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인분당선이 개통된 이후, 좀더 눈길이 가는 동네가 생겼습니다. 다름아닌 발안, 청북, 그리고 안중이었죠. 수인분당선이 개통되면 이 동네들은 오목천역을 이용하면 매우 쉽게 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었고, 실제로도 그렇게 되어 있었습니다.
다만 한 가지 문제가 있었는데, 경진여객이 우한 폐렴때문에 수원에서 안중으로 내려가는 8472번을 감차시키는 바람에 버스가 40~45분에 한 번 꼴로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는 점이었습니다. 하지만 어차피 수인분당선도 주말에는 30분에 한 번 꼴이라는 지랄맞은 배차를 보여주고 있는데다, 버스 시승에 있어 시간 계산은 목숨줄과도 같기 때문에 그까이거 계산 한번 더 해서 8472번도 마찬가지로 타주면 그만이라 큰 걱정도 하지 않게 됩니다. 8472번은 수원역, 고색역, 오목천역을 모두 정차하며 수원역에서 오목천역까지는 10분 남짓 걸리기 때문에, 이걸 이용해 시간 계산을 해본 다음 셋 중 한 군데에서 적당히 끊어타기만 하면 별로 안 기다리고 탈 수가 있음을 알게 되었으니까요. ㅋㅋ
또한 안중에서 아직 타지 못했던 노선들을 살펴보니 방축리 82-3번과 신영리 86번을 비롯하여 여러 개가 있었는데, 코스를 만들기 위해 지도와 시간표를 살펴보니 방축리와 신영리가 생각보다 정말 가까웠으며, 서로 시간대마저 비교적 잘 맞는 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이 두 노선을 각각 연결해서 탄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이걸 토대로 그림을 그려보니 안중에서 타보지 못했던 노선들을 깔끔하게 해결할 수 있기까지 하더군요. 오우~ 혁님~! ㅋㅋ
이리하여 안중에 남아 있는 잔당들을 2번만에 모두 끝내버리는 코스를 마련한 저는, 계획 발동을 위해 수인분당선을 타고 오전 8시 39분에 도착한 오목천역에서 내리게 됩니다. 안중 가는 8472번은 수원역을 오전 8시 37분에 출발하는데, 수원역에서 오목천역까지는 10분 잡으면 되기 때문에 저는 기분좋게 버스정류장을 향해 가게 됩니다. 발안 쪽으로 내려가는 버스들이 모두 지나가는 도로에 바로 역이 있었기 때문에 버스정류장까지 가는 것은 식은 죽 먹기였죠. ㅋㅋ
[경진여객 8472번][환승, 1050원] ※ 수원역 0834 출발
오목천역 0850 - 봉담읍사무소 0855 - 장안대학 0859 - 해병대사령부 0904 - 장짐사거리,축산농협(구 바다마트) 0912 - 발안만세시장 0915 - 제약공단사원아파트 0921 - 상신초교입구 0925 - 구문천1리 0927 - 구문천2리,돌내 0931 - 요당2리 0933 - 느런휴게소 0934 - 청북읍사무소,신포 0939 - 후사1리 0944 - 청북신도시 0948 - 안중출장소 0954 - 안중오거리 0958 - 안중터미널 1003
오전 8시 50분이 되자 드디어 8472번 뉴슈퍼가 등장하여 승차합니다. 요즘은 그놈의 5030때문에 교통흐름이 너무 느려져서인지, 이전에는 교통 체증이 없을 경우 수원역에서 오목천까지 10분 정도면 오던 버스가 16분이 걸려서 오더군요. -ㅅ-;;
하지만 8472번의 스피드는 죽지 않았다는 걸 잘 아는 본인이기에 가만히 앉아 있으니(어차피 안중까진 1시간 조금 더 걸릴 것이고, 이것도 이미 계산되어 있었기 때문에 급할 것도 없었습니다. ㅎㅎ) 봉담을 벗어난 버스는 과연 속도를 팍팍 내주며 발안을 지나 안중을 향해 내려갑니다. 조암을 가는 9802번과 다르게, 8472번은 시외완행버스에서 직행좌석버스로 전환되기 전과 같이 향남지구 안으로는 들어가지 않고 바로 남쪽으로 내려가기 때문에 거침이 없었죠. 그런데 바다마트가 있는 장소를 보니 정말로 바다마트는 문을 닫았고, 웬 의류매장이 영업하고 있더군요.
