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일을 치르고 오래간만에 시승을 나가게 되었습니다. 수원역에 오전 7시 55분에 도착한 1호선 전철을 탄 저는 역시 오래간만에 만난 석준형과 보고 싶었당께 이야기를 나누며 평택역을 향해 갑니다. 오전 8시 31분에 도착한 평택역은 오래간만에 다시 와보지만, 참 우리집 같은 느낌이 들었죠.
이번에는 평택역오거리가 아닌 원평동 쪽으로 나가 버스를 기다리게 되었고, 예상보다는 조금 늦게 도착한 22번에 승차합니다.
[협진여객 22번(용이동~현촌초교,평택대,시청,터미널,평택역,두리,팽성우체국~남산5리)][환승] ※ 용이동 0810 출발
평택초교 0848 - 두1리마을회관 0853 - 두2리 0854 - 팽성보건센터 0859
이로서 빨간 날에 22번이 운휴하는 것 때문에 허탕을 쳤던 것도 깔끔하게 해결이 됩니다. 버스에 오르니 승객은 우리 둘뿐이었고, 버스는 두리의 1차로 길을 보여주며 팽성보건센터로 향합니다. 우리두리 우리두리 신나는 파티
두리에서 보는 논이 참 운치있었습니다. 두리 및 객사리 외곽도로 경유, 그리고 용이동 인근 구간을 빼면 다른 평택시내버스들과 크게 다를 게 없지만, 잘라타기만 잘하면 한 번쯤 타볼만한 노선이었죠. 우리는 우미이노스빌 정류장으로 살짝 걸어갔고, 아산으로 내려가는 510번을 타고 둔포로 이동하였습니다.
[아산 510번(평택터미널~객사리,둔포,남창,창용리,구성리,백석포,영인,염치,온양1동,유엘시티,온양여중고교~아산터미널)][1500] ※ 평택터미널 0910 출발
우미이노스빌 0929 - 둔포오거리 0940
둔포에 내리니 오전 9시 40분이더군요. 평택터미널을 오전 9시 10분에 출발한 버스였다는 걸 생각하면, 평택~둔포는 30~35분 걸리는 게 공식임을 다시 실감하게 되었죠. 우리는 오전 10시에 출발하는 64번에 승차하였습니다.
[아산 64번(아산터미널~온양온천역,아산시청,<무정차>,영인,역2리,신화초교,와우리,신봉4리,구성3리,창용1리,신봉1,2리,창용4리,<무정차>~둔포)][환승]
둔포오거리 1000 출발 - 창용4리,마산 1011 - 신봉2리마을회관 1015 - 신봉1리마을회관 1021 - 창용1리 1023 - 구성3리마을회관 1026 - 신봉4리,작은철봉 1028 - 신화3리마을회관(회차) 1030 - 와우리마을회관 1032 - 신화초교 1036 - 신운1리,개사티 1039 - 영인면사무소 1043
※ 창용4리에서 신봉2리로 가는 도중, 트랙터가 길을 막아 지체가 있었다.
이로서 둔포도 모두 끝나게 됩니다. 오우~ 혁님~! ㅋㅋ
이 노선은 신봉2리와 구성리, 그리고 와우리를 경유하며 영인으로 가는 것이었는데, 창용4리 안길로 들어가기까지 만나는 정류장들은 모두 무정차였습니다. 사실 이 구간은 평택으로 나가는 510, 512번이 다니다보니 주민들도 평택으로 나가는데, 이 마중버스도 정차한다면 잘못 타는 주민들이 나올 법했던 겁니다. 맞은편으로 평택 가는 510번이 지나가는 걸 보고 있으니 버스는 남창을 지나 창용4리에서 드디어 좌회전을 합니다. 저를 반겨준 것은 역시나 1차로 길. ㅋㅋ
신봉2리에서 트랙터가 길을 막아 약간 지체가 있었지만, 그런 건 꽤 있는 일이고 다음 버스 시간도 아주 넉넉하게 남아 있었기에 문제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신봉2리를 나온 버스는 잠시 510번이 다니는 큰길로 합류했다가 구성3리에서 다시 좌회전을 하여 1차로 마을길을 달려줍니다. 이번에는 구성3리는 물론 신화3리, 그리고 와우리까지 우리를 반기는데, 와우리에서 비포장까지 나오더군요. 오우~ 혁님 이건 완전 심본 겁니다. 키아 ㅋㅋㅋㅋ
개쩌는 1차로가 정말 장난아니었습니다.
