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선 전철도 대곡 그리고 일산까지 가겠다, 그동안 가기 힘들었던 고양 및 파주의 노선들도 타보기로 하고 집을 나섭니다. 원당역에 도착하니 오전 9시 33분이었는데, 확실히 서해선 전철의 효과가 어마어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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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문제는 013번 마을버스가 도무지 나타날 생각을 하질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박털보네 지선 시간에 맞춰서 여길 온 건데... 설마?????
진짜 그 설마가 맞았습니다.
마침 정류장으로 들어온 012번에서 기사아저씨가 내리길래 여쭤봤더니(같은 회사임) 013번도 평일에만 운행을 한다는 겁니다. -ㅅ-;;;
2024년 현재 마을버스는 기사 부족으로 인해 차츰차츰 몰락의 길을 걷고 있는데, 고양시가 특히 직격탄을 제대로 맞았더군요. 여기는 노선들 좀 타보려면 꼭 한두개씩 펑크가 나는 게 참 좆같았으나, 어쨌든 오늘의 계획을 위해 관산동 가는 012번을 타기로 합니다만... 이것도 주말이라 오전 10시 15분에나 차가 있더군요. 아오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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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교통 018번(원당역~원당시장,고양시청,원당초교~우일시장)][환승]
원당역 0955 출발 - 리스쇼핑,원당시장 0958
첫 타자부터 물을 먹고 대타마저 이 모양 이꼴이니 짜증이 나지만, 어쨌든 환승시간 연장은 해야하니 오전 9시 55분에 출발하는 018번을 타고 원당시장까지만 갑니다. 012번이 오려면 20분 가까이 기다려야 하다보니 편의점에 들러 현금을 뽑고(오전이라 그런지 시장은 열지도 않았더군요) 정류장으로 다시 돌아오니 오만가지 노선버스들이 지나다니는데, 우째 제가 가려는 방향의 버스만 오래 기다려야 하는 건지... 어렸을 때부터 겪었던 징크스지만 정말 지긋지긋할 따름이네요.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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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오전 10시 18분이 되자 관산동으로 가는 012번이 드디어 나타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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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운수 012번(원당역~원당시장,성사중고교,낙타고개,원당교,벽제시장→관산주공아파트→벽제시장 이하 역순)][환승] ※ 원당역 1015 출발
리스쇼핑,원당시장 1018 - 원당약국,원당시장정문 1019 - 체육공원앞,성사고교 1026 - 낙타고개,원당골 1028 - 원당골 1029 - 물구리 1030 - 원당교 1031 - 더퍼스트프라임 1035
이 노선은 몇 년 전에 관산동에서 원당역을 간답시고 한번 타본 적이 있었는데, 다행히 가는 길은 생각이 납니다. 성사고등학교를 지나니 주변은 시골 풍경이 되어갔고, 낙타고개에서 좌회전을 하여 원당골과 물구리를 지나니 낯익은 다리와 함께 관산동 시가지가 보입니다. 버스어플 및 포털사이트 지도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이 다리 앞에서도 승하차가 가능하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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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 앞 좁은 길을 통과하니 곧 통일로가 보였고, 저는 바로 더퍼스트프라임에 하차합니다. 바로 다음 정류장이 관산동,벽제시장이지만, 고양동 방향 85번은 길 건너편 정류장에서 타기 때문에 이곳에 내리는 것이 여러모로 편해서입니다. 사실 85번보다는 055번을 타고 고양동으로 가고 싶었지만, 시간이 맞질 않으니 할 수 없었죠.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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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여객 85번][환승, 100]
관산동,벽제시장 1045 - 필리핀참전비 1048 - 대자동마을회관 1050 - 윗대자동 1052 - 중부대학교 1054 - 청구아파트 1056 - 고양일고교 1057 - 고양동시장 1058
언제나처럼 필리핀참전비에서 좌회전하여 대자동을 지난 버스는 13분만에 저를 고양동시장에 내려줍니다. 고양동종점에서 김포공항까지 가는 기나긴 노선이지만, 고양동종점~관산동 구간도 어느덧 4번째다보니 이 구간은 눈에 익게 됩니다. ㅋㅋ
고양동시장에 내리니 때마침 052번이 금방 도착 직전이라 쾌재를 부르며 버스에 승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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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산교통 052A번(푸른마을10단지(→고양동삼거리)~목암초중교,고양동사거리,고양동시장,선유동입구,선유다리,오금동고개,지축초중교~지축역)][1450]
고양동시장 1059 - 푸른마을3단지 1104 - 목암초중교 1106 - 푸른마을10단지 1110
환승할인 횟수가 다 찼는지, 카드를 대니 요금이 새로 찍힙니다.
