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타보지 못했던 퍼런색 강화군내버스들을 해결하고자 언제나처럼 준비물을 챙기고 집을 나섭니다. 강화터미널에 오전 11시 10분까지 가야 했는데, 이상하게도 이날따라 평소에는 타 보려고 해도 오지도 않던 버스들이 등장을 해서, 고촌에 내리니 예상보다 빠른 오전 9시 24분입니다. 나 급할 때 좀 그렇게 오지 -ㅅ-;;
9008번은 옛 98번 시절과 비교해서 요금만 더 비싸지고 배차간격은 여전히 길다보니 김포는 계양역을 거쳐야 했었는데, 길만 안 막히면 빠르기는 참 빠르겠더군요. 5분 뒤 도착한 3000번에 승차하여 강화로 가는데, 어우 이제 봄날 되었다고 아저씨, 아주머니들 등산 가는지 배낭과 폴대 하나씩 다 갖고 계시네요. 다 강화 가는 분들이겠구만 싶더군요. -ㅅ- ㅋ 오전 10시 20분에 강화터미널에 도착하니 그제서야 사람들이 일제히 내리는데 과연 이분들 다 어디로 가실지 문득 궁금해집니다.
처음으로 타 볼 버스는 48번 도장리였는데, 시간이 너무 남은 탓에 오전 10시 25분에 출발하는 숭뢰리, 면사무소 차 또 타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왕복으로 타긴 싫어 코스 살피며 시간을 보내게 되었고, 오전 11시가 되자 48번 버스가 등장하여 승차하게 되었죠. 도장리 차는 저번에 탔던 길직리 차와 똑같은 경로로 달리면서 쭉 직진을 하는데, 길직리 입구를 지날 땐 시선이 좁은 길 쪽으로 향하게 되더군요. 버스 시간만 맞으면 그쪽으로 들어가는 버스를 탈 수 있으니까요(그분을 알게 해주신 하늘과 그분 모두에게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ㅋㅋ
도장리 차는 길직리와 달리 그 1차로는 들어가지 않고 큰길 따라 쭉 직진을 하는데, 알고보니 길정리와 가톨릭대학 앞을 가는 유일한 노선이더군요. 안 타봤음 나름 후회했을지도 모를 일이었습니다. 강화에서 오전 11시 20분에 나온 화도행 버스와 이후 코스를 생각했을 때, 이 도장리 노선은 궁금했던 노선이었지만 시간상 오늘 타보기에는 좀 애로사항이 있겠다 싶었는데, 다행히 탑재삼거리에 도착하니 오전 11시 35분입니다. 화도행 버스는 비선삼거리쯤 와 있을 텐데, 도장리 노선이 여기까지 오는 걸 보면 회차지는 양도 시내가 될 것이므로 버스 시간도 있고 해서 탑재삼거리에 내리게 됩니다.
몇 분 지나니 버스가 오는데 2대가 붙어 오고 있었습니다. 빠른 속도로 지나가려고 해서 타려고 버스를 세우니 앞차 기사아저씨가 뒤차를 가리키며 그냥 가버리더군요. 그런데 막상 뒤차를 보니 아까 탔던 그 차네요. 으악!!!