양과 질 모두 완전 대박이라 화려한 피날레란 이런 건가 싶을 지경이었는데, 510번만 타고 둔포~영인~온양을 오가기에는 진짜 아깝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신화초등학교를 지나 역리로 나온 버스는 전에 영인에서 음봉으로 갈 때 탔던 마중버스로 지나갔던 길을 따라 영인으로 향하는데, 역1리는 들어가지 않더군요. 계획표에는 64-1번이라고 적혀 있었고 64-1번은 역1리를 들르는지라 여러모로 의아했던 장면이었죠. 나중에 알고보니 우리가 탄 시간대는 64번으로 운행하는 때였고 64번으로 운행할 때는 역1리를 들르지 않기에, 버스가 잘못한 것은 하나도 없었지만요. -ㅅ-;;;
어쨌든 우리는 오전 10시 43분에 영인에 내리는데, 여기에서 석준스트레인지가 2건이나 적중을 하게 됩니다. 우리가 버스에서 내리니 정말 510번이 512번보다 먼저 도착할 예정이었던 것은 물론, 512번의 도착시간도 분단위까지 딱 맞춰버렸으니까요. 우리가 64번을 타고 영인에 내리면 510번이 금방 도착할 텐데 그걸 타면 안된다는 것, 그리고 영인에서 512번을 타는 시간은 오전 11시 25분이라는 사실 모두 계획에 언급되어 있었던 겁니다. 오우~ 혁님~! ㅋㅋ
[아산 512번(평택터미널~객사리,둔포,남창,창용리,구성리,백석포,영인,아산온천,염치,온양1동,유엘시티,온양여중고교~아산터미널)][환승] ※ 평택터미널 1030 출발
아산2리 1125 - 아산온천 1130 - 신수1리 1131 - 서원삼거리 1135 - 염성2리 1138
510번을 버리고 512번을 선택한 것 때문에 영인에서 거의 40분 가까이 기다려야 했지만, 아산온천과 신수리를 경유하여 염치로 내려가는 기회를 포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ㅋㅋ 사실 512번은 7년 전에 탄 적이 있으나, 그 당시에는 저녁에 평택으로 올라오면서 타게 되어 아무것도 안 보였던 기억이 있었죠.
이번에는 영인을 나가면서 좌회전을 하여 고가 밑을 통과하여 숲길을 달려줍니다. 언덕을 넘어가니 제법 그럴싸한 건물들이 등장하는데, 그렇게 아산온천 반대편 길도 클리어가 되었죠. 신수리로 우회전을 하면서 아산온천 버스정류장을 보았는데, 거기에 천안으로 나가는 981번이 서있는 것도 봅니다. ㅋㅋ
신수리 구간은 주변에 산과 나무, 그리고 공장들이 보였는데, 7년 전에 갔을 때는 비록 캄캄해서 잘 보이지 않았었지만 그래도 그때 기억에 비춰보면 크게 변한 모습은 아니더군요. 지도를 보니 여기도 온양 시내에서 영인까지 돌아가는 경로라서 버스가 잘 다니지 않는 동네가 돼 버린 것이었는데, 직선도로의 개통에 따른 대세의 변화가 있었을 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짧지만 값진 아산온천, 그리고 신수리를 건진 기쁨을 누리며 우리는 염치읍내 어귀인 염성2리에 하차하였습니다. 마침 우리 외에도 내리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분이 하차벨을 누른 덕택에 우리는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고 버스에서 내릴 수가 있었습니다.
[도보]
염성2리 1138 - 쌍죽리종점 1205
불로소득은 이래서 좋은 거지요. ㅋㅋㅋㅋ
아무튼 이제는 쌍죽리로 걸어들어가야 할 시간. 쌍죽리에서 버스가 오후 12시 30분에 출발하기 때문에 시간은 참 충분했습니다. 지도로 본 쌍죽리 노선은 쩌는 노선일 것으로 예상했었는데, 마을로 걸어들어가면서 길을 보니 이건 뭐... 걍 끝났습니다. 크~~
이제는 5월 중순인지라 햇빛이 참 따가웠는데, 날이 제법 덥기까지 하더군요. 그늘과 의자가 생각나는 때였지만, 참 야속하게도 버스종점으로 가는 길 거의 중간지점에 그늘과 의자가 있다보니 정말 할 수 없이 계속 걷게 됩니다. 오후 12시 5분이 되자 언덕 위에 공터, 그리고 집이 보이는데 여기가 버스 종점이라고 하더군요.
