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주에는 집안 사정으로 시승을 나가지 못했고, 또다시 정신없는 일주일을 보냈던 저는 공주 두만리 노선을 잡는 계획의 실행버튼을 누르게 되었습니다. 언제나처럼 금정역에서 만난 우리는 또 언제나처럼 1호선 천안급행 열차를 탔고, 오전 10시 4분에 천안역에 내립니다. 처음에는 열차가 늦게 도착하여 710번을 탈 수 있을지 불안했지만, 지연 회복이 잘 된 덕택에 그런 걱정은 기우로 돌아갔습니다. 우리는 언제나처럼 동부광장으로 나가 버스를 기다리게 되었고, 오전 10시 12분에 도착한 710번에 승차하였습니다.
[천안 710번(종합터미널~천안역,천안박물관,도장리,소사리,대곡리,소정면사무소,운당2,1리,행정리,대평리,원덕리,추모공원,인풍입구,사현1리~광정)][환승, 250] ※ 종합터미널 1005 출발
천안역동부광장 1012 - 중앙시장 1014 - 천안박물관 1029 - 삼성1리 1036 - 대곡리 1043 - 대곡1리 1044
이번에는 대곡1리로 갈 것이기 때문에 시계외요금 그런 건 낼 필요가 없었고, 중앙시장에서 손님들을 많이 태우고 천안시내를 빠져나가게 됩니다. 어르신들이 많이 타신지라 자리양보를 해 드리고 대곡리까지 서서 가게 되는데, 우리는 이 노선에 시계외요금이 없다면 광정 사람들도 천안쪽으로 더욱 많이 오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시외버스들도 예전같지 않은 마당에, 이럴 때 반사이익 좀 보면 나쁠 게 있나요 뭐. -ㅅ- ㅋ
[도보]
대곡1리 1044 - 대곡침례교회 1049 - 대곡1리마을회관 1051
버스는 오전 10시 44분이 되어 대곡1리에 우리를 내려주었고, 우리는 대곡1리 안으로 걸어들어갑니다. 그런데 정작 대곡교 앞으로 가보니 다리가 무너진 채로 방치되어 있어 참 난감하기 이를 데 없었습니다. 우리는 왔던 길을 거슬러 올라가 대곡침례교회 앞길로 다시 진입 시도를 하게 됩니다. 이번에는 천만 다행으로 다리가 있더군요. 휴 ㅋㅋ
다리를 건너니 금방 대곡1리 마을회관이 나왔고 우리는 두루타버스를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석준형이 두루타버스 어플로 예약을 해놨었기 때문에 버스는 기다리면 오게 돼 있었으나, 그늘이 없던 것이 문제더군요. 어쨌든 오전 11시가 되어 마을회관 앞 주차장을 살펴보니 두루타버스가 주차된 것을 보게 되는데, 버스가 워낙 자연스럽게 들어와 주차를 하다보니 제가 확인해보지 않았다면 버스 온 지도 모르고 넘어갈 뻔했습니다.
[전의면 두루타버스][500]
대곡1리마을회관 1101 출발(차량 도착시간 모름) - 미죽교 1104 - 대곡리정류장 1106 - 고등1리마을회관 1109 - 느리골입구 1112 - 전의역 1128
사실 두루타버스도 말이 좋아 두루타버스지, 도색을 빼놓고 보면 도로에 지나다니는 평범한 승합차 1에 불과했기 때문에 주의깊게 보지 않으면 버스인지도 모르고 지나갈 수도 있었습니다. -ㅅ-;;; 우리가 버스에 오르니 기사아저씨께서 버스 온 지 모르고 있으면 어떻게 하냐며 한 마디 하시긴 했지만, 그것으로 말이 트여 대화를 하면서 가게 됩니다. 버스는 우리가 걸어들어왔던 길을 뒤로하고 대곡교 쪽으로 달리는데, 알고보니 이 다리가 무너진 게 아니라 아직 건설을 하지 않았던 것이더군요. 버스가 바로 근처에 있던 미죽교를 이용한 걸 보면, 원래는 대곡교도 놓으려고 했는데 의회나 감사부서 등에서 (당위성이든 절차의 적절성이든) 지적을 받아 공사가 일시중지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시공업체에 무슨 일이 생겼을 가능성이 더 높겠지만요.
