게 되어 재미진 하루였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