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우 혁님
오늘은 진천에서 아주 어려움 난도를 찍는 학동대명 노선과 월성리를 모두 해결해버린다는 정말 개쩌는 코스를 실시하는 날이구먼요. 이 코스는 안성 한운리에서 산을 넘어 학동마을로 가야 해서 아주 어려움 난도였지만, 시일이 더 지나면 날이 더워지기 때문에 우리는 바로 실행버튼을 누르게 되었습니다. PRESS START BUTTON
이번에는 안성에서 옥정리 노선을 타고 한운리로 가기 전, 용인의 둥지박물관 노선을 해결짓기 위해 오래간만에 용인을 가게 되었습니다. 기흥역에 도착하니 오전 8시 32분이었고, 경전철 타는 곳으로 슬슬 올라가니 열차 시간이 아직 안 되었는지 승강장에 사람들이 있더군요. 열차를 기다리다가 그동안 못 보던 것이 승강장 한가운데 있는 것을 보게 되는데, 문학 자판기였습니다. 이게 뭔가 싶어 소설과 시 중에 시를 누르고 짧은 걸 선택해보니, 영수증 나오는 것마냥 OCR용지에 시 한 편이 인쇄되어 나오네요.
만약 소설, 그리고 긴 것을 선택했다면 어떻게 나왔을지 도무지 상상이 안 가더군요. 어쨌든 시야말로 비유 그리고 문학의 결정체였기에 읽어볼 가치는 있었으므로, 가방 속에 소중히 보관해두고 오전 8시 42분에 출발하는 경전철에 승차합니다.
운동장,송담대역에 내리니 오전 9시 3분이었는데, 둥지박물관으로 가는 11-1번은 오전 9시 35분에 있었습니다. 일단 오늘은 한운리에서 산을 넘어가야 하는지라 아침 겸 요기를 하기 위해 편의점을 잠시 들러주었고, 유유히 버스 타는 곳으로 이동해 봅니다. 용인터미널이 공사를 들어가서 버스 타는 곳이 3군데로 쪼개진 상태였지만, 이에 대한 석준형의 정보도 있었고 버스어플에도 반영이 되어 있다보니 타는 장소를 찾는 데에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오전 9시 36분이 되자 11-1번이 나타나 버스에 승차합니다. 저 외에도 10명 넘는 사람들이 이 버스에 타는 바람에 좌석이 다 차는 모습을 보게 되었죠. 오우야 ㅋㅋ
[경남여객 11-1번(용인터미널~천리,묵리,문촌2리,원삼,청룡마을~둥지박물관)][환승]
용인터미널 0936 출발 - 용인예술과학대 0938 - 옥현 0940 - 베네스타아파트 0945 - 천리농협 0947 - 신원낚시터 0954 - 묵2리마을회관입구 0957 - 장촌 1000 - 석화지 1005 - 원삼면사무소 1008 - 야광마을 1011 - 청룡 1015 - 둥지박물관 1020
그런데 문제는 석준형이 타고 있는 4101번이 늦고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아까 한남동에서 탔다는 시간부터가 어째 좀 불안불안하다 싶었는데, 진짜로 일이 터지고 만 겁니다. 11-1번이 먼저 지나가버리고 5분쯤 뒤 4101번이 도착할 각인데, 막상 이럴 때는 꼭 버스가 신호를 엄청 잘 받아 막힘없이 잘 달리더군요. -ㅅ-;;; 그렇다. 버스도 사실은 말 안듣는 청개구리였다.
결국 제가 탄 버스가 먼저 천리를 지나버렸고, 석준형과는 안성에서 만나야 할 판이었습니다. 둥지박물관을 혼자서 못 갈 것은 없지만, 상황이 이리 되어버리니 우리 모두 정말 어이가 없었죠. 하지만 저는 지금의 불행이 복이 되어 돌아올 지 어떻게 아느냐는 말을 하게 되었습니다. 인생만사 새옹지마니까요 뭐. -ㅅ- ㅋ 저의 이 예측은 적중하고 마는데...
천리농협에서 좌회전한 버스는 묵리를 지나 원삼을 향해 쭉쭉 달리는데, 이 버스는 사실 천리와 묵리 승객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묵리를 지난 후로는 버스 안에 승객이 저를 포함하여 3명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문수산터널과 문촌리의 1차로 길은 여전히 그대로였고, 원삼을 지난 이후로는 15번과 똑같은 경로로 구봉말 쪽으로 달려줍니다. 그러다가 청룡을 지나 좌회전을 하는데, 둥지박물관까지는 의외로 오르막길이더군요.