경황이 없어 그냥 앞차 기사아저씨가 시키는 대로 했었지만 그러고보니 앞차에 화도 행선판이 꽂혀 있었던 것 같은데(이 시간에 여기 올 차도 방금 두 노선밖에 없고), 설마 했지만 역시나 그 앞차는 화도쪽으로 우회전을 해버리고 제가 탄 차는 다시 왔던 길 그대로 가는 것이었습니다. -ㅅ-;;;;
생각해보니 그 앞차 기사아저씨는 제가 강화 가는 줄 알고 안 태운 거더군요. 아저씨 나 강화가 아니라 화도 가려고 세운 건데....아오~~!! 다시 내려 화도까지 걸어갈 수도 없고 -ㅅ-;;; 제가 강하게 어필을 했어야 했지만, 하필이면 앞차는 LED도 없고 행선판마저 예전에 쓰던거 26, 19번 짬뽕시켜놔서 어떤 노선이지 싶었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냥 번호 상관없이 때려 맞췄어야 했는데 ㅜㅜ 강화군내버스는 LED 말곤 노선 구별할 수단이 없기에 LED부터 먼저 보는 습관이 들 수 밖에는 없었는데, 그게 독이 된 겁니다. 제 잘못이지만, 정말 이렇게도 낚일 수가 있구나 싶어 기가 막히더군요. 그냥 이 차 타고 강화로 되돌아가도 이후 코스는 하나도 지장이 없긴 했지만, 이러려면 내가 뭐 하러 화도를 가려고 했던 건지 ㅠㅠ
시간표를 급히 살펴보다가 불은 다와가니 오전 11시 50분이 약간 안 되었으므로, 버스가 불은에 도착하자마자 얼른 내립니다. 그냥 강화로 가서 이후 코스부터 그냥 타도 됐을 텐데 여기 내린 이유는? 그렇습니다. 두 번째로 타려고 했던 덕포리, 화도 노선을 왕복으로 탈 생각을 한 겁니다. 언제 또 강화에 올 수 있을지는 알 수가 없던 상황이었고 강화로 돌아가봤자 별 의미도 없었으며, 해안관광도 시간이 안 맞는데다가 화도도 은근히 버스시간이 띄엄띄엄한 데가 있어 정말 어쩔 수 없이 왕복을 타야 했습니다. 아우 ㅅㅂ 그 기사만 아니었어도;;;
얼마 지나지 않아 곧 42번 덕포리,화도 노선이 등장하는데, 온수리에서 갑자기 할머니들이 버스에 몰립니다. 쌀자루 등 무거운 물건 드신 분도 있다보니 버스가 출발하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게다가 덕포리에서 1차로 길을 달려주는데, 버스가 이 길로 갈까 하는 예상이 쉽게 되지 않는 정도는 되다보니(그냥 2차로 국도길 간다고 생각하지, 누가 이 길로 들어간다고 생각할까요) 의외의 1차로에는 놀랐지만, 문제는 이 덕포리 마을 안길에서 아까 온수리에서 탔던 할머니들이 띄엄띄엄 내리는 거였습니다.
이 때문에 시간은 벌써 오후 12시 13분입니다!!! 역시 원래 코스대로 그냥 화도에서 탔어야 되는 건데 ㅅㅂㅅㅂ;;;;
결국 화도 못 간 문산리에서 내려 돌아나오는 차를 다시 타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카드 찍으면 1000원인데 현금 내면 1200원이더군요. 흐미 정말 카드 찍을 수도 없고;;; 울며 겨자먹기로 그냥 돈통에 돈 넣어야만 했는데, 이렇게 쓰는 돈 정말 아깝습니다. 돈 안 낼 수도 없고 -ㅅ-;;; ㅜㅜ
그래도 쩌는 덕포리 안길을 왕복으로 타게 된 건 위안이 됩니다. ㅋㅋ
강화로 돌아가는 내내 사람들이 계속 타다보니 온수리 이후로는 남는 자리가 없었는데, 문제는 버스 자체도 늦었던데다 띄엄띄엄 사람들이 하나씩 둘씩 타고 있었고 읍내 도로마저 밀리는 것이었습니다. 오후 12시 50분에 읍내로 들어가는 도로로 진입하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이래서야 터미널에 오후 1시까지 가긴 가나 불안합니다. 가까스로 터미널 건너편 풍물시장에 내리니 오후 12시 57분이었는데, 이번에는 2분이 지나가도 신호가 안 바뀌더군요. 와 정말 버스 시간 다 되어가는데 신호는 요지부동일 때 정말 사람 죽는 거죠. -ㅅ-;;
