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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기행문/2022년~2023년

2023년 2월 25일 - [Dynamic Busan!] 돼지국밥과 함께하는 간단한 부산시내버스 시승기

by 회관앞 느티나무 2023. 3. 17.

이번에는 오래간만에 부산을 내려가게 되었습니다.
친척도 뵙고, 가는 김에 산소도 가볼 생각이었던 겁니다. 그리하여 KTX를 타고 부산에 내려온 저는 이번에도 부산역 건물을 보다가 버스를 타게 되었습니다.
 
 

▲ 광명역에서 본 부산행 KTX. 아침식사는 서울에서, 점심식사는 부산에서를 정말 실현해낸 일등 공신이죠.

 

▲ 개인적으로는 1990년대의 부산역을 잊을 수 없지만, 2023년 2월 현재의 부산역도 정말 몰라보게 바뀌었다능료 ㅎㅎ

 

▲ 부산시내버스 안내방송(남포동)

 

▲ 부산시내버스 안내방송(부산데파트)

 
 
친척도 뵙고 점심도 먹고 얘기하다보니 어느새 저녁이 다가오더군요. 이번에는 저녁으로 돼지국밥을 먹어보고자 하단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하단은 1호선으로 가도 되지만, 시간대 등 여러 측면에서 살펴보니 버스를 타도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을 것이 예상되어 오후 5시 15분에 도착한 16번에 승차하였습니다.
 
 
[부산 16번][1200]
충무동교차로 1715 - 남부민2동주민센터 1719 - 송도입구 1721 - 감천초교 1724 - 감천사거리 1726 - 삼성여자고교 1730 - 감천삼거리 1733 - 괴정역,괴정사거리 1736 - 당리중교 1741 - 낙동초교 1743

이 노선은 송도윗길을 따라가다 송도입구를 찍고 바로 감천동으로 향하는데, 언제 봐도 송도윗길에서 보는 뷰는 환상적이었지요. 부산은 이런 걸 보는 맛도 정말 즤기는 동네인데, 송도입구에서 감천동으로 가는 길을 보니 산소 갈 때 매번 지나갔던 낯익은 길이라 반갑기도 합니다.
 
 

▲ 이번에는 송도윗길의 모습을 찍어봅니다. ㅎㅎ 부산의 유명한 산복도로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여기도 산복도로는 산복도로이기 때문에 송도아랫길보다 재미가 있는 것은 어쩔 수가 없죠. -ㅅ- ㅋ

 

▲ 감천동에서 괴정으로 가는 길.

 

16번은 누가 부산의 인기노선 중 하나 아니랄까봐 감천동을 들르면서 사람들을 태워 나가기 시작했고, 동생과 사하14번을 탄 적이 있던 괴정사거리를 찍습니다. 괴정에 오면 하단은 금방이었고, 낙동초등학교에 내려보니 오후 5시 43분입니다. 차가 많아지는 시간에 버스로 왔지만 전철을 탔을 때와 큰 차이가 나지는 않더군요.
 
 

▲ 오늘도 차들이 많던 하단오거리.

 

그동안은 갈 상황이 안되었던 키다리돼지국밥을 드디어 가보게 됩니다. 그런데 막상 가게가 있는 장소로 가보니, 오거리식당이라는 웬 낯선 간판이 걸려 있더군요. 가게 안을 보니 영업을 위한 공사가 거의 마무리된 듯했는데, 메뉴판은 걸려있지 않아 무엇을 파는지는 알 수가 없었습니다.
 
 

▲ 키다리돼지국밥이 있던 자리입니다. 작년 11월만 해도 분명 있었는데 -ㅅ-;;;



분명 작년 11월엔 있었던 가게에 무슨 일이 생긴건지 참 어리둥절합니다. 마침 가게 바로 근처에서 호떡을 파는 아주머니가 있길래 가서 여쭤보니, 주인이 연세가 많으셔서 장사를 그만두셨다는 걸 알 수가 있었죠. 아무리 가는 날이 장날이라는 말이 있다지만, 정말 제대로 걸려버릴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ㅅ-;;
 
앞으로 또 시간이 지나면 어떤 가게들, 그리고 노포들이 사라질지 알 수가 없겠더군요. 결국 저는 부평깡통시장에서 돼지국밥을 먹기로 하고, 다시 괴정으로 향하게 됩니다.
 
