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날인데 바람도 쐬고 사강, 남양, 조암, 안중 시간표 확인들도 해볼 목적으로 오래간만에 가까운 화성을 향해 집을 나섭니다. 특히 안중은 처음 가보는 동네라 오늘 꼭 보고 가야 될 곳이기도 했습니다. 이날은 오지노선을 탄다기보다 간단히 동네들 오랜만에 둘러보며 사전 탐색도 하고, 시간표 확인에 중점을 둔 시승입니다. 사실 별거 없는데 글만 길어진 듯한 느낌도 듭니다. 이 점은 양해의 말씀을 드리겠습니다...ㅎㅎ;;
오랜만에 전곡항도 볼 겸 오전 9시 조금 넘어 도착한 123번을 타는 것으로 오늘 시승의 스타트를 끊습니다. 경기도 서부지역 통틀어서 얼마 없는 희귀 아이템인 가실 날 얼마 안 남은 구형 로얄시티가 걸렸음 했지만, 막상 제 눈앞에 나타난 차는 다른 차종이더군요. -ㅅ-;;
전곡항에서 1004-1번이 오전 10시 20분 출발이므로 도보시간 포함해서 생각해도 1004-1번과는 충분히 맞출 수 있었지만 시화방조제 넘어가기 직전에 복병을 맞이하게 되었으니, 그것은 바로 엄청난 차량 정체였습니다. 헐;;; 단체로 차 끌고 아침부터 대부도 가나? 버스에 사람이 꽤 있어서 대부도까지 서서 가야 되는 상황인데 이럴수가;;;
20분이 지나도 길은 뚫릴 기미가 보이질 않아서 체념을 하고 있는데 설상가상으로 버스 안은 후덥지근합니다. 아직 에어컨 틀 시기는 아니었던 탓에 에어컨은 켜져 있지 않았는데, 정말 낑낑대며 버티다가 정체에 발목잡힌 지 30분이 지난 오전 10시가 되어서야 드디어 버스가 방조제로 진입했죠. 그런데 방조제 들어오니 아까 그 차들은 어디 갔느냐는 듯 뻥 뚫려 있더군요. 어쩐지 방조제 사거리에 고가도로 놓는다고 공사하는 거 같더만, 그거 때문에 밀린 건지?
이 어이없는 교통체증 때문에 1004-1번 타기에는 이미 한참 늦어버렸지만 어쨌든 버스는 쌩쌩 앞으로 달려주었고, 방아머리부터 시작해서 북동삼거리까지 가는 동안 사람들이 쫙 빠져서 그제서야 자리에 앉아 갈 수 있었습니다. 이후로는 별다른 정체 없이 잘 달려 오전 10시 30분에 탄도항 종점에 도착했죠. 그런데 큰길 버스정류장 앞에서 회차할 줄 알았던 버스가 탄도항 안으로 들어가더니 제3주차장에서 회차를 하더군요.
탄도항 큰길에서 회차해 버리는 것이 보통이라 이건 또 뭐지 싶지만, 다음에 또 와도 알 수 있는 일이기에 주차되어 있는 버스를 사진으로 담고 전곡항을 향해 슬슬 걸어갔습니다.
전곡항 입구까지 15분 정도가 걸렸는데, 안으로 가보니 오우 5년 전 처음 와봤던 전곡항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생각보다 썰렁했던 그때와는 달리 건물이 2~3개동은 더 늘어나 있는 거 같더라구요. 입파도 들어가는 배 매표소 비슷한 곳도 있었는데, 그쪽에 가서 보니 1004-1번 시간표가 있었습니다.
다행히 시간은 바뀐 게 없었지만 역시나 1004-1번은 수원역을 향해 멀리멀리 떠나간 뒤였고, 네이버 지도에서 볼 수 있는 전곡항에서 제부도입구까지 가는 매봉여객 8-2번의 실체를 알아보고자 슈퍼에 들어가 제부도로 가는 버스를 물으니 그런거 없다는 대답을 들었습니다. 오히려 그런거 없다는 대답을 하신 다음 바로 1004-1번 이야기를 꺼내는데, 시간을 보시더니 어쩔 수 없이 기다리든가 서신쪽으로 한나절 걷든가 해야 되겠다면서 걱정해 주시더군요.