오후 12시 59분이 되어서야 신호가 바뀌었고, 버스 나오는 길을 통해 서둘러 터미널로 뛰어들어가니 철산리 가는 버스가 막 승차홈에서 후진을 끝내고 터미널 바깥으로 나가려고 하던 참이었습니다!!! 얼른 타겠다고 신호를 해서 가까스로 차를 타는 데 성공했죠. 휴;;;;
그런데 서문을 지나면 신호 걸릴 일도 없어지는데도 불구하고 버스가 웬일인지 꽤 천천히 갑니다. 처음에 탈 때 어디 가냐고 질문을 하길래 양사면사무소라고 대답하니 기사아저씨께서 그쪽에 이사 가는 사람 있냐며 좀 떨떠름한 반응을 보이셨는데, 정말 나 때문에 그런가? 아무튼 어떤 일이 있을지 몰라 정말 신경이 쓰였습니다(역시 북쪽은 무섭도다). 가뜩이나 아까 42번이 늦은 덕에 화장실 갈 새도 없어서 오줌 마려운 것도 신경쓰이는데, 오늘 왜 이러나 ㅠㅠ
숭뢰리 노선의 추억이 있는 숭뢰2리 마을회관을 지나고 당산리에서 검문소가 등장했지만 버스는 그냥 통과합니다. 당산리 종점에서는 딱 중형버스 하나 간신히 후미를 집어넣을 수 있는 공간이 있어 어떻게 회차를 했었는지 감을 잡을 수 있었죠. 당산리를 지나니 곧 철산리가 등장하는데 철산리에 오니 때묻지 않은 맑은 바닷물과 경치, 그리고 마을들이 옹기종기 있는 모습이 보기가 참 좋았습니다. 바다 건너편 땅들도 풍경은 괜찮아 보였지만 갈 수가 없으니 아무리 봐도 참 현실이 뭐 같다는 생각도 들구요.
그런데 아쉽게도 평화전망대는 가는 길에 볼 수 있었지만, 철곶돈대는 보지 못합니다. ㅠㅠ 평화전망대라도 어렴풋이 보이기라도 해서 다행일 지경인데, 어쨌든 지금 이 버스에서 내릴 수는 없으니 철곶돈대를 볼 수 있는 방법은 없었죠.
평화전망대를 지나니 산길이 나왔고, 산을 넘어가니 바로 북성리가 나오는데 여기에 와서야 왜 그리 천천히 갔었는지 의문이 풀리게 됩니다. 이렇게 가도 북성리종점에 도착하니 시간이 좀 남아 잠시 쉬었다 출발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북성리 이것도 그냥 직진만 하는 게 아니었습니다. 생설미 입구에서 갑자기 우회전을 하더니 마을회관 찍고 나왔던 겁니다. 북성리도 덕하리마냥 이런 ㅓ형이 있었다니;;
북성리를 지나니 금방 인화리 노선과 만나는 삼거리가 나왔고, 오후 1시 36분에 양사면사무소에서 내리게 됩니다(저번에 봐뒀던 게 큰 힘이 되었죠). 그런데 양사 여기는 완전 썰렁한 곳이었습니다. 다른 곳들과는 달리 양사는 면사무소와 파출소 외에는 가겟집이고 뭐고 아무것도 없었고 가로등도 가뭄에 콩나듯 보였으며, 길에 왔다갔다 하는 사람들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면사무소 앞도 밤이면 완전 캄캄해질 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 이렇게 썰렁한 곳에서 25분을 기다리니 오후 2시 4분에 덕하리→인화리→신봉리 순으로 순환하는 24번 버스(저번에 탔던 것과는 반대 방향으로 순환을 하죠)가 등장하여 이 버스를 바로 타게 되었죠.
예상대로 버스 안은 사람들로 만석이었지만, 인화리라는 키포인트는 아직 남아 있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저번에 제대로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볼 수 있었고, 확실하게 노선 파악도 되었죠.
쩌는 인화리의 1차로를 다시 보고 이강삼거리에 내리게 됩니다.