그런데 분명 마을버스인데도 여기는 요금이 1450원이니 이래서야 일반시내버스와 무슨 차이가 있는건지 정말 궁금했습니다. 이럴 바엔 일반시내버스로 전환하고 경기도 준공영제 편입을 노리는 게 차라리 낫겠다 싶은데, 그나마 고양시가 올해 5월부터는 일부 마을버스 노선들을 일반시내버스로 전환하는 계획을 가지고는 있다는 게 다행입니다. 고양시는 마을버스 노선 많기로 경기도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울 도시이지만, 이것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빛이 바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아무튼 버스는 목암초중교를 지나 푸른마을 10단지로 들어갑니다. 고양동시장에서 푸른마을 10단지까지 거리는 얼마 안 되지만, 그놈의 고양동사거리 신호 때문에 10분 남짓한 시간이 걸리더군요. 하지만 일산신도시가 생각외로 신호체계가 엿같다는 걸 생각하면, 이곳은 애교라고 봐야 할 판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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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마을 10단지에 도착하니 버스는 종점이라면서 문을 열었고, 저는 여기서 053번으로 환승해 바깥으로 나갈 계산으로 버스에서 내려 053번을 기다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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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금방 도착한 053번을 타려고 했더니 기사아저씨께서 그냥 가 버리시더군요.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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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점이 될만한 장소는 아무리 봐도 여기뿐인데 이건 또 뭐지?? -ㅅ-;;;
결국 052번이나 053번이나, 차고지에서 이곳까지 날아와 1~2분가량 대기하다 운행을 시작하는 모양입니다. 그래도 여기서 밖으로 나가는 구간만 가보면 되었고, 거리도 짧았기 때문에 저는 다음 차를 기다리는 대신 슬슬 걸어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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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더니 85번 좌석버스가 다니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 바로 옆 공터에 마을버스 몇 대가 주차된 것이 보입니다. 여기가 여산교통 차고지인 듯했는데, 이래서 아까 053번 기사아저씨가 안 태워준 거였구만 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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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버스 차고지를 본 저는 고양동종점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고 곧 부대앞,감로정 정류장에 도착합니다. 여기는 서울여객 노선들이 꽉 잡고 있는 곳이었지만, 서울여객이 그동안 나름대로 회사 정상화를 시켰는지 몇 년 전과는 다르게 버스들이 제법 괜찮게 다니고 있어서 천만다행이었습니다. 이제는 선유동 마을버스인 051B번을 타야 했기 때문에 선유동입구로 가야 했는데, 어플로 제일 먼저 오는 차를 보니 790번입니다. 790번 시간표를 따로 갖고 있진 않았지만, 여기는 고양동종점에서 가까운 곳이다보니 출발시간이 유추가 될 지경이네요. -ㅅ-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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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여객 790번][1450] ※ 고양동종점 1150 출발
부대앞,감로정 1154 - 고양동삼거리 1157 - 목암초중교 1200 - 신성빌라,동익아파트 1203 - 고양동사거리 1208 - 고양동시장 1210 - 선유동입구 1213
카드를 대니 아쉽게도 환승시간이 초과되어 1450원이 새로 찍히고야 마는데(053번에서 승차거부만 없었어도 ㅜㅜ), 이것 때문에 선유동 노선에서도 돈이 또 들게 생겼지만 이미 지나간 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ㅜ
이번에도 신호 간격이 쓸데없이 길어서 문제인 고양동사거리를 지나니 시간은 어느새 10분이 훌쩍 지나있었고, 선유동입구에 도착하니 버스를 탄 지 20분이 채 못 된 시간인 오후 12시 13분이었습니다. 고양동사거리 안쪽에 아파트 단지가 생긴 것도 그렇지만, 정말 신호 간격 조정 좀 어떻게 안 되겠습니까? 고양시장님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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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보]
선유동입구 1213 - 월촌마을 1231
아무튼 선유동입구에 내린 저는 월촌마을 정류장을 향해 슬슬 걷습니다. 선유동 안으로 들어가는 마을버스인 051B번은 제대로 다니기는 하는 건지 의심스러웠지만, 카이저님의 블로그와 경기버스정보 앱 덕분에 허탕칠 확률이 굉장히 많이 줄어들어서 다행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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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유동입구에서 안쪽으로 들어가니 길가에 음식점들이 있었는데, 다들 맛집인 듯 자동차들이 많습니다. 그걸 뚫고 직진하니 언덕이 나오는데, 서울 근교 치고는 경사가 꽤 급한 편이라 고양에 이런 곳도 있었던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언덕을 지나니 곧 갈림길이 나오는데 월촌마을을 가야 했기 때문에 왼쪽으로 발걸음을 옮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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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정말 경기도 고양시 맞나 싶을 정도의 산길을 지나니 좁은 길 하나가 양옆으로 가로지르는 조그만 교차로가 나왔는데, 정류장 표지판은 없었지만 이곳이 월촌마을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딱 봐도 여기서 탄다고 신호하면 버스도 척 하면 척 알아서 정차할 것 같았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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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는 무덤들이 있었지만 음기가 서린 곳은 아니어서 그런지 한낮임을 감안해도 크게 무서운 느낌은 들지 않았습니다. 강화도 고능2리에서 1리로 걸어올 때에도 무덤들을 보았는데, 그곳은 음기가 강한 곳이라 꽤 무서웠던 걸 생각하면 정말 천지차이더군요.
과연 버스가 올까?
싶은 이 곳에서 9분을 기다리니 진짜 버스가 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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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산교통 051B번(고양초교→선유동입구→월촌마을,선유동회관→부대앞→선유동회관,텃말,성촌마을→선유동입구→고양동시장)][현금, 1500] ※ 고양초교 1230 출발
월촌마을 1240 - 부대앞(회차) 1242 도착, 1250 출발 - 성촌마을 1252 - 텃말 1253 - 선유동입구 1255 - 고양동시장,우체국 1300
탄다고 손을 흔들었더니 과연 버스가 멈추고 문이 열립니다.