저와 함께 버스를 타고 있던 사람들은 오르막길을 오르는 도중 모두 내려버리고, 저 혼자 남습니다. 둥지빌라를 지나 건너편 정류장에 여학생 하나가 버스를 기다리는 모습이 보였고, 거기서 조금 더 올라가니 <창조의아침> 이라는 학원 이름이 적힌 간판이 있었는데 버스는 거기에서 회차를 합니다.
버스가 둥지박물관을 나가는 시간은 오전 10시 30분.
안성으로 내려가는 15번은 원삼에서 오전 11시 20분에 출발하기 때문에 시간이 꽤 남습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둥지박물관을 한번 가보고자 안으로 걸어들어가는데, 이게 웬일인지 지도에 둥지박물관 적힌 곳까지 가봐도 박물관 비스무리한 것조차 안 보이더군요. 설마하는 마음에 검색을 해보니 검색어와는 별 상관없는 내용들 또는 옛날 글들만 보이는데, 박물관이 없어져서 그렇다는 걸 알게 되었죠. -ㅅ-;;;
결국 저는 버스종점으로 다시 걸어 내려오는데, 오전 10시 30분이 지났는데도 버스가 가질 않습니다. 출발시간도 지났는데 왜 안 가지? -ㅅ-;;; 결국 오전 10시 34분이 되어서야 버스가 떠났고 비로소 저는 자유의 몸(?)이 되었습니다.
[도보]
둥지박물관 1020~1034 - 청룡 1100
이제는 청룡으로 걸어내려가 15번을 타고 안성으로 가면 됩니다. 둥지박물관에서 걸어나오는 덕택에 아까 버스로 지나간 오르막길은 내리막길로 바뀌어 있었고, 시간이 남아 여유있게 가다보니 청룡 정류장까지 25분 정도가 걸렸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어플로 15번의 위치를 확인하니 버스가 생각보다 늦게 온다는 거였습니다. 원삼에서 오전 11시 20분 출발인데, 5분이나 늦게 "도착" 할 지경이었으니 말입니다. 어플로 15번의 위치를 계속 보고 있으니 과연 오전 11시 25분에 원삼을 찍고 바로 돌아나오는데, 이놈의 버스가 청룡 바로 전전 정류장까지는 금방 오는 듯하더니 이후로는 함흥차사가 따로 없네요. 1~2분이면 올 거리를 4분은 걸리는 건가 -ㅅ-;;;
결국 저는 오전 11시 31분이 되어서야 버스를 탈 수 있었고, 석준형에게도 봉산로터리에서 환승을 시도하게 될 것 같다는 말을 해두었습니다. 석준형은 안성에 도착하여 오후 12시에 출발하는 옥정리행 버스를 탈 예정이었는데, 제가 탄 15번이 가는 꼴을 보니 아무리 생각해도 봉산로터리에 내려야만 저도 그 옥정리행 버스를 탈 수가 있을 것 같아서였죠.
[백성운수 15번(인삼농협앞~서인사거리,봉산로터리,보개우체국,보개면사무소,적가리,서삼삼거리,구봉말,청룡,야광마을~원삼)][1450] ※ 원삼 1120 출발이나 1125에 출발하였음
청룡 1131 - 구봉말 1135 - 경수사 1138 - 평장골 1141 - 풍정마을,동평로터리 1144 - 분토마을회관 1146 - 보개초교 1148 - 오림마을 1150 - 보개면사무소 1157 - 봉산로터리 1203
버스는 우리에게 추억이 있는 장소인 구봉말, 그리고 동평리를 지나 남쪽으로 내려갑니다. 버스가 진짜 생각보다 느리게 가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어이가 없었죠. 매 운행시마다 승객이 엄청 많은 노선도 아니고 분토마을회관을 들어가는 걸 빼면 원삼에서 봉산로터리까지 왕복2차로 도로를 따라 진짜 직진만 하면 되는, 운전하기 쉬운 노선인데도 빌빌거리고 있었으니 말입니다.
