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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스로 떠나는 시골 여행
버스 기행문/2022년~2023년

2022년 7월 2일 - 부천 대장분교를 방문한 간단한 시승기

by 회관앞 느티나무 2022. 11. 17.

이날은 오래간만에 친구와 점심을 먹을 겸 원종동에서 만나게 됩니다. 서해선이 원종역까지 부분개통된다는 썰이 있는데, 그게 진짜가 되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죠. 물론 저는 그게 말 그대로 썰에 불과하게 될 거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지만(철도공단이든 국토부든 의원이든 전부 믿음직스럽지가 못하니까요. -ㅅ-;;;), 이번에는 진짜가 된다면 나쁠 건 없었고 어쨌든 밑져야 본전이었지만 말입니다. -ㅅ- ㅋ

소사역에서 95번을 타려고 했으나, 때마침 배차간격이 깨졌는지 버스가 오려면 20분 넘게 기다려야 하더군요. 그래서 60번을 타고 부천종합운동장으로 갔다가 75번으로 환승하여 원종사거리로 가게 되었습니다. 한 번에 가는 버스가 없으면, 나눠서 타고 가면 된다는 것은 항상 진리였죠. ㅋㅋ

원종사거리에서 친구를 만나 오래간만에 고기뷔페를 가게 되었고, 맛있게 고기를 구워 먹으며 이야기를 하니 시간이 술술 잘 가더군요. 이윽고 오후 3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에 우리는 자리에서 일어나 버스를 타게 됩니다. 친구가 부천의 유일한 분교장이었던, 덕산초등학교 대장분교를 한번 가보자고 했던 겁니다. 날이 꽤나 더웠지만, 어쨌든 콜이었죠. ㅋㅋ
 
덕산초등학교 대장분교를 가려면 12-1번을 타면 됩니다.
분교장 바로 앞에서 내릴 수도 있지만, 거기서 한 정류장만 더 들어가면 종점이기에 종점에서 걸어나오면서 분교장을 보면 되겠다고 생각한 저는 재빨리 편의점에서 물 한 병을 사게 되었고, 우리는 때마침 도착해준 017번을 타고 오정동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부천OBS방송국에서 12-1번으로의 환승도 순조로웠죠. 부천에서 유일하다시피한 1차로를 보게 되시겠군료. ㅋㅋ
 
 

▲ 부천 대장동의 1차로 길. 택지지구 개발 전까지는 유지될 길이지만, 이것도 시한부나 다름없을 겁니다.

 

▲ 다시 한번 와보게 된 도원교통 12-1번 종점. 이 노선밖에 오는 버스가 없지만, 버스가 괜찮게 다녀주는 편이라 방문에 어려운 점은 없습니다. ㅋㅋ



그리하여 우리는 다시 한 번 부천 대장동의 1차로를 보게 되었고, 종점까지 갔다가 슬슬 걸어서 나오게 됩니다. 분교장은 걸어나오는 길에 있기 때문에 이보다 더 좋은 조건은 없었죠. 덕산초등학교 대장분교장은 재작년에 폐교가 돼 버려 안으로 들어갈 수는 없었지만, 바깥에서 바라보는 것은 가능했으니 다행이었죠. 어쨌든 저 덕택에 이런 곳도 가보게 된 거임료. ㅎㅎ
 
 

▲ 경기도 부천시의 유일한 분교장이었던 덕산초등학교 대장분교.

 

▲ 대장분교장의 역사.

 
 
오정동에서 김포공항으로 올라가는 길에 있던 오지인 대장동.
이제는 택지지구의 개발이 예정되어 있는 곳이었기에, 어쩌면 오늘 간 것이 마지막이 되어버리는 수도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좀더 각별하게 보이더군요. 날이 더워서 금방 땀이 나게 됐지만, 친구에게도 여길 왔었던 이야기를 해주며 천천히 앞으로 나갑니다. 
 
 

▲ 나가면서 찍어보는 1차로 도로. 이 길로 12-1번이 지나다니는데, 이 길도 시한부일 것만 같군요.

 

▲ 여전히 이상했던 시경계는 그대로였습니다. 서울과 부천이 왔다갔다거립니다 여기는. ㅋㅋ

 
 
물도 마셔가며 더위를 뚫고 대장동입구로 다시 걸어나와 김포공항 쪽으로 걸어올라가는데, 한가지 큰 문제가 생기고 말았습니다. 버스정류장에 도착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71번이 오려면 생각보다 많이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12번이야 그 유명한 시흥교통 노선이니 애초에 버리고 보는 카드였는데, 71번마저 김포공항 방향이든 오정동 방향이든 모두 한참 기다려야 했던 겁니다. 71번 이렇게까지 안 다니는 노선 아니었는데 -ㅅ-;;;
 
결국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김포공항 방향으로 71번을 타고 공항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부천 방향으로 타자니 정말 자비없는 시간을 기다려야 했고, 그나마 김포공항 방향이 20분 조금 넘게 기다리면 되어서 승산이 있었던 겁니다. 부천으로 가려고 했지만 정말 부득이하게 김포공항으로 역주행을 하게 되었는데, 상황을 들은 친구도 동의를 하게 되었죠. 본의아니게 엄청 더운 날에 바깥에서 있게 되어 힘들었을 텐데 믿고 따라와준 친구가 참 고마웠습니다. 저는 그걸 져버리지 않는당께료 ㅎㅎ
 
 

▲ 김포공항에서 집으로 가기 위해 탄 50-1번.

 
 
정말 오랜 기다림 끝에 겨우 71번이 왔고 우리는 정말 반가운 그 버스에 얼른 승차합니다. 여름과 겨울만큼 버스가 반가울 때가 없는데, 우리나라의 버스 제작 기술이 전 세계적으로도 알아주는 수준이라는 게 한편으로는 천만 다행이었죠. 그렇지 않았다면 2022년 현재도 에어컨 그런거 없는, 무냉방 버스가 다녔을지도 모를테니 말입니다(지금의 10~20대들은 과거에 무냉방 버스가 있었다고 하면 믿지도 않을듯 ㅋㅋ 아무튼 현재는 버스에 전부 냉방 기능이 있지만, 그 냉방 버스가 고급 버스 취급받던 시절이 있었죠).
 
고마운 71번을 타고 공항으로 온 우리는 청사 안으로 들어가 있다가 오후 5시 16분에 나타난 50-1번을 타고 귀갓길에 오르게 됩니다. 친구녀석을 언제 또 만나게 될 지 알 수는 없지만, 분명 날이 있긴 할 겁니다. ㅋㅋ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