현금 1500원 돈통에 밀어넣고 자리에 앉으니 버스는 1.5차로쯤 되는 길을 쭉 직진하여 선유동회관을 지나 조그만 집앞 공터에서 회차합니다. 부대앞이라는 정류장이었는데, 과연 안쪽에 부대 입구가 있는 것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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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시간까지 8분이 남아있었지만, 기사아저씨께서 문을 닫아둔 채 가만히 계셔서 종점 구경을 할 수는 없었다는 게 조금 아쉽습니다. 오후 12시 50분이 되자 버스가 다시 출발하는데, 과연 나갈 때는 텃말 쪽으로 돌아서 갑니다. 그런데 이 구간의 길이 진짜 쩔더군요. 고양에도 이런 노선이 있었다니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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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촌마을에서 손님까지 두어 명 태워가며 쩌는 선유동을 빠져나온 버스는 다시 고양동시장으로 돌아와 운행을 마칩니다. 이제는 703번의 후신인 774번을 타고 용미리로 넘어가야 하는데... 문제는 774번이 오려면 30분 가까이 기다려야 하더군요. 분명 서울시내버스인데도 30분 가까이 기다려야 한다니 참 어이가 없지만, 이것도 기회겠다 051B번의 나머지 구간도 해결할 겸, 근처에 벽제관 터가 있다길래 여길 구경해보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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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동시장에서 안쪽 골목으로 들어가니 금방 벽제관 공원이 있었고, 생각보다 급한 경사로를 올라 정상에 가보니 생각보다 멋진 풍경이 나오네요. 때마침 벚꽃이 피던 때여서 꽃구경하러 나온 사람들도 많이 보이는데, 고양시 북동쪽 끝 산골짜기에 위치한 고양동에 이런 장소가 있었다니 정말 뜻밖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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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올라오면 은은한 야경을 보는 맛이 있을 것 같았습니다. 다른 쪽에도 길이 있어서 그쪽으로 내려가니 아까 올라왔던 곳에서 100m 쯤 위에 있는 입구로 나와지는데, 경사가 정말 완만해서 아까 올라올 때와는 천지차이였습니다.
아까 벽제관 공원 쪽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던 장소를 지나 고양동현대아파트 쪽으로 걸어가니 넓은 공터와 함께 버스정류장이 하나 보입니다. 이곳이 선유동 안으로 들어가는 051B번의 기점이었지만, 예전에는 다른 노선버스들도 출발하는 장소가 아니었을까 싶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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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동 현대아파트로 슬슬 걸어내려옴으로서 051B번도 끝이 났고, 버스정류장으로 가보니 곧 광탄으로 올라가는 774번이 도착합니다. 서울역에서 이곳을 지나 광탄으로 가던 703번의 후신이기도 한데, 사실 따지고보면 그냥 노선 단축된 것일 뿐인 것을 왜 번호까지 바꾸는 건가 의문이 들었던 적도 있었죠. 서울시내버스 노선번호 부여방식을 생각하면 바뀔 수밖에 없었습니다만...-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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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교통 774번][1500]
고양동현대아파트 1329 - 고양동시장 1330 - 고양동사거리 1331 - 신성빌라,동익아파트 1334 - 고양동삼거리 1338 - 용미4리 1343
정말 여기 오면 고양동시장과 고양동사거리는 몇 번을 지나가는지 모르겠습니다. 빠져나가는데만 최소 10분 이상 걸리는 것 역시 그대로였지만(앞서 말했듯 고양동사거리의 신호간격이 쓸데없이 길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774번은 목암초등학교 쪽 아파트단지로 둘러가는 만행(?)을 저지르진 않아서 단 9분만에(...) 고양동삼거리를 도착할 수는 있었죠. 이곳 고양동삼거리는 광탄 가는 길과 영장리 가는 길이 갈라지는 곳인데, 광탄으로 가는 길을 보니 혜음령에 터널이 생겼다고 하더만 도로도 왕복4차로로 깔끔하게 확장되어 있었습니다.
여기서 좌회전을 한 버스는 용미리를 향해 달리는데, 과연 혜음령에는 터널이 생겨 있었고 버스는 그대로 터널 속을 달려 불과 5분 남짓만에 저를 용미4리에 내려주었습니다. 고양동에서 광탄은 구 703번보다 333번으로 가는 것이 훨씬 재미있기 때문에 혜음령은 딱 한번 지나가봤었는데,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어버렸네요.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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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미4리에 내려보니 062번 마을버스가 이미 구석에 세워져 있었습니다. 여기서 출발하는 시간이 오후 2시인데 벌써??? 깜짝 놀랐지만 아무튼 그분이 말해주셨던 용미리 마을버스를 오늘에서야 드디어 타보게 되었네요. 용미4리 묘지입구에 내려야 버스를 탈 수 있다는 그분의 말씀 및 기억도 생각나는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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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오후 2시가 되어 버스에 다가가보니 기사아저씨께서 문을 열어주십니다. 그런데 버스 안에 붙어 있는 시간표를 보니 오후 2시 10분 출발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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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교통 062번(용미4리묘지입구~용미4리마을회관,용미초교,분수3리,분수2리마을회관,분수1리입구,윤관장군묘,광탄시장,광탄삼거리,오산1,2리,뇌조삼거리,낙머리,봉일천시장,파주교육지원청,금촌사거리(→장안미래아파트)~금촌역)][환승]
용미4리,묘지입구 1410 출발 - 용미초교 1412 - 분수3리 1414 - 분수2리,느티나무앞 1417 - 분수2리마을회관 1418 - 분수1리입구 1421 - 윤관장군묘 1423 - 광탄면사무소 1423 - 광탄시장 1428
뭐 어떻습니까.
차 안에서 10분 기다리고 말죠 뭐. ㅋㅋ
그래도 파주 마을버스가 준공영제가 되었다고 하더니만, 시간표를 차창에 붙여주는 것은 정말 좋았습니다. 예전 민영제 시절에는 운전석 쪽에 있는 시간표를 몰래 찍거나 기사아저씨와의 면접(...)을 거치는 등 참 힘들게 시간표를 얻을 수 있었던 것에 비하면 정말 장족의 발전이었죠. 파주시는 시청 홈페이지에 버스 시간표 그런 거 없는 정말 개짜증나는 동네들 중 하나임을 생각한다면 이것도 진짜 많이 나아진 겁니다.