대곡리를 나온 기사아저씨께서 전의로 가는 길이 밀리니 고등리 쪽으로 돌아서 간다고 양해를 구하는데, 물론 우리는 OK입니다. 덕분에 대곡리에서 고등리로 넘어가는 길, 고등1리 마을회관, 그리고 느리골입구도 오래간만에 다시 볼 수 있었습니다. ㅋㅋ
그런데 차량이 달릴 때마다 출입문 쪽에서 덜덜덜 거리는 소리가 나더군요. 기사아저씨께서 마침 그 말씀을 하시는데, 겨우 1만 5천km밖에 안 달린 차의 상태가 이 모양이라며 만들 때 잘못 만들어져서 그렇다고 합니다. 하지만 고정 차량이 있는 게 아니라 매일 차량이 바뀌다보니 기사들이 "내가 운전할 때 문제 없으면 된다" 식이 되어버려 차량에 아무런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덧붙여 주시는데, 공공기관의 문제점이 그대로 적용됐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큰 정책이든 작은 정책이든간에 실패하는 이유는 인간의 본성을 무시하여 그런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전의역에 도착하니 오전 11시 28분입니다. 처음 계획대로 두루타를 또 타자니 전의는 저번달부터 1대로만 다니게 됐기 때문에 여의치가 않았죠. 어쩐지 앱으로 아무리 예약을 시도해봐도 매번 같은 차량번호만 나오더라니 -ㅅ-;;; 결국 석준형은 다방리를 가는 것으로 코스를 바꾸게 되었습니다. 다방리를 가는 버스는 오후 12시에 있었고, 우리는 길을 건너 오후 12시 정각에 정확히 나타난 다방리행 버스를 탑니다.
[세종 82번(전의역~원성리,신흥리,영당리,양곡리,달전리,(부거실),(→다방2리)~다방1리)][1300]
전의역 1200 출발 - 원성리 1203 - 신흥리 1206 - 대전카톨릭대입구 1207 - 양곡리 1209 - 달전2리입구 1213 - 금사리 1216 - (정류장) - 다방2리마을회관(회차) 1220 - 다방1리마을회관 1225
우리 외에 할머니 두 분도 함께 버스를 타시는데, 기사아저씨께서 입담이 좋으셔서 어르신들과 이야기를 하며 운전하십니다. 요셉의집으로 갈 때 지나갔던 길 그대로 쭉 직진하니 점점 산이 많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길에 과속방지턱이 참 많더군요. 덕분에 기사아저씨께서도 이 길에 대해 불만이 많으셨을 듯했지만, 할머니들과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니까 그냥 그러려니 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자동차에 치어 죽은 주민의 숫자가 지금 이야기 나온 것만 3명이나 되었는데, 사람 죽은 자리마다 과속방지턱을 세워 놨다는 이야기도 덧붙이셨기 때문이었죠. 어르신뿐만 아니라 학생도 죽었었다고 하니 그저 고인들의 명복을 빌어줄 뿐이었습니다.
버스는 부거실의 개쩌는 1차로는 들르지 않고 다방리로 바로 직행해버렸습니다. 부거실은 나갈 때 들를 것을 직감한 우리는 다음 계획 때 참고하기로 했고, 버스는 이윽고 다방리를 향해 좌회전을 합니다. 그런데 카카오버스에 나온 것과는 다르게 안내방송에 다방2리 마을회관이 먼저 나오더군요. 이것도 송성3리 노선처럼 버스어플 및 포털사이트 지도에 표시된 방향과 반대로 운행하는구나를 알 수 있었고, 버스는 과연 다방2리부터 들어가줍니다. 본래는 다방1리를 찍고 2리에 내리려 했으나, 개쩌는 길을 먼저 보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남은 할머니 한 분이 다방2리 마을회관 앞에서 내리고 버스는 다방1리를 향해 달립니다. 다방1리로 가는 길은 왕복2차로 도로로 잘 닦여 있었고, 승객은 이제 우리 둘밖에 남지 않았던 버스는 오후 12시 25분이 되자 종점인 다방1리 마을회관 앞에서 회차를 합니다.
