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모처럼 천안으로 시승을 떠납니다. 이번에는 오래간만에 완행 전철을 이용하여 직산역에 내리게 되었습니다. 직산역에 내려보기는 정말 처음인데, 어차피 역 앞에 오는 버스는 없는 거나 다름없기 때문에 우리는 익숙한 길을 따라 직산역입구로 걸어나갑니다. 동요 <오늘은 내가 주인공>에 빠져버린 우리는 가사를 조금씩 바꿔 부르고 있었는데, 어째 내용이 좀 그렇고 그런 쪽으로 가는 점은 어쩔수가 없더군요. -ㅅ- ㅋㅋ
[도보]
직산역 1035 - 직산역입구 1044
길을 건넌 우리는 군동2리 가는 112번을 기다리게 되었고, 오전 10시 53분에 도착한 버스에 승차합니다. 그런데 의외로 전기버스가 걸리네요. 오우 ㅋㅋ
[천안 112번(고속터미널~두정역입구,직산역입구,서북구청,남산리~군동2리)][환승, 250] ※ 천안고속터미널 1035 출발
직산역입구 1053 - 직산읍사무소 1055 - 충남테크노파크 1058 - 군동2리 1103
우리를 태운 버스는 서북구청을 찍고 좌회전을 하여 안으로 들어갑니다. 전에 성환에서 103번을 타고 지나갔던 길인지라 낯이 익는데, 버스는 왕복2차로 도로를 따라 달리다가 좌회전 한번 하여 마을을 한 바퀴 도는 것으로 회차를 합니다. 덕분에 참 깨알같은 단독구간(?)도 건질 수 있었죠.
[도보]
군동2리 1103 - 군동1리입구 1113
버스에서 내리니 오전 11시 3분이었고, 우리는 군동2리를 관통하여 직산초등학교를 찍으며 성환~입장 순환노선이 다니는 도로를 향해 걷습니다. 그런데 군동리 여기는 의외로 가게와 식당들이 제법 있는 등 마을이 크더군요. 버스도 무려 한 시간에 한 번 꼴로 참 많이 들어오고 있었는데, 그게 왜 그런지 바로 이해가 되었죠.
직산초등학교를 지나니 금방 성환~입장 순환노선이 다니는 도로가 나옵니다. 그런데 군동1리 입구 버스정류장 위치가 지도에는 영 이상하게 표시되어 있어 조금 더 걷는 수고로움이 있게 되었죠. 지도에서 정류장 기호가 찍혀있는 장소에 가보니 실제로는 입장 방향으로 더 간 곳에 정류장이 있었던 겁니다. 정말 설마했었는데, 역시나더군요. -ㅅ-;;
그나마 정류장이 멀리 있지 않았다는 게 천만다행이었습니다. 우리는 5분 내로 도착한 버스를 타고 입장까지 무사히 갈 수 있었죠.
[천안 164번(성환터미널→성환10리,성환역,남서울대,판정리,모전리,입장사거리,입장중교,가산2리,연곡2,1리,연암대,대홍저수지,대홍초교,대홍5리,성환10리,성환역,삼풍A→성환터미널)][환승] ※ 성환터미널 1100 출발
군동1리입구 1117 - 판정1리 1120 - 모전리 1122 - 연합아파트 1125 - 입장사거리 1126
언제나처럼 입장사거리에 내린 우리는 편의점을 들른 후, 입장회차지를 향해 한 정류장 걷습니다. 2달 전 있었던 입장면 시내버스 노선 변경된 구간을, 이번에 탈 보명사 노선을 통하여 해결짓는다는 석준형의 작전에 의한 것이었죠. 입장회차지는 그간 버스들을 타면서 지나다닌 곳이었지만, 거기까지 걸어가서 버스 타는 것은 또 처음이네요. ㅋㅋ
입장회차지에 도착하니 생각보다 넓은 공터가 있었고, 간이 화장실이 한쪽 구석에 갖춰져 있었습니다. 거기서 일을 보고 나온 우리는 오후 12시에 출발하는 보명사 노선에 기분좋게 승차하였습니다.