디시 교통 갤러리에서 바다마트 영업 종료 예정을 알린다는 글을 본 적이 있었는데, 해당 글을 올렸던 유동닉이 정말 바다마트 관계자였구나 싶었죠. 향남지구가 없던 옛날에는 발안사거리가 아닌 정말로 발안삼거리였는데, 그 시절에도 존재하여 이곳의 랜드마크가 되어왔던 곳이 이렇게 갑자기 없어져버리니 정말 황당하기 그지없었습니다. 이것 이외에는 8471번이 유니버스로 다닌다는 걸 보았다는 점 말고는 이렇다 할 특징 없이 안중터미널까지 쭉 가게 되었죠. 사실 8472번은 이전에도 몇 번 탔었던지라 다 지나가본 길이었다는 점이 컸지만요.
제가 탄 버스는 오전 10시 3분에 안중터미널에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오목천역을 출발한 지 1시간 10분 남짓 뒤였죠.
[평택여객 86번(안중~신영리)][환승] ※ 성공회앞 1025 출발
안중터미널 1032 - 현화중교 1036 - 안중출장소 1039 - 내기삼거리 1045 - 방림1리 1050 - 신영삼거리 1054 - 신영2리마을회관 1056
신영리 가는 86번은 성공회에서 10시 25분 출발이었기 때문에 시간은 충분했습니다.
이 틈에 저는 화장실을 다녀오게 되었고 오전 10시 32분이 되자 86번이 도착하여 승차하는데, 석준형과 서부두를 갔다가 눈앞에서 놓쳐버린 대형 사고를 일으킨 그 노선이었죠. 그로부터 벌써 3년 넘는 시간이 지났으니 세월 참 빠르네요. ㅋㅋ
안중 시내를 나온 버스는 포승 쪽으로 가는 다른 버스들과 내기삼거리까지 같은 경로를 달리다가 포승중학교를 지나 좌회전을 틀어 본격적으로 신영리를 향해 들어가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아파트가 보였지만 그것도 잠깐이었고, 금방 초록빛 논밭만이 보입니다.
저는 신영2리 마을회관 앞에서 내리게 됩니다.
시간을 확인하니 오전 10시 56분이었으며, 이제는 방축1리로 슬슬 걸어가는 일이 남아있었죠. 지도를 확인하니 버스가 왔던 길을 살짝 거슬러 올라가면 바로 나오는 정미소 앞에서 우회전을 해야 방축리로 갈 수가 있었는데, 방축1리에 버스가 오려면 1시간 남짓 시간이 남더군요.
[도보]
신영2리마을회관 1056 - 방축1리 1117
그런데 어차피 날도 덥고하니 천천히 걸었는데도 불구하고 정작 목적지인 방축1리에 도착하니 고작 20분밖에 걸리질 않았습니다. 버스가 오려면 40분 남짓 시간이 남아 있었기 때문에 정류장 의자에 앉아 석준형과 톡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오전 11시 59분에 드디어 버스가 도착합니다.
[평택여객 82-3번(안중~방축리,도대리)][1450] ※ 안중 구터미널 1140 출발
방축1리 1159 - 도대3리 1201 - 현덕파출소 1205 - 안중터미널 1208 - 동신3차아파트 1209
이 방축리 노선은 정말 이상하게도 하루 3번밖에 다니지 않기 때문에 의외로 타기 쉽지 않은 노선이지만, 86번과의 궁합이 상당히 좋은 것이 천만 다행이었습니다. 다음에는 오늘과 반대로, 이 노선을 타고 방축1리로 온 다음 신영2리 마을회관으로 가서 86번을 타고 나가는 일만이 남게 되었죠. 방축1리를 벗어난 버스는 도대2리에서 손님을 한 명 태우며 곧 1차로 길을 질주하게 됩니다. 쩌는 1차로 길은 일품이었죠. ㅋㅋ
버스 안에는 안내문이 하나 붙어 있었는데, 덕우리 노선의 회차경로가 마을 바깥 큰길에서 마을회관으로 바로 들어왔다가 다시 나가는 걸로 변경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덕분에 오늘 시승에서 좋은 점과 나쁜 점이 둘 다 있게 되었는데, 때마침 이따 오후에 덕우리 버스를 탈 것이기 때문에 회차지 파악에 큰 도움이 되었던 점은 좋았습니다. 다만 덕우리에서 이 차를 또 타게 될 거라는 사실은 어쩔 수가 없더군요. -ㅅ-;;
도대1리에서 우회전한 버스는 현덕파출소 앞에서 좌회전을 하여 안중으로 올라가게 되었고, 저는 안중터미널 바로 다음 정류장인 동신 3차아파트에서 하차합니다. 바로 근처에 편의점을 봐둔 것이 있어 거기에서 먹을 것을 사서 점심을 해결할 생각이었던 겁니다.