버스에서 내리니 새로 지어진 듯한 마을회관 건물 옆에 원두막이 하나 있었고 우리는 거기에 눌러앉았습니다. 버스 출발시간까지 10분이나 남다보니 "저 사람들 다시 타고 나가나?" 하는 기사아저씨의 눈초리가 느껴졌지만 우리를 이길 도리는 없었고, 오후 12시 35분이 되자 버스는 전의를 향해 출발해 버립니다.
원래는 윗샘골길까지 두루타를 탔다가 관불사로 걸어간 다음, 거기서 다시 두루타를 타고 전의로 나올 계획이었으나, 전의면 두루타 노선은 1대의 차량으로만 운행하는 탓에 계획 변경이 불가피했습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아예 바닥에 퍼질러 누워버립니다. 관불사에서 두루타를 탄다는 계획이 틀어져서 멘붕한 거 아니냐구요?
그럴 리가요.
전의면 두루타는 과감히 포기하고, 이곳 다방1리에서 86번을 타고 조치원으로 나가기로 했던 겁니다. 86번은 전의에서 오후 1시에 있었고 전의 출발 시간에서 25분 뒤 이곳에 도착할 것 같았는데, 카카오버스로 위치를 조회하니 과연 그 정도 걸릴 각이었습니다. 햇빛은 참 따가웠지만 그늘에 있으니 바람이 불어 정말 시원했고, 석준형의 뜬금포 개그까지 있으니 이보다 더욱 좋을 수는 없었죠. 또한 버스의 위치가 다방리입구에서 다방1리 마을회관 전 정류장으로 매끄럽게 넘어가지 않고 몇 분 동안 멈춰 있는 것을 보니, 86번도 다방2리를 경유한다는 정보는 사실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평상에서 일어나 버스 탈 준비를 했고, 오후 1시 24분에 등장한 버스에 승차하였습니다.
[세종 86번(재동아파트~전의역,원성리,신흥리,영당리,양곡리,달전리,다방2,1리,쌍류초교,신대2,1리,연서면사무소,자이아파트,번암삼거리,조치원역~조치원터미널)][환승] ※ 재동아파트 1300 출발
다방1리마을회관 1324 - 쌍류초교 1327 - 쌍류리,쌍류삼거리1329 - 신대2리,의넘어 1334 - 신대1리마을회관 1336 - 연서면사무소 1339 - 월하1리마을회관 1340 - 세종시민체육관 1342 - 자이아파트 1344
이미 예상한 거지만 아까 82번이 회차한 장소에 86번도 정차합니다. 우리를 태운 버스는 곧장 직진하여 다방리를 벗어났고, 산을 넘어 쌍류리와 신대리를 경유하며 조치원을 향해 달립니다. 신대2리 송적골마을 버스정류장 앞에는 넓은 공터가 있었는데, 72번도 여기까지 운행함을 알 수 있었죠. 시간 비교는 해봐야 하지만, 72번은 여러가지 공략법이 존재하는 노선이기에 흥미진진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ㅋㅋ
분명 면소재지인데 카페 하나 말고는 가게가 아무것도 없어 썰렁했던 연서면사무소 앞을 지나니 금방 조치원 읍내가 멀리 보입니다. 우리는 읍내까지 들어가지 않고 자이아파트에 내린 다음, 1000번을 타고 가락마을22단지까지 이동하게 됩니다.
