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요약>
2022년 여름휴가를 맞아 천안, 아산 평일 노선들을 잡고 아산 수철리도 방문하며 멋지게 시승을 끝낸 저와 석준형.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된 저는 양평을 선택하게 되는데...
오우 혁님
여름휴가 제2막의 날이 열렸구먼요. 이번에는 양평을 선택한지라 잠실을 가야 했는데, 잠실에서 오전 7시 30분에 출발하는 G9311번을 타야 했기에 일찍 집을 나오게 되었습니다. 가는 길에 부족한 잠도 보충하며 잠실역에 도착하니 오전 6시 58분이었고, 광역환승센터로 가는 길에 석준형도 만날 수 있었죠.
넓디넓은 환승센터에서 G9311번 승차홈을 찾아가니 버스가 출발 대기를 하고 있었고, 우리는 바로 이 버스에 올라 서울을 탈출합니다. 우리가 탄 차가 첫차였는데 의외로 손님들이 제법 있었습니다.
[비티에스 G9311번][환승, 550]
잠실광역환승센터 0730 출발 - 양수리지석묘 0800 - 양평군청,양평역 0826 - 양평터미널 0832 - 용문터미널 0854
출근 시간대였지만 평일인데다 양평 쪽으로 역주행을 하는 상황인지라 버스는 무척 잘 달려주었고, 잠실을 떠난 지 한 시간만에 양평 읍내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서 젊은 여자가 내리는데 느낌이 꼭 공무원 같더군요. 젊은 여자가 아침부터 서울이 아닌 양평으로 이렇게 오는 것을 보면 견적이 나오는 법이죠. ㅋㅋ
우리는 용문터미널로 가야 했기 때문에 버스에서 내리지 않았고, 버스는 오전 8시 54분에 용문터미널에 도착하여 운행을 마칩니다. 첫차도 용문 오면 오전 9시가 다 되가니 노선 한번 길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더군요.
[금강고속 2-11번(양평터미널~양평병원,군민회관,군청,양평시장,양평터미널,봉성리,용문축협,용문터미널,광탄삼거리,단월면사무소,덕수리,향소리,(←고북),산음2리,(←섬이),석산1리마을회관~석산리,돌고개)][환승] ※ 양평터미널 0830 출발
용문터미널 0917 - 금곡리 0920 - 광탄삼거리 0923 - 단월면사무소 0925
어쨌든 우리의 첫 단추는 잘 끼워졌고, 우리는 화장실을 들른 후 오전 9시 17분에 도착한 석산리행 버스에 승차하였습니다. 석산리만 갔다가 돌고개에서 회차해 버리는 그 노선이었지만, 이번에는 단월면사무소까지만 갈 것이기 때문에 석산리를 가든 명성리를 가든 아무 상관이 없었죠.
버스에서 내려 면사무소 쪽으로 다가가니 행복버스 차량이 주차되어 있었습니다. 우리가 노린 노선은 보룡리 안동네인 도룡골이었는데, 이상한 것이 출발시간이 다 되어도 기사아저씨께서 오질 않는 겁니다. 이건 또 뭔가 싶어 계속 기다려보니 기사아저씨가 오긴 했는데, 버스로 가봤더니 때마침 우리를 발견한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그런데 석준형이 도룡골 이야기를 해봤더니 거기는 시간 맞춰 미리 전화해두면 들어간다고 하면서, 마을 한 바퀴 돌고 단월면사무소 앞으로 바로 나온다고 알려주셨습니다. 단월면 행복버스는 손님이 적다보니 수요응답 식으로 다니는 경향이 있었는데, 도룡골 역시 마찬가지였던 겁니다. -ㅅ-;;;
알려주신 길을 보니 한터길이라고 되어있었는데, 쩔긴 쩔었습니다. 하지만 탄다고 전화할 손님이 정해져 있을 것은 불보듯 뻔하기도 했지만, 전화해서 버스를 탄다 해도 미안함이 느껴질 수밖에 없는 길 상태다보니 그저 냐잉할 따름입니다. 손님들도 전화를 잘 하지는 않는다고 하는데, 손님들도 워낙 길이 좆같으니 전화하기 미안해한다는 것과 같은 말이기도 했으니까요. 어쨌든 우리는 기사아저씨께 인사를 드리고 바로 단월면사무소를 떠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단월면은 작년에 탔던 명성2리를 빼면 거의 수요응답 식으로 다니니 더 이상 탈 의미가 그닥 없었죠.
