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여주 시승때 탔던 보통리 노선.
제가 탔던 시간이 오금동도 들르는 때였지만, 막상 버스를 탔더니 간다는 손님이 있었는데도 버스가 오금동 안쪽으로 들어가지 않았던 사건이 있었죠(2021년 6월 12일 시승기 참고). 그 때 당시 오금동은 버스가 들어가주면 좋고 안 가도 큰 타격은 아니었지만, 손님이 있는데도 버스가 안 들어갔다는 정말 말도 안 되는 상황이 저의 승부사 기질에 불을 붙여버리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버스가 무조건 오금동 안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을 때를 이용하여 확실하게 오금동을 해결해 버리고, 겸사겸사 양평의 레어노선들까지 해결한다는 나름 야심찬 계획을 수립하여 오늘 행동에 옮기게 됩니다.
이번에는 오래간만에 흥안님과 함께 양평을 향해 시승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저는 양평역까지 전철을 이용하여 가게 되었고, 오전 10시 42분에 양평역에 내리니 흥안님이 개찰구에 나와 있더군요. 오래간만에 만난 흥안님은 멀쩡하게 잘 살아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리고 이제 흥안님은 정신줄을 바짝 잡는 일만이 남은 겁니다. 왜냐? 버스가 간다고 생각하기 어려운 곳들을, 죄다 버스로 가보는 짓을 할 거니까 말입니다. ㅋㅋㅋㅋ
[금강고속 11번(양평터미널→양평시장,양평군청,양평읍사무소,창대1리,신내대명콘도,석장리입구,불곡리,개군농협,천서사거리,당남리,보통3리,대신터미널,대신고교,후포리,천남초교,하림리입구,오금동입구,오학사거리,여흥동→여주터미널)][환승] ※ 양평터미널 1050 출발
양평시장,하나로의원,김란산부인과 1054 - 충정아파트 1101 - 신내 1104 - 천서사거리 1115 - 대신터미널 1123 - 장풍2리 1127 - 가산3리다리앞 1130
우리는 제가 양평역을 이용할 때면 늘상 지나가는 길을 통해 바로 양평시장으로 가서, 터미널을 오전 10시 50분에 출발한 보통리 경유 여주행 버스를 탔습니다. 이로서 저번 시승때 지나가보지 못했던, 대신터미널~보통2리 구간도 자연스럽게 클리어가 되었고(다른 양평~여주 군내버스와 달리, 보통리 경유는 과연 대신터미널 유턴이 없더군요), 버스는 예상대로 오전 11시 30분에 가산3리,다리앞 버스정류장에 도착하여 우리를 내려주고는 떠나게 됩니다.
여기서 여주 버스가 회차하는 마을 안까지는 정말 동네 편의점 가는 수준으로 너무 가까운데다, 버스는 오후 12시 20분에나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정말 천천히 가산3리 마을 안으로 걸어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6월 하순답지 않게 날씨도 흐리고 바람도 좀 불었기 때문에 생각보다 덥지가 않아서 다행이더군요. 사실 원래대로라면 6월 하순은 장마철이지만, 최근 2~3년 전부터는 장마라는 개념이 없어졌기 때문에 이런 날씨는 기대하지도 않았던 겁니다.
천천히 걸어가도 시간이 너무 남아돌다못해 흘러 넘치다보니 시간 보내는 것도 일이었지만, 어쨌든 버스 시간 맞춰 종점에 가서 기다리고 있으니 오후 12시 21분이 되자 우리가 걸어왔던 길을 따라 버스가 옵니다. 우리를 태운 버스는 어플 및 포털사이트 지도에 나온 경로와는 다르게, 그냥 회차를 하더니 들어왔던 길 그대로 나가더군요.