어플로 버스의 위치를 확인하니, 버스가 출발시간 거의 맞춰서 올 것 같더군요. 대략 25분 정도 시간이 남는데, 때마침 종점에서 안쪽으로 살짝 더 들어가보니 여기에도 그늘과 의자가 있어 여기에서 쉬다가 버스를 타게 되었죠. 그늘에 있으니 정말 시원했는데, 여러모로 하늘에 감사할 일이었습니다. 버스종점 근처에도 쉴만한 장소가 있었는데, 이런 게 없는 곳들도 널려 있다는 사실 또한 자연스럽게 생각해보게 되니 말입니다. ㅋㅋ
[아산 650번(아산평생학습관~용화동,온양온천역,유엘시티,아산터미널,권곡초교,권곡주공A→석정4리,염치읍사무소,쌍죽리종점→염치읍사무소,염성1리,동정리,석두1리,석정1리→권곡주공A 이하 역순)][1500]
쌍죽리종점 1226 도착, 1229 출발 - 쌍죽리마을회관 1231 - 염치읍사무소 1233 - 곡교2리 1235 - 동정리(회차) 1239 - 석두1리 1244 - 석정1리 1245 - 권곡주공아파트 1252 - 아산터미널 1255
오후 12시 26분에 버스가 도착하는데, 과연 여기서 시간을 맞추는지 3분 정차를 합니다. 그런데 승객 3명이 버스에서 내리지 않고 가만히 있더군요. 이에 어플을 살펴보니, 그럼 그렇지 ㅋㅋ
쌍죽리로 걸어들어오면서 왜 석준형이 길이 100% 기억나지 않는다는 말을 했었는지 이해가 되었습니다. 오후 12시 29분이 되자 버스는 출발했고, 우리가 걸어들어왔던 길 그대로 나가다가 염티반점 앞에서 좌회전을 하여 염치읍사무소를 찍습니다. 과연 길이 쩔더군요. ㅎㅎ
염치읍사무소로 나온 버스는 33번이 갔던 길 그대로 달리는데, 이번에는 동정리를 경유해줍니다. 그런데 동정리로 들어가는 길이 왼쪽은 산이요 오른쪽은 절벽 그리고 저수지였던데다, 아까 쌍죽리보다 길이 좁다보니 정말 대박 쩔었습니다. 아까 석준형이 보여줬던 운행영상보다는 약했지만 느낌 자체는 비슷하다보니 더더욱 그랬죠. ㅋㅋ
개쩌는 동정리 구간은 동영상으로도 남길까 했지만, 기사아저씨께서 저를 보고 뭐라고 하는 것 같아 그러지는 못했다는 게 아쉬웠습니다. 가만히 지켜보니 저를 보고 그러는 게 아니라 통화를 하거나 앞문 쪽에 앉았던 승객과 이야기하는 등으로 그런 것이었는데, 목소리가 하도 작게 들려서 저 혼자 오해한 것이었기에 더더욱 그랬죠. 그렇다. 도둑이 제발 저린 것이었다.
어쨌든 진짜 개쩔고 힐링되는 동정리를 경유한 버스는 석정1리를 거쳐 충무유원지로 나와 시내를 향해 달리기 시작합니다. 버스가 잘 달려준 덕택에 우리는 가슴을 쓸어내리게 되었죠. 사실 오늘의 최고 고비가 이 쌍죽리 노선을 타고 나오는 지금 이 순간이었는데, 아무리 이리저리 생각을 해봐도 버스가 유엘시티에는 오후 12시 55분이 아니라 오후 1시에 도착할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아산시내버스는 대부분 잘 달리는 편이지만 가끔가다 느리게 가는 복불복이 있는데, 만약 쌍죽리 노선이 느릿느릿 운행한다거나 운행 도중 사건이 생겨 지체된다면 다음에 탈 호서대 가는 821번을 놓칠 가능성이 높았죠.
아산터미널에 도착하니 오후 12시 55분이었는데, 여기에서 유엘시티까지는 5분이 걸리기 때문에 결국 쌍죽리 노선은 오후 1시가 되어야 유엘시티에 도착할 거라는 예상이 맞았습니다. 하지만 호서대로 가는 821번은 오후 1시에 아산터미널 출발이었기에, 우리는 무사히 821번을 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정작 821번은 제 시간보다 7분이나 늦게 출발하는 바람에 우리 모두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던 것은 안비밀이었지만 말입니다. -ㅅ- ㅋ
[아산 821번(아산터미널~유엘시티,배방,배방환승센터,여술삼거리,매곡1리,탕정역,자이1차,갈매1,2리,삼태1리,용정1리,삼태2리~호서대)][환승] ※ 아산터미널 1300 출발이나, 7분 늦게 출발함.
아산터미널 1307 출발 - 온양온천역,유엘시티 1313 - 온양여중고교 1318 - 이마트아산점 1320 - 공수4리 1325 - 장호빌딩 1329 - 배방환승정류장 1331 - 여술삼거리 - 매곡1리마을회관 1340 - 탕정역 1341 - 자이1차아파트 1349 - 갈매1리,암소개 1354 - 삼태1리 1357 - 용정1리 1358 - 삼태2리 1359 - 삼태리종점 1401 - 호서대종점 1403
배방까지는 천안으로 가는 900번, 910번과 같은 경로로 갑니다. 그러다가 배방환승센터를 지나 좌회전을 하여 단독구간을 달려주었죠.
단독구간을 나오니 777번으로 지나갔던 여술삼거리가 나옵니다. 하지만 777번과 다르게 매곡리를 찍고 탕정역으로 가는데, 탕정역 이후 롯데캐슬아파트까지 배방신도시 대부분을 무정차하는 것이 다소 특이했습니다.