윽;;;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 역시 8-2번은 없었던 것인가;;;
동네 주민들에게조차 존재감이 없다시피했던 현실에 막막함이 밀려옵니다. 알려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며 포카리 한 병 사고 슈퍼를 나옵니다.
그리고는 매봉여객 전화번호를 알아내어 거기에 전화를 걸어봤습니다. 8-2번이라고는 안 하고 전곡항에서 제부도입구로 가는 노선이 언제 있느냐고 물어보니, 전화기 너머 아저씨께서는 잠시 뜸을 들이시더니 제 예상을 초월하는 대답을 해 주시더군요. 그 노선은 평일에만 다니는데, 오전 7시 25분쯤에 딱 한번 있다고 합니다. -ㅅ-;;;;
결국 계속 전곡항에 죽치고 있어봐야 헛수고였던 겁니다.
가만보니 시간대가 저번에 백미리 기사아저씨께 들었던 그 하루 한 번 전곡항 경유하는 그 시간대와 차이가 별로 안 나길래, 그 서신~백미리 노선이 아침에 딱 한번 전곡항 경유하는 그 운행경로가 네이버 지도상으로 8-2번이라 나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사실 제가 전곡항 안까지 들어왔던 것은 기왕 여기까지 온 김에 겸사겸사 그 8-2번의 의문도 해결해보고자 함이었는데, 예상대로 헛수고였습니다. 휴... 1004-1번 가버린 지 얼마 안 됐는데 여기를 어떻게 나가지? 가만 생각해보니 전곡항 여기는 안산에서 탄도항까지 오는 123번을 빼면 정말 버스가 적은 오지더군요. 막막함이 느껴졌습니다. 다시 탄도항으로 가서 123번 타면 되기는 하지만, 그럴 생각은 애초에 없었습니다.
※ 2022년 11월 현재는 전곡항에 사당역으로 나가는 1002번이 1시간 간격으로 다녀주지만, 이 당시에는 그런 노선이 없었습니다.
매봉여객과 통화를 끝내고 보니 딱 오전 11시더군요. 잠깐 생각해보니 지금 전곡삼거리로 가면 궁평유원지로 가는 버스 시간이 맞을 거 같아 저는 전곡항 입구로 다시 나와 반대편으로 쭉~ 걸어갑니다. 이 길을 다시 걸어볼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는데, 제게는 여러모로 악연의 길이었죠. 전곡항이나 전곡삼거리나 똑같이 전곡리가 맞기는 한데, 걸어가려면 정말 멀기 때문입니다. -ㅅ-;;;
시간 여유가 있기는 했지만 이번에는 전곡삼거리 마트에 전곡항을 출발한 지 딱 45분만인 오전 11시 45분에 도착할 수 있었고, 그로부터 10분 뒤 드디어 버스가 옵니다.
버스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저를 태우고 단 10분만인 오후 12시 5분에 서신에 도착합니다. 시간을 보니 궁평유원지 가면 바로 돌려 나올 듯했죠. -ㅅ-;;; 이제는 사강터미널 시간 확인을 위해 사강으로 가야 했는데, 때마침 궁평항에서 나온 400번이 등장하여(나중에 시간표를 찍어낸 후 확인하니 궁평항에서 오후 12시 정각에 출발했더군요) 그걸 타고 역시 12분만에 사강에 도착합니다. 사강이 저번에 727-1번을 타고 왔을 때도 느낀 거지만 역시 2009년과 비교했을 때 많이도 달라져 있더군요. 파리바게트도 생기고 뭔 카페도 들어섰으며 길가의 횟집들도 멋들어지게 간판 제대로 단 채로 바뀌어 있었고, 농협 건물도 장난 아니게 큰 모습으로 저를 맞아주는데 오우 이 동네도 조금씩 변한다는 것이 실감납니다. 그런 덕분에 터미널로 바로 들어가는 길도 기억해 놨었는데 그 길도 달라져 약간 헷갈리네요. -ㅅ-;;
그래도 잠시 사강 시내 구경하는 셈 치고 슬슬 기억을 더듬어 찾아보니 럭키할인마트 근처 뒤쪽에 터미널이 있었는데, 사강시내를 걸어다니다가 터미널을 발견하니 첫 번째로 보이는 게 원치과였습니다. 가만보니 원치과만 찾으면 터미널 찾기는 아주 쉬울 거 같더군요. 그런데 혹시나 싶어 전에 봤던 사강야식 간판이 있는가 다시 둘러봤지만, 아쉽게도 사강야식 간판은 사라졌네요;; 두 형님께서 좋아하는 불짜장집도 그대로 있을 것인가는 가게 이름을 모르니 확인할 방도가 없어 아쉽기도 했습니다.