결국 보개우체국에 이르니 오후 12시 2분입니다. 아무리 늦어도 오후 12시 3분에는 봉산로터리에 도착해 있어야 되는데, 버스가 거북이와 친구 먹을 것만 같아 정말 미치겠더군요. 그렇다고 내릴 수도 없고 -ㅅ-;;;; 정말 복장 터지는 버스에서 내리니 오후 12시 3분이었고, 옥정리행 버스는 분명히 1분 내로 나타날 것이기 때문에 서둘러 길을 건너봅니다. 하지만 하필 이럴 때 차들이 많이 오는 바람에 건너기가 참 지랄맞아져서 고전하고 있는데, 반대편에서 버스가 한 대 나타나더군요. 설마...??? 하고 확인을 해보니 진짜 옥정리 가는 버스입니다. 으악 -ㅅ-;;;;;;;
[백성운수 2-5번(안성~금광우체국,(→한운리),하록동,(→하헌),안성수덕원~옥정리)][환승] ※ 인삼농협 1200 출발
봉산로터리 1203 - 도문리 1207 - 금광우체국 1211 - 고려회관 1212 - 한운리입구 1215 - 한운리,하동 1218 - 한운리,상동마을회관(회차) 1220
저 버스를 놓쳤다간 오늘의 코스 자체가 아작나는지라 어떻게든 길을 건너 서둘러 버스에 승차합니다. 하지만 오늘 안성 15번 기사아저씨의 만행은 두고두고 기억될 것이었습니다. 그나마 15번이 보개우체국 삼거리 신호는 걸리지 않았으나, 만일 그 신호마저 걸렸다면 오늘 옥정리행 버스는 정말로 못 탔을 것이 분명했기에 더더욱 그랬습니다. 도대체 뭔 일이 있는건지 느릿느릿한 버스 때문에 우리 모두 심장쫄리는 오전이 되고 말았네요. -ㅅ-;;;
겨우겨우 버스를 타서 뒷자리로 가니 석준형이 있었습니다. 정말 극적으로 만난 우리는 반가움을 나누며 이야기를 하게 되었고, 그동안 버스는 금광우체국을 찍은 후 로터리에서 2시 방향으로 이동하여 옥정리 가는 길로 진입합니다. 왼쪽 차창으로 조령으로 가는 도로와 금광저수지가 보이는데 풍경이 정말 작살나네요. ㅋㅋ
저수지 길을 따라가던 버스는 드디어 한운리 가는 길로 접어드는데, 마을길 초입은 왕복2차로로 확장이 됐지만 곧 쩌는 1차로 길이 등장합니다.
버스는 상동마을회관 앞에서 회차하는데, 도착시간이 과연 오후 12시 20분이라 석준스트레인지가 적중하였습니다. 사실 이번에는 버스가 좀더 빨리 도착하기를 바랐지만 그건 역시 희망 사항입니다. 학동마을로 넘어가는 길이 빡센 것도 그렇지만 옥정리행 버스가 안성에서 출발하는 시간이 석준형이 갔을 때에 비해 20분이나 늦춰져서, 학동마을로 넘어가는 여유시간도 줄어든 상황이었는데 말이죠. -ㅅ-;;;
[도보]
한운리,상동마을회관 1220 - 용화사입구 1225 - 판동고개 정상 1324 - 학동 1346
드디어 올 것이 왔습니다.
여기서 산을 넘어 진천 학동마을로 넘어갈 때가 말이죠. 이걸 행동으로 옮긴 이상, 무조건 성공해야만 했습니다. 우리는 바로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다가, 한운리에서 상중리로 가는 길을 이용하게 되었습니다.
상중리 가는 길을 따라 걸어올라가니 한운리도 어느새 점이 되어 있었는데, 길 주변을 살펴보니 벚꽃이 피었더군요. 봄이 성큼 다가왔음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드디어 올 것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길을 본 석준형이 갑자기 왼쪽으로 가야 한다고 하는데, 그쪽은 그야말로 산골짜기로 들어가는 길이었던 겁니다. 나무가 생각보다 무성하게 자라 있어 올라가기가 만만치 않았지만 어떻게든 뚫고 올라가는데, 계속 가보니 아무래도 답이 없었습니다. 석준형 역시 같은 생각을 했는지 능선 쪽으로 치고 올라간다는 작전을 세우게 되었고, 주변을 살핀 우리는 나무가 거의 자라지 않은 길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쪽으로 올라가니 생각보다 길이 너무 가팔랐다는 게 문제더군요. 하지만 정말 어떻게든 올라가보니 그제서야 사람이 다닐만한 길이 등장하는데, 석준형이 이 길이 맞다고 합니다. 아까 그 가파른 길을 올라간 것에 계속 오르막이 이어지니 너무나 힘들었지만, 아이고 대다 어떻게든 꾸역꾸역 올라가니 결국 내리막길이 등장합니다. 이곳이 길 맞다는 의미의 노란 리본이 나무에 묶여 있더군요.