날이 더웠지만, 터미널 안에는 커다란 공장용 선풍기가 있었기 때문에 바람을 쐬면서 가만히 앉아 있으니 생각보다 정말 시원했습니다. 여기도 우한 폐렴때문에 시외버스가 좀 작살이 나 있었는데, 부천행의 운행횟수가 하루 2회 정도로 줄어버렸고 안산행은 아예 다니지도 않더군요. 안산~안중 직행은 사람들 꽤 타던데 이걸 몽땅 운행중단할 생각을 하다니 영 이해가 안 가지만, 어쨌거나 현실은 현실이니 받아들일 수밖에는 없었죠. 또한 수원역 가는 8472번도 시외완행 시절 2~30분 간격에서 이번 우한 폐렴 때문에 배차간격이 더 늘어난 상태이지만, 터미널이든 시청 사이트든 시간표가 하나도 없는 점은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시외완행 시절에는 시간표 잘 붙여주더만 이제 시간표 안내는 손 놓기로 한 건지, 자기네 동네 버스 아니라고 안내가 막장이었죠. -ㅅ-;;
시간은 흘러흘러 드디어 오후 1시 5분.
이번에 탈 버스는 길음리를 경유하여 평택으로 가는 310-1번이었습니다. 전에 석준형과 탔던 320번(이건 안화리 경유죠)과 마찬가지로 이 노선 역시 안중터미널 맨 오른쪽 구석의 승차홈에서 따로 출발하는데, 이 승차홈에서 출발하는 노선들은 주변에 승객들이 있어도 일단 무시하고 보는 경향이 있다보니 버스가 가는지 안 가는지 계속 지켜보게 됩니다. 사실 310-1번과 320번 둘 다 여기서 평택을 가기는 하지만 너무 돌아서 가다보니 운전기사가 방어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이나, 너무 대놓고 안 태우려는 모습은 영 마음에 들지 않는 게 사실이었죠. -ㅅ-;;
그런데 출발시간인 오후 1시 10분을 지났는데도 운전기사가 올 생각을 하질 않았고, 오후 1시 20분이 되어서야 운전기사가 버스 안으로 들어가 시동을 걸더군요. 안중에서 타려는 손님은 반갑지 않은 존재로 보게되는 선입견은 있다지만, 출발시간마저 어겨도 되는 건지 -ㅅ-;;
[평택여객 310-1번][1450] ※ 10분 지연 출발
안중터미널 1320 - 안중오거리 1325 - 반룡한의원 1328 - 용성1리 1330 - 죽3리마을회관 1334 - 죽3리(큰길) 1338 - 길음2리(회차) 1344 - 당거사거리 1346 - 숙성2리 1349
어쨌거나 버스에 오르니 예상대로 어디 가냐는 질문이 들어왔고, 저는 숙성2리라고 대답하고 버스를 타게 됩니다. 8471번이 가는 길 그대로 용성1리까지 올라간 버스는 죽3리를 찍고 길음2리로 바로 내려가는데, 죽3리는 이 버스만 가는 곳이었더군요.
죽3리를 지난 버스는 80번과 98번 등이 다니는 큰길가 죽3리 버스정류장을 잠시 들렀다가 바로 길음리로 들어갑니다. 여기도 이전에는 90번 버스가 가는 곳이었지만, 평택여객이 노선 개편을 하면서 그 90번을 없애고 다른 노선을 투입하는 등 변화가 있는 장소였죠. 그러다 지금은 안중에서 평택 가는 310-1번, 그리고 숙성리에서 오는 300번 이렇게 두 노선이 왔다갔다 하는 장소로 되어 있었는데, 이 덕분에 저는 길음리를 더욱 편하게 가볼 수 있게 되어 실보다는 득이 더 많았다고 볼 수 있었습니다.
죽3리 버스정류장을 지나 길음사거리에서 우회전을 한 버스는 곧 길음리를 들어가는데, 1.5차로보다 조금 넓어 보이는 길이 이어지다가 1차로 길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여기도 확장이 되려는 모양인지 공사가 한창이었죠.
길음2리에서 회차한 버스는 대반,객사리 93번(안중에서 팽성을 가는 노선이죠)이 지나가는 길을 잠시 이용했다가 곧바로 숙성리 쪽으로 좌회전을 합니다. 그랬더니 금방 숙성2리가 나와서 벨을 눌러 버스에서 내리게 됩니다.
