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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스로 떠나는 시골 여행
버스 기행문/2018년~2019년

2018년 5월 23일 - 오후의 간단한 서울 금천구 즉흥 시승기(광명역이 많이 변했다...)

by 회관앞 느티나무 2022. 9. 10.

그간 바빴던 일정 사이에서도 잠시 숨 돌릴 틈이 생겼던 본인은 신림역을 향해 길을 떠났습니다. 오후에 느지막이 떠난 것이고 어차피 계획도 만들지 않았으니 복잡한 시승은 하지 않기로 하고, 전철 안에서 대충 코스를 만들어보았죠. 오지 시승이라면 이런 식으로 하면 안 되는 게 있다보니, 오지 시승의 경우 최근 3년간은 제 사정상 제가 코스를 만들지 않고 석준형의 계획대로 갔었지만 버스들이 자주 있는 서울이라면 그래도 그럴싸한 코스는 만들어질 거라는 계산이었죠. 어차피 복잡한 시승은 하지 않을 것이었기 때문에 코스는 금방 만들어질 수 있었으며, 저는 신림역에서 시흥2동으로 가는 5525번을 타고 독산고등학교에서 하차해 줍니다. 그랬더니 금천08번의 종점인 난곡중학교 정류장도 바로 앞에 세워져 있더군요. 

 

5525번이 떠나간 뒤, 금천08번도 금방 도착하여 승차하였고 금천구청역까지 갑니다.

독산3동치안센터를 지나 바로 좌회전을 하는 버스는 언덕길을 오르내리는데, 전에 금천11번으로 갔던 산기슭공원 종점도 나옵니다. 타보면 생각보다 개쩌는 금천11번과도 환승을 할 수 있다니 아주 좋았습니다. ㅋㅋ

 

 

▲ 교행 그리고 언덕길의 묘미.

 

이후로는 5621번과 같은 경로로 가다가 독산1동주민센터에서 좌회전 꺾어 독산역도 찍고 금천구청역으로 오는 평범한 길이었습니다만, 독산역에서 금천구청역으로 가는 도로는 20년은 변함없이 왕복2차로에 불과한 모습에 아침의 출근 교통체증이 엄청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네요. 아침이면 엄청난 교통체증이 있을 게 뻔하지만 도로 확장이 불가능한 금천구의 현실을 여기서도 보다니 참 씁쓸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버스는 별다른 교통체증 없이 금천구청역에 도착하여 바로 하차할 수 있었습니다. 어차피 여기가 종점이라 더 갈 수도 없지만요. 역시 이런 동네 시승은 출퇴근 시간대를 피해야 진리죠. 암요. ㅋㅋ

 

 

▲ 금천구청역 앞에서 찍어 본 제가 타고 온 금천08번 마을버스.

 

▲ 금천01번(청색). 적색과 청색노선 구분이 있으며, 적색 노선은 운행경로가 포털사이트 지도 및 어플 등 그 어디에도 나오지 않기 때문에 추후 탐험 대상이기도 합니다.

 

▲ 1호선 금천구청역. 매우 오랫동안 시흥역이었다가 변경된 이름으로, 여기에서 시흥시로 가는 버스편은 5602번 개통 이전까지는 없었기도 합니다.

 

 

[금천운수 금천08번]

난곡중학교 1745 - 문성중학교 1747 - 산기슭공원 1752 - 금천우체국,독산1동주민센터 1800 - 독산역 1804 - 롯데캐슬1차정문 1810 - 금천구청역 1818

 

적색, 청색 노선으로 나누어져 있는 것으로 알려진 금천01번을 청색 노선으로 목격하고, 금방 구로디지털단지역으로 가는 금천06번이 등장하여 이 노선에 승차합니다. 아까 탔던 금천08번처럼 독산역을 간 버스는 시흥대로로 나갈 듯 하다가 별안간 좌회전을 트는데 이쪽이 좁은 골목길이더군요. 시흥대로 문성초등학교 버스정류장까지 가는 내내 골목길이었는데 깨알같이 등장한 골목길이었지만 타보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교행의 묘미 ㅋㅋ

 

▲ 길상마트 버스정류장. 엄청 쩌는 골목길은 아니었지만 타볼만한 길이었습니다. ㅎㅎ

 

▲ 때마침 지나가길래 촬영해본 5609번.