[대원고속 974번(여주역~하동,(→여흥동),개나리A,오학농협,오금동,(오금동종점),하림리입구,천남초교~가산3리)][1450]
가산3리종점 1221(순환하지 않고 바로 돌려나감) - 오금동종점(회차) 1230 - 오학사거리 1237 - 신륵사사거리 1243 - 여주터미널 1248
하지만 버스 회차지가 생각보다 꽤 좁다보니, 여기서 버스를 회차시키는 방법은 기사아저씨의 재량에 달릴 수밖에는 없어서 이번에는 이곳의 실제 운행경로가 다르더라도 그냥 넘어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회차지가 좁은 편이다보니, 버스가 어플 및 포털사이트 지도에 나온 경로대로 마을을 살짝 순환하여 마을을 빠져나가는 경로도 납득이 갔기 때문입니다(그런데 2022년 5월 현재, 어플을 통해 여주~가산3리 노선의 운행경로를 다시 확인해보니 그냥 회차하여 다시 왔던 길로 나가는 걸로 나와 있네요;;).
아무튼 버스는 우리가 걸어왔던 쩌는 길 그대로 가산3리를 빠져나와 금강고속 군내버스가 가는 길 그대로 여주를 향해 달리게 되는데, 이대로 쭉 달리기만 하면 여주차가 아닙니다. 역시나 오금동입구에서 좌회전을 틀어 당연하다는 듯 오금동을 들어가주더군요. 개쩌는 1차로 길이 저를 반겨준 것은 물론이었구요. ㅋㅋ
저번에 들어가지 못했던 이 개쩌는 오금동을 오늘 이렇게 해결해버려 아주 확실하게 소원성취를 하게 되었습니다. ㅋㅋ
이런 기쁨은 얼마든지 나누어도 좋으니 우리는 자연스럽게 기쁨의 하이파이브를 하게 되었고, 버스는 오학을 지나 바로 여주터미널로 진입하게 되었죠. 때마침 이곳 버스정류장 바로 앞에 세븐일레븐 편의점이 있길래 우리는 여기에서 바로 벨을 눌러 하차한 다음, 편의점으로 서둘러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다음 버스를 타게 되면 한 시간 정도 기다리는 때가 나오는데, 이때 점심을 해결해야 했기 때문이었죠.
[대원고속 930-7번(여주~월송~광대2,1~매류~태평리)][환승] ※ 여주역 1300 출발
여주터미널 1307 - 하동 1312 - 여주중교 1316 - 두풍아파트 1322 - 경수환경,오계1리 1326 - 광대2리 1329(직진해야 하는데 회차;;;) - 매류2리 1336
먹을 것을 사고 다시 정류장으로 나와보니 여주역을 오후 1시에 출발했던, 매류리 경유 태평리행 버스가 등장하여 얼른 승차합니다. 이쪽 루트도 참 그냥 가면 재미가 없죠. 그래서 개쩌는 광대1리를 경유하는 시간대로 맞춰놨기 때문에 또 한번 즐거움을 느껴보시랑께요. ㅋㅋ
... 라고 하려 했지만 정말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하여 실패하고 맙니다. 매류리 쪽으로 달리다가 광대2리로 좌회전을 한 것은 좋았는데, 직진하던 버스가 광대2리 마을회관에서 갑자기 회차를 하더니 왔던 길 다시 돌아나와버렸기 때문입니다. 이 광대리 구간이 ㅓ형이면 모르겠지만, 광대2리쪽으로 난 길을 따라 그대로 쭉 직진하는 경로로 노선이 되어 있는데 중간에 갑자기 갔던 길 돌아나와버리니 황당하더군요. 물론 옛날엔 광대1리와 광대2리가 각각 ㅓ형으로 들어가는(즉 ㅕ형인 거죠) 곳이었다곤 하지만, 10년 전에 타봤을 때 이미 2022년 5월 현재와 같은 운행경로로 되어 있었으며 실제 그대로 운행도 했었는데 이건 또 뭐 하자는 건지...-ㅅ-;;;