[도보]
숙성2리 1349 - 오성면사무소 1357 - 양교3리입구 1417
숙성2리에 내리고 보니 오후 1시 49분.
숙성2리에서 오성면사무소까지는 먼 거리가 아니었지만, 양교리로 가는 300-1번이 오성면사무소에서 오후 2시 15분에 있었기 때문에 속도를 높여 걷게 됩니다. 원래는 이럴 필요가 전혀 없었지만, 버스가 10분 늦게 출발하여 목적지에도 10분 늦게 도착하는 정말 정직한 운행(...)을 했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숙성2리는 지도로 언뜻 봤을 땐 허허벌판 평야에 집들 조금 있는 한적한 곳일 것 같더만, 실제로는 원룸 같은 저층 건물들도 보이고 편의점까지(...) 있더군요. 이래서 직접 가봐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가 봅니다.
오성면사무소 쪽으로 열심히 걸어가니 곧 굴다리를 통과하게 되었고, 통과하자마자 바로 평택~안중 간 시내버스들이 뻔질나게 드나드는 그 길이 등장합니다. 오성면사무소 버스정류장도 곧 보게 되었지만, 저는 양교3리 입구까지 더 걸어가야 했기 때문에 계속 걸어야만 했죠. 그런데 양교3리 입구까지 한 정류장이었지만 생각보다 거리가 멀다보니, 가도가도 거리가 줄어들지 않더군요. -ㅅ-;;
[평택여객 300-1번(숙성리~백봉1,2리~양교5,6리~숙성리)][1500, 현금] ※ 오성면사무소 1415 출발
양교3리입구 1418 - 백봉1리(회차) 1422 - 백봉2리(회차) 1424도착, 1425출발 - 토진3리 1430 - 양교5리 1432 - 양교6리 1434도착, 1440출발 - 양교3리 1446 - 길음사거리 1448 - 오성면사무소 1450
시간이 어느덧 오후 2시 15분이 되었는데도 아직 양교3리입구 정류장이 나오지 않아 초조한 가운데, 2시 16분이 되니 드디어 버스정류장을 발견할 수 있었고 제가 정류장에 도착한 지 불과 1분 뒤에 바로 버스가 나타납니다. 이번 버스에서 카드를 댔다간 "환승입니다" 라는, 여기에서는 참 무서운 목소리를 100% 듣게 되므로 현금을 준비해야 했는데, 돈 꺼낼 새도 없이 차가 와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네요. -ㅅ-;;
이리하여 타게 된 버스.
백봉리와 양교리를 들르는 순환노선이었는데, 백봉1리부터 먼저 들어갑니다. 여기도 평택 시내에서 90번이 와주던 시절과는 다르게 길이 확장된 듯 싶었습니다. 뒤이어 들어간 2리도 마찬가지였죠. 좀더 일찍 왔다면 쩌는 길을 보았을 듯 싶지만, 그것도 인연 따라 가는 것이니 어쩔 수 없나보다 하게 됩니다.
토진리를 지나 청북 쪽으로 가버릴 듯했던 버스는 양교6리 마을회관 앞에서 회차를 하더니 여기에서 시간을 맞췄다 가더군요. 시간표에 적혀 있는 양교리가 이 양교6리 마을회관이었던 겁니다. 새로운 사실을 하나 알아가고, 그래도 들어가는 곳이 많아 재미있게 버스를 타고 다시 오성면사무소로 나오니 오후 2시 50분이었죠.
[평택여객 810번][1450]
오셩면사무소 1457 - 경기물류고교 1507
이제는 덕우리 노선을 타기 위해 다시 안중으로 되돌아가야 했는데, 때마침 810번이 먼저 와서 이걸 타고 안중으로 가게 됩니다. 이전에는 이것도 좌석버스여서 돈을 더 내야 했던 시절이 있었는데 하면서 카드로 1450원을 내는데, 버스가 빠르게 달리는데다 신호마저 걸리지 않아서 금세 안중오거리에서 좌회전 신호를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신호를 기다리던 도중, 고잔리 가는 315번이 갑자기 나타나더니 안중오거리 버스정류장 못 간 구석에서 정차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이건 또 뭔가 싶어서 노선 및 시간표를 확인해보니 315번이 오후 3시 10분에 안중오거리에서 출발을 하는 상황이었으며, 이건 다른 안중 버스와 다르게 읍내에서도 단독구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얼른 버스에서 내린 다음 안중오거리 버스정류장을 향해 다시 뛰어가게 됩니다. 315번을 탄다는 것은 원래 계획에는 없었지만, 315번의 단독구간을 지금 해결하지 못하면 두고두고 남게 될 것 같았기 때문이었죠. 이로서 덕우리에서 걸어나와 8471번을 타고 안중으로 되돌아온다는 원래 계획 또한, 덕우리로 걸어들어가서 타고 나온다는 것으로 바로 수정하게 됩니다. 그렇잖아도 아까 8471번의 위치를 어플로 확인해보니 찜찜한 게 한두가지가 아니어서 고민이 되었었는데, 어찌보면 잘 된 것 같습니다. 확인 당시, 8471번은 안중에서 수원역으로 되돌아가는 중이었는데 웬일인지 수원역에 상당히 늦게 도착할 예정이었던 겁니다. 그렇게 되면 다음 탕에도 제때 출발하지 못하게 될 테고, 그러면 제가 덕우리에서 걸어나왔을 때 환승할인은커녕 안중에도 늦게 도착하여 다음에 탈 버스를 놓치게 될 판이었죠.