일단 터미널에 도착한 저는, 시간표 붙어 있는 곳에 좌판을 벌인 할머니 때문에 시간표 바로 앞으로 바짝 다가갈 수가 없어 카메라 줌을 이용해 어렵사리 시간표를 전부 박아냅니다. 이번이 두 번째로 보는 사강터미널 시간표였지만 다시 살펴보니 이쪽도 노선이 많았는데, 석준형 덕분에 정보만 대략 알았을 뿐이었던 이 사강이라는 동네를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이 여행기를 쓰면서 생각을 정리하다 보니 문득 생각이 난 거였는데 참 저도 지금 되돌아보면 정말 오글거리는 기억이지만 왜 그때 그런 식으로 댓글을 남겼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구요.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정말 엄청나게 주제넘는 생각이지만 당시의 생각을 이야기하자면, 제가 먼저 간다느니 아쉽다느니 소리를 했던 건 사실 정보를 드리고 싶어서였습니다. 당시에 석준형의 시승기들을 살펴보니 이 분은 경기도 내 모든 오지노선들을 정말로 다 탈 수 있을 분 같았고 또한 정말로 그렇게 할 것이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는데, 거기에 애독자로서 미약하게나마 도움을 드리고 싶었던 겁니다. 미개척지를 개척한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니 그걸 도와드리겠다는 생각의 발로였죠. 그러나 자주 나갈 여건이 안되니 행동으로 옮길 수 없어 말뿐인 것처럼 보일 수밖에 없었고, 비교하고 이기려 든다는 소리를 들었을 땐 사실 한편으론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어 당황했었습니다. 경기도 내 오지노선들을 타볼 능력이 되는 사람한테 이제 겨우 일천한 경험으로 덤빈다? 그것도 찾아와줘서 영광이라는 이야기를 내 입으로 했던 사람한테? 그렇게 할 생각도 애초에 없었지만, 상식적으로 말도 안 되기에 더더욱 그랬었죠.
물론 이것들은 당시의 생각이었을 뿐이죠. 제게도 잘못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었으니까요. 제가 표현이 짧은 편이라 글로 쓰기엔 어렵지만, 두 형님들의 도움은 잊지 않고 있죠. 상부상조가 무엇인지 감이 오고 있네요;;
이제 사강 시간표를 확인했으니 그 다음은 남양 차례였는데 사강에서 남양으로 가는 노선이 있다는 것을 착안, 그거를 타고 남양으로 가보기로 합니다. 때마침 오후 12시 40분에 남양으로 가는 차가 있었는데, 터미널에 노란색 타운 하나와 카운티 하나가 대기하고 있더군요. 두 차량 모두 행선지를 확인해보니 타운 쪽에 남양 판대기가 걸려 있어 타운에 승차하게 되었죠. 남양 판대기 뒷면은 금당2리가 적혀 있었는데, 사강-남양 노선과 금당 2리가 같은 차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코스표를 찍어보니 과연 그렇더군요. 오전 8시 30분 차만 빼고...). 행선지 안내에 송정리가 적혀 있는 걸 봐서 이건 남양여객 시내버스나 좌석버스들과는 분명 노선이 다를 것이라는 것도 알 수 있었죠.