아무튼 오후 2시 10분이 되자 버스는 출발합니다.
왕복2차선 도로를 따라 용미4리를 벗어나니 분수3리가 나왔고 여기서부터 사람들이 속속 버스를 타기 시작하는데, 출발할 때에는 저 혼자밖에 없던 버스는 곧 남는 좌석이 거의 없게 되었습니다. 승객들이 죄다 외국인 노동자들이라 한국인은 저와 기사아저씨 단 둘뿐이었지만, 이건 워낙 많이 겪어본 일이라 그러려니 합니다.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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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분수3리를 지나 분수2리에 이르니 어라??
버스가 갑자기 우회전을 하더니 1차로 길을 달리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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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께서 추천해주신 이후 꽤 오랜 시간이 흐른 뒤 타게 된 거라서 혹시나 길이 확장되진 않았을까 하는 걱정은 기우로 돌아갔고, 정말 대박이 따로 없었습니다. 이래저래 많이 늦긴 했지만, 어찌됐든 그분의 추천로선 중 하나였던 이 버스도 정말 재미있게 탑니다. ㅎㅎ
사람들이 중간중간 한명씩 두명씩 타다보니 버스 또한 달리다 섰다가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탄시장에 내리니 20분이 채 안 되었더군요. 다음 타자인 신산5리 노선(061-1)은 신산5리에서 타기로 했는데, 시간이 꽤 남다보니 이 틈에 점심을 해결해 줍니다.
[도보]
광탄시장 1513 - 광탄삼거리 1517 - 신산5리 1534 - 신산5리마을회관 1547
밥을 먹고 나오니 오후 3시 13분입니다.
신산5리 버스는 오후 3시 50분에 있었으므로 시간은 충분했고, 저는 바로 신산5리 마을회관을 향해 걷습니다. 이 노선은 신산5리 마을회관에서 타는 것이 여러모로 좋았는데, 다른 버스를 타서 신산5리 입구에 내린 다음 걸어들어가도 되지만 그렇게 하면 신산5리 마을회관에서 환승할인을 받게 되는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그냥 광탄에서부터 걷기로 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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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탄삼거리를 지나 시가지를 벗어나니 곧 왕복2차로 시골길의 모습이 나오는데, 여기에 31번과 37번, 그리고 313번이 출발하는 신산3리 기점이 있었네요. 가게라고는 통닭집과 오리주물럭 가게 딱 2곳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길가에 바로 버스 주차장이 있는 식이라서 식사 해결은 어떻게 하는지 한편으로는 궁금할 지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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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산3리를 지나니 곧 신산5리 정류장이 보였고 저는 바로 좌회전을 하여 마을길을 따라 안으로 들어가는데,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길이 꽤 쩔어지는 것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버스가 진짜 이 길을 따라 움직인다니 진짜 신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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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하늘에게도 감사하게 됩니다.
사실 신산5리 마을회관으로 가는 버스는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오후 1시대에 막차가 있어서, 오늘처럼 이 시간에 신산5리 안으로 걸어들어간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석준형이 이 신산5리 노선을 탔던 당시 또한 막차가 오후 1시대였는데, 그날 석준형에게 있었던 일들 또한 시승기로 나와 있기에 당시의 느낌이 어땠을지 진짜 감이 안 올래야 안 올 수가 없습니다.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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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산5리 마을회관으로 가는 길에는 집이 없었고 지나다니는 사람 역시 없었지만, 차라리 그게 정말 나았습니다. 시골길에 집이 있다는 말은 곧 마당이나 대문에 개가 있을 수도 있다는 뜻이기 때문에 저나 개나 서로 안 보는 것이 좋았기 때문이죠. 그나마 바로 근처에 왕복4차로 큰길이 있어서 자동차들 달리는 소리는 나름 요란했기에 사운드(?)는 꽉 차있더군요. -ㅅ-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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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산5리 마을회관은 마을 초입에 바로 있었는데, 신기하게도 여기 오니 자동차 소리가 들리지 않았습니다. 카카오버스로 버스 위치를 확인하니 과연 위치가 나오는데, 의외로 오후 3시 50분보다는 늦게 도착할 각이더군요. 그래서 살짝 시간을 때우다 마을회관 앞에서 버스를 기다립니다. 회관 앞으로 다가가니 회관 옆집에 개가 한 마리 있었는지 저를 보고 짖었지만, 마침 근처에 자동차 한 대가 주차되어 있어서 그걸 이용해 개의 시야에서 벗어나니 곧 주변은 조용해졌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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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교통 061-1번(비암2리~발랑2리,백경수상회,발랑1리,(창만4리),벽초지수목원,방축사거리,창만2리,창만사거리,신산초교,광탄시장,광탄삼거리→신산3리,신산5리입구→신산5리마을회관→신산4리→광탄삼거리 이하 역순)][1350]
신산5리마을회관 1550 도착 1556 출발 - 신산4리마을회관 1559 - 광탄삼거리 1603 - 광탄시장 1605 - 신산초교 1606 - 창만사거리 1609 - 창만2리 1611 - 방축사거리 1613 - 벽초지수목원 1615 - 태극기마을,백경수상회 1617 - 발랑2리 1620 - 비암2리 1623
오후 3시 50분이 되자 바로 버스가 도착합니다.
그런데 기사아저씨께서 버스를 세우시고는 차 밖으로 내리시는데, 잠시 쉬었다 가는건가 싶어서 가만히 보고 있으니 기사아저씨께서 아까 저를 보고 짖었던 개와 같이 노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개 역시 기사아저씨와는 낯익은 사이인지 짖지 않고 함께 놀고 있었는데, 기사아저씨께서 마음이 따뜻하신 분임을 짐작할 수 있었죠.