[평택여객 315번(안중오거리~송담지구~신포~고잔리)][환승]
안중오거리 1508도착, 1510출발 - 힐스테이트 1515 - 안중터미널 1517 - 주공1단지 1527 - 안중출장소 1529 - 청학빌라 1537
315번이 금방 출발해 버릴세라 허겁지겁 다시 안중오거리로 뛰어가니 버스가 출발 대기중이었고, 오후 3시 10분이 되자 바로 출발하더니 좌회전을 틀어 버리더군요. 이 덕분에 저는 안중읍내 동남쪽에 새로 건설중이던 송담지구를 들어가보게 되었습니다.
송담지구는 건설된 부분이 아직까진 많지 않아서인지 노선버스도 이 315번이 고작이었습니다. 또한 안중터미널에서 서는 위치도 어플 및 포털사이트 지도에서만 나와 있을 뿐 실제로는 표지판 그런 거 아무것도 없더군요(이 노선만 안중터미널에서 타는 곳이 다릅니다. 터미널 안으로 들어오지도 않지만, 터미널 바로 바깥에 있는 정류장에 오는 것도 아니죠). 그나마 버스가 설만한 곳을 훑어봐도 도무지 버스가 설 장소 같지가 않아서, 그냥 터미널 바로 바깥에 이 노선이 지나가는 도로와 접하는 곳에서 탄다고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었죠. 아무튼 안중 노선인데도 불구하고, 의외로 안중터미널에서 타기란 주민들조차 참 많이 어려울 듯한 느낌이 듭니다. 터미널에서 집으로 갈 때, 굳이 이걸 기다려서 타야 할 이유도 없으니까요. 하지만 서해선 안중역이 송담지구에 들어설 예정임을 고려하면 이 문제들도 미래에는 해결될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도 같이 해보게 됩니다. 안중역이 생기고 열차가 다니게 된다면, 추가 역세권 건설사업 및 시내버스 노선 변경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테니까요.
현화고등학교 뒷길을 지나 현화초등학교로 들어온 버스는 그대로 쭉 직진을 하여, 평택안일초등학교 앞도 지나가게 됩니다. 이곳 역시 아까 현화고등학교 뒷길과 마찬가지로 정류장은 없었지만, 이 버스만 가는 단독구간이라 정말 315번을 타보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죠.
안중읍내를 돌고 안중출장소로 나오니 어느새 20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있었고, 버스는 본격적으로 8471번이 가는 길을 따라 청북으로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덕우리로 가려면 반룡한의원에 내려야 했으며, 안중오거리를 지나면 반룡한의원은 금방이기 때문에 타이밍을 보다가 벨을 눌렀죠. 그런데 버스가 반룡한의원까지 가지도 않고 도중에 서버리더니 문이 열리더군요. -ㅅ-;;;
[도보]
청학빌라 1537 - 반룡한의원 1541 - 덕우리종점1610
이건 또 뭔가 싶었지만 벨 누른 것을 무를 수도 없는 노릇이라 일단 버스에서 내려 주변을 보니, 이럴수가 정류장이 세워져 있더군요. 이전에는 안중오거리에서 반룡한의원 사이에 정류장이 없었는데 언제 생겼지? -ㅅ- ㅋ 본의아니게 한 정류장 잘못 내려버리니 좀 떨떠름했지만, 어쨌든 반룡한의원은 한 정류장 거리였기 때문에 슬슬 걸어가니 금방 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사실 반룡한의원 앞은 좀 씁쓸함이 드는 장소인데, 청북신도시가 생긴 이후 명암이 갈렸기 때문입니다. 이곳은 경진여객의 수원~안중 시외완행버스가 자주 지나가는 장소라 가기 불편한 곳이 아니었지만, 청북신도시가 생긴 이후 버스들이 청북신도시 쪽으로 집중되어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가 만만치 않은 장소로 변해버린 겁니다. 한의원은 특성상 어르신들이 많이 이용할 텐데, 대중교통이 불편해져 버린 것은 분명 어느정도 타격이 있었을 것 같았죠.