[세종 1000번(조형아파트~홍익대,신안리마을회관,고려대,조치원역뒤편,자이A,가락마을,종촌고교,어진중교,새롬동,한솔동첫마을,세종터미널,금남면사무소,발산리,(직통)~반석역)][환승, 100] ※ 조형아파트 1340 출발
자이아파트 1355 - 월하리 1357 - 봉암리 1400 도착, 1402 출발(운전기사 교대) - 가락마을22단지 1412
세종 1000번은 광역버스 노선이라 수도권으로 치면 빨간버스와 같은 등급이지만, 차량 도색이 진한 분홍색이다보니 광역버스 느낌은 잘 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면 안된다는 것은 버스도 마찬가지인데, 이 노선 역시 정차 정류장이 정해져 있습니다. 비록 우리가 오늘 이용한 구간에서는 정류장 무정차의 덕을 보진 못했지만, 가락마을22단지로 가기에는 이만한 노선도 없었죠.
자이아파트를 출발한 버스는 바로 1번 국도로 나와 세종시 시가지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고, 봉암리에서 운전기사 교대가 있다는 추가정보를 우리에게 주며 오후 2시 12분에 우리를 가락마을22단지에 내려주고 떠났습니다.
[도보]
가락마을22단지 1412 - 세종누리학교 1425
우리가 여기 내린 이유는 세종누리학교에서 출발하는 221번을 타기 위해서였습니다. 알고보니 세종누리학교에 오는 노선버스가 이 221번 하나였던 겁니다. 한낮이라 햇빛은 따가웠지만 길을 따라 슬슬 걸어가니 생각보다 금방 세종누리학교가 등장했고, 버스정류장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정류장에 시간표가 붙어 있었는데, 오후 2시 15분에 출발하는 버스는 우리가 걸어오는 사이에 가버려서 오후 2시 40분 버스를 탈 수 있었습니다.
221번을 기다리며 두루타버스 예약을 하는데, 장군면은 앱을 통한 예약이 지원되지 않는 곳이어서 전화로 예약을 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예약을 위해 콜센터와 통화를 하던 석준형이 생각지도 못한 말을 하는데, 덕천군사우에서 태산리 정류장으로는 두 장소 모두 같은 태산리라서 예약이 안된다고 합니다. 출발지와 목적지가 같은 리 안에 있다면 예약이 불가한 것 자체는 나름대로 이해가 갔지만, 1리와 2리 차이여도 예약이 안된다고 하니 다소 황당하기 그지없었죠. -ㅅ-;;;
결국 송학농협에서 두루타버스를 타고 강당길로 갔다가 덕천군사우에서 태산리 정류장까지 다시 두루타버스를 타고 나온다는 애초의 계획은 물거품으로 돌아갔고, 석준형은 송학농협에서 덕천군사우까지로 예약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딘가 좀 찝찝했지만, 어차피 두루타버스는 중간 경로가 정해져있지 않으니 기존 노선버스들과 달리 운행경로에 의미부여를 하면 안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석준형 역시 그걸 느꼈는지 이 의견에 동의하게 됩니다.
[세종 221번][1300 + 400 = 1700] ※ 직전에 탔던 1000번에서 하차태그를 하지 않아 추가요금이 발생함
세종누리학교 1440 도착 및 출발 - 두루초중교 1445 - 가락초교 1447 - 고운고교 1449 - 가락마을7,8단지 1451 - 가재마을12단지 1455 - 정부세종청사스포츠센터 1457 - 정부세종청사북측 1501
오후 2시 40분이 다 되어서야 버스가 도착하는데, 도로가 끝나는 지점 바로 위에 있던 주차장까지 가서 회차를 하고 우리 쪽으로 옵니다. 그런데 버스에 올라 카드를 댔더니 이럴수가 요금으로 1700원이 나가버리더군요. 221번에서 환승을 받고 싶지는 않아서 아까 1000번에서 내릴 때 태그를 안 했었는데, 설마??