기사아저씨께서 오셔서 인사 드리고 카드를 대며 자리에 앉으니 오후 3시 56분에 버스가 출발합니다. 완전범죄가 착착 성공하면 참 기분 좋지 ㅎㅎ 신산5리와 4리의 쩌는 1차로 길은 이렇게 마무리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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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산4리를 빠져나오니 곧 광탄이 나오는데, 이제는 이 마을버스가 비암리까지 운행하고 있었습니다. 의정부 버스와 파주 버스가 만나는 그 비암리가 맞았는데, 제가 신산5리에서 탔었기 때문에 원래는 광탄에서 내리는 게 정상이지만 비암리까지 그냥 타더라도 기사아저씨께서 별다른 말씀은 안 하실 것으로 예상되어 그냥 비암리까지 뻗대기로 결정합니다. 광탄시장에서 두어 명의 손님을 태운 버스는 곧 좌회전을 하는데, 16년전에 구파발역에서 탔던 333번으로 지나갔던 길이여서 그때 생각이 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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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때문에 똑같이 비암리에 가는 신일여객 15번과는 가는 길이 다르게 되었습니다. 15번은 신산3리로 올라갔다가 비암리로 가지만 이 노선은 창만2리와 4리를 경유하며 비암리로 가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15번 역시 광탄으로 노선이 단축되어 있어 금촌 출발 시절은 추억이 되어 있었지만, 15번을 타는 것은 추후 계획에 들어가 있었고 금촌~광탄 구간은 동일 지역을 잇는 다른 노선들과 운행경로가 똑같기 때문에 큰 문제는 되지 않았죠. -ㅅ- ㅋ
방축사거리에서 우회전을 하여 본격적으로 비암리를 향해 동쪽으로 달리는 버스. 오른쪽 차창으로 보이는 벽초지수목원은 멋있어 보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버스가 창만4리 ㅓ형은 경유하지 않고 바로 비암리로 가버리네요. -ㅅ-;;;
어느 정도 예상했던 사건이었지만 이것도 비암리 한번 또 오라는 하늘의 계시인가보다 싶더군요. 그나마 비암리는 오지 치고는 버스들이 많이 다니는 축이었으며, 시간도 비교적 잘 맞는 편이라는 게 천만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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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랑2리에서 마지막 손님이 내리고 야트막한 언덕, 그리고 장원갈비를 지나니(진짜로 장원갈비라는 갈비집이 있더군요) 곧 비암2리 종점이 등장합니다. 평범한 삼거리의 모습이었지만 버스가 회차할 수 있는 장소가 있는 것이 보였는데, 기사아저씨께 인사 드리고 하차하니 버스는 예상했던 그 공터에 들어가 회차를 하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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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류장에 붙어있는 시간표를 보니 가래비로 나가는 51번은 오후 4시 45분에 있어서 환승할인을 받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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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타고 온 마을버스는 오후 4시 30분에 광탄을 향해 다시 출발하는데, 마을버스가 가는 모습을 보니 초록색 일반시내버스 도색을 한 카운티 한 대가 광탄 방향 쪽에 주차되어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아까는 보이지 않았던 저 카운티가 분명 비암리를 오가는 신일여객 15번일 텐데, 신일여객 버스는 왜 저런 곳에 짱박혀 있는건지 참 의문이네요. 2024년 4월 현재뿐만 아니라 15년 전에도 이랬을 것 같았지만, 061번과 똑같은 장소에서 대기하다 출발하면 주민들이 타기도 편할 텐데... 별로 보기 좋아보이진 않더군요.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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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까지 갔던 이 51번은 양주역으로 노선이 단축되고 마을버스로 전환되었으나, 양주역~가래비~비암2리 종점 구간은 변경없이 그대로 남았고 노선번호도 그대로였기 때문에 큰 문제 없이 노선이 정착되었으리라는 짐작 또한 해볼 수 있었죠. 오후 4시 35분이 되자 노란색 마을버스 도색이 된 51번이 나타나 회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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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명여객 51번(양주역~양주향교,유양공단,오산삼거리,8사단사령부,방성5리,가납사거리,가래비주유소,가래비시장,광적119안전센터,가납사거리,조양중교,연곡2리,비암사거리,기우리~비암2리)][환승]
비암2리 1635 도착, 1645 출발 - 기우리 1646 - 비암사거리 1647 - 연곡2리마을회관,연곡보건진료소 1650 - 우고리공단 1651 - 조양농원 1653 - 조양중학교 1656 - 광적119안전센터 1658 - 광적농협하나로마트 1700 - 가래비시장 1701
사실 13번이 오는 기우리종점이 여기에서 생각보다 가까워서 그냥 그거를 타러 갈까도 생각해 봤지만, 그곳에서 버스가 출발하는 시간이 오후 5시 25분이다보니 오늘은 일정상 굳이 무리하지 않고 그냥 이 51번을 타기로 합니다. 그리하여 아주머니 한 분을 추가로 태운 버스는 오후 4시 45분이 되자 비암2리 종점을 출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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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양주역으로 노선 단축을 하니 운전기사 입장에서도 여유있는 운전이 가능해졌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인지 기사아저씨께서도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주셨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15분만에 가래비시장에 도착합니다. 그동안 지도로만 보았던 비암리를 가본 건 오늘이 처음이었지만 풍경이 좋아서 기억에 남을 듯합니다. 사실 양주와 파주를 오갈 때 이 비암리 루트도 괜찮은 편이다보니 앞으로도 오갈 일이 있을 듯하지만 말이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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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간만에 와본 가래비에서 시간을 보내던 저는 오후 5시 36분에 가래비주유소를 도착한 16번에 승차합니다. 환승할인을 받고자 가능한 조양중학교와 가까운 정류장으로 가서 버스를 탔지만, 불과 2분 차이로 환승할인이 날아가고 말았습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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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성교통 16번(신산리종점~남면사무소,신산약방,매곡리마을회관,모래말,효촌1리,효촌저수지,효촌2리,울어리,덕도삼거리,덕도2리,효촌초교,두곡리입구,경신하늘뜰공원,덕도1리,보메기다리,석우리,가래비시장,가래비주유소,가납사거리~조양중교)][1350] ※ 조양중교 1730 출발