저는 반룡한의원 건물 바로 오른쪽 구석에 난 길로 진입합니다. 그랬더니 금방 안중공설묘지가 나왔는데 거기서 용성공원 쪽으로 쭉 직진하니 이게 웬걸, 임도 수준의 길이 저를 반깁니다. 평택의 평이 평평하다는 뜻일 정도로, 평택은 산이 별로 없는 동네인데 그런 평택에서 이런 길을 만나니 정말 뜻밖이었습니다. ㅋㅋ
이런 길을 가면 진드기가 들러붙는 수가 있으며 그것들이 제법 성가신 병을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에(살인 진드기라는 게 특별한 게 아닙니다) 신경이 많이 쓰였지만, 어쨌든 길을 헤쳐가며 언덕을 넘다가 갈림길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왼쪽으로 가야 덕우리가 나온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바로 왼쪽으로 꺾어 계속 걸어갑니다. 길 상태가 그렇게 썩 좋진 않았지만, 워낙 나무가 우거져있다보니 한여름인데도 제법 시원했습니다. 하지만 쭉 걸어가니 도로다운 도로가 나오고 마을이 등장하는데, 여기서부터는 워낙 길에 그늘이 없다보니 다시 또 덥더군요. -ㅅ-;;
더위를 뚫고 앞으로 걸어가니 왕복2차로 큰길이 나왔고, 금방 덕우리종점 바로 근처에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아까 방축리 버스에서 본 안내문으로 알 수 있듯 이 왕복2차로 길을 그대로 따라가도 버스 종점은 갈 수 있었지만, 버스 시간도 남겠다 이전 회차경로 그대로 한번 움직여보았죠. 마을길을 따라 버스종점인 마을회관으로 진입하는 것이었는데, 나름 좁은 마을길이 저를 반기더군요.
마을길을 잠시 걸어보니, 안내문에 나온 철제 구조물은 회관 바로 옆을 제외하면 대부분 치워져 있어 안내문의 내용이 실감나진 않았습니다. 결국 철제 구조물 운운한 것은 겉으로 내세운 명분일 뿐이고 앞으로 더 이상 1차로 마을길로는 운행하지 않겠다는 의사 표현이 되어버린 꼴인데, 그래서일까요. 잠시 후 도착한 버스는 그냥 바깥의 왕복2차로 큰길에서 회차를 하였고, 제가 서있던 마을회관 바로 근처의 정류장으로는 오지도 않더군요. 그럼 그렇지 ㅋㅋ
[평택여객 87번(안중~덕우리)][1450]
덕우리종점 1614출발 - 동우화인캠 1617 - 안중초교 1620 - 안중오거리 1622 - 안중터미널 1626
출발시간까지 2분도 남지 않았기 때문에 저는 서둘러 버스쪽으로 뛰어가 승차하게 되었고, 버스는 제가 타자마자 금방 출발합니다. 이로서 안중에서 나름 까다로운 노선인 덕우리도 문제없이 해결이 됩니다. ㅋㅋ
길은 왕복2차로로 다 확장이 되어 있어 버스는 막힘없이 슝슝 달려주었고, 오후 4시 26분에 안중터미널에 도착합니다.
이제는 집으로 갈 시간.