우리는 용두리로 가기 위해 단월시외버스정류장으로 걸어나갑니다. 그런데 석준형이 웬일인지 김건모 노래인 <부메랑>을 트는 겁니다. 덕분에 우리는 재미있게 음악 감상도 하게 되었는데, 단월 행복버스 기사아저씨의 심정도 이야기를 하다보니 여기에서 제가 부메랑 노래가사를 살짝 바꾼 걸작 개그를 탄생시키게 되었죠. 덕분에 오늘 우리는 이거 하나로도 내내 웃게 되었습니다. ㅋㅋㅋㅋ
[금강고속 동서울~양평,용문,광탄,단월,용두리,양덕원~홍천][1500]
단월영업소 1034 - 용두리 1040
버스표를 끊고 기다리고 있으니 오전 10시 34분에 직행버스가 도착했고, 우리는 단 6분만에 용두리에 내리게 됩니다.
[도보]
용두리 1040 - 여물리,부리골입구 1105
이제는 청운면 행복버스를 탈 시간. 우리에게 남아 있는 노선은 여물리와 다대리 노선 단 두 개였습니다. 우리는 용두리에 내리자마자 여물리 안쪽으로 걸어들어갔습니다. 이 장소에 얽힌 이야기도 들어가며 경치 구경을 하니 이보다 좋을 수는 없었습니다. 마침 이곳은 양평에서도 북동쪽 끝동네인 지역이라 사람들이 별로 찾지 않으므로(※), 경치 감상하기에는 아주 좋은 곳이기도 했죠. 여물리 안으로 들어가는 길은 왕복2차로 도로가 잘 놓여 있었지만, 이것도 어느새 1차로 쩌는 길로 바뀌어 버립니다.
※ 사람들이 많이 가는 양평이래봐야 사실 양수리 아니면 문호리, 그리고 용문 정도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사람이 정말 없습니다. 사실 양평은 서쪽 끝에서 동쪽 끝까지 50km에 육박하며 경기도 지자체들 중 제일 넓은 면적을 자랑하기에, 양평도 양평 나름이죠. ㅋㅋ
여물리 부리골마을에 도착하니 행복버스 정류장 표지판이 세워져 있었습니다. 이제는 버스를 기다리는 일만이 남아있었고, 오전 11시 39분이 되니 과연 버스가 도챡합니다. 그림자 잉어킹 화풀이 보유 여부도 확인 안하고 잘못 진화시키는 바람에 사탕 400개 날린 것은 안비밀 -ㅅ-;;;
[청운행복버스(용두리~여물리~부리골입구)][500]
여물리,부리골입구 1139 도착 및 출발 - 용두리터미널 1143
[청운행복버스(용두리~다대1리,오목골)][500]
용두리터미널 1145 출발 - 오목골회관 1149
여물리 노선을 드디어 끝을 내게 되어 우리는 자연스럽게 하이파이브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마침 용두리 가면 다음에는 다대리를 가기 때문에 석준형이 기사아저씨께 이야기를 해보았더니, 의외로 기사아저씨께서 선뜻 OK를 해주시기까지 했죠. 말은 없는 분이었지만 인심이 좋으셔서 다행입니다. ㅎㅎ
버스는 용두리터미널에 나와 잠시 대기하다가 오전 11시 45분에 드디어 다대리를 향해 출발하였고, 단 5분만에 오목골마을회관 종점에 우리를 내려주었습니다.
