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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이야기

2021년 4월 시흥교통 파업에 대한 단상

by 회관앞 느티나무 2022. 9. 3.

※ 이 글은 카카오의 다음 블로그의 중단 및 티스토리로의 이전 정책으로 인하여 옮겨온 것으로, 실제 작성일은 2021년 4월 15일임을 밝혀둔다.

 

 

시흥교통.

2021년 3월 현재 경기도 시흥시의 유일한 지역 시내버스 회사로서 시흥시에서 운행중인 시내버스는 여러 노선들이 있으나, 그 중 대부분은 시흥교통에서 운행하고 있다.

 

이 회사는 사실 안산 시내버스 회사인 경원여객이 시흥시의 요청 등으로 2003년에 설립한 일종의 자회사 개념의 회사이며, 그런 만큼 경원여객 계열의 회사로서도 알려져 있다. 대표이사 또한 민충기 사장으로 같다. 따라서 사실상 경원여객의 멀티기지와 다를 바는 없으며 경원여객의 열화판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닌데, 보유한 노선 개수 및 차량 대수, 운전기사 월급 등 모두가 경원여객보다 나은 것이 하나도 없다. 물론 이건 인근지역에 비해 매우 낙후된 시흥시의 상황 및 신생업체의 한계 때문에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는 없었기는 하다.

 

 

 

문제는 시흥교통 역시 경원여객과 마찬가지로, 옆동네 버스회사의 진출에 대해 대단히 적대적이었다는 것이다. 사실 이렇게 된 것 역시 나름의 근거는 있었는데, 따로 글을 쓰겠지만 창립 당시 시흥교통의 상황은 대단히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흥시 또한 6640번이라는 멀쩡한 노선이 날아가는 걸 보고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지라 시흥교통의 성장을 지원해줄 필요성이 있었고 그에 따라 옆동네 버스회사의 진출을 대부분 막았을 정도였다.

 

시흥교통은 이러한 시흥시의 비호에 힘입어 조금씩이지만 확실히 성장하여 창립 당시의 미약한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가 되었다. 하지만 이웃 버스회사들과 어느정도 경쟁이 가능한 정도까지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시흥교통은 이웃 버스회사들의 진출에 적대적인 특성을 버리지 못하였으며 경원여객과 시흥교통의 운전기사 임금에 아직도 차이가 존재한다는 문제점 역시 해결하지 못하였다.

 

 

이것은 시흥시가 시흥교통에 대한 태도를 180도 바꾸게 되는 결과를 가져왔는데 이미 시흥시는 저 문제를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2015년경 시흥시 대중교통 담당 주무관과 이야기를 해볼 기회가 있었는데 저 문제를 너무나 잘 알고 필자에게 언급도 했었을 정도다....). 게다가 시민들의 민원들 덕택에 시민들의 여론이 어떤지도 모를 수가 없게 되었으니...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민충기 사장이 악수를 둔 셈이다.

 

따라서 안양 삼영운수 81번이 목감지구로의 입성을 성공하게 된 사건은 언젠가는 일어나게 되어 있을 사건일 수밖에는 없었던 것이었다. 시흥교통의 저러한 문제는, 시흥교통이 안양 삼영운수 81번의 목감지구 연장을 반대하며 파업을 하겠다는 것에 대해 시흥시가 되레 강경한 반응을 보이고, 시민들 역시 시청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게 되는 한 원인이 되었으니 말이다. 무지랭이인 필자가 보아도 그 사건은 시흥교통측에 명분이 없어도 너무 없는 게 뻔히 보였을 정도였다(당시 32번은 경원여객 노선이었는데 이거 때문에 시흥교통이 파업한다며 드러눕는다? 누구 작품인지 지금도 웃길 지경이다).

 

 

 

그리고 시흥교통은 이러한 역사를 또 반복하고 있다. 2021년 4월 현재 파업을 하겠다며 온 시흥을 들쑤셔놓고 있으니까. 다만 필자는 이번 파업은 목감지구 때와는 달리 그동안 낮은 임금 및 열악한 근로조건에 고통받아 왔던 시흥교통 근로자들의 외침이라 보고 있다. 아무리 코로나19에 주52시간 문제가 있다지만 버스들의 배차간격이 정말 너무한다 싶을 정도로 늘어나게 된 상황에서 시흥교통 기사의 임금 차별 문제가 개선이 될 리가 있었겠는가? 공공버스 운전 견습 관련한 뉴스기사까지 나올 정도면, 현재 경기도 시내버스 회사들 중 최고의 개막장 회사로 꼽히는 서울여객 정도까진 아니어도 충분히 블랙기업 운운할 수 있는 정도는 될 것이 분명하다.

 

또한 이 파업은 시흥교통이 제대로 자폭을 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시흥시가 화영운수 노선의 시흥 진입을 허용하고 마을버스 노선을 새로 신설하여 운행하게 만들었으니 말이다. 필자가 이들 노선의 운행경로를 살펴보니 당장은 아니어도 두고두고 시흥교통에게는 눈엣가시가 될 것 같다. 그렇다고 이것들을 없애고 다시 이전과 같이 원래대로 돌리는 것도 힘든 것이, 원래가 줬다 뺏는 것이 제일 어려운 법이기 때문이다.

 

여튼 적을 스스로 만들게 되었으니 이게 자폭이요 자살골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