이번에는 갈매리의 1차로를 달려주는데, 갈매리를 나오니 천안이라는 이정표가 나오고 곧 삼태리라는 지명이 등장합니다. 저번에 못 갔던 삼태1리도 이번 노선으로 만회가 되는데, 삼태1리를 빠져나오니 천안버스가 용정리쪽에서 나오는 것도 보게 됩니다. ㅋㅋ
이후로는 천안버스로 갔던 길 그대로 버스가 질주하였고 삼태리 종점을 지나 곧 호서대학교 종점에 도착합니다. 역시 누가 학교 아니랄까봐, 주말인데도 바깥에 왔다갔다하는 학생들이 꽤 보이더군요.
[도보]
호서대종점 1403 - 삼태2리 1420
우리는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다시 삼태리 종점을 향해 걷습니다. 원래는 이곳 호서대에서 점심을 먹을 수도 있었지만, 삼태2리 종점으로 다시 걸어가야 하는 상황에서 821번이 제 시간보다 늦게 출발한 여파가 컸기에 점심은 다른 곳에서 먹는 것을 선택한 겁니다. 아무튼 삼태리종점과 호서대 사이를 왕복으로도 걷고 버스로도 가보고 하여간 별 짓을 다 해보지만, 이 덕분에 삼태리 일대도 끝나게 되었죠. 그런데 우리가 삼태리종점에 도착하니, 아까 삼태1리를 나오면서 봤던 천안버스가 달려오는 것이 보입니다.
우리는 여지껏 그랬듯 그 버스에 타지 않았습니다. 652번이 아니라, 삼태1리와 태학산휴양림까지 모두 찍고 온 650번이었기 때문이었죠. 오지에서 버스를 보내다니 별 일이 다 있지만, 어쨌든 650번은 종점에서 회차를 하여 바로 떠났고 우리는 오후 2시 33분에 도착한 652번에 승차합니다.
[천안 652번(풍세면사무소~보성리,풍세산업단지,태학산휴양림,(→용정1리)~삼태2리)][1500]
삼태2리 1433 도착, 1440 출발 - 태학산휴양림 1442 - 이랜드월드 1444 - 풍세산단2로 1448 - 우신주택 1453
오후 2시 40분에 출발한 버스는 태학산휴양림을 찍고는 650번과 다른 경로로 갑니다.
삼태리에 풍세산업단지가 있었는데, 그쪽으로 가는 것이었죠. 태학산휴양림을 지나온 버스가 곧 공단으로 들어가는데, 이랜드그룹 물류센터로 보이는 건물이 우리를 맞아줍니다. 그런데 풍세산업단지를 빠져나오니 웬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보이는 것은 참 예상외였습니다.
아무리 천안에 속한 곳이라지만, 교통편도 위치도 생각보다 불편한 이런 곳에까지 와서 살 사람이 과연 있을까 싶을 정도다보니 우리 모두 어이없음을 느끼게 됩니다. 재건축은 돈이 안 되니 아무것도 없는 곳에 새로 개발을 하는 거지만, 건설사들의 마지막 발악을 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아파트를 짓는 건 뭐 그렇다치는데, 들어와 살 사람이 있어야지 말이죠. 인구 감소 문제도 문제지만, 집은 남아돌아도 정작 구매력이 없어 집에 살지를 못하는 게 현실인지라 꼭 대공황을 보는 느낌입니다. -ㅅ-;;;
보성리에 도착한 버스는 우회전을 하는데, 멀리서 광덕사로 가는 600번이 달려오는 것이 보입니다. 이에 석준형이 풍세면사무소 가기 전인 우신주택 정류장에 내린다면 저 600번을 탈 수 있겠다면서 벨을 눌러보는데, 천만 다행히도 우신주택 정류장에 도착하니 기사아저씨께서 문을 열어주십니다. 오우~ 평택 22번에 이어 개쩌시는 기사아저씨의 센스였던 거임요. ㅋㅋ
덕분에 우리는 아무 문제 없이 600번을 탈 수 있었습니다. 사실 계획보다 하나 앞차를 타게 됐지만, 광덕으로 가는 버스가 30분에 한번꼴로 있다보니 지금 오는 버스를 마다할 이유가 없었죠. 식사를 하기에는, 우리가 가야할 광덕휴게소보다는 이곳 풍세가 더 나았지만 말입니다. -ㅅ- ㅋ
[천안 600번(종합터미널~천안역,신방한라비발디A,남관리,풍세,광풍중교,광덕면사무소,대덕2,1리,보산원초교,광덕4,3리,광덕사휴게소~광덕사)][환승] ※ 종합터미널 1414 출발
우신주택 1455 - 광풍중교 1456 - 광덕면사무소 1500 - 보산원초교 1507 - 광덕휴게소 1510
