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동대구역에서 오전 8시 4분에 출발하는 서울행 KTX를 승차하여 김천구미역으로 이동함.
2. 동대구역에서 김천구미역 간 요금은 기본요금인 8400원이었기 때문에 미소가 지어짐. ㅋㅋ
3. 그런데 들어오는 열차가 KTX 산천이라 여태껏 한 번도 타보지 못했던 산천 열차를 이번에 타보게 되는데, 아무래도 제작 당시의 기술력을 생각한다면 전반적으로 프랑스에서 들여왔던 기존의 KTX-1 열차가 낫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음.
4. 김천구미역에 내려 만나게 된 김천혁신도시는 그야말로 한가한 모습이었음. 딱 봐도 시외교통은 김천구미역 믿고가는 곳이라서 충북혁신도시보다는 훨씬 사정이 낫지만, 시내에서도 거리가 좀 있는 곳에 조성된 탓에 성공한 도시라고 보기는 무리가 있었음.
5. 그래도 다행인 점은 기존 김천 시가지에서 혁신도시를 오가는 버스편 자체는 생각보다 많이 있었고 배차간격도 고른 편이었다는 점인데, 김천시내버스의 독특한 노선번호 체계만 숙지된다면 오가는 데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사료되었음.
6. 일과를 마치고 김천 시내도 구경을 하면서 저녁을 먹어보기로 하고, 버스를 타고 삼각로타리로 이동하였음. 삼각로타리 근처에 황금시장이 있어서 이곳을 가보기로 했기 때문임.
7. 김천시내버스를 탔기 때문에 별도로 추가요금 없이 1400원만 냈는데(사실 구미시내버스를 타게 됐더라도 목적지가 김천 시내여서 추가요금은 안 받았을 듯), 내리는 문에 요금부과 기준 변경 안내문이 붙어 있는 것을 발견함.
8. 김천버스는 잘 달리는 편이었지만 중간에 신호가 꽤 있어서 삼각로타리까지는 20분 정도 걸림.
9. 카카오버스로 경로 확인을 해보면서 김천은 버스의 실시간 위치 반영이 생각보다 굼뜨다는 중요한 사실을 발견함. 실제 버스의 위치는 카카오버스에 찍힌 버스 위치보다 한 정류장씩 더 가서 있는데, 김천시내버스는 실시간 위치 조회를 할 때 다소 주의가 필요함을 알 수 있었음(네이버 지도를 통하여 위치 확인을 해도 카카오버스와 똑같은 현상 있음).
10. 황금시장에 들어갔으나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아 본인이 찾으려는 물건은 이번에도 없었고, 시장에서 저녁이나 먹기로 하고 가게를 찾아봄. 도중에 지례흑돼지 간판과 진주로 가는 거창고속 시외버스를 목격함.
11. 아직 오후 6시 30분이 갓 넘은 시간인데 시장은 문 닫은 가게들이 더 많이 보였음.
12. 시장이 크지 않아 한바퀴 둘러보는 것은 금방이었는데, 문을 연 식당이 돼지국밥과 순대를 파는 가게들밖에 없어서 돼지국밥과 수육으로 저녁을 먹기로 결정함.
13. 그런데 돼지 누린내가 많이 나는 곳들이 태반이라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하게 됨. 돼지국밥은 좋아하는 음식들 중 하나라서 누린내가 있다고 하여 못 먹지는 않지만, 누린내를 잡고 깔끔한 맛을 내는 가게가 잘하는 가게였기 때문임.
14. 그러다가 "지례옛날순대" 라는 이름의 가게 앞에 가보니 여기는 누린내가 나지 않아 이곳으로 들어가 돼지국밥 하나와 수육 소짜 하나를 주문함.
15. 돼지국밥과 수육으로 밥을 먹고 있는데, 옆자리에 아저씨 한 분과 젊은 여자 한 분이 와서 주문을 하고 이야기를 하고 있었음. 억양을 들어보니 역시 경북이었고, 대구와는 비슷하지만 약간 다른 느낌이라 이곳 주민이라는 느낌이 들었기에 김천말을 들어볼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음.
16. 밥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아저씨와 젊은 여자는 아버지와 딸이었고 취업 문제로 이야기를 하고 있었음. 딸이 필자의 동생과 또래정도 되어서 필자의 동생을 보는 느낌도 들었고, 이곳 김천은 일자리가 그리 녹록치 않으며 대학을 나오는 것 또한 무조건 정답이 되지 않는다는 등 여러가지 현실 또한 있기에 계속 대화를 듣게 됨.
17. 하지만 생각외로 따님이 사무직뿐만 아니라 생산직도 상관없다는 이야기를 하길래 당찬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음. 결국 어쩌다보니(...) 필자도 끼어들어 같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하게 되었고, 취업 문제가 잘 풀리길 바란다며 파이팅 해주고 서로 인사해가며 가게를 나서게 됨. ㅋㅋ
18. 이야기 도중에 따님이 "여기 김천 맛집인데 어떻게 알고 오셨어요?" 라면서 놀라워 하는 게 인상깊었음. 참고로 필자는 미리 검색해보고 온 게 아니라, 여기에 뭐가 있는지 아무것도 모르는 백지 상태에서 직접 둘러보고 골라서 왔다는 거... 스타크래프트로 비유하자면 맵핵 켜지 않고 정찰하면서 시야 밝혀가며 정직하게 게임한 거다
19. 다시 삼각로타리로 걸어나온 필자는 혁신도시로 돌아가기 위해 터미널 방향으로 걸어가면서 주변 구경을 함.
20. 그런데 아직 오후 7시 30분도 안 됐는데 길에 사람이 안 보이고 도로에 차들도 잘 안 보이며, 불꺼진 건물들이 태반이었음. 아무리 김천 인구가 13만밖에 안 된다지만 경부선 철도도 있고 김천역은 필수 정차역인데도 이 모양이니, 외진 곳에 있는 군 단위 지역은 어떨지 상상도 안 됨.
21. 이쯤되니 아까 혁신도시에서 보았던 김천구미역 방향 버스 시간표에서 오후 10시, 11시에도 오가는 버스가 있다는 것이 정말 놀라울 지경이었음. 어찌됐든 12-3번을 타고 혁신도시로 돌아가는 것으로 일정 마무리.
워낙 특별한 게 없다보니(...) 부득이하게 메모체로 써본 여행기입니다. 저녁에 시내구경 한 게 전부였긴 하지만, 김천의 맛집도 하나 찾아내고 삼각로타리라는 다소 독특한 이름의 장소도 가봤다는 데에 의미가 있었네요. 또한 돼지국밥집에서 만났던 따님이 취업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 날이기도 합니다. 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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