가래비주유소 1736 - 광적농협하나로마트 1738 - 석우리 1740 - 아랫보메기,덕도3리 1743 - 덕도1리구마을회관 1745 - 경신하늘뜰공원 1748 - 두곡리입구 1750 - 효촌초교앞 1752 - 덕도삼거리 1754 - 울어리 1754 - 효촌2리마을회관앞 1755 - 백인걸선생묘 1759 - 효촌저수지 1759 - 모래말 1801 - 매곡리마을회관 1804 - 비룡성당앞 1806 - 남면농협 1808 - 신산리종점 1809
하지만 16번은 효촌리 안으로 들어가는 개쩌는 노선이라는 사실로 모든 것은 용서가 됩니다. 35번과 똑같이 덕도삼거리 쪽으로 향하던 버스는 보메기다리 앞에서 우회전을 합니다. 효촌리만 생각했던 16번이었지만 보메기 안길도 꽤 쩝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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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사이의 좁은 길을 누비고 다니는 모습에 진짜 엄지 척을 하게 되는데, 이 1차로 구간에서도 외국인 노동자 몇 명이 내리는 걸 보니 아까 가래비에서 외국인들이 있었던 이유가 설명이 되네요. 보메기를 빠져나와 좌회전을 하니 곧 두곡리입구가 나오는데, 덕도삼거리를 돌아서 가는 노선임도 알 수 있었죠. 다만 두곡리 안길은 도대체 언제 가보게 될지 감이 잡히지 않는 건 어쩔 수 없더군요. ㅜㅜ 17번을 몇 번을 탔는데 두곡리 안길을 가보질 못하다니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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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도삼거리를 지나 언덕을 넘어가니 곧 35번의 옛 종점이었던 울어리가 나오는데, 버스가 여기에서 또 우회전을 합니다. 드디어 효촌리 안길을 지나가보는 순간이 찾아온 것이죠. 우회전만 했다하면 쩌는 길이 펼쳐지는 참으로 특이한 노선이지만, 진짜 재미있게 버스 탑니다. ㅋㅋ 그렇다. 양주 16번 마을버스의 핵심은 우회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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쩌는 마을길을 누비며 가다보니 모랫말이 나오는데, 뭔가 낯이 익은 지명입니다. 왜 그런가 하며 차창 오른쪽을 보니 효촌저수지가 보이는데, 그러고보니 17번 마을버스가 저수지 너머로 다닌다는 것이 생각납니다. 17번을 타면서도 모랫말을 지났는데 그쪽 길도 개쩔기 때문에 기억이 안 날래야 안 날 수가 없었겠구나 싶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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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쩌는 효촌리를 빠져나오니 매곡리였는데, 여기서부터는 왕복2차로 도로가 나오더군요. 이제는 신산리 또한 멀지 않았다는 신호였는데, 과연 신산리에서 적성으로 가는 도로가 양옆에 놓인 것이 보였고 25-1번과 같은 경로로 신산리에 진입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곳 신산리를 마을버스로 와보기는 정말 오래간만이었는데, 이 노선의 종점은 남면사무소 바로 뒤에 있었기에 저는 종점까지 쭉 타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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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산리종점에 내리니 오후 6시 9분이었고, 남면사무소 건물이 바로 옆에 보이더군요. 이제는 감악산주차장으로 가는 2-2번을 타야 하는데, 30분 가까이의 기다림이 필요하긴 했지만 이 노선을 타볼 수 있다는 것이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여기서 25-1번을 15분만 타면 도착하는 곳이 다름아닌 적성이기 때문인데, 적성은 어느 방향에서 와도 진짜 먼 동네임을 생각하면 이번 기회에 2-2번을 해결하는 것만큼 이득은 없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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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면사무소 건물을 지나 고의원앞 정류장까지 천천히 걸어내려오는데, 마침 정류장 바로 근처에 피크닉 테이블 하나가 있어서 시간도 때울 겸 거기에 앉아 귀갓길 코스를 확인해 봅니다. 그런데 마침 감악산출렁다리입구에서 금촌으로 가는 7701번이 오후 7시 20분에 있다는 게 생각나서 시간을 맞춰보니 이게 정말 기막히게 시간이 잘 맞더군요. 깊은 산골짜기 버스정류장에서 이층버스를 타고 집에 간다는 것은 계획에 없었고 생각해 보지도 못했는데, 이게 당첨되니 진짜 저도 소름이 돋았습니다. 오우~ 혁님;;;;
감악산출렁다리에서 7701번 막차를 타고 나가기로 귀갓길 코스 수정을 한 저는, 오후 6시 34분에 도착한 2-2번에 승차합니다. 물론 환승할인은 사뿐하게 받아주면서 말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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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현교통 2-2번(주공7단지~회천초교,덕정주공1단지,덕정역,덕정사거리,서정대학,은현면사무소입구,상수2교차로,상수2리갓바위,상수사거리,입암2리마을회관,입암리갓바위,남면초교,비룡아파트,신산5리입구~감악산주차장)][환승] ※ 주공8단지 1800 출발
고의원앞 1834 - 25사단,비룡아파트 1836 - 느티나무앞 1836 - 신산5리입구 1837 - 신암저수지,감악산주차장 1841