정말 예상치 못한 버스의 노선이탈에, 흥안님은 참 운이 없었다고밖에 할 말이 없게 되었죠. 우리가 탔던 이 버스를 태평리에서 다시 여주로 돌아가는 시간에(이 시간대에는 광대 1,2리 왕복 경유합니다) 어플을 통해 계속 위치를 관찰해보니 이번에는 광대1리도 제대로 가주는데, 아무리 광대1리가 운전하기 엿같은 곳이라지만 ㅓ형으로 가는 데가 아닌데도 이렇게 다니는 건 정말 누구 약 올리는 것도 아니고 정말 뭐 하자는 건지... -ㅅ-;;;
제가 봐도 참 이상한 행동을 보이는 때가 가끔가다 있는 여주버스였지만, 어쨌거나 우리는 매류리 쪽으로 가는 버스가 광대 1,2리를 경유하지 않는 때에 지나가는 도로를 보았다는 것에 의의를 두게 되었고 오후 1시 36분에 매류2리에서 내리게 됩니다. 매류리에 내려보니 그 규모가 면소재지가 아닌 동네 치고는 생각보다 큰 편이었는데, 역전상회라는 생뚱맞은 이름의 가게도 있었습니다. 알고보니 여기가 예전에 수려선 철도가 지나가는 곳이었고 매류역이라는 역도 있었지만, 그 수려선이 없어지며 몰락한 동네라서 그랬던 거였지만요.
우리는 버스가 왔던 길을 따라 로터리로 다시 갔다가 세종대왕릉역 방향으로 걷게 됩니다. 그랬더니 금방 세정중학교가 나왔는데 정문 바로 근처에 정류장이 세워져 있더군요. 이제 다음에 탈 버스가 오기까지는 1시간 가량 기다려야 하니, 우리는 아까 편의점에서 샀던 것을 까먹으며 점심을 해결하고 휴식의 시간을 가지게 됩니다. 이것도 오지노선 시승할 때나 해볼 수 있는 정말 몇 안 되는 행동이니 이렇게 좀 쉬다가 가는 건 절대 나쁜 게 아니었죠. ㅋㅋ
[대원고속 953-3번(여주→세종대왕면→매류1리→오계1리→오계2리→여주][1450] ※ 여주역 1420 출발
매류1리,세정중교 1447 - 광대2리입구 1451 - 오계1리회관 1454 - 광대2리입구 1456 - 오계2리회관 1458 - 두풍아파트 1504 - 하동 1514
※ 2022년 5월 현재는 시간이 변동되어 이 당시에 탔던 버스는 여주역 1540 출발함.
오후 2시 47분이 되자 드디어 오계1,2리를 경유하여 여주로 가는 버스가 세정중학교 앞에 도착했고, 우리는 사뿐하게 1450원씩 찍어주며 버스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이 오계1,2리 노선은 10년쯤 전에 타볼 기회가 있었지만 제가 본두리에서 여주쪽으로 올라오다가 한 정류장 앞에 잘못 내리는 바람에 어이없이 놓친 뼈아픈 기억이 있는데, 드디어 이걸 청산하게 되었죠. 이 노선은 여주와 능서(현 세종대왕면), 매류리와 월송동을 잇는 순환노선이며 운행 도중 개쩌는 오계리 안길을 지나가는데, 매 운행 시마다 순환하는 방향이 바뀌는데다 승차장소 및 목적지에 따라 승차거부가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하는 특징이 있었습니다(이 노선이 훨씬 오래걸리기 때문에 굳이 무리해서 타는 사람이 없죠). 만약 우리가 지금 이 버스를 세종대왕릉역이나 능서 같은데서 탔다면, 거의 100% 확률로 어디 가냐는 질문을 받았을 겁니다. ㅋㅋ
버스는 다시 광대2리 입구를 지나 여주쪽으로 가는 듯 하다가 오계1리 안쪽으로 우회전을 틀어 들어가는데, 정말 개쩌는 1차로 길이 우리를 반겨줍니다. 나이스~!