오후 12시 40분이 되니 제가 탄 버스가 옆에 카운티와 함께 출발을 하는데, 제가 걸어왔던 원치과 앞길을 통해 바깥으로 나갑니다. 나름 골목길인데 그 길로 버스들도 들락거리고 있었다니 신기했습니다. 이 차는 마도까지 다른 차들이랑 똑같이 큰길로 달리는데 중간에 주유소를 들러 기름을 넣고 갑니다. 버스 타는 도중 기름 넣는 일을 말로만 들었었는데, 직접 겪어보니 뭔가 묘합니다. ㅋ
마도 이후로는 어떻게 남양으로 가나 했는데 마도사거리에서 바로 좌회전을 해버리네요. 그리고 펼쳐진 건 생전 처음 보는 신세계 ㅋㅋ
길은 계속 2차로였지만 큰길을 벗어나니 그야말로 처음 가보는 곳들만 차창 밖으로 보이고 있었습니다. 남양여객 시내버스나 좌석버스만 타서는 절대 올 수 없는 곳이었죠. 마도를 지나 좌회전하여 나온 첫 번째 마을은 송정리였고 이후 큰 삼거리에서 우회전을 하는데, 길가의 정류장을 보니 이곳은 원천동이더군요. 그러고 보니 그분과 석준형의 정보에 의하면, 이 길로 신외동 마을버스인 50-5번이 지나다닌다고 하던디 ㅋㅋ
이 노선은 마도~남양 구간에서는 남양여객이나 제부여객 버스들과 전혀 만나지 않았습니다. 남양으로 들어오는 것도 시내버스나 좌석버스들은 다니지 않는 수작이교차로를 찍고 남양성지로 진입하였습니다. 사강 버스와의 첫만남은 오우 상당한 매력으로 다가오네요. 남양으로 가는 노란 차도 이런데 사강의 다른 노선들은 어떨 것인가? 기대치가 오릅니다 ㅋㅋ 역시 그분과 석준형은 짱인 거임요. ㅎㅎ
일단 시간표 확인 겸 갱신 등을 위해 오늘 온 것이기 때문에 다른 오지노선들은 보류를 한 이번 시승이므로, 아쉽지만 사강 차와는 작별을 고하고, 오후 1시 15분에 남양성지 마트 앞에 하차하게 됩니다. 마트 안에는 여전히 시간표들이 잘 붙어 있었고, 사진으로 시간표들을 전부 박아냅니다.
이제 다음은 조암을 가보고 싶었는데, 한가지 문제가 생겼습니다. 조암 가는 50-1번이 오후 1시 20분이라 조금 있으면 출발하므로 시간이 맞긴 맞았는데, 조암까지 가는 게 아니라 석포리에서 회차해 버리는 시간대네요. -ㅅ-;;
조암 시간표는 바뀌었을지 몰라 모르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고, 발안~석포리~원안리~조암 시내버스가 있는 건 알았지만 석포리 안에서 뭔가가 다른 거 같아 얼마 전 다운받았던 조암버스 어플을 잠시 뒤적거려보니, 50-1번 석포리 회차지에 오는 버스를 타려면 거기서 걸어나가지 않는 이상 꽤 기다려야 할 거 같았습니다. 하필이면 석포리까지만 가는 시간대였던 탓에 조암은 결국 발안을 거쳐 가보기로 하고 남양성지 마트앞에서 출발하는 13-2번 마을버스에 승차합니다. 노하리는 아쉽게 되었지만 말이죠.
아무튼 대우버스에서 야심차게 내놓은 소형버스 차종인 레스타를 생애 처음으로 타보네요. 생긴 건 언뜻 보면 스타렉스 앞모습하고 비슷했습니다.