이번에 탈 차는 강화에서 오후 12시 50분에 나온 해안관광순환버스 2번. 해안관광순환버스는 말 그대로 강화도 해안선 따라 한 바퀴 도는데, 대한민국에서 다섯 번째로 큰 섬인 강화도가 과연 얼마나 큰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엄청난 스케일을 가진 노선입니다. 매냐들이 근성이라고 일컫는 700-1번과 맞먹거나 훨씬 더 길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개인적으론 더 길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만) 한 바퀴 도는데 상당히 오래 걸리는데, 2시간 걸린다고 알려져 있는 것과는 달리 실제로는 2시간 30분 정도는 너끈히 걸리기에 본전 뽑기는 정말 좋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마침 이강삼거리 여기에도 버스도착 안내기가 설치되어 있었는데, 예상대로 2번이 15분쯤 후 도착예정이라고 뜨더군요. 2번 오기 전에 창후리에서 나온 강화 행 버스가 지나갔지만 저의 목적은 이게 아니니 패스하고, 조금 더 기다려 2번에 승차합니다.
여기서 이걸 타면 아까 갔던 양사면사무소와 북성리, 철산리를 다시 또 지나가게 되는데 왜 타느냐?
강화로 되돌아가는 길에 지나가는 양오리와 장정리 때문이었습니다. 추가로 북쪽 구간 소요시간 체크만 해두면 강화해안순환버스를 중간에서도 조금 더 수월하게 이용할 수 있는 효과도 있었죠. ㅎㅎ해안관광 순환버스인 1번과 2번은 강화에 와서 부분부분 이용을 했지만, 워낙 어마어마한 길이에 질려버리다보니 강화도에 다시 오더라도 해안관광 노선을 타고 한 바퀴 도는 일만큼은 정말 하고 싶지가 않았기도 했습니다.
이번엔 신봉삼거리를 지나 고개를 넘어 바로 양사면사무소를 가는데, 뒤이어 등장한 북성리에서는 그냥 도로 따라 직진을 해버립니다. 평화전망대 앞에 와서야 사람이 한 명 타는데, 전망대 볼 시간이 안 되어 정말 아쉽습니다. 전망대도 그렇고 자연사박물관도 그렇고 다음을 기약하는 수밖에는 없었죠. 어느덧 당산리를 지나니 숭뢰2리 마을회관이 멀리 보이는데, 오우 버스가 자연사박물관에서 갑자기 우회전을 합니다. 뒤이어 등장하는 것은 꽤 쩌는 1차로 길이었는데, 이게 종점 찍고 다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아예 양오리를 뚫고 지나가며 장정리로 가는 것이었습니다.
와... 그동안 생각했던 단조로운 이미지 때문에 해안관광순환버스는 그냥 간선급 노선정도로만 여겼는데, 제대로 한 방 먹네요. 게다가 이걸 탄 덕택에 아침에만 2번 있는 양오리 노선은 탈 필요가 없게 되어 일석이조가 되었습니다. 양오리 이것도 철산리나 인화리 등과 마찬가지로 3년전엔 양오리까지만 따로 가는 거였는데 -ㅅ-;; 그나마 지금 아침에 2번 있는 양오리 차는 틀림없이 양오리 사람들을 위해 해안관광순환버스의 보조 역할로 다니는 것 같더군요(어마어마한 노선길이 때문에 강화방향 첫차가 양오리에 도착하는 시간이 늦기 때문이죠). 게다가 장정리 지나서 큰 길을 잠시 버리고 일부러 1차로 길로 돌아서 하점우체국을 찍고 강화쪽으로 가는 코믹한 상황까지 보여줍니다. ㅋㅋ
해안관광 순환버스에 대한 좋은 기억을 얻은 채 이대로 그냥 강화로 갈까 하다가, 부근삼거리 지나서 오후 3시 3분에 전원미술관에 하차하여 15분 뒤에 도착한 외포리행 버스에 승차합니다.
갑자기 왜 이걸 탔는가?