 

 

이제 구로디지털단지역에서는 저녁을 먹은 다음, 귀가를 위해 20번을 타고 관악역으로 갈 생각이었기 때문에 오늘은 금천구 마을버스를 단 두 개만 탄 것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노선을 단 2개(아 금천11번도 포함하면 3개군요)만 탔는데도 제게 꽤 재미를 준 정도라면, 아직 타보지 못한 다른 마을버스들은 어떨 것인지... 궁금해지는 건 어쩔 수가 없었죠.

 

원래 여기서 집으로 가려면 5602번을 타면 되지만 굳이 20번을 타게 된 이유는 사실 단순했는데, 5602번 타기도 질렸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20번이 난곡 이후 고갯길을 넘어 안양으로 진입하게 되어 이참에 한번 가보고 싶었기도 하구요. ㅎㅎ

 

이리하여 저는 구로디지털단지역 중앙차로 건너편 엔제리너스 카페 뒤의 우신장례식장 앞 버스정류장(5524번도 오죠)에서 20번을 타게 되었습니다. 삼영운수 20번 경인교대앞에서 대야미역까지 운행하던 쩌리 노선이었는데 서울시 쪽으로 연장에 연장을 거듭하여 이곳 구로디지털단지역까지 오게 된 것은 정말 의외였습니다. 

 

 

▲ 경인교대입구까지만 다니던 노선이 신대방역을 거쳐 이곳으로 연장되어 타보게 된 20번.

 

 

[삼영운수 20번]

구로디지털단지역 1931 - 신대방역 1937 - 난곡사거리 1939 - 서울난향초등학교,난향동주민센터 1952 - 경인교육대정문앞(회차) 2001 - 관악역 2010

 

※ 2021년 9월 현재와는 달리, 이 당시에는 20번이 경인교육대 정문 앞도 경유하였음.

 

 

버스는 신대방역 이후 우회전을 하여 난곡을 향해 가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고갯길 그런거 없고 평탄한 길에 집들과 상가들이 쭉 늘어서 있는 형태였지만 난향동 주민센터쪽으로 접어드니 본격적으로 오르막이 시작되는데 이게 서울대 가는 길과 갈라지는 지점까지 계속되는 그런 느낌이더군요. 역시 누가 관악산과 삼성산 산자락 동네 아니랄까봐 경사가 엄청납니다. 

 

 

▲ 정말 경사가 딱 봐도 압박이 오네요. 버스 엔진 터질 듯;;

 

 

고갯길을 올라 안양 쪽으로 우회전을 하니 금방 호압사입구 정류장이 보입니다. 이곳이 6-3번 마을버스의 종점이며, 밑으로 내려가서 아파트 안으로 들어가면 금천01번을 탈 수 있는 곳이 있겠다는 생각도 해보게 되었죠. 지도로만 보던 곳들의 베일이 이렇게 벗겨지는 느낌 참 좋습니다. ㅎㅎ

 

호압사입구를 지난 버스는 고갯길을 내려오는데 내려오는 도중에 경인교대가 있어 ㅓ형으로 경인교대 정문도 찍고 나옵니다. 비록 정문에서는 타는 사람이 없어 바로 돌아나왔지만, 경인교대로 진입할 때 좌회전 신호를 받는 것도 그렇고 생각보다 찍고 나오는 데 시간이 꽤나 걸리더군요.

 

 

▲ 경인교대 정문. 경인교대까지만 가던 시절에는 여기까지만 왔을 듯 하네요.

 

 

경인교대를 지나면서부터는 길이 평탄해졌고, 길가에 음식점들이 군데군데 나오더니 어느새 삼막삼거리네요. 여길 좌회전하면 바로 관악역이기 때문에 저는 얼른 벨을 눌렀고 무사히 하차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관악역으로 가서 전철을 타는 것은....

 

 

 

 

아니고, 관악역으로 들어가서는 반대편 출구로 나왔죠. 이쪽으로 가면 고속철도 광명역으로 가는 1-1번이 있었는데, 때마침 제가 1-1번을 타고 광명역으로 가면 11-3번 광명역 출발 시간이 맞는 상황이라 바로 이걸로 귀갓길 코스 낙찰을 했던 겁니다. 1-1번은 15분마다 한번 다니는 마을버스였고 계단을 내려가보니 출발 직전이길래 얼른 뛰어가서 버스를 탔죠.