ㅋㅋㅋㅋ
이제 양평 행복버스는 끝이 났습니다. 평일에만 다닌다는 제약을 멋지게 극복한 우리였기에 정말 기쁘지 않을 수 없었죠. 우리는 슬슬 마을 바깥으로 걸어나왔고, 다음 과제인 횡성 청일면 희망버스를 해결하기 위해 6번 국도변 용두휴게소 버스정류장에서 홍천행 버스를 기다립니다.
주말 및 공휴일이면 상습 정체로 악명높은 서울~양평 6번 국도. 하지만 그것도 양평 그리고 용문까지이며 그 이후로는 남의 나라 이야기였습니다. 우리가 있는 이곳도 그 6번 국도였지만, 신호에 걸려서 멈추는 걸 제외하면 자동차들이 물 만난 고기마냥 슝슝 잘 달리고 있더군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있는 정류장 바로 건너에 보이던 용두휴게소는 폐허 상태였는데, 강원도로 가는 고속도로 및 철도가 좋아지는 바람에 국도변 휴게소들이 손님이 줄어 문을 닫는 것에서 여기도 예외일 수가 없음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오후 12시 13분이 되자 드디어 홍천행 군내버스가 모습을 드러내어 승차합니다. 홍천 간다고 하고 카드를 대니 2380원이 나가는데, 우리가 탄 곳이 양평군이기에 군계외요금은 존재하였습니다.
[금강고속(홍천) 홍천터미널~용두리~용문(홍천터미널~하오안리,오안초교,상오안리,월천리,양덕원,유목정리,삼성2리,다대1리,용두리,비룡리,단월,봉상2리,광탄삼거리,용문터미널~용문축협)][2380, 군계외요금] ※ 용문터미널 1145 출발
용두휴게소 1213 - 삼성2리입구 1216 - 유목정리 1220 - 양덕원터미널 1223 - 월천리,가좌골 1227 - 상오안리 1231 - 오안초교 1233 - 판사곡,의무대 1235 - 화랑아파트 1240 - 홍천터미널 1245
그런데 이전에도 보고 느낀 거지만 용문~홍천 노선이 참 많이 느려졌더군요. 양덕원에 도착하니 오후 12시 23분인데, 아무래도 홍천에서 오후 12시 40분에 출발하는 직행은 물건너 가버릴 것 같았고 정말 현실이 되었습니다. 오후 12시 40분 다음은 오후 1시에 버스가 있었는데, 1시 차를 타면 횡성에서 청일로 가는 차 시간이 간당간당해지기 때문에 오후 12시 40분차를 타려고 했었던 겁니다. 어쨌든 버스가 홍천터미널을 오후 12시 45분에 도착하게 된지라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오후 1시에 출발하는 전주행 버스에 몸을 싣고 횡성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금강고속 속초~백담사,원통,인제,홍천,횡성,원주우산동,원주,대전유성~전주][4300] ※ 속초터미널 1105 출발
홍천터미널 1300 출발 - 장전평리(무정차) 1306 - 횡성터미널 1328
버스는 오후 1시 정각에 출발하여 공근 쪽으로 내달립니다. 하지만 횡성까지 무정차였는데, 워낙 빨리 달리다보니 터미널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1시 28분이었죠. 이 덕택에 우리는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만세공원을 향해 얼른 뛰어야만 했는데, 신대리행 버스가 오후 1시 30분 출발이었던 겁니다. 달려~~
우리가 서둘러 길을 건너 만세공원으로 가니 신대리행 버스가 정류장을 향해 들어오는 중이어서 정말 겨우겨우 버스를 탈 수 있었습니다. 횡성은 에어컨이 빵빵하다는 정말 바람직한 특징이 있다보니, 우리는 이번에도 시원하게 더위를 식히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청일로 갈 수 있었죠.
[횡성 48번(만세공원→군청,옥동,중금리,갑천,청일,신대리→새말리,갑천→외갑천,횡성온천,마옥→삼일광장,터미널)][1300]
만세공원 1331 출발 - 횡성군청 1333 - 개전리마을회관 1339 - 옥동교차로 1341 - 중금리 1345 - 구방1리,망향의동산 1347 - 구리고개 1350 - 포동2리 1351 - 갑천농협 1354 - 초현삼거리 1356 - 청일면사무소 1400
이번에는 저번과 달리 횡성읍사무소를 지나 바로 북동쪽으로 버스가 이동합니다. 고개를 넘고 중금리를 지나니 왼쪽으로 횡성호가 보이는데 정말 멋있었죠.