서후리와 이티재에 이은 또다른 고난을 결국 이겨내기도 한 것인데, 석준형에게도 정말 고마웠습니다. 등산용 밧줄(자일)같은 것을 실제로 가져가진 않았지만, 우리의 마음은 이미 끈으로 이어진 거나 다름없었죠. 판동고개를 넘어 내리막길을 따라가니 길은 점점 마을길의 모습이 되어갔고, 결국 학동마을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길을 본 석준형이 버스 종점까지 가면 시간이 남을 거라고 하는데, 경험자가 이런 말을 할 정도라니 믿어지지가 않았죠. 우리가 이렇게 빨리 넘어왔다니 -ㅅ-;;;
우리는 아무 사고 없이 산을 넘어오는 데 성공했다는 것에 큰 의의를 두고 학동 버스종점까지 슬슬 걸어갑니다. 학동 버스종점에 도착하니 오후 1시 46분이었는데, 석준형이 갔었을 때와 다르게 버스 정류장이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멀찍이 안쪽에 있는 마을회관을 보며 쉬고 있으니 오후 2시 8분에 드디어 버스가 도착합니다. 오후 2시면 버스가 도착할 각이었는데 오늘은 다소 늦게 왔더군요.
[진천/음성 330번(진천터미널~일송정,백곡,성터,상봉마을,모니마을→학동마을→대명동→모니마을 이하 역순)][1400]
학동(회차) 1408 - 대명동(회차) 1414 - 모니종점 1417 - 상봉마을회관 1418 - 성터 1420 - 백곡 1424 - 일송정 1427 - 테마공원 1430 - 진천군청 1438 - 진천교육지원청 1438 - 진천중앙시장 1440
회차를 끝내고 우리를 태운 버스는 바로 학동마을을 벗어나 대명동을 찍는데, 이 길이 대박 쩌는 1차로더군요. 진천에서는 제일 어려운 노선이기도 하지만, 정말 힘들게 타게 된 노선이기에 동영상으로 남기게 되었습니다. 성대리까지만 운행하는 시간대의 회차지인 모니마을 이후, 상봉마을회관 앞을 경유하여 간다는 의외의 사실도 알 수가 있었죠.
학동에서 백곡까지는 16분 정도가 걸렸고, 버스가 가는 걸 보니 오후 2시 40분까지 터미널로 가기는 어려웠기에 우리는 중앙시장에서 하차합니다. 이제는 월성리 노선을 타고 광혜원으로 갈 차례인데, 타기 만만치 않은 월성리 노선을 이번에 해결한다면 아까 학동대명 노선과 같이 큰 승전보를 다시 한 번 울린 거라 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오후 2시 47분에 도착한 내산리 경유 대소행 버스를 타고 내산교로 갑니다.
[진천/음성 511번(진천터미널~진천소방서,이월,금구초교,내산리,삼호리,대소정류장,한양아파트,본대리,도청1리,금왕읍사무소~무극터미널)][1400] ※ 진천터미널 1440 출발
진천중앙시장 1447 - 진천소방서 1452 - 학성초교 1457 - 이월 1502 - 갑을아파트 1506 - 축현 1507 - 내산교 1515 - 쇠머리 1516 - 삼호2리 1517 - 대소정류장 1520
그런데 이번에는 버스가 생각보다 느리게 가더군요. 어쩐지 버스가 5분이면 충분히 올 장소를 더 늦게 오는 것부터가 수상쩍더라니, 이월에 도착하니 벌써 오후 3시가 넘어 있었습니다. 내산교에는 적어도 오후 3시 10분까진 가야 하는데...-ㅅ-;;
그런데 이월을 지나고 내산리 쪽으로 우회전을 해야할 버스가 웬일인지 직진을 하더군요. 이것 때문에 광혜원을 가려던 외국인이 이 버스를 타버리는 일까지 생기는데, 문제는 이 외국인이 요금까지 내버렸다는 겁니다. 기사아저씨께서도 그제서야 길을 잘못 들었다는 걸 아시고, 이거 광혜원 가는 차 아니라며 돈을 돌려주는 등 사태 수습을 하십니다.
하지만 이 사건 때문에 시간은 더욱 지체되었고, 내산교에서 월성리로 걸어갈 여유시간은 20분 안쪽으로 더욱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용인 11-1번과 안성 옥정리행 버스를 제외하면 버스들이 죄다 느릿느릿한 바람에 우리 모두 곤욕을 치렀는데 이번 버스마저 이 모양이니 참 웃기는 노릇이었죠. 결국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석준형은 이 버스를 대소까지 그냥 타기로 결정하였고, 우리는 내산교에 내리지 않았습니다.