 

 

[자경마을버스 1-1번]

관악역 2015 - 고속철도 광명역 2030

 

1-1번도 참 많이도 이용했던 버스인데, 배차간격도 15분이고 관악역에서 고속철도 광명역까지 가는데도 15분 걸리므로 그야말로 "15분 버스" 라는 특징 아닌 특징이 있었습니다. 이번 버스도 정말 15분만에 저를 광명역 동편정류장으로 데려다주었는데... 어라? 내려주는 데가 바뀐 모양인지, 평소와는 달리 동편정류장 거의 끝까지 가서 내려주네요. 이게 어떻게 된 거지 싶었는데 버스에서 내려 서편정류장으로 가려던 찰나에 안내문 하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 광명역 버스 승차 위치 안내문입니다. 타는 곳들이 총체적으로 다 바뀌었더군요 -ㅅ-;;;;

 

 

그것은 바로 광명역에서 버스 타는 위치들이 바뀌어서 붙여둔 안내문이었습니다. 어쩐지 아까 1-1번이 너무 안쪽으로 들어가서 세워주더니만 다 이유가 있었던 거였네요. 하지만 문제는 총체적으로 다 바뀐데다가, 제가 타려는 11-3번 타는 곳은 제가 1-1번에서 내린 곳 기준으로 역 건너편... 그것도 대각선으로 최고 멀리 떨어진 곳에 있다는 것. 버스 시간이 오후 9시여서 시간이 충분했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화장실도 가야 하는데 정말 큰일날 뻔했죠. -ㅅ-;;;

 

 

▲ 서편정류장은 이쪽으로 가야 합니다. 그리고 양 옆으로는 승강장이 그대로 보이기 때문에 KTX가 드나드는 것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습니다......만, 겨울에는 무지하게 추워지니 주의해야 한다능료 -ㅅ-;;

 

▲ 11-3번이 정차하는 1-3번 승차홈.

 

 

서편정류장으로 건너온 저는 화장실도 가고 음료수도 사먹으며 시간을 보냈고, 오후 8시 50분이 되니 11-3번이 승차홈으로 들어와 손님들을 하차시키고 있었습니다. 결국 11-3번은 다행히 타는 위치가 변한 건 전혀 없었지만 1-1번 타는 곳이 확 바뀌는 바람에 제가 좀더 걸어야 한 셈이더군요. 그래도 오늘 이렇게 광명역 버스들 승차위치 변화를 알게 되어 다음 번에는 참고하여 다닐 수 있게 되었으니, 이걸로 되었다고 생각하게 된 본인입니다. ㅋㅋ

 

 

▲ 이제 9분 뒤인 오후 9시에 출발할 11-3번입니다.

 

 

버스는 오후 9시에 정확히 광명역을 출발하는데, 이럴수가 이것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이전에는 아무것도 없었던 고속철도 광명역 서쪽에 데시앙아파트 등 아파트단지와 상가들이 들어와 있었던 겁니다. 덕분에 11-3번도 거기를 들르는 바람에 생각지도 못하게 그쪽을 수박 겉핥기였지만 보고 가게 되었고 정류장도 생겼음을 확인하게 됩니다. 귀갓길에 광명역을 들렀더니 참 생각보다 많은 게 바뀌어 있었네요. 안 가보고 더 나중에 알았더라면, 그 시점이 뭔가 절박했을 때였더라면 어찌되었을까 하는 생각이 드니 소름이 돋기도 했습니다. ㅋㅋ

 

 

▲ 전에는 동편정류장을 찍고 광명역을 나가 바로 서독터널로 갔지만, 이제는 이 길로 달리게 된 11-3번입니다.

 

▲ 역세권 개발사업 덕분에 생긴 걸로 추정되는 높다란 아파트입니다. 정류장도 깨알같이 보이네요. -ㅅ- ㅋ

 

▲ 오늘은 찍었습니다. 뒷골~안서초등학교 사이 구간을요. 밤이라 버스 전조등 말곤 빛이 없군요 ㅎㅎ;;

 

 

아무튼 이렇게 오늘의 시승은 무사히 마무리가 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