비수도권에서는 하차태그를 하지 않았다고 추가요금을 무는 일이 웬만해선 없는지라 참 황당했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세종시 광역버스들은 시계외요금을 받는다는 것과 연관되어 추가요금이 나온 것 같았습니다. 청주에서 하차태그를 하지 않았다가 100원을 추가로 뜯겼던 경험도 있다보니 서둘러 정보를 찾아보는데, 과연 제가 생각했던 것이 맞더군요. 1000번은 광역버스였으며, 세종시 광역버스는 시계외요금을 받기에 하차태그가 의무화되어 있었다는 것이 말이죠. 하차태그를 하지 않으면 최고 멀리 간 것으로 간주, 다음 교통수단에서 최대 거리요금까지 포함한 추가요금을 내게 되는 것 역시 당연지사였습니다. 냐잉 -ㅅ-;;;
어쨌든 비수도권에서의 하차태그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알게 해준 버스는 가락마을을 훑으며 정부청사 쪽으로 이동하는데, 가락마을에서 보이는 것은 예상대로 맨 아파트 뿐이었지만 길에 나무들이 생각보다 많아 메마른 느낌이 없더군요. 아파트 단지에 대해서는 좋은 느낌도 들지 않고 좋은 말을 한 적도 거의 없는 저이지만, 여기만큼은 좋은 풍경이 나오니 기분이 좋았습니다. ㅎㅎ
정부세종청사 북측에 내리니 오후 3시 1분입니다. 이제는 장군면사무소로 가야 하는데, 공주로 가는 500번과 550번 모두 가버린 지 오래라(이들 버스는 세종에서 공주로 가는 길에 장군면사무소도 지나갑니다) 타려면 꽤 기다려야 하더군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주 수월하게 장군면사무소로 갈 수 있었는데, 53번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신호들이 많아 버스가 오기까지 시간이 꽤 걸리긴 했지만, 우리는 53번 덕택에 무사히 장군면사무소로 갈 수 있었습니다. 이야기하다가 그만 버스사진을 남기지는 못했다는 것은 안비밀이었지만요. -ㅅ-;;;
[세종 53번(장기중학교후문→장군면사무소,산학리,가람동이마트,첫마을5단지,새롬동주민센터,새뜸마을10단지,과학기술정보통신부,공정거래위원회,정부세종청사,종촌초교,봉안리,장군면사무소→장기중학교후문)][환승] ※ 장군면사무소 1445 출발
정부세종청사북측 1527 - 정부세종청사남측 1528 - 종촌초교 1533 - 봉안리 1538 - 대교리 1540 - 장군면사무소 1542
버스 안에는 사람들이 제법 많았는데, 세종이 예전에 비해서는 꽤 발전도 되고 대중교통 활성화도 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앞으로 점점 대한민국에 드리워질 인구 및 지역 소멸의 어두운 그림자에서도 대전, 세종, 청주, 그리고 천안과 아산은 희망이 있다고 보는데, 그 생각이 맞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죠.
이번 버스는 공주 500번과 다르게 종촌초등학교를 경유하며 장군으로 향했고, 오후 3시 42분에 장군에 도착합니다. 이번에는 시간이 남아 동네 어귀에 있던 장군면사무소를 다녀왔는데, 알고보니 면사무소가 아니라 복지회관이었지만 승승장군이란 슬로건이 참 재미있었다는 여담이 있었죠. 하지만 흥미진진 공주라는 슬로건을 이길수는 없다
우리는 편의점에서 김밥 한 줄과 라면을 하나씩 사먹고, 두루타버스 차량 2대가 동시에 나타나 편의점 앞 버스정류장에서 사람들을 태워가는 것을 보고 있다가 오후 4시 10분에 나타난 75번에 승차하였습니다.
[세종 75번(조치원터미널~조치원역,번암삼거리,봉암리,부동리,(↔번암터),와촌리,(↔용암2리),용현리,송학2리,송문리,평기리~장군면사무소)][환승]
장군면사무소 1610 - 평기교 1614 - 평기리마을회관 1615 - 송문리 1618 - 평기리,평장골 1620 - 평기리입구 1623 - 송학2리,하나로마트 1624
이번에는 아까 우리가 승승장군 슬로건을 보았던 복지회관 건물을 지나 다리를 건너자마자 버스가 좌회전을 합니다. 장군에서 또다른 길로 조치원까지 가는 노선이었는데 평기리를 지나더군요. 그런데 평기리 마을회관에서 좌회전하여 송문리로 들어가니 개쩌는 1차로가 우리를 반깁니다. 세종에도 1차로는 존재했던 겁니다. 오우~ 혁님~! ㅋㅋ
이번에는 버스를 달랑 15분 타고 송학2리에 내려야 했지만, 개쩌는 송문리의 1차로 덕택에 만족도는 최상이었습니다. 송학2리에 내려보니 건너편에 바로 농협과 하나로마트가 보이는데, 이미 예상은 했지만 하나로마트는 문이 닫혀 있더군요.
