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 하나 있던 수업이 휴강이 나서 여유있게 터미널로 향합니다. 의정부로 가는 시외버스를 타기 위해서였는데 정말 의정부 노선은 늘 시간대가 아쉽기만 합니다. 빠르게 가긴 하니 나쁘지 않긴 한데, 버스시간이 오전 9시 다음은 오전 11시 30분이다보니 늘 아다리가 맞질 않습니다. 그래도 이번에는 휴강이 되다보니 여유있게 오전 9시에 출발하는 진흥고속 의정부행 시외버스를 이용할 수 있었죠.
진흥고속은 가평에 근거를 두고 가평, 춘천 쪽으로 가는 시외버스들을 장악하고 있는데(강원여객도 있으나 진흥고속과 계열이라 별 차이 없음), 이곳들과는 전혀 관계없는 지역인 안산 그리고 의정부를 잇는 버스가 진흥고속 소속이라는 것은 다소 의외였습니다.
이제 의정부에서 광릉내로 가는 21번 버스를 타기로 하고 의정부 중앙로쪽으로 서둘러 이동해 봅니다. 21번은 배차간격이 30분이기 때문에 놓치면 약간 곤란해지기 때문이었죠. 그런데 모퉁이를 돌아 중앙로로 들어가니 21번이 눈앞에서 슝~ 지나가 버리는데, 어째 버스를 타려고 하면 맨날 기다리기만 하는 거 같네요. -ㅅ-;;;
그나마 시내버스는 시외버스와는 상호 환승할인이 되지 않으니, 환승할인을 받기 위한 30분 제한에 쫓기는 일은 없다는 게 불행 중 다행입니다. 어쨌든 버스는 떠났으니 어쩔 수 없이 중앙로에서 다음 버스를 기다리는데, 기다리면서 정류장에 적혀 있는 경유노선 안내를 보니 안내는 잘 되어 있었지만, 너무나 잘못된 정보들도 버젓히 적혀 있었다는 게 문제였습니다.
중앙로 정류장에 5번 버스와 1-6번(대박이다!)이 지나간 후, 드디어 21번이 나타납니다. 그런데 어느새 사람들이 탔는지 서서 가야 했습니다. 의정부역에서 탈걸 하는 후회가 밀려오지만 이미 늦었습니다. -ㅅ-;;;
명진이 KD운송그룹의 일원이 된 이후로 21번에서 현대차가 사라졌더군요. 작년에 21번을 탔었을 때에는 현대차밖에 안 보였는데 정말 상전벽해였습니다.
21번이 가는 코스는 조금 험난한 편입니다. 꽤 각진 커브가 광릉내로 가는 길 곳곳에 있었죠.
21번을 타고 가다 보면 이렇게 좋은 경치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정말 축복받은 나라라는 점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합니다. 어디를 가도 뛰어난 경치를 볼 수 있으니...
여태까지 3번 정도는 본 것 같지만 들어가지는 못해 아쉽기만 한 광릉수목원을 지나고 버스는 광릉내에 도착합니다. 이제 내리면서 카드를 찍기 위해 교통카드를 찾는데, 이게 웬일인지 교통카드가 사라졌습니다. 헐;;;;
분명히 21번 탈때 찍었었는데 어디로 갔는지 눈물만 나올 따름입니다. 버스 바닥을 아무리 살펴봐도 없고 소지품 넣는 곳 다 뒤져봐도 없는데, 시승 자체가 암초에 빠지게 생겼죠. 마침 광릉내를 출발하여 이동 그리고 도평리로 가는 선진시내버스 7번이 출발하려고 대기중이었는데 이 사건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그냥 보내야 했습니다. ㅠㅠ
하지만 이후 의정부 방향으로 가는 21번을 두 번이나 잡아 기사아저씨께 양해를 구하고 버스 안을 뒤져봤지만, 카드는 역시 없었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가지고 있던 또 하나의 카드에다(근데 이거 T-Money라 은근히 애로사항이 많더군요. 예전 EB카드가 훨씬 좋은데...냐잉..;;) 피같은 만원을 충전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머나먼 곳에서 소중한 교통카드가 사라졌다는 사실이 너무 속이 쓰렸죠. 돈도 9천원 정도 있었는데...-ㅅ-;;;
이런 사이 선진시내버스 7번이 와서 또 출발 대기중이었는데, 이번에는 아까와 다르게 광릉내차고지가 아닌, 건너편 마트 앞에서 출발 대기하더군요. 어쨌든 저는 새로 충전한 카드를 이용하여 버스에 승차하였고, 출발시간이 되자 버는 출발하였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걸, 버스가 내촌 방향이 아닌 서울 방향으로 가는 것이었습니다. 앞에 별다른 행선판도 안 걸려 있었는데 말이죠. 그래서 이건 또 뭔가 조금 의아했지만, 사전 조사를 해둔 덕에 이게 바로 7번 마명리 지선이었구나 하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비록 카드를 잃어버려 속은 쓰렸지만, 하루 7번 있는 마명리 지선을 잡기란 쉬운 게 아님을 알았으므로 그걸로 위안을 삼을 수밖에는 없었죠.