문짝은 로얄미디 문짝 떼다 붙인듯한 느낌이었고 엔진소리는 카운티와 그렇게 큰 차이가 없었지만, 카운티처럼 크게 덜컹거리는 것은 없었습니다. 진짜 좋더군요. ㅋㅋ
13-2번 소요시간 체크를 해두고(근데 실수로 시간 체크해둔게 없어졌습니다 ㅜㅜ) 팔탄을 향해 가는데, 문득 조암~팔탄 노선이 생각이 나서 조암버스 어플로 시간을 확인하니 조암에서 오후 1시 40분이었습니다. 팔탄에 오려면 50분 정도 잡아야 될 것 같았는데, 그래도 이 노선의 횟수가 많은 편이 아니었으며 석준형도 잡기 힘들다는 이야기를 했던 바 있어 과감하게 팔탄에 내려 기다리기로 하고 일단 팔탄에 내렸습니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니 이거 기다리는 건 좋은데, 이걸 타고 조암 가면 시간 내에 안중 쪽은 못 본다는 문제점이 생길 것 같더군요. 결국 이 날은 조암~고주리~팔탄 노선을 포기하고 때마침 340-1번이 곧 오길래, 이걸 타고 종점까지 갑니다. 오래간만에 발안 가는 김에 이거 타고 향남지구 쪽도 한번 구경해봐야죠. 바다마트를 지나니 버스는 곧 향남지구로 가는데, 오우 발안 이 동네가 향남지구 생기고 나더니 한층 커진 느낌이 들었습니다. 향남지구 안에서 13-2번 마을버스도, 수원 올라가는 35번이나 38번, 조암 내려가는 33-1번도 보았구요. 발안에 처음 왔을 땐 향남지구가 한창 공사중이더만 그새 노선변경이 꽤 많이 되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향남읍사무소를 지나 ㄹ자로 향남지구를 한바퀴 빙 돌고 도이초등학교 앞에 이르니 버스가 멈추더군요. 중간에 화성소방서에서는 여기에 안산~발안~평택 직행버스가 서는지 시간표 안내까지 되어 있었는데, 시간표를 못 찍은 건 아쉬움이 남습니다만 나중에 기회되면 찍어보면 되는 거죠 뭐 ㅋㅋ
주변을 둘러보고 화장실도 해결하며 다시 바다마트로 돌아가기 위해 큰길가로 나가는데, 어플을 돌려보니 80번이 온다고 합니다. 그러잖아도 이거 시간표가 궁금했었는데 아주 잘 되었습니다. ㅋㅋ 바다마트 방향으로는 아직 시간 여유가 있길래 슬슬 걸어가는데, 헉!! 사거리 지나서 오른쪽에 있는 버스정류장으로 가려고 하는 찰나에 그새 80번이 나타나서 좌회전을 하려고 하더군요.;;;;
으아 놓치면 큰일이다 싶어 전속력으로 정류장을 향해 뛰는데, 다행히 기사아저씨께서 기다려주신 덕택에 무사히 승차합니다("기다렸다 가려고 했는데, 왜 힘들게 뛰어오세요? 뛰어오는 거 봤는데" 하시더군요). 시간표는 버스가 신호에 걸렸을 때를 이용해서, 살짝 박아내는 데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ㅋ 생각외로 평일에 한해서지만 차가 그럭저럭 다니기는 다니는 편이더군요.
그런데 버스가 가는 걸 보니 뭔가 이상합니다. 바다마트 쪽으로 가는 거 같은데 웬 경기타운이 나오지? 게다가 거기서 우회전을 하는데 오산 가는 길이더군요. 웁스;;
그렇습니다.
반대 방향으로 잘못 타고 만 겁니다. 아니 앞에 방향판 없는 것 같은데...?? -ㅅ-;;;;
이로서 발안으로 하여 조암을 가보는 건 무로 돌아갔고, 다시 되돌아 가기에도 뭔가 그래서 기왕 80번 타고 가는 거, 세마역까지 한번 가보기로 했습니다. 거기서 전철을 타면 평택으로 갈 수 있었고, 평택을 거치면 안중은 볼 수 있었으니까요. 이렇게 하여 오후 2시 30분에 80번을 타고 병점역 쪽으로 쭉~ 가게 되는데, 오우 노선이 생각보다 괜찮습니다. 32-5번도 들어오는 동오리 종점도 경유하고(다만, 정류장 표시가 아예 없어서 동오리 주유소만 본 것으로 만족을 해야 했습니다 ㅠㅠ), 정남을 지나 용수리에서 갑자기 쩌는 1차로도 들어가네요;; 쉽게 들어와보기 힘든 곳들을 선물세트로 묶어 다녀주는 거 같아서 처음 가보는 길들 구경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거 같습니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노릇이니 말입니다...