버스가 좁디좁은 길을 따라 야트막한 언덕을 넘기까지 하니 저나 흥안님이나 감탄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렇게 쩌는 노선을 이제라도 타보게 되니 아까 오금동에 이어 체증이 내려가는 느낌입니다. ㅋㅋ
오계1리의 개쩌는 길을 들러준 버스는 매류리 쪽으로 다시 내려가다가 광대2리 입구에서 우회전을 합니다.
오계2리 마을회관 앞에 버스정류장도 있었고, 여기에서 버스를 타는 손님도 있더군요. 이제 겨우 오후 3시 다 되가는데 여기서는 지금 우리가 탄 버스가 막차였던 점은 뭔가 좀 아이러니했습니다. 하지만 이 노선은 KD운송그룹 동네에서 주로 보이는, 서비스 목적으로 존재하는 노선이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이해가 가더군요. 오계2리에서 월송동으로 넘어가는 구간은 골프장 때문에 마을이 없고, 오계1리와 2리는 매류리 쪽으로 가는 다른 노선들로도 커버가 되었기 때문에 굳이 많이 운행할 필요는 없었던 겁니다.
[대원고속 972-3번(여주~천남~대신터미널)][환승] ※ 여주역 1530 출발
하동 1537 - 여주시청 1541 - 신륵사사거리 1546 - 개나리아파트 1551 - 오드카운티 1553 - 현암3리마을회관 1555 - 현암2통종점(회차) 1559 - 천남2리 1606 - 가산1리(회차) 1610 - 당산1리(회차) 1616 - 대신삼거리 1622 - 대신터미널 1625
하동에 도착한 우리는 오후 3시 37분에 도착한 천남리 경유 대신 행 노선에 승차합니다. 천남리의 1차로가 개쩐다는 특징이 있는 귀한 노선이기도 했고, 그분과 석준형, 그리고 화랑님까지 은근히 많은 분들의 발길(?)을 거쳐간 이 노선을 드디어 저와 흥안님도 타보게 되었죠. 천남리 말고도 들어가는 곳이 두 골짜기는 있다보니 대신터미널까지는 50분 가량 소요될 예정이긴 했지만, 과연 그곳들을 제대로 다 들러줄 것인지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더군요.
여주시내 북쪽에 있는 남한강은 시내가 바로 가까이 있는 장소였지만 매번 봐도 운치가 있었습니다. 금강고속 양평군내버스나 오학동, 북내면, 대신면, 강천면 노선을 탈 때마다 지겹도록 건너는 남한강이지만 하나도 안 지겨운 것도 신기할 따름이었죠. 아무튼 개나리아파트를 경유하여 오학을 지난 버스는 오학사거리 직전에서 좌회전을 하여 본격적으로 오지노선의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하는데, 첫 번째로 들르는 현암3통부터 1차로 길입니다. 개쩌는 평장 노선도 이 길을 지나가는데, 저번 초현3리도 그랬지만 오늘도 그때의 생각이 은근 났습니다. -ㅅ- ㅋ
여기까지는 그래도 손님이 있던 덕택에 현암3통은 문제없이 들러주었고 본격적으로 천남리로 접어드는데, 이럴수가 이곳도 도로 확장공사의 손길이 미치고 있었습니다. 덕분에 도로가 온통 파헤쳐져 있어 비포장 상태의 도로를 달리게 되었지만, 이 천남리의 1차로 길도 곧 추억으로 남게 될 듯합니다. 어쨌거나 오늘 우리가 막차를 제대로 타기도 했지만요. -ㅅ- ㅋ
본의아니게 귀한 천남리의 1차로가 날아간다는 비보를 전하게 되어 좀 냐잉했지만 어쨌거나 가산1리와 당산1리가 남았기 때문에 정말 두근두근하는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으니, 천만 다행히도 가산1리와 당산1리도 모두 들어가줍니다. 이제 버스 안에는 우리밖에 없다보니 아까 현암3통과 다르게 쌩까버리고 여주로 되돌아갈 때 들르는 사건이 생길 가능성이 매우 높았는데, 그걸 수습하는 과정이 약간 까다롭다는 걸 생각하면 정말 하늘에 감사할 따름이었죠.