횡성호와 포동리를 지나니 곧 갑천이 나오는데, 인구가 적은 횡성의 현실을 반영하듯 면소재지도 크지가 못한 모습입니다. 갑천을 지나니 청일도 금방이었고, 우리는 오후 2시에 청일면사무소에 내릴 수 있었습니다.
청일은 갑천보다 더 안쪽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면소재지 동네가 좀더 크더군요. 정류장에 붙은 시간표를 보니 청일면 희망버스는 작년 6월 1일부로 마을버스로 조정되어 있었고, 토요일에도 운행토록 바뀌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따로 있었으니...
덕분에 평일에 이곳을 와야 한다는 부담은 덜어졌지만, 석준형 역시 상당한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일단 시간표가 바뀌었기 때문에 오늘 코스의 제일 빡센 부분을 시도조차 못하게 된 점은 한편으론 다행이었지만(차를 놓칠 가능성이 있는데, 놓치면 망하기 딱 좋기 때문에) 뒤의 일정들이 전부 틀어진 것은 물론, 오후 3시 20분차를 이용하여 서석으로 넘어갈까도 했지만 그걸 타고 서석으로 가봤자 다음에 할 것도 없고, 난국이 따로 없었던 겁니다. 그나마도 탈 만한 차가 아침에만 있는 것도 그렇고, 그동안 이 정보가 인터넷에 없었던 점도 냐잉할 수밖에는 없었죠.
게다가 홍천군에서 운영하는 서석면 공공형 버스가 횡성에서 오후 2시 출발인지라 조금 있으면 도착할 때긴 했는데, 횡성군 구간은 아예 무정차인지라 버스를 보았지만 탈 수가 없었죠. -ㅅ-;; 왜 버스가 왔는데 타지를 못해 우리는 지방자치제의 어두운 모습을 다시 한 번 보게 됩니다. 아무리 이해관계라는 게 있다지만 홍천이나 횡성이나 사람 좆도 없는 건 서로 매한가지라 농어촌버스 쪽에서도 지킬 파이라는 것조차 없을텐데, 정말 쓸데없는 좆밥대전 한번 오진다고 평할 수밖에 없더군요. -ㅅ-;;; 이것 때문에 결국 불편한 건 주민들이죠. 동신운수 시외버스의 대체제랍시고 들어오는 게 이 따위라면, 동신운수가 다시 오는 것이 훨씬 나을 지경이니까요.
어쨌거나 청일마을버스를 탄다는 건 시간상 불가능했고, 결국 석준형은 횡성군내버스를 타보는 것으로 계획을 전면 수정하게 됩니다. 이에 따라 우리는 근처 중국집에 들어가서 석준형은 짬뽕을, 저는 콩국수를 먹었습니다. 시원하니 맛있더군요. ㅋㅋ
중국집을 나온 우리는 오후 3시 13분에 도착한 47번에 승차하였습니다.