[천안 270번(입장~모전2리,오색당리,저리,성거읍사무소~보명사)][환승]
입장회차지 1200 출발 - 홍천리입구 1201 - 입장사거리 1204 - 신두2리 1206 - 모전1리마을회관 1213 - 천안장례식장 1214 - 오색당리마을회관 1216 - 천안저리보금자리아파트 1218 - 성거읍사무소 1221 - 성거삼일아파트 1224 - 남창마을 1229 - 보명사 1235
입장은 어느덧 이 보명사 노선 하나만을 남겨두고 있었는데, 오늘로서 입장은 전부 끝나게 됩니다. 버스는 왕복4차로 큰길을 달리며 남하하다가 홍천리입구에서 우회전을 하는데, 홍천리입구에서부터는 호당리 노선으로 지나갔던 길을 반대 방향으로 지나가보게 되었습니다. 다시 입장사거리를 찍고 성환 쪽으로 가던 버스는 드디어 신두2리를 지나 세븐일레븐 앞에서 좌회전을 합니다. 눈앞에 펼쳐지는 것은 모전2리의 개쩌는 1차로 길이었습니다. 오우~ 혁님 ㅋㅋ
모전2리를 나오니 전에 229번으로 지나갔던 오색당리 큰길이 나오는데, 이번에는 오색당리 안길을 통해 성거로 가더군요. 기사아저씨께서 실수로 직진을 하는 바람에 예정에도 없던 유턴을 하는 일은 있었지만, 어쨌든 우리는 무사히 오색당리 안길을 볼 수 있었죠. 여기는 왕복2차로여서 쩌는 건 없지만 희소성이 있는 장소였습니다.
성거를 지난 버스는 드디어 쩌는 1차로를 따라 보명사로 들어가는데, 석준형의 안내에 따라 보게 된 남창저수지는 정말 멋지더군요. 저수지를 지나 안으로 들어가니 곧 공터가 보였고, 버스가 여기에서 회차하였습니다. 보명사라는 정류장 표지판도 세워져 있어서 버스종점이란 사실도 바로 알 수 있었죠.
[도보]
보명사 1235 - 남창저수지 1241 - 충남예술고 1258
보명사는 어디 있나 봤더니 바로 근처에 일주문이 있었습니다. 석지골로 걸어들어가는 도중 살짝 보였던 도인사와 비슷한 크기일 듯했는데, 이번에는 일주문만 확인해야 하는 점은 어쩔 수 없더군요. 우리가 내리자마자 버스는 바로 돌아나갔고, 우리는 다시 한 번 남창저수지를 보면서 충남예술고등학교로 향합니다. 저수지 풍경 한번 일품이었죠. ㅋㅋ
충남예술고등학교 버스정류장에 도착하니 오후 1시가 못 된 시간이었고, 버스 시간까지는 20분 넘게 남아 있었습니다. 보명사에서 여기까지 제법 먼 거리 같았는데 생각보다 빨리 와서 놀랍기도 했습니다. 우리의 걸음이 빨라진 것도 있지만, 그보다는 혼자가 아닌 둘이라서 그런 것 같네요. 30번 버스는 오후 1시 24분에 도착하였고, 아까 보명사 노선이 마지막 환승이었던지라 이번에는 다시 1500원 찍으며 버스를 타게 되었습니다.
[천안 30번(충남예술고교~성거읍사무소,청호포도마을A,서북구청,직산역입구,(→한기대),쌍용패션거리~방아다리공원)][1500]
충남예술고 1324 출발 - 삼일아파트 1326 - 청호포도마을아파트 1330 - 성거읍사무소 1332 - 부성1동주민센터 1351 - 한기대(회차) 1354 - 두정대우1차아파트 1359 - 성정동전자랜드 1409 - 쌍용초교 1416 - 방아다리공원 1423
버스는 201번 다니는 길을 따라 안성 쪽으로 올라가다가 청호포도마을아파트에서 좌회전을 합니다. 덕분에 깨알같은 단독구간을 가볼 수가 있었죠. 단독구간이래봐야 왕복 4차로 도로를 달리는 것뿐이었지만, 이번 기회에 정말 멋지게 건진당께요. 오우~ 혁님~! ㅋㅋ
이후로는 121번과 똑같은 경로로 시내로 들어오는데, 한기대를 찍고 쌍용동 쪽으로 내려갑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이미 가본 구간이 대부분이지만, 아까 청호포도마을아파트 앞길에 이어 한기대와 방아다리공원까지 중간중간 버릴 수 없는 요소들이 있었죠.