예상대로 버스는 마명리로 가는데, 광릉내와 바로 인접한 마을인 마명리를 경유하여 바로 내촌으로 가는 방식이었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도평리에서 광릉내 방향으로 갈 때 내촌에서 바로 마명리를 경유하여 광릉내로 들어오는 코스도 있었죠. 광릉내를 빠져나오고 얼마 되지 않아 포천시 이정표가 보이더군요.
운전석을 보니 한쪽에 버스 시간표가 여러 장 꽂혀 있었는데, 시간표를 달라고 하는 사람에게 나눠주는 모양이었습니다. 그런데 운전석 바로 뒷자리의 남자가 기사아저씨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더군요. 뒷자리 남자도 버스기사 같았는데, 기사아저씨께서 "이런 똥차로 이동 가잖아요" 하며 대화가 한창이었습니다. 알고보니 운전기사가 견습기사였는데, "내일까지만 이거 하고 다음부터는 138-5번 몰게 생겼다(※)"는 한숨 섞인 소리도 들을 수 있었죠. ㅋㅋ
※ 138-5번은 드넓은 포천의 북동쪽 끝에 있는 마을인 도평리에서부터 의정부역까지 가는 장거리 노선으로서, 달리지 않으면 쉬는 시간이 없기 때문에 무조건 달려야 하는 힘든 노선입니다.
BM090도 이렇게 빨리 달릴 수 있는 차량이었구나를 느낀 후덜덜한 비행 체험(?)을 하고나니 어느새 버스는 목적지인 일동에 가까워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저씨께 시간표 한 장 달라고 말씀을 드렸더니, 정말 흔쾌히 한 장 뽑아서 주시더군요. 저도 광릉내에서 샀던 박카스 두 병을 드리고 기분좋게 일동터미널에서 하차합니다. 기왕이면 도평리까지 가보고 싶었지만 거기까지 갔다 오기엔 좀 멀었습니다.
포천으로 나가는 시내버스들도 자주 있으며 시외버스도 상당히 자주 있는 편이기에(특히 동서울행) 교통편은 편리한 곳이었습니다. 광릉내로 가는 시내버스도 있으니 이동, 일동에서도 동서울터미널까지 시내버스만 타고 가는 것도 가능하기도 했죠. 포천으로 나가는 시내버스는 좌석버스들뿐이긴 하지만, 포천시가 워낙 넓다보니 일동에서 포천시내까지의 거리도 상당하기 때문에 기본요금만 받는 좌석버스가 오히려 이득일 지경이지만요.