이유는 매우 간단합니다. 국화리 경유 황청리 노선이 내가를 지나는데, 이쪽 구간이 갑자기 기억이 잘 안 나서...;;
그런데 버스가 상당히 빠르게 달린 탓에, 버스를 탄 지 20분도 안 되어 내가면사무소에 도착하게 됩니다. 그런데 황청리 차가 저번에 분명 내가에서 한번 돌렸었는데, 거기가 어디지? 하면서 계속 버스가 가는 방향으로 가보니 내가시장이 나오고 거기에 공터가 있더군요. 기억을 더듬어 보니 저기서 돌렸던 게 맞는 것 같았고, 오후 3시 40분이 못 되어 황청리 가는 버스가 나타나는데 과연 그 곳에서 회차를 합니다.
버스 앞으로 다가가니 이미 예상은 어느정도 했었지만, 정말 기사아저씨께서 문을 여시며 황청리? 하고 물어보십니다. -ㅅ-;; 왕복은 하기 싫었기에 강화라고 하니 그냥 문 닫고 가버리는데, 시간상 그냥 황청리 간다하고 탈 걸 그랬나 하는 조그마한 후회가 들더군요. 황청리 종점은 아직 가보질 못했다보니, 기사아저씨께서 물어보시지만 않았더라면 모른 척 하고 그냥 탈 수도 있었는데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버스 잘못 타서 엉뚱한 곳으로 가버리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은 강화였기에, 이런 곳에서 어디 가냐고 물어보지 않기를 바랐던 제가 바보였던 셈치고 계속 기다리게 되었죠. 황청리 출발시간 10분 후에 다시 아까 그 버스가 등장하여 승차하게 되었고, 이번에는 고천리와 내가저수지의 1차로 길을 잘 감상해 두었죠. ㅋㅋ
그런데 적석사입구에 다다르니 엄청난 중년 남녀혼성 배낭부대가 정류장에 대기하고 있다가 일제히 이 버스를 탔고, 고갯길을 넘어서도 많은 수의 등산객들이 버스에 몰려듭니다. 이 때문에 아까까지만 해도 저 혼자밖에 없던 버스가 문짝이 터질 지경으로 사람들을 싣고 달리는 사태가 벌어집니다. 생각외로 국화리 고개 넘어가는 버스편이 많은 편이 아닌데 벌어진 언밸런스에 의아했지만, 이번에도 읍내 길이 또 밀리더군요. -ㅅ-;;
그래서 당초 예상했던 것보단 시간이 더 걸렸고, 아직 터미널 가지도 못했는데 시간이 벌써 오후 4시 30분이 다 되어가더군요. 이러다가 고능리 버스 놓치는 거 아닐지 정말 애가 탔지만, 터미널 신호가 잘 맞은 덕택에 고능리 버스 출발시간 딱 1분을 남겨두고 터미널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서둘러 버스 안으로 뛰어들어가니 곧 버스가 출발하는데, 이 노선은 불은을 가는 다른 노선들과 다르게 삼동암리를 찍고 불은으로 갔으며, 그분의 정보대로 고능1리 마을회관에서 차를 돌립니다.
고능리 출발시간까지 조금 남아 잠시 대기하던 버스는 곧 강화로 다시 떠났고, 이제 고능리에서 금월리로 넘어가야 하는데 이럴수가 지도에는 2차로 큰길 빼고는 아무런 길도 없더군요. -ㅅ-;;; 전에 봐두었던 강화군내버스 노선안내 그림을 통해 금월리 종점 위치는 대략 감을 잡아놨었지만, 이래서야 어떻게 거기로 간다는 말인가?