그런데 문제는 생각보다 버스가 느리게 가는데다, 시내에서도 손님들이 내리고 타는 바람에 방아다리공원에서 타기로 한 9번을 놓치게 되었다는 겁니다. -ㅅ-;; 결국 우리는 쌍용고입구에 가서 1번을 타고 남부오거리에 가기로 하는데, 이 과정에서 아침에만 다니는 노선인 92번과 94번만 가는 길을 도보로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천안 1번(천안시청→백석농공단지)][환승]
쌍용고입구 1445 - 쌍용역해누리아이파크 1448 - 쌍용동이마트 1450 - 남부오거리 1456
오후 2시 45분이 되자 1번이 나타났고, 단 11분만에 우리를 남부오거리에 내려줍니다. 천안은 전기버스들 대부분을 1번에 투입하여 운행시키는지, 1번을 탈 때면 꼭 전기버스가 걸리더군요. ㅋㅋ
이제는 광덕으로 가야 했기 때문에 600번을 기다려야 했는데, 종합터미널에서 오후 3시 6분에 출발하는 버스가 있었습니다. 이 버스가 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점심을 먹기로 하고 분식집을 들어가는데, 생각외로 음식이 빨리 나오질 않더군요. 기왕 밥 먹는 거, 돈까스를 한번 시켜봤다가 이걸로 10분 먹방을 찍게 될 줄은 정말 꿈에도 생각지 못했습니다. 정준하(※)의 후계자도 아닌데 10분 먹방을 찍어야만 하니 참 미칠 노릇이지만, 정말 하는 수 없었죠. -ㅅ-;;;
※ <무한도전> 초창기 시절, 정준하는 뜨거운 우동 한 그릇을 단 13초만에 국물까지 몽땅 마셔버린 적이 있었죠.
버스 위치를 어플로 봐가면서 먹방(...)을 하고 얼른 정류장으로 간 우리는, 오후 3시 20분에 도착한 600번에 승차합니다.
[천안 600번(종합터미널~천안역,신방한라비발디A,남관리,풍세,광풍중교,광덕면사무소,대덕2,1리,보산원초교,광덕4,3리,광덕사휴게소~광덕사)][1500] ※ 종합터미널 1506 출발
청수현대아파트 1520 - 경남아너스빌 1522 - 청당2통 1527 - 남관리농협 1536 - 보성리 1541 - 풍세면사무소 1543 - 광풍중교 1545 - 광덕면사무소 1549
600번이 이곳에 도달하면 교통체증이 있는 구간은 다 지난 후이기 때문에 버스는 막힘없이 잘 달려주었습니다. 이제는 익숙하기만 한 풍세를 지나 광덕에 내리니 오후 3시 49분이었고, 우리는 오래간만에 방문한 슈퍼에 들어가 음료수를 마시게 됩니다. 그랬더니 무학2리를 가는 662번이 등장하였습니다.
[천안 662번(광덕면사무소~매당교차로,무학리입구~무학2리)][1500]
광덕면사무소 1600 출발 - 매당교차로 1601 - 무학2리종점 1609
우리와 함께 버스를 기다리던 어르신 한 분까지 이 버스에 오르는데, 기사아저씨께서 우리에게 어디 가냐고 질문을 하시기에 무학2리 간다고 대답합니다. 기사아저씨의 이 질문은 나름 근거가 있긴 했지만, 천안에서 이런 일은 처음인지라 영 느낌이 좋진 않았습니다. 오후 4시가 되자 버스가 출발하는데, 행정리 쪽으로 바로 가지 않고 광덕면사무소 어귀의 매당교차로를 먼저 찍고 갑니다. 무학리의 위치 상 이건 다소 뜬금없는 경유지라서 설마했는데, 이건 진짜 버스어플 및 포털사이트 지도대로 가는 거더군요. 헐 ㅋㅋ
매당교차로를 찍은 버스는 드디어 행정리 쪽으로 달리게 되었지만, 논산천안고속도로 바로 밑에 위치한 삼거리에서 우회전을 하여 무학리로 들어갑니다. 노선길이가 길지는 않았지만 이것도 정말 쩌는 노선이었는데, 논두렁길도 있고 안쪽으로 깊숙히 들어가는 것이 장난아니더군요.
이 노선의 종점은 무학2리 마을회관 앞이었습니다. 여기는 광덕면사무소에서 먼 동네가 아니었는데도 유독 고립된 듯한 음침한 느낌이 들더군요.