[횡성 47번(만세공원→옥동,중금리,갑천→새말리,절바우골,신대리,청일→갑천 이하 역순][1300] ※ 신대리 1500 출발
청일면사무소 1513 - 초현삼거리 1518 - 갑천농협 1521 도착, 1524 출발 - 포동2리 1525 - 구방1리,망향의동산 1529 - 중금리 1533 - 옥동교차로 1535 - 개전리마을회관 1537 - 북천로터리 1542
아까 청일로 들어왔던 길 그대로 버스가 갑니다. 갑천에서도 출발시간이 있는지 3분 정차 후 출발하는데, 우리는 다시 횡성호를 보며 횡성읍으로 돌아와 북천로터리에 내리자마자 뛰게 됩니다. 다음에 탈 버스는 외갑천을 경유하여 청일로 가는 것이었는데, 마옥리 쪽으로 가기 때문에 우리가 내린 곳 위쪽의 다른 정류장에서 타야 했던 겁니다. 멀리서 버스 한 대가 마옥리 가는 길쪽으로 좌회전하려고 로터리에 진입하는 것을 보았는데, 횡성이 워낙 버스가 적은 동네다보니 굳이 확인을 하지 않아도 분명 우리가 타야할 42번임을 알 수 있었죠. -ㅅ-;;
[횡성 42번(만세공원~마옥리,횡성댐,추동삼거리,횡성온천,외갑천~청일][환승] ※ 만세공원 1540 출발
북천로터리 1543 - 북천리마을회관 1544 - 마옥 1549 - 횡성댐사거리 1552 - 횡성댐(회차) 1556 - 대관대리 1600 - 어답산가든 1601 - 추동삼거리,병지방입구 1603 - 삼거저수지 1605 - 횡성온천 1607 - 이염골 1609 - 농협주유소,갑천입구 1612 - 초현삼거리 1615 - 청일면사무소 1620
그야말로 허겁지겁 뛴 끝에 결국 버스를 타는 데 성공합니다. 우리가 조금이라도 늦었더라면 못탈 뻔했습니다. 하지만 횡성이 버스가 적은 동네인데다 코스 급조를 할 수밖에 없었기에 이건 어쩔 수가 없었죠. 버스는 섬강을 지나 고개를 넘어 마옥리로 들어갔고, 이번에는 마옥리에서 그대로 쭉 직진을 합니다. 그랬더니 금방 횡성댐입구가 나오는데, 버스는 횡성댐 쪽으로 우회전을 합니다. ㅓ형으로 들어가는 횡성댐은 정말 깊이 들어가는데, 입구에서 4분이나 걸리더군요. 이런 곳에까지 버스가 들어가니 기름값 안 아까울까 싶어질 정도였습니다.
버스는 횡성댐을 찍고 나와 우회전을 하여 갑천쪽으로 계속 달리는데, 병지방리로 들어가는 길과 갈라지는 추동삼거리와 횡성온천을 볼 수 있었죠. 이 도로가 끝나는 지점이 바로 갑천면 시가지 어귀였는데, 지금 이 노선이 달려온 경로가 외갑천이라는 것도 알게 됩니다. 갑천을 지나서는 아까 48번으로 달린 경로 그대로 청일을 향해 달려 오후 4시 20분에 청일에 도착합니다.
읍내에서 멀고 버스요금도 비싼 동네였던 청일. 그런 청일을 또 다시 들어가보니 참 의외더군요. 이번에는 편의점도 잠시 다녀오고 정류장에서 시간도 죽이며 개그도 치고 버스를 기다립니다. 석준형: 오늘은 또 어떤 개소리로 느으~님을 웃겨줄지 나도 모르겠다
오후 5시가 다 되어가자 포동리와 정금리를 경유하여 횡성으로 가는 노선(41)이 등장하였고 우리는 이 버스를 탑니다. 우리 외에도 여학생이 한 명 버스를 이용하더군요.
[횡성 41번(횡성~조곡리,용둔리,정금리,갑천~청일)][1300]
청일면사무소 1700 출발 - 초현삼거리 1704 - 갑천농협 1707 - 포동2리 1709 - 포동1리 1711 - 정금1리,어둔리 1715 - 정금보건지소 1717
버스는 갑천을 출발대기 없이 바로 통과하였고 횡성호수로 가는 고갯길 직전의 삼거리에서 좌회전을 합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왕복2차로 산길을 보게 되는데, 민가가 정말 안 보이더군요.
여학생은 포동리에서 내려버리고 버스에는 우리밖에 남지 않는데, 이번에 우리가 이 노선을 탄 이유는 하궁리 노선을 하궁리 종점에서 타고 나오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정금보건지소에 하차하여 하궁리 안으로 걸어들어갑니다.
[도보]
정금보건지소 1717 - 하궁리종점 1747
이리하여 걸어들어가게 된 하궁리.
오후 5시가 넘은 시간이라 아까만큼 햇빛이 강렬하진 않았지만, 습한 것은 정말 장사없었습니다.