버스 안에는 아무도 없었고, 버스를 탄 사람 또한 저 혼자뿐이었습니다. 고의원앞 정류장을 출발한 버스는 적성 쪽으로 달리는데, 이 버스가 25-1번과 같은 경로가 아니라 신산약방 직전에서 우회전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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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니 2-2번이 비룡아파트 앞을 가는 유일한 노선이었는데, 이것 때문에 이 길로 가는 거였더군요. 잠깐의 골목길을 제외하면 왕복2차로라 특이한 건 없었지만, 25-1번과는 다른 경로를 가봤다는 것에 의의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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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룡아파트를 지나니 느티나무 느으~님 한 그루가 도로 오른편에 보였는데 나무가 제법 큰 편이었습니다. 그런데 버스어플 및 포털사이트 지도에 나오지 않았을 뿐, 이 나무 앞에도 버스정류장 표지판이 세워진 것을 봅니다. 카카오맵 기준, 경기양주1 보호수 느티나무라고 표시된 장소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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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를 지나니 이 왕복2차로 도로의 끝은 나왔는데 신산리에서 적성으로 올라가는 도로와 만나더군요. 버스는 적성 쪽으로 잠깐 올라가다가 신암리에서 드디어 우회전을 하여 마을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길이 나름 넓었지만 금방 1차로 좁은 길이 나와줍니다. 하지만 깊숙히 들어가는 노선은 아니어서 종점은 금방 나왔는데, 진짜로 주차장이 있어서 버스가 그 안으로 들어가 회차를 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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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보]
신암저수지,감악산주차장 1841 - 신암리 1851
주차장이 꽤 넓더군요. ㅎㅎ
정류장 이름이 감악산주차장인 것에서 보이듯, 지도를 보니 여기도 감악산 등산로 입구였습니다. 석준형과 함께 파주 091번 마을버스로 범륜사입구(25-1번이 지나다니는 정류장 맞습니다)를 와봤다가 감악산 등산로를 일부였지만 가봤던 때가 4년 전이었는데, 그곳과는 또 다른 등산로인 셈이었죠. 지금은 해가 저물어가는 때여서 그렇지, 낮에는 여기도 나름대로 등산객들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제가 타고 온 버스는 오후 6시 50분에 이곳을 나가기 때문에 시동이 꺼진 채 주차장 구석에 가만히 서 있었습니다. 여기서 마을 입구까지는 가까웠고, 적성 방향 25-1번이 그곳에 도달하려면 20분 넘게 걸리기 때문에 저 또한 급하게 움직일 필요가 없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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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천천히 걸어나와도 입구까지는 10분밖에 걸리지 않았고, 25-1번이 오려면 아직도 15분 약간 안 되게 남았더군요. 그래도 40분에 한 번 다니는 버스를 별로 안 기다리고 금방 탈 수 있었던 점, 그리고 이번 버스를 타면 오후 7시 20분까지 감악산출렁다리입구로 100% 갈 수 있었다는 점은 정말 감사했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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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진여객 25-1번][환승]
신암리 1904 - 설마리 1909 - 감악산출렁다리입구 1914
오후 7시 4분이 되자 드디어 25-1번이 도착했고, 덕분에 이번에도 환승할인을 받으며 버스에 탈 수 있었습니다. 25-1번은 25번이 살아있던 시절에는 중형차로 다녔지만 우한 폐렴을 거치며 25번이 없어진 후로는 대형차와 중형차가 섞여 다니고 있는데, 이번에는 대형차인 로얄시티가 걸리더군요. 하지만 적성으로 넘어가는 고갯길 직전이라서 그런지 버스 안에는 두어 명의 손님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탄 이후로도 타는 사람이 없는 상태로 버스는 감악산을 넘어 파주시로 진입했고, 고개를 넘자마자 좌회전을 하여 범륜사입구를 경유합니다. 여기도 신작로가 난 탓인지, 구도로로 진입하니 제가 탄 버스 말고는 오가는 자동차가 정말 단 한 대도 보이질 않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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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곧 어두워지기 시작하는 가운데, 범륜사입구 바로 다음 정류장이 감악산출렁다리입구인지라 저는 전방을 주시하다 벨을 눌러주었습니다. 감악산출렁다리입구 정류장에 도착해 버스에서 내리니 오후 7시 14분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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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에서 내린 저는 목이 말랐지만 바로 이층버스 타는 곳으로 이동해 봅니다. 사실 이곳에는 편의점이 있었지만, 입구에서 좀 걸어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물을 사겠답시고 다녀오는 사이에 7701번이 가버릴 가능성이 높았던 겁니다. 7700번이나 7701번이나 여기에 늦게 도착한다면 또 모르겠지만, 미리 와서 대기하고 있을 확률은 거의 100%에 가까웠기 때문에 딴짓을 해서는 안 되었습니다.
7701번 타는 곳으로 가보니 과연 빨간버스 한 대가 서 있었습니다.
그런데 차량을 보니 이층버스가 아니라 9710번에 다니는 뉴슈퍼 에어로시티였습니다. 척 하면 척이라고 정규차량이 고장나서 예비차가 왔나보다 싶었지만, 오늘은 이층버스와 인연이 영 닿질 않는 모양입니다. 이층버스 차량으로 다니는 노선을 뉴슈퍼로 타보는 것도 나름 이채롭다는 것에 만족해야죠 뭐. -ㅅ-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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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일여객 7701번][환승, 950]
감악산출렁다리입구 1920 출발 - 적성전통시장 1928 - 황포돛배,두지리 1937 - 자장사거리(무정차) 1941 - 문산역 2000 - 금촌역 2023
출발시간이 다 되어 버스에 오르니 운전기사가 아주머니였는데, 얼굴을 본 순간 7701번 고정기사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범륜사를 다녀온답시고 이층버스를 타고 적성에 간 적이 몇 번 있었는데 그때 봤었던 것이죠.
