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카카오의 다음 블로그의 중단 및 티스토리로의 이전 정책으로 인하여 옮겨온 것으로, 실제 작성일은 2021년 3월 21일임을 밝혀둔다.
중앙선의 복선전철화 공사는 2000년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경의중앙선 전철의 덕소역 운행(2005년), 팔당역 개통 및 국수역 연장(2008년), 용문역까지 완전 개통(2009년) 그리고 서원주까지의 복선전철화 공사 완료(2012년)에 이어 2021년에는 서원주~제천~안동의 복선전철화 공사 완료 등...
물론 안동 이남 구간도 계속 공사는 진행중이며 앞으로 3년 이내로는 공사가 완료될 것이다. 이것은 현재 안동역까지 운행중인 KTX-이음이 현재의 동해선 태화강역 그리고 부전역으로도 연장 운행될 수 있음을 의미하고 실제로도 그렇게 될 거라는 사실과 이어진다. 이렇게 될 경우 청량리~태화강 구간은 2시간 50분 정도 걸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울산광역시에는 이미 울산역이라고 하는 고속철도역이 경부고속선 상에 위치해 있으며 역 개통 이후 지금까지도 울산시민들과 인근 양산 시민들이 아주 절찬리에 이용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태화강역은 울산 시내에 위치해 있으나 울산역은 울산시내 서쪽 외곽인 언양에 위치해 있다. 따라서 태화강역에 KTX 운행이 되면 울산역이 망할 거다, 태화강역에 KTX가 들어가봤자 파리만 날리게 될 것이다 등의 전망이 나오게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소리라고 딱 잘라 말할 수 있다. 태화강역은 태화강역대로, 울산역은 울산역대로 각자 나름대로의 수요가 존재하게 될 것이기에 태화강역에 KTX가 들어온다고 해서 울산역이 망하지는 않으며, 그 반대 경우 역시 성립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위치로 보았을 때는 태화강역이 울산역에 비해 유리한 점이 많다. 시내 서쪽 외곽인 언양에 있는 울산역과 달리, 태화강역은 시내 한복판에 있는데다가 지나다니는 버스들도 많아 접근성이 좋기 때문이다. 따라서 울산역의 수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 것은 타당할 수 있다. 특히 울산광역시 북구나 동구, 남구 지역은 태화강역이 울산역에 비해 강세를 띌 것은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 이들 지역에서는 울산역보다는 태화강역이 훨씬 가까우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울산역이 마냥 불리한 것은 아니다. 울산시내 서쪽 지역의 경우 울산역이 좀더 가깝고, 거리로는 태화강역이 가까울 수 있더라도 교통 체증 등의 이유로 울산역으로 가는 케이스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양산 시민들의 존재가 있는데, 웅상 등 7번 국도 연선을 제외한다면 양산 시민들이 고속철도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울산역으로 가는 것이 유리하다(7번국도 연선은 태화강역이 마냥 가까운 것은 아니지만, 부산지하철 1호선 노포역으로의 접근성이 좋다보니 부산역으로의 접근도 수월한 편이므로 취사선택이 가능하다).
양산은 부산광역시 바로 옆에 이웃한 도시이지만, 사실 가깝고도 먼 이웃이다. 양산에서 부산역을 가자면 부산광역시내를 가로질러야 하는데, 하필 부산광역시가 교통 체증이 매우 유명한 도시이기도 하지만 거리 자체도 생각보다 멀기 때문이다. 당장 양산에서 부산역을 가는 가장 빠른 방법은 다름아닌 물금역이나 구포역에서 무궁화호 열차를 이용하는 방법뿐인데, 그것마저도 최소 30km 이상을 이동해야 된다(물금역~구포역 간 거리는 12.8km, 구포역~부산역 간 거리는 16.5km이다). 그나마 물금역은 구포역과 달리 필수 정차역도 아니기 때문에 구포역으로 가는 양산 사람들은 여전히 꽤나 있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이고, 결국 양산에서 부산역으로 가자면 1시간 이상 걸린다는 말도 된다. 여러모로 양산 사람들은 웅상 지역을 제외한다면 고속철도를 이용하기 위해 울산역을 선호하면 했지 부산역을 선호할 일은 없는 상황이다.
울산역에서 타게 되는 KTX와 태화강역에서 타게 되는 KTX-이음의 목적지 또한 같은 서울이기는 하지만 서로 다른 곳임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울산역에서 타면 서울역 또는 수서역(SRT), 태화강역에서 타면 청량리로 가게 되는데, 여러분들은 서울역이나 수서역, 청량리역이 있는 곳들이 같은 동네들이며 멀지 않은 동네들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가? 서울역과 청량리역 오가는 것을 제외하면, 같은 서울특별시치고는 가는 데에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기 일쑤다. 애초에 서울역, 청량리역, 수서역이 있는 곳들은 광역자치단체만 똑같을 뿐, 세 곳 모두 각자 다른 구에 속하는 아예 다른 동네들이다. 따라서 목적지에 따라 열차 및 철도역을 선택하여 이용하게도 될 것이다.
따라서 태화강역에 KTX 운행이 시작되면 울산역의 이용객 숫자 자체는 줄어들기는 하겠지만 기존 이용객 중 일부가 태화강역을 이용하게 됨에 따라 생기는 이용객 분산 이것 하나 때문일 뿐이고, 어느 한 쪽이 망한다거나 둘 다 망한다거나 하는 일은 없다. 오히려 두 역 모두 나름대로의 수요층을 가지고 있게 될 것이며 부산 및 울산 ~ 안동, 제천, 단양 간 철도 수요도 추가로 만들어지게 될 것이다.
같은 광역자치단체에 속하기 때문에 전부 다 똑같은 곳으로 움직일 거라고 생각하는... 아주 전형적인 전체와 부분의 오류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서울역과 수서역, 청량리역은 같은 서울에 속하지만 그야말로 전혀 다른 동네들이라는 훌륭한 예시가 있고 이것은 부산과 울산, 양산도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대단히 좁은 시야를 엿볼 수 있는 의견이라 할 수 있다. 필자가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소리라고 결론내 버린 것에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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