하궁리 종점까지는 30분이 걸렸고, 버스가 오후 6시 25분에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버스가 올 때까지 기다리게 됩니다. 석준형은 마침 전화가 와서 통화를 하고 있었고, 저는 정류장의 상태가 그리 좋지 않아 앉을 곳이 보이질 않았던 탓에 정류장 근처에 가만히 서 있었죠. 그렇게 있는데도 습하고 더웠기 때문에 정말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오후 6시 23분이 되자 드디어 버스가 들어와 회차를 하는데, 의외로 전기버스가 옵니다. 횡성에도 전기버스가??
[횡성 23번(횡성~횡성역,조곡리,우천중교,우천,정금리~하궁리)][1300]
하궁1리 1825 출발 - 하궁2리마을회관 1827 - 정금보건소 1828 - 산전리 1832 - 상하가리 1833 - 우천약국 1838
차종은 강화에서 창후리를 갈 때 탔던 스카이웰 엘페(ELFE)였습니다. 횡성에서 생각지도 못하게 전기버스를 탄 우리는 미끄러지듯 가속하여 달리는 버스에 몸을 맡기고 하궁리를 떠났죠. 아까 우리가 걸어온 길을 지나 정금보건소를 찍고 횡성 쪽으로 가던 버스는 우천을 경유하기 위해 좌회전을 합니다. 이로서 정금리에서 우천으로 가는 구간 역시 해결이 되었고 우리는 버스를 탄 지 13분만에 우천약국에 도착합니다. 전기버스의 빠른 속력은 역시 어디 안 가더군요. ㅋㅋ
우천약국에 내려보니 왠지 동네가 낯익은 느낌이 납니다. 왜 그런가 했더니 초등학생 때 이모네 가족과 함께 이곳 근처에 있는 콘도를 와본 적이 있었기 때문이었는데, 그 때로부터 수십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 이 시점에 이곳을 대중교통만으로 다시 찾아와볼 줄은 정말 몰랐죠.
우리가 우천에 내린 이유는 상대리 노선을 타기 위해서였는데, 하대리와 골프대도 각각 ㅓ형으로 모두 들러주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 노선은 하루 2번 있기 때문에 이번에 잡아야 하는 노선으로 올라와 있었죠. 오우~혁님 ㅋㅋ ???: 다음에는 그 콘도 근처를 버스로 지나가볼 때가 있을 거구먼룡 -ㅅ- ㅋ
이번에는 버스를 기다리기만 하면 되었기에 우리는 정류장 근처의 공원에서 시간을 보냈고, 오후 7시에 도착한 버스에 승차하였습니다.
[횡성 24번(횡성~조곡리,우천중교,우천→하대리,골프대,상대리→우천 이하 역순)][1300]
우천 1900 - 하대리종점(회차) 1905 - 한국골프대(회차) 1911 - 상대리종점,대미원(회차) 1917
하루 두 번 운행하는 이 노선의 운행영상도 찍어보게 되네요. 버스 안에는 이미 두어 명의 승객이 있었으나 하대리 초입에 위치한 마을회관에서 모두 내려버리고 우리만 남습니다. 버스는 하대리종점 - 골프대 - 상대리 순으로 경유하는데, 하대리 종점을 가는데 들어가는 길이 진짜 개쩔더군요. 게다가 골프대는 학교 안까지 들어갔다 나옵니다. 오우~ 혁님 ㅋㅋ
개쩌는 노선에 감탄하며 우리는 상대리 종점까지 가서 하차하게 되었습니다. 골프대에서 회차하면서 기사아저씨가 어디 가냐고 물어보셔서 상대리라고 대답하는 일은 있었지만, 그 이후로는 우리를 전혀 신경쓰시지도 않더군요. 그 음성 선정리 기사아저씨는 정말 뒤통수에 눈이 달렸었던 것 같다. 버스는 오후 7시 17분에 대미원에서 회차하였고, 우리가 내리자마자 바로 우천 쪽으로 달려가 버립니다. 우리 외에는 아무도 없었던 탓에 버스가 가 버리니 정말 조용했습니다.