버스는 광덕사를 향해 힘차게 달려줍니다. 익숙해져버린 차창 바깥 모습이었지만 정말 경치는 끝내주었죠. 우리는 버스가 광덕사로 들어가기 바로 직전인 광덕휴게소에 내리게 되었고, 중국집에서 식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고깃집 하나가 근처에 있었지만 한우를 구입하여 구워먹는 형태의 정육식당이었으며, 중국집 말고는 먹을 만한 곳이 정말 보이질 않았기 때문이었죠. 소고기 값을 생각한다면 영세한 업체들로 도배된 우리나라의 유통구조가 참 아쉬웠지만, 그렇다고 대기업 독점으로 가자니 이건 이것대로 문제가 있기에 정부 입장에서도 딜레마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도보]
광덕휴게소 1555 - 곡두터널 1622 - 산성리종점 1650
밥을 먹고 나니 오후 3시 55분이더군요. 우리는 바로 몸을 일으켜 광덕사 가는 길을 버리고, 정안 쪽으로 걷게 되었습니다. 금방 오르막길이 등장했지만, 이번에는 경사가 해수부락에서 불당골로 넘어갈 때보다는 2배 완만했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좀 걷다보니 설사가 나올 것 같은 상황이 되었는데, 결국 끝까지 참아내는 데 성공은 했지만 이걸 참는 것도 일이더군요. 먹고 나서 바로 움직인 것 때문에 그런 듯했는데, 삼죽에서 한택식물원으로 넘어갔을 때도 그런 적이 있다보니 그날의 일이 생각나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ㅅ-;;;
걸어서 터널을 지나가보는 것은 난생 처음이었지만, 갓길에 바짝 붙어 슬슬 걸어가면 된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기에 냉큼 터널 안으로 들어갑니다. 자동차가 지나갈 때마다 시끄럽긴 했지만, 터널 안은 참 시원했습니다. 어쨌거나 터널을 지나 산성리종점에 도착하니 오후 4시 50분이었고, 우리는 오후 5시 33분에 도착한 버스에 승차합니다.
[공주 660번(산성동터미널~중동사거리,옥룡동주민센터,공주터미널,시립야구장,석송초교,장원길,정안중교,광정,대산2리,월산리,문천삼거리,(←내문리),문천리~산성리)][1500]
산성리종점 1733 도착, 1740 출발 - 산성밤토랑마을 1741 - 문천리 1744 - 내문리(회차) 1746 - 문천삼거리 1747 - 월산개티마을 1749 - 대산2리 1752 - 정안면,광정 1755 - 보물리입구 1758 - 장원리 1800 - 석송초교 1802 - 북계리 1804 - 오인교차로 1807 - 공주시립야구장 1812 - 공주터미널 1822 - 옥룡동주민센터 1825 - 중동사거리 1829 - 산성동터미널 1831
오후 5시 40분이 되자 버스는 출발합니다. 주변은 온통 산과 나무들 뿐이었죠. 우리가 걸어오면서 보았던 주막거리 정류장 앞을 지나 램프를 타고 내려온 버스는 곧 내문리에서 회차를 합니다. 정류장이 나름 이쁘더군요. ㅋㅋ
내문리를 찍은 버스는 광정을 향해 달리는데, 출발한 지 10분 약간 안 되어 지나는 월산리에 와서야 할아버지 한 분이 버스를 탑니다. 시내에 도착하면 여기 오는 버스는 금방 막차의 입질이 오는 시간대일 텐데, 할아버지께서 어떻게 다시 돌아올런지 문득 궁금해지더군요.
산에 둘러싸인 왕복2차선 도로를 따라 계속 달리기만 하던 버스는 오후 5시 55분이 되자 광정에 도착하는데, 석준스트레인지가 또 적중을 했습니다. 오늘의 계획에 광정 도착시간을 오후 5시 55분으로 적어놨었는데, 이게 정확하게 맞은 겁니다. 오늘 적중률이 쩌신당께요. 오우~ 혁님~! ㅋㅋㅋㅋ
버스어플 및 안내방송에 정안면이라고 나온 정류장에서 2명의 손님이 승차합니다. 건너편 정류장을 보니 광정이라는 이름이 적혀 있었는데, 정류장 바로 옆 편의점을 보니 직행버스 매표소를 의미하는 푯말도 함께 있더군요. 직행버스의 운행횟수가 줄어들었지만 이 동네도 직행버스나 시내버스나 운행횟수를 늘리기가 어려운 여건이니 냐잉하겠다는 생각이 드는 가운데, 버스는 장원리를 지나 시립야구장을 경유하여 터미널을 찍습니다. 의당을 경유하여 광정으로 올라가는 것과는 경로가 달랐던 것입니다.