여유시간은 45분. 그래도 이웃 마을이니 거리 자체는 멀지 않았지만, 초행길인데다 지도마저 부실해 은근히 촉박합니다. 하지만 전에 망월리를 가봤던 덕택에 지도의 왕복2차로 도로들 사이에 분명 논두렁길이 있을 거라는 걸 예상할 수 있었고, 회관 뒤편으로 가보니 과연 논두렁길들이 보입니다. 멀리 보이는 큰길, 그리고 지도를 나침반 삼아 논두렁길을 쭉 가로질러 가는데, 방향을 찾기가 꽤 힘들었습니다. 논에서 일하시던 아저씨 한 분에게 길을 물으니 저 왼쪽과 앞쪽이 다 금월리라는 모호한 말씀만 하시고, 반대편에서 걸어오던 여학생 하나에게 금월리 버스종점의 위치를 물었지만 모른다는 말만 돌아오더군요. 어휴 -ㅅ-;;;
어찌어찌 야트막한 야산을 넘으니 큰길과 함께 버스정류장이 보여 위치파악을 할 수 있었는데, 제가 온 곳은 금월리가 아니라 연리였습니다. 시간은 벌써 오후 5시 20분. 금월리와는 완전 반대쪽으로 잘못 왔는데, 벌써 20분이라는 시간이 지나버린 것이었죠. 으아~~!!;;;;
그래도 여기서 나갈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정말 그분에게 감사합니다 ㅠㅠ), 금월리 차 시간이 정말 이상한 데가 있어 이번에 해결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 서둘러야 했습니다. 금월리는 하루 6번 운행하는 노선이었지만 오전 9시 50분차 다음은 오후 2시 30분 차였기 때문인데, 제가 이것 하나 때문에 오전 9시 50분까지 강화를 갈 수 있는 사람도 아니니 더더욱 그랬죠.
그래도 왕복2차로 도로로 나왔으니 대충 위치를 봐가며 평소보다 더 빠르게 도보를 하는데, 중간중간 나오는 갈림길은 정말 고민을 많이 하게 만들더군요. 왕복2차로 도로 말곤 지도에 암것도 써있는 것이 없는데 뭐 어쩌라는 건지;; ㅠㅠ 그러다가 기새미길이라는 왼쪽으로 가는 길이 보이는데, 처음엔 무시하고 직진했다가 방향을 꺾어도 되겠지 했으나 그쪽에는 왼쪽으로 꺾어 들어갈 수 있는 길이 야산 뚫는 조그만 길 말곤 하나도 안 보이더군요. 아무래도 그쪽으로 가야 버스종점 근처로 갈 것 같아(정말 그 강화군내버스 노선안내 그림이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ㅠㅠ) 과감히 기새미길로 걸어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공격할 생각도 없이 그냥 지나가려는 건데도 그놈의 미친 멍멍이는 짖어대고 있었고 -ㅅ-;;;
어느새 여유시간은 5분밖에 남질 않았는데 아직 종점이 어딘지 감도 안 잡혀 무작정 앞으로 걸어야만 했던 막막한 상황. 그런데 앞에 마을회관 비슷한 건물이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곳까지만 가서 주민들에게 물어보기로 하는데, 마침 근처에서 할아버지 두 분이 농기구 손질을 하고 계셨죠. 그분들께 버스 종점 위치를 물어보니 정말 예상치 못한 대답이 돌아왔죠.
바로 저 앞에서 돌린다고 말입니다.
제 귀를 의심하며 마을회관 비슷한 저 건물 앞이냐고 하니, 그렇다고 하시네요!!! 우와 살았습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정말 ㅠㅠ 그쪽으로 가보니 금월2리 마을회관과 함께, 넓은 공터가 있었습니다. 이제 여기서 버스 타기만 하면 오늘의 코스는 끝이 나는 겁니다.
왔던 길 정리하고 지름길을 예상하며 잠시 동안이지만 종점 구경을 하다보니 어느새 버스가 도착합니다.
아까 고능리와 달리 금월리는 1차로였는데 나름 가볼만한 길이었으며, 버스가 가는 걸 보니 연리 입구를 지나 바로 직진을 해서 선원으로 들어오는 형태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강화에는 오후 6시 약간 안 되어 도착했는데, 여기 와서야 그 카드가 눈에 보이더군요. 다음에 제대로 그 카드를 펴보기로 기약을 하고(혼자보단 둘이 나을 텐데용ㅠㅠ), 서둘러 볼일을 본 저는 오후 6시 10분에 출발하는 3000번을 타고 귀가길에 오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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