하지만 아침에 왔던 것처럼 다시 8472번을 타고 올라가면 재미가 없죠. 때마침 오후 5시 20분에 여기서 객사리로 가는 93번이 있었기 때문에 이걸 탔다가 20번으로 환승하여 평택역을 가기로 했습니다. 93번은 안중과 팽성을 한번에 잇는 유일한 노선인데, 생각보다 운행시간대가 좋지 않아 타기가 어려운 노선이므로 이번 기회에 해결을 보려고 했던 겁니다. 때마침 객사리에서는 20번이 정말 자주 다녀주고 있었으니, 정말 구미가 당기는 귀갓길이 아닐 수 없었죠. ㅋㅋ
버스 시간까지 1시간 가까운 시간이 남았지만 환승할인 연장을 하기도 그렇고해서 또 터미널에서 짱박고 있으니, 오후 5시가 되어 카운티 한 대가 승차장에 들어옵니다. 버스를 보니 93번 행선판을 앞에 달고 있었는데, 이럴수가 아까 덕우리에서 타고 왔던 차와 같은 차더군요. ㅇㅣ런 ㄴㅣ미~~;;;;
사실 아까 방축리에서도 한번 탄 차였기 때문에 같은 차를 3번이나 타버리는 웃기는 일을 만난 셈이었지만, 이번에 이걸 포기할 수는 없는 일. 최대한 출발시간 직전까지 기다렸다가 버스에 올라 맨 뒷자리로 숨습니다. 기사아저씨께서는 때마침 버스에 타있던 할머니 승객과 이야기 중이셔서 저의 존재가 묻혀들어가는 듯 했지만, 출발 직전에 저를 보더니 혹시 아까 덕우리에서 탄 분 아니냐는 질문을 하시네요. -ㅅ-;;
그런데 기사아저씨께서 할머니와 이야기 중이기도 했고, 사실 제가 아까 차를 탔었던 게 맞는지도 긴가민가하시는 듯하여 저도 그 사람 아니라고 자연스럽게(...) 대답하니 네~ 하면서 버스를 출발시키십니다. 거짓말하게 된 건 좀 죄송하게 되었지만, 그저 버스 타며 풍경을 보려는 것뿐이고 실제로도 그것밖에 한 것이 없는데도 이상한 사람 취급받으며 조리돌림당하는 것보다는 훨씬 나으니 어쩔 수 없었죠. 사실 이번에도 1450원 찍으며 탔고, 아까 탔었을 때 제가 특이한 행동을 했던 것도 아니라서 더 물어볼 건덕지도 더 이상 없었을 테지만 말입니다. -ㅅ- ㅋ
[평택여객 93번(안중~안중오거리,대반리,당거리,창내2리,K-6정문,안정리~대원아파트)][1450]
안중터미널 1700도착, 1720출발 - 안중오거리 1726 - 정토사 1728(우회전) - 대반3리 1730 - 원길음 1734 - 당거사거리 1736 - 교표3리 1739(마을표시석이 정류장임) - 당거3리 1741 - 창내2리 1742 - 원정삼거리 1745 - 국제섬유,안정3리삼거리 1749 - K6정문 1750 - 팽성국제교류센터 1754
버스는 안중오거리로 가는 도중 승객 한 분을 태우는데, 이 승객이 마침 오늘 비번이라 쉬는 날인 기사분이었는지 기사아저씨와 자연스럽게 회사 이야기를 하며 이야기꽃을 피우게 되었죠. 이 덕분에 저의 존재는 더욱 자연스럽게 묻혀들어가게 되는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행실이 좋지 않아 동료에게나 승객에게나 그리 좋은 소리 못 듣는 기사의 이야기도 나오더군요. 직장 내에서 나에 대한 이야기들도 이런 식으로 돌고 돌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다시 한 번 행동도 조심하고 사람들도 잘 대해주어야겠다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물론 모든 사람들에게 다 친절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니, 그 기준 또한 중요하긴 하지만요.
평택 쪽으로 가다가 정토사 정류장에서 우회전을 하여 대반리로 들어가니 왕복2차로 길이 반깁니다. 뭐, 여기까지는 93번의 단축 버전인 89번도 있기 때문에 버스 시간대가 그리 나쁘지는 않아서 불편이 크지는 않을 듯 싶었습니다.
대반4리에서 좌회전하니 왕복2차로 큰길이 이어졌고 버스는 쭉 직진합니다. 아까 310-1번으로 지나갔던 길음2리 들어가는 입구도 다시 지나가게 되는데 89번의 종점인 당거사거리를 지나가는 도중, 맞은편에서 달려오는 93번 시내버스를 만나게 됩니다. 93번은 그린시티로 다니는 노선인데 왜 카운티가 걸렸나 했더니, 그린시티는 이미 팽성을 갔다가 다시 되돌아오고 있는 중이었더군요(기사아저씨와 이야기 중이던 승객이 맞은편에 오는 버스를 보더니, 문제의 그 기사가 모는 차 간다고 이야기하시네요 -ㅅ-;;).
당거사거리를 지나 본격적으로 단독구간에 접어드는데, 당거사거리 이후로 안내방송은 계속 잘 나오고 있었지만 버스 정류장임을 알 수 있는 표시는 아무것도 없더군요. 하지만 지도로 해당 정류장들이 있는 장소들을 보며 비교해 보니 다들 버스 탄다고 하면 태워줄 장소들이겠다는 걸 알 수 있었는데, 해당 노선 및 정류장 자료 자체는 나름 조사를 해서 만들어지기는 했었구나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결국은 등록되어 있는 노선들의 현재 운행사항을 제때 반영시키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의 싸움인 거였죠(사실 여기서도 보면 볼수록 수도권 집중 현상의 폐해가 나타나고 있다능 -ㅅ-;;;).