광정을 떠난 지 30분이 지나니 버스는 공주터미널을 찍고 금강을 건너 옥룡동주민센터를 지나고 있었는데, 2020년대에 들어서는 개선된 상태여서 해당사항이 없지만 시내에서 광정까지 30분을 주는 것은 정말이지 말도 안 되는 것이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됩니다. 우리가 탄 버스가 광정 이후로는 직진만 했으며, 시내까지 거의 달리기만 했는데도 시간이 이렇게 걸렸으니 말입니다. 또한 시내로 들어오니 그제서야 산성동 쪽으로 가려는 사람들이 몇 명 타는데, 공주시내버스는 세종 그리고 대전 방면 노선을 제외한다면 시내를 돌 때 사람들이 많이 타주는 것 이외에는 이렇다 할 수요처가 없다는 것도 알 수 있었죠. 여러모로 험난한 가시밭길에 놓여있는 공주이지만, 공영제가 원만하게 추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보게 됩니다.
우리는 산성동 시내버스터미널 종점까지 가서 하차합니다. 사실 산성동 시내버스터미널은 공주시내버스들을 타다보면 가게 되어있는 장소라서 오늘 꼭 가야만 되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번에는 거기까지 가도 시간이 남기 때문에 내친김에 가보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옥룡동까지밖에 못 가봤던 한(?)을 생각보다 빠르게 풀게 됩니다. 버스에서 내려 골목길로 살짝 들어가니 터미널이 바로 보이는데, 여기도 현대화 사업이 있었는지 깔끔한 모습이었습니다. 우리는 화장실을 들른 후, 태성리로 가는 603번에 승차하였습니다. 보물리와 어물리도 경유하는 시간대여서 이 두 곳도 한큐에 해결이 되는데, 지도로만 봐왔던 이름 특이한 동네를 드디어 가보게 되네요. ㅋㅋ
[공주 603번(산성동터미널~중동사거리,옥룡동주민센터,공주터미널,신관119안전센터,의당,수촌초교,요룡리,두만리입구,석송초교,장원길,(→보물리),정안중교,(→어물리),광정,사현1리,인풍입구,인풍리종점~태성리)][환승]
산성동터미널 1839 출발 - 중동사거리 1841 - 옥룡동주민센터 1844 - 공주터미널 1847 - 신관119안전센터 1850 - 의당,의당면사무소 1853 - 수촌초교 1856 - 요룡리 1858 - 오인교차로 1859 - 북계리 1902 - 석송초교 1904 - 장원리 1906 - 보물리(회차) 1910 - 정안중교 1913 - 한일고교 1915 - 어물리(회차) 1918 - 한일고교 1920 - 광정 1922 - 사현1리 1924 - 인풍입구 1927 - 정자앞 - 태성리종점 1930
그런데 의외로 이번 버스는 산성시장 정류장을 정차하지 않는데, 이런 노선들이 여럿 있다고 하니 주의가 필요하겠더군요. 이번 버스는 의당 경유여서 시립야구장 쪽으로 가지 않고 터미널 이후 곧장 우회전을 하여 북쪽으로 올라가는데, 좀 가다보니 642번이 바로 앞에 지나가는 걸 보게 되었습니다. 두만리와 평정리, 그리고 목천2리까지 끼어 있어 나중에 타보게 될 노선이었는데, 아무리 우리가 탄 버스와는 다른 곳으로 간다지만 도대체 이 동네는 버스 시간표를 어떻게 짜는건지 참 희한합니다. 버스가 저렇게 다니면 다음 버스 시간은 더블이 돼 버려 붕 떠버릴 것이 불보듯 뻔한데(경유 노선들 모두 통틀어봐도 가는 버스가 2~3시간쯤 없게 될 거란 얘기죠), 의당 사람들 입장에서는 참 난감할 듯했습니다. -ㅅ-;;;
의당을 지난 버스는 두만리입구를 찍고 아까 660번으로 왔던 길과 합류합니다. 정안휴게소로 올라가는 길도 대략 봐놓고 나니 곧 보물리로 들어가는 길이 나오는데, 버스는 과연 우회전을 하여 보물리로 들어가줍니다. 예상대로 길은 쩔더군요. 오우~ 혁님~! 보물을 발견하러 가는 거임료. ㅋㅋ
물론 보물리에 진짜 보물이 쌓여있고 그렇지는 않았지만, 들어가는 길이 쩌는 1차로인데다 지도로만 보던 동네를 이렇게 진짜 가보게 된 것만으로도 보물이었습니다. ㅋㅋ 이번에는 정안중학교를 지나 또 우회전을 하는데, 어물리도 가는 것이었습니다. 한일고등학교 앞을 지나가는 어물리 구간은 전부 왕복2차로였지만 아까 보물리보다 버스가 더 많이 들어가더군요. 이런 걸 꽁으로 먹을 수 있다는 게 천만 다행입니다. 휴 -ㅅ-;;;
어물리를 나온 버스는 그제서야 광정을 찍는데, 여기에서 여자 한 명과 젊은이 한 명, 우리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이 모두 내립니다. 시내를 나올 때부터 버스를 탄 사람 자체가 10명도 되지 않았지만 어쨌든 조금이나마 있던 사람들이 내리니 버스 안은 금세 썰렁해졌죠. 이미 예상된 것이어서 아무렇지도 않았지만(사실, 옛날이었다면 기사아저씨가 어디 가는지 물어봤을 확률이 높은 구조입니다. -ㅅ- ㅋ), 젊은이 한 명이 내리지 않고 있는 것은 다소 의외였습니다. 우리처럼 태성리 종점까지 갈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아까 이야기하는 걸 들어보니 오늘은 자동차 대신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게 된 모양이더군요. 민영제의 시대가 차츰차츰 저물어 가고 있는 것은 이곳 공주에서도 엿볼 수가 있었습니다.