약사를 간다는 포천교통 3번도 목격한 뒤 시내를 구경하다 배가 고파 삼각김밥과 우유도 먹고, 근처 신한은행에 들러 돈을 뽑고, 이제는 포천으로 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립니다. 기왕이면 660번이 걸렸으면 좋겠는데, 정작 은행 근처에 붙어 있던 시간표들을 보니 660번은 1시간이나 뒤에 있더군요. 에이 -ㅅ-;;; (대신 포천으로 가는 길에 660-1번을 목격은 했습니다. -ㅅ- ㅋ)
그래서 할 수 없이 138-5번을 타고, 동두천으로 가는 대양운수 50번을 타보고자 대진대에 하차합니다. 50번을 타고 동두천으로 간 뒤 전곡으로 이동할 생각이었는데, 포천에서 전곡을 가는 56번도 물론 있었지만 이건 시간표도 모르겠고 포천 어디서 타는지 타는 자리 찾기도 무지하게 어렵다보니 50번을 노린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대진대에 도착하여 50번을 어디서 타느냐 물어봤더니 타는 장소가 바로 여기 맞긴 한데, 10분 전에 갔다고 합니다. 에라이 -ㅅ-;;;;
그래서 복잡하기만 한 송우리시장과 터미널을 안 들른다는 138-2번을 울며 겨자먹기로 타고 의정부역까지 온 뒤 전철을 타고 소요산역으로 가게 됩니다. 그런데 소요산역에서 전곡 가는 버스를 타려고 하니 이번에는 대양운수 53번이 아니라 평안운수 39번이 오더군요. 저는 정말 이번에도 울며 겨자먹기로 그 39번을 탈 수밖에는 없었는데, 소요산에서 전곡까지 가는 시간과 전곡에서 적성으로 가는 버스 시간을 고려했을 때 여유있는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39번 종점은 53번 종점과는 다른 곳인데, 적성 가는 100-52번은 53번 종점에서 출발한다는 악재까지 겹쳐 있었죠. 어째 의정부에서 전곡, 그리고 동두천에서 전곡 가는 버스는 정작 기다리면 안 오더군요. 게다가 39번은 누가 KD운송그룹 노선 아니랄까봐 53번과는 다르게 느리게만 갑니다. 오후 4시 30분이 되기 전에 전곡에 도착하긴 했지만, 정말 몇 분 남지 않았기 때문에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정말 허둥댈 수밖에는 없었죠. 다행히 근처 마트에서 적성 가는 차는 어디서 타느냐 물어보니 바로 알려주시는데, 알고보니 전곡 택시정류장을 지나 아래로 내려가면 바로 대양운수 버스들이 오는 전곡터미널이 있었더군요. 알려준 분께 고맙다고 말씀드리고 바로 헐레벌떡 뛰니 생각보다 금방 도착합니다.
대양운수 터미널로 뛰어든 저는 출발 대기중이던 100-52번에 급히 몸을 날려 승차합니다. 기왕이면 똑같이 카운티인 대양운수 61번을 타고 싶었지만 그걸 타려면 또 1시간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100-52번을 탔죠. 제가 타자마자 버스가 바로 출발하였고, 전곡 읍내를 나온 버스는 한탄강을 지나 양원리 안으로 들어갑니다. 물론 카운티도 버거워 보이는 좁은 길이었는데, 예전에는 로얄시티가 들어갔다는 점을 생각하면 정말 대단하더군요. 대양이 그 로얄시티를 카운티로 바꾼 건 정말 잘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100-52번이나 61번을 타고 적성으로 오면 군데군데 경치 좋은 곳들이 있지만, 마지막 피날레만큼 멋지지는 못합니다. 구읍리를 지나 마지막 고갯길을 내려갈 때, 오른쪽을 보면 적성시내가 한눈에 볼 수 있었던 겁니다. 언뜻 보면 평범한 사진이지만, 버스가 워낙 빨리 달리는데다 길에 방해물이 많아 사진 건지는 게 쉽지는 않다는 게 아쉽지만요.
적성에 내린 저는 무엇을 탈까 생각하다 92번을 타기로 했습니다. 불광동으로 가는 30번은 처음에 타봤다가 그 어마어마한 거리에 그만 질려버려 타고 싶지 않았고, 다른 것들은 집으로 가는 방향과는 영 반대방향이기 때문이었죠. 그래서 92번을 타고 문산역에 내렸다가 경의선 통근열차를 타고 집으로 가기로 한 것인데, 때마침 시간을 보니 조금만 기다리면 92번 자장리 지선하고도 시간이 맞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92번이 2대 왔다 갔지만 그냥 보내고(그 중 1대는 장현리 방향이라 적힌 행선판이 있었습니다), 드디어 자장리를 꽂은 92번을 보게 됩니다. ㅋㅋㅋㅋ
92번 자장리 지선은 3월달에 적성 왔을 때 목격은 했지만, 제게 많은 의문을 남긴 채 그냥 터미널을 빠져나갔던 그런 노선이었습니다. 나중에 보니 하루 3번만 다닌다는데, 신성교통 92번 지선노선들은(자장리 말고도 몇 개 더 있습니다) 모두 경기도 버스정보시스템(GBIS)에는 나오지도 않는데다 시간표는 당연하다는 듯이 알 수도 없고 구하기도 정말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그걸 알아내 인터넷에 올렸던 분들은 참 존경스러웠죠.