당산1리를 나와서는 후포1리 마을회관 앞도 지나가는데, 금강고속 양평~여주 군내버스를 탈 때면 종종 보곤 했던 후포리라는 지명이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더군요. 이 마을회관 앞에는 정류장 표시가 있지는 않았지만, 왠지 탄다고 하면 태워줄 듯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후포리를 지나니 금방 대신중고등학교가 나왔고, 버스는 오후 4시 25분에 대신에 도착합니다. 대략 50분 걸린다고 생각하면 되었지만 정말 천만다행이기도 했고 귀중하기도 했던 그런 50분이었습니다. 흥안님 역시 덕분에 생각지도 못한 개쩌는 곳들을 지나가보는 거랑께요. ㅋㅋ
누가 금강고속 노선이 간판인 동네 아니랄까봐 대신터미널에는 간간히 양평군내버스들이 들락거리고 있었지만, 이번에는 지평쪽으로 올라가는 노선을 타야만 했기에 우리는 그 유혹(?)들을 다 물리치고 편의점 안에 박혀 있다가 오후 5시 10분에 도착한 지평 경유 양평 행 버스에 승차합니다.
[금강고속 1-43번(여주→대신→곡수→지평→용문→양평)][1450] ※ 여주터미널 1640 출발
대신터미널 1710 - 곡수삼거리 1721 - 옥현3리 1723 (대평리입구에 내려야 하는데 한 정류장 더 가서 내림;;)
여전히 행선판 판대기를 5개 다 풀로 꽂고 다니고 있으니, 편도 50km를 넘는 공포의 노선은 정말 어디 안 가더군요. 하지만 이번에는 이걸 대평리입구까지 탈 것이었기 때문에 전혀 공포스럽지가 않습니다. 대평리입구에 내려야 하는데 얘기하다가 한 정류장 더 가서 내리는 실수를 했다는 것은 안비밀이었지만요(이건 미안한 거임요 -ㅅ-;;).
그래도 이번에 탈 대평,망미 노선은 용문에서 오후 5시 40분이 되어야 출발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았고, 대평리입구에 오후 6시 4분에 도착한 그 버스에 승차하니 환승할인이 되지 않아서 우리의 시승은 매끄럽게 진행됩니다. 이렇게 타면 이후 계획상 1450원을 2번 낼 것을 3번 내야하기 때문에 대평,망미리 버스를 좀 더 위로 가서 탈까도 했었지만, 대평리입구에서 타는 게 좋겠다는 석준형의 말을 들은 것이 신의 한 수로 돌아왔죠. 사실 가만 생각해보니 더 위로 가서 버스를 타는 것은 다른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었으므로, 굳이 "나 잡아잡수" 식으로 행동할 이유는 하나도 없었던 겁니다. ㅋㅋ
[금강고속 7-9번(용문~지평~대평,망미][1450] ※ 용문터미널 1740 출발
대평리입구 1804 - 대평1리 1807 - 망미1리마을회관 1811 - 석불주유소,석불역 1817 - 지평사거리 1822
도시에서처럼 아무 생각없이 정류장 시설 안에서 기다리다 버스 타면 되겠지 했다간 무조건 피를 보게 되지만, 그 정도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것이었기에 우리는 정말 자연스럽게 버스를 타게 되었으며, 마음놓고 가기 어려웠던 대평리 그리고 망미리를 보게 됩니다. 대평리는 양평과 여주를 오가는 군내버스 중 지평을 경유하는 노선이 일부 시간대에 한해 각 방향별로 하루 2번 추가로 경유하는 동네였으며, 옥촌리나 도롱리, 양촌리, 계전리, 운심2리와 마찬가지로 코스표 이외에는 그 어디에서도 존재여부를 확인할 수 없던 역사가 있었던 겁니다. 이 노선들 모두 경기도 버스정보시스템(GBIS)이 도입된 이후 그 존재가 까발려지게 됐지만, 대평리만큼은 계속 등록되지 않아 쭉 은신 성공(?)을 해온 노선이었죠.