[도보]
무학2리종점 1609 - 광덕면사무소 1633
우리는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기사아저씨가 회차를 하고 출발대기를 하는 틈을 타서 얼른 종점을 빠져나갑니다. 동네의 느낌이 그닥인 것도 있지만, 광덕으로 돌아가게 될 버스와 또 만나봤자 좋을 게 없었기 때문입니다. 열심히 걸어가던 우리는 무학2리 버스정류장을 지나고 나온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가게 되었고,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됩니다. 거기서부터는 버스가 가는 길이 아니었기 때문인데, 우리는 버스가 광덕으로 돌아가는 것을 멀리서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버스가 가는 걸 멀리서 본 우리는 다시 앞으로 전진하였고, 언덕을 넘으니 옥전마을회관이 보입니다. 여기도 호당2리 마을회관처럼 버스가 없는 마을회관이었는데, 그나마 여기서 조금만 더 가면 광덕면사무소가 금방 나온다는 것은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광덕을 몇 번 와보긴 했지만 면사무소 안쪽으로 더 가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네요. -ㅅ- ㅋ
천안 남서쪽 끝동네인 광덕은 광덕산 때문에 찾아오는 사람을 제외하면 정말 외진 동네이기에 시내가 정말 작았습니다. 인구가 60만을 넘어버린 천안이지만, 이곳 광덕은 학교가 초등학교 2개밖에 없다는 걸 생각하면 정말 시내와는 뚜렷하게 대비되는 모습이었죠. 대부분의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과 달리, 지역을 알아보려면 시/군 단위뿐만 아니라 읍면 단위까지 더 자세히 구분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ㅅ-;;
그런데 우리가 광덕면사무소에 다다르니 시내를 가는 600번이 먼저 도착하더니 금방 출발해버립니다. 버스 타는 사람이 좀 있었으면 우리도 그 틈에 끼어 같이 가는 건데, 그럴 리가 없죠. 쩝 -ㅅ-;;;
결국 우리는 광덕사를 오후 4시 47분에 출발한 다음 버스를 타게 되었습니다.
[천안 600번(종합터미널~천안역,신방한라비발디A,남관리,풍세,광풍중교,광덕면사무소,대덕2,1리,보산원초교,광덕4,3리,광덕사휴게소~광덕사)][1500] ※ 광덕사 1647 출발
광덕면사무소 1659 - 광풍중교 1702 - 풍세치안센터 1704
광덕면사무소와 풍세면사무소 간의 거리는 생각보다 매우 가깝기 때문에 버스는 5분만에 풍세치안센터에 도달하였고, 우리는 여기에서 내리게 됩니다. 풍세면사무소 바로 전 정류장이었지만 굳이 면사무소까지 더 갈 이유도 없었고, 이번 삼태리 노선은 풍세를 ㅓ형으로 찍는 덕택에 굳이 바깥으로 나가서 버스를 기다릴 필요가 없었습니다. 삼태리 가는 650번이 좀 늦었는지, 오후 5시 17분이 되어 등장한 점도 참 다행이었죠.
[천안 650번(종합터미널~천안역,신방한라비발디A,남관리,(↔풍세),용정2,4,1리,태학산휴양림~삼태리)][환승] ※ 종합터미널 1640 출발
풍세면사무소 1717 - 보성리 1720 - 용정2리마을회관 1723 - 용정2리,대정 1724 - 용정새마을금고 1726 - 용정4리,상도(회차) 1728 - 용정1리 1731 - 삼태2리경로당앞 1732 - 태학산휴양림(회차) 1735 - 삼태2리종점 1737
드디어 삼태리를 가보게 됩니다.
누군가에게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던 추억이 있는 그 삼태리였는데, 이해가 가기도 했던 기억이 있었죠. 650번은 풍세를 ㅓ형으로 찍는 구조였기에 우리를 태운 버스는 풍세의 쩌는 1차로 골목길을 경유한 후 시내 쪽으로 올라가다가 바로 좌회전을 합니다. 안내방송에는 용정리가 나오고 있었는데, 어플 및 포털사이트 지도와는 달리 버스가 용정2리 안으로 들어가 마을회관도 찍고 나오더군요. 이 길부터 참 쩔었습니다. 오우 ㅋㅋ
용정2리를 나와 직진하니 용정초등학교가 나왔는데, 여기에 새마을금고 건물이 있는 게 진짜 특이했습니다. 그런데 우리 앞자리에 앉았던 노부부가 왼쪽 길을 가리키며 "여기 가요?" 하고 석준형에게 질문을 하는데, 석준형이 간다고 대답을 하더군요. 노부부는 저 안쪽 동네에서 내릴 거냐고 물어본 것 같다보니 좀 갸우뚱했지만, 이미 대답해버린 뒤이므로 가만히 있어보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들어가게 된 용정4리 상도마을 역시 개쩌는 1차로 길을 보여주고 있었죠.