우리는 부쩍 따가워진 햇빛을 피해 그늘에 들어가 있다가 오후 4시 35분에 나타난 두루타버스에 승차합니다.
[장군면 두루타버스][환승]
송학2리,하나로마트 1634 도착, 1635 출발 - 의랑초교 1637 - 덕천군사우 1639
버스는 덕학리 쪽으로 직진하다가 우회전을 하여 좁은 길로 들어가줍니다. 의랑초등학교 앞을 지나니 쩌는 1차로가 나왔지만, 덕천군사우가 원체 가깝다보니 송학농협을 출발한 지 단 5분도 안 되어 덕천군사우에 도착합니다.
[도보]
덕천군사우 1639 - 강당길정류장 1649 - 태산리 1700
우리를 내려주고 회차를 마친 버스는 바로 떠났고, 우리도 덕천군사우를 멀리서 감상한 뒤 바로 걸어나갑니다. 여기서 왕복2차로 길가의 태산리 정류장까지는 가까웠지만, 강당길 정류장도 가까우니 들렀다 가보자는 석준형의 제안에 콜을 하게 되어 강당길도 가본 뒤 태산리로 이동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제안 덕분에 두루타버스를 보다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유추할 수 있게 되었으니 정말 꿩 먹고 알 낳는 결과가 되었죠. ㅋㅋ
강당길 정류장을 나온 우리는 흐드러지게 피었던 꽃들을 감상하며 오후 5시에 태산리에 도착합니다. 이제는 드디어 공주시내버스를 탈 차례였는데, 오후 5시 35분이 넘어야 차가 오기 때문에 우리는 정류장 안에 들어가 햇빛을 피하게 되었습니다.
정류장 안에서 햇빛을 피하고 있는데, 오후 5시 20분 정도 되니 할머니 한 분이 정류장으로 오시더군요. 우리는 그 할머니와 함께 오후 5시 38분에 도착한 버스에 승차하였습니다. 드디어 공주버스를 타는 순간이었죠. ㅋㅋ
[공주 541번(산성동시내버스터미널~중동사거리,옥룡동주민센터,공주터미널,신관119안전센터,의당→충남인력개발원,송학2리(하나로마트),태산리,도신리,덕학삼거리,월곡리,의당초교,율정리,수촌2리→의당 이하 역순][1500] ※ 산성동시내버스터미널 1705 출발
태산리 1738 - 중흥1리 1741 - 덕학삼거리 1744 - 학년동 1747 - 덕학리 1748 - 월곡리,두턱재 1750 - 월곡리 1751
할머니의 짐을 들어드리며 버스에 오르니 바로 출발합니다.
의당을 찍고 태산리와 덕학리, 그리고 월곡리를 순환하는 노선이었는데 시계 방향과 반시계 방향 모두 존재했습니다. 우리가 탄 버스는 반시계 방향으로 순환하는 시간대여서 덕학리를 향해 달리는데, 보이는 것은 이번에도 산들뿐이었습니다. 사람 조금 더 사는 강원도 같은 느낌이 또 다시 들었죠.
덕학리를 지나 산을 넘어가니 곧 월곡리였고, 우리는 의당초등학교 바로 전 정류장에 하차하였습니다.
[도보]
월곡리 1751 - 두만리마을회관 1827
이제는 궁극의 썅 두한이~! 두만리 노선을 탈 시간.