5분 뒤, 드디어 92번 자장리 지선이 출발합니다.
터미널을 출발하자마자 면사무소를 지나더니 고개를 넘는데, 여기는 버스 한번 잘못 타면 좆되는 곳이더군요. 적성터미널을 출발하면 고개 넘어가서야 내릴 수가 있었으니 말이죠. 터미널이나 집에서 깜빡하고 뭘 놔두고 왔더라도, 일단 버스가 출발하면 고개를 넘고 난 이후에야 내릴 수가 있는 건 참 무지막지했습니다. -ㅅ-;;;;
92번 자장리 지선이 식현사거리에서 바로 우회전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그렇지 않더군요. 사거리 지나서 잘 가다가 갑자기 예상치 못한 길로 우회전을 하는데, 마침 승객들 중에 한 분도 이 지선의 존재를 몰랐는지 기사아저씨께 왜 여기로 가냐고 물어봅니다. 물론 기사아저씨께선 당연하다는 듯, "지금 이 차는 자장리 들어갔다 나와요~" 하셨죠.
그런데 기사아저씨께서 자장리를 들렀다 나온 92번은 그냥 92번은 다 들어갔다 나오는 장파리를 안 들르기 때문에 그냥 92번보다 빠르다는 이야기도 해주시더군요. 저로서는 매우 잘 되었다 싶었는데, 항상 92번 탈 때마다 이 장파리 구간 때문에 시간을 더 잡아먹으니 별로 유쾌하지 못했던 겁니다. 상당히 나이스한 정보를 듣는데 버스가 개쩌는 1차로 길을 달리기 시작합니다. ㄷㄷ;;;
92번 자장리 지선의 맛은 여기서부터입니다. 흙길이라 그런지 차가 쿵쾅거리는데, 길이 참 쩔다보니 여기서 다른 버스라도 만난다면 교행이 불가능할 정도였습니다. 이 길을 다니는 노선버스는 92번 자장리 지선이 유일한데다 하루 3번만 다니기 때문에 절대 그럴 일은 없지만요. -ㅅ- ㅋ
신성교통이 EB안내방송을 쓰는 덕에 92번도 안내방송이 나오지만, 자장리 지선 구간에서는 안내방송이 나오지 않더군요. 하기야 경기도 버스정보시스템(GBIS)에도 안 나오는 노선인데 안내방송이 나올 리가 없었지만, 그래도 몇 정류장 걸러 꼭꼭 귀가 따갑도록 나오던 6월 5일 전곡항 요트축제 안내는 안 들어도 되는 점은 좋았습니다. -ㅅ- ㅋ
제가 정말 쩌는 이 길에 놀라니 기사아저씨께서 웃으시더군요. 그러면서 기사아저씨와 대화를 하게 되었고, 노선 운행방식이나 자장리 지선 시간표도 알 수 있었습니다. 이 자장리 지선은 금촌 방향으로만 하루 3번 자장리를 들어가는데, 아침에 한번, 점심에 한번, 저녁에 한번 들어간다고 합니다. 자장리 기준으로 오전 8시, 오후 2시, 오후 6시이며 적성에서는 자장리까지 15~20분 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제가 적성에서 오후 5시 45분에 이 버스를 탔는데, 이게 막차였습니다. 하지만 훈련중인 탱크들이 이 길을 지나다니기도 한다는데, 탱크들이 길을 막을 때에는 어쩔 수 없이 비켜 서서 기다리느라 늦는 일도 많다고 하시더군요.