상도경로당 앞에서 버스가 회차하였고 당연히 우리는 내리지 않았는데, 이 버스가 여기를 가는 노선인지 물어본 것인 줄 알았다며 석준형이 이야기를 하여 상황은 아주 자연스럽게 흘러가버렸죠. 오우~ 혁님 ㅋㅋㅋㅋ
버스는 삼태1리는 들어가지 않았는데, 사실 그 노부부가 태학산자연휴양림으로 가야 하는데 거기 빨리 내리고 싶어서 기사아저씨에게 그냥 쌩까라고 종용했기 때문입니다. 삼태1리는 아산 버스로도 갈 수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석준형의 말이 있었지만, 노부부의 저런 행동은 별로 좋아보이지 않았습니다.
사실 시내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라는 점, 그리고 오지노선은 매냐들이 흔히 보는 도시의 버스와는 다른 룰이 있다는 점을 참작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식으로 운전기사에게 여기 그냥 쌩까라고 하는 식의 일이 계속되면, 기사들도 승객들의 등쌀이 원인이 되어 시간표에 경유한다고 써있어도 빼먹고 안 가려는 버릇이 결국에는 들어버리기 때문이었죠. 태학산자연휴양림에 내리는 그분들께는 속으로 뻐큐를 마구마구 날리게 되었습니다. -ㅅ-;;;
석준형 역시 저와 비슷한 생각을 했던 듯, 저의 이 생각이 이해가 간다는 반응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버스에서 내려 호서대로 걸어가면서 아까 상도를 들어간 것에 대한 뒷이야기도 해주었는데, 정말 저도 아직 배워야할 게 많다는 걸 느끼게 되었죠.
[도보]
삼태2리종점 1737 - 호서대학교 1750
삼태리 종점에 내리니 텃밭, 그리고 도로 맞은편에 단독주택 한 채 있는 게 다였고 우리는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호서대학교 쪽으로 걸어갑니다. 그랬더니 금방 학교가 보이는데, 외진 곳에 있다는 느낌과 다르게 생각외로 가게들이 많은 것은 물론, 성업 중이기까지 했던 대학가의 모습에 눈이 휘둥그레지더군요. 천안 버스라고 삼태리까지밖에 안 가는 현실이 못내 아쉬웠습니다. 천안과 아산의 지역감정 싸움은 여기서도 진행되는 것이었죠. -ㅅ-;;
우리는 마침 햄버거 가게가 있길래 저녁으로 햄버거 세트를 하나씩 먹기로 하고, 포장 주문을 넣습니다. 그런데 버스시간이 오후 6시 10분인데 생각외로 음식이 늦게 나오다보니 초치기를 하는 기분이네요. -ㅅ-;;
어렵사리 햄버거 세트를 들고 재빨리 학교 정문 안쪽에 있는 버스정류장으로 가보니 대망의 810번이 출발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오우~ 혁님~! ㅋㅋ
[아산 810번(아산터미널~유엘시티,충무병원,배방역,(공수1리),북수초교,(삼정백조A),세출리~호서대학교)][1500]
호서대 1810 출발 - 회룡1리 1812 - 삼정백조아파트(회차) 1815 - 북수리,마대 1817 - 배방농협북수지점 1820 - 북수2리입구 1825 - 북수1리,창터 1827 - 공수1리(회차) 1833 - 북수1리,창터 1837 - 금호어울림아파트 1842 - 배방환승정류장 1846 - 장호빌딩 1848 - 배방역 1840
해가 짧아진 탓에 공수리 가면 캄캄해져 있을 각이었지만, 그래도 실루엣은 보일 정도라는 게 다행이었습니다. 버스는 배방 쪽으로 나가다가 먼저 삼정백조아파트를 ㅓ형으로 찍고 나옵니다.