두만리로 들어가는 첫차와 막차는 평정리와 상룡리, 그리고 목천2구까지 몽땅 가기 때문에 오늘의 시승 대상으로 올라 있었습니다. 요룡리가 아니라 월곡리에서 산을 넘어 두만리로 가는데, 지도에서는 중간에 길이 끊어져 있는 걸로 나와서 의구심은 들었지만, 어쨌든 우리는 바로 산을 넘어 두만리를 향해 갑니다. 밤이 유명한 공주인지라 여기에도 밤나무가 있었는데, 밤꽃 냄새가 아주 진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집들을 지나니 곧 산을 넘어가는 길이 나오는데 제법 경사가 가파릅니다. 사실 따지고보면 그냥 동네 뒷산 하나 넘는 거지만, 여기는 누가 공주 아니랄까봐 그것마저도 어느정도 난도가 있더군요. 공주의 지자체 슬로건은 흥미진진 공주인데, 정말 슬로건 한번 잘 지었다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ㅅ- ㅋ
언덕을 넘어가니 집이 한 채 보이는데, 개 2마리가 우리를 보더니 짖어댑니다. 잊을만 하면 들리는 것이 개짖는 소리니 참 짜증나지만 어쩔 수 있나요. 그냥 걸어서 지나쳐버릴 수밖에요.
하지만 산을 내려오니 또 개짖는 소리가 들리는데, 길 바로 옆에 2마리의 개가 묶여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이번에는 아까 만났던 친구들보다 좀더 성깔이 있는 듯 우렁차게 짖는데, 마침 오늘은 제가 깜빡하고 파스를 가져오질 않았으니 난감하기 이를 데 없더군요. -ㅅ-;;;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제가 재작년에 여주에서 혼자 겪었던 비슷한 일보다는 훨씬 상황이 좋았고, 10마리 정도의 개들이 길 옆에서 일제히 짖어댄다면 어떨까? 개들도 묶여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일단은 가장자리로 붙어 최대한 무시하며 지나가는 것으로 마무리는 됐지만, 길 바로 옆에 개를 두다니 개념이 참 좋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ㅅ-;;;
개를 만났던 장소를 지나서도 길은 계속 이어져 있었고, 결국 요룡리에서 두만리로 올라가는 길과도 만나게 되어 우리는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사실 월곡리 쪽에서 가는 길 역시 쭉 이어져 있을 거라는 생각은 했지만, 철조망이나 가정집 등으로 길이 막혀 있을 가능성 역시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겁니다. 우리에게 그런 일이 실제로 있었다는 걸 생각하면 정말 하늘에 감사할 일이었죠. 우리는 오르막길을 따라 두만리를 향해 올라갔고 오후 6시 27분에 썅 두한이~! 두만리 종점에 도착합니다.
석준형이 오늘의 계획을 짤 때, 시간이 맞지 않는 것 때문에 요룡리 대신 월곡리에서 들어가는 것을 택했구나 싶기도 했지만, 오늘 우리가 걸어온 길 역시 나쁘지 않더군요. 버스 회차지 바로 앞에 정자가 있어 거기에 들어가 쉬는데,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기분이 좋았습니다.