교표리를 지나니 어느새 저 혼자 남더군요. 그래서 버스는 쉼 없이 팽성을 향해 달리는데, 창내2리를 지나 곧 만나게 된 팽성대교가 정말 멋있었습니다. 아직 해가 길 때라 저녁노을을 보기는 어려웠지만 정말 와보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역시 이런 맛에 버스를 타죠. ㅋㅋ
팽성대교를 건너니 금방 안정리로 가는 길이 나왔고, 말로만 듣던 안정리 K-6 미군기지 앞을 지나 팽성국제교류센터에 하차합니다. 이 버스의 종점은 대원아파트였지만, 20번을 타면서 어차피 지나가게 되어 있기 때문에 거기까지 굳이 갈 필요는 없었습니다. 안정리도 미군기지의 영향인지 송탄처럼 가게들이 꽤 있었는데, 이쪽에도 맛집이 있을 것 같더군요.
저는 길을 건너 초원빌라 버스정류장으로 이동한 후, 오후 6시 정각에 나타난 20번에 승차하였습니다. 20번이 안정리를 한 바퀴 순환하고 다시 나가는지라 여기에서 타면 아무 문제없이 평택역으로 나갈 수가 있었죠. ㅋㅋ
[서울고속 20번][환승]
초원빌라 1800 - K-6정문,캠프험프리 1804 - 안정3리 1807 - 팽성국제교류센터 1809 - 부용초교 1811 - 객사리 1812 - 평궁리 1818 - 원평동주민센터,평택초교 1822
예상했던 대로 버스가 정류장을 지날때마다 정차벨이 울리고 있었고, 평택에서 타고 온 승객들이 쭉쭉 내림과 동시에 승객들이 또 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평택역 인근에서 심각한 정체가 있었기 때문인지(이 버스가 오후 5시 20~30분 사이에 평택역을 지나왔을 테니 교통체증에 휘말렸을 게 틀림없었죠) 기사아저씨께서 생각외로 급하게 운전하시더군요. 협진여객의 난폭운전이 유명하지만, 평택의 시가지 구조와 시내버스 노선 구조를 함께 생각해보면 이건 협진여객만의 문제로 볼 수는 없는 것이었습니다.
아무튼 저는 팽성, 그리고 안정리와 객사리 구경을 쭉 하며 평택역으로 향하게 되는데, 미군기지가 있어서인지 여기도 송탄과 비슷한 느낌이 나더군요. 그동안 팽성은 15번으로만 들어와봐서 나머지 동네들은 보지 못했는데(15번은 객사리 이후 청담고 찍으면서 바로 아산 방향으로 내려가 버리죠), 비록 오지노선은 아니지만 20번을 탄 건 정말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또한 안정리 K-6 미군기지 앞 가게들도 언젠가는 뚫어본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죠. 사실 이전부터 생각은 있었지만, 여기는 평택역에서도 버스로 30분 걸리는 곳이라 매번 생각만 했을 뿐이지만요. -ㅅ- ㅋ
안정리를 돌며 팽성읍사무소를 지나 객사리를 빠져나온 버스는 15번이 가는 길 그대로 평택시내로 질주를 했습니다. 사실 이미 계산되었던 것이지만, 평택역에서 오후 6시 34분에 있는 전철은 무조건 사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팽성읍 방향으로 가는 버스에게 주어지는, 평택역 뒤편 찬스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평택초등학교에 내리면 평택역 뒤편으로 걸어서 갈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차 막히는 평택역 오거리 앞 버스정류장을 고집할 필요가 없어지죠. ㅋㅋ
이리하여 버스에서 내리고보니 아까 초원빌라에서 탄 지 22분밖에 안 걸렸고, 동네 슈퍼 가는 기분으로 슬슬 걸어서 평택역 뒤편 출구로 진입하여 화장실도 들렀다가 예정대로 전철을 타서 귀갓길에 오르게 됩니다.
이제 한 번만 더 가면 안중과 포승이 끝난다는 생각에 괜히 기분이 좋더군요.
귀가할 때면 시간이 생각외로 잘 안 맞아서 제 속을 썩이던 수인분당선 인천행 열차와도 정말 황금아다리를 보여주고 있기에 더더욱 그랬습니다. ㅋㅋ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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