달랑 아파트 한 동만 있어서인지 버스라고는 이 810번밖에 들어오지 않았던 백조아파트를 나오면서 의외로 손님들이 하나둘씩 승차하여 승객이 우리 포함하여 8명 정도 되었습니다. 의외로 준수한 승객 수를 보이던 버스는 그 상태로 월천지구까지 나왔다가 공수리 쪽으로 좌회전을 하는데, 버스가 아산시내버스 치고는 너무 느리게 갔지만 길은 정말 개쩌는 1차로였죠. 양도 질도 정말 대박입니다. ㅋㅋ
날이 이미 어두워져 공수1리 회차지 역시 실루엣만 볼 수 있었지만, 삼거리에서 회차를 했고 집이 두 채 있는 것을 알 수는 있었습니다. 정류장 표지판 역시 세워져 있었죠.
정말 양도 질도 쩌는 공수1리를 나온 버스는 배방어울림아파트를 찍고 곧장 배방역으로 운행하였고, 우리는 배방역에서 내리게 됩니다. 다음에는 991번을 타고 천안아산역으로 가야 했기 때문에 길을 건너야 했는데, 도로가 정말 넓은데다 횡단보도도 제법 멀어서 엿같았지만 991번이 오려면 15분은 남아 있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진 않았습니다. ㅎㅎ
[아산 991번(모종롯데캐슬~아산터미널,유엘시티,경찰서,배방역,배방고교,설화고교,갤러리아백화점~천안아산역)][환승] ※ 롯데캐슬 1830 출발
배방역 1855 - 배방푸르지오 1858 - 배방고교 1900 - 북수6리,꽃동네 1903 - 월천지구 1909 - 신한아파트 1915 - 설화고교 1919 - 용연마을1단지 1923 - 갤러리아백화점 1927 - 패션2광장 1929 - 천안아산역 1930
이리하여 오후 6시 55분에 타게 된 991번은 아까 810번과는 딴판으로 시원시원하게 달려주었습니다. 또한 버스가 장호빌딩 쪽으로 가는 게 아니라 배방푸르지오아파트까지 내려온 후 동쪽으로 달렸기 때문에, 배방지구도 보고 가는 효과가 있었죠. 생각보다 배방지구가 크게 조성되어 있었고, 버스에 손님들이 꽤 타고 내리더군요. 배방지구도 그렇고 설화고등학교 주변에 위치한 용연마을 아파트 단지도 그렇고, 정말 여기 사진 찍어서 수도권이라고 우겨도 거의 대부분 속아넘어갈 수준이었습니다. -ㅅ- ㅋ
용연마을을 지나니 아산 777번이 다니는 도로가 나왔고, 우리동네 백화점보다 훨씬 크고 좋아보이는 갤러리아 백화점을 다시 지나게 됩니다. 버스는 패션2광장을 찍고 천안아산역에서 종착을 하는데, 이렇게 다시 와본 천안아산역 주변은 불당신도시 등의 영향으로 정말 휘황찬란한 모습이었습니다. 주소만 충청남도였지, 수도권과 차이가 별로 나질 않았죠.
이제는 귀갓길에 오를 때인데, 이번에는 큰맘먹고 KTX를 한번 타보기로 합니다. 원래는 KTX 대신 버스로 서울에 올라갈 계획이었지만, 그렇게 하면 저나 석준형이나 귀갓길이 마냥 좋지만은 않기 때문에 지르기로 한 것이었죠. 천안아산역에서 KTX를 타보기는 난생 처음이네요. ㅋㅋ
[KTX][11600] ※ 포항 1800 출발
천안아산 1949 - 광명 2018
KTX가 빠르다는 것은 정말 두 말하면 입 아픈 이야기입니다. 천안아산역을 떠난 열차는 불과 30분만에 광명역에 도착해버리는데, 이러니 세종으로 출퇴근하는 공무원들도 매일매일 KTX를 탈 수밖에는 없는 것임도 다시 느끼게 되더군요. KTX도 시승을 다니면서 언젠가는 타게 될 텐데, 경강선 및 중앙선 KTX-이음을 필두로 고속철도가 우리의 시승에도 조금씩 들어오고 있다는 사실도 실감하게 됩니다. 저는 광명역에 내려 오후 8시 45분에 출발하는 11-3번을 타고, 석준형은 서울역까지 쭉 타는 것으로 오늘의 시승을 마칩니다. 이번에는 11-3번을 타도 지나가는 광명의 시골길 구간을 사진으로도 남겨보았죠. ㅋㅋ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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