그런데 정말 예상외로 아주머니께서도 저를 알아보셨는지 먼저 말을 걸어오시더군요. 제가 여기서 이층버스를 몇 번 탔었긴 하지만, 운전석 가까운 자리에 앉지도 않았고 범륜사를 자주 갔던 것도 아니었는데 기억을 하시다니... 하지만 워낙 타는 사람이 적다보니 타는 분들 기억이 난다고 하는데, 저도 동네에서 비슷한 경험을 해본 적이 있다보니 이해가 가긴 했습니다. 그래서 범륜사 다녀오느라 몇 번 탔었는데, 오늘은 양주 쪽에서 오다가 마침 이게 시간이 맞아서 타게 됐다고 말씀드리는 것을 시작으로 정말 예상치도 못했던 이야기꽃을 피우게 되었습니다. ㅋㅋ
92번이 아까전에 갔는지 적성전통시장에서는 두어 명의 손님만이 이 버스를 탔고(이번에도 적성 시간인 오후 7시 35분은 따로 맞추지 않고 바로 출발합니다), 식현사거리에서 우회전을 하여 두지리로 이동합니다. 이 길은 7700번 및 7701번만 다니는 길이었는데, 식현리에서 두지리로 넘어가는 이 고갯길에도 벚나무가 심어져 있었는지 벚꽃이 이따금씩 보입니다. 저녁 막차로 이 길을 지나가니 또 다른 느낌이 들었는데, 마침 아주머니께서 여기가 벚꽃 명소라고 알려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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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늦게 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지만, 좋은 장소 하나 알아두고 가는 것에 의의를 두었습니다. 두지리 정류장을 찍고 나서는 바로 37번 국도를 타고 문산역을 향해 달리기 시작하는데, 도로는 넓직하지만 임진강 바로 근처에 있는 도로다보니 무인지경이나 다름없는 곳이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타이밍이 맞았는지 생각보다는 차들이 꽤 보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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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지리 이후 문산역까지 무정차다보니 적성을 출발한 지 30분 남짓만에 문산역 건물이 보입니다. 아까 25-1번을 적성까지 쭉 타고 갔다가 92번을 탔다면 아무리 잘 가봤자 장파리쯤 있을 거라는 사실을 생각하니, 역시 7701번 시간이 잘 맞았던 게 정말 다행이었고 고마운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금촌역까지 이 버스를 더 타기로 합니다.
문산역 다음 정류장은 금촌역이었는데, 여기에도 단독 구간이 숨어 있었지만 막상 금촌역에서 이 노선을 타려니 기사부족으로 인한 결행이다 뭐다 하여 번번이 허탕을 쳤었던 겁니다. 아놔 신성교통 ㅜ 비록 문산역~금촌역 간은 경의중앙선 전철에 비해 느리지만, 이번 기회에 그 단독구간을 해결해 보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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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는 월롱역 쪽으로 쭉 내려가다가, 월롱역 직전의 교차로에서 우회전을 하여 신작로를 쏘더군요. 파주의 주말 이층버스 노선들(7300번, 7500번, 7700번 및 7701번)은 관광지 연계를 위한 노선이라 신작로를 적극 이용하는 특징이 있어 기존 시내버스 및 좌석버스들로는 가보지 못하는 도로로도 가는데, 오늘로서 이 노선들의 단독구간이 모두 클리어가 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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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산을 빠져나오면서 신호에 좀 걸리다보니 금촌역은 23분이 걸려 도착합니다. 아주머니 기사님께서 다음 탕도 무사고 운행하시기를 기원하며(7701번 고정도 무조건 편한 게 아니더군요. 이따 오후 9시대에 9710번 한 탕 뛰어야 한다는데, 서울 갔다오면 자정이 넘습니다. ㅜㅜ) 인사를 드린 저는 얼른 경의중앙선을 타러 뛰어갑니다. 이번에 오는 오후 8시 27분 용문행 열차를 타면 일산역에서 출발하는 서해선 열차와 시간이 맞았기 때문이었죠. 보통 대곡역 출발 열차가 걸리는데 이번에는 일산역 출발 열차와 시간이 맞으니 귀갓길도 편안했습니다. ㅋㅋ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에필로그, Epilogue>
이 시승기를 쓰며 알게된 것이 세 가지가 있었습니다.
첫번째는 양주 2-2번 신산리 구간이 남문중학교 이후 16번 마을버스 신산리종점을 경유하고 비룡아파트로 가는 것으로 변경됐다는 것, 두번째는 이 여행기에 나온 7701번을 비롯한 파주의 주말 이층버스 노선들인 7300번, 7500번, 7700번 및 7701번이 2025년 1월 1일부로 모두 없어졌다는 것,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는 고양 013번 박털보네 지선이 없어져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나마 박털보네 지선은 013번이 평일에만 운행해서 이날 허탕 친 것이 복이 됐었고(주말에도 013번이 다녔다면 기존 원신4통 종점에서 내려야만 하는 사건이 벌어졌을 겁니다),
양주 2-2번이야 또 타면 되긴 합니다(근데 신산리 또한 가기 만만찮은 동네인데 이걸 또 언제 타보나;;;).
하지만 이날 아주머니 기사님께서 알려주셨던 그 벚꽃길은 어떻게 보러 가야하나 싶네요... -ㅅ-;;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지만, 현재의 상황을 받아들여야만 하는 이 바닥인만큼 어쩔 수 없었다는 씁쓸함이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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