버스는 천안 쪽으로 직진을 하다가 인풍리입구에서 좌회전을 하여 드디어 마을 안으로 들어가줍니다. 곧 굉장히 쩌는 1차로가 우리를 반겨주는데, 광정에서 내리지 않고 태성리 종점까지 그냥 타자는 석준형의 결정은 탁월한 선택이 되었죠. 사실 태성리까지 그대로 타자고 할 생각이었지만, 태성리까지 탄다는 결정을 내릴 것이 예상되었기에 굳이 의견을 낼 필요도 없었지만요. 오우~ 혁님~! ㅋㅋ
인풍리를 지나 계속 1차로를 따라 안으로 들어가니 드디어 안내방송에 종점인 태성리가 나오는데, 아까 광정에서 안 내리고 있었던 젊은이가 예상대로 벨을 누르더군요. 그런데 종점 못 간 지점에서 버스가 서더니 문이 열리는 겁니다. 어쩐지 승하차 가능한 장소같아보이더라니 정말 역시나였는데, 아무도 내리는 사람이 없자 기사아저씨께서 어디 가냐고 물어보셨지만 젊은이가 이야기를 하자 별다른 말 없이 버스를 다시 출발시키셨죠. 친절하지는 않지만 불친절한 것도 딱히 없는 무난한 모습이었습니다. 버스는 곧장 우회전을 하여 언덕을 올라갔고, 곧이어 나온 공터에서 회차를 합니다. 젊은이는 윗길로 올라가버리고 버스도 바로 나가버립니다.
[도보]
태성리종점 1930 - 인풍입구 1952
우리도 인풍입구를 향해 슬슬 걸어나갑니다.
나가면서 봐도 진짜 쩌는 1차로가 일품이었는데, 개구리 울음소리까지 들려오고 있어 아주 훌륭한 공연이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울음소리를 들어보니 청개구리였는데, 그러고보니 이제 슬슬 개구리들이 나올 때가 되었다는 게 생각나서 괜히 기분이 좋더군요. 사실 도시에서도 잘 가꿔진 하천에 가면 개구리 울음소리를 들을 수는 있지만, 주변에 다른 소리들도 많다보니 시골에서 듣는 것에 비할 수는 없었죠. 20~30년 전과 다르게, 개구리나 귀뚜라미, 매미 등의 울음소리를 잡음 취급하는 안타까운 일도 늘어난 현실이라 더더욱 그랬습니다.
아까 젊은이가 벨을 누른 바람에 버스가 섰던 장소에 이르니 정류장 표지판이 박혀 있었습니다. 표지판이 없을 줄 알았는데 예상외더군요.
지도를 보니 여기서 산을 넘어가면 천안 석지골이 있었습니다. 석지골로 가면 거기서 나가는 오후 9시 40분 막차를 타게 되지만, 지금은 날이 어두워지는 시점이라 이론적으로만 가능한 걸로 생각할 수밖에는 없었죠. 날이 어두워지는데 산에 가는 것은 자살행위나 다름없기에, 오늘은 얌전히 왔던 길로 나가야 합니다. -ㅅ- ㅋ
그런데 인풍리로 나오니 시내버스 종점이라는 안내판이 붙어 있는 게 보이더군요. 그제서야 이곳 정류장 이름이 왜 인풍리종점으로 되어 있는지 알 수가 있었는데, 원래는 인풍리까지 가던 노선이 태성리로 연장된 것임을 확인하게 됩니다.
그런데 인풍리종점을 지나니 멀리서 음악소리가 크게 들려옵니다. 이런 곳에서 웬 음악소리인가 했는데 소리가 들려오는 쪽을 보니 교회가 하나 있었습니다. 그래서 찬양하느라 그런가 싶었는데, 막상 노랫소리를 들어본 석준형이 이건 제로투 음악이라고 하더군요. 제로투는 이름만 들었을 뿐 뭐가 뭔지 잘 몰랐는데, 춤 이야기를 하는 걸 보니 춤의 일종인 듯했습니다. 그런데 이걸 몇 시간씩 추고 거금을 땡겼다는 이야기도 있는 걸 보니 참으로 씁쓸한 느낌이 들었는데, 여자의 역할과 현실 그리고 세상이 갈 때까지 갔다는 걸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되었죠.