쩌는 길이 끝나니 자장사거리가 나오더군요. 여기를 오는 버스는 92번 자장리 지선 이거 하나뿐일 듯 했는데, 절대 그럴 일은 없지만 만약 여기서 내린다면 오늘 하룻동안 갇히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자장사거리에서 직진한 버스는 드디어 자장리로 진입하였고, 자장리 슈퍼 앞에서 회차를 합니다. 이번에는 막차여서 그런지 타는 사람이 없었고 할머니 한 분이 내리셨습니다.
자장리 슈퍼앞 공터에서 회차한 버스는 할머니가 내리자마자 바로 왔던 길 그대로 다시 덜컹거리며 달립니다. 나갈 때는 군용 트럭이 앞에 달리고 있었는데, 정말 흙먼지가 쩔더군요. 이 길이 비포장이 아니라는 게 다행이었죠.
이렇게 재미있고 빠른 92번 자장리 지선을 왜 이제서야 탔는지 모를 일이었습니다. 시간 아다리가 영 안 맞는 것도 아니라서 전곡에서 오후 4시 30분에 있는 100-52번을 타고 적성을 오면 어느정도 시간이 맞는데 말이죠. 아무튼 다시 원래 92번 다니는 길로 나왔을 때 자장리 들어가는 길을 찍어보았습니다.
드디어 문제의 장파리 들어가는 입구.
버스는 정말 당연하다는 듯 바로 좌회전을 하여 문산 쪽으로 가 버렸습니다. 원래 92번이라면 여기서 우회전해서 금파리, 장파리를 돌고 다시 이곳으로 나와 문산으로 갔겠지만, 자장리를 다녀왔기에 장파리는 생략하도록 운행경로를 정한 듯 했습니다.
기사아저씨께서 문산 조금 못 와서 자장리 판대기를 치워 버리셨고, 버스는 92번 본선보다 10분은 빠르게 문산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92번이 문산터미널 경유 방식이 변경되어 터미널 안으로 들어갔다가 나온다는데, 여전히 차와 사람들로 바글거리고 있는 문산터미널의 모습을 보니 과연 92번까지 수용할 여건이 될지 의문이더군요. -ㅅ-;;;
원래는 문산터미널에서 내려 문산역으로 걸어가려고 했는데, 기사아저씨와 이야기를 하다가 문산역에서 경의선 통근열차 타고 서울로 간다는 이야기를 했던 터라 기사아저씨께서 문산역 근처에서 내려주시겠다고 하십니다. 문산역 근처에 있는 버스정류장은 한진아파트였는데, 여기 내리니 과연 역 건물이 바로 보였습니다. 문산터미널에서 딱 한 정류장 떨어져 있었구요. 기사아저씨께 정말 고마웠습니다. ㅎㅎ
기사아저씨와 아쉬운 작별인사를 하고 문산역으로 들어가 열차 시간을 보니, 다행히 20분 정도 뒤에 열차가 있었습니다. 교통카드는 잃어버렸지만 이후 대박노선도 잡고, 시간 아다리도 기막히게 잘 맞네요. 이걸 두고 전화위복이라 하는 건가 싶었죠. ㅋㅋ
승강장에서 열차를 기다리니 시간 맞춰 열차가 승차홈에 들어옵니다. 문산역에도 수도권 전철이 들어오는지 승강장 공사가 있었는데, 그나마도 공사가 거의 끝난 상태였습니다. 하긴, 열차 기다리면서 누가 전철 언제 들어오는지 역무원에게 질문을 했었는데 7월 1일부터 들어온다고 했었으니 이상할 것은 없겠죠. 아쉬운 것은 올해 7월 1일부터는 이 통근열차의 운행 구간이 문산~도라산으로 대폭 축소될 거라는 점인데, 도라산역이 어떤 곳인지를 생각한다면 경의선 통근열차는 사실상 종말을 고하는 거나 다름이 없었습니다. -ㅅ-;;;
이제는 역사자료가 될 경의선 통근열차 사진들도 간직한 채, 서울역에서 인천행 전철을 이용하여 귀가하는 것으로 이날 시승을 마칩니다. 읽어주셔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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