생각외로 멀리서 찍어보기는 쉽지 않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어쨌든 이 버스도 석불역 바로 앞을 지나기 때문에 석불역도 겨우겨우 사진으로 박고 버스는 신나게 달려 오후 6시 22분에 지평사거리에 도착합니다. 우리는 여기에서 내리게 되었는데 아까 대평리입구도 그렇지만 이곳도 직접 내려보는 일이 생기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네요.
사실 지평은 특히 용문, 양평 방향으로 막차가 생각보다 빨리 끊기며, 지평역까지 걸어가려면 생각보다 멀고 열차마저도 시간표를 보고 타야 하는 동네기 때문에 지금 이 시간에 여기를 내린 것은 사실 바보짓이었습니다. 하지만 빠져나올 구멍은 다 있는 법이었으니, 월산리 막차라는 보험이 있었죠. 오전 7시대, 그리고 우리가 타려는 오후 7시대 차 이렇게 하루 2번밖에 운행하지 않으며, 용문터미널 시간표에서는 찾아볼 수 없던 이 노선에 의존해야 했던 동네이자 용문~양동 22번이 하루 1번 추가로 경유하기도 했던 동네인 월산리도 이제는 하루 4번으로 대폭 개선이 되었더군요. 하지만 우리가 타려는 이 월산리 막차가 지평에서 용문쪽으로 나가는 최종 막차인 것은 여전히 변함이 없었습니다.
우리는 동네 안쪽의 분식집을 찾아 칼국수로 저녁을 먹고 오후 7시 15분에 도착한 월산리 버스에 승차합니다.
[금강고속 77-2번(용문~지평,월산리)][1450] ※ 용문터미널 1900 출발
지평사거리,지평초교 1915 - 송현2리,레포츠공원 1916 - 월산1리 1918(석준형과 만남 ㅋㅋ) - 월산2리 1922 - 용문면사무소,용문터미널 1934
버스를 탄 사람은 우리 둘뿐이었고, 광탄쪽으로 올라가는 듯 하다가 월산리로 우회전을 하여 월산리로 접어드니 멋진 길이 우리를 반기고 있었죠. 그런데 월산2리에 이른 버스가 갑자기 멈춰서더니 사람을 태우는데 다름아닌 그 사람은 석준형이었습니다. 오우~ 혁님~! ㅋㅋㅋㅋ
서프라이즈~한 등장에 분위기가 고조된 버스는 열심히 용문을 향해 달려줍니다. 석준형과 흥안님과도 인사를 하게 되고, 저는 그리 원치 않는 일이었지만 용문성당에서 하차하게 됩니다. 갑자기 차를 끌고 왔다며 뜬금없이 여길 온다는 한 인간이 있었기 때문이었죠. 워낙 오래간만이기도 했고 그의 형을 생각하면 마냥 거절하기도 그래서 일단 만나게는 됐지만, 이 경우없는 행동에 저는 상당히 기분이 좋지가 못했습니다. 그저 자기만 좋으면 다인가 -ㅅ-;;
아무튼 새로 지어진 용문터미널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시내를 돌고 온 흥안님도 도착하고(사실 용문 시내 구간은 어차피 가게 되어 있고, 용문은 또 와야 했기 때문에 지금 갈 필요가 없었는데 -ㅅ-;;;) 어쨌거나 귀갓길에 오르게 됩니다. 그나마 이날 석준형이 저의 상황을 이해해준 게 정말 고마웠지만 한편으로는 참 미안했던 거구먼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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