진짜 개쩌는 1차로를 나오니 지곶동이라는데, 어 거기는 31번 가는 동넨데?
31번 시간은 어찌되는지도 궁금해지더군요. 오산교통, 화성운수 얘네들 시간표는 알기 쉽지 않다는 게 특징이다보니 -ㅅ-;;
도이초등학교에서 버스를 탄 지 35분만인 오후 3시 5분에 세마역에 도착한 저는(발안 방향은 역 건물 건너편에서 타야 된다고 합니다), 전철을 타고 평택으로 가면서 버스 시간들을 쭉 확인하게 됩니다. 그런데 오우 810번 좌석버스가 시간이 맞더군요.
안중과 더불어 포승공단, 평택항 쪽도 이 기회에 봐야겠다는 생각에 평택역을 나와 터미널 쪽 정류장으로 간 다음, 오후 3시 49분에 도착한 810번을 탑니다. 그런데 와 오늘 뭔 날인지 평택역 앞 오거리에 차들이 많은데, 통과하는 데 5분은 잡아먹은 것 같더군요. 평택 버스들을 탈 때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겠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었죠.
평택역 이후로는 통복시장을 지나 고가를 하나 넘어 안중쪽으로 가는데 평택~숙성리~안중 요 라인이 평택시내 서쪽의 중요한 라인이라 그런지 차들이 생각보다 무지 많습니다. 그나마 좌석버스를 탔기 때문에 평택역에서 40분 만에 안중으로 진입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죠. 안중으로 가는 내내 반대편은 길이 엄청 밀려 있는데, 이거 집에 어떻게 갈까 하는 걱정도 듭니다.
810번은 안중 구터미널, 성공회 쪽으로는 가지 않더군요. 안중오거리, 안중신터미널, 현화중학교 순으로 운행하고 바로 만호리 쪽으로 달리는데, 평택에서 안중 오는 노선들은 안중 읍내 구간이 다 똑같을 거라는 생각은 엄청나게 잘못된 것이라는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다시 살펴보니 해군기지 가는 98번은 제가 탄 810번과 다르게 성공회로 갔다가 현화지구를 가지만, 현화지구 내에서 또 81, 810번과는 경로가 다르던데 의외로 안중 쪽 노선들 읍내구간이 좀 이상하게 꼬여 있는 거 같았습니다.
안중을 지나 규모가 만만치 않게 컸던 포승공단을 돌고 종점인 평택항에 내리니 오후 4시 56분. 810번은 결국 시간이 늦은 탓에 제가 내리자마자 바로 돌아나가버렸고, 저는 해군기지에서 직행버스를 타고 집에 갈 요량으로 92번을 타기로 하는데 버스가 오려면 10분 정도 시간이 남았습니다. 이곳에 내리니 서해대교가 바로 눈에 보이더군요. 평택항은 여객선 시간표라도 있을까 싶어 들어가봤는데 그런 건 없었고, 외국인들에다 출국장 특유의 삼엄하고 조용한(?) 분위기가 겹쳐서 우중충하기만 했습니다.
버스 시간이 얼마 안 남아서 얼른 바깥으로 나갔더니 안중~만호리를 운행하는 81-1번이 먼저 도착하고, 그 뒤에 92번이 금방 오더군요. 일단 차가 와서 타긴 했는데, 제가 탄 곳에서 바로 유턴을 하더니 잠시 대기 후 출발을 하는데 기사아저씨께서 다음 번엔 건너편 가서 기다리라고 하시네요. 어쨌든 차를 탄 사람은 저 혼자뿐이었고 이제 금방 해군기지 가겠지 했는데, 이것도 해군기지 주변 아파트 단지들을 지나는 탓에 생각외로 시간이 꽤 걸려서 해군기지 내리니 오후 5시 25분입니다. 내린 곳 건너편에 아파트가 있었는데, 아파트만 있어서 그런지 해군기지라는 느낌은 별로 안 났습니다만 해군기지라니 일단 그러려니 했죠.