버스가 오려면 최소한 오후 7시 5분은 되어야 해서 시간이 꽤 남는데, 공주에서 서울로 가는 버스는 오후 8시에 있었습니다. 이 차는 우등이 아니라 일반이었기에 탈만했지만, 문제는 우리가 두만리에서 타는 버스가 평정리며 상룡리며 목천2구까지 몽땅 들르는 탓에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것이었죠. 하지만 석준형이 이런 걸 감안하지 않을 리가 없었기에 우리는 티머니고(GO)로 오후 8시에 출발하는 차를 예매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석준형은 바로바로 요금 결제가 안 되었고, 저는 등록한 카드가 없다보니(분명 전에 등록해놨었는데, 이놈의 티머니고(GO)가 까마귀 고기를 먹었나 -ㅅ-;;;) 두 사람 모두 예매과정이 좀 힘들었습니다. 손 마이가네 손 마이가
"(이젠 하다하다) 돈 줘도 싫다고 그러네"라는 석준형의 말에 저는 웃음보가 터졌고, 석준형 역시 또 한건 했다며 함께 웃었죠. ㅋㅋㅋㅋ
서로 큭큭대다보니 시간은 후루룩 지나갔고, 드디어 오후 7시 8분이 되자 멀리서 버스 오는 소리가 들리더니 곧 우리 눈앞으로 버스가 나타납니다. 언덕을 올라오는 버스의 모습은 정말 그림입니다. 오우~ 혁님~! ㅋㅋ
[공주 642번(산성동시내버스터미널→중동사거리,옥룡동주민센터,공주터미널,신관119안전센터,의당,수촌초교,요룡리,(→두만리,요룡리),오인리,(→중정안,상정안,동막골,평정2리,상정안,중정안,)모란,상룡리,오인리,(→목천2구),공주시립야구장→공주터미널)][1500] ※ 산성동시내버스터미널 1840 출발
두만리 1908 - 오인교차로 1914 - 모란 1915 - 중정안 1919 - 동막골(회차) 1922 - 평정2리마을회관(회차) 1924 - 중정안 1928 - 모란 1932 - 상룡리,독골(회차) 1935 - 목천2구(회차) 1944 - 공주시립야구장 1949 - 공주터미널 1954
버스를 탄 사람은 우리 둘뿐이었습니다.
평정리에 상룡리, 그리고 목천2구까지 한 큐에 건지는 역사적인 순간이었고, 저는 언제나처럼 맨 뒷자리에서 동영상을 찍게 되었습니다. 두만리에서 타신 분 어디까지 가냐는 기사아저씨의 말씀이 들어와 좀 섬찟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무사히 버스를 타게 되었습니다. 기사아저씨께서 물어본 이유는 이 버스가 신관동에 있는 시외버스터미널까지만 가는데다 소요시간도 오래 걸리다보니 다른 버스로 환승시키기 위함이었지만, 이것 역시 석준형이 다 계산을 했던 것이라 문제가 되지 않았죠. 사실 기사아저씨께서 버스 시간을 잘못 아신 듯 했다는 게 함정이었지만요(공주로 나가는 차가 한동안 없을 때였습니다).
두만리를 나와 평정리로 들어가니 길 주변에 보이는 게 온통 밤나무더군요. 여기도 밤꽃이 만개해 있었는데, 나무에 노란색 띠가 둘러진 듯한 모습이라 황금나무가 따로 없었습니다. 석준형이 그분과 함께 여기를 왔을 때도 온통 밤꽃 천지였다고 하는데, 정말 가을에는 공주에서 밤을 좀 사가야겠다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ㅋㅋ
이 막차 덕택에 두만리는 물론 평정1,2리와 상룡리, 그리고 목천2구까지 몽땅 해결되니 대박이 따로 없었습니다. 게다가 그렇게 ㅓ형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터미널에 내리니 오후 7시 55분이었죠. 서둘러 볼일을 본 저는 석준형과 함께 오후 8시에 출발하는 서울행 버스를 타고 귀갓길에 오르게 됩니다.
[금호고속 센트럴시티~공주][8900]
공주터미널 2000 출발 - 공주IC(무정차) 2007 - 센트럴시티(서울경부) 2130
터미널을 나가니 시내버스 한 대가 들어오는데, 기사아저씨께서 환승시키려 했던 노선이라고 하더군요. (그럴 생각은 아주 당연하게도 없었지만) 만약 기사아저씨의 말을 들었더라면 득보다는 실이 훨씬 컸을 겁니다. 오지노선인데도 차들이 몰려다니는 등, 아직도 노선 운영이며 시간표며 꽤나 병맛인 데가 있는 공주인지라 석준형 역시 머리가 아파질듯한 느낌이네요. -ㅅ-;;;
이번에는 늦은 시간에 공주를 떠나는지라 고속도로 정체는 없었고, 정확히 1시간 30분만에 센트럴시티에 도착합니다. 이번에는 직행버스가 서울에 도착하는 시간에서 석준스트레인지가 터져버렸네요. ㅋㅋ
우리는 월요일날 다시 만나기로 하고 귀갓길에 오르게 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