[도보]
상대리종점,대미원 1917 - 새말정류장 1934
청일에서의 냐잉한 상황이 있었지만 하궁리와 외갑천은 물론, 하루 2번만 다니는 이 노선까지 타게 되니 정말 끝이 좋으면 다 좋은 법이었습니다. 우리는 오우~혁님~! 을 외치며 기분좋게 상대리에서 걸어나가게 되었죠. 이제는 해 지기 직전이라 정말 걸어다니기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상대교를 건너 앞으로 직진하니 의외로 밝은 곳이 보이더군요. 그곳이 알고보니 새말이었는데, 영동고속도로 새말IC가 정말 가까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여기에서 동서울행 직행버스를 탈 계획이었는데, 여기에도 직행버스가 선다니 신기할 따름입니다.
여기서 동서울을 가는 버스는 오후 8시 21분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계산을 해본 석준형이 여기서 직행을 타기보다는 횡성역에서 KTX를 타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하여 우리는 오후 7시 41분에 도착한 33번을 타게 되었습니다.
[횡성 33번(횡성~조곡리,우천중교,우천,새말,안흥,강림~월현리)][1300] ※ 월현리 1910 출발
새말 1941 - 우천약국 1943 - 양적리 1944 - 우천중교 1947 - 추동교 1951 - 조곡리 1953 - 버덩말 1954
새말에서 동서울행 버스를 타려면 40분 넘게 기다려야 하는데다 오후 10시를 한참 넘겨 동서울에 도착하지만, 횡성역에서 오후 8시 25분에 있는 청량리행 열차를 타면 서울까지 훨씬 빠르게 도착할 수가 있었던 겁니다. 횡성역에서 청량리까지도 한 시간이면 가는 것은 물론, 서울행 버스와 요금도 별로 차이가 안 나니 당연히 열차를 이용할 수밖에요. 2022년 현재 시외버스 업계는 우등을 늘려서 요금을 더 받는 정책을 펴고 있는데(시외버스 요금이 확 올라버린 이유입니다), 그게 얼마나 멍청한 정책인지 다시 한번 확인하는 순간입니다. 눈 뜨고 코 베인다는 게 대중교통에도 있었을 줄은 꿈에도 몰랐을 겁니다. ㅋㅋ -ㅅ-;;
[도보]
버덩말 1954 - 횡성역 2005
오후 7시 넘어서 타보는 횡성군내버스는 예상대로 대박 빨랐고, 거침없는 질주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버스를 달랑 13분만 타고 버덩말에 내리게 됩니다. 횡성역을 들어가주는 노선이 아니어서 아쉬웠지만, 버덩말에서 횡성역은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여서 마냥 죽으라는 법은 없었죠. 이빨이 없다면, 잇몸으로 하면 됩니다. ㅋㅋ
[KTX-이음(동해→정동진,진부,평창,횡성,만종,양평,상봉,청량리→서울역)][13900] ※ 동해 1903 출발
횡성 2025 - 만종 2032 - 양평 2055 - 상봉 2118 - 청량리 2126 - 서울역 2146
횡성역에 도착하니 오후 8시 5분이었고, 열차 시간까지 20분이 남아 있었습니다. 우리는 화장실에 다녀오고 열차표 예매를 한 후, 오후 8시 23분에 도착한 열차를 타고 서울로 가게 됩니다. 만종과 양평은 물론, 상봉까지 서는 편성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량리까지 단 1시간만에 주파를 하니 진짜 대박입니다. ㅋㅋ
이번에는 저의 귀가 문제 때문에 저는 서울역까지 타게 되었고, 청량리역에서 석준형과 아쉬운 작별을 합니다. 내일은 쉰다는 것이 아쉬웠지만 아쉽지가 않았습니다. 주말이 있으니까요. 돌아오는 주말에는 더위를 뚫고 아주 어려움 난도의 노선을 타야하기 때문에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하지만, 그건 그때가서 생각하기로 합니다. 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Thanks to
석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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