 
[부산 113번][환승]
낙동초교 1752 - 대광고교 1754 - 당리중교 1756 - 괴정역,괴정사거리 1801

마침 113번이 오길래 이 버스를 타고 괴정으로 갑니다. 그런데 버스가 출발하자마자 금방 우회전을 하더군요. 이건 또 뭔가 싶었는데, 여기는 이 113번과 58-2번만 다니는 길이더군요. 특별히 노리고 간 것은 아니었는데 생각지도 못한 행운을 잡게 되네요. ㅋㅋ
 
 

▲ 당리역 뒤편 대광고 구간. 의외로 이 113번과 58-2번만 다니는 곳이었습니다.

 

▲ 부산 113번 운행경로도. 이곳에서는 빨간색 구간이 포인트인데, 113번은 저 길을 영도 방향으로만 경유합니다.

 
 
하지만 어플로 사하14번의 위치를 보니, 제가 탄 버스보다 빠르게 괴정에 도착할 각입니다. 혹시나 하는 희망을 가져봤으나 말 그대로 헛된 희망이었고, 괴정사거리에 내리니 사하14번은 이미 가버리고 없었습니다. 오늘이 주말이라 15분 넘게 기다려야 한 대 올 것 같은데, 기왕이면 개쩌는 까치고개를 찍고 가려고 했더만 운이 참 안 따라줍니다. 결국 저는 울며 겨자먹기로 전철을 타고 자갈치역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 1호선 다대포 연장 이후 예전만 못하다지만, 아직도 괴정 상권은 건재하긴 했습니다.

 

▲ 괴정역 개찰구. 카드 대는 곳이 개찰구 윗면 한가운데에 있는 수도권과 달리, 부산은 종이 승차권 집어넣던 구멍 바로 근처에 있습니다. -ㅅ- ㅋ

 

▲ 원래는 전철을 타려고 한 게 아닌데, 진짜 울며 겨자먹기로 탑니다. -ㅅ-;;;



[전철][환승, 100]
[1호선] 괴정 1815 - 자갈치 1827

자갈치역에 내려 깡통시장 쪽으로 올라가니 과연 있었습니다. 진미돼지국밥이 말이죠. 부산 현지인들이 가는 곳으로 알려진 곳인지라, 이 정도면 만족스러웠지요. 가게에 들어가 자연스럽게 부산 말로 국밥을 시켜 놓으니 꼭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 촬영중인 백종원이 된 듯한 느낌도 들더군요. 다른 자리에 앉아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소리를 들어도 죄다 부산 말이었습니다. ㅋㅋ
 
 

▲ 사람은 좀 적어도 서울 못지 않은 부산 부평시장 가는 길. ㅋㅋ

 

▲ 드디어 찾은 진미돼지국밥.

 

▲ 다대기가 넣어져서 나오지만, 생각외로 맛이 정말 깔끔했습니다.

 
 
국밥을 먹어보니 맛이 정말 깔끔했습니다.
이런 음식을 먹으면 냄새 제거나 매운 맛 추가 등의 이유로 얇게 썰어진 고추를 넣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아도 깔끔한 맛이 나니 정말 신기합니다. 가게에서 냄새가 나는 것도 아니었으니 정말 대단하다 하지 않을 수 없었죠. 그런데 반찬으로 같이 나온 고추를 하나 씹어먹으니 정말 매워 죽을 뻔했다는 것은 안비밀이었지만요. -ㅅ- ㅋ 이런 젠장 여기서도 매운 고추가 걸리다니 ㅋㅋ
 
뒤에서 아재들이 술도 같이 자셨는지 이야기들이 한창이었는데, 그걸 들으며 맛있게 먹은 저는 8000원을 주고 가게를 나섭니다. 집으로 돌아가기 전, 물건을 하나 사기로 하고 시장을 뒤졌지만 허탕으로 돌아갔다는 것은 안비밀이지만요. ㅜㅜ 주말 저녁인데 문을 열 리가 없지
 
 

▲ (2장 모두) 사람들로 떠들썩하던 남포동 거리. 활력이 넘치는 게 보기 좋습니다. ㅋㅋ

 
 
내일은 산소를 가야 하기 때문에 더 무리하지 않기로 하고 오늘의 일정을 마칩니다.
시승기가 아닌 일기 같지만, 어쨌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