인풍입구로 걸어나오니 오후 7시 52분입니다. 천안으로 가는 710번은 오후 8시 5분에 광정을 출발하기 때문에 별로 안 기다리고 버스를 탈 수 있는 상황이었죠. 인풍입구에 도착하니 날이 더욱 어두워지고 있었고, 가로등 하나 빼면 불빛조차 하나 없는 버스정류장도 겨우 찍어보게 됩니다.
이윽고 오후 8시 9분이 되자 멀리서 710번이 달려왔고, 우리는 바로 버스에 승차합니다.
[천안 710번(종합터미널~천안역,천안박물관,도장리,소사리,대곡리,소정면사무소,운당2,1리,행정리,대평리,원덕리,추모공원,인풍입구,사현1리~광정)][3000, 시계외요금] ※ 광정 2005 출발
인풍입구 2009 - 추모공원(회차) 2015 - 원덕2리마을회관 2017 - 대평2리 2019 - 행정리 2023 - 소정면사무소 2028 - 대곡리 2031 - 도장리 2035 - 구성초교 2047 - 남부오거리 2049 - 천안역 2054
버스에 오르니 승객은 우리 둘 말고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천안 간다고 하고 카드를 댔더니 3000원이 나가는 겁니다. 석준형은 2700원이었는데, 똑같은 장소에서 타서 똑같이 천안을 가는데 300원이나 차이가 나는 게 이상해서 기사아저씨에게 여쭤봤더니 단말기의 요금설정 단축 버튼을 눌러서 3000원이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기사아저씨와 몇 마디 대화를 해본 저는 요금에 대해서는 더 이상 물어보지 않고 대충 얼버무리게 되었습니다. 원래대로라면 말도 안 되는 소리였고 기사아저씨의 실수가 분명했지만, 말씀을 들어보니 정확하게 시계외요금 받기도 귀찮으니 일부러 싸게 받았다는 사실을 읽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정확한 요금은 기억나지 않았지만, 인풍리에서 타면 3000원이 넘어가는 것만큼은 분명했던 겁니다. 정확하게 요금을 받는다면 저나 석준형이나 오히려 돈을 더 내야 할 판이었으니, 괜히 더 긁어 부스럼 만들 이유는 단 하나도 없었습니다.
또한 이 노선은 행정리 이후로는 손님이 참 없다보니 운전기사가 시계외요금을 내지 않고 뻗대는 사람이 있는지 체크하기가 너무나 쉽다는 특징이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그냥 그러려니 하는 것이 나은 선택이기도 했죠. 어쨌거나 1호선 전철을 환승할인 받고 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에게는 손해가 아니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아주 자연스럽게 천안역에서 오후 9시 정각 전철과 오후 9시 14분 전철 중 어느 걸 탈 수 있을지 계산을 해보게 되는데, 이 버스가 천안역에는 오후 9시 정도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되어 오후 9시 14분 전철을 타는 것으로 가닥을 잡아보게 됩니다. 그동안 버스는 구불구불한 산길을 힘차게 달리며 천안으로 진입했고, 추모공원을 경유하였습니다.
추모공원에서도 타는 사람이 없어 버스는 바로 돌아나와 행정리를 향해 달립니다. 다음 차이자 막차는 천안으로 돌아올 때 추모공원은 경유하지 않으므로, 우리는 캄캄한 밤에도 챙겨먹을 건 다 챙겨먹을 수 있었죠. 행정리 그리고 소정리에서도 타는 사람이 없어 버스는 그야말로 신나게 달리는데, 도장리 와서야 타는 손님이 있더군요. 하여튼 버스가 너무 잘 달려준 탓에 천안역에는 오후 8시 55분 정도면 도착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오후 9시 전철은 못 타지만, 여기에도 반전이 찾아오더군요. 보나마나 오후 9시 14분 전철 타겠지 하면서 어플로 1호선 전철의 위치를 확인하니, 이게 웬걸 천안역으로 오는 전철이 3분이나 늦어 있었던 겁니다. 서울 구간도 아닌데다 장항선 열차가 방해를 놓은 것도 아닐텐데 시간이 늦다니 참 알 수 없을 노릇이었지만, 우리는 그 전철을 타기로 의기투합하게 되었습니다.
버스는 예상대로 오후 8시 55분에 천안역을 도착하였고, 우리는 기다리면 참 안 바뀌는 것 같은 횡단보도 신호등의 방해를 뚫고 재빠르게 이동하여 오후 9시 4분에 도착한 전철을 타는 데 성공합니다. 이제는 언제나처럼 1시간이 넘는 귀갓길이 기다리고 있었지만, 어쨌거나 우리는 오늘도 무사히 시승을 마치게 됩니다. 수인분당선이 좀 늘었으면 하면서 말이죠. 오우~ 혁님~! ㅋㅋ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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