정류장 바로 앞에 슈퍼가 있었는데 거기 들어가보니 직행버스 시간표들이 붙어 있기에 모두 촬영하고 안산 표를 끊으려 하니 주인 아주머니께서 그 차가 조금 전에 가 버렸다고 합니다. 시간표를 보니 다음 차가 1시간 이상 뒤에 있더라구요. 부천 송내역이라도 가볼까 했지만 그것도 하필이면 아까 안산 차와 비슷한 시간에 와서 먼저 가버린 상태라 멘붕이 따로 없었습니다. 아...-ㅅ-;;;
그래서 이를 어찌하나 갈등하고 있는데 때마침 평택 가는 직행버스가 등장하기에 아주머니께서 일단 저거라도 타고 평택 가보라고 하기에 저는 그만 멋모르고 평택까지 그 버스를 타게 되었는데, 정말 큰 독박을 써야만 했습니다. 평택 간다고 하고 카드를 대는데 3500원이 한 큐에 사라지고 말았던 겁니다. 으악;;;
정말 예상치 못한 요금에 이건 또 뭔가 싶었는데, 때마침 운전석 쪽에 요금표가 붙어 있길래 요금표를 살짝 사진으로 박아내면서 찬찬히 뜯어봤습니다. 으하... 기가 막히더군요. 부천에서 내려온 버스였는데, 요금표를 살펴보니 부천역~해군기지는 4500원이고 송내역~해군기지가 4200원인데, 그보다 훨씬 짧은 구간인 해군기지~평택이 3500원이 맞았던 겁니다. 부천~해군기지가 해군기지~평택보다 훨씬 먼데 정작 요금이 별로 차이가 안 나다니 이럴수가 -ㅅ-;;;;
사실 부천~해군기지는 해군기지~평택보다 거리가 길지만 대부분이 고속도로이기 때문에 고속도로 운임요율을 적용받지만, 해군기지~평택 구간은 국도 운임요율을 적용받은 덕에 저런 요금이 나온 겁니다. 고속도로와 국도의 운임요율 차이로 인해 저런 미묘한 요금체계가 생긴 것인데, 결국 제가 거기에 말린 거더군요. ㅠㅠ 결론은 안중~평택 간 38번 국도가 심각하게 밀린다거나, 정~~말 급한 사정이 있지 않는 이상 해군기지에서 직행 타고 평택 간다는 것은 바보짓이었습니다. -ㅅ-;;;
어휴 안중까지 간다고 할 걸 왜 평택까지 간다고 했을까...
38번 국도 헬게이트도 지나야 되는데 예상보다 큰 지출에 눈물이 났지만, 그나마 기사아저씨께서 안중을 찍은 이후로는 38번국도 대신 길음리와 신호리를 경유하여 평택으로 바로 쏴준 덕택에 길 안 밀리고 평택까지 무사히 올 수 있었다는 점은 다행이었습니다. 내리고보니 오후 6시 15분이었는데, 때마침 안산 행 직행버스가 오후 6시 20분에 있다보니 서둘러 표를 끊고 귀갓길에 오릅니다. 발안 이외에도 중간에 구문천 1리 입구, 제약공단 사원아파트에도 이 직행이 정차하며(정류장에 적힌 이름 그대로 옮겨 적음) 구문천 1리 입구에서는 무려 6명이 이 직행버스를 승차함을 확인할 수 있었고, 이 직행버스는 처음에 평택에서 구문천리로 갈 때 고속도로 잠깐 타는 것을 제외하면 전부 국도로만 운행한다는 것도 알아냅니다. 어쩐지 요금이 좀 비싸더라니 -ㅅ-;;; 시외요금이 바로 몇 달 전에 올라서인지 이젠 6000원을 줘야 되지요. -ㅅ-;;;
막판에는 직행버스를 두 번이나 타게 되어 돈이 몽창 나갔지만, 아무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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