대소에 도착하니 오후 3시 20분인데, 버스가 대소정류장에 들어가기 직전에 택시 한 대가 건너편에 가만히 서있는 걸 보았습니다. 우리는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그 택시 안으로 뛰어들었고, 월성리 버스종점을 향해 달리게 됩니다.
[택시][7140]
대소정류장 1521 - 내산2리,큰죽골 1524 - 월곡마을회관입구 1527
택시를 타니 대박 빨랐습니다.
10분도 안 되어 월곡마을회관 종점이 나오는데, 우리가 월곡마을회관 입구에 도달하니 때마침 버스가 회관으로 들어가더군요. 만약 내산교에서 내려 걸어갔더라면 월성리에서 버스를 놓쳤을 거라는 사실을 생각하니 참 아찔했고, 대소에서 택시를 타고 월성리로 접근한다는 석준형의 판단은 신의 한 수가 되었습니다. 또한 아까 그 외국인 때문에 더욱 지연이 되어버렸던 그 사건이 복이 되어 돌아왔다는 점에서, 오늘은 정말 인생만사 새옹지마를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죠.
회관 입구에 내린 우리는 바로 월곡마을회관으로 걸어들어갔고, 버스를 만나게 됩니다. 기사아저씨가 실원리로 판대기를 바꿔버린 탓에 월성리 판대기는 사진으로 남기지는 못했습니다.
[진천/음성 560번(광혜원터미널~월성리)][1400]
월곡마을회관 1527 도착, 1530 출발 - 광혜원터미널 1536
오후 3시 30분이 되자 버스는 출발하였고, 하천 옆길을 따라 달리며 광혜원으로 돌아옵니다. 노선 자체는 짧았고, 타는 사람도 우리 말고는 없었기에 단 6분만에 광혜원터미널에 내릴 수 있었죠.
우리는 예정보다 다소 늦게 도착한 무극행 버스를 타고 무극으로 이동합니다. 하지만 다음에 탈 삼봉리 경유 부윤리행 버스는 무극에서 오후 5시에나 있었기 때문에, 대세에는 지장이 없었습니다.
[진천/음성 500번(진천터미널~진천소방서,이월,금구초교,회안입구,광혜원터미널,대소IC,대소정류장,한양아파트,본대리,도청1리,금왕읍사무소~무극터미널)][1400]
광혜원터미널 1549 도착 및 출발 - 산수화아파트 1551 - 대소공단삼거리(표지판 없음) - 대소IC 1553 - 대소정류장 1557 - 한양아파트 1602 - 본대리 1607 - 도청1리 1611 - 금왕읍사무소 1619 - 무극터미널 1622
연방죽 노선을 탔다가 걸어나와 버스를 탔던 적이 있는 본대리 정류장을 지나가니 금방 무극에 도착할 수 있었고, 우리는 오후 5시 정각에 출발하는 삼봉리 경유 부윤리행 버스에 승차합니다.
[진천/음성 929번(무극터미널~금왕읍사무소,유포리,삼봉리,(→세곡마을),봉현1리~부윤1리)][1400]
무극터미널 1701 출발 - 금왕읍사무소 1707 - 오선리 1710 - 유포리 1714 - 삼봉1리 1716 - 삼봉리 1717 - 삼봉리,세곡 1721 - 세곡경로당앞 1722 - 봉현1리 1724 - 부윤1리 1726
이번에는 버스가 대소 쪽으로 가다가 오선리에서 우회전을 하지 않고 그대로 직진을 하여 유포리로 갑니다. 하지만 삼봉리에 이르니 버스가 좌회전을 하는데, 눈앞에 펼쳐진 것은 멋진 1차로의 세계였죠. ㅋㅋ
상당히 대박이었던 삼봉리의 1차로에 감탄하고 있으니 금방 부윤리였고 버스는 오후 5시 26분에 종점인 부윤1리에 도착하여 회차합니다. 사실 이곳은 혁신도시에서 남부터미널 가는 직행버스를 타는 길에 지나갔던 곳인데, 버스가 그때 보았던 회전로터리를 이용해 회차를 하더군요. 부윤리가 종점인 노선들은 다 이 로터리를 이용하여 회차하는 듯했는데, 우리가 이따 탈 상유촌 경유 무극행 버스 또한 마찬가지일 것으로 예상되었죠(실제로도 그렇더군요).
다음 버스는 한 시간 남짓 뒤에 있다보니 우리는 그동안 식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여기는 면소재지에서 떨어진 리 단위 동네치고는 꽤 크다보니 식당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는데, 가게 하나 보일랑말랑하는 면소재지들에 비하면 정말 사정이 좋은 곳이었습니다. 게다가 식당 주인 아주머니께서도 친절하시다보니, 앞으로 이곳 부윤리에 다시 내려볼 일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참 좋은 기억을 가지게 되었죠.
우리는 식사를 마치자마자 아까 내렸던 정류장으로 돌아왔고, 오후 6시 39분에 도착한 버스에 승차하였습니다. 판대기에 상유촌도 함께 꽂혀있더군요.
[진천/음성 931번(무극터미널~금왕읍사무소,유포리,(←상유촌리,유촌리),삼봉리~부윤1리)][1400]
부윤1리 1839 도착 및 출발 - 삼봉리 1843 - 유포 1844 - 상유촌리(회차) 1847 - 금왕유촌리(회차) 1848 도착, 1850 출발 - 유포리 1853 - 오선리 1859 - 금왕읍사무소 1903 - 무극터미널 1905
버스는 아까 왔던 길을 따라 다시 무극으로 올라가다가 상유촌리로 우회전을 합니다. 그런데 지도를 보니 상유촌리 인근이 산업단지 개발 예정지였는데, 그래서인지 1차로 길은 온데간데없었고 버스는 지도에 나온 회차지보다 좀 더 앞의 장소에서 회차를 했습니다. 산업단지 개발 공사가 완료되면 회차지가 원래대로 돌아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상유촌리 회차지를 나온 버스는 유촌리 안으로도 들어갔는데, 여기를 와보니 왜 버스가 여기부터 들르지 않았는지 이해가 되더군요. 아까 직진하면 될 것 같았던 곳은 사실 막다른 길이라서, 이 장소는 상유촌리에서 나오는 방향으로만 진입이 가능했던 것입니다. 도로를 새로 내면서 이곳으로 바로 들어오는 길이 막혀버려 생긴 어이없는 결과였죠.
그래도 버스가 유촌리를 들러주기는 한다는 것이 다행이었습니다. 유촌리에서 회차를 마친 버스는 천만 다행히도 2분 정차했다가 오후 6시 50분에 다시 출발하는데, 만약 버스가 여기를 오후 7시에 출발한다면 무극에서 오후 7시 15분에 있는 동서울 직행을 타는 것이 빡세지기 때문이었습니다.
무극터미널에 내리니 오후 7시 5분이었고, 우리의 시승은 성공리에 마무리됩니다. 터미널에 도착한 우리는 바로 승차권을 끊고, 5분 지연 도착했던 동서울 직행에 승차했습니다.
[경기고속 동서울~대소,무극~음성][1600] ※ 음성터미널 1900 출발
무극터미널 1919 도착, 1920 출발 - 대소정류장 1936
석준형은 동서울까지 가고, 저는 대소에서 내리게 됩니다. 대소에서 오후 8시에 안산으로 가는 직행이 있었던 겁니다. 버스는 본대리 앞 큰 도로를 따라 대소로 곧장 직행하였고, 오후 7시 36분에 대소에 도착하여 석준형과는 아쉬운 작별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표를 끊으려고 안으로 들어가려니 매표창구의 불은 꺼져 있었고, 문도 잠겨 있네요. -ㅅ-;;;
결국 저는 세븐일레븐 쪽 입구를 통하여 매표창구로 들어가야 했는데, 알고보니 대소정류장은 매표소가 오후 7시 30분에 문을 닫기 때문에 그렇더군요. 결국 저는 매표소 앞 무인발매기로 표를 끊을 수밖에 없었고, 신용카드가 아닌 한, 카드 안에 돈 없으면 표도 못 끊고 좆망하는 거죠 저도 10분 가까이 늦게 도착한 직행버스를 타고 귀갓길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느릿느릿한 일부 버스 때문에 다음 버스를 놓치거나 놓칠 뻔한 일들이 꽤 있었지만, 결국 나중에는 다 어떻게든 복이 되어 돌아왔기에 인생만사 새옹지마를 다시 실감하게 된 하루였습니다. 또한 오늘은 감사할 일들도 참 많았지만, 무엇보다 저와 석준형 모두 다치지 않고 학동마을로 잘 넘어온 게 최고 다행이었고